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의 사랑은 무조건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아니, 그렇게 믿고싶은 걸까요? 부모님의 사랑만이 진정한 사랑이라며 드라마나 영화의 단골 소재로 이용되기도 하죠.
하지만 대부분 부모님의 사랑은 무조건적이기는 커녕 오히려 가장 조건적인 사랑입니다. 사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부모와 자녀는 유전자를 공유하는 혈육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태생적으로 조건이 달릴 수 밖에 없는 관계라는 말입니다. 자녀가 잘 되고 못 되는 건 그냥 무시해도 되는 남의 일이 아니니까요. 부모 자신들의 자존심, 평판이 달려있는 문제입니다.
부모의 사랑이 무조건적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으려면 최소 다음의 세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1. 부모님 스스로 행복한 상태여야 함
2. 자신의 기대와 다른 길을 가는 자녀를 격려, 축복, 지원할 수 있어야 함
3. 자녀가 부모의 사랑을 부담스러워하지 않아야 함
행복하지 못한 부모는 본인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자식을 성공시킴으로써 자신들이 불행하지 않다는 걸 세상에 증명하고자 합니다. 스스로 행복해지는 건 어렵기도 하고 이미 늦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직 베팅할 기회가 있는 자식에게 거는 것이죠. 이런 부모일수록 자녀는 독립된 존재가 아닌 자신들에게 속한 소유물이라고 여기기 때문에 이들의 자녀에게는 선택권이 없습니다. 선택권이 없으니 당연히 물어보지도, 상의하지도 않으며 자신들의 결정을 따르라고만 강요합니다.
부모가 자신들이 원하는 길을 가는 자녀를 지원하고 칭찬하는 건 쉽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기대와 다른 길을 가는 걸 격려, 축복, 지원하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죠. 자녀가 자신들과 독립된 별개의 존재라는 걸 인정하고 부모의 행복이 자녀의 행복과 전혀 상관이 없다는 걸 받아들일 수 있어야만 자녀의 길을 온전히 축복할 수 있거든요.
자녀가 부모의 사랑을 부담스러워 한다는 것이 바로 조건이 걸려 있다는 의미입니다. 즉 부모가 사랑을 선물처럼 주지 않았다는 것이죠(
'부모는 어떤 양육자가 되어야 하는가'). 사랑으로 포장되어 있지만 사실은 투자에 가까워서 자녀는 여기에 순익을 더해서 갚아야 한다는 압박을 받기 때문에 부담스러운 겁니다. 부모의 사랑이 무조건적이라면 부담스러운 게 아니고 감사한 마음이 들어야 마땅하겠죠.
저는 이 세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부모를 아직까지 본 적이 없습니다. 그만큼 자녀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주는 것이 어렵다는 말일 겁니다. 특이한 건 자녀의 인생을 마음대로 하려는 이기적인 부모일수록 자신들의 사랑이 무조건적이라고 믿고 있더군요. 그런 부모일수록 '다 너를 위해서 이러는거다'. '너는 어쩜 부모 마음도 모르고 이기적으로 행동하는거냐'며 자신들의 언행을 강변합니다.
자녀에 대한 사랑이 무조건적이라고 믿는 부모님들은 과연 위의 세 조건을 충족하는지 자신들을 돌아보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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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제 어머니께서 회갑을 맞이하는 해입니다. 그래서 용돈 몇 푼 더 드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건강하게 오래 사시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생각에서 지금까지 미루어왔던 일을 했습니다.
바로 종신보험에 가입하는 것입니다.
어르신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저희 어머니께서도 웬만한 병으로는 병원에 가시지를 않습니다. 병원에 가면 병을 더 키운다는 둥, 돈과 시간이 아깝다는 둥 갖은 핑계를 대시면서 말이죠. 그래서 건강검진 한번 시켜드리고 싶어도 설득하기가 정말 만만치가 않습니다.
병에 걸리면 빨리 죽으면 된다고 쉽게 말씀하시지만 그게 어디 사람 마음대로 됩니까? 온갖 고통은 다 겪으면서 모진 목숨 거두지도 못하는 경우를 많이 봐서 그런지 전혀 수긍할 수 없는 말씀이죠. 한계 수명이 많이 늘어난 만큼 오래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건강하게 사는 것이 더 중요해진 요즘 세상입니다.
그래서 80세까지 납입하는 보장성 종신보험을 가입해 드렸습니다. 아버지도 가입해 드리려고 했는데
병력이 있으면 가입 자체가 안된다네요(아버지께서는 몇 년 전에 뇌경색으로 쓰러지신 일이 있습니다). 게다가
60세가 넘으면 대부분의 보험이 가입이 안되기 때문에 부모님 건강 보험을 고려하고 계신 분들은 서두르셔야겠습니다. 제 어머니도 3월이 지나 60세가 넘으면 가입이 되지 않는다고 해서 부랴부랴 가입을 했습니다.
어르신 관련 보험도 보험사마다 다양한 상품이 있더군요. 가입한 금액의 일부를 나중에 연금 형식으로 돌려받는 상품도 있고요. PCA에 FC로 일하는 제 친구의 도움을 받아 상품을 골랐습니다. 제가 가입한 상품은 이동검진차량으로 직접 어르신을 방문해서 건강검진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더군요. 오늘 결과를 통보 받았는데 다행히 건강하시다고 합니다. ^^
그리고 치매를 포함한 노인성 질환을 대비하는 건강보험(AIG)을 하나 더 추가했습니다. 특약으로 포함되어 있으면 좋겠지만 아직 상품 개발이 덜 되었다고 해서 미리 알아보고 전화로 가입했죠.
아버지께서 가입하고 계신 건강보험은 70세가 보장만기라서(예전에는 대부분의 상품이 70세까지만 보장되곤 했습니다) 그 이후가 걱정입니다. 지난번에 쓰러지신 이후로 건강 관리에 각별하게 신경을 쓰시기는 하지만 그래도 모르니까요.
모쪼록 두 분 모두 건강하게 오래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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