여행을 갈 때는 보통 일반 공항버스리무진(6003)을 타지만 이번 케냐 여행은 출발 시간대가 맞지 않아 쉐라톤워커힐 호텔 앞(종점)에서 저녁 6시에 출발하는 우등 공항버스리무진(6018)을 처음으로 이용했습니다.
김포공항을 경유하지 않고 곧바로 인천공항으로 가기 때문에 70분 만에 도착한다고 선전을 하고 있지만 시간을 재보니 실제로는 거의 80분 정도가 걸리기 때문(일반 공항버스리무진은 90분)에 차이가 별로 없습니다. 게다가 버스비가 1인 당 6,000 원이나 비싼 15,000 원입니다.
물론 차내 시설도 좋고 좌석 간 간격도 넓은데다 이용자가 거의 없어(이용료를 생각하면 당연한 일;;;) 자리를 뒤로 완전히 눕힌 채 타고 가도 되는 건 좋았습니다. 그래도 6천 원이나 비싼 게 이해되는 수준은 아닙니다. 특별한 경우가 아닌 한 우등 공항버스리무진을 이용할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7시 20분에 인천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9시 20분 비행기(KE959)라서 사람이 별로 많지 않겠거니 생각했는데 오산이었습니다. 대한항공 직항을 타고 아프리카로 떠나는(거의 대부분 케냐의 나이로비를 경유한다고 하네요) 해외봉사단이 많아 이미 만석이라고 하더군요. 미리 온라인으로 좌석 지정을 해 두지 않았으면 원치 않는 좌석에 앉아 갈 뻔 했습니다.
'그들은 어떻게 살아남았을까(The Survivors Club, 2009)'에서 권하는대로(응?) 좌측 중간 비상구에서 5번째 안쪽 자리를 미리 예약해 두었지요.
작년까지는 이런 일이 없었는데 최근에 수화물을 X-ray 검사 하느라고 발권 후 5분 정도 대기하는 제도가 새로 생겼더군요. 발권 카운터 근처에서 잠시 기다리다 면세구역으로 이동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 사이에 공항직원이 호명하면 뭔가 걸린거지요;;;;
짐에 모기기피제가 들어있기는 하지만 스프레이 방식이 아니라서 그랬는지 무사통과했습니다. 면세 구역으로 이동해서 수화물 인도장부터 들렀습니다. 현지에서 사용할 선글래스와 선물용 화장품을 외부 면세점에서 미리 구매해 두었거든요. 그러고 보니 선글래스는 딱 10년 만에 사는거네요. ^^;;;
출출해서 비빔밥이라도 사먹을까 생각했지만 이륙하면 곧 기내식이 나올거라서 꾹 참고 탑승 게이트까지 이동했는데 운좋게도 바로 앞에서 서브웨이를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베지버거(7,000원)와 아이스 아메리카노(4,400원)로 가볍게 요기했습니다.
베지버거를 먹으면서 보니 가판대에 에너지 바를 팔고 있더군요. 현지에서 사파리하면서 출출해지면 간단히 먹으려고 Nature Valley 4개(6,000원), Market O 2박스(9,600원)를 샀습니다. 큰 기대 안 하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산 건데 현지에서 아주 유용했습니다. 휴대하기 간편하고 은근히 든든하더군요. 사파리 여행 가시는 분들은 충분히 챙겨가시면 좋습니다. 나중에 다시 말씀드리겠지만
케냐에서는 에너지 바 같은 걸 구할 수도 없지만 설사 구할 수 있다고 해도 엄청 비쌉니다.
9시 20분 출발인데 8시 50분부터 탑승 시작입니다. 예상대로 자원봉사를 떠나는 사람들로 기내는 인산인해입니다;;;;
이륙하자마자 역시나 예상대로 곧바로 기내식이 나옵니다. 항상 그렇듯이 채식 기내식을 가장 먼저 주네요. 그래서 빨리 먹고 화장실이 붐비기 전에 양치질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요.
대한항공 기내식 신청은 1588-2011로 미리 연락해서 요청하면 됩니다.
지난 번 라오스 여행 때도 그랬지만 역시 '엄격한 인도 채식'(커리는 좀 심심하고 반면에 난은 너무 딱딱하고 짭니다. ㅠ.ㅠ)보다는,
그냥 '인도 채식'이 더 맛있습니다. 특히 커리는 맛의 차이가 압도적이네요. 앞으로는 그냥 인도 채식 주문해야 할 듯~~~
기내식을 먹고 난 뒤 영화 '업사이드 다운'(나중에 리뷰하겠지만 개인적으로 별로였습니다) 한 편보고 한국 시간에 맞춰 잠이 들었습니다.
중간에 깨서 보니 앞자리에 앉은 녀석이 말도 안 되는 수준으로 뒤로 눕혀놨길래 한마디 할까 하다가 떡실신 상태에서 자는 걸 보고 피곤해서 그런가 보다 하고 말았는데 나중에 깨고 난 뒤에 보니 그냥 매너없는 놈인 것 같더군요. 쩝.....
처음에는 엉덩이가 아파서 자주 깼고 나중에는 추워서 깼습니다. 시작부터 만만치 않은 여행입니다.
케냐 도착 2시간을 남겨놓은 때(한국 시간으로 오전 8시 30분), 두 번째 기내식이 나왔습니다. 한국 시간으로 아침 식사 시간이니 적절한 배식이네요.
채식을 하는 사람 중 한국 사람이 많지 않아서 그런지 생긴 게 한국인 같아도(저만의 착각일지도....) 승무원이 일단은 영어로 말을 거네요. ㅡㅡ;;;;
첫 번째 기내식에 비해 두 번째 기내식이 더 맛있네요. 사모사(일종의 만두)도 그렇고 커리도 그렇고.
식사하고 양치질한 뒤 짐 챙겨서 내릴 준비를 했습니다. 원래 예상 비행 시간은 13시간 40분이었으나 도착 시간을 보니 13시간 남짓 날아온 것 같네요. 작년 라오스 여행과 달리 비행 시간이 6시간 이상으로 길어지니 확실히 피로감이 큰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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