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GS는 DSM-III-R에 근거하여 개발된 Self-report 용 병적 도박 감별 척도입니다. 도박의 심각도를 임상적 수준별로 분류할 수 있으며 현재의 병적 도박 수준을 빠르고 간편하게 감별하는 척도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SOGS는 개발된 미국에서도 그렇고 최근 국내 연구에서도 그렇고 병적 도박 수준이 아닌 사람을 병적 도박자로 과잉 진단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유병률 연구에 사용할 경우 실제보다 병적 도박자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므로 주의해서 사용해야 하고 특히 병적 도박의 진단 시 MAGS-DSM과 같은 다른 진단 척도를 함께 사용해야 합니다.
SOGS는 총 16문항이나 하위 문항을 포함하는 문항들이 있고 계산 시 포함되지 않는 문항도 있기 때문에 조금 복잡합니다.
○ 채점 방법 : 문항 총합
- 1, 2, 3, 12, 16-(차) 문항 : 채점 제외
- 4, 5, 6번 문항 : 마지막 선택지에 표시했을 경우에만 1점
- 7, 8, 9, 10, 11, 13, 14, 15, 16-(가∼자) 문항 : 각 1점
○ 해석 규준
- Cut-off score : 5점(최완철, 2001)
-> 0점 : 사교성 도박자
-> 3∼4점 : 문제성 도박자
-> 5점 이상 : 병적 도박자
○ 신뢰도
- 신뢰도 : Cronbach α= .97(Lesieur & Blume, 1987)
○ 관련 논문
- 이흥표. (2002). 비합리적 도박신념, 도박 동기 및 위험감수 성향과 병적 도박의 관계. 고려대학교 박사학위 논문.
- 최완철, 김경빈, 오동열, 이태경. (2001). 한국형 사우스오크 병적도박 검사 표준화에 대한 예비연구. 중독정신의학, 5, 46-52
- Lesieur, H. R., Blume, S. B. (1987). The south oaks gambling screen (SOGS): A new instrument for the identification of pathological gambler. American Journal of Psychiatry, 144, 1185,-1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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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중독은 다른 중독계 정신 질환과 달리 약물 등의 물질에 의해 유발되는 병이 아니기 때문에 자제력을 상실함으로써 도박 행동에 지나치게 탐닉한다는 점을 제외하면 겉으로 보기에는 정상인과 별다른 차이가 없습니다. 게다가 도박 중독자는 자신이 도박을 한다는 사실을 아주 가까운 지인들에게도 감추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더더군다나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도박 중독을 'hidden addiction(숨겨진 또는 은밀한 중독)'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사람들은 흔히 도박 중독에 빠지는 원인을 그 개인의 성격이나 평소의 행동 양식, 가정환경, 때로는 양심에 돌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도박 중독이 정신 질환의 일종이라는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며 정작 도박 중독자들도 이처럼 잘못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쉽사리 치료 장면에 들어오려고 하지를 않습니다. 따라서 치료 현장의 전문가들은 도박 중독자가 자신이 병에 걸렸다는 인식을 가지는 것만으로도 50%는 치료가 되었다고 이야기를 할 정도입니다. 그만큼 도박 중독자는 병에 대한 인식과 심각성이 없으며, 치료를 받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기억해야 할 점은 도박 중독은 어느 누구나 걸릴 수 있으며(저라고 자유로운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암 환자를 탓하지 않듯이 도박 중독에 걸린 사람을 탓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물론 치료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책임감을 강조하는 경우는 있습니다).
그럼 가족 구성원이나 지인이 도박 중독자인 경우 간단한 대처 방법을 몇 가지 알아보겠습니다.
1. 대리 변제 절대 불가
'대리 변제'란 빚을 대신 갚아준다는 말인데, 도박 중독자의 빚을 대신 갚아주면 절대로 안됩니다. 물론 도박에 빠진 상태임을 모르고 빌려주었다면 모르겠지만 상황을 파악한 이후에는 절대로 안 됩니다. 빚을 대신 갚아주면 도박 중독이 악화합니다. 신용 불량자로 만들지 않기 위해서, 채권자에게 시달리는 것이 안쓰러워서, 등등의 이유로 빚을 대신 갚아주는 경우가 많은데 정말 도박 중독자를 돕고 싶다면 눈물을 머금고 참아야 합니다(오히려 신용불량자를 만드는 것을 권합니다). 흔히 도박 중독자들은 빚을 갚기 위해서 도박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빚만 해결되면 도박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도박 중독자가 도박을 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도박에 대한 환상과 미신적인 착각에 사로잡혀 도박 충동이 끊임없이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빚을 대신 갚아주면 일시적으로는 도박을 하지 않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된 것이 아니므로 다시금 도박 충동이 일어나 도박을 시작하게 됩니다. 도박 중독자의 빚을 갚아주면 밑 빠진 독에 물붓기가 무엇인지 확실하게 알게 되실 겁니다.
2. 재정 관리 대신하기
어떠한 이유에서든 도박 중독자에게는 필요 이상의 돈을 주면 안 됩니다. 이것은 마약 중독자의 손에 마약을 쥐여주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도박 중독은 재정 관리 능력이 상실되는 병이니만큼 도박 중독자의 소유로 된 재산의 명의를 보호자에게 돌려놓거나 공동 명의로 등재해서 도박 중독자가 멋대로 재산을 처분할 수 없도록 해야 합니다. 급여나 재산의 관리도 당연히 보호자가 해야 합니다. 시간이 얼마가 걸리든 간에 도박 중독자가 도박 중독에서 완전히 빠져나올 때까지는 그렇게 해야 합니다.
3. 소문 내기
우리가 담배를 끊을 때 주변 사람에게 금연을 선포하고 도움을 청하듯이 도박 중독의 경우도 주변의 모든 사람이 감시자 겸 지지자가 될 수 있도록 자신이 도박 중독임을(혹은 도박 문제가 있음을) 알리고 도움을 청해야 합니다. 창피해서 이것을 못한다면 도박 중독의 무서움을 아직 깨닫지 못한 것입니다. 주변 사람들이 도박 중독에 대해 제대로 모르고 오해를 하고 있다면 이들에게도 도박 중독의 정확한 실상을 알려야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의 문제가 아니면 관심이 없으며 이는 도박 중독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주변에 소문을 내는 것은 도박 중독자가 주변 사람들에게 돈을 빌리고 갚지 않음(또는 못함)으로써 대인 관계가 끊어지는 것을 미리 방지하기 위해서이기도 합니다. 도박 중독의 치료에는 주변 사람들의 정서적 지지가 필수적인데 도박 중독은 대인 관계에 갈등을 일으킴으로써 단절시키는 것이 특징이기 때문에 바로 이 정서적 지지를 고갈시키고 중독자를 고립시킵니다. 실로 무서운 병입니다.
4. 일상 생활의 대처
이것은 치료 현장에서 가장 먼저 시도하는 대처 방법이기도 합니다만 우선적으로 도박 중독자의 휴대전화 번호를 바꿉니다. 이것은 두 가지의 목적이 있는데 채권자의 무분별한 추심 행위로부터 잠시 자유로워짐으로써 치료에 몰입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목적이 하나이고, 도박과 관련된 사람들과 연결 고리를 끊음으로써 도박 충동을 감소시키는 것이 다른 하나입니다. 이때 번호를 바꾸면서 휴대전화에 보호자가 위치 추적(이통사에서는 친구 찾기 서비스라고 합니다)을 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는 보호자가 수시로 도박 중독자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어 불필요한 의심을 하지 않음으로써 갈등이 증폭되는 것을 막는 효과와 함께 도박 중독자에게는 충동이 일어날 때마다 보호자가 자신을 감시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한 번 더 함으로써 브레이크의 역할을 하게 됩니다.
또한 도박 중독자에게는 일체 현금화 할 수 있는 물건(금붙이, 신용카드 등)을 소지하지 못하도록 하고 현금 출납부를 쓰게 해야 합니다. 앞에서도 이야기를 했지만 도박 중독자는 재정 관리 능력이 상실되기 때문에 모든 지출은 영수증 등 관련 근거를 보호자에게 제출하도록 해야 합니다.
5. 궁극적인 방법
무엇보다도 도박 중독은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하는 정신 질환인 만큼 도박 행동을 유지하게 만드는 근본적인 뿌리를 뽑지 않으면 아무리 오랫동안 단도박 상태를 유지한다고 하더라도 다시 재발합니다. GA모임(단도박을 위한 커뮤니티 모임)을 아무리 오래 다녀도 재발하는 사람이 많은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따라서 하루라도 빨리 전문적인 치료 기관에서 체계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최대한 설득하고 필요하다면 극단적인 방법이라도 사용해야 합니다. 실제로 기관에서 치료를 받는 부부 중 이혼 서류를 작성해서 "치료를 받을 거냐, 아니면 이혼을 할 거냐"고 요구하고 치료 장면에 도박 중독자를 끌고 오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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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료는 제가 일하는 기관에서 2005년 10월 1일에 개최한 학술 심포지엄에서 발표한 것으로 국내 실정에 맞는 새로운 도박 중독 척도를 개발하고 아울러 정확한 도박 중독 유병률을 추산해 내기 위한 연구 조사의 최종 결과물입니다.
우선 기존에 도박 중독을 진단하기 위해 사용되어 오던 KSOGS가 도박 중독자의 비율을 지나치게 과다추정하는 문제가 있어 DSM-IV 진단 기준에 입각한 KMAGS-DSM과 KNODS를 사용하여 다양한 표본을 대상으로 신뢰도와 타당도를 평가하였습니다.
또한 국내에서 진행되어온 기존 연구들이 임의표집 방식으로 자료를 수집하여 유병률 추정에 있어 대표성이 부족한 약점이 있었던 바, 통계청의 '인구주택총조사' 표본 자료를 이용하여 quota sampling함으로써 정확한 유병률을 추정하고자 하였습니다.
결과는 KNODS와 KMAGS-DSM 척도 모두 신뢰도와 타당도가 만족스러운 수준으로 나타났으며 도박 중독의 유병률은 1.3~1.4%로 추정되었습니다.
보다 상세한 내용은 링크한 자료를 내려받아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 영리적인 목적이 아닌 학문적인 목적으로는 얼마든지 인용 및 수정할 수 있지만 반드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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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료는 제가 일하는 기관에서 10월 1일에 개최한 학술 심포지엄에서 발표한 것으로 국내 병적 도박의 실태 및 병적 도박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사회인구학적 변인을 탐색, 확인한다는 목적으로 2004년에 진행된 연구의 최종 결과물입니다.
각 사행성 산업의 게임장 별(경마장, 경륜장, 경정장, 카지노), 심각성 별(사교성 도박자, 문제성 도박자, 병적 도박자)로 인구통계학적 변인(성별, 연령, 학력, 직업, 주거형태, 월 평균 수입), 도박 관련 변인(도박의 종류, 시작 연령, 부채 규모, 실직/이혼 여부, 방문횟수, 베팅액수, 획득/손실액), 기타 변인(게임동기, 성격, 가정환경, 생활만족감, 스트레스, 신체질환, 기타 중독)의 차이를 분석하였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첨부한 파일을 참고하세요.
* 영리적인 목적이 아닌 학문적인 목적으로는 얼마든지 인용 및 수정할 수 있지만 반드시 원저자 및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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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료는 제가 일하는 곳에서 10월 1일에 개최한 학술 심포지엄에서 발표한 것으로 2004년에 국내 최초로 개발한 병적 도박(대외적인 이미지를 고려해 습관성 도박이라는 용어를 대신 사용하기는 했지만) 치료 프로그램의 개발 과정과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병적 도박 치료의 최근 추세는 정신 역동적 접근, 인지 행동적 접근(CBT), 동기 고양적 접근(MET), 생물학적 접근, 12단계 접근(GA), 게다가 가족 체계적 접근과 심리 사회 재활에 이르기까지 모든 치료 영역을 절충, 통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는 치료 접근 간 효과 차이가 근사하다는 연구 결과(Project Match, 1997)와 동기-치료-재활-재발 예방의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다는 치료자간 경험적 동의에 의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변화에 필요한 최소 조건으로 동기의 고양과 지속성, 치료적 동맹, 인지적 변화, 행동통제 기술, 생활관리 기술, 재발예방, 자기성장, 지지적이고 재기 가능한 환경의 조성을 설정하고 있습니다.
프로그램의 개요는 다음과 같습니다.
*
동기고양접근(1~2회기)
: 생활방식의 검토 및 decision balance, 가치탐색, 결정 및 변화 계획
*
인지행동접근(3~6회기)
: 문제의 수용과 병적 도박의 이해, 행동개입 전략, 인지적 수정, 재발 예방
*
생활관리기술(7~11회기)
: 스트레스 관리, 여가 관리, 자존감 증진, 의사소통기술 증진, 금전관리기술 교육
*
자기성장(12~14회기)
: 자기 탐색 및 나의 삶 돌아보기
각 치료적 접근 방법의 개요는 첨부한 자료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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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급률 장치만 가지고도 일반 도박자들이 돈을 딸 가능성은 거의 원천 봉쇄되는데 오늘 다루게 될 심리적인 장치가 거기에 쐐기를 박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오늘 소개할 심리적인 현상들은 돈을 딸 수 없게 만드는 이유라기보다는 도박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만드는 원인이라고 보는 것이 더 합당합니다. 다양한 심리적인 기제를 통해 도박자들은 도박을 통해 돈을 딸 수 있다는 환상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됩니다. 합리적인 사고를 하지 못하게 되므로 경제적인 손실이 커질 수 밖에 없는 것이죠.
1. 아슬아슬함(Near-mis)
도박을 하다 보면 승패가 아슬아슬하게 결정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경마'의 경우 '코' 하나 차이로, 카지노의 주사위 게임의 경우 숫자 하나 차이로 승패가 갈리기도 합니다. 이처럼 아슬아슬하게 지는 경우에는 아쉬움이 많이 남고 이런 아쉬움은 조금만 더 잘하면 딸 수도 있겠다는 비합리적인 사고를 유발합니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 불확실성에 기반을 둔 도박을 하면서 돈을 딸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는 어처구니없는 경우가 생깁니다.
2. 사후 분석의 오류
사람들은 게임이 끝난 직후에 흔히 '아깝다. 이거 아까 내가 생각했던 건데..'라는 생각을 하게 마련입니다. 승패의 차이가 크지 않고 가까워 보이기 때문에 결과가 이미 나온 후에는 '감정을 다스리고 정보를 모아서 신중하게 하면 더 잘할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지게 됩니다. 그런데 사실 잘 생각해보면 도박은 돈이 걸리는 것이기 때문에 어떤 의사 결정을 하기 이전에 충분히 심사숙고를 합니다. 그러므로 나름대로 최선의 선택지를 고른 것이죠. 따라서 방금 나왔던 결과도 사전에 배제된 것입니다. 그런데 결과가 나온 후에는 자신이 그런 신중한 결론을 내렸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어 버리고 깜박 놓쳤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3. 통제력의 착각(illusion of control)
슬롯머신이나 룰렛 게임, 주사위 게임과 같은 도박은 시행 업체가 조작을 하지 않는 경우 대개 무선성의 원리(principle of randomness)를 따릅니다. 즉, 철저히 동일 확률에 의존하는 것이죠. 주사위 게임의 경우 1,2,3,4,5회의 시행에서 모두 6이 나왔을 경우(이것도 매우 드문 확률입니다)를 가정해 보겠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6이 계속 나오고 있으니 6회에도 6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거나 그 반대로 지금까지 6이 계속 나왔으니 나머지 숫자가 나올 확률이 더 높아졌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 두 가지 생각은 모두 잘못된 생각입니다. 주사위 던지기는 독립 시행으로 문제가 없는 주사위라면 언제 어떻게 던져도 특정 숫자가 나올 확률은 1/6입니다. 따라서 다음 시행에서 6이 나올 확률은 1~5회까지의 각 확률과 동일한 1/6입니다. 그런데 도박자들은 이런 확률을 자신의 힘으로 조절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특정한 제스처를 취한 뒤 슬럿 머신의 바(bar)를 당기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믿거나 주사위에 키스를 하고 던지면 6-6이 나온다고 믿거나, 항상 앉던 자리에 앉아서 베팅을 하면 내가 찍은 말이 들어올 거라고 믿는 경마 중독자들이나 모두 '통제력의 착각'에 빠져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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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도박에는
환급률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환급률이란 매 게임이 끝난 후 도박을 한 당사자에게 돌아가는 평균 금액을 나타내는 용어입니다. 카지노에서는 이를 house advantage 또는 pay back이라고 합니다.
보통 카지노에서는 0.1~25%, 경륜과 경마에서는 20~28%를 뗀 72~80%를 베팅을 한 고객에게 돌려주는데 이 72~80%가 경마나 경륜의 환급률이 됩니다.
경마의 경우 마사회는 경주 당 총 베팅 금액의 20~28%를 경주 시작 전에 미리 떼어 28%를 떼는 경우 20%에 해당하는 금액을 국가에 세금으로 납부하고 4%는 예비비로, 나머지 4%를 운영비로 사용합니다.
경마의 예를 들어 환급률을 설명해 보자면 72%의 환급률을 가진 경주를 진행하는 경우 5명이 모여 200만 원씩 베팅을 하게 되면 총 1000만 원의 베팅 금액 중 경주를 시작하기 이전에 280만 원을 세금 및 운영비로 미리 떼고 나머지 720만 원을 경주가 끝난 후 그 결과에 따라 이긴 사람에게 나누어 주게 됩니다. 만약 5명 중에 2명이 경주 결과를 맞히었다면 그 2명이 720만 원을 나누어 갖게 되고 나머지는 200만 원의 원금을 모두 잃게 됩니다. 사람들이 도박에 몰입하는 이유 중 하나는 원금을 모두 잃을 수 있는 위험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경주에서처럼 원금의 3.6배에 달하는 720만 원이라는 큰돈을 순식간에 벌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경주를 하기 이전에 이미 280만 원이 사라져 버린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내막을 들여다보면 돈을 딴 사람의 경우에도 그 돈은 마사회에서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경주에 진 사람의 돈이 이긴 사람의 수중으로 옮겨졌을 뿐입니다. 사실상 모든 도박은 시행 주체의 돈을 따는 것이 아니라 게임을 하는 상대방의 돈을 뺏는 것입니다.
환급률의 무서운 점은 매 게임이 진행될 때마다 어김없이 적용된다는 점입니다. 아까의 경우 720만 원이 2명의 이긴 사람들에게 환급이 되었습니다. 대부분 돈을 딴 사람은 운수 좋은 날을 만났다며 딴 돈까지 다시 베팅(수익률을 지켜 집으로 돌아가면 돈을 따는 것이지만 이런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하므로 두 번째 경주에서 베팅된 720만 원에서 다시 28%인 194만 6천 원을 떼고 535만 4천 원이 남아 이긴 사람에게 분배됩니다. 이런 식으로 진행이 되면 처음 1000만 원은 10경주만 지나면 29만 원으로 줄어들게 됩니다. 따라서 도박을 오래하면 오래할수록 모든 사람이 돈을 잃게 됩니다. 돈을 버는 것은 시행 주체와 세금을 수령하는 국가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이상한 점이 하나 있습니다. 경마의 경우 매 경주에 걸리는 금액은 대개 35~50억 원 사이가 됩니다. 이전 경주에서 72%를 환급했다면 다음 경주에서는 총 베팅 금액이 25~36억 원으로 줄어들어야 하는데 이상하게도 일정하게 35~50억 원을 유지합니다. 어찌된 일일까요? 그 이유는 이전 경주에서 돈을 잃은 사람들이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손실액에 상응하는 돈을 마련(현금 서비스, 사채업자 등)하여 보충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추격 매수(chasing)의 원인이 됩니다.
형태와 비율에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환급률이 적용되지 않는 도박이란 존재하지 않으며 환급률이 적용되는 한 도박을 통해 돈을 따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특히 도박을 오래하면 오래할수록 그 가능성은 더욱 줄어들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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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중독이란
결과가 해로움(혹은 해롭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행동(도박)을 자제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지나치게 탐닉하는 것을 말합니다.
중독에는 니코틴 중독, 쇼핑 중독, 인터넷 중독, 알코올 중독, 약물 중독, 주식 중독, 섹스 중독 등 다양한 종류가 있습니다. 이 중 일부는 정신 질환으로 분류가 되어 있습니다.
종류는 다르지만 중독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첫째는
금단 증상(withdrawal symptom)입니다.
금단 증상이란 그 행동을 하지 못하면 지루함과 권태로움, 초조감이 찾아오고 심리적 압박과 갈증에 시달리게 되며 결국은 그 행동을 다시 하게 되는 것을 말합니다. 둘째는
내성(tolerance)입니다.
내성이란 원하는 즐거움이나 쾌락을 얻기 위해 (알코올 중독의 경우) 점점 더 많은 술을 마시게 되거나 (도박의 경우에는) 점점 더 위험도가 높은 게임에 베팅을 하거나 베팅 액수를 늘리는 것 입니다. 적게 베팅하거나 적게 술을 마시면 재미가 없어집니다. 셋째는
자제력의 장애입니다.
중독이 된 사람은 결과가 좋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 행동을 자제하지 못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나쁜 습관인 도박을 끊지 못하고(혹은 조절하지 못하고) 중독되는 것일까요? 도박 중독자들은 흔히 잃은 돈을 복구하려는 마음 때문에(혹은 빚을 갚기 위하여) 도박을 다시 하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 이유도 있지만
더 근본적인 이유는 탐욕(갈망, craving)때문입니다. 도박에 중독이 되면 탐욕이 강해집니다. 도박에 대한 욕망이 음식이나 술에 대한 욕망과 마찬가지로 일종의 갈망, 탐심이 됩니다. 탐욕이 심해지면 생리적, 심리적 욕구가 함께 증가하는데 이렇게 되면 초조해지고 신경과민 상태에 이르게 되어, 도박을 하지 않으면 못 배기게 되고, 다른 일에 대한 흥미를 잃어버리고, 이전에 도박을 하면서 좋았던 경험만을 회상하게 됩니다. 특히 시야가 좁아지기 때문에(tunnel vision), 다른 것은 눈에 들어오지 않고 오직 도박만 생각하게 됩니다.
도박에 대한 몇 가지 진실을 살펴 보겠습니다.
1. 잃은 돈을 복구하려는 소망 때문에 도박을 못 끊는다.
-> 부분적으로는 사실입니다. 특히 경제적 손실이 심할수록 본전 생각이 많이 나고 빚이 많을수록 빠져 나오지 못하고 더욱더 발목을 잡히게 됩니다. 이를 발목 잡힘(entrapment)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더 근본적인 이유는 도박을 하고 싶은 갈망(craving)과 도박에 대한 착각 때문입니다.
2. 언제든지 혼자 힘으로 끊을 수 있다.
-> 혼자 끊기가 매우 어려우며(거의 불가능합니다) 오랜 기간이 지난 후에도 재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3. 한 번만 맞추면(한 번만 크게 따면) 그만 둘 것이다.
-> 맞추면 맞추는 재미와 지금까지의 손해를 만회할 기회가 왔다는(혹은 운이 따르는) 기대감에 계속 도박을 하게 됩니다.
4. 나는 도박 중독자가 아니라 전문 도박사이다.
-> 전문 도박사는 손익률을 준수하며 자제력을 상실하지 않습니다.
5. 나는 즐기면서 도박을 하고 있다. 도박은 나의 취미 생활이다.
-> 취미 생활은 자신과 가족의 인생을 망치고 경제적인 안정을 침해하지 않습니다.
6. 이 위기만 해결되면 혹은 이 빚만 갚으면 다시는 도박을 하지 않을 것이다.
-> 위기를 벗어나면 홀가분한 마음에 더욱 도박에 탐닉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도박 중독은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며 미국 정신 의학회의 진단 편람(DSM-IV)에 공식적으로 수록이 된 정신 질환입니다. 따라서 본인이 도박 중독이라는 병에 걸려있음을 빨리 인정하고 전문 치료 기관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대부분의 도박 중독자들은 자신이 환자임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치료 장면에 들어오지 않으며 들어와서도 치료자와 끊임없는 논쟁과 승강이를 벌임으로써 아까운 시간을 낭비합니다.
도박 중독자들은 가족이나 친지에 의해 반강제적으로 치료 기관에 의뢰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자발적으로 치료 기관에 접촉하는 경우는 이미 과중한 채무, 가족 파탄, 신용 불량, 직업 상실로 인해 재기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따라서 하루라도 빨리 도박 중독자임을 본인이 인정하고 더 늦기 전에(가족의 지원 체계가 살아있을 때) 전문적인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음에는
도박으로 돈을 딸 수 없는 이유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1. 원래 의도했던 것보다 더 많이 도박을 하게 되었다. (그렇다, 아니다)
2. 도박에 빠져 사람들에게 비난을 받거나 평판이 나빠진 적이 있다. (그렇다, 아니다)
3. 도박을 하는 방식이나 도박 때문에 벌어진 여러 일로 인해 죄책감을 느낀 적이 있다. (그렇다, 아니다)
4. 도박을 끊고 싶지만 끊지 못할 것 같다고 느낀 적이 있다. (그렇다, 아니다)
5. 배우자나 아이들, 가족, 친구 등 인생에서 중요한 사람들에게 도박한다는 것이 들통나거나 표날 만한 물건(마권, 카지노 칩, 베팅 전표, 복권, 도박 자금)을 숨긴 적이 있다. (그렇다, 아니다)
6. 돈을 관리하는 방식 때문에 배우자 등 좋아하는 사람들과 다툰 적이 있다. (그렇다, 아니다)
7. (6번 문항에 '그렇다'고 답했다면) 돈 문제로 다툰 원인이 주로 도박에 있다. (그렇다, 아니다)
8. 도박 때문에 돈을 빌리고 갚지 못한 적이 있다. (그렇다, 아니다)
9. 도박으로 인해 직장(학교)에서 일(공부)할 시간을 빼앗기거나 흥미를 잃었다. (그렇다, 아니다)
10. 도박할 돈을 구하거나 도박 빚을 갚기 위해서 살림할 돈이나 친척, 친구, 은행, 카드회사, 사채업자 등으로부터 돈을 구하거나 집안 물건, 동산, 부동산 등을 처분한 적이 있다. (그렇다, 아니다)
* 위의 자가 진단 테스트 결과
'그렇다'가 5개 이상이면
'도박 중독'이며
2~4개 사이면
'습관성 도박'수준으로 경고등이 켜졌다고 보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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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시간이 나는 대로 도박 중독에 대하여 제가 알고 있는 내용을 조금씩 포스팅 해볼까 합니다. 도박 중독으로 고통받고 있는 분들과 이 분야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일반적인
도박의 정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건 돈을 잃어버릴 위험성을 감수(잃어버릴 위험성을 담보로)하고 돈을 더 많이 딸 수 있으리라는 희망하에 불확실한 사건에 돈을 거는 행위"
즉, 결과가 불확실한 사건이 있고, 그 사건의 결과에 돈을 걸고, 건 돈을 모두 잃어버릴 위험성이 존재하면 그 행위가 바로 도박이 되는 것입니다.
이 정의에 따르면 카지노, 경마, 경륜, 경정, 로또, 주식, 화투 등이 모두 도박입니다.
사실 도박은 매우 광범위한 의미로 생각을 해야 하며 놀이에 돈내기를 하고 그 결과가 불확실하면 모두 도박에 속한다고 봐야 합니다.
도박에는
합법적인 도박과
불법 도박이 있습니다. 합법적인 도박은 소위 법이 허용하는 테두리 안에서 규정된 세금을 납부하는 도박이며 불법 도박은 그렇지 못한 도박을 일컫습니다.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법으로 정해진 세금을 납부하지 않는 도박은 모두 불법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또한, 도박은
운에 의해 결과가 결정되는 도박과
운과 기술이 함께 작용하여 결과가 결정되는 도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운에 의해 결과가 결정되는 도박은 우리가 도박의 결과에 전혀 영향을 미칠 수 없으며 순전히 우연에 의해 결과가 결정되는 도박을 말합니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로또와 같은 복권, 슬롯 머신, 룰렛, 비디오 포커, 주사위로 하는 모든 게임, 바카라 등이 있습니다.
운과 기술이 함께 작용하여 결과가 결정되는 도박은 운뿐만 아니라 도박을 하는 사람의 기술이 어느 정도 작용합니다. 예컨대 포커 게임이나 블랙잭과 같은 카드 게임이 그것입니다. 또한, 경마나 경륜, 경정과 같은 스포츠 도박에도 기수, 말의 능력, 승률과 같은 정보를 수집하여 비교, 분석하는 기술이 어느 정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로 예측 가능한 부분은 매우 작은데 도박에 빠진 사람들은 이러한 기술을 과대평가하는 오류를 흔히 범하곤 합니다.
다음에는 병적 도박 혹은 도박 중독은 무엇인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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