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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08/04 분노의 원인은 밖이 아닌 내 안에 있다 (6)
벌써 10년이 넘은 포스팅이기는 합니다만 예전에
'H.A.L.T.는 도박 중독에도 해롭다' 라는 포스팅에서 H(Hunger), A(Anger), L(Loneliness), T(Tiredness) 상태에서는 도박 충동이 증가할 수 있으니 즉각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말씀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굳이 도박 중독 문제까지 가지 않더라도 배고픔, 분노, 외로움, 피로는 합리적인 판단을 마비시키는 신체적, 심리적 상태이므로 최우선해서 다루어야 하는 게 맞습니다.
여기에도 외로움이 등장할 만큼 현대인은 고독하고 외롭습니다. 서러움보다 외로움이 더 뼈에 사무친다고 하는 사람도 있죠. 그러면 외로움을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누군가를 만나야만 하는 걸까요? 누군가를 만나기만 하면 외로움이 사라질까요?
그랬으면 참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대부분 정 반대입니다. 외로움은 사람을 만난다고 해결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모두 다는 아니지만 대부분의 외로움은 정서적 결핍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내가 외로운데 어머니가 보고 싶고, 어머니의 품이 그립고, 어머니가 해 주시는 따뜻한 밥이 먹고 싶다면 그건 외로움이 아니라 향수병일 수 있습니다. 향수병은 그리움을 채우면 해결됩니다. 하지만 어떤 대상인지는 상관없고 누구든 만나야지만 외로움이 해결될 것 같다는 강한 갈증을 느낀다면 그건 누구를 만나서 무엇을 하든 해결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목이 마르다고 바닷물을 마시는 행위이기 때문에 밑빠진 독에 물 붓기입니다.
이 외로움은 정서적 결핍을 해소해 밑빠진 독의 구멍을 메워야 근본적으로 해결됩니다. 그러니 왜 밑이 빠졌는지, 왜 이런 정서적 결핍이 생겼는지를 알아내기 위해 오히려 그 외로움 속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혼자서 들어가기 무섭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게 좋고요.
정서적 결핍이 없는 사람은 외로움을 느끼지 않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렸던 그리움을 느낄 수는 있지만 그 그리움의 대상을 만나면 곧바로 채워집니다. 하지만 정서적 결핍은 그렇게 채워지지 않습니다.
인간 관계라는 건 결국 주고 받는 관계입니다. 주고 받는 게 금전이든, 관심이든, 우정이든 말이죠. 내 결핍을 채우기 위해 상대방에게 무언가를 가져오면 그 댓가로 그 사람이 원하는 걸 줘야 하는데 내가 원하는 만큼의 결핍을 채우려고 하다 보면 결국은 그 사람이 원하는 만큼 채워주지 못하게 됩니다. 균형이 맞지 않거든요. 그래서 항상 관계가 파국으로 치닫게 됩니다. 그리고 그런 역기능적인 관계를 반복하게 되죠.
만약 외로울 때마다 만날 사람을 절박하게 찾았고, 그렇게 만난 관계를 꾸준히 유지하는 게 어렵다면 외로움의 뿌리에 정서적 결핍이 자리잡고 있을 가능성을 생각해 봐야 합니다. 그리고 그 문제부터 해결해야 합니다. 정서적 결핍이 사라지고 나면 설명이 안 되는 외로움은 더 이상 느끼지 않게 되고 혼자 살아도 편안하고 즐겁게 됩니다. 역설적으로 그 때가 사람을 만나도 되는 시기입니다. 나도 편안하고 상대방도 부담스럽지 않은 그런 상호호혜적인 우정, 사랑의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그런 시기요.
그래서 이 글의 제목처럼 외로울 때 만나지 말고 외롭지 않을 때 만나야 합니다. 외로울 땐 자신과 대화를 해야 합니다. 왜 외롭다고 느끼는지 말이죠. 그건 외로움이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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걔 중 청렴한 것처럼 보여 지지했던 정치인이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될 때,
평소 대중들에게 따뜻해 보이는 모습이라 좋아했던 연예인이 스탭에게 갑질한 게 밝혀져 구설수에 오를 때,
나를 도와줄 것이라고 믿고 의지했던 상담자가 그저 돈 때문에 나를 상담했다는 걸 우연히 알게되었을 때, 등등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믿음이 배신당했다고 생각하고 분노합니다. 하지만 그런 분노 감정에 몰입하는 건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우리가 살펴봐야 하는 건 대체 왜 분노하게 되었느냐입니다.
많은 경우 분노는 '욕구의 좌절' 때문에 생겨납니다. 지극히 자연스러운 감정이죠. 맛집에서 2시간 이상을 기다렸는데 바로 내 앞에서 재료 소진으로 오늘 영업이 끝났다면 일시적으로 분노가 치미는 건 이상한 게 아닙니다. 하지만 그런 욕구의 좌절은 다른 욕구의 추구로 쉽게 대체할 수 있습니다. 다른 맛집으로 바로 이동해서 먹고 싶었던 같은 종류의 음식을 먹게 되면 어느 정도는(완전하지는 않더라도) 해결되죠.
하지만 위에 제시한 예들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다른 청렴한 정치인을 발굴해서 지지하거나 다른 연예인 팬카페에 가입하거나 상담자를 바꾼다고 해서 해결되지 않습니다.
왜 이런 차이가 나타날까요? 그건 욕구가 아닌 '기대'가 좌절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기대는 내 가치관과 신념이 투영되게 마련입니다. 정치인은 청렴해야만 하며, 연예인은 모든 대중에게 겸손하게 행동해야 하고, 상담자는 돈이 아닌 소명의식과 이타심에 의해 상담을 해야 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 기대는 옳고 그름을 떠나서 내가 마음 속에서 만들어 낸 것입니다.
'기대를 버리고 비교하지 않는 방법' 포스팅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세상은 공평하지 않으며, 다른 사람들이 다 나처럼 생각하는 것은 아니라는 걸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결국 내 마음이 만들어낸 지옥에서 살게 됩니다.
'관계는 기대 때문에 망하고 불행은 비교 때문에 느낀다' 포스팅에서 저는 세상 만사의 모든 고통이 거의 대부분 자신이 만들어 낸 기대 때문에 생긴다는 걸 알게 되었다는 고백을 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걸 받아들이는 건 결코 쉽지 않습니다. 내 고통은 내 기대 때문에 생긴 것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기보다는 '너 때문이야!!'라고 남 탓하는게 훨씬 쉽거든요. 변화를 위해 노력할 필요도 없고요.
하지만 그렇게 남 탓만 하면서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세상을 향해 기대하면 할수록 좌절되었을 때 더 큰 분노를 경험하게 되고 그 분노는 언젠가 지옥불처럼 나를 집어삼켜 영원한 고통 속에서 몸부림치게 만들 겁니다.
그러니 더 늦기 전에 기대의 늪에서 빠져나와야 합니다. 혼자서 안 되면 전문가든 누구든 도움을 받아서라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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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 회기 동안에 내담자가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드러내는 감정 표현은 그것이 무엇이든지간에 모두 중요하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되는 것이 눈물입니다.
성격적인 문제가 있는 내담자가 상담자를 manipulation하기 위해 흘리는 눈물(사실은 이마저도 중요한 정보입니다만)을 제외하고는 모든 내담자의 눈물은 굉장히 중요한 정보를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내담자가 갑자기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는 건 무엇인가가 내담자의 눈물샘을 건드렸다는 것이고 그것이 내담자의 문제를 이해하는데 결정적인 단서일수도 있습니다.
내담자가 흘리는 눈물의 의미에는 여러가지 종류가 있지만 상담자가 염두에 두고 탐색해 볼 필요가 있는 의미는 억울함, 분노, 슬픔 등입니다.
일반인들도 그렇고 많은 상담자들이 내담자가 눈물을 흘리는 걸 우울 증상의 하나라고만 생각하고 마는데 의외로 생각보다 단지 우울해서 우는 내담자는 많지 않습니다. 설사 우울 장애로 고통받는 내담자라고 해도 우울하기 때문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너무 초라하게 느껴져서, 자신을 돌봐주지 않고 버린 어떤 사람이 미워서, 이렇게 비참한 처지가 된 자신이 불쌍해서 등등 다양한 이유로 울 수 있습니다. 그러니 우울하니 당연히 울 수 있겠지 하고만 생각하지 마시고 내담자가 지각하는 눈물의 의미를 함께 찾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내담자가 눈물을 흘릴 때 상담자가 보일 수 있는 반응도 다양한데 초심자는 당황해서 표면으로 올라온 감정을 내담자가 살펴볼 시간을 충분히 주지 않고 섣불리 위로하는 실수를 하거나 반대로 본인이 당황해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우왕좌왕하는 바람에 상담의 흐름이 끊어지기도 합니다.
가끔 눈물을 닦으라며 티슈나 손수건 등을 내담자에게 건네는 상담자가 있는데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모르겠지만 상담 장면에서 상담자의 그런 행동은 내담자에게 자신의 눈물이 잘못된 것이거나 부정되어야 한다는 오해를 하게 만들 수도 있는 경솔한 신호가 될 수 있습니다.
저는 보통 내담자가 눈물을 흘리면 처음에는 내담자가 그 감정에 충분히 젖을 수 있도록 조용히 지켜보는 편입니다만 눈물을 흘리는 시간이 길어지거나 오열로 이어지게 되면 제 시선에서 벗어나 혼자 감정을 다룰 수 있도록 기록지에 상담 내용을 메모하면서 정서적으로 살짝 거리를 두면서 물러나 기다립니다.
여러가지 다양한 이야기를 했지만 내담자가 흘리는 눈물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만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상담 도중 내담자가 눈물을 흘리는 상황을 맞이하게 되면 절대로 그냥 넘어가지 말고 충분한 시간을 들여 다루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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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러운 사별이나 상실을 경험한 사람을 만나는 상담자가 알고 있어야 하는 애도의 6단계입니다. 각 단계에 따라 상담자가 도울 수 있는 방법이 달라지기 때문에 내담자가 어떤 단계에 속해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다만 죽음 연구의 대가였던 Ross 여사도 생전에 강조해서 말씀하셨듯이 모든 사람이 동일한 속도와 순서로 각 단계를 거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융통성 있는 접근이 필요하겠습니다.
* 1단계 : 충격
상실의 초기에는 내담자가 일상적인 일을 지속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 시기에 상실로 괴로워하는 사람은 항상 해 오던 아주 단순한 일상적인 일도 갑자기 어렵게 느껴지거나 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상담자는 내담자가 지지받을 수 있는 가족, 친구와 연결됨으로써 충격을 완화할 수 있도록 도울 필요가 있다.
* 2단계 : 슬픔
충격이 지나간 뒤에는 심한 슬픔이 몰려온다. 이 단계의 특징은 극적인 정서적 표출이다. 내담자는 평소와 다른 슬픔을 격하게 표현하게 된다. 상담자는 이러한 내담자의 슬픔이 비정상적인 것이 아니며 애도 과정에서 오히려 반드시 필요한 것임을 확인시켜 줄 필요가 있다.
* 3단계 : 외로움
슬픔 후에는 심한 외로움이 다가온다. 그런 고독은 평소와는 다른 신경과민, 수면장애, 식욕감퇴와 같은 신체적인 증상으로 나타난다. 이 단계에서 상담자는 내담자가 최대한의 휴식과 안정을 취하면서, 유동식을 섭취하고, 어렵더라도 매일매일 약간의 운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 4단계 : 분노와 죄의식
외로움 후에 내담자의 대부분이 상당히 급격한 변화를 겪는다. 이런 곤경과 좌절은 그들에게 강한 분노와 죄의식을 불러 일으킨다. 따라서 상담자는 이들이 가능한 한 긍정적이고, 건강하고, 좋은 생각과 감정을 갖도록 해서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상실을 통제하고 재구성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 5단계 : 우울
내담자는 고인이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인지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종종 우울에 빠지게 된다. 이 단계에서는 위기개입이 최적의 도움이 될 수 있다. 내담자의 상실 이야기를 들어주고, 진정한 관심을 표현하는 것이 내담자에게 편안함과 안정을 가져다 줄 수 있다.
* 6단계 : 미래에 대한 재조명
5단계의 마지막 즈음에 내담자는 보통 마음의 평안을 느끼는데 이것은 슬픔의 마지막 단계이며, 미래에 대한 재조명을 하게 되는 시작 단계이다. 내담자는 6단계를 거치면서 위기 이전의 평형과 비슷한 상태를 경험하게 되는데, 이 때 많은 사람이 새로운 희망을 갖고 새 출발을 하게 된다. '음주 운전에 반대하는 어머니 모임'과 같은 단체 활동이 슬픔을 긍정적이고, 지속적이며, 좋은 방향으로 전환하기 위해 자신의 삶을 재조명하고 재구성한 좋은 예이다.
출처 : McKenna, S.(1999, September 28). Stages of grieving.(Third Age Home Page on the Internet at http://wwWithirdage.com/features/family/alone/). In Finding Support Online. by Sharon McKenna.에서 일부 내용을 첨삭 및 요약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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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의학과 병원도 그렇지만 요새는 클리닉이나 상담 센터에서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게 바로 분노 폭발을 보이는 아동/청소년들입니다.
가볍게는 자주 짜증을 내는 것에서부터 temper tantrum, 욕설, 심하게는 부모를 때리는 것에 이르기까지 행동의 spectrum도 꽤 넓은 편입니다. 그대로 두면 더 심한 행동 문제로 발전할 지 몰라 두려운 부모가 데려오는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 예전에는 소아기 양극성 장애를 의심받았고 DSM-5가 나온 뒤로는 Disruptive Mood Dysregulation Disorder(DMDD)로 진단 받곤합니다.
DMDD는 우울 장애이니 분노 폭발을 보이는 아동/청소년을 소아기 우울 장애를 앓고 있는 것으로 결론내리는 것이죠. 진단이야 어쨌든 그냥 항우울제만 먹여서는 별로 효과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분노 폭발을 보이는 역동이 생물학적 기전으로만 설명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여러가지 환경적인 요인에 의한 영향이 더 크죠.
그래서 분노 폭발이 주 호소인 아동을 case formulation 할 때 점검해야 할 사항들을 정리해 봤습니다.
1. 지능(특히 언어성 지능)이 낮지 않은가
지적 제한, 특히 언어성 영역의 지체가 있어 의사 표현이 자유롭지 않은 아동/청소년의 경우 손쉽고 익숙한 행동화에 의존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행동이 부적절한 방식으로 강화되면서 패턴화되면 분노 폭발처럼 보이는 것이죠.
2. 만성적인 욕구 좌절을 경험한 건 아닌가
불안정 애착 문제와도 관련이 있을 수 있는 PCRP입니다. 기질적으로 또는 환경적으로 충분한 욕구 만족 경험이 없고 반복적으로 기본적인 욕구가 좌절되고 이러한 문제가 만성화되었을 경우 분노가 내재화되어 있다가 관련 자극에 노출되면 표출되는 경우입니다. 대개는 욕구 좌절을 야기한 대상에 국한되지만 일반화된 경우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도 즉시적인 욕구 만족이 되지 않으면 쉽게 분노 폭발을 보이게 됩니다.
3. 비전형적인 ADHD는 아닌가
일반적으로 ADHD는 분노 폭발로 인해 야기되는 행동화 문제가 두드러지지 않지만 간혹 비전형적인 ADHD는 잦은 분노 폭발을 보일 수 있습니다. 충동성 문제와 더불어 당연히 주의 집중력, 과잉 행동 문제도 함께 나타납니다.
4. 간헐성 폭발성 장애는 아닌가
가장 먼저, 가장 많이 의심받지만 실제로는 가장 가능성이 낮은 경우가 바로 간헐성 폭발성 장애(Intermittent Explosive Disorder)입니다. 이 진단은 성인의 경우에도 가장 마지막에 변별해야 하지만 아동/청소년의 경우에는 더욱 가능성이 작아서 거의 없다고 봐도 될 정도입니다만 그래도 전혀 없다고 말할 수는 없기 때문에 앞에서 제시한 문제들 중 어느 것에도 속하지 않으면 한번쯤은 진단 기준을 고려해 볼 필요는 있습니다.
또 한 가지 주의할 점은 네 가지 점검 사항이 서로 배타적이 아니라는 겁니다. 즉 중복되어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죠. 비전형적인 ADHD면서 동시에(또는 그렇기 때문에) 만성적인 욕구 좌절을 경험하게 되는 아동도 있을 수 있다는 것도 고려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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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P 상담을 하다 보면 분노 조절을 못하는 내담자를 의외로 자주 만나게 됩니다. 가장 많이 보고되는 대상은 직장 상사이나 오래된 문제인 경우 가족과 지인 뿐 아니라 불특정 다수에 대해서도 분노 조절이 잘 안 되어 대인 관계 문제가 심화된 상태에서 상담실을 찾게 됩니다.
MMPI-2처럼 구조화된 자기 보고형 질문지를 활용하면 Anti-Social Personality Problem이 있는 사람들은 그리 어렵지 않게 변별이 되나 성격 문제가 아닌 경우 어떻게 접근해야 할 지 난감하죠. 그럴 때 점검해야 하는 point를 정리해 봤습니다.
상담자의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르지만 가장 나중으로 미뤄야 하는 건 바로 '분노 조절 프로그램'입니다. 분노를 수용하든, 발산하든 간에 특정한 기술이나 기법을 활용해 접근하는 모든 프로그램은 상담 초반에는 거의 대부분 효과가 없습니다. 분노 조절 프로그램의 효과는 내담자에게 내재된 혹은 내담자가 느끼는 분노의 원인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밝혀지고 이를 내담자가 정확하게 인지한 상태에서만 발휘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분노 조절 프로그램을 능숙하게 활용할 수 있는 상담자라고 해도 맨 뒤로 미루는 것이 낫습니다. 그게 급한 게 아니에요.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하는 부분은 이
내담자의 좌절된 욕구가 무엇인지 찾는 겁니다. 상당수의 분노는 욕구 좌절에서 비롯되거든요. 다만 제발로 상담을 받으러 찾아왔을 정도로 오래된 문제라면 상당히 반복적으로 좌절된 욕구일 수 있으니 꽤 먼 과거까지 탐색하는 것이 좋습니다.
두 번째로 고려할 부분은
아버지와 내담자의 관계 양상 탐색입니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아버지 상에 대한 동일시 정도와 권위적인 존재에 대한 가치관 탐색입니다. 이건 좌절된 욕구 탐색과도 관련이 있을 수 있는데 아버지의 인정을 받고자 하는 욕구가 반복적으로 좌절되어 분노가 쌓였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내담자가 이미 가정을 꾸려 자식을 낳았다면 자녀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친부와 맺은 관계 양상이 대물림되어 자신의 자식과 동일한 관계 맺기를 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죠.
모든 내담자에게 적용할 수는 없겠지만 개인적인 경험을 말씀드리면 저는 분노 폭발 문제를 호소하는 남성 내담자가 아버지와 따뜻한 애착을 형성한 걸 아직까지 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분노 폭발 문제로 상담을 받으러 온 남성 내담자의 경우는 일차적으로 아버지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우선적으로 살펴 봅니다.
세 번째로 고려할 부분은
paranoid tendency와 행동화 경향성이 모두 강한 사람입니다. paranoid하기만 하다면 다른 사람의 말과 행동 의도를 오해하고 왜곡해 지각하더라도 분노를 겉으로 잘 드러내지 않고 특별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수동-공격적으로만 대응하는데 비해 유독 행동화 경향성이 강한 내담자도 있습니다. 이럴 때는 paranoid한 내담자에 준해서 상담해야 합니다(
'paranoid한 내담자 상담하기' 참고). 물론 paranoid한 내담자는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MMPI-2와 같은 도구에 의해 그리 어렵지 않게 알아볼 수 있기 때문에 paranoid한 경향성이 의심되는 내담자는 미루지 말고 선별 평가를 실시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분노 폭발을 호소하는 내담자의 분노를 발산하겠다고 맹목적으로 분노 조절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건 거의 대부분 효과가 없습니다. 대개는 시간을 벌기 위한 임시방편일 뿐이고 그마저도 한시적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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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YES24
임상심리전문가 조영은 선생님이 작년에 내신 책입니다. 일반적인 임상심리전문가와 달리 상담실에서 마음 아픈 사람들과 만나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으시고 치유에 대한 관심도 많은 분이어서 그런지 읽으면서 마음에 와 닿는 내용이 많았습니다. 공감도 잘 되었고요.
이 책에는 저자가 상담하면서 만난 22명의 이야기가 크게 네 부분으로 나뉘어 담겨 있습니다. 물론 개인적인 정보가 노출되지 않도록 충분히 각색되어 있고요.
Part 1은 사랑하는데도 외로운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애착 문제, 각종 성격 장애, 기분 장애를 다루고 있고요. Part 2는 집착과 중독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쇼핑 중독, 알코올 중독, 게임 중독이 등장합니다. 도박 중독도 있었다면 저로서는 더 재미있게 읽었겠지만 도박 중독자는 일반적인 상담 장면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문제라서 게임 중독으로 아쉬움을 달랬습니다. Part 3에서는 불만족과 완벽함에 대한 지나친 집착으로 인해 삶이 불행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실었습니다. 거식증, 강박적 성격, 신체 변형 장애와 같은 문제를 다루고 있고요. 마지막으로 Part 4에서는 분노와 두려움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화병,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전환 장애, 자살 문제 등을 다루고 있습니다.
전문적인 정신 병리 문제를 다루고 있음에도 쉽게 썼기 때문에 일반인들도 이해하는데 별로 어려움이 없을 정도입니다.
병원에서 일하는 임상심리학자들은 대개 심리평가를 통한 정확한 진단에만 치중하는 경향이 있는데 조영은 선생님은 거기에 머무르지 않고 평소 그러한 문제의 원인 탐색과 해결 방안 찾기까지 염두에 두고 계시는지 똑같은 병리 현상을 보는 시각이 좀 남다릅니다. 그게 일반인 독자에게 어필하지 않나 싶은데요.
아쉬웠던 점을 딱 하나만 이야기 해 보자면,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사례들 중에는 사실 일반 상담 현장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심각한 병리적 문제가 많아서 자가 치유가 쉽지 않고 대부분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각 문제에 대해 개인이 스스로 해 볼 수 있는 범위와 당장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수준을 변별하는 일종의 판단 기준을 제시했으면 실제로 도움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이 의사 결정하는데 더 도움이 되었을 것 같습니다. 물론 부록에 전문가를 찾는 방법,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관 리스트를 상세하게 소개하셨지만 이 책을 그냥 재미삼아 읽는 사람보다 자신의 문제가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알고 싶어 읽는 사람이 더 많을 것이라는 걸 감안한다면 이 책을 읽는 정도로 자신의 문제를 이 참에 해결해야겠다고 결정하는 계기가 될 것 같지는 않거든요.
임상심리전문가의 입장에서 새로운 정보가 기대보다 많지 않아 별 3개로 평가했을 뿐 어차피 일반인을 대상으로 썼다는 것을 감안하면 충분히 좋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별 평가때문에 좋은 책이 묻히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이미 현장에서 일하고 계신 전문가들에게는 권하지 않지만 현재 수련 중이거나 수련 예정인 임상/상담 전공자와 일반인들은 읽어보면 좋은 책입니다.
부록의 '심리학과 관련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블로그 리스트'에 월덴 3도 올라 있어서 깜놀했습니다. 이 바닥이 좁다고는 해도 조영은 선생님도 제 블로그를 아시다니... ^^
소울메이트 출판사에서 선물로 주셔서 읽게 되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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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안정 애착 유형인 사람도 안정 애착 유형인 연인을 만나면 애착 유형이 바뀌기도 하고 안정되고 행복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 하지만 최악의 경우는 양가형과 회피형의 만남이다.
* 건강한 사람은 상담이나 정신과 치료를 전혀 받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의 어려움을 인식하고 제 발로 상담가를 찾는 사람이다. -> 절대 동감!
* 질투 망상의 경우에는 낮은 자존감과 배우자에 대한 깊은 열등감이 기반이 된다.
* 온라인 게임 자체가 가진 중독성도 중요한 요인이지만, 게임 중독에 빠지는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현실에서 좌절을 경험했다는 점이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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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평가를 할 때 수검자를 가장 덜 괴롭히면서(!) 가장 많은 정보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최소한의 심리검사 도구를 선택하는 것도 임상가의 능력입니다만 반복 사용에 제한이 있는 심리검사의 특성 상 아무래도 생각보다 많은 도구가 포함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다보니 정작 대면 검사가 끝나고 실시한 검사 sign을 정리하다보면 너무 많아서 어떤 것이 더 중요하고 어떤 것이 덜 중요한지 선택하기 어렵게 됩니다.
그래서 제가 개인적으로 심리검사 sign들을 선별해서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드릴테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1단계. 절약성이 가장 중요
서두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최소한의 검사로 최대한의 정보를 모을 수 있다면 가장 좋죠. 그러니 검사 도구 선정 단계에서부터 꼭 필요한 검사가 아니면 가능한 한 추가, 실시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셔야 합니다. 물론 검사 수가 때문에 이미 검사들이 battery로 묶여서 처방되는 병원 장면에서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만...
2단계. Key word를 중심으로 정리
인간의 심리 현상이라는 것이 워낙 복잡 다단한 것이라 어느 하나의 개념으로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지 않죠. 다만 일종의 Key word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은 분명히 있습니다. 불안정 애착이라든가, 이분법적 사고라든가, 반복적인 욕구 좌절로 인해 내재화된 분노라든가... 그런 Key word를 방사형 원의 중심에 놓을 수 있도록 찾아내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의뢰 사유를 꼼꼼히 확인해서 진단 가설, 역동 가설, 관계 가설 등을 세우는 것이 유용합니다. 이 내용은 이미 수 차례 포스팅을 한 바 있죠(
'심리검사 전 필수 점검 사항 - 의뢰 사유 확인과 가설 설정'). 진단 가설을 세우는 방법에 대해서는
'수검자가 호소하는 문제를 바탕으로 '진단 가설' 세우기' 포스팅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3단계. Key word 및 Key word와 1단계로 연결된 개념을 지지하는 검사 sign만 선택
가설을 검증하는 과정에서 어떤 수검자를 설명하는 Key word로 반복적인 성피해 트라우마를 찾았다고 가정해보죠. 당연히 트라우마랑 연결된 몇 가지 개념들이 더 있을 겁니다. 통제 불능의 자기 파괴적 행동이 그 중 하나가 될 수 있고, 정서적 지지 세력의 부재가 다른 하나의 연결 개념이 될 수 있을 겁니다. 그렇게 찾아낸 개념을 중심으로 이제 트라우마와 연결된 개념들을 지지하는 검사 sign을 찾아서 모으는 겁니다.
그렇다면 Key word를 지지하는 검사 sign과 Key word와 1차적으로 연결된 개념을 지지하는 검사 sign을 제외한 나머지 검사 결과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건 과감하게 버립니다. 물론 넓은 맥락에서 보면 그 검사 sign들도 수검자의 특정 측면을 설명하는 정보를 제공하지만 그건 핵심적이지도 않고 의뢰 사유와 맞지도 않습니다(2단계에서 이미 의뢰 사유에 따른 가설을 설정하는 과정을 거쳤으니).
위와 같은 과정을 익숙해질 때까지 반복하면 어느 순간 자동적으로 최적의 검사를 선택해 실시하고, 의뢰 사유에 따른 가설을 설정하고 검증하면서 Key word를 찾고, 그 Key word와 1차적으로 연결된 핵심 개념을 찾아서 그걸 지지하는 검사 sign들을 자연스럽게 선별하게 됩니다.
그러면 심리평가보고서를 작성할 때 한결 손쉽죠. 정보의 홍수에 떠내려 가면서 허우적대는 일이 현저히 줄게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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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심리전문가이자 MBA를 취득한 독특한 이력의 이현주 한국인성컨설팅 이사가 쓴 책입니다. 지금까지도 불모지에 가까운 상태인 조직 내 EAP 상담 영역을 다룬 책입니다.
이 책은 크게 4부분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1부에서는 개인적인 문제로 경험하는 우울, 분노, 불안, 소심함을, 2부에서는 가장의 무게, 원더우먼 컴플렉스, 부부 갈등, 아버지의 역할을, 3부에서는 대인 관계 영역에서 상하 관계, 동료 관계, 직장에서의 남녀 관계, 직장에서 만나는 괴짜를, 마지막 4부에서는 직장인들의 고민 중 신입사원의 경력관리, 3년차 직장인의 사춘기, 관리자가 된 후의 역할 변화, 이직 관리를 다루고 있습니다.
내용만 보면 시중의 여타 힐링 서적들과 크게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직장인의 문제를 중심에 놓고 있다는 차이점입니다. 아마도 타겟 독자층을 EAP 상담이 필요한 직장인으로 잡은 것 같습니다(그러면서도 뒷날개의 추천사를 제외한 어디에도 직장인을 위한 책이라는 홍보 문구가 없습니다. 그걸 부각시켰다면 좋을 뻔 했다는 생각이 많이 드네요)
각 장에는 실제 상담에서 발췌한 것으로 보이는 생생한 사례를 전면 배치해 흥미를 유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자의 이력(삼성전자 본사 열린상담센터장, 한국인성컨설팅 이사)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상담 현장 경험이 그리 많지 않아서 그런지(이건 온전히 제 느낌인데), 저자도 서문에서 말하고 있듯이 내용이 너무 뻔합니다. 속된 말로 야전에서 오래 굴러먹은 전문가에게서 느껴지는 노하우나 포스가 안 느껴집니다.
더구나 이 책의 가장 큰 약점은 '아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 행동해야 한다'는 조언을 뒷받침할 행동 방략을 전혀 제시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매 장마다 말미에 '답은 내 안에 이미 다 있다'부분에 핵심 내용을 정리해주지만 그걸 행동으로 옮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동력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구구절절 옳은 내용으로 가득하지만 저자도 서문에서 염려했듯이 이 책을 다 읽고 난 뒤에도 '내가 그걸 모르나? 내가 궁금한 건 그래서 대체 어떻게 하느냐고!'와 같은 불만을 해소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굳이 이 책을 추천하자면 EAP 상담을 시작하려는 초보 상담자가 대상입니다. 치유를 도울 길잡이가 필요한 직장인들이 아니라...
틈새 시장 공략도 좋았고 내용도 좋았는데 뒷심이 부족해 뭔가 용두사미처럼 끝난 느낌입니다. 출판사에서 증정본으로 보내주셔서 읽었는데 아쉽네요. impact를 좀 더 강하게 했으면 좋았을 뻔 했습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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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심리평가 Battery의 다른 검사 결과와 MMPI-2 결과의 유기적 관계를 이해하지 못하는 심리평가자가 MMPI-2만 갖고 해석하는 기본적인 방법은 대체로 다음과 같습니다.
1. 해석 매뉴얼에 있는 해석 기준을 적용해 유의미한 척도를 일단 다 골라냅니다.
예; 임상 척도의 경우 모척도가 65T, 자척도가 65T 이상의 척도를 모두 골라냄
2. 그 다음에 측정 개념이 유사해 보이는 척도 별로 묶습니다.
예; 내용 척도의 ANX, 보충 척도의 A를 따로 모음.
3. 묶인 내용을 보고서에 기술하고 괄호 안에 검사 sign을 나열합니다.
예; 피검자는 자신의 주관적 고통감을 호소하고 있으며(F=70T), 주로 불안이 피검자가 경험하고 있는 심리적
불편감이다(ANX=68T, A=72T).
이런 해석법의 문제는 유기적인 해석이 되지 않기 때문에 피검자의 심리적 모습이 파편화된다는 것과 비전형적인 측면이 있는 피검자의 경우는 해석에 빠진 빈 자리를 평가자의 선입견이나 편견으로 메울 위험성이 커진다는 점 입니다.
그래서 MMPI-2의 척도만을 갖고 formulation을 할 때 도움이 될 수 있는 직관적 해석법을 소개합니다. MMPI-2와 SCT만 실시하는 선별평가에서 활용하면 좋겠지요.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다음의 개념을 머릿속에 넣고 있기만 하면 됩니다.
* 임상척도 = 집의 구조(뼈대, 벽, 기둥 등)
* 내용척도 = 가구(소파, 의자, 식탁, 협탁 등)
* 보충척도 = 소품과 인테리어(샹들리에, 포인트 벽지, 블라인드 등)
MMPI-2의 결과지를 해석할 때 임상척도는 집의 구조와 같은 피검자의 심리 구조로 보면 됩니다. 집의 구조를 볼 때 우리는 방이 몇 개 있고, 벽은 콘크리트로 만들어져 있고, 천정이 낮고 등등 이렇게 집의 대략적인 구조를 파악합니다. 마찬가지로 임상 척도를 해석할 때 이 사람은 기본적으로 특성 불안 수준이 높은 편이고 내향적이거나 수줍음을 많이 타는 사람이다, 또는 기본적으로 우울한 성향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신체화 증상을 통해 자신의 고통감을 우회적으로 표현하는 사람이라는 식으로 대략적인 그림을 그리는 것이죠.
내용척도는 가구와 같습니다. 집에 아무런 가구가 없으면 여백미는 있겠지만 공간이 너무 많아 썰렁하고 휑할 수 있죠.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왜 우울한 사람일까 하고 봤더니 자존감도 낮고 가족 문제도 있고 건강에 대한 염려도 있어서 스트레스가 되는 상황이 도처에 깔려 있구나 하고 이해할 수 있는 피검자의 심리 내용으로 보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보충척도는 인테리어에 해당합니다. 없어도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지만 적절한 인테리어가 집을 돋보이게 하고 사는 사람을 기분좋게 만드는 것처럼 보충척도는 해석에 빠져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피검자의 해석을 정교하게 만들어주는 액세서리 같은 역할을 합니다. 이 사람은 책임감이 너무 강하고 여성적인 성역할에 경도되어 있어 지나치게 자신을 희생하는 덫에 빠져있을 수 있겠다, 또는 매사에 억압을 하다보니 술로 심적 불편감을 해소하려고 했을 수 있겠네. 분노와 적개심이 내재되어 있다보니 술을 마시면 간헐적으로 행동화 할 수 있을 것 같고 등등. 척도 이름 그대로 보충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그냥 딱딱하고 건조하게 매뉴얼에 있는 해석 기준대로 유의미한 척도만 골라내서 조합하느라 고민하지 마시고 피검자의 심리 구조가 집과 같다고 상상하시고 임상, 내용, 보충 척도 해석을 적용하시면 formulation하는데 도움이 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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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튜 맥케이와 그의 동료들이 쓴 '분노의 기술(When Anger Hurts: Quieting the Storm Within 2th, 2003)'을 북 크로싱합니다.
자신의 분노 표출에 대해 염려하는 분들을 위한 자조(self-help) 서적입니다. 이 정도 수준의 책은 이미 읽어보셨어야 하기 때문에 임상가들께는 특별히 추천드리지 않지만 분노에 대해 다시 한번 점검해보고 싶으신 분들이라면 한번쯤 읽어보셔도 좋겠지요.
이 책이 어떤 책인지 궁금하신 분은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 월덴 3의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하는 방법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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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25만 부가 팔린 책으로 초판이 나온 지 14년 만에 새롭게 나온 2판을 번역한 책입니다. 1판에 포함되어 있던 thought blocking technique은 결과가 회의적이라는 최신 연구 결과를 받아들여 이 판에서는 빠졌습니다.
제가 구입했을 때에는 표지가 굉장히 어둡고 음울한 분위기였는데 어느새 밝은 것으로 바뀌었네요. 개인적으로는 제가 갖고 있는 책의 표지가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만....
분노에 대한 잘못된 상식의 허실을 지적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서 분노때문에 치러야 하는 생리적, 대인관계 상의 대가, 분노를 평가하는 법, 분노를 촉발하는 사고와 맞서 싸우는 방법, 분노의 격화를 막는 방법, 건강한 자기 대화 활용하기, 분노 접종, 효과적인 의사소통 방법 배우기 등 구체적인 분노 조절 기법 등이 상세히 설명되어 있습니다.
맨 앞 부분에서 저자들이 밝히고 있듯이 이 책은 임상가를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분노에 대해 염려하는 사람들이 자조(self-help)를 위해 나온 책입니다. 분노는 크게 자신을 향한 분노와 타인을 향한 분노로 나눌 수 있는데 이 책은 타인을 향한 분노만 다루고 있습니다. 참고하세요.
이 책에서 마음에 드는 점은 무조건 분노를 부정적 감정으로만 취급하지 않고 분노의 건강한 기능을 재조명했다는 것입니다. 타인을 향한 분노에 대한 거의 모든 것을 다루고 있다는 점도 이 책을 읽을 충분한 이유가 될 수 있을테고요.
아쉬운 점은 17장까지만 다루었으면 좋았을 것을, 욕심을 낸 나머지 '도로상에서의 격분', '어린아이를 향한 분노', '배우자 구타'와 같은 세부적인 보기들이 포함되어 후반부로 가면서 집중도가 떨어지고 다소 어수선해졌습니다.
그래도 주변 환경이나 사람(특히)에 대한 분노를 조절하기 어려운 분들이 읽으면 도움이 되는 책입니다. 임상가들에게는 구태여 추천까지 드리지 않습니다. 이 정도 수준의 책은 이미 읽으셨어야 하니까요.
닫기
* 분노는 위협적인 요구에 대한 분명한 경계선을 설정하도록 작용하거나 그 요구에 대해 저항할 수 있는 힘을 제공할 수 있다.
* 분노는 자신의 욕구를 주장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는 데 도움을 준다.
* 다른 사람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분노를 사용하면, 극히 좋은 결과를 낳기도 한다. 적어도 처음에는 그렇고, 두 번째까지도 그럴 수 있다. 그러나 머지 않아, 타인들은 당신과 당신의 분노를 밀어내는 법을 배운다. 자신의 행동에 대한 통제권을 내어 주는 것이 너무나 겁이 나는 것이다.
* 화난 사람은 자기의 욕구를 충족시킬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전가하며, 그 과정에서 자신의 힘을 포기한다.
* 분노의 유일한 기능은 스트레스를 중단시키는 것이다. 분노가 고통스러운 수준의 정서적, 및 신체적 각성에 대한 인식을 차단하거나 해소함으로써 스트레스의 자리를 대신하는 것이다.
* 화를 내는 순간에 당신은 당신의 인식이 옳고 그른 것에 별 관심이 없다. 당신이 원하는 것은 고통을 해소하거나 고통을 차단하는 것이다. 표출될 필요가 있는 것은 분노가 아니고, 분노 아래 깔려 있는 고통(스트레스)이다.
* 당신만이 오로지 당신의 경험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는 4가지 이유
1. 당신만이 당신 자신의 욕구를 진정으로 알고 이해하는 유일한 사람이다.
2. 다른 사람들이 그들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은 정당하다.
3. 사람들 각각의 욕구는 서로 갈등을 일으키므로 부딪치는 것이 불가피하다.
4. 당신의 생활에 대한 만족은 필요를 충족시키고 고통을 피하는 당신의 전략이 얼마나 효과적이냐에 달려 있다.
* 만일 당신이 자신에게 거절할 수 있는 자유를 허락하지 않으면, 당신은 다른 사람의 욕구와 욕망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방법으로 분노를 계속 사용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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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2008년에 꼭 읽으라고 추천드리면서 극찬했던
'당신이 나를 위한 바로 그 사람인가요?'를 쓴 Barbara de Angelis의 2005년도 저작입니다.
Barbara de Angelis가 '당신이 나를 위한 바로 그 사람인가요?'를 출판한 것이 1992년이니 그동안 20년이나 흐른거네요. 그동안 CBS 텔레비전과 라디오 토크쇼를 진행했고 CNN, CBS, PBS 등에서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네요.
그 사이 '진정한 순간(Real Moments, 1995), '연인의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Chicken Soup for the Couple's Soul, 2003)'와 같은 책을 출판했더군요. 모두 베스트셀러가 되었고요. 저는 못 읽어봤지만.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한 번은 놀라고, 한 번은 슬펐습니다.
제가 기대했던 것과 너무 다른 풍의 책이었기에 '당신이 나를 위한 바로 그 사람인가요?'를 쓴 그 Barbara de Angelis가 맞나 싶어 너무 놀랐고요(두 책을 다 읽으신 분이라면 제가 무슨 말을 하는지 대번에 아실 수 있을 겁니다). 아무리 뛰어난 재능을 가진 전문가도 이렇게 다른 길(좋은 의미에서건 나쁜 의미에서건)로 갈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갑자기 좀 서글퍼졌습니다.
구매만 해놓고 아직 읽지 않은 책 무더기(?) 앞에서 하필 이 책을 골라든 이유는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었는데 고난까지는 아니지만 뭔가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서 이 책의 제목이 선뜻 눈에 들어왔거든요. 물론 이 책을 읽으면서 충분히 도움을 받았고 위로가 되었습니다만.
하지만 제가 기대했던 방식은 아니었습니다. 그동안 저자도 많은 고난과 고통을 겪었더군요. 그걸 극복하면서 얻은 통찰을 책으로 엮은 것이 바로 이 책인데 극복하는데 도움이 된 것들이 주로 명상, 종교적 깨달음, 반복적인 수련을 통한 지혜의 통찰이라서 저와는 좀 묘하게 맞지 않았습니다.
아직까지는 균형을 잃지 않고 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부분에서 '시크릿',
'호오포노포노의 비밀'과 비슷하다고 느꼈습니다. 풍부한 사례와 개인적인 경험담, 우화를 잘 버무려서 재미있고도 쉽게 풀어나가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자꾸 영성적인 치유를 강조하는 것 같아서 상당히 껄끄럽더군요. 수피교의 구루, 영적 스승, 내면, 깨달음, 진리와 같은 단어들이 계속 나옵니다.
'당신이 나를 위한 바로 그 사람인가요?'와 같은 풍의 책을 기대하고 읽는 분이라면 실망하실겁니다. '시크릿'이나 '호오포노포노의 비밀'과 같은 류의 책을 감명깊게 읽은 분이라면 마음에 드실 수도 있을테고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Barbara de Angelis의 책은 더 이상 읽지 말아야겠다고 마음먹게 된 책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명명하기', '애도하기', '감염'처럼 상담을 하는 상담자, 또는 상담을 받는 내담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좋은 개념들을 많이 소개하고 있다는 건 밝혀 둡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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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림길에 서 있는 자신을 만나, 죽기 전에 스스로에게 솔직할 것인지 아닌지를 결정할 때 삶은 바뀐다. 우리는 외면의 직업, 관계,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지 결정하는 것이 아닌, 진실에서 도망칠지 아니면 진실을 향해 나아갈지를 갈림길에 서서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 자신의 모든 부분, 즉 자신이 잘 알고 있는 부분과 그림자로 숨어 있는 부분을 흔쾌히 자각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진정한 삶의 모습이다. 그러려면 좋고 나쁘다는 인습적이고 제한적인 삶의 개념을 뛰어넘어야 한다.
* 어쨌거나 진솔하지 않다면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
* 혼란한 감정은 우리가 깨달음을 실천하려 할 때 가장 흔히 만나는 장애물이고 꼼짝하지 않으려고 즐겨 둘러대는 핑계이다.
* 진정한 전환점과 변화에는 애도하며 무언가를 보내는 순간이 항상 있기 마련이다. 새로운 삶이 아무리 눈부시다 해도 우리는 우리가 뒤로 해서 돌이킬 수 없는 무언가를 애도할 것이다.
* 때로 우리는 과거에 일어난 일을 애도하는 대신 일어날 수 있었거나 일어났어야 했던 상황을 애도하기도 한다.
* 과거에서 미래로, 제약에서 자유로 향하는 길을 가로막는 가장 위험한 요소는 분노다. 분노에 매달리면 분노에 가린 다른 감정을 해결하지 못하고 자기 안에 갇혀 버린다. 내면에 고통과 슬픔이 쌓이고 쌓이면 결국 '우울'해진다.
* 우리는 죄책감을 느낌으로써, 자신이 무척 조심스럽고 변화를 겪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는 점을 자기 자신이나 주위 사람에게 알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행한 일에 대한 참회의 방법으로 죄책감을 느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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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bara De Angelis,
깨달음,
내면,
당신이 나를 위한 바로 그 사람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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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우울,
전환점,
죄책감,
지금의 고난은 내게 어떤 의미인가,
진리,
호오포노포노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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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교포 신숙옥 선생의 '화 내는 법 : 아직도 화내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하여(2004)'를 북 크로싱합니다.
시중에 나와 있는 책들은 대부분 화를 내지 않고 마음을 다스리는 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지만 이 책은 제대로 화를 내는 법에 대해 말하는 책입니다. 물론 화를 내는 기술만 가르치는 책은 아니고 정당하게 분노하는 것의 중요성을 말하는 책입니다.
개인적으로 읽으면서 내용이 도움되기도 했고 저자의 가치관과 신념, 삶의 방식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추천합니다.
이 책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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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를 내지 않고 마음을 다스리는 법에 대한 책은 이미 꽤 많이 나와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으로 코이케 류노스케 스님의
'화내지 않는 연습(2009)'이라는 책이 있죠. 그리고 직접적으로 화를 다루고 있는 책은 아니지만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키고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방법을 합리적, 기능적 시각에서 다룬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2010)' 같은 책도 있고요.
상담을 하는 제 입장에서는 화를 내는 것이 궁극적으로 그 사람의 마음을 산란하게 만들고 정신 건강에도 좋지 않다는 쪽이지만 내 생각이나 마음과 달리 통제할 수 없는 압도적인 외부 환경이 강한 타격을 가하거나 또는 '화가 나는 것은 내가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이라는 걸 안다고 하더라도 이미 통제할 수 없이 분노가 치밀어 오른 상황과 같은 예외 경우가 있을 수 있거든요.
그래서 저는 평소에 앞서 말씀드린 '화내지 않는 연습'과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의 중간 정도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쓴 신숙옥씨는 어렸을 때부터 굉장히 어려운 가정 형편과 그것에 못지않은 차별의 이중고를 경험하면서 자란 재일교포입니다. 게다가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하며 감정을 표출하는 것은 약자라는 인식으로 점철된 일본 사회에서 성장한터라 자신의 감정을, 부당한 대우에 대한 분노를 정당하게 드러내는 것의 중요성에 자연스럽게 눈을 떴을거라 생각합니다.
국가, 권위주의, 유교사상에 의한 억압, 성차별, 마이너리티 차별과 끊임없이 싸우는 과정에서 정당하게 분노하는 법에 관심을 가졌던 것이지요. 그래서 그런지 저자는 '내가 나로 살아가기 위하여 화를 낸다'고 말합니다.
효과적으로 화내는 법을 '테크닉 편', '스타일 퍼포먼스 편'으로 나누어 세부적인 기술까지 가르쳐주는 걸 보고 '과연 일본식 책이군'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리 나쁘지 않았습니다. 분명히 도움되는 분들이 있을거라고 생각해요.
게다가 화를 내는 법 뿐 아니라 남이 나에게 화를 낼 때 적절히 대응하는 부분도 있어서 제게도 꽤 도움이 되었습니다.
가볍게 집어든 책인데 의외로 내용도 알차고 무엇보다도 저자의 당당한 가치관과 신념이 마음에 들었고요. 꽤 좋은 책입니다.
마음이 힘든 사람들을 도우면서도 정작 수련 과정에서 수련 감독자, 학회, 지도 교수에 대한 분노를 제대로 다루지 못해 지금 이 시간에도 자신을 학대하고 있는 많은 수련 레지던트 선생님들이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 인상적인 한 마디
"다른 사람에게 화를 낼 수 있으려면 옳은 것, 선량한 것, 아름다운 것, 공평한 것, 합리적인 것 등에 대한 가치관이나 기준이 자신 속에 있지 않으면 안 된다. 이 기준이 애매하거나 확신이 없다면, 분노를 느낀다 하더라도 '어쩌면 내 생각이 잘못된 것이 아닐까?'라고 겁이 나서, 그 분노를 솔직하게 다른 사람에게 표현할 수가 없게 된다""패배가 허용되지 않는 남자들은, 그래서 지는 싸움을 하지 않는다. 언제나 이긴 쪽에 서려고 한다. 그 결과, 대부분은 가해자 쪽에 가담한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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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봐도 별 일 아닌 것 같은 일에 분노를 폭발시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자신의 권리가 침해되거나 손해를 보는 상황에서 나타나는 분노 말고 상대방이나 주변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수준의 분노 폭발 말이죠.
이런 분노 폭발은 흔히 임상 현장에서 간헐성 폭발성 장애(Intermittent Explosive Disorder; IED)로 진단 내리는 사람들의 양상과도 다릅니다. IED는 충동 조절 장애에 속하기 때문에 폭발적 행동 뒤에 대개는 즉각적인 안도감과 후회, 당혹감이 수반되거든요.
열등감에 의한 분노 폭발은 즉각적인 안도감과 후회, 당혹감이 뒤따르지 않습니다. 본인이 왜 화가 나는지 모르는 경우도 많고 설사 안다고 하더라도 자신이 약하다는 걸 인정할만큼 자아가 강하지 않은 상태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원인과 책임을 외부로 돌리기 때문이죠. 그래서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더 화가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는 개는 짖지 않는다는 속설이 있습니다. 반대로 깽깽 짓는 개는 사실 잘 물지 않죠. 겁이 많거든요.
이처럼 자신의 취약점이나 무능함이 드러나는 상황에서 지나치게 흥분하고 화를 내는 사람은 내면의 열등감을 감추고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그러는 사람일 수 있습니다.
당사자가 그 사실을 인정하고 수용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그런 가능성을 아는 것 만으로도 우리는 좀 더 여유를 갖고 그 사람의 분노를 객관적인 눈으로 바라볼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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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기만 해도 모골이 송연해지는 이 말은 다름 아닌 가족, 특히 배우자가 도박 중독자에게 하는 말 중 하나입니다. 모든 배우자가 도박자에게 이 말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상당히 많은 배우자가 이와 비슷한 말을 하거나 직접 행동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이 말이 옳은 것도 아니고 도박 중독을 치유하는데 도움이 되는 말도 아니지만 그만큼 도박 중독으로 인해 가족이 받은 상처가 얼마나 큰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말이기도 합니다.
이 짧은 말에는 도박 중독에 대해 우리가 알아야 하는 많은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첫째, 이 말을 하는 가족은 도박 중독이 병이라고 생각하지 못하고 죄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도박 중독자는 죄를 저지른 죄인이니 회개하고 용서를 구해야 한다고 생각하죠.
도박 중독이 죄라는 생각의 가장 큰 문제는 도박 중독이 아닌 도박 중독자를 원인으로 보기 때문에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도박자를 공격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도박 중독의 치유는 도박자와 힘을 함쳐 도박 중독을 공격해야 가능한데 도박 중독을 죄라고 생각하게 되면 이런 협동이 불가능해집니다.
둘째, 이 말을 하는 가족은 상호 의존의 덫에 걸려 있습니다. 당신이 도박에 중독되어 내 삶을 망가뜨린 만큼 나도 당신의 삶을 좌지우지해야겠고 당신은 그걸 거부할 권리가 없다는 생각이 내면에 깔려 있는 것인데 얼핏 자신이 통제권을 가지겠다는 시도처럼 보이지만 서로가 서로를 통제하고 끊임없이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것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선택과 책임에 기반한 자립은 점점 더 어렵게 됩니다.
이 말은 결국 내 인생은 도박자인 당신에게 달려 있고 당신이 내 말을 듣지 않는다면 절대로 나 스스로는 행복한 삶을 꿈꿀 수 없다는 의존을 고백하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셋째, 이 말을 하는 가족은 분노의 감정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당신이 나에게 상처를 줬으니 나도 당신에게 상처를 주겠다는 말이며 내가 받은 만큼 돌려주겠다는 보복의 심리에 기반하는 말입니다. 하지만
가족이 받은 마음의 상처는 보복한다고 해서 치유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더 큰 상처를 받을 뿐입니다. 이 문제는 전문적인 도움을 받아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용서를 통해서만 해결할 수 있습니다.
'당신은 죄인이니까 항상 나에게 미안하게 생각하고 무조건 내 말대로 해야 해'
이 말에 집착하고 매달릴수록 가족 본인의 치유와 회복은 점점 어렵게 됩니다. 왜냐하면 이 말은 하면 할수록 자신의 심장을 찌르는 칼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하루라도 빨리 전문적인 도움을 받으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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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뇌 리셋'과
'생각 버리기 연습'으로 이제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어느 정도 익숙한 코이케 류노스케 스님의 '화내지 않는 연습(2009)'을 북 크로싱합니다.
이미 '생각 버리기 연습'을 읽은 분이라면 생경하지 않고 익숙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 사람에 따라 그 친숙한 느낌이 좋을 수도 있고 저처럼 좀 아쉬울 수도 있겠습니다. 직접 읽으면서 판단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 책이 어떤 책인지 궁금한 분들은 '소개글'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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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뇌 리셋',
'생각 버리기 연습'으로 유명한 코이케 류노스케 스님의 '화내지 않는 연습'입니다.
저는 항상 어떤 책을 감명깊게 읽으면 그 후속작은 읽을 것을 신중하게 고려하는 편입니다. 출판 시장에서 일단 대박이 나면 출판사들이 달려들어 다른 책을 앞다투어 내놓는 통에 별로(?)인 책들이 쏟아져 나오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고 내공이 필요한 책(대부분의 책이 그렇지만)의 곧바로 뒤이어 나오는 책은 내공이 고갈된 경우가 많아 이전 작과 내용이 중복되거나 참신함이 떨어지거든요.
이 책이 바로 그렇습니다. 어느 책이 먼저 출판되었는지 잘 모르겠지만 '생각 버리기 연습'이 나중에 출판된 것 같은 완성도를 보여줍니다. 생각 버리기 연습이 참 좋은 책이라고 생각했기에 이 책은 읽지 않으려고 했는데 홍대의 땡스북스에 들른 김에 무심결에 집어든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 들었던 생각은 '이거 생각 버리기 연습과 비슷한 내용인 것 같은데... 어디에서 봤더라?'였습니다.
물론 '욕망', '분노', '방황'의 본질을 체계적으로 소개하고 이를 줄이기 위한 구체적인 연습 방법을 제시했다는 점은 높이 살 수 있겠지만 전작인 '생각 버리기 연습'을 꼼꼼히 읽은 사람이나 마음 챙김 명상을 실천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리 특별한 내용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겁니다.
그래서 '생각 버리기 연습'보다 제 평가가 박해졌습니다.
다만 왜 '욕망', '분노', '방황'이 우리에게 해로운지를 아주 명쾌하게 보여주고 있어 그 점은 마음에 들었습니다.
'생각 버리기 연습'을 보신 분이라면 굳이 챙겨서 읽으실 필요가 없지만 안 읽으셨다면 먼저 이 책을 읽고 '생각 버리기 연습'으로 가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겠습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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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 장애로 인해 낙제를 거듭하여 대학을 두 번이나 옮겼고 천신만고 끝에 박사 학위를 받고 촉망받는 심리학자로 탄탄대로를 막 걸어가려던 무렵 33세의 젊은 나이에 불의의 교통 사고로 척수 손상을 입어 전신 마비가 된 사람, 그 이후 이혼과 지독한 우울증, 자녀들의 방황, 아내, 누나, 부모님의 죽음을 차례로 경험한데다 둘째 딸이 낳은 유일한 손자가 자폐증 판정을 받은 사람, 그가 바로 이 책을 쓴 대니얼 고틀립 박사입니다.
이 책은 그가 자신의 마지막 책이 될 것 같다고 생각하면서 쓴 책으로 자신의 투병 생활에서 느낀 점과 임상가로서 현장에서 경험한 인생의 지혜들을 담담하게 풀어놓은 책입니다.
이 책은 절망을 딛고 일어선 사람만이 말 할 수 있는 소중한 내용들로 가득한데 결코 투쟁기나 성공담이 아닌 그야말로 내려놓기를 몸소 실천한 한 임상가의 솔직한, 그러면서도 친절하고 따뜻한 자기 고백입니다. 우리가 두려워하는 모든 실패와 좌절을 겪어본 사람의 자기 고백이기에 그만큼 더 절실하고 마음을 울리며 다가옵니다.
절망의 나락에서 '수용(acceptance)'과 '내려놓기'를 그야말로 몸으로 체득한 사람의 말이기 때문에 그런 소중한 지식을 너무나 쉽게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좋다기보다는 미안한 마음이 먼저 듭니다.
사랑, 후회, 연민, 죽음, 불안, 평가, 분노, 연민, 마음, 경청, 평화, 적응, 미래, 인생, 외로움, 영혼, 상처, 사색, 치유...
이 모든 것들에 대한 저자의 따뜻한 시선과 유머가 마음을 울리는 책, '마음에게 말걸기'
모든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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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 소개글은 제가 'ACT'와 '마음챙김명상'에 대한 아주 기초적인 지식만 갖고 있다는 전제하에 작성한 것이니 이를 충분히 감안하고 보셔야 합니다.
역자인 유성진 선생님이 서문에서 ACT가 제3세대 심리치료의 대표격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제가 알고 있기로 ACT는 마음챙김명상의 현장 적용 기법 중 하나에 '불과'한 것입니다. MBSR, MBCT와 동급이죠. 새롭게 등장했고 많은 주목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과연 제3세대 심리치료라는 거창한 타이틀을 붙이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합니다. 국내에도 ACT 전문가라고 할 만한 사람이 아직 없는 상황입니다.
저자들은 도입부에서 이 책이 분노를 다루는 '완전히' 새로운 방법이라고 자랑하고 있지만 이 책을 다 읽은 지금 저는 뭐가 완전히 새로운 방법인지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분노에서 벗어나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분노가 치밀어오를 때 그것을 가라앉히려고 애쓰거나 혹은 그것을 완전히 제거하려고 애쓰지 '않는' 것, 분노사고 및 분노감정과 새로운 관계를 맺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는데 사실 이건 이전의 다른 치료 방법에서도 많이 시도하고 있는 것입니다. 당장 생각나는 것만 해도 게슈탈트 치료가 있고요.
좀 의아한 것이 제가 읽은 어떤 분노와 용서 관련 책에서도 분노를 억누르거나 반대로 폭발시키거나 혹은 제거하려고 노력하라고 조언하는 책이 없었습니다. 대체 어떤 심리치료 기법이 그렇게 하던가요?
'분노는 타고난 본성이 아니며, 분노와 씨름하는 것은 해결책이 아니며, 오히려 분노와 상처를 통제하려고 애쓰는 것이 진짜 문제이며, 분노를 만들어내는 것은 다름아닌 우리의 마음이며, 수용을 통해 분노에서 벗어나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마음챙김 수용을 연습해야 한다'
이것이 이 책의 개요입니다. 새롭게 느껴지시나요? 저는 별로 그렇지 않았습니다.
'음... 옳은 소리야... 그런데 대체 뭐가 새롭다는거지?'
게다가 8장에는 갑자기 '당신의 삶을 통제하라'며 자신이 소중히 여기는 가치를 발견하고 목표와 가치를 구분하라고 합니다. 이건 실존치료에서 다루고 있는 핵심 내용 아닙니까?
물론 이 책이 짜임새가 있고 충분한 연습 과제를 통해 분노를 수용하는 법을 배울 수 있기는 하지만 '묘비명 쓰기'와 같은 과제들은 이미 다른 치료법에서 사용하던 것을 차용한거라서 역시 새롭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같은 값이면 이 책보다는
'용서의 기술'을 추천(값도 2천 원이 쌉니다)하겠습니다.
덧. 사소한 것이기는 하지만 판형도 일반적인 심리학 서적과 달라서 한 손으로 책을 들면 축 늘어지기 때문에 지하철에 서서 보기에 불편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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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는 치료라는 용어를 사용했지만 교육, 상담, 심리치료 모두를 포괄하는 개념임을 미리 밝힙니다.
현장에서 도박중독자를 치료하다보면 간혹 보호자들이 전문치료기관과 연계가 되었으니 이제는 한숨 돌리고 자신들은 물러나 엉망진창이 된 가정을 복구하는 일에만 치중하려는 것을 자주 봅니다.
하지만 도박중독치료의 경우에는 그 대상이 도박자에만 국한되지 않고 오히려 보호자가 치료에 포함되는 것이 필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도박중독의 치료는 매우 복잡하고 정밀함을 요하는 작업이며 전문기관의 치료자라고 하더라도 도박자를 만나는 시간은 겨우 일주일에 한 시간 남짓입니다. 나머지 6일하고 23시간은 치료자의 시야 밖에 있다는 것이지요. 따라서 보호자가 준 치료자의 역할을 감당해야 하며 치료자가 없는 상황에서 다양한 돌발 상황에 대처하거나 의사 결정을 내리고 개입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도박중독에 대한 상세한 지식으로 무장을 해야 하기 때문에 도박자와 함께 전문기관에 나오는 것이 필요합니다.
둘째. 보호자가 준 치료자로서 기능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이유는 보호자도 치료를 받아야 하는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보호자는 자신의 책임이 아닌데도 도박자가 한 도박 행동의 부정적 결과를 당하는 또 한 사람의 피해자이므로 우울, 불안, 분노, 배신감, 수치심, 두려움 등 복잡한 감정의 소용돌이에 휩싸일 때가 많으며 정도가 심해 때로는 병리적이 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치료 초반에는 도박 문제 해결에 온통 초점이 맞추어 있는 바 대체로 보호자 자신의 문제가 의식의 표면에 등장하지 않지만 어느 정도 치료가 안정권에 들어가는 중반부에 이르게 되면 도박 문제보다 자신의 심리적 문제로 큰 괴로움을 당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보호자도 상황에 따라 평가 결과에 따라 치료 초반에도 개별적인 상담과 심리치료를 받아야 하고 부부 치료나 가족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할 때가 많이 있습니다.
도박중독치료는 어찌 보면 도박자가 단도박 상태를 유지하는 것보다 보호자의 정신 건강을 챙기고 더 나아가서 가족 전체의 정신 건강을 돌보는 것이 더 중요할 때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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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 책을 제가 읽은 최고의 책 리스트에 올립니다. 그리고 다음 달인 2008년 3월 월덴 3의 새 책 북 크로싱 대상작으로 선정합니다.
제가 추천한 책을 읽고 마음에 드셨던 분이라면 이 책도 분명 마음에 드실 겁니다.
심리학도라면 잘 알고 있거나 최소한 이름이라도 익숙한,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가 제자인 데이비드 케슬러와 함께 쓴 생전의 마지막 책입니다.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는 '죽음'에 대한 최고의 권위자로 알려져 있는 심리학자입니다. 죽음을 선고받은 사람들이 경험하는 부인-분노-타협-절망-수용 5단계를 발견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고 초기 호스피스 운동을 이끈 경력으로도 유명합니다.
퀴블러 로스는 세 쌍동이의 첫째로 태어나 어렸을 때부터 정체성과 삶에 대한 고민이 남달랐던 사람입니다. 1995년 어버이날 뇌졸증으로 쓰러져 본인이 실제로 죽음에 직면하기도 했던 그녀는 이 책을 마지막으로 2004년 8월 24일 눈을 감았습니다.
퀴블러 로스는 평소 죽음에 대해 연구하면서도 항상 죽음과 죽음을 앞둔 사람들에 대한 책이 아니라 삶과 살아가는 일에 대한 책을 쓰고 싶다고 생각해왔고 그 결과가 바로 이 책입니다. 그래서 이 책은 제목부터 인생수업(Life Lessons)입니다.
이 책에서 그녀는 삶의 의미, 살아남은 자의 죄의식, 용서, 분노와 두려움을 다루는 법, 상실에 대한 수용 등 죽음에 대한 주제 뿐 아니라 배움, 놀이, 행복 등 우리가 살아가면서 의도적으로, 또는 예기치 않게 직면하게 되는 삶의 주제를 깊이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죽음을 앞둔 사람들이 말하는 현명한 지혜를 그들의 이야기를 빌어 보여주고 있으며 우리가 쉽게 예상할 수 있는 것처럼 '오늘은 어제 죽어간 사람이 그렇게 맞이하고 싶었던 내일이므로 인생을 소중히 여기고 열심히 살라'는 틀에 막힌 충고에서 한 걸음 더 들어가 삶에 대한 통찰에 이르게 도와줍니다.
개인적으로도 상실을 받아들이는 지혜로 인해 큰 깨달음을 얻은 책 인생수업...
강력히 권해 드립니다. 정말 좋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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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퀴즐러 로스 & 데이비드 케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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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에게는 화가 치밀어 오르는 상황이 되면 거의 자동적으로 그 원인을 외부에서 찾는 심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내 앞으로 끼어드는 자동차의 운전자는 누구를 막론하고 그렇지 않아도 더운 날씨에 뚜껑이 열리게 만드는 죽일 놈이 되는 것이죠. 일단 분노의 원인을 외부에서 찾게되면 그 사람이 어떤 이유에서 그랬는지는 이미 중요하지 않게 됩니다.
하지만
우리가 분노를 느끼는 것은 거의 대부분 외부의 원인에 의해서가 아니라 상황을 해석하는 우리의 사고 방식에 의해서입니다.
만약 만나기로 약속한 친구가 1시간을 늦게 도착했을 때, 대부분은 1시간이나 기다리게 만든 그 친구를 원망하면서 분통을 터뜨리겠지만 만약 마침 30분 정도 조용히 혼자만의 생각 할 시간을 갖고 싶었다면 친구가 늦었다는 사실은 오히려 위안이 되고 친구가 고맙게 느껴질 겁니다. 이처럼 우리가 분노하는 이유는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현상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이며 거기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자신의 욕구입니다. 따라서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면 자동적으로 외부의 상황에서 그 원인을 찾지 말고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왜 분노를 느끼는 원인으로 외부의 상황을 주목할까요? 그것은 사람들이 원인과 자극을 혼동하기 때문입니다.
위에서 예로 든, 내 차 앞으로 난데없이 끼어든 자동차는 분노를 촉발시키는 '자극'은 될 수 있지만 분노를 유발한 '원인'은 될 수 없습니다. 화가 난 이유는 자동차가 내 앞으로 끼어들었기 때문이 아니라 내 안의 어떤 원인을 자극했기 때문입니다. 이럴 때 우리가 할 일은 분노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내면에서 찾는 것입니다.
분노한 원인을 찾고 나면 분노를 다루기가 더 쉬워집니다. 분노를 단순히 억누르거나 폭발적으로 표출하는 것이 아니라 분노의 원인을 제대로 이해하고 진지하게 표현하게 됩니다. 또한 분노의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게 되면 분노가 자연스럽게 누그러뜨려지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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