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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YES24
'무력한 조력자'라는 제목만 보고 이 책을 구매했을 당시 제가 기대했던 것은 임상가들의 정서적 소진과 이를 극복하는 방법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훨씬 더 심각하고 중요한 내용을 다루고 있더군요. 무려 40년 전에 독일의 심리학자인 볼프강 슈미트바우어에 의해 씌여졌고 출판되자마자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킨 이 책은 다음과 같은 내용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1) 어린 시절 부모-자녀 관계에서 충분한 애정과 관심을 받지 못해 자기애적 욕구가 반복적으로 좌절됨
2) 이러한 자녀 중 일부는 부모의 초자아를 경직된 방식으로 동일시하게 됨
3) 하지만 자기애적 허기를 계속 느끼기 때문에 이를 충족하고 자기애적 손상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다른 사람을 돕는 직업을 선택하게 됨
4) 이는 자기애적 손상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이 아니기 때문에 조력자는 결국 자살, 중독, 다양한 정신장애에 걸림으로써 자기를 파괴하게 됨
그 당시는 충격적인 내용이었을지 모르겠으나 제 생각에 이 문제는 이미 '조력직'에 만연되어 있는 문제입니다. 굳이 자기애적 손상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심리학에 관심을 갖고 더 나아가서 임상이나 상담 영역의 직업을 구하기 위해 수련을 받는 수많은 잠재적인 조력자증후군의 대상군이 존재합니다.
오죽했으면 제가
'자기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상담자가 되지 말고 치유하고 나서 그래도 원할 때 상담자가 되라'라는 글까지 썼겠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심리학에 입문한 임상가라면 꼭 한번쯤은 읽어보셔야 합니다.
다만 저는 조력자증후군의 원인이 오로지 부모-자녀 관계에서 비롯된 자기애적 손상이라는 단선적인 분석 결과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오히려 이 책의 저자인 볼프강 슈미트바우어 자신이 자기애적 손상을 경험했기 때문에 그렇게 확신에 차서 이야기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어쨌거나 '남을 돕는 이타적인 활동의 이면을 들여다보다'라는 부제처럼 남을 돕는 '조력직'에 종사하면서도 행복하지 않거나 자신의 문제로 고통받는 임상가라면 생각해 봐야 하는 중요한 문제를 다룬 책입니다.
닫기
* 조력자증후군의 범위 안에서 우울증과 자살의 문제는 조력자 자신이 도움을 받아들이기가 극히 어렵기 때문에 첨예화된다.
* 조력직 종사자들은 도움을 받는 게 절대 수치가 아니라는 것을 클라이언트들이 믿도록 노력하는 반면, 그들 자신은 이 말을 거의 믿지 않는다.
* 조력자증후군은 자신의 발달을 희생하여 사회적 조력을 경직된 생활방식으로 삼는, 독특한 성격 특성의 결함이다.
* 부모-자녀 관계의 장애로 인해 상호작용에 대한 아동의 욕구가 만성적이고 지속적인 손상을 받으면, 성격에 영향을 미치는 대화 기능에 장애가 발생한다. 바로 이 장애가 조력자증후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 자기대상과 마찬가지로 자기에게도 상처를 주는 자기애적 복수는 자기의 경계가 불충분함을 암시한다.
* 자기애적 균형을 이룬 사람이 긍정적인 자아이상의 내면화를 통해 자신에게 줄 수 있는 것을, 자기애가 손상된 사람은 외부에서 찾아야만 한다. 나는 조력자증후군이 이러한 초기의 자기애적 손상을 해결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초자아 동일시는 일반적으로 사회적, 특히 직업적 성공에 지대한 기여를 한다.
* 조력자증후군에서 조력자로 하여금 자주 그의 신체적, 정신적 한계를 넘어 과로하게 만드는, 초자아와의 동일시와 연결된 자기애적 허기는 1) 아동기 초기에 자기감의 발달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서, 2) 초자아가 즉흥적인 활동을 제한하는 데서, 3) 관계에서 상호성의 회피로 인해서 생긴다.
* 초자아와의 동일시는 사회적으로 매우 성공적이며 인정받는 방어기제이기에 변화에 필요한 심리적 중압감이 결여된다.
* 조력자에게는 자기애가 공급되는 주요 원천이 욕구 충족이나 상호적 사회관계가 아니라, 자신의 욕구 충족을 가시적으로 단념함으로써 얻어진 감사이기 때문에, 그는 자주 클라이언트에게 심하게 의존한다.
* 조력자 개인의 가장 중요한 갈등 영역은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다. 아동기 초기에 부모에게서 받은, 대부분 무의식적이며 간접적인 1) 거부를 아동은 단지 부모의 까다로운 초자아를 엄격하게 2) 동일시함으로써 감정적으로 견디려고 노력한다. 그 결과는 3) 숨겨진 자기애적 필요, 즉 허기, 4) 주고받는 상호성의 법칙에 기반을 둔,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는 사람들과의 관계 회피, 5) 그들에 대한 공격성의 간접적 표출로 나타난다.
* 조력자증후군에서는 자기애적 손상과 가학-피학적 욕구에 대한 승화가 서서히 또는 조속히, 부분 또는 전체적으로 균형을 잃는다. 에릭 번은 이런 결과를 '어른들의 게임'이라 불렀다. "저는 그저 당신을 도와주려고 했을 뿐인데요"
* 조력자들에게는 자살, 중독, 정신신체 증상과 같은 피학적 욕동의 표출이 비교적 흔히 나타나며, 통계상으로 특히 의사들에게서 많이 관찰된다. 전형적인 조력직(교사,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의 경우에는 정신신경증의 이환율, 즉 살면서 정신장애를 일으킬 가능성이 특히 높다.
* 조력자들이 조치를 강구하는 데 태만한 이유는 복합적이다. 그 주된 문제는 '거부된 아이'의 갈등 영역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아동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었던, 일차집단의 관련 인물과의 동일시를 통해 조력자증후군-조력자는 인간의 자기 규제 행동을 깊게 불신한다. 긍정적인 삶, 일상적인 문제의 해결, 신체적/정신적 상처의 치유 등이 예외가 아니라 인생에서 늘 가능하다는 것을 그 자신이 더 이상 믿지 않는다. 그는 클라이언트의 변화에 생물학적으로 의미 있는 성장 모델 대신 기계적인 모델을 제시한다.
* 조력자증후군-조력자는 어린 시절에서 유래한 자기감의 결핍을 초자아와의 동일시를 통해 극복한다. 성격의 이런 발달을 통해 그의 개인적 삶이 손상될 뿐만 아니라 긴밀한 관계의 상호성을 해치고 결국에는 조력자로서의 성과가 위태로워진다.
* 자신의 조력자증후군에 대한 현실적 접근은, 우선 조력을 초기 아동기에 입은 자기애적 손상의 비교적 바람직한 해결로 받아들이는 데 있다. 그러면 방어로서의 조력과 자아에 의해 조절된 활동으로서의 조력을 구분하게 된다. 결국 초자아에서 자아가 되어야 한다.
* 슈미트바우어는 이 책에서 자신의 문제를 회피하기 위해 남을 돕다가 급기야는 조력활동에 중독되는 조력자들의 독특한 정신구조를 '조력자증후군'이라 이름 붙였다. 그는 이 성격특성의 원인을 자기애적 장애로 보고 그것이 직업 활동과 사생활에서 어떻게 표출되는지 다양한 사례를 통해 구체적으로 밝혔다. 어린 시절 자기애적 만족이 거절당하면, 부모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일이 즉, 초자아와의 경직된 동일시가 아이에게는 유일한 선택지가 된다. 그 아이는 성장하여 자신이 그토록 원하고 그리워했던 것을 자기 자신에게는 주지 못하고 '이타적'으로 다른 사람을 통해 실현하려 한다.
덧. 이 책은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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