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상담을 하다 보면 자녀에게 엄마 또는 아빠가 필요하다며 이혼을 꺼리는 내담자를 만나게 됩니다. 물론 정말로 그렇게 믿고 계시는 분들도 있고 알고 보면 이혼의 두려움을 감추려고 자녀 핑계를 대는 분들도 있습니다.
'아이에게는 그냥 아빠가 아니라 좋은 아빠가 필요하다' 포스팅에서 저는 그런 분들에게 자녀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은 그냥 아빠, 엄마가 아니라 좋은 아빠, 엄마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나쁜 아빠, 엄마는 부모의 존재가 주는 안심보다 자녀에게 훨씬 더 큰 해악을 끼치기도 하니까요.
이와 비슷하게 이혼을 하게 되면 편부, 편모 가정에서 자라는 게 자녀에게 낙인처럼 안 좋게 작용할까봐 이혼을 꺼리는 내담자도 많습니다. 이 역시도 이혼부, 이혼모가 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나 수치심을 감추려고 자녀 핑계를 대는 게 아닌지 먼저 따져봐야겠지만 그런 이유가 아니더라도 이혼이 나은 경우가 훨씬 더 많습니다.
왜냐하면 이혼보다 부부 갈등이 자녀에게 더 해롭기 때문입니다. 심하게는 부부 갈등의 불똥이 자녀에게 튀어 학대 등 가정 폭력이 발생하기도 하고 그런 최악의 상황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해도 자신의 부모가 싸우는 모습이 자녀에게 주는 심리적 고통감은 결코 작지 않기 때문입니다.
부모가 싸우는 모습 자체가 주는 시각적, 청각적 폭력도 만만치 않지만 때로는 미성숙한 부모가 자녀에게 자신의 편을 들어달라고 요구하거나 자녀를 감정 쓰레기통 취급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부모의 갈등 자체가 자녀에게는 자신의 안위가 위협받고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부부 갈등이 심한 가정의 자녀들이 신체화, 불안, 틱, 주의 집중 곤란, 강박 행동, 중독 행동 뿐 아니라 등교 거부, 품행 문제, 자해 등 자기 파괴적 행동으로 고통감을 호소하는 겁니다.
부모 갈등이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지옥 같은 생활을 연장하는 것보다 차라리 이혼 후 안정감을 주는 편부, 편모 가정에서 사는 게 자녀의 심리적 안정에 더 좋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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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검자가 아동/청소년인 경우 심리평가 해석 상담을 원칙에 맞춰 수검자에게만 실시하는 건 쉽지 않습니다. 법적 보호자인 부모도 그 결과를 궁금하게 생각하고 듣고 싶어할테니까요. 아동/청소년이 부모에게 알리지 않기를 원하면 해석 상담을 미루기 위해 최선을 다해 부모를 설득해야 하지만 그럴 때를 제외하고는 대개 부모에게도 해석 상담을 하게 됩니다.
불행하게도 어려움을 호소하며 상담/심리평가를 받으러 온 아동/청소년에게만 문제가 있는 경우는 사실상 거의 없습니다. 자녀는 가정의 불행을 드러내는 '탄광 속의 카나리아' 같은 존재라서 자녀에게 심리적 문제가 생겼다면 이미 부모-자녀 관계나 부부 갈등, 가족 구성원 간 불화, 심하게는 부모가 치료를 요하는 정신 장애에 걸려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녀를 대상으로 심리평가를 할 때도 최소한 부모를 대상으로 한 선별검사(TCI, MMPI-2) 정도는 실시해야 하고 이 결과는 부모 각자에 대한 치료적 개입 여부 뿐 아니라 해석 상담을 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을 확인하기 위한 귀중한 정보로 활용됩니다.
부모가 약물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심각한 우울 장애로 고통받고 있거나 MMPI-2에서 S척도를 70T 이상으로 띄울 만큼 방어적이라면 해석을 위한 접근이 그에 따라 달라질 수 밖에 없으니까요.
문제는 많은 상황에서 이러한 부모 평가가 불가능하다는거지요. 부모가 심리평가를 거부하기도 하고, 비용 문제로 추가 검사를 실시할 수가 없거나 기관에서 부모용 검사를 제한하기도 하는 등 다양한 종류의 제한이 있거든요.
그래서 부모가 어떤 분들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자녀 심리평가 결과의 해석 상담을 해야 할 때 주의해야 하는 점을 몇 가지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 자녀의 문제가 부모 탓인 것처럼 들리게 말하지 말 것
: 실제로 자녀의 문제가 부모에 의해 생긴 게 맞다고 하더라도 그걸 부모에게 직면시키는 건 거의 항상 효과가 없습니다. 아무리 열린 마음을 가진 부모라고 해도 자신을 탓하는 평가자의 해석을 접하면 자동적으로 방어 기제가 작동하게 마련입니다. 그게 인간이니까요. 그러니 문제의 원인보다는 해결 방법에 초점을 맞추어 설명하는 게 훨씬 낫습니다.
* 부정적인 내용만 이야기하지 말 것
: 특히 임상 장면에서 일하는 평가자들이 많이 하는 실수인데 훈련 과정 자체가 문제를 찾아내는 것에 치우치다보니 보고서를 쓸 때도 수검자의 문제를 조목조목 기술하는 것에 집중하는 경향이 강하죠. 그래서 해석 상담을 할 때만이라도 수검자의 문제 하나 당 강점 하나씩을 함께 이야기해서 해석의 체감 온도를 조절하려는 노력을 의도적으로 기울여야 합니다. 그러려면 평소에 검사 결과를 해석할 때도 어떤 부분이 수검자의 강점인지 부모에게 할 해석 상담을 염두에 두고 찾는 버릇을 들여야 하고요.
* 균형을 맞춘다는 느낌으로 해석할 것
: 예를 하나 들자면, 많은 아동/청소년들이 강압적인 훈육 방법을 고집하는 부모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 심리평가를 받게 되는데 그런 부모일수록 평가자/상담자에게 원하는 건 다시 공부에 집중할 수 있도록 빨리 문제를 해결하는 겁니다. 이럴 때 공부만 강요하는 훈육 방법을 고집하면 안 된다고 훈계하듯이 이야기하는 건 소용없습니다. 그게 바로 그 부모가 자녀에게 사용하던 방법이니까요. 그럴 때는 균형을 맞추는 것의 중요성을 설명하는 게 더 효과적입니다. 저는 두 날개의 비유나 포르쉐 엔진을 단 프라이드 자동차 비유 등을 많이 사용하는데 채찍을 많이 사용하는 부모에게 당근으로는 무엇을 사용하는지 묻거나, 규율과 규칙을 중요시하는 부모에게는 정서적 스킨십과 칭찬 등을 얼마나 사용하는지 묻거나 하는 식으로 부모가 잘못 하고 있다는 핀잔 식이 아니라 당연히 아시겠지만(물론 전혀 모르거나 알고도 사용하지 않는 부모가 태반입니다만) 조금 더 신경 써 주시라는 의미로 뜨끔하게 만드는 정도로만 이야기 하는 겁니다.
다시 강조해서 말씀드리지만 설사 부모가 자녀 고통의 원흉이라고 해도 부모를 가능하면 적으로 돌리지 않도록 노력해야 내담자에게 도움이 됩니다. 도저히 설득이 불가능한 부모를 밀어내고 아동/청소년 내담자에게 집중하기로 결정하는 건 가장 마지막에 꺼낼 카드입니다. 그 때까지는 어떻게든 부모를 협조자로 만드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하고 신중한 해석 상담이 그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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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면 무슨 말장난처럼 보이지만 상담에서도 그렇고 일상생활에서도 그렇고 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내용입니다.
부부 갈등도 그렇고 부모-자녀 관계 갈등도 그렇고 대인 관계 문제를 잘 들여다보면 누가 누구를 통제하느냐가 중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모든 관계가 대등하고 평등하다면 좋겠지만 실제로 그렇게 되기는 불가능하죠. 사람과 사람의 관계는 본질적으로 완전히 평등할 수가 없습니다.
오늘의 이야기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평등할 수 없다는 운명론이나 그래서 통제하고 통제당해도 어쩔 수 없다는 그런 내용이 아니라
사람이 상대방에게 영향을 미칠 때 사용하는 말의 방향성이 중요하다는 겁니다.
간단히 예를 들자면, 부모 말을 지지리도 안 듣는 청소년이 있다고 해 보죠. 설득도 하고, 협박도 해 보지만 도저히 말을 듣지 않아 상담을 받으러 억지로 데려 옵니다. 근데 어떤 말을 그렇게 안 듣는지 탐색해 보면 무엇을 하지 말라는 말을 어기는 내용이 많습니다. "게임 좀 그만해라", "불량스러운 애들하고는 사귀지 마라", "어른 말씀하시는데 말대꾸 하지 마라", "숙제 미루지 마라" 등등.
물론 그 뒤에는 "공부해라', "일찍 자라"처럼 무엇을 하라는 말도 따라붙지만 이미 앞에서 '하지 말라'는 부정적인 말이 뱉어졌기 때문에 그 다음에 따라오는 좋은 의도는 모두 희석되어 흐지부지되기 때문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습니다. 게다가 어구 자체만 긍정적이지 숨겨진 의도는 자녀를 통제하는 것이기 때문에 듣는 아이들은 이를 긍정적인 조언이나 충고로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무엇을 하지 말라는 말은 그 무엇의 내용이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간에 생각과 행동을 억압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게다가 가장 중요한 대안 제시가 없기 때문에 사람을 그저 움쭉달싹 못하게 만들기만 하고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지 못합니다. 그래서 효과가 없습니다.
행동 변화를 가져오려면 '~하라'는 긍정적인 방향의 말이 앞에 나와야 하고 그렇게 긍정적인 방향의 말이 계속 앞설 때에만 그 무엇이 진정으로 긍정적인 것이 될 수 있도록 진지하게 찾게 됩니다.
사실 '무엇을 하지 말라'고 요구하는 어른들의 속마음은 아무 생각하지 말고 그냥 공부만 열심히 하기를 바랄 뿐 그 이상의 대안은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어떤 말로 포장이 되었든 '~하지 말라'는 투의 말은 결론이 하나이기 때문에 아이들이 들으려 하지 않는 것이죠.
그러니 하지 말라고 하지 말고 하라고 해야 하며 지속적으로 그렇게 해야만 무엇을 하라고 해야 할 지 알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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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YES24
예전에 부부 치료와 관련해서 강추했던 책으로
'누구나 한번쯤 이혼을 꿈꾼다(Divorce Remedy, 2001)'라는 책이 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치료자 중 한 명인 Michele Weiner-Davis가 쓴 책인데 오늘 소개하는 이 책은 Divorce Remedy보다 거의 10년 전에 쓴 전작입니다. 이 분 특징이 책 제목을 간결하게 짓는 건데요. 이 책의 제목은 Divorce Busting(이혼 때려부수기?)입니다. ㅡㅡ;;;;
원래는 이 책을 먼저 읽고 Divorce Remedy를 읽어야겠지만 국내 번역이 늦어지는 바람에 오히려 국내에서는 늦게 출판되었습니다. 그렇다고 quality가 떨어지는 건 아닙니다. 제 별 평점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두 권 다 강추 서적입니다. 이 책을 먼저 읽으면 더 좋다는거지요.
Divorce Remedy가 7단계 프로그램으로 짜여진 self-help workbook이라면 이 책 Divorce Busting은 저자의 치료적 배경이 되는 문제해결중심적 부부치료 접근법을 보여줍니다.
이 책의 크게 3부로 구성됩니다.
1부. 왜 결혼을 유지해야 하는가
1. 이혼이 답이 아니다
2. 착각이 문제를 야기한다
3. 해결중심치료가 어떻게 당신을 도울 수 있는가
2부. 결혼생활을 풍요롭게 하는 기술
4. 혼자서 추는 탱고 : 나의 변화를 통해 결혼생활을 변화시켜라
5. 습관 만들기 : 일이 잘 진행될 때의 패턴을 확인하라
6. 습관 깨기 : 일이 잘 진행되지 않을 때의 패턴을 중단하라
7. 변화를 위해 자신을 행복하게 하라
3부. 이혼을 방지하는 기술
8. 변화를 계속 이끌어라
9. 나의 결혼생활은 잘 되어 가고 있는가
많은 부부치료 기법들이 부부 갈등의 원인을 탐색하는데 공을 들이는데 비해 문제해결중심치료는 과거에 초점을 두지 않고 어떻게 되고 싶은지, 그렇게 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묻습니다. 그리고 효과가 있는 것을 더 많이 하고 효과가 없는 것을 덜 하는 방식으로 단순하게 접근합니다.
Divorce Remedy를 소개할 때도 말씀드렸지만 부모의 이혼 때문에 충격을 많이 받았던지 미셸 와이너 데이비스는 이혼에 대해 좀 심하다 싶을 정도로 반대하는데 내용을 읽어보면 아시겠지만 미국의 경우라서 그런지 우리나라의 실정과는 맞지 않는 내용이 조금 있습니다. 물론 좋은 내용에 흠이 될 정도의 문제는 아닙니다.
부부 갈등 해결이나 관계 개선을 위한 부부 치료 및 상담을 하는 임상가라면 꼭 한번 읽어보기를 권하는 책입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이 책, '부부의 심리학'을 먼저 보시고 그 다음 순서로 '누구나 한번쯤은 이혼을 꿈꾼다'를 읽으시는 것이 더 좋습니다. 강추합니다.
닫기
* 문제에 대해 서로 이야기하는 것이 반드시 문제를 해결하지는 않는다.
* 가장 중요한 것은 해결중심치료사들이 부부들을 대상으로 치료할 때, 현재 문제가 없다면 그들의 생활이 어떨지를 상상하게 하면서 미래에 초점을 맞춘다는 것이다.문제가 어떻게 발전되는가를 강조하는 정신역동적 혹은 정신분석적 접근기법들과는 달리, 해결중심모델은 "당신은 어떻게 되고 싶습니까?"와 "그렇게 되기 위해 필요한 단계들은 무엇인가요?"를 묻는다.
* 해결중심모델은 참으로 단순한 공식에 기초를 둔다. 즉, 효과가 있는 것을 더 많이 하고 효과가 없는 것을 덜 하는 것이다.
* 실제로 가장 좋은 해결 방법은 가장 단순하고 가장 쉽게 간과되는 것들에서 발견된다.
* 만약 문제가 많은 배우자를 제거하는 것이 해결책이었다면 왜 재혼의 60%가 이혼으로 끝나는가? 만약 이혼이 정말로 정답이라면 사람들은 초혼에서 만든 실수들로부터 배워야 할 것이다. 그러나 두 번째 이혼을 결정할 때는 그 과정들이 첫 번째 이혼과 비슷하기에 덜 괴로워한다.
* 사람들은 이혼 후 적응 기간이 쉬울 것이라고 순진하게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것과 함께 뒤따르는 우울과 진한 고독감 또한 예상하지 못한다.
* 부부가 이혼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이 이혼하는 것이다.
* 부부가 여생을 불행하게 살면서, 자녀를 위해 결혼을 유지해서는 안 된다. 연구는 부모가 결혼을 하든 이혼을 하든 간에 갈등이 있을 때 자녀들이 고통을 겪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다시 말해 부부가 아이들을 위해 행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 미디어의 역할은 우리를 즐겁게 하는 것이지 정보를 주는 것이 아니다.
* 착각 : 우리의 문제는 너무 오래 지속되었고 변화되기에는 너무 늦었어요
-> 한 가지 이유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들의 결혼문제가 배우자의 천성에서 나온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들은 배우자의 까다로운 행동이 정적이고 고정되며 변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배우자의 행위를 성격에 국한하여 보는 대신 특정 상황에 대한 반응으로 보는 것이 낙관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 상대방이 변할 수 없다고 믿고 있을 때 스스로에게 이렇게 물어라. "그러한 생각은 어디서 오는 것이지요?"
* 착각 : 내 남편과는 의사소통할 수 없어요.
-> 여성들은 친밀감에 남성들은 독립성에 초점을 둔다(Tannen, 1990).
-> 여성들은 의사소통이 행동을 통해서가 아니라 언어화함으로써 이루어진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배우자가 그들에게 친숙한 '여성적' 스타일로 말해 주기를 원한다. 그들은 의사소통의 "남성적" 형태를 간과하고 불신하며 오해한다.
* 착각 : 아내는 항상 잔소리를 하지요.
-> 남성들이 걱정해야 할 때는 아내가 불평하기를 멈출 때이다.
-> 누군가가 관계를 수정하려고 애쓰는 한 이것이 잔소리처럼 느껴질 때에도 적어도 여기에는 관심이 있다. 관심을 멈출 때 결혼생활은 커다란 위험에 놓이게 된다.
* 착각 : 우리는 오래전에 이미 틈새가 벌어졌어요.
->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여러분 모두는 각자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변하지 않았다.
* 착각 : 나는 그를 더 이상 사랑하지 않아요.
-> 배우자에 대해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하는 것이 우리들 결혼에서 사랑과 헌신을 느끼는 데 도움이 된다. 사랑은 우리가 다른 사람에게서 얻는 것보다도 우리가 준 것에서 더 많이 나온다. 우리가 주면 줄수록 우리는 더 많이 얻을 수 있다. 여러분 자신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내가 최근에 어떻게 사랑을 주고 표현했는가?"
-> 사람들이 알고자 하는 것은 그들 관계에서 관심을 재발견하기 위해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무엇인가이다. 그들은 과거로 돌아가 의도적으로 낭만적이었다고 생각되었던 것들을 해야 한다. 사람들은 그들이 낭만적 활동을 주도하기 전에 사랑의 감정이 먼저 생겨나기를 기다리는 실수를 하게 된다. 일단 낭만적인 활동을 하기 시작하면 처음에는 다소 서툴러도 사랑의 감정을 불러 일으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 생각을 잘못하는 것이 관계 문제 해결에 있어 오직 한 가지 함정이 되는 것이 아니다.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도 또 다른 주요 장애물이다.
* 해결중심치료사들은 경험하고 있는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현재와 미래에 초점을 둔다. 해결중심치료사들은 왜 과거에 대한 성찰을 무시하는 것일까? 한 가지 이유는 과거로부터 얻은 통찰은 무엇이 변해야 하는지에 대하여 아무런 실마리도 제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부부들은 "우리가 싸우는 이유를 알지만 싸움을 어떻게 멈춰야 하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한다.
* 해결중심치료사들은 직업이나 취미를 사람들이 문제 해결에 이를 수 있도록 하는 비옥한 땅으로 본다.
* 당신이 무언가를 더 하면 할수록 배우자는 더욱더 하지 않게 된다는 것을 기억하라.
* 해결중심치료자들이 생각하는 몇 가지 다른 점들 요약
- 감정해소가 치료의 초점이 되어서는 안 된다. : 동의하나 치료 중 필요하다고는 생각
- 통찰은 행동 변화 뒤에 나타난다. : 동의
- 치료의 목표는 내담자가 정한다. : 동의
- 감정을 구축하는 것이 약점을 해부하는 것보다 유용하다. : 전적으로 동의
- 문제에는 대가가 없다(증상이 기능을 충족시킨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 이건 개인적으로 동의하지 않음
- 사람은 변화에 저항하지 않는다 : 이것도 개인적으로 동의하지 않음. 바로 위 문제와 연결되어 작동됨.
- 문제의 신속한 해결이 가능하다 :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음
* 결혼생활에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 그 상황에 대해 더 염려하는 배우자 쪽이 그것을 해결하고자 노력한다. 만약 특정 전략이 효과가 있다면 삶은 계속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작동하지 않는 경우, 그들은 더 노력을 기울이거나 비슷한 노력을 계속하게 된다. 배우자 A는 "내 취지가 전달되지 않은 게 분명해"라고 말하며 완전히 다른 전략을 쓰기보다는 오히려 비효과적인 전략을 더 집중적으로 사용한다. 불행하게도 배우자 A가 같은 행동을 계속하면 할수록 배우자 B는 더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을 하게 된다. 이러한 접근은 문제를 지속시킬 뿐 아니라 더 많은 문제를 야기한다. 달리 말하면,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이 문제가 된다는 것이다.
* 왜 우리는 같은 일을 반복하고 있는가
1. 우리는 배우자의 행동이 자신에게 미치는 영향은 잘 알아차리는 반면, 자신의 행동이 배우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잘 알아차리지 못한다. 즉, 우리는 문제가 지속되는데 있어서 자신이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잘 모른다.
2. 그 행동이야말로 주어진 상황에서 이치에 맞는 행동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문제를 평가하는 방식이 필요한 해결책을 결정한다. 부부관계의 문제가 무엇인지 일단 진단되면 적절하고 그에 맞는 해결책의 범위가 좁혀지게 된다.
* 같은 패턴으로 관계하는데 주요한 역할을 하는 이가 바로 내 자신임을 깨닫게 될 때 당신은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 당신의 행동 변화는 관계 패턴을 바꾸게 되고 이것은 배우자의 행동 변화를 이끌어 낼 것이다.
* 상담이 어려움에 봉착하는 경우의 90%는 치료사가 치료 목표를 세우지 않았거나 모호하게 세운 경우이다.
* 상담 목표를 설정하는 규칙
- 배우자의 잘못보다는 당신이 할 수 있는 것을 찾아라
- 부정적인 행동을 없애려고 하기보다는 긍정적인 행동에 주목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된다.
- 목표는 행동적 용어로 설명되어야 한다. 당신의 목표가 너무 포괄적이라면 스스로에게 다음과 같이 질문함으로써 목표를 조정하라. "~때(빈칸에 당신의 목표를 써라), 우리 부부는 어떻게 다르게 행동하는가?"
- 아주 작은 것부터 시작하라. '관계가 정상궤도에 오르기 시작했다는 첫 번째 신호는 무엇인가?'는 매우 유용한 질문이다.
* 해결중심치료사들은 다양한 문제들이 하나의 해결책으로 해결될 수 있다고 믿을 뿐 아니라 그 반대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즉, 하나의 문제가 무한한 해결책을 가질 수도 있다는 뜻이다. 해결중심치료사들은 어느 한 문제에 대해서 특징적인 하나의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 동의!
* 예외 상황에 주목하지 못하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대부분 부부 문제의 비밀은 그 문제가 발생할 때와 발생하지 않을 때의 차이를 검토해 보면 그 실마리를 풀 수 있기 때문이다. 긍정적인 것이 부정적인 것을 밀어낼 때 비로소 무언가를 좀 더 할 필요가 있다.
* 왜 작동되는 것에 초점을 두어야 하는가
- 예외 상황이 문제를 줄인다. 일단 단 하나의 예외라도 인지했다면 흑백논리나 이것 아니면 저것이라는 사고는 제거된다.
- 예외 상황은 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암시한다.
- 예외 상황은 해결책을 제공한다.
- 강점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라.
* 예외 상황에 초점을 두면서 걸림돌을 제거하는 지침
1. 배우자와 잘 지낼 때 무엇이 다른지를 인지하라. 당신이 좋았을 때의 바로 앞에 혹은 바로 다음에 무엇을 했는지 확실하게 짚어 보는 것은 당신이 무엇을 시작해야만 하고 어떠한 바람직한 변화들을 유지해야만 하는지 알려 줄 것이다.
2. 예외 상황이 없다면 잘 지냈던 과거를 상기하라. 부부들이 일단 함께 줄기는 활동을 하기 시작할 때, 관계는 개선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서로 함께 좀 더 시간을 보내는 것은 서로에 대한 좋은 감정을 갖게 된 다음에 일어나는 결과라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그들은 일단 즐거운 어떤 일을 하기 전에 부정적인 감정을 대체시켜 줄 긍정적인 감정을 기다리게 된다. 그러나 사실은 그 반대이다. 부부가 함께 즐거운 활동을 할 때 그것이 즐거운 감정을 유발한다. 그것은 결과적으로 협동 정신을 만들어 낸다.
3. 그것을 좋아할 필요는 없다. 단지 하기만 하면 된다. 비록 당신이 미친 짓이라고 생각하거나 불필요하다고 생각해도 당신이 배우자를 위해 한다면 배우자가 당신을 기쁘게 하면서 보답할 것이다.
4. 행할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두라. 당신이 실행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이는 예외 상황이 있다면 당신 자신에게 물어라. "같은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당신이 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할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두어라.
5. 다시 제기되는 문제에 새로운 해결책이 요구되지는 않는다. 사람들이 삶의 어떤 시점에서 문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했다 할지라도, 그들은 원래의 해결책이 잘 작동하지 않을 것이며, 그것이 잘 되었다면 그 문제가 다시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가정해 버린다. 결과적으로 그 해결책들은 가능성 있는 해결책의 리스트에서 제외되어 버린다. 당신과 배우자가 경험해 오던 그 문제가 데자뷰와 같은 느낌을 만든다면 전에 그것들을 해결하기 위해 무엇을 했는지 상기하고 다시 돌아가라.
6. 갈등이 어떻게 끝나는지에 주목하라.
7. 예외 상황이 없다면 최악의 경우를 확인하라. 문제가 약하고 덜 일어나며 지속 시간이 짧았을 때의 상황들은 어떠했는지? 이런 도움이 되는 상황을 자주 재창조해 내는 것이 문제를 감소시킨다.
8. 문제가 발생할 때 무엇이 다른지 인지하라. 여러분은 당신 문제가 아무것도 아니고 부정적이기만 하다고 느낄지도 모른다.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는 '아마도' 존재한다. 그러나 그것으로부터 긍정적인 것이 오기도 한다. 그러한 때에 당신 둘이 무엇을 다르게 했는지를 확인하라.
9. 문제가 발생한다고 스스로를 너무 괴롭게 하지 마라.
* 원하는 행동들이 이루어지도록 만들기 위한 4가지 기본적인 단계
1단계. 당신의 배우자 혹은 당신의 결혼생활에 대해 무엇이 어려웠는지 가능한 한 자세하게 그리고 구체적으로 기술하라.
2단계. 예외 상황을 확인하라.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때, 그것이 덜 일어날 때, 기간이 짧을 때, 강도가 약하거나 성가신 것이 없을 때 등
3단계. 예외 상황이 일어나도록 하기 위해 당신이 어떤 행동을 해야 할지 결정하라.
4단계. 효과가 있었던 것을 반복하라.
* 습관깨기 : 일이 잘 진행되지 않을 때의 패턴을 중단하라
- 효과가 없다면 다른 것을 하라. 결과가 불확실하다고 해서 새로운 시도를 주저하는 것보다는 문제해결에 있어서 '임의의 것'을 시도하는 것이 유용하다. 다음번에는 상황을 다르게 다룸으로써 배우자를 놀라게 해야 한다. 한 가지 지침은 전처럼 하고 싶다고 느끼는 상황이 될 때 무엇인가 다르게 하라는 것이다. 그것이 얼마나 이상하고 미친 것처럼 보이든 상관없다. 전에 한 적이 없는 다른 무엇인가를 하라.
* 다양한 사람이 문제를 다루도록 하라. 자녀 양육의 이견에서만 동전 던지기가 유용한 것은 아니다. 이 기법은 다른 많은 주제에 대해서 끊임없이 다투는 부부들에게도 유익한 것으로 나타났다.
* 각각의 영역을 규정함으로써 충돌을 피하라. 다시 일정 기간 후에 정해진 책임을 교대하는 것도 가능하다.
* 홀수 날, 짝수 날 방법을 사용하라.
* 당신들의 예측 가능한 패턴에 새로운 단계를 도입하는 것은 덜 예측 가능하고 더 바람직한 결과를 산출할 것이다.
* 예측 과제를 시도하라.
: 두 번의 상담 후에 상담자가 한 가지 과제를 제안했다. 그 부부에게 매일 밤 앉아서 그 다음 날이 좋은 날이 될 지 혹은 나쁜 날이 될지 예측하도록 요청했다. 그러고 나서 그 다음 밤에 마주 앉아 배우자에게 실제로 그날이 잘 지나갔는지 아닌지 그들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다. 만일 둘 다 그날이 잘 지나갔다는 것에 동의하면 그들은 달력에 표시를 한다. 한 사람이라도 동의하지 않거나 그날이 좋지 않은 날이었다면 더 이상 말하지 않는다. 2주 후 그들이 돌아왔다. 그들은 그 과제를 좋아했다. 비록 완전하지는 않았지만 그들은 두 주 동안 매우 잘 지냈다.
* 180도 다르게 하라.
* 마치 ~인 것처럼 행동하라.
* 행동은 말보다 더 크게 말한다. 말은 그 상대방이 듣기를 그만두었다면 힘을 잃는다.
* 기다리거나 아무 것도 하지 마라.
* 기법이 최선의 결과를 가져오지 않을 떄
1. 다른 접근을 시도했지만 효과가 없다면 충분히 다르지 않은 것이다.
2. 말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3. 작은 변화를 간과하고 있다.
4. 당신의 마음이 그 안에 있지 않다.
5. 당신이 옛날 방식으로 되돌아가고 있다.
* 약물(알코올이나 마약) 의존적인 사람과 결혼했을 때, 그 배우자는 세 가지 선택을 갖는다. 첫 번째는 계속 비참해지는 것이다. 두 번째는 결혼생활을 그만두는 것이다. 세 번째는 배우자의 약물 문제가 당신의 인생을 파괴하지 않도록 분리하는 것이다.
* 자신을 발견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타인에게 자신의 인생을 맡기지 않는다.
* 내 자신을 행복하기위해 무엇을 해야하는지 다음의 질문에 답해보자
1. 배우자와의 문제가 갑자기 해결된다면, 결혼생활을 바꾸기 위해 걱정하면서 보내던 그 시간과 에너지로 무엇을 할 것인가
2. 오늘 밤 기적이 일어나서 부부간의 모든 어려움이 사라지면 내일 무엇을 달리 하고 있을 것인가
3. 더 행복하다고 느껴지면, 최근에 하지 않았던 무엇을 하게 될 것인가
4. 배우자가 갑자기 죽거나 떠난다면, 당신은 어떻게 생활을 재정비할 것인가
5. 남은 삶이 얼마 안 남았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인생을 완전하게 마무리하기 위해 어떤 경험을 갖고 싶은가
6. 목표에 한 걸음 다가가기 위해 이번 주에 할 수 있는 한두 가지의 일은 무엇인가
7. 어떤 것이 이번 주 이 방법을 취하는 데 방해가 될 것인가
* 변화를 유지하기 위해 취해야 할 7가지 방법
1. 변화를 확인하라
- 내가 계속해서 일어나기를 바라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자문하라.
- 관계에서의 변화가 당신의 나머지 생활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가
- 이 변화가 어떤 방식으로 당신 자신, 배우자, 결혼생활에 대해 더 좋게 느끼도록 했는가
2. 이러한 변화에 당신은 어떻게 기여했는가
- 어떻게 변화를 만들었는가
- 배우자가 계속 일어나기를 원하는 변화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3. 변화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 당신이 해야 할 것을 적어라
- 변화를 만들기 이전의 결혼생활에 당신은 몇 점을 줄 것인가
- 변화 이후, 지금 당신 결혼생활은 몇 점인가
- 당신은 만족하는가
4. 잠재적인 도전들을 조사하라
5. 도전을 극복하기 위한 계획을 개발하라
6. 퇴보하는 것을 중지하라
7. 퇴보를 되돌릴 계획을 개발하라
* 피해야 할 장애물
1. 너무 일찍 너무 많이 기대하지 마라
2. 완전한 것을 기대하지 마라
3. 실패를 예상하지 마라. 당신이 변화를 지속할 수 있다는 좀 더 낙관적인 생각을 갖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
4. 변화를 당연하게 여기지 마라
* 당신이 과거의 원한에 집착하는 한 당신은 용서할 수 없다. 당신이 용서할 수 없는 한 당신은 정다울 수 없다. 당신이 정다울 수 없는 한 결혼생활을 해 나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니 결정하라. 계속 원한을 가지면서 당신과 배우자가 이혼에 이를 때까지 기다릴 것인가 아니면 당신을 죄수로 잡아 두었던 과거의 족쇄를 벗어던질 것인가?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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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를 만나는 상담자라면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하는 내용이고 또 대부분 알고 계시겠지만 정리하는 차원에서 말씀드립니다.
부부 상담을 할 때 상담자가 상담 초반에 부부 모두에게 반드시 orientation해야 하는 내용이죠.
부부 갈등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담을 받으러 온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상대방이 문제를 일으킨 원인이라며 비난하고 상담자를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여 자신이 생각이 맞다는 것을 확인받고자 합니다.
물론 자신에게는 별로 책임이 없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서이기도 하죠. 아이러니컬하게도 상대방을 격렬하게 비난하는 배우자일수록 문제가 악화되는데 일조한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이 문제입니다만...
어쨌거나 초보 상담자는 그런 상황에서 어설프게 부부 사이를 중재하려고 시도하거나 사실 찾기(fact finding)에 매달리곤 합니다. 조금 더 경험이 있는 상담자라면 일단 부부를 각자 상담하면서 같은 상황에 대한 배우자 각자의 시각 차이를 확인하려고 하겠지요.
하지만 그에 앞서 해야 할 일이 하나 있습니다.
부부 상담은 누가 잘못했느냐의 책임 여부를 따지는 자리가 아니라 함께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의 방법을 찾는 자리라는 걸 명확하게 인식하도록 하는 것이죠.
이를 위해 저는 다음과 같은 예를 자주 듭니다(좀 지저분하기는 합니다만 효과는 좋습니다)
"두 분의 집 거실에 탁자만한 크기의 엄청난 똥무더기가 있습니다. 냄새가 진동할 뿐 아니라 파리가 꼬이기 시작하는 심각한 단계이죠. 두 분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오셨습니다. 이 상담에서 우리가 초점을 맞춰야 할 부분은 이 똥을 누가 쌌느냐, 누가 더 많이 쌌느냐 혹은 누가 이것을 치워야 하느냐가 아닙니다. 앞으로 우리가 힘을 합쳐 해결해야 할 문제는 이 똥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가능한 한 빨리 치울 것이냐입니다. 이 똥은 반드시 두 분이 힘을 합쳐야만 치울 수 있습니다. 제가 대신 치워드릴 수 없어요. 그러니 이 순간부터 범인 찾기, 책임자 찾기, 치울 사람 찾기는 그만두세요"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부부 상담은 누가 얼마나 문제의 책임을 져야 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부부가 협력하여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느냐에 초점을 맞추어야 합니다.
상담 초기에 이 초점 맞추기에 실패하면 상담이 방향을 잃고 표류하기 쉽습니다. 그러니 부부 상담을 하는 상담자는 이 점을 반드시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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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P(The Prevention & Relationship Enhancement Program)는 캐나다 덴버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인 Howard Markman 박사가 개발한 부부갈등 예방 및 관계 증진 프로그램입니다.
고려대 부부상담연구소를 통해 권정혜 선생님이 PREP의 국내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제가 일하는 직장에 모셔서 짧은 시간이긴 하지만 워크샵을 통해 기본적인 내용을 살펴보았습니다.
제가 이해한 PREP의 목표는 부부 치료나 상담에서 효과적인 많은 기법들이 일반화되지 못하고 실제 일상생활에서 유지되기 어렵기 때문에 그걸 체계적으로 정리해서 프로그램 내에서 철저하게 교육시켜 체화하도록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갈등 예방이 핵심이기 때문에 의사 소통의 위험 신호를 분석해서 가르쳐주고 알아차리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 '감정 고조', '인정하지 않기', '부정적 해석', '회피와 철수' 등의 위험 신호를 정확하게 구분해 이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위험 신호를 알아차리는 것과 함께 그 다음 단계로 '타임 아웃' 기법과 '발언자-경청자' 기법을 숙지해서 능숙하게 사용할 수 있을 때까지 연습하게 되죠.
이틀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 것을 3시간 정도에 압축해서 다루었기 때문에 자세히 살펴보지는 못했으나 결론만 말씀드리면 지금까지 나온 부부 치료 기법들과 차별화된 장점을 별로 찾을 수 없었습니다.
우선 '긍정적인 교류 강화'라는 것도 Gottman의 것에 비해 더 나은 점이 없어 보였고 무엇보다도 실제 고려대 부부상담연구소에서는 신혼 부부에게 예방 교육 차원에서 가르치고 있는 듯 보였습니다.
적용 대상이 누구인지 애매한 느낌이었습니다.
외국의 치료 기법에 대한 워크샵을 들을 때 항상 제가 염두에 두는 사안이 있는데 바로 국내에 적용한 충분한 사례가 있는가 하고 우리나라 실정에 적용할 때 강점과 약점은 무엇이고 그 약점은 어떻게 보완하였는가입니다.
PREP는 아직 분석할만큼 충분한 사례가 쌓이지 않은 듯 보였습니다.
발언자-경청자 기법을 시연해 본 것은 나름 좋았습니다. 특히 2~3분의 이야기 내용만해도 요약하기 어렵기 때문에 우리나라 실정에서는
2~3마디로 끊어서 연습을 하는 융통성은 실제로 의사 소통의 문제가 있는 부부를 상담할 때 곧바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러나
발언자-경청자 기법만으로 위험 신호를 중화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은 다소 지나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고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비폭력 대화(NVC)가 더 효과적일 것 같더군요. 또한
감정이 올라오면 타임 아웃으로 그라운드 룰을 설정한다는데 감정을 통제하는 인지 행동 기법 쪽으로 너무 치우친 것이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인지 행동 기법에만 의지하고 있으니 일상생활로 돌아가면 일반화가 잘 안 되는 것이 아닐까요? 저는 오히려 상담자가 safety zone을 설정하고 중재자의 입장에서 감정까지 다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반적으로
부부 치료 기법이라기보다는 부부 교육이나 부부 코칭에 가까운 것 같았습니다. 제가 일하는 장면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어려울 것 같아서 아쉬운 워크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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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부부 상담을 하다보면 부부는 일심동체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한마음 한뜻으로 사는 건 참 좋은데 일심동체라는 말을 부부는 항상 붙어다녀야 한다는 말로 고지식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문제입니다.
수십 년을 각기 다른 가족 문화와 환경에서 자란 두 사람이 가정을 이루고 함께 사는 것인데 당연히 다른 취향과 기호, 생활 방식을 갖고 있을텐데 무조건 함께 해야 한다고만 생각합니다. 어디든 함께 가고, 꼭 함께 밥을 먹어야 하고 쉬는 날에 서로 다른 일정을 소화하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다고 한다면 그건 이미 서로에게 감옥을 만들고 있는 것이죠.
둘이 항상 붙어있어야 한다고만 생각하기 때문에 몸과 마음의 여유가 없고 서로에게 맞지 않는 부분을 느끼게 되면(그럴 수 밖에 없겠죠. 맨날 붙어 있으니) 괜시리 날이 서게 되어 예민하게 반응하는겁니다. 그러다보니 직접적으로 물어봐도 될 일도 마찰을 피하기 위해 '마음 읽기'를 하게 되는데 이게 또 다른 오해를 불러일으키게 되어 사이가 더욱 벌어지게 되고 상대방을 자신의 마음대로 통제하고 굴복시키기 위해 무리한 에너지를 투입하거나 반대로 상대방과의 차이를 받아들이기보다는 체념하고 자포자기하게 되기도 합니다.
건강한 부부 관계는 잘못된 일심동체의 신화를 깨는 것에서부터 시작합니다. 건강한 부부는 물리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거리 두기'를 잘 합니다. '교집합'에 해당하는 부분도 분명 있지만 '여집합'에 해당하는 일정 부분은 자신만의 고유한 생활 영역으로 남겨 두는 것이죠.
둘 다 액션 영화를 좋아한다면 영화는 함께 보지만 수영은 남편만 좋아하거나 기타 배우는 건 아내만 좋아한다면 상대방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함께 하자고 강요하지 말고 자신만의 시간을 충분히 즐기고 마찬가지로 배우자도 자신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합니다.
혹자는 어떻게 그렇게 부부 생활을 칼로 무 자르듯이 나눠서 할 수 있느냐, 한쪽이 적당히 참고 양보하고 희생하면서 맞추는 거 아니냐고 합니다. 단호히 말씀드리지만 희생은 암묵적인 강요가 수반되어 있고 또 다른 희생을 강요하게 됩니다. 내가 지난 번에 참고 당신이 하자는 거 했으니 이번에는 내가 원하는 걸 당신이 해 줘야지라는 마음이 숨어있는 것이죠. 그래서 상대방이 나처럼 희생하지 않으면 분노가 치밀어 오르게 됩니다. 모든 부부 갈등의 근원 중 하나이기도 하죠.
건강하고 행복한 부부 관계를 유지하는 비결은 잘못된 일심동체와 희생의 신화를 깨고 적당한 거리 두기를 실천하는 것입니다.
덧. 저는 개인적으로 배우자나 아이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 70%, 자신만의 시간 30% 정도의 비율이 가장 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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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YES24
최성애 박사는 시간 당 강의료가 1백만 원에 육박하는, 초스타급 강사입니다. 그래서 8시간짜리 full day workshop의 진행을 부탁하려면 8백 만원이라는 거금을 줘야 합니다.
경력 또한 엄청 화려해서 이화여대 영문과를 나와 컬럼비아대 심리학 석사를 거쳐 시카고 대학에서 인간발달학 박사를 받았고 무엇보다도 전문가 인증 제도가 까다롭기로 유명한 Gottman Institute에서 부부 치료 전문가 자격을 취득한 사람입니다. 아시아 유일이라고 하죠. 정말 대단한 사람입니다.
1시간에 1백만 원이라는 돈이 최성애 박사의 능력을 얼마나 정확하게 평가한 금액인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하루 워크샵으로 8백만 원의 돈을 벌 수 있다면 최소한 그 시간에 client를 만나 상담할 시간이 더 이상 없다는 것 만큼은 확실합니다. 아니면 그 만큼의 비용을 지불할 수 있는 재력가들만 만나겠지요.
그래서 이 책을 펴기도 전에 이미 그다지 기대를 하지 않았고 역시나 이 책은 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아주 혹독하게 말하자면 이 책에는 저자의 이야기가 별로 없습니다. 거의 Gottman Institute에서 배운 이야기가 대부분입니다. Gottman 박사가 이야기한 내용이 궁금하면 그냥
이 책을 보시면 됩니다.
저자가 자신만의 고유한 내용이라고 두 번이나 강조해서 자랑하는 4가지 라이프 통장도 Gottman이 이야기하는 '정서 통장'의 확장판에 불과합니다. 정서 통장은 이미 저같은 부부 치료의 초보자도 현장에서 사용하고 있는 내용인데 정서 통장 이외에 재정, 건강, 도우미 통장 또한 이미 현장에서는 부부 갈등의 원인을 진단할 때 많이 사용하는 것을 naming한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가장 실망스러운 부분은 '8장, 그래도 결혼이다'인데 싱글, 동거에 비해 결혼이 우월하다는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시각이 지나치게 서구 중심적인데다 인용한 연구 결과(일반인들을 위한 책이라서 그런지 reference도 하나 안 달려 있습니다)들 또한 결혼의 우월성만을 강조한 편협한 결과들 뿐입니다. 전에 소개한
'여자를 우울하게 하는 것들'을 쓴 발레리 위펜 같은 여성주의 시각을 가진 치료자가 이 글을 읽으면 어떻게 생각할 지 참으로 궁금합니다.
8장을 읽고 있노라면 결혼을 한 사람들은 하나같이 매우 합리적이고 상호 이타적인 사람들이고 싱글이나 독신인 사람들은 이기주의자라고 단정하는 듯한 뉘앙스가 읽혀 상당히 불쾌합니다. 노골적이지 않고 은근해서 더 불쾌하더군요.
결혼이 왜 이혼보다 나은지에 대해서 궁금하신 분이라면 차라리 제가 전에 소개드린 미셸 와이너 데이비스의
'누구나 한번쯤 이혼을 꿈꾼다(Divorce Remedy, 2001)'를 추천합니다. 미셸 와이너 데이비스도 이혼 반대론자 중 하나이지만 훨씬 더 균형잡힌 시각으로 썼기 때문에 이 책보다는 낫습니다.
앞으로도 당분간은 고액 강사에 대한 제 편견이 더 심화될 것 같습니다.
덧. 일반인 부부에게는 분명 도움이 되는 내용들이 있습니다만 임상 현장에서 부부 내담자를 만나는 상담자에게는 권하지 않습니다. 더 좋은 책이 얼마든지 있으니까요. 굳이 이 책까지 읽을 필요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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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상담을 하다보면 이혼 상담이 되는 경우가 있어서 부부 갈등의 봉합이 아닌 서로의 상처를 최소화하면서 헤어지는 방법을 찾는 것이 상담의 목표가 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남편으로서의 배우자에게는 아무런 미련이 없으면서도 아이에게는 아빠가 필요하다면서 이혼을 망설이는 아내가 꽤 많습니다. 마음의 준비를 포함해 이혼을 위한 모든 준비가 끝났음에도 말이죠.
예를 들어 끝까지 자신의 문제를 인정하지 않고 도박을 포기하지 않는 도박자에게는 희망이 없습니다. 부모보다도 아내보다도 자식보다도 도박이 더 중요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결국은 주변의 모든 사람에게 상처를 주고 절망의 구렁텅이로 몰아넣게 됩니다.
그런데도 자신은 남편이 도박하는 것을 참을 수 없어서 헤어지고 싶지만 아이에게는 아빠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혼을 할 수 없다고 말하는 아내가 있습니다.
나름 이해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문제는 아빠의 존재가 아닙니다. 그 아빠가 어떤 아빠이냐가 더 중요합니다.
아이의 곁에 있기는 하지만 정작 아이에게는 신경도 쓰지 않고 오히려 상처만 주는 아빠와 함께 사는 것과 비록 아빠는 곁에 없지만 충분한 사랑과 관심을 쏟는 엄마와 함께 사는 것 중 무엇이 아이의 심리적 안정과 행복에 도움이 될까요?
별로 답하기에 어려운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아이에게는 그냥 아빠가 아니라 좋은 아빠가 필요합니다.
나쁜 아빠는 아빠가 없는 것보다 더 아이의 행복에 해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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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출범한 이후 좌충우돌, 우왕좌왕 정책 혼선과 각종 실기를 거쳐 내년부터 시범적으로 몇 군데의 치료 센터가 설립되고 향후 전국으로 확대될 예정입니다.
현재 현장에서 일하는 치료자의 수가 태부족인지라 전문가를 교육, 양성, 충원하는 문제가 당연히 대두되었죠. 그런데 일각에서 관련 학부에서 일정 과목을 수강한 후 졸업한 학부 출신을 대상으로 수십 시간의 교육 과정을 거쳐 자격증을 주고 현장에 투입하는 방안을 고려(시험을 보든 말든 별로 차이가 없습니다. 거의 쓸모가 없으니까요)하고 있는 것 같은데 현장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탁상공론의 전형이거나 자신의 입지를 확보하고 시장(이 말 참 마음에 안 들지만)을 선점하려는 파렴치한 짓에 다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처음 도박 중독 치료를 하기 위해 현장에 투입되었을 때, 그래도 우리나라에서 손꼽힐 정도로 수련 과정이 엄격하고 치열한 수련 병원에서 3년을 수련한 전문가였는데도 상황을 제대로 통제하고 마음의 여유를 갖고 도박 중독자를 대하게 되기까지 3년이 넘게 걸렸습니다. 아마 현장에서 일을 하는 치료자들은 제가 무슨 말을 하는 지 다들 이해하실 겁니다.
그만큼 도박 중독 치료는 어렵습니다. 단순히 도박자가 병에 대한 인식이 없고 재발이 잦아서가 아니라 온갖 다양한 문제가 중첩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도박 중독은 대부분 집중적인 대면 상담을 기반으로 치료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기본적인 상담 기술에 익숙해야 하고 병식이 전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서 동기 강화 상담을 자유자재로 해야 하며, 인지적 오류 교정을 위한 인지행동치료에 능해야 합니다. 그 뿐만 아니라 재정 파탄으로 인해 나타나는 부부 갈등, 가족 갈등 해결을 위해 부부 상담과 가족 상담을 할 수 있어야 하며, 기본적인 재정 관리와 채무 변제, 법적 문제를 다룰 수 있을 정도의 전문 지식을 요합니다. 무엇보다도 알코올 중독, 우울증, 불안 장애, 자살 위험성 등의 공존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를 정확하게 진단, 평가할 수 있는 전문성과 함께 적절한 시점에서 약물 치료를 포함한 정신과적 치료를 의뢰, 관리할 수 있는 판단력과 전문 지식이 필수입니다. 이러한 상황을 학부 수준의 상담자가 다룰 수 있다고요? 어림 반 푼 어치도 없는 일입니다.
개인적으로 도박 중독 치료를 위해서는 최소한 3년 이상의 정신과 수련을 기본(이것도 제대로 된 수련 기관에서 받았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으로 하는 정신보건전문요원 1급 또는 임상심리전문가 수준의 자격을 갖추고 거기에 집중적인 교육을 통한 재훈련을 해야만 현장 투입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그러고도 기관 자체적으로 상당히 intensive한 보수 교육과 사례 관리를 실시해야만 됩니다. 미안하지만 석사 수준의 인력도 도박 중독 치료 현장에서는 물가에 내놓은 철부지나 다름 없습니다. 저 같아도 제 내담자를 못 맡기겠습니다.
그래서 제가 일하는 기관은 모든 전문가가 정신보건임상심리사 1급과 임상심리전문가 자격을 모두 갖추고 있고 2년 이상의 현장 상담 경력이 있는 지원자를 모집합니다. 그러고도 매우 엄격한 면접 절차를 거쳐 전문가를 선발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박사, 교수라도 충분한 상담 경험이 없는 사람은 뽑지 않습니다.
자주 이야기를 하지만 도박 중독 치료자는 누구를 위해 존재합니까? 내 밥그릇을 위해서? 학회를 위해서? 도박 중독 치료자는 도박 중독자와 그 가족의 치료와 재활을 위해 존재하는 겁니다. 그러니 얼렁뚱땅 엉터리 자격증이나 따서 엉덩이 들이밀려는 수작 부리지 말기 바랍니다. 충분한 실력과 전문성을 갖추고 거기에 사명감까지 기본으로 장착한 뒤 도전하기 바랍니다.
덧. 전에도 이야기를 한번 한 적이 있는데 급수가 나누어지는 자격증이 있다면 하급 자격을 가진 사람을 모두 포괄해도 모자랄 정도로 현장의 수요가 정말 많지 않은 이상 일을 할 때 업무의 기준은 대체로 하급 자격이 아니라 상급 자격에 맞추어지게 되고 하급 자격자는 거의 단순 사무 업무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한된 인건비를 갖고 현장의 수요에 대처해야 하니 싼맛에 하급 자격자로 자리를 채우게 되고 제대로 된 치료는 요원하게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 심리학회에서 추진하고 있는 중독심리전문가 자격의 하급 자격인 중독 심리사나 중독전문가협회의 중독전문가 2급 자격은 잘못된 정책 판단입니다. 임상심리학회에서 왜 임상심리사 자격을 폐지하고 임상심리전문가 자격 하나로 통일했는지 그 과정을 benchmarking 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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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치료를 하다보면 아이들이 보고 충격을 받거나 아무래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까봐 집에서 부부싸움을 자제한다는 부부를 많이 봅니다. 일견 일리있는 말입니다. 격앙된 부부 싸움에서 험한 말이 나올 수도 있고 신체적인 폭력을 사용하는 집도 있으니까요. 분명히 아이들이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죠.
하지만 과연 아이들에게 부부싸움을 감추는 것만이 능사일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부부치료를 받는 내담자들에게 부부싸움을 감추지 말라고 합니다. 아니 오히려 아이들 앞에서 룰을 지켜가면서 싸우라고 합니다.
아이들 앞에서 부부싸움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아이들이 모르는 것이 아닙니다. 학교나 학원에서 돌아와 현관문을 열고 들어온 순간 아이들은 본능적으로 집안의 무겁고 숨막히는 분위기를 감지합니다. 부모에게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물어봐도 돌아오는 답변은 "별 거 아니다", '신경쓰지 말고 공부나 열심히 해라"이죠.
하지만 아이들은 부모의 말을 곧이 곧대로 믿지 않습니다. 게다가 부모가 자꾸 부부 갈등을 숨기고 아이들에게 뻔한 앞가림만 할 경우 문제의 원인이 자신에게 있다고 생각하고 심한 죄책감에 빠지기도 합니다.
또한 부모가 몰래 싸우는 가정의 아이는 부정적인 감정을 드러내는 것은 나쁜 것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래서 부정적인 감정은 건강한 방법으로 해결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무조건 억압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모가 아이들 앞에서 부부싸움을 하게 되면(어디까지나 룰을 지킨다는 전제 하에) 여러가지 좋은 점이 있습니다. 우선 기능적으로는 아이를 배려해 극단적인 언행을 자제하게 됩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도 때로는 감정이 상하고 싸울 수도 있다는 현실적인 교훈을 주기도 합니다. 또한 화해하는 과정을 통해 부모님이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는가에 대해 좋은 본보기가 되기도 합니다. 무엇보다도 부부 갈등이 아이의 잘못이라는 잘못된 신호를 주지 않게 됩니다.
그러니 무조건 부부 싸움을 감추려고 애쓰지만 말고 어떻게 하면 규칙과 갈등의 수준을 조절하면서 싸울 지 고민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부부 갈등은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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