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 연수를 받았습니다' 포스팅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작년 12월에 30년의 장롱 면허증 생활을 청산하고 운전을 시작했습니다.......만,
재택 근무를 하는터라 출퇴근도 필요 없고, 밖으로 나갈 일은 더더욱 없기 때문에 일부러라도 운전할 기회를 자주 만들어야 했습니다. 저는 주로 월~화요일에 쉬기 때문에 일부러 운전 연습도 할 겸 채식 맛집을 찾아다니고 있습니다.
오늘 소개할 비건 레스토랑은 서초구 반포동에 있는 푸드더즈매터(Food Does Matter)입니다. 일반적으로는 채식 레스토랑으로 분류가 되도 비건 옵션이 있는 정도거나 락토 오보 수준이라서 완전한 비건인 경우는 찾지 쉽지 않은데 푸드더즈매터는 그야말로 비건 레스토랑입니다.
제가 사는 부천에서 차로 1시간은 이동해야 해서 자주는 못 가지만 가까웠다면 매 주 갔을 게 확실한 맛집입니다. 이 소개 포스팅도 두 번 방문 후 작성하는 겁니다.
푸드더즈매터는 서래길에 위치하고 있고 신반포역 4번 출구에서 1km 정도 떨어져 있으니 뚜벅이들에게도 접근성이 좋은 건 아닙니다.
바로 앞에 공영 주차장이 있으나 주차 가능한 차량 대수가 너무 적고 협소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최초 방문 시에는 다행히 자리가 있었으나 두 번째 갔을 때는 없어서 발렛 파킹을 맡겼습니다. 차량을 가져가실 분들은 '서래마을 공영 주차장'을 네비에 찍고 가시고 만차라면 주차장에서 나오는 길로 직진하여 바로 앞에서 발렛 파킹을 맡기면 됩니다.
푸드더즈매터는 조용한 골목길 안쪽에 위치하고 있으나 건물 1층 모서리에 있어서 전망이 답답하지는 않습니다.
푸드더즈매터는 반려동물 동반 가능 식당으로 월요일이 휴무일이고 오후 3시 30분에서 5시까지 브레이크 타임입니다.
방문했던 두 번 모두 평일 점심이고 문을 열자마자 갔기 때문에 한산했지만 저녁 시간과 주말에는 굉장히 붐빈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금~일요일은 좌석 이용 시간이 90분으로 제한되는 걸 보면 아마도 소문이 맞을 겁니다.
네이버에서 '점심 식사', '저녁 식사', '디너 코스' 중 하나로 예약 가능합니다. 점심 식사는 11시 30분이 첫 타임이고요.
오른쪽이 입구인데 들어오면 정면에 카운터와 음료 테이블이 보이고 왼쪽이 창가 자리, 오른쪽 안쪽에 단체석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회식을 하기에도 좋겠더군요.
저는 두 번 다 창가 자리에 앉았는데 보시는 것처럼 좌석 간격도 널찍하고 통창이라 전망도 나쁘지 않습니다.
전채로 주문한 브로콜리 스프(6,000원)입니다. 잘 구운 브로콜리를 고명으로 얹었고 마늘빵 두 조각이 포함되어 있어 스프를 찍어 먹으면 맛납니다. 비건 스프는 풍미를 살리기 위해 보통 코코넛유를 넣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너무 느끼해지는데 이 브로콜리 스프는 딱 적당합니다. 캐슈넛도 들어가 있어서 고소한 감칠맛도 좋습니다. 2월 초에 1차 방문하고 2월 말에 두 번째 방문했을 때는 메뉴가 전면 바뀌어서 7,000원 짜리 오늘의 수프만 남았으니 이제는 주문 시 확인해야 합니다.
반려인이 꼭 먹어보고 싶다고 해서 주문한 마라 떡볶이(16,000원)입니다. 떡볶이와 야채 튀김을 마라 소스에 버무린 것으로 고명으로 올린 생 파가 생뚱맞게 느껴지지만 의외로 궁합이 잘 맞습니다. 저는 원래 혀가 얼얼해지는 느낌이 싫어 마라맛을 선호하지 않는 편인데 이 마라 떡볶이는 맛있게 먹었습니다. 재방문 때도 또 먹고 싶었던 메뉴인데 안타깝게도 2월 말 메뉴 개편 때 사라졌습니다. 다시 되살려주셨으면 좋겠네요.
제가 메인 메뉴로 주문한 더블 치즈 버거(19,000원)입니다. 반으로 자른 버거를 기본으로 프렌치 프라이를 찍어 먹을 수 있는 소스를 두 가지 줍니다. 프렌치 프라이는 방금 튀겼는지 기름지지 않고 바삭합니다. 속은 폭폭해서 식감도 좋습니다.
버거 단면입니다. 얼핏 보면 일반 수제 버거와 별 차이가 없죠. FDM 패티와 치즈, 각종 채소로 꽉 채웠습니다. 모르고 먹으면 그냥 일반 버거라고 생각할 맛입니다. 메뉴 개편을 하면서 가격을 9,500원으로 대폭 낮췄고 프렌치 프라이를 3,000원에 추가할 수 있도록 했으니 훨씬 저렴하게 맛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음료로 주문한 애플 시나몬 콤부차(9,500원)입니다. 시나몬 스틱을 꽂아 주는데 가격은 후덜덜하지만 추천하는 음료입니다. 저는 콤부차에 대해서도 선입견이 좀 있었는데 그걸 산산히 부수는 맛이네요. 너무 달지도, 너무 시지도, 너무 탄산이 강하지도 않은 딱 조화로운 맛입니다. 이게 가장 유명한 맛인지 개편된 메뉴에도 Best 음료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가격은 8,000원으로 인하했습니다.
2차 방문 때 전채로 주문한 훔무스 플레이트(9,000원)입니다. 병아리콩, 타히니로 만든 훔무스에 다진 야채와 말린 방울 토마토, 방울 토마토 피클을 얹어서 만든 소스를 바게뜨 빵에 발라서 먹는 일종의 타파스 같은 요리입니다. 전채로 가볍게 먹기에 좋습니다.
이것도 2차 방문 때 주문한 옥수수 베지 카키아게(6,000원)입니다. 이것도 전채 요리인데 훔무스 플레이트하고 선택하라면 주저없이 카키아게를 추천할 것 같습니다.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무엇보다 너무 맛있습니다. 양념 옥수수 튀김 같은 느낌인데 양파, 피망, 양배추가 들어갔고 새콤한 칠리 소스 같은 소스를 찍어 먹으면 입맛을 확 살려 줍니다.
개편된 메뉴 중 Signature 메뉴인 TTT 바질 파스타(21,000원)입니다. 3가지 토마토가 들어갔고 바질 페스토와 바질 오일을 넣은 토마토 소스 파스타입니다. 가격은 좀 부담스럽지만 식감, 소스와 재료의 조화가 훌륭합니다. 한번쯤은 꼭 먹어보시라고 권하고 싶은 메뉴입니다.
후식으로 주문한 식물성 아이스크림(4,000원)입니다. 나뚜루 아이스크림과 콜라보를 한 건지 나뚜르 그린티 아이스크림을 기본으로 초코넛, 크럼블, 딸기 쿨리와 과일을 얹고 크림을 추가한 버전입니다. 생과일까지 들어간 걸 고려하면 가성비는 훌륭한데 그냥 평범한 아이스크림 맛입니다. 비건도 아이스크림을 후식으로 즐길 수 있다는 정도의 의미로 생각해 주시면 좋겠네요.
개편된 패스트 메뉴입니다. 푸드더즈매터의 모든 메뉴는 색깔로 넛 프리, 넛 프리 변경 가능, 글루텐 프리, 글루텐 프리 변경 가능 여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개편된 메인 메뉴입니다. 전채와 패스트 메뉴 가격은 낮추고 메인 메뉴의 가격은 살짝 상향시켜 전반적인 밸런스를 맞춘 것 같습니다.
음료 가격은 조금 인하했습니다. 굳이 음료를 드실거면 콤부차로 드세요. 가격을 고려하더라도 마셔볼 만 합니다.
발렛 파킹을 맡기면 주차 관리표를 주는데 2시간까지는 일괄 4,000원입니다. 천천히 식사를 해도 2시간이면 충분하기 때문에 주차비를 대략 4천 원으로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2시간이 넘으면 아마도 30분에 2천 원이 추가되는 것 같습니다.
발렛부스로 곧바로 오실 분들은 네비에 '서울 서초구 서래로 23'을 찍으면 됩니다.
푸드더즈매터가 있는 반포는 제가 사는 부천에서 왕복 2시간이 넘게 걸리기 때문에 자주는 못 가지만 또 가고 싶을 정도로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운 곳입니다. 채식을 하신다면 강력 추천드리고, 채식을 하지 않으셔도 한번쯤 방문해서 건강한 식사를 하기에 좋은 레스토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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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묵은 객실에서 본 view입니다. Dandy Hotel이 주택가에 위치한 호텔이라서 사실 view라고 할 것도 없지만 그래도 바로 앞을 건물이 가로막은 건 아니라서 다행히 답답하지는 않습니다. 야자수도 보이고 멀리 산도 보이네요.
짐을 풀고 리셉션으로 내려가서 일단 환전부터 했습니다. 원래는 은행에서 하는 게 맞지만 주말이라 어쩔 수 없이 호텔에서 할 수 밖에 없었죠. 우선 미화 300불만 대만 달러로 바꾸었는데 환율이 겨우 28.4 밖에 안 되더군요. 호텔 직원도 미안해하며 설명했지만
대만은 은행과 호텔의 환율 차이가 매우 큽니다. 가능하면 은행에서 환전하시고 일정 때문에 주말에 올 수 밖에 없다면 주말 동안 사용할 어느 정도의 대만 달러는 한국에서 바꿔오시는 게 낫겠습니다. 요새는 대만으로 가는 한국 관광객이 워낙 많아서 외환을 취급하는 왠만한 은행은 대만 달러를 어느 정도는 보유하고 있다고 하네요.
환전을 한 뒤 늦은 점심을 먹으러 길을 나섰습니다. 댄디 호텔 티안문 브랜치가 위치한 지역은 타이페이에서도 서북쪽 끝 변두리라서 주변에 높은 건물이 별로 없고 주택 밀집 지역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화려하지 않지만 저는 오히려 조용해서 마음에 들더군요.
처음에는 호텔 직원이 추천해 준 비건 레스토랑으로 갔으나 토요일이라 그런지 공교롭게도 문을 닫았더군요. 그래서 바로 앞에 있는 샤브샤브집으로 갔습니다. 서두르느라고 식당 사진도 못 찍었는데 아마도 체인점인 것 같았습니다. 특이한 건 2인 이상의 테이블보다 혼자 앉아서 먹을 수 있는 Bar 스타일의 테이블이 대부분이더군요. 손님층도 대부분 혼밥족이나 연인, 동료들라서 둘이 나란히 앉아 밥을 먹는 모습이 많았습니다.
자리 앞 테이블에 깔려 있는 약식 메뉴판인데 달라고 하면 영문 메뉴판도 가져다 주기 때문에 주문에 어려움은 없습니다. 보통 위의 세 가지 세트 메뉴(1인 당 218, 258, 298불) 중 하나를 주문하고 부족하면 아래에서 추가 메뉴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제가 주문한 베지테리안 1인 메뉴입니다. 가장 저렴한 218불(한화 8,000원 상당)인데 구성이 아주 훌륭합니다. 세트 메뉴는 기본 상차림에 소스를 선택하고, 밥과 면 중 선택(저는 왼쪽 상단에 보이는 우동면 선택), 음료 중 하나를 선택(저는 레몬 홍차 슬러시를 선택했는데 사진에는 없네요. 이건 향이 좀 강해서 별로였습니다. )하면 됩니다.
이게 기본 접시인데 오이, 홍당무, 호박, 토마토, 옥수수, 양상추, 버섯 등의 각종 채소와 두부 등이 들어 있습니다. 생각보다 양이 많습니다. 특히 위에 보이는 말린 유부 같이 생긴 게 정말 맛있어요. 끓고 있는 채수에 넣었다가 먹으면 식감도 훌륭하고요.
저희는 베지테리안 메뉴를 주문했지만 원래는 218불 세트도 고기가 나옵니다. 정말 훌륭하죠? 258불이나 298불 세트에는 고기의 질이 다르거나 양을 더 주는 것 같았습니다. 어르신 말씀으로는 고기가 야들야들하고 먹을 만 한데 이것도 양이 너무 많아서 다 못 드셨다고 하네요.
메뉴 구성이 훌륭한데다 양도 많고 맛도 좋은데 가격까지 합리적이라서 대만에서의 첫 식사인ㄷ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5시에 국립고궁박물관에서 투어를 담당하시는 가이드를 만날 예정이었기에 밥을 먹으면서 왓츠앱으로 계속 일정을 조율했고 식사를 마치고 4시 40분 쯤 식당을 나와 택시를 잡아탔습니다. 택시가 많아서 그런지 별로 기다릴 것도 없이 금방 잡았습니다.
픽업 기사분도 그랬지만
대만의 현지인 기사들은 영어를 거의 못하기 때문에 가이드 북의 중국어로 쓰인 주소를 보여줘야 합니다.
20분 정도를 예상했는데 17분 만에 국립고궁박물관에 도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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