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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이라고 하면 왠지 딱딱하고 거부감이 느껴지며 '경찰'만큼이나 가까이 하고 싶지 않은 느낌이 드는 말이죠. 하지만 '부러진 화살'로 촉발된 사법부 불신(검찰에 대해 논하는 건 시간 낭비이니 그냥 넘어가겠습니다) 문제도 있고 요새 아주 뜨거운 이슈입니다.
사법부에 대해 따뜻하지만 날 선 비판을 한 대표적인 책으로는 김두식 교수의
'불멸의 신성가족(2009)'이 있습니다만(이것도 추천이요~),
서남대학교의 김욱 교수가 쓴 이 책은 제목처럼 법치주의의 겉과 속을 낱낱이, 그러면서도 아주 쉽게 보여주는 책입니다. 일반인을 위한 법학개론이라고나 할까요?
목차만 살펴보셔도 제가 무슨 말을 하는지 대번에 아실 수 있을 겁니다.
1장. 법이란 무엇인가2장. 법의 정신은 무엇인가3장. 법을 어떻게 볼 것인가4장. 법은 누가 만드는가5장. 법은 누가 판단하는가6장. 법에는 어떤 내용이 들어 있는가7장. 법은 왜 개정되는가8장. 법은 진보하는가
대학 신입생들을 위한 교양 강의의 커리큘럼처럼 보이는 이 책은 딱딱해 보이는 목차와 달리 아주 쉽고 재미있습니다.
법이 곧 정의인지, 법은 모두에게 평등한지와 같은 일반적인 가치 판단 뿐 아니라 공소시효는 왜 있는지, 기본권을 포기할 수 있는지와 같은 알쏭달쏭한 사실, 그리고 나쁜 죄인을 변호하는 변호사는 나쁜가, 왜 무효인 계약이 있는지와 같은 생각해 볼 거리까지, 그야말로 법에 대해 요모조모 꼼꼼하게 살펴보고 있습니다.
법학개론과 같은 딱딱한 책에 신물이 나는 분들도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지만 내용만큼은 절대로 가볍지 않습니다.
원래 좋은 책이란 건 어려운 내용을 쉽게 전달하는 것이죠.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단연코 별 5개짜리입니다. 강추합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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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노빠가 아닙니다. 노빠가 아니라고 굳이 밝히는 사람이야말로 노빠라는 우스개 소리도 있습니다만 저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한미 FTA 정책도, 자이툰 부대의 이라크 파병도 찬성하지 않으며 잘못된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제 감정은 누군가 전직 대통령들을 몽땅 모아놓고 뒤통수에 권총의 방아쇠를 당겨 한 명씩 처단한다면 죽이지 말라고 말리고 싶은 정도?
이야기가 옆으로 좀 샜는데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에 대해서도 특별한 감상은 없습니다. 그냥 말 잘하고 글 잘쓰고 똑똑한 사람이라는 정도.
비교가 좀 우습기는 하지만 글 잘쓰는 세 사람, 장하준, 유시민, 진중권을 한 자리에서 평가해 본다면 제 개인적인 거리감은,
장하준 ------------------------------- 유시민 ----------- 진중권
정도 됩니다. 실제로 유시민은 이 책에서 장하준 교수와도 분명히 선을 긋고 있더군요.
그러면 왜 이 책을 샀느냐, 두 가지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하나는 우리나라의 민주주의가 너무 쉽게 얻어졌으며 그 댓가를 충분히 치르지 못했다는 유시민 전 장관의 진단에 동의(책 제목인 후불제 민주주의가 이런 의미에서 붙여졌죠)했기 때문이고 또 하나는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가장 근원적인 기초인 헌법을 어떻게 디벼봤는지 궁금해서였습니다.
이 책은 유시민 전 장관이 자신을, 기존의 정보와 자료를 먹기 좋게 취합하고 양념해서 내놓는 '지식소매상'이라고 소개했듯이 그야말로 헌법을 일반인 누구나 먹기 좋게 잘 요리해 놓은 책입니다.
행복, 자유, 주권, 존재와 당위, 진보와 보수, 파시즘, 경쟁, 국가, 복지, 애국자, 국가 정체성, 법치주의, 종교, 인권 등 그야말로 민주주의에 속하는 요소들을 헌법을 갖고 감칠맛나게 다루고 있습니다. 정말 대단한 글솜씨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 정도에서 그쳤으면 별 5개로 평가하려고 했는데 아쉬운 점이 몇 가지 눈에 띄더군요. 그래서 한 개 깎았습니다. ^^;;;
글 속에서 2MB 정부의 역주행에 대한 분노가 잘 갈무리되지 못하고 묻어나는 건 그래도 순수하다고 이해할 만 한데, 장하준, 최장집 교수의 견해를 흠집내면서까지 참여정부의 공을 방어하려고 시도하는 건 별로 좋아보이지 않았습니다. 물론 '조중동문'의 음해 공작으로 국민의 오해를 듬뿍 받은 것에 대한 억울함은 이해하나 수필집을 읽다가 갑자기 대자보가 끼어든 느낌이라 개인적으로 쪼~금 불편하더군요.
그래도 후반부에 우리나라 정치 풍토와 국회의원들이 얼마나 엉터리인지 속살 그대로 폭로하는 내용들은 속이 다 시원했습니다.
유시민 전 장관의 생각에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간에 이 암울한 민주주의 역주행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국민들에게 일독을 권하고픈 책입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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