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은 외적인 위협은 물론 정신증으로 자아가 붕괴하는 것으로부터 자기 자신을 보호하는 역할, 즉 자아 강도와 자아 통제력을 나타냅니다.
일반적으로 벽의 선이 적절히 연결되어 있고, 직선으로 그려지고, 벽이 투명하게 비치지 않으며, 적어도 벽이 두 개이고, 3차원으로 그리며, 선의 질이나 음영이 적당할 때 자아 강도나 자아 통제력이 적절한 수준에 있음을 의미합니다.
1. 벽의 형태
: 벽이 견고하지 못하고 지나치게 허술하게 그려졌다면 자아 강도가 약화되어 있고 자아 통제력이 취약해져 있음을 시사합니다. 반대로 벽의 견고함을 지나치게 강조해서 그렸다면 이는 자아 강도가 강함을 의미할 수도 있지만, 자아가 위협받는 데 대한 두려움이 있고, 예민하거나, 자기를 통제하고자 하는 과도한 욕구가 있음을 나타낼 가능성이 있습니다.
2. 벽을 안 그리거나 선이 연결되지 않은 경우
: 이는 매우 드문 경우로 심한 현실 왜곡, 자아의 붕괴, 자아통제력의 와해, 현실검증력의 손상을 의미하며, 주로 정신 분열병 환자에게서 나타납니다. 정신증적 상태에 있지 않으면서도 이렇게 그리는 경우는 자아통제력이 많이 약화되어 있고 자아의 힘이 상당히 고갈되어 있음을 의미합니다.
3. 벽의 개수와 위치
: 집을 2차원적으로 그려서 벽을 하나만 보이게 하는 경우는 남에게 보이는 자신의 부분에 대해 통제하고, 자신에 대해 제한되고 피상적인 부분만 드러내고자 하는 욕구와 관련됩니다.
옆쪽과 앞쪽의 벽을 모두 그렸으면서도 이를 3차원적으로 그리지 못하고 마치 2차원인 것처럼 그렸다면 이는 신경학적 적 손상이나 사고장애, 현실검증력의 장애를 시사할 소지가 높습니다.
4. 선
: 벽의 선을 휘어지게 그리거나 비스듬히 그렸다면 자기통제력이 매우 약화되어 있고 현실검증력이 불안정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5. 투명성
: 매우 드물지만 벽을 그려놓고 그 벽면에 방안의 모습을 그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자아 통제력의 상실, 현실검증력의 장애를 시사합니다. 다만 5세 이하의 아동은 인지발달 수준을 고려할 때 정상적인 수준으로 간주합니다.
6. 벽돌이나 돌, 통나무 결 무늬 등을 벽에 그려넣는 경우
: 이러한 것을 너무 정교하게 자세하게 그려넣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사소한 것에 대한 과도한 집착, 자기통제감을 유지하려는 강박적, 완벽주의적 성격 경향을 시사합니다.
자폐아동의 그림에서도 종종 이러한 양상이 나타나는데, 이는 주로 상동증적 보속성(perseveration), 기계적인 자극처리 경향을 반영하는 것입니다.
출처 : 그림을 통한 아동의 진단과 이해(신민섭 외, 학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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