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태국 여행 일정이 3박 5일이기는 하지만 오전 비행기를 타기 때문에 엄밀히 말하자면 4박 5일에 가까웠죠. 오전 비행기라고는 하지만 발권하는 시점도 있고 그래서 아침 6시부터 일어나 서둘렀습니다.
서울과 방콕의 기온차가 크기 때문에 어느 정도 수준의 옷을 입어야 할 지 결정할 필요가 있어 아이폰 날씨 어플로 날씨와 기온을 확인하고 버스 어플로 공항버스 리무진을 언제 어디에서 타야할 지 점검했습니다. 집에서 언제 떠나야 할 지 알고 움직이니 참 편리하네요.
이제는 여행을 떠날 때마다 자동적으로 준비하는 공항버스 리무진 현금 할인권을 미리 4장 출력해서 1인 당 1천 원을 할인받았습니다. 한시적인 프로모션인 줄 알았는데 상시 가능하네요. 다만 현금으로만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는 점이 좀 번거롭습니다.
아침 시간이라서 차가 막혔는지 예상보다 오래 걸려 1시간 만인 8시 30분에 인천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아침 시간인데도 배낭 여행자로 보이는 젊은 학생들이 많더군요. 발권을 할 때 물어보니 역시나 태국행 비행기는 만석이라고 합니다.
아침부터 서두른 덕에 일찍 발권을 했는데도 비행기가 새로 생긴 탑승동에서 이륙을 하기 때문에 빨리 이동을 해야 했습니다. 40분 이상이 더 걸린다고 겁을 주더군요. 홍콩 공항처럼 지하철로 탑승동까지 이동을 하네요. 새로 지은 건물이니 당연하겠지만 신 탑승동은 깨끗하고 쾌적합니다. 그러니 발권을 하자마자 빨리 이동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면세점이나 식당 등도 모두 갖추고 있어 좋습니다.
아침을 먹기 위해 파리 바게뜨 카페에 잠시 들렀습니다. 샐러드, 바게뜨 샌드위치에 아메리카노 한 잔으로 요기를 했습니다(만 이륙하자마자 기내식이 나오기 때문에 오전에 방콕으로 출발하는 직항편을 이용하는 분들은 조금 시장하시더라도 참는 것이 낫습니다. -_-;;;).
타이 항공은 처음인데 꽤 큰 비행기네요. 발권할 때 미리 이야기를 해서 그런지 고맙게도 맨 뒤 두 좌석으로 줘서 옆자리 신경쓰지 않고 편하게 갔습니다. 타이 항공은 앞좌석과의 간격도 널찍해서 좋더군요.
타자마자 땅콩, 음료, 핫타월을 줍니다. 핫타월을 주는 비행사도 오랜만이네요. ^^
기내식은 비빔밥과 닭고기 밥(?) 중 선택하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이 비빔밥입니다. 대한항공의 기내식 비빔밥 수준은 아니지만 그런대로 먹을 만 했습니다. 소금, 후추, 참기름을 세세하게 챙겨주던데 대한항공 비빔밥도 그랬는지 기억이 잘 안 나네요. 왼쪽 위에 보이는 칵테일 새우를 커리 소스에 묻힌 샐러드 맛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닭고기 밥은 맛이 닭고기 커리같은데 역시 먹을 만 했습니다. 약간 느끼하기는 했지만 김치가 있는데다 고추장도 주기 때문에 상관이 없더군요.
주변에 온통 대학생으로 추정되는 젊은이들이 앉았는데 그래도 예상보다 시끄럽지는 않더군요. 요새는 대학생들도 연수니, 배낭여행이니 많이들 다녀오니 해외여행이랍시고 들떠서 촐싹거리는 사람의 숫자가 줄어든 것을 피부로 체감할 수 있습니다.
이번 방콕 여행은 일정을 거의 짜지 않고 갔기 때문에 식사를 마치고 부랴부랴 출력해 온 윙버스의 미니가이드를 기본으로 하고 Lonely Planet의 방콕 어플을 참고해 일정을 짰습니다.
일정을 날림으로 짜고 살짝 잠이 들었는데 비행기가 어느새 고도를 낮추고 있네요. 10시 30분에 이륙했는데 대략 오후 2시쯤 착륙을 했습니다. 비행기를 빠져나와 공항으로 들어가는 연결 통로에 도착하자 습기를 머금은 더운 열기가 몸을 감싸네요. 방콕에 도착한 실감이 듭니다.
그렇게 기온차가 많이 나는데도 금방 적응이 되는 것을 보면 인간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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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네팔 여행기가 대기 중(?)이나 네팔 여행기를 다 올릴 때까지 대기하다가는 하 세월이 될 것 같아서 차라리 여행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아 정리에 용이한 태국 여행기를 먼저 올리는 것이 나을 것 같아 후딱 해치우는 기분으로 들어갑니다. ^^;;;
태국은 그야말로 여행 좀 다녔다 하는 분들은 한번쯤은 꼭 거쳐가는 곳이죠. 푸켓이라는 걸출한 휴양지도 있고 코사멧이나 쿠사무이처럼 허니무너들이 선호하는 섬도 있습니다. 물론 에너지가 충만한 방콕을 빼놓을 수가 없죠.
2003년에 태국을 다녀오기는 했지만 그 때는 그야말로 번갯불에 콩 구어먹듯이 주마간산 격으로 거쳐갔기 때문에 남는 것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저 아리따운 트랜스젠더 언니들의 걸쭉한 비음 밖에 기억나는 것이 없어요. ㅠ.ㅠ
그래서 올해 유난히 혹독한 우리나라의 겨울 추위를 피해 피한지로 태국을 택했습니다. 기왕 가는 김에 방콕만 제대로 디벼보기로 했고요. 결론적으로는 잘 안되었습니다만....
태국이라는 나라가 워낙 여행자들에게 잘 알려진 나라라서 새삼 소개하는 것이 무색합니다만 간략하게만 정리해 보겠습니다.
일단 비행 시간이 5시간에서 5시간 30분으로 홍콩이나 필리핀을 제외하고는 무난한 비행 시간을 자랑하는 동남아 국가가 되겠습니다. 당연히 시차가 2시간에 불과(우리나라보다 2시간 늦습니다)해서 시차 적응을 할 필요가 없고 우리나라와 연락을 하는데도 별로 지장이 없습니다. 90일 이내 비자 면제 국가이기 때문에 중국이나 네팔처럼 별도로 비자를 신청할 필요가 없고요. 특히 전압이 220V라서 국내에서 사용하던 모든 전자 기기의 사용과 충전이 자유롭습니다.
무엇보다도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호텔을 보유한 국가답게 선택의 폭이 매우 넓은 숙박 시설이 풍부하고 동 가격대의 호텔 중에서는 세계 최고의 경쟁력(가격 대비 quality)을 자랑하기 때문에 여행 중 잠자리가 중요한 저 같은 사람에게는 최고의 여행 조건을 제공하는 나라로 볼 수 있습니다.
특히 해외로 여행을 많이 다니다보면 가장 불만이면서 답답한 것이 밤에 돌아다니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죠. 많은 국가에서 치안 문제로 여행자가 밤에 돌아다니는 것이 어렵고 반대로 치안이 좋은 국가에서는 night life가 변변치 않아서 소위 놀거리가 없으니 심심하기 짝이 없죠. 그런데 태국은 비교적 치안 상태가 좋은데다 밤문화도 버라이어티~해서 늦게까지 돌아다니고 좋았습니다.
푸켓이나 파타야 등 휴양지는 많이 가지만 수도인 방콕도 여기저기 둘러보면 자유 여행을 하기에 상당히 매력적인 도시입니다. 저도 준비 부족으로 욕심껏 보고 오지는 못했습니다만 한번쯤은 꼭 둘러보면 좋은 곳입니다.
그럼 방콕 여행기로 고고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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