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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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담서원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이 책의 저자 중 한 명이기도 한 박성준 대표와 이재성 대표가 만든 '책과 차와 음악과 우정이 있는 문화 놀이터'랍니다. 우리의 옛 서원의 전통을 이어받아 현대적인 서원으로 발전시키고 싶다는 꿈을 갖고 탄생한 곳으로 이 길담서원에서는 '청소년 인문학 교실'을 운영하고 있죠.
그동안 길, 일, 돈, 몸, 밥, 집, 품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는 시간을 마련하였고 한 글자 인문학 교실이 끝나면 사랑, 평화, 철학, 역사, 인간, 종교, 공부 등 두 글자 주제로, 다시 세 글자 주제로 계속 뻗어나갈 꿈을 꾸고 있습니다.
이 책은 '돈'을 주제로 청소년 인문학 교실에서 행한 소설가 이시백, 제윤경 에듀머니 대표, 글말쟁이 박권일, 철학자 강신주, 교사 송승훈, 노동자 김진숙(이 책에는 내용이 빠짐)의 강의 내용을 수록하고 있습니다.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1강. 돈 내면 지각해도 되나요? 이시백
2강. 가치 기준에 따라 행복도 달라진다. 제윤경
3강.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는 길. 박성준
4강. 자본주의 바깥을 상상하자. 박권일
5강. 돈이란 무엇인가? 강신주
6강. 돈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강신주
7강. 허생은 왜 돈을 버렸을까? 송승훈
강의 내용을 책에 그대로 수록했기 때문에 거의 입말에 가까운 수준이라 쉽게 읽힙니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강의이기 때문에 내용도 이해하기 쉽고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책이기는 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면서 돈이 무엇인지, 자신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 돈의 주인으로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깊이 생각해보지 않은 분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기를 권하는 좋은 책입니다.
이런 좋은 책은 많이 읽어야죠. 특히 자본주의 사회에서 건강하게 인간답게 살려면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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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대로 된 용돈이라면 필요한 지출까지 포함해야 합니다. 많든 적든 필수 비용을 용돈으로 해결할 수 있어야 해요.
* 돈의 문제는 가치의 문제
* 돈의 함정에 빠진 사람일수록 가처분 소득이 낮아요.
* 소득이 높을수록 주변과 비교하는 일이 잦습니다.
* 사람이 행복해지려면 자기 삶을 주도하고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야 한다고 합니다.
* 우리나라 교육이 그렇게 만듭니다. 내가 좋아하는 게 뭔지 생각할 틈을 안 줘요. 만날 해야 할 과제만 내주니까 실제 내가 이걸 왜 하는지, 내가 어떤 걸 했을 때 행복한지 생각을 못 해요. 학교가 가르쳐 주지 않으면 우리 스스로 깨우치는 수 밖에 없습니다. 내가 뭘 좋아하는지, 언제 기쁜지, 자꾸 생각을 해야 해요. 자신의 욕구를 발견하는 것도 연습이 필요하고 시행착오가 있습니다.
* 저축은 쓰려고 하는 겁니다. '자산'을 불리려고 하는 게 아니에요.
* 평화는 단순히 전쟁이 없는 상태가 아닙니다. 전쟁이 없어도 빈곤, 기아, 영양실조, 질병, 환경오염 등이 있으면 '평화는 없다'는 것이지요. 이러한 '비평화'의 요소들을 제거하고 충분한 의식주, 의료, 위생적 생활환경을 만들어내는 것이야말로 평화를 이루는 지름길이라는 겁니다.
* 우리가 보통 돈을 어떻게 쓰느냐를 따질 때, 소비자로서의 측면을 주로 이야기하잖아요. 하지만 소비자로서가 아니라 노동자와 시민으로서의 측면을 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착한 기업' 물건을 사는게 아니라 아예 소비 자체를 줄여야 합니다. 천규석 선생이나 '녹색평론'의 김종철 선생님 같은 분들은 이렇게 말씀하세요. 소비 자체를 줄이지 않고서는 이 악순환을 해결할 수 없다고 말이죠.
* 우리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산다고 믿지만 사실은 아주 냉혹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고 있어요. 이걸 보지 못하는 것은 착시 현상 때문입니다.
* '매개'는 '연결'을 의미하지만 동시에 '단절'을 만드는 것이기도 합니다.
* 진짜 저항은 자기를 상품화하는 것에 반대하는 데에서 시작합니다.
* 보들레르는 사물의 존재 방식을 도구, 상품, 상징, 기호, 이렇게 네 가지 차원으로 구분했습니다.
* 훗날 여러분이 나이가 들었을 때 60~70살이 되어서 훌륭한 사람으로 남는다면, 그건 여러분이 자본주의를 없애서가 아니라 그 험한 급류에서도 인간성을 지키며 살려고 노력했기 때문일 거예요. 위대한 사람들은 무언가를 완성한 사람이 아니라 버틴 사람입니다. 끝까지 버티는 거죠. 힘닿는 데까지.
* 인간은 부당한 것을 뛰어넘으려는, 정의를 향한 열망이 있는 존재예요.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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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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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주라는 인문학자의 이름은 인문학에 관심있는 분들이라면 어디선가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많이 회자되는 이름이기는 한데 정작 당사자의 책은 본 적이 없지요. '철학적 시 읽기의 즐거움'과 같은 책을 벌써 사 두었음에도 독서를 미루다 나중에 구매한 이 책을 먼저 보게 되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그랬지만 사람들은 인문학이라는 단어가 주는 선입견때문에 선뜻 다가서지 못합니다. 문학, 철학, 역사학을 아우르면서 고전도 섭렵해야 할 것 같은 무언의 압박도 알게 모르게 받게 되고 말이죠. 이 책에도 어김없이 '욕망에 흔들리는 삶을 위한 인문학적 보고서'라는 지극히 무거운 부제가 달려 있습니다. 이해를 높이기 위해 단 부제 때문에 오히려 더 부담감 백배가 된 좋지 않은 예라고나 할까요? 그냥 '상처받지 않을 권리'로 둔 것이 나았는데 말입니다.
사실 이 책은 서문에서 저자가 밝히고 있듯이 '자본주의적 삶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를 '인문학적'으로 다루고 있는 책입니다. 그래서 돈, 도시, 유행, 도박, 가난, 허영, 홀릭과 같은 자본주의적 단어들을 이해하고 그에 대처하기 위해 이상, 짐멜, 보들레르, 벤야민, 투르니에, 부르디외, 유하, 보드리아르와 같은 거장들의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저자는 우리가 너무 익숙해서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자본주의적인 삶을 낯선 것으로 바라볼 수 없는 한 자본주의 폭력의 시간은 지속될 수 밖에 없다고 일갈합니다.
제게 이 책의 독서는 자본주의적 삶을 낯설게 만들기 위한 일련의 시도 중 하나였습니다. 그리고 기대했던 바를 충족했다고 자평합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무래도 동서양 대가들의 저작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저자의 생각 흐름을 따라가는 것이 제게는 좀 버거운 작업이었고 제 인문학 지식의 깊이가 얼마나 얕은 지 확인하게 되어 씁쓸한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450페이지에 육박하는 책인데도 생각보다 책장은 쉽게 넘어가는 편이었지만 그렇다고 쉽게 넘어가는 책장만큼 생각도 쉽게 정리되는 것은 아니었거든요.
저부터 쉽지 않은 독서였기 때문에 인문학에 어느 정도 소양을 갖춘 분들에게만 추천드립니다.
덧. 더 읽어볼 책으로 소개한 '마르크스 그 가능성의 중심(가라타니 고진), '도시의 정치경제학(데이비드 하비)', '짐멜의 모더니티 읽기(게오르그 짐멜)'를 건진 것도 제게는 또 하나의 수확이었습니다.
덧2.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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