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2012년 여행지로 라오스를 선택했다고 말했을 때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대부분 비슷했습니다.
"으...응, 그렇구나. 잘 다녀와. 몸 조심하고" <- 대부분의 사람들;;;;
"엥? 그런 나라를 왜 가? 더럽고 위험하지 않아?" <- 여행 경험이 별로 없거나 있더라도 개발된 나라 위주인 사람
"와, 부럽다. 나도 가 보고 싶은 나라인데" <- 여행을 좋아하고 라오스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사람(극소수)
사실 라오스는
2008년 타임지가 죽기 전에 꼭 방문해야 할 여행지 1위로 선정한 국가이기도 하고 동남아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망가지지 않은 보석같은 나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제게는 부탄, 몽골 등 몇 개 안 되는 나라와 함께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었지요.
그러다 진 에어에서 라오스 직항 노선을 만들었다는 소식을 들었고 마음이 급해져서 올해 다녀오기로 결심했습니다. 다녀오고 나니 빨리 다녀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역시나 한국인들이 몰려가면서 급격하게 망가지고 있더군요(사실은 중국인들때문에 망가지는 부분이 더 많지만...). 제가 현지에서 우연히 만난 식당을 운영하는 한국인에게 그래도 20년은 버티지 않겠느냐고 물으니 라오스 한인 사회에서는 대략 5년을 생각하고 있다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라오스 여행을 생각하고 있는 분들은 빨리 다녀오셔야 할 듯 합니다. 2010년 쿠바 여행 때도 그런 생각이 들었는데 자본의 물결에 휩쓸리면 망가지는 걸 피할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베트남은 태국을 따라가고, 캄보디아는 베트남을 따라가고, 라오스는 캄보디아를 따라가는 것 같더군요.
라오스 여행 준비를 하면서 과거 프랑스인들이 했다는 다음과 같은 말을 Lonely Planet에서 접했습니다. 라오스가 어떤 나라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말 같아서 소개합니다.
"베트남 사람들은 쌀을 경작한다. 캄보디아 사람들은 쌀이 자라는 걸 본다. 그리고 라오스 사람들은 쌀이 자라는 소리를 듣는다"
밀린 여행기들이 많습니다만 라오스 여행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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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YES24
그동안 현장에서 상담을 하면서 개인적으로 깨닫게 된 것이 하나 있습니다. 그건 바로 경제적인 풍요와 정신 건강이 반비례하는 경향입니다. 조금 과장해서 말씀드리면 거의 예외가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경제적인 풍요라는 것은 전적으로 외부의 요인에 의존합니다. 비싼 집, 외제차, 명품 가방 등이 모두 그렇습니다. 그런 외부 요인에 의존하는 풍요란 얼핏보기에는 화려하고 근사해 보이지만 실상은 불안정한 것일 수 밖에 없습니다.
삶이 안정되었다고 해도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닙니다. 왜냐하면 기본적으로 경제적인 풍요를 추구하는 삶은 만족을 모르기 때문에 결코 완벽하게 충족될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 끝없는 소비를 요구하게 됩니다. 항상 뭔가 부족한 듯한 느낌에서 벗어날 수가 없는 것이지요.
이 책을 지은 쓰지 신이치는 한국계 일본인으로 문화인류학자이자 '나무늘보 클럽(The Sloth Club)'의 대표로 활동하면서 Slow Life를 되찾기 위한 활동을 벌이는 환경운동가입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풍요를 이루기 위해서라는 미명 하에 사람들을 세뇌시켰던 경제 성장 지상주의, 소비 지상주의가 오히려 인간에게서 행복을 앗아갔다는 주장을 펴고 있습니다. 그 행복을 다시금 되찾기 위해 우리는 3S(Soil, Soul, Society)를 되살려야 한다고 합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와 자기 자신, 그리고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야 하는 것이죠. 그것이 행복의 경제학이 추구하는 가치입니다.
저는 예전부터 성장 지상주의가 싫었고 경제 성장을 위해 약자가, 소수가 희생되어야 하는 구조가 싫었습니다.
그래서 경제, 성장, 개발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구역질부터 납니다. 인간이 삶에서 진정으로 추구해야 할 것은 그런 것들이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일찌기 로버트 케네디가 "GNP는 삶을 가치 있게 만들어주는 것들을 제외한 모든 것들을 측정한다"고 말했습니다. 일본이 90위 권, 우리나라가 100위 권인 국가 행복도 지수 조사에서 세계 최빈국 중 하나인 부탄이 당당히 5위를 했다는 것은 정말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그리고 저는 그런 의미에서 우리나라가 부끄럽고 우리나라 국민들이 불쌍합니다.
이 책에는 제가 살고 있는 삶, 앞으로 살아가고 싶은 삶의 모든 것이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제가 가고 있는 방향이 제가 가고 싶은 방향과 일치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해서 기쁜 책이었습니다. 특히 돈보다 시간이 중요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어서 더욱 좋았습니다.
풍요로운 삶보다는 가치있는 삶을 추구하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덧2.
"고백해두겠다. 앞서 나가기 위해 분투하는 것이야말로 인간의 일반적인 상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꿈꾸는 이상적인 인생 따위에 나는 별로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또한 다른 사람을 밟고 일어나 깔아뭉개고 밀어붙이는 그러한 인간이 인류의 가장 뛰어난 종족이라거나, 그것이 공업적인 진보의 결과라 시인하지 않을 수 없다고는 눈곱만큼도 생각하지 않는다. 인간성이 가장 좋아지는 상태란 누구도 빈곤하지 않으면서 다른 이들보다 부유하게 되려고 하는 사람도 없고, 누군가가 앞질러 나아갈 때 다른 어떤 사람이 혹시 뒤쳐지지 않을까 두려워하지도 않는 그런 상태를 말한다" - 존 스튜어트 밀 - 정말 멋진 말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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