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포스팅을 하는 이유는 제가 심리평가 supervision을 하면서 '이 수검자가 정신증인가요?', '병원에 보내 약물 치료를 해야 할까요?'가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상담 장면에서 일하는 임상가들에게는 주요우울장애와 함께 가장 긴장되는 정신 장애가 정신증(Psychosis)이라는 이야기지요. 정신증이라는 걸 간과하고 상담에만 집중하다가 증상이 악화되어 약물 치료를 할 시기를 놓치는 것만큼 땅치고 후회하는 일이 그렇게 많지는 않으니까요.
물론 레알 정신증 환자는 병원으로 곧바로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상담자가 정신증이 발병한 환자를 만날 일은 매우 드물지만 그래도 한번 정리해 둡니다.
MMPI-2로 국한해 설명하는 이유는 주요우울장애의 전형적인 검사 sign들을 설명할 때와 마찬가지로 청소년기에 발병하는 정신증이 성인의 경우보다 더 드물기 때문에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MMPI-2를 기준으로 정신증(Psychosis)이라면 다음과 같은 전형적인 양상을 따릅니다. 이걸 모두 충족해야 정신증으로 진단할 수 있다는 말은 아니지만 이 조건들에서 멀어질수록 정신증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 정도로 받아들이시면 좋습니다.
* 타당도 척도 : 정상 수준
: 진짜 정신증이라면 현실 검증력이 손상되므로 고통감을 호소할 겨를이 없습니다. 특히 F척도가 상승한다면 정신증일 가능성이 현저히 줄어듭니다. F척도는 당연히 임상 척도, 그 중에서도 정신증 4척도(Psychotic Tetrad)인 6, 7, 8, 9척도와 상관이 높으니 6, 7, 8, 9번 척도가 상승했다고 해도 F척도가 상승했다면 정신증이라서가 아니라 수검자가 고통감을 호소해서 F척도가 상승했기 때문에 덩달아 상승한 겁니다. DSM-IV 기준으로 편집성 조현병이라면 오히려 K척도 등의 방어 타당도 척도가 상승했으면 상승했지 F척도가 상승하지는 않습니다.
정신증이 아닌데 정신증처럼 보이려는 의도를 반영하는 F(P)척도나 이차 이득을 반영하는 FBS 척도가 상승했다면 더더욱 정신증이 아닙니다. 그러니 정신증을 고려하려면 일단 타당도는 깔끔하게 normal 수준으로 나와야 합니다.
* 임상 척도 : 6-8/8-6, 7-8/8-7, 8-9/9-8 코드 패턴
: 임상 척도에서 정신증을 고려할 수 있는 코드 패턴은 위의 3개 뿐입니다. 8번 척도만 단독 상승하는 정신증은 아주 드물기 때문에 신경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를 제외한 나머지 임상 척도는 상승하면 안 됩니다. 특히 1, 2, 3 척도와 같은 신경증 척도가 함께 상승한다면 십중팔구는 정신증이 아닙니다. 5번, 9번 척도만 하강하고 나머지는 모두 65T 이상으로 상승하는 양상을 보인다면 정신증이 아니라 적응 장애나 PTSD를 고려하셔야 합니다. 또한 위의 코드 패턴은 누가 봐도 확실한 수준으로 상승해야 합니다. 그러니까 코드 패턴에 포함된 척도를 제외한 다른 척도들은 확실히 낮아야 한다는 말입니다.
* 재구성 임상 척도 : 임상 척도의 코드 패턴과 동일해야 함
: 예를 들어 6-8 코드 패턴이라면 재구성 임상 척도에서도 당연히 RC6-RC8 코드 패턴이 나와야 합니다. 다른 재구성 임상 척도가 함께 상승하거나 특히 RC8 척도가 유의미하지 않은 경우(매우 자주 발생합니다) 정신증이 아니며 소척도 연결 분석을 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 성격 병리 척도 : 모든 척도 normal
: 성격 병리 척도 해석에서 주의할 사항은 PSYC 척도가 유의미하면 오히려 정신증이 아닐 가능성이 커진다는 겁니다. 보통 PSYC 척도는 F척도와 상관이 높아서 수검자가 증상을 심하게 호소할수록 상승합니다. 따라서 F척도가 상승했다면 굳이 해석할 필요가 없고 만약 F척도가 상승하지 않았는데 PSYC 척도가 유의미하다면 내용 소척도 중 BIZ2(조현형 성격 특성) 척도가 유의미한지 확인해보세요. 보통 BIZ2 척도가 상승할 때(A군 기질인 경우) PSYC 척도가 동반 상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상 PSYC는 정신증과 거의 관련성이 없다고 생각하시는 게 좋습니다.
* 내용 척도 :∧패턴 + BIZ 척도 유의미
: MMPI-2의 경우 가운데 5개의 내용 척도만 상승하고 양쪽의 10개 척도는 상승하지 않는 패턴을 보입니다. 특히 상승하는 척도 중 BIZ 내용 척도만큼은 반드시 유의미해야 합니다.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기에 소척도 연결 분석을 해야하지만 어쨌거나 최소한 BIZ 내용 척도는 유의미해야 합니다. 임상 척도 때와 마찬가지로 FRS, DEP, OBS, HEA와 같은 신경증 관련 척도들이 함께 상승하면 정신증일 가능성이 현저히 줄어듭니다.
* 보충 척도 : 물질 중독 척도 미상승
: 임상 소척도에서 설명드리겠지만 지각의 왜곡을 반영하는 Sc6 임상 소척도가 유의미하더라도 MAC-R, AAS와 같은 물질 중독 척도가 상승하면 술이나 마약, 불법 약물 등에 의해 환청, 환시 등이 발생하는 것일 수 있기 때문에 지각의 왜곡이 물질 중독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보장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물질 중독 척도는 모두 유의미하지 않은 수준에서 유지되어야 합니다.
* 임상 소척도 : Sc6 소척도 유의미
: 8번 척도에는 6개의 소척도가 있는데 정신증과 가장 상관이 높은 건 Sc6(기태적 감각 경험) 소척도입니다. 환청, 환시처럼 지각의 왜곡을 평가하는 척도이기 때문에 정신증이려면 반드시 Sc6 소척도가 유의미한 수준으로 상승해야 합니다. 거기에 애착 외상에 의해 영향을 받는 Sc1, Sc2 소척도의 점수가 Sc6 소척도 점수보다 높으면 안 됩니다. 전형적인 정신증이라면 Sc3, Sc4, Sc5, Sc6 소척도 위주로 상승하고 특히 Sc5, Sc6 소척도 점수가 가장 높게 나타납니다.
만약 6-8 코드 패턴이라면 Pa3가 아닌 Pa1, Pa2 소척도가 6번 척도의 상승을 견인해야 하고 8-9 코드 패턴이라면 분열정동장애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Ma1, Ma2, Ma4 세 소척도가 9번 척도의 상승을 견인해야 합니다. 이외의 경우라면 6-8, 8-9 코드 패턴이라도 정신증이 아닐 가능성을 고려해야 합니다.
* 내용 소척도 : BIZ1 소척도 유의미
: 전형적인 정신증은 '지각의 왜곡'과 '사고 장애'라는 두 개의 축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지각의 왜곡을 측정하는 게 Sc6(기태적 감각 경험) 임상 소척도라면 사고 장애를 측정하는 게 BIZ1(정신증적 증상) 내용 소척도입니다. 그러니까 BIZ1 소척도까지 상승해야 정신증 진단이 완성되는 겁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모든 정신증이 위에서 언급한 조건들을 그대로 충족하는 건 아니지만 위의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수검자는 정신증일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그리고 조건에서 벗어날수록 정신증일 가능성이 점점 줄어드는 것이니 선생님들이 만나는 수검자의 MMPI-2 검사 sign들이 제가 제시한 조건들과 얼마나 부합하는지 한번 비교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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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의 구조와 가구는 생활하는데 필수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지만 소품과 인테리어는 집주인의 개성을 보여주기는 해도 없다고 못 사는 정도는 아니니 그렇게 중요한 건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supplementary scale이라는 이름 자체가 주는 뉘앙스도 좀 그렇지요.
하지만 보충 척도의 중요도는 경우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보충 척도는 보충제와도 같은 겁니다. 간단히 비타민D라고 해 보죠.
비타민D는 햇빛을 충분히 쬐어도 체내 합성하기가 쉽지 않은 필수 영양소입니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위도가 높은 지역에서는 더더욱 비타민D 결핍이 나타나기 쉽습니다. 실제로도 국민들 대부분이 비타민D 결핍이고요. 그런데 비타민D가 결핍되었다고 평소에 뭔 큰 일이 생기는 건 아닙니다. 심하게 결핍되면 구루병이 생기겠지만 그 정도로 결핍되기는 쉽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비타민D는 면역 체계가 원활히 작동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핵심적인 영양소입니다. 그래서 지금과 같은 코로나 시대에는 비타민D 결핍으로 인해 면역이 약해지면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것으로 죽음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비타민D 주사를 맞지는 않더라도 충분한 양의 비타민D를 경구 복용하라고 하는 거구요.
보충 척도는 이처럼 보충제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평소에는 별로 중요해보이지 않아도 상황과 맥락에 따라서는 핵심 역할을 할 수 있어서 대충 넘겨도 되는 척도가 아닙니다.
예를 들어 Es(자아 강도) 척도는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력을 평가하는데 지지망이 공고하면 조금 낮아도 큰 문제가 생기지 않겠지만 주변에 도와줄 사람이 없다면 동일한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주요 정신 장애 발병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GM, GF 척도는 사회 문화적 학습에 의한 성역할 수준을 평가하는데 사용되지만 이 척도가 성 정체성을 측정하는 경우는 수검자의 본질적인 정체성 뿐 아니라 가족을 포함한 주변 인물들과 관계를 맺는데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척도일 수 있기 때문에 해석이 달라집니다.
또한 APS 척도 같은 경우는 단독 상승할 경우 행위 중독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탐색해야 하는데 유의미한 수준으로 올라가면 임상, 재구성 임상, 성격 병리, 내용 척도 상승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진짜 문제를 감출 수 있어서 무엇보다 먼저 확인해야 하는 중요한 척도입니다.
결핍되지 않도록 적당히 보충하는 정도로도 충분한 보충제도 있지만 반드시 보충해야 하는 중요한 보충제도 있는 법이죠. 따라서 보충 척도 공부도 게을리 하시면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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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우울 장애라고 판단하는 MMPI-2/A 결과는 2-7-0 code pattern이지만 이런 단순한 접근은 수많은 다른 문제를 간과하게 만듭니다. 대표적인 것이 Delayed PTSD(특히 애착 외상에 의한)이죠.
그렇다면 우울 장애, 특히 약물 치료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주요 우울 장애를 알아볼 수 있는 MMPI-2/A 검사 sign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정리해봤습니다.
제 경험으로는 아래의 기준 중 겹치는 부분이 많을수록 우울 장애일 가능성이 큽니다.
* D 임상 소척도 : D1, D2(+D3) 척도의 동반 상승
: D 척도에는 5개의 소척도가 있습니다. 그 중 우울 장애 진단 기준에 대한 부합도가 높은 소척도는 D2와 D3입니다. 이들 척도가 65T가 넘으면, 특히 D2 척도가 65T가 넘으면 약물 치료가 필요한 우울 장애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사실 D2와 D3(Hy4가 낮은데도)가 유의미한 수준으로 상승했다면 다른 모든 소척도도 유의미한 것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진단 자체가 어렵지는 않습니다.
주의해야 할 점은 D2 소척도가 약물 치료 병행 여부를 주관하는 주요 소척도라고 해도 D1(주관적인 우울감) 소척도가 동반 상승하지 않은 상태에서 혼자서 상승하는 경우는 대개 우울 장애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치료가 필요한 신체 질환이 있거나 TCI의 위험회피기질 중 '쉽게 지침' 하위 차원이 상승하여 스태미너가 부족한 저질 체력이라서 상승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해석에 주의해야 합니다.
* INTR 성격 병리 척도의 상승
: INTR 척도는
'INTR, SOD(A-sod), Si 척도를 통한 내향성 이해' 포스팅에서 우울에 취약한 성격 병리를 나타내는 척도라는 설명을 이미 드린 바 있습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INTR 성격 병리 척도는 내향성과 거의 상관이 없습니다. 이 척도가 상승하면 다른 사람들에 비해 우울 장애에 걸릴 가능성이 크다고 해석하는 게 좋습니다. 일종의 타고난 취약성에 가까운데요. 물론 TCI/JTCI에서 위험회피기질이 높은 사람들이 많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기 때문에 일반화 할 수는 없습니다. 어쨌든 INTR 척도가 65T 이상 상승했다면 우울 장애에 걸리지 않도록 평소에도 스트레스를 줄이고 환경을 개선하는 등 노력을 해야 합니다.
특히 INTR이 높은 만큼 AGGR이 낮을수록 위험성이 더 증가합니다. 그러니까 INTR 척도만 상승한 경우보다는 AGGR이 낮을 때 더 우울에 취약합니다. 원래 AGGR 척도의 낮은 점수는 해석하지 않기 때문에 왜 AGGR이 낮을 때 우울 장애에 더 취약한지는 설명하기 어렵지만 제 경험으로는 그냥 INTR 척도만 상승한 수검자보다는 AGGR이 낮을 때 우울 장애가 더 심각한 상태일 때가 더 많았습니다.
* R 보충 척도의 상승
: R 보충 척도는 Welsh가 일찌기 1956년에 개발한 척도이며 척도의 명칭 상 심리적 불편감을 무의식적으로 억압(Repression)할 거라는 기대와 달리 척도에 포함된 문항 내용이 '내재화 경향', '처리 속도가 느림', '내향성', '신체적 호소' 등이기 때문에 우울 장애의 구성 개념과 일치도가 높습니다. 물론 R 보충 척도가 상승하면 곧바로 우울 장애를 시사하지는 않으며 제 경험 상 INTR 성격 병리 척도와 함께 상승하였을 때 우울 장애였던 적이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MMPI-A의 결과지에는 성격 병리 척도와 보충 척도가 함께 제시되기 때문에 INTR와 R척도가 두 개의 봉우리처럼 솟아올랐을 때에는 우울 장애 가능성을 가장 먼저 염두에 두고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번 정리해보면,
* D1, D2(+D3)가 65T 이상으로 동반 상승할수록,
* INTR(AGGR이 낮고)과 R이 동반 상승할수록,
우울 장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살펴보셔야 하며 겹치는 부분이 많을수록 약물 치료가 필요한 우울 장애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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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7월 13일 은평구청소년상담복지센터 강의 때 사용한 4
시간 분량의 PPT 자료입니다.
MMPI-2와 MMPI-A에 포함된 척도들이 상담자의 관점에서 무엇을 측정하는 것이고 유의미한 수준으로 상승 또는 하강 시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의 해석 노하우를 담았습니다.
모든 척도를 거의 빠짐없이 다루다 보니 MMPI-2/A의 전반적인 사례 이해를 위한 내용을 많이 못 다루었는데 이건 나중에 다시 한번 정리해서 강의안으로 만들 예정입니다.
이 강의에서 다룬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타당도 척도
* 임상 척도
* 임상 소척도 분석
* 재구성 임상 척도
* 성격병리 5요인 척도
* 내용/내용 소척도 분석
* 보충 척도
* 케이스 스터디
가능한 한 MMPI-2/A 분석 결과지의 제시 순서대로 살펴볼 수 있도록 배열했고 MMPI-2와 MMPI-A의 차이나는 척도들은 따로 구분해서 정리했습니다.
케이스 스터디 부분은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강의 시간을 초과하지 않도록 작성하다보니 현장 임상가라면 꼭 알아야 하고 자주 만나는 상황인, '만 18세 수검자는 어떤 version을 실시해야 하나', '전체규준과 성별규준 사용의 차이', 'Code Pattern 분석을 해도 되는 상황', 'F척도와 6-7-8-9 척도의 관계', '임상/내용 소척도 연결 분석 기준과 예외 경우의 해석 문제', '1-3-3-3법칙'만 실었습니다.
MMPI-2/A의 기본은 어느 정도 알고 있고 좀 더 실질적인 해석 노하우를 원하는 분들이 보시면 좋은 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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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PI-2에는 다음과 같은 세 개의 중독 관련 척도가 있습니다.
MAC-R, AAS, APS
이 세 척도가 모두 65(1.5SD)또는 70T(2SD) 이상 상승하는 경우는 생각보다 드문 편입니다. 세 척도가 모두 상승하는 건 심한 알코올 중독이나 약물 의존 상태라서 대부분 병원 현장(그것도 입원 병동 또는 약물 중독 전문 병원)이나 구치소와 같은 특수 기관에 한정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임상가들은 이러한 profile을 보기 힘들겁니다.
오히려 상담 현장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양상은 APS 척도의 단독 상승입니다. 특히 70T 이상 상승하죠. 이럴 때 무엇을 의심해야 할까요?
APS 척도의 공식 명칭이 '중독 가능성'이라서 말 그대로 중독 가능성을 의심해봐야 하나 하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APS 척도가 단독으로 상승했을 때, 특히 MAC-R, AAS 척도가 낮을수록 점검해 봐야 하는 건 이미 행위 중독에 걸렸는지입니다.
알코올, 니코틴, 마약 등 물질 중독과 달리 행위 중독에 속하는 건 도박, 게임, 쇼핑, 관계(섹스), 종교 등 비물질 행위이고 수검자가 중독 수준으로 이러한 행위에 집착하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맥락에 따라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성인 남성의 경우는 도박, 청소년 남성의 경우는 게임, 성인 여성의 경우는 관계 중독 등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참고로 제가 주로 만나는 도박 중독 내담자 중에도 성인 남성의 상당수는 MMPI-2에서 APS가 단독 상승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만약 행위 중독이 맞다면 그 기저에 자리잡은 심리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행위 중독 자체가 수검자의 삶에 끼치는 해악 자체가 만만치 않게 크기 때문에 중독 행위에 대한 개입도 상담과 함께 진행해야 합니다.
특히 도박 중독과 같은 특수한 분야의 행위 중독이라면 전문 기관이나 전문가에게 의뢰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고려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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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담자가 호소하는 문제나 증상이 인지 능력 부족으로 인한 것(대표적인 것이
청소년의 등교 거부 및 집단 따돌림 등의 학교 부적응 문제)으로 추정되는 경우 내담자의 인지 기능을 정확하게 평가하려면 표준화된 지능 검사를 실시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 방법이죠.
하지만 지능 검사 도구를 보유하고 있지 못한 일선 현장도 많은데다 무엇보다 단순한 추정만 갖고 심리검사 중 가장 많은 시간을 요구하는 지능 검사를 매번 실시한다면 폭주하는 업무량을 감당하기 어려울 겁니다.
그래서 선별평가 결과를 통해 지능 검사의 추가 실시 여부를 판단할 수 있어야 하죠.
현재 상담 현장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선별심리평가의 조합은 MMPI-2/A와 SCT입니다.
MMPI-2/A로 낮은 지능을 예측하는 법에 대해서는
*
MMPI-A 내용 척도와 보충 척도로 낮은 지능 예측하기
*
MMPI-A의 타당도 척도로 낮은 지능 예측하기
와 같은 포스팅을 이미 한 적이 있습니다.
오늘은 문장완성검사(SCT)로 낮은 지능을 예측하는 데 있어 점검해 봐야 하는 포인트를 몇 가지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1. '없다', '모르겠다', '아니다' 반응 패턴
: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하는 건 '없다', '모르겠다', '아니다' 등의 반응이 다수를 이루는 겁니다. 이 때 주의해야 하는 건 자신의 문제를 드러내지 않으려는 방어적 경향성과 구분하는 것이죠. MMPI-2/A와 같은 구조화된 검사 결과와 교차 검증을 해 보는 방법도 있고 무엇보다 지능이 낮은 경우는 자신이 답할 수 있는 문항에는 어떻게든 답을 쓰는데 반해 문항의 의미 자체가 이해되지 않거나 정말 모르는 경우에만 '없다', '모르겠다', '아니다'와 같은 단순한 반응으로 응답하게 됩니다.
2. 시제, 가정법 이해 불가
: 문장완성검사에는 가정법이 동원된 문장이나 과거 또는 미래 시제로 답해야 하는 문장들이 다수 있습니다. 지적 능력이 부족한 수검자는 이러한 문장에서 시제를 일치시키지 못하거나 가정법 문장에 맞는 답을 하지 못합니다. 시제와 가정법을 이해해 적절한 답을 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 지적 능력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3. 맞춤법 오류
: 지적 능력이 많이 부족한 경우(IQ 70미만)에는 맞춤법 오류만으로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습니다. 특히 지적 제한이 심할수록 누구나 알 수 있는 아주 쉬운 맞춤법도 제대로 알 지 못합니다.
4. 한자어, 영어 미사용
: 3번과는 반대로 경계선에서 평균 하 수준에 해당하는 수검자의 경우 문장완성검사의 반응 내용이 단순하고 구체적인 단어 이상을 넘어서지 못합니다.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지적 능력이 부족한 수검자의 경우 추상적인 한자어나 영어 단어 사용 빈도가 현저히 떨어질 수 있습니다. 한자어나 영어가 하나도 없다면 지적 능력 부족을 의심해보시기 바랍니다.
5. 글씨 흘려쓰기
: 지적 능력이 부족한 수검자 중에 유독 글씨체를 흘려쓰는 경우가 많은데 특히 이중 자모음을 써야 하는 경우(특히 받침) 악필이 의심될만큼 갈겨 씁니다. 읽는 검사자야 문장의 맥락을 알고 읽기 때문에 무슨 내용을 쓰려고 한건지 짐작할 수 있지만 맥락 없이 수검자의 반응만 떼어놓고 다시 읽어봤을 때 대체 뭐라고 쓴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면 이중 자모음을 모른다는 것을 감추기 위해 일부러 흘려쓰기 한 것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6. 성적이 아닌 공부 자체에 대한 두려움이나 거부감 노출
: 검사 동기가 낮지 않은데도 공부 자체에 대한 두려움이나 거부감을 일관되게 보고하는 경우 낮은 지능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이 때 주의해야 할 것은 성적이 아닌 공부 자체에 대한 두려움이나 거부감을 표현했는지의 여부입니다. 학력지상주의 사회인 우리나라에서 성적이나 타인의 기대에 대한 심적 부담을 느끼지 않는 청소년은 거의 없으니까요. 다시 말씀드리면 성적에 대한 염려가 아니라 공부 자체에 대한 두려움을 호소하는 지 확인해보셔야 합니다.
이상으로 낮은 지능을 예측할 수 있는 문장완성검사의 점검 포인트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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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9월 말에
'MMPI-A 내용 척도와 보충 척도로 낮은 지능 예측하기'라는 포스팅을 통해 MMPI-A의 내용 척도와 보충 척도를 사용해 낮은 지능의 가능성을 예상하고 지능 검사 추가 실시 여부를 결정하는 단계적 접근법에 대해 설명드린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MMPI-A의 내용 척도와 보충 척도를 사용하려면 타당한 결과 프로파일을 얻을 수 있어야 하고 그게 가능한 지적 수준은 대개 BIF나 BA 수준의 청소년인 경우가 많습니다. 문항을 어느 정도는 이해하고 반응했다는 이야기지요.
하지만 그보다 지적 수준이 떨어지는, 예를 들어 Mild IDD 청소년의 경우는 어떨까요? 물론 BIF, BA 수준의 청소년들도 상당수 해당되는 이야기입니다.
이럴때는 MMPI-A의 타당도 척도에서부터 문제가 발견되는데 이 때
고려해야 하는 척도가 바로 VRIN입니다.
VRIN 척도는 random responding을 잡아내는데 특화된 척도인데
성인을 대상으로 한 평가에서는 이미 유용성이 충분히 입증되어 80T(원점수 13점) 이상으로 측정된 경우 일관성 없이 답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아직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평가에서는 경험적 증거가 충분히 축적될 때까지 주의해서 사용해야 하지만 대략 75T이상으로 상승된 경우 타당성을 의심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왜 지능이 낮은 청소년에게서 VRIN 척도가 상승할까요?
그건 MMPI-A의 각 문항에 포함된 단어의 의미를 잘 몰라서 이 때 '에라 모르겠다'하는 심정으로 그냥 찍기 때문입니다.
MMPI-A를 집단으로 실시해 본 경험이 있는 임상가라면 제 말을 쉽게 이해하실텐데 검사 중 모르는 단어의 의미를 물어보라고 하면 정말 깜짝 놀랄 정도로 쉬운 단어의 의미도 모르는 청소년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MMPI-A를 실시할 때는 모르는 단어가 있으면 절대로 아무 답이나 찍지 말고 그냥 놔두라고 지시한 뒤 나중에 평가자가 그 단어의 의미를 설명해 주고 그 자리에서 다시 답할 수 있도록 해야 VRIN 척도의 상승으로 인해 무효 profile이 되는 일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특히 배경 정보에서 발달 지연이 관찰되거나 학업 부진을 호소하는 경우는 이 부분을 반드시 챙겨야 합니다.
특히 과거의 MMPI는 70 이상의 지능 지수를 수검 능력(testability)으로 고려했으나 MMPI-A에서는 초등학교 6학년 이상의 학력으로 수검 가능 기준이 바뀌었기 때문에 이전 버전에 비해 낮은 인지 기능을 고려하지 않고 실시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더욱 낮은 지능에 의한 응답 패턴의 왜곡에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VRIN 척도 다음으로 고려해야 할 척도는 TRIN 척도인데 이 척도도 VRIN 척도 상승과 마찬가지로 유의미한 수준으로 상승했을 때 지적 제한 가능성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단, TRIN 척도의 응답 방향이 T(True)가 아닌 F(False)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문항의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해서 찍기는 하지만 대충 내용을 보아하니 부정적인 것 같으니 자신에게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으려고 '아니다'로 응답하는 경향성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정리해 보자면, MMPI-A의 VRIN 척도 내지는 TRIN 척도(F응답경향인 경우)가 의미있는 수준으로 상승한 경우 일차적으로 지적 능력이 부족한 청소년이 아닌지 한번쯤 의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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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초에
'학교 적응을 못하는 아동을 심리평가할 때 고려할 점'이라는 포스팅에서 학교 부적응을 보이는 아동/청소년을 평가할 때 가장 먼저 지적 제한을 고려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지적 제한에 의한 학교 부적응을 고려할 때 가장 확실한 방법은 표준화된 지능 검사를 실시하는거지만 문제는 개인 지능 검사가 종합심리평가 내에서도 가장 많은 시간과 노력을 요하기 때문에, 평가자에게 큰 부담을 준다는 데 있습니다.
그래서 지능 검사를 반드시 실시해야만 하는 아동/청소년을 사전에 선별할 수 있다면 현장 임상가의 부담을 많이 줄일 수 있을 겁니다.
오늘 포스팅에서는 아동/청소년 상담 현장에서 선별심리평가 도구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MMPI-A를 활용해 낮은 지능의 가능성을 예상함으로써 지능 검사를 실시할 것인지의 여부를 결정하는 단계적 접근법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이 때 사용하는 척도는 A-las 내용 척도와 IMM 보충 척도입니다.
* 1단계 : A-las 척도의 상승 + A-las1 척도의 상승
(모 척도는 최소 60T 이상, 소척도는 최소 65T 이상 상승 필요, 70T 이상이면 가능성 up!)
A-las 척도(낮은 포부)는 16문항으로 구성된 내용 척도로 관련 연구 결과 저조한 학업 수행 및 학교 활동 참가 회피의 가장 좋은 측정치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A-las 척도에는 두 개의 소척도가 포함되는데 A-las1(낮은 성취성)과 A-las2(주도성 결여)입니다. 당연히 둘 다 높다면 좀 더 확신을 갖고 수검자의 지적 제한을 예상할 수 있지만 둘 중 A-las1 척도가 좀 더 분명하게 지적 제한 문제를 드러내는 척도입니다. 즉,
A-las 모척도가 60T 이상 상승하고 A-las1 소척도가 65T 이상 상승하면 낮은 지능을 의심해야 합니다.
조금 극단적인 반례를 들면, A-las2(주도성 결여) 척도는 상승하는데 A-las1(낮은 성취성) 척도는 상승하지 않는 경우는 낮은 지능보다 학습 의지 박약이나 수동성, 학업에 대한 무관심, 목표 상실 등의 요인을 먼저 의심해야 합니다.
* 2단계 : IMM 척도의 상승 (최소 65T 이상 상승, 70T 이상이면 가능성 up!)
IMM 척도(미성숙)는 1992년에 Archer, Pancoast 및 Gordon에 의해 개발된 척도로 총 43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척도 이름처럼 점수가 높을수록 수검자가 더 미성숙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연령 증가와 부적인 상관을 보이기 때문에 연령이 증가할수록 감소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바꿔 말하면 똑같은 점수일 경우 중학생에 비해 고등학생이 더 미성숙한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IMM 척도에 포함된 문항들은 자신감의 결여, 통찰과 내성의 결여, 인지적 복합성의 결여, 자기 중심성, 적대감과 반사회적 태도와 같은 내용들을 포함하는데 연구 결과 남녀 모두에서 학업상의 어려움과 높은 관련을 보였습니다.
A-las 척도의 상승(+A-las1의 상승)만으로도 낮은 지능과 그에 따르는 낮은 학업 성취도, 학교 부적응 등을 고려할 수 있지만
IMM 척도까지 동반 상승한 경우는 이러한 문제에 대한 대처 능력 및 경험의 부재까지 겹치기 때문에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1단계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보이는 것만으로도 낮은 지능(ID보다 BIF나 BA가 더 문제)을 의심해야 하며 최소 생활기록부 점검과 발달력 탐색을 해야 하고 표준화된 지능 검사의 추가 실시를 고려하는 것이 좋습니다.
2단계에서까지 유의미한 결과가 나왔다면 수검 아동/청소년이 스스로 이 문제에 대처하기 어렵기 때문에 심리평가와 별개로 해석상담과 부모교육을 통해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을 위해 개입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적 제한에 의한 학교 부적응이 야기되는 것이니 A-sch 내용 척도의 상승도 예상할 수 있지만 경험적으로 그럴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습니다. A-sch 내용 척도도 동반상승한다면 당연히 더욱 신뢰롭게 해석할 수 있지만 A-sch 척도가 상승하지 않는다고 해서 낮은 지능에 의해 학업을 따라가지 못하는 문제가 없다고 말 할 수 없는 것이죠.
즉, 2단계 점검 과정을 통해서도 충분히 낮은 지능에 의한 성적 저하와 이에 따르는 학교 부적응을 예상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A-sch 척도의 상승까지는 고려하지 않아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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