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하면 사람들이 많이 떠올리는 이미지는 대개
북유럽의 복지국가 아닐까요?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은 사람은 지구 온난화로 인한
북극곰의 서식지 감소,
포경 금지 협약 같은 걸 떠올릴 수도 있고, 24시간 해가 지지 않는 백야를 떠올리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뭐 잘 사는 나라, 물가가 엄청 비싼 나라(둘 다 맞는 이야기입니다만)라고 시기어린 질투를 보내는 사람도 있을테고요.
예술에 관심이 많은 사람은
뭉크와
그리그를 떠올리기도 할테고 모험 정신이 투철한 사람들은
아문센, 난센이라는 이름을 입에 올리기도 할 겁니다.
피요르드를 생각하는 분들도 계실까요? 어쨌든....
이처럼 여러가지 것들을 떠올리게 만드는 매력적인 노르웨이를 언젠가 한번쯤 가 보겠다고 굳게 마음먹었으면서도 그동안 여행지 목록에 올려만 놓고 만지작거리고만 있었는데 몇 년 동안 주저하기만 하고 결행을 못 한 이유로는 첫째, 물가가 살인적이다, 둘째, 노르웨이 여행을 제대로 하려면 대중 교통보다는 자동차를 이용해야 한다는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비싼 물가는 여행비를 더 오랫동안 공격적으로 모으는 것으로 어느 정도 보완할 수 있었지만 제가 장롱 면허만 갖고 있다는 치명적인 문제는 극복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았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자동차 운전을 싫어라하는데 노르웨이 여행 때문에 연수를 받기는 정말 싫었거든요. 게다가 그런 어설픈 실력으로 외국에서 제대로 운전을 할 수도 없었을테고요(노파심에 미리 말씀드리지만 노르웨이를 렌트카로 여행하실 분들은 상당한 운전 실력 + 오토매틱 자동차 렌트를 꼭 하셔야 합니다)
그러다 제가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아는 동생네 부부가 전격적으로 합류함으로써 노르웨이 여행을 막고 있던 장애물이 치워져서 올해 드디어 노르웨이 여행을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오랫동안 별렀던 만큼 2주(정확하게는 15박 16일)라는, 직장인에게는 미친 거 아니냐는 소리를 들을만한 장기간의 휴가를 빼서 아예 뿌리를 뽑자는 각오(까지는 아니고;;;)로 다녀왔습니다.
지금까지 다녀온 여행 중 가장 긴 기간 동안 나가 있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여행 후유증이 심해(시차 적응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14일에 귀국한 뒤로도 포스팅 하나 올리지 못했죠.
이제서야 좀 정신을 추스리고 노르웨이 여행기 시작하려고 합니다.
매번 여행기 올릴 때마다 감질나게 사용하는 멘트이기는 합니다만 이번 노르웨이 여행기,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개봉박두!!
덧. 이번 여행이 제게는 최초의 북유럽 여행이었는데 보통 북유럽이라 불리는 노르딕 국가로는 이번 여행지인 노르웨이를 위시하여 핀란드, 스웨덴, 덴마크, 아이슬란드가 있습니다. 거기에 발트 3국이라고 불리는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를 포함해서 북유럽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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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YES24
당신은 원칙을 손상시킬 가능성이 있는 모든 대안을 거부하고 필요하다면 판 자체를 갈아엎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개혁을 선호하는 사람인가요, 아니면 현실적인 한계를 받아들이고 소극적이라도 그 안에서 가능한 변화를 추구하는 사람인가요?
1960년 대 초 서울대 미학과를 졸업한 엘리트였음에도 일찌기 귀농을 결심하고 이후 옹골진 농사꾼의 길을 흔들림없이 걸었던 천규석은 전자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공정무역, 복지국가, 국가주의 모두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 저자가 주장하는 모든 문제의 해결책은 '자급,자치,지역공동체연합'입니다. 저자의 주장에 따르자면 우리는 모두 스스로 농사를 지어 자급자족 해야합니다. 저자의 의도에서는 무정부, 무국가주의도 읽힙니다. 외세(자본/국가)에 대한 비폭력 불복종의 농촌자급공동체를 주장하고 있거든요. 또한 저자는 유럽식 복지국가에 대해서도 회의적입니다. 결국 그 세금은 기득권 세력을 유지하는데 사용되고 정작 혜택을 받아야 하는 수혜 대상은 배제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겁니다.
그러니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도 천규석의 칼날을 피할 수 없습니다. 그는 부자를 욕하면서도 그 부자에게 세금을 더 뜯어내서 이른바 사회 안전망 만들어놓고 그 부자 밑에서 영원히 노동자로 안주하겠다는 그 노동조합주의를 제발 좀 때려치우라는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저자의 생각에 찬성하지 않습니다. 모두 자급자족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농사를 지어야 한다는 것도 또 다른 방향의 폭력이라고 봅니다. 본인에게 맞다고 모든 사람에게 맞으라는 법이 없으니까요. 원리주의에 입각해서 생각하면 야생동물과 똑같이 적자생존의 원칙에 따라 살거나 지구를 위해 인간이 모두 멸종해야 한다는 극단적인 주장도 가능하거든요. 하다못해 제가 읽고 있는 저자의 이 책은 뭐 생존에 필요한 물건인가요? 생존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이 책이 나오기 위해 지구의 허파인 아마존이나 인도네시아 열대 우림의 나무 한 그루가 희생되어 지구온난화를 가속화시키는데 일조하였을 지 누가 압니까? 까놓고 말해서 아마존 우림의 나무 한 그루가 천규석 본인의 목숨보다 더 소중할지도요.
공정무역이든 착한여행이든 간에 아직은 그 결과가 미약하고 탐탁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해결방법은 모든 노력을 다 때려치우고 국가를 해체한 뒤 농촌으로 돌아가 세금도 안 내고 선거도 안 하고 농사를 지어서 로컬 푸드만 소모하면서 물물교환하면서 사는 것이 아니라 현재 우리가 처한 상황을 냉철하게 인식하고 좀 더 바람직한 방향으로 조금씩이라도 나아가는거라고 생각합니다. 빠르게 돌고 있는 바퀴를 반대 방향으로 세우려면 관성을 서서히 없애는 것이 필요합니다. 갑자기 브레이크를 밟으면 타이어가 펑크 날 수 있다는 걸 인정해야 합니다.
이렇게 선뜻 찬성할 수 없는 내용이 가득한 책임에도 불구하고 제가 이 책을 높게 평가하는 이유는 자신이 옳다고 생각한 것을 밀어붙이는데 있어 어떠한 타협도 거부하고 추호의 흔들림없이 언행일치를 보이는 저자의 모습이 존경스럽기도 하고 때로는 이런 근본주의적 사고가 나태해지기 쉬운 제 정신 상태를 뒤흔들 회초리로 적절하기 때문입니다.
항상 달달한 당의정만 먹을 수는 없잖아요. 가끔은 이런 급진적인 책도 읽어줘야 합니다. 머리 뿐 아니라 마음까지 얼얼해져도 말이죠.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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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17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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