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부러움보다 질투가 훨씬 더 강력한 감정이기 때문입니다.
이게 뭔 말이냐 하면 이렇습니다.
아시다시피 사람에게는 여러가지 감정이 있습니다. 누군가 나에게 행복하다는 말을 했을 때 내가 느낄 수 있는 감정에는 부러움과 질투, 시기심 같은 것들이 있죠. 물론 그 행복의 이유란 것이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의 것이어야만 하는 전제는 있습니다. 상대방이 내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행복하다고 하면 뭔 소린지 알 수 없기 때문에 판단을 유보하거나 당황하게 되어 어떠한 감정을 느낄 여유 자체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주변의 아는 사람이 승진을 하여 직급도 상승하고 연봉도 크게 올라 요즘 사는 맛이 난다고 자랑하는 말을 들었다고 해 보죠.
부러움이라는 감정이 강하다면 포기하지 않는 한 '나도 열심히 노력해서 내 나름의 행복을 찾아야지'라는 긍정적인 동기 유발자로 작용할 가능성이 조금은 있습니다. 일종의 플러스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지요.
하지만 질투는 나를 끌어올리기보다는 상대방을 끌어내리려는 마이너스적인 성질이 강한 감정입니다. 그래서 '제깟게 능력도 없으면서 그저 운이 좋았거나 윗 사람에게 사바사바해서 그 자리를 꿰찼겠지 뭐' 따위의 상대방을 폄하하는 생각을 하기 쉽습니다.
문제는 부러움과 질투 중 질투가 부러움보다 훨씬 더 강력한 힘을 가진 감정이라는 겁니다. 부러움과 질투를 동시에 느꼈다고 해도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부러움은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고 질투의 불길이 활활 타오르게 됩니다.
그러한 질투의 감정을 억누르고 부러움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강렬한 감정에 사로잡혀 질투심이 시키는대로 전혀 득이 되지 않는 방향으로 사고하거나 행동합니다.
질투를 느끼는 모든 사람이 악감정을 갖고 행동하는 건 아니지만 그만큼 내 행복을 저해하는 주변 환경이 만들어지는 것이죠.
그래서 현명한 사람은 자신의 행복을 아무에게나 함부로 자랑하지 않습니다. 상대방에게 일으킨 질투의 감정이 자신과 그 사람 모두를 파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서 고려하지 않은 건 상대방이 내가 행복을 자랑했을 때 자기 일처럼 기뻐하고 축하해 줄 수 있는 성품의 소유자가 아닌 일반적인 사람이라는 겁니다. 내가 무슨 말을 해도 내 맘처럼 기뻐해 줄 사람이라면 이런 걱정 따위를 할 필요가 없습니다.
하지만 내 주변 사람을 모두 내 성공과 행복을 기뻐해 줄 선량한 사람들로만 채울 수 없으니 역시 행복을 항부로 자랑하는 건 조심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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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중독은 신체 질환과는 달라서 종양을 수술로 제거하듯이 도박 생각이 나지 않게 할 수도 없고 치료의 과정이 구조화되어 있어 1단계를 마치면 2단계로 넘어가고 그 다음에 회복 과정으로 들어가는 식으로 체계적으로 진행되지 않습니다.
치유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도 너무 많기 때문에 입구와 출구가 하나라고 해도(그렇지도 않지만) 동굴 안의 갈림길이 무궁무진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경험많은 상담자가 필요하고 그러한 상담자라도 자만하지 않고 항상 겸허한 마음으로 상담에 임할 필요가 있죠.
이처럼 도박 중독 치유 과정이 변화무쌍하기는 해도 도박자에게 꼭 필요한 두 가지 마음이 있습니다. 마음가짐이라고 할 수도 있고 느낌이라고 할 수도 있는 데 그건 바로 '후회'와 '부러움'입니다.
'후회'는 과거를 정리하는 데 필요한 마음이고 '부러움'은 미래의 희망을 꿈꾸는데 필요한 마음입니다.
미련과 한탄, 아쉬움을 동반하지 않는 것이 진정한 후회입니다.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자원인 시간을 낭비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감정이죠. '아, 이건 정말 아니다'라는 깨달음에서 나오는 후회는 그 때까지 계속 질질 딸려오던 미련과 집착을 끊어낼 결단력을 도박자에게 줍니다.
집착을 끊어내기만 하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도박 생각이 안 나는 것도 아니고, 도박 충동이 올라올 때 완벽하게 대처할 수 있는 것도 아니거든요. 왜냐하면 어떻게 살고 싶다는 계획과 희망, 설레임이 없다면 강을 거슬러 보트를 저어 올라가듯이 조금만 힘이 빠지거나 게을러지면 다시 뒤로 후퇴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부러움이 필요합니다. '나도 저렇게 웃고 싶다', '나도 저렇게 마음편히 살고 싶다'는 바램을 만드는 감정이 부러움이죠. 도박자가 과거를 잊고 희망찬 미래를 꿈꾸며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부러움을 느낄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족들과 상담자까지 먼저 행복해질 필요가 있는 겁니다. 도박자에게 부러움을 느끼게 만들 수 있는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사람들이니까요.
도박 중독자가 치유되는데 꼭 필요한 두 가지 마음, '후회'와 '부러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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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좀 더 나아지기 위해서, 발전하기 위해서 부러움이 꼭 필요하다고 합니다.
부러움이 있어야 현재의 자신에 만족하지 않고 더 나은 삶을 향해 노력하게 된다는 것이죠.
그런데 저는 오히려 부러움이 행복의 가장 큰 저해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욕심이 끝이 없듯이 부러움도 끝이 없습니다. 누군가를 부러워하면 그 사람이 가진 무엇인가를 내가 갖게 되는 그 순간 부러움의 대상이 다시 바뀝니다. 단지 누군가가 부럽기 때문에 노력했다면 그 결과에 과연 만족할 수 있을까요? 그 자리에 머무를 수 있을까요?
행복한 사람에게 물어보세요.
다른 사람을 부러워하는 사람이 행복한 거 보셨나요?
행복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부러워하는 것을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행복한 사람은 누구나 지금의 자신에게 만족한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들이 성장과 발전을 멈춘 게으른 사람들이던가요?
저는 지금 아무도 부럽지 않습니다. 아무도 부럽지 않기 때문에 행복한 것인지, 아니면 더 없이 행복하기 때문에 아무도 부럽지 않은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제 행복이 부러움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닌 것만은 틀림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행복해지고 싶은 분들께 감히 부러움을 내려 놓으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 부러움이 질투와 욕심의 다른 이름인지 곰곰히 생각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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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자의 가족들을 상담하다 보면 가끔 TV에서 도박 중독의 폐해를 고발하는 시사 프로그램을 방송할 때 굳이 도박자를 TV앞에 앉히거나 녹화라도 해서 꼭 보게 한다는 분들을 만나게 됩니다.
도박 중독이 자신과 가족에게 얼마나 끔찍한 결과를 가져왔는지 다시 한번 상기함으로써 죄책감을 느끼고 반성을 하라는 의미에서 도움이 된다는 것이 그분들의 주장입니다.
일단 도박 중독을 병이 아닌 죄나 도덕적인 잘못이라고 생각하는 오류에 대해서는 이전에 많이 말씀을 드렸기 때문에 다시 강조하지 않겠습니다. 어쨌거나 시작부터 방향이 잘못되었다는 점만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무엇보다도
도박 중독자에게 죄책감을 유발하도록 강제하는 방법은 실질적인 효과가 전무합니다. 우선 도박자는 그런 가족의 행동을 끔찍하게 생각합니다. 제가 상담하는 도박자들에게 물어보면 가장 싫어하는 가족의 행동으로 꼽는 도박자가 매우 많습니다.
물론 죄책감이 일시적으로는 도박 충동을 억제하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죄책감은 기본적으로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을 제시하지 않습니다. 그저 도박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억누를 뿐입니다. 죄책감은 부정적인 감정이고 부정적인 감정에 사로잡히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따라서
죄책감은 죄책감을 느끼지 않기 위한 회피 행동만을 강화하는 부작용을 낳게 됩니다.
도박자에게 필요한 감정은 죄책감이 아니라 부러움입니다.
도박자는 지금까지 아무런 생각없이 도박을 할 때의 희열에 사로잡혀 있거나 도박으로 자신의 인생을 역전할 수 있다는 허황된 믿음을 붙잡고 살아왔지만 그것이 아니라고 깨닫고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려는 단계에 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도박을 하지 않고도 자신이 꿈꿔왔던 삶을 누리는 것, 가족과 소소한 즐거움을 함께 하는 경험을 해야 합니다.
그 전까지는 그런 삶을 부러워라도 해야 합니다. 부러움은 변화하고자 하는 동기의 힘을 갖고 있기 때문에 도박자가 누군가(그것이 도박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면)를 부러워한다면 도박에서 벗어날 힘을 추구할 수 있으니까요.
그러므로 도박자에게 죄책감을 유발하는 어떠한 행동이든 결과적으로는 전혀 효과가 없습니다. 차라리 그 시간에 도박자가 부러움을 느끼게 만드세요. 그것이 더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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