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보텔 숙박 예약을 할 때 비용 절감 차원에서 조식을 포함하지 않았기 때문에 좀 번거롭기는 하지만 아침을 각자 해결하기로 했죠. 더 자고 싶은 사람은 더 자고요. 저는 어젯밤에 들어오면서 마트에 들러 사 온 차와 과일, 빵을 아침으로 먹었습니다.
오늘은 아침 9시에 투어가 시작되기에 한결 여유가 있었죠. 잠자리가 낯설기는 했지만 어제 워낙 무리를 해서 그런지 푹 잤습니다.
8시 50분 쯤에 1층 로비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역시나 늦게 나오는 사람은 항상 늦습니다. 저도 워낙 약속을 잘 못 지키는 사람이기는 하지만 다행히(?) 이번 출장에는 저보다 더 한 사람이 있네요... ^^
9시에 가이드를 만나 차에 올랐습니다. 오늘은 오전에
블루 마운틴을 다녀오기로 일정이 잡혀 있습니다.
차를 타고 1시간 50분 정도를 이동해야 하니 아주 가까운 거리는 아니지만 호주의 넓이를 생각하면 그리 먼 거리도 아니죠. 실제로 가이드는 옆 동네 마실가는 것처럼 이야기를 하더군요;;;;
아침부터 구름이 좀 짙게 드리운데다 가끔씩 빗줄기가 차창을 때리기도 하는 걸 보더니 가이드가 오늘 좀 추울 것 같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블루 마운틴이 원래 해발 고도가 높아서(1000m고지) 평지보다 2~3도 낮은데다 오늘은 비도 내리고 바람도 부니 제가 생각하기에도 더 추울 것 같습니다.
1시간 50분 정도 차를 달려 블루 마운틴에 도착했습니다.
나중에 보여 드리겠지만 블루 마운틴을 돌아보기 위해서는 세 가지 탈 것을 차례로 타게 됩니다. 순서는 원하는대로 정할 수 있는데 저희가 먼저 탄 건 절벽을 가로질러 건너가는 케이블카였습니다. 위의 사진은 아마도 건너와서 찍은 듯 싶습니다.
노란색 수평 케이블카는 꽤 큰데 양쪽 옆으로는 지붕이 없어서 바람이 그대로 들어옵니다. 문제는 당일에 비가 내린데다 바람이 심하게 불어 바닥이 미끄럽고 추웠기 때문에 보시는 것처럼 다들 지붕이 있는 가운데로 몰렸지요.
케이블카에 동승한 가이드가 굉장히 유쾌하고 친절한데 중간에 케이블카를 세우고 블루 마운틴에 대해 설명을 해 줍니다만 길이가 좀 심하게 짧아서 뭘 좀 봐야지 하면 어느새 건너편에 도착하게 됩니다. 이날은 너무 추워서 빨리 건너가기를 바랬지만요. 바람막이를 챙겨 갔는데도 많이 춥더라고요.
양쪽 탑승구는 요렇게 생겼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블루 마운틴 투어를 하면 세 가지 탈 것을 순서대로 타면서 둘러보게 되는데 저희는 일단 노란색 수평 케이블카로 계곡을 건너온 뒤 파란색 케이블카를 타고 계곡 아래로 내려가서 녹색 루트를 따라 트래킹을 한 뒤 빨간색 궤도차를 타고 다시 올라오기로 했습니다.
파란색 케이블카를 타고 아래로 내려가는 중입니다. 역시나 좀 짧아서 아쉬운 느낌입니다. ㅠ.ㅠ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가는 도중에 왼쪽에 보이는 three sister 바위를 찍느라고 난리들인데 나중에 보니 전혀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훨씬 더 가까이에서 찍을 기회가 있거든요. 파란 케이블카에도 가이드가 동승해서 three sister의 전설에 대해 흥미진진하게 설명해 줍니다. 제 영어가 짧아서 다 못 알아 들었지만요.
내려오면 곧바로 연결해서 트래킹 코스가 펼쳐집니다. 보시는 것은 공룡 시대 때부터 자라온 '고사리'인데요. 이곳은 지질학적으로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합니다.
대충 이런 풍광이고요. 블루 마운틴의 공기는 너무나 맑아서 올해부터인가 공기 오염으로 유명한 중국에 산소캔으로 수출까지 했다고 합니다. 첫 해라서 10만 캔 정도 팔았다고... 가이드 말이니까 과장이 섞여 있다고 해도 체감하는 공기 자체가 정말 다릅니다. 이 트래킹하면서 삼림욕한 것만 해도 충분한 힐링 효과가 있었어요.
트레일 중간 중간에 예전 광산의 모습을 재현해서 포토존처럼 만들어 놓은 곳도 있습니다.
올라가는 건 꽤 특이하게 생긴 궤도차입니다. 빨간색으로 감각적으로 도색되어 있는데요. 앉아서 타게 만들어 놨습니다.
거꾸로 올라가면서 보니까 예전에 아래 광산에서 캔 광물을 계곡 위로 올리는데 사용한 레일 같더군요. 굉장히 좁은 계곡을 꽤 빠른 속도로 올라가기 때문에 스릴 있습니다. 폐소 공포증이 있는 분들은 살짝 압박을 받을 것 같기도 합니다. 저는 꽤 즐거웠지만요.
위로 올라와 노란색 케이블카를 타고 다시 계곡의 건너편으로 건너왔습니다. 매표소 밖으로 나가면 three sister를 좀 더 선명하게 볼 수 있는 view point가 있습니다만 주변에 이것보다 더 잘 보이는 Echo Park라는 곳이 있으니 굳이 찾아서 볼 필요까지는 없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노란색 수평 케이블카 -> 빨간색 궤도차 -> 트래킹 -> 파란색 케이블카 -> 노란색 수평 케이블카 순으로 제가 탔던 반대 순서로 타는 걸 추천합니다. 그게 더 재미있겠더라고요.
그렇지 않아도 three sister 바위를 좀 더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곳이 없을까 싶어 불만이었는데 가이드가 가까운 곳에 더 잘 보이는 곳이 있다고 해서 그리로 가 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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