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전용 레스토랑에만 [비건맛집] 글머리를 달고 싶지만 그렇게 되면 너무 한정된 음식점만 소개하게 되기 때문에 비건이 먹을 수 있는 메뉴가 있는 집이라면 제 마음대로 [비건맛집] 글머리를 달고 있습니다;;;;
오늘 소개하는 리틀 포레스트는 성수동에 위치한 브런치 전문 레스토랑으로 비건 전용 레스토랑은 아니지만 락토 오보, 오보, 락토, 비건 등이 먹을 수 있는 메뉴를 별도로 나눠놓아서 논비건들과 함께 식사하기에도 좋습니다. 물론 비건인 제 입장에서는 먹을 수 있는 메뉴가 많지 않아서 자주 가게 되지는 않을 것 같지만 오늘 이 포스팅을 하는 이유인 '샥슈카'가 생각나면 재방문할 것 같습니다.
대중 교통으로 오실 분들은 성수역 1번 출구에서 500m 정도 떨어져 있고 차량을 이용하실 분은 '성수2가 3동 공영주차장'에 주차하시면 되는데 문제는 여기가 핫플레이스 근처라서 쉽게 만차가 됩니다. 저는 'KT성수분국 노상 공영 주차장'에 주차를 했는데 여기는 비교적 주차가 쉽지만 리틀 포레스트와 1km 넘게 떨어져 있어 조금 많이 걸어야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주차비는 기본 5분 250원이고 추가 5분 당 250원입니다. 1시간 조금 넘게 있었는데 4,000원 정도 나왔습니다. 주차요금 징수원을 찾을 필요 없이 QR코드를 찍어서 온라인 결제하면 됩니다. 요새는 현금 결제를 하는 곳이 많지 않죠.
리틀 포레스트는 건물 2층인데 보시다시피 2층에 식당이 있으리라고는 짐작하기 어려운 입구 모습이라서 눈여겨 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치기 쉽습니다. 건물주에게 이야기를 해서 계단 앞에 쌓아놓은 간이의자라도 좀 치우면 나을 것 같은데 말이죠;;;;
그래도 2층 매장은 꽤 넓습니다. 창문쪽 1인 좌석도 넉넉하고요.
테이블 회전은 별로 신경쓰지 않는지 테이블 간격이 지나칠 정도로 넓어서 약간 휑한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저는 코로나 시대에 다닥다닥 테이블을 붙여놓은 레스토랑을 극혐하기에 마음에 들었습니다만.... 주문과 계산은 카운터에서 하고 셀프 서비스입니다. 주문을 받으면 곧바로 맞은 편 조리대에서 조리를 하는 방식입니다.
메뉴판이 리틀 포레스트에서 가장 마음에 들지 않는 점입니다. 별도의 메뉴판이 없고 계산대 앞에 붙여놓은 이 종이 하나가 전부입니다. 글씨가 깨알 같아서 잘 보이지도 않고 무엇보다 처음 오는 저 같은 비건은 메뉴 숙지할 시간이 필요한데 뒤에 사람이라도 서 있으면 마음이 조급해지더군요. 예비 메뉴판이라도 하나 만들어 주면 좋으련만...
비건이 먹을 수 있는 메뉴는 샥슈카, 버섯타르틴, 샐러드 파스타, 후무스 플레이트가 전부입니다. 방문했을 당시 버섯타르틴은 재료 소진으로 못 먹었고 처음에는 샥슈카와 샐러드파스타, 콤부차 2잔을 주문했고 나중에 후무스 플레이트를 추가했습니다.
샥슈카(13,000원)는 터키 마그레브의 달걀 요리로 매운 토마토 소스에 달걀을 깨 넣어 익힌 음식으로 영어로는 '에그 인 헬'이라고 합니다. 비건 버젼은 달걀이 없습니다. 대신 두부와 아보카도 등이 들어있죠. 빵은 무한리필 됩니다. 처음에는 리필할 생각이 없었는데 샥슈카 양이 많기도 하고 결국 2번 리필했습니다. 빵을 찍어 먹으면 쉴 새 없이 들어가는 맛입니다. 새콤하면서도 담백한 토마토 스프에 매장에서 직접 구운 빵을 찍어 먹는데 맛이 없을리가 없죠. 요거 추천합니다. 이걸 먹기 위해서 재방문 할 의사 있습니다.
이건 샐러드 파스타(12,000원)입니다. 통밀 파스타에 구운 야채와 두부를 얹고 참깨 드레싱으로 맛을 더했습니다. 통밀 파스타라서 식감이 퍽퍽할 것 같았는데 고소하고 담백한 참깨 드레싱때문에 괜찮았습니다. 푸른잎 채소가 적당히 어우러져 느끼함을 잡았고요. 양이 적은 것이 유일한 단점입니다. 함께 나온 콤부차(5,500원)는 아이스로만 제공되며 요새 즐겨 먹는 발효 음료입니다. 건강에 좋아요.
양에 차지 않아 추가 주문한 후무스 플레이트(10,000원)입니다. 원래는 프로슈토가 들어가는데 비건 버전은 대신 아보카도로 대치됩니다. 제주당근을 채썰어 소스에 절인 라페(Rapee)를 곁들였는데 빵에 후무스를 바른 뒤 아보카도와 당근라페를 얹어서 먹습니다. 후무스는 중동 음식 특유의 향이 너무 강해서 저나 반려인 둘 다 별로 선호하지 않아 주문하면서도 살짝 망설였는데 리틀 포레스트의 후무스는 향이 거의 없다시피 할 정도로 약해서 먹는데 부담이 전혀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양은 그리 많지 않아서 정식 식사라기보다는 그야말로 가벼운 브런치 메뉴로 드시는 게 좋겠습니다.
아마도 식사를 위해 재방문하게 되면 저는 오늘 소개한 메뉴 모두를 한꺼번에 주문할 것 같습니다. 여성 두 분이라면 메뉴를 두 개만 시켜도 대충 되겠지만 남녀 커플만 해도 3개는 주문해야 모자라지 않을 양입니다.
리틀 포레스트의 영업 시간은 오전 10시에서 저녁 7시까지이며 특이하게도 일요일이 휴무일입니다. 네이버 예약을 할 수 있지만 토요일만 됩니다. 아마도 토요일 저녁 시간대가 가장 붐비는 것 같습니다.
성수동 서울숲을 방문하거나 성수동 핫플레이스를 가실 비건들은 한번쯤 방문해서 맛있는 샥슈카를 맛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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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정통 중식(?)을 비건으로 즐기고 싶은 분들께
'망원동 황금룡'을 추천드렸죠. 망원동 황금룡이 우리가 흔히 말하는 중국집에 가깝다면 오늘 소개하는 ALT.a는 퓨전 중식이지만 오리지널 음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깔끔한 맛을 보여주는 곳입니다.
ALT.a는 이태원점과 도산공원점이 있는데 아무래도 비건 레스토랑이 이태원에 많다 보니 저는 주로 이태원점을 가게 되더군요. 네이버에서 온라인 예약하고 갔습니다.
ALT.a 이태원점의 위치는 '서울 용산구 보광로 109 1층'입니다. 이태원역 4번 출구에서 250m 정도 떨어져 있는데 해밀턴 호텔을 등지고 엔틱 가구거리 방면으로 5분 정도 걸으면 도로 오른쪽에 있습니다.
차를 가져가실 분은 우선 '이태원1동 노상 공영 주차장'으로 가세요. ALT.a에서 5분도 안 걸리고 공영 주차장치고는 비싸지만 그래도 이태원 주차비로는 싼 편입니다. 30분에 1,500원이고 1시간 살짝 넘게 주차했더니 3,250원 나왔습니다. 하지만 점심 무렵에 가면 빈 자리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 경우 해밀턴 호텔 삼거리 근처에 유료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1시간 주차에 7,500원으로 공영 주차장의 2배가 넘지만 주차비가 비싸기 때문에 항상 빈 자리가 넉넉하게 있다는 게 장점입니다.
ALT.a 이태원점은 도로 변에 위치해 있고 휠체어도 접근 가능합니다. 이 사진은 3월에 처음 갔을 때 찍은건데 야외석은 살짝 추워서 실내 자리에 앉았고 5월에 두 번째 갔을 때는 야외석에서 식사를 했습니다. 폴딩 도어도 활짝 열어서 어디에 앉아도 개방감이 괜찮았죠.
ALT.a의 모든 메뉴는 비건이고 고기 식감이 필요한 메뉴는 100% 식물성 고기를 사용합니다. 전반적으로 이태원치고는 합리적인 가격대인데 아무래도 식사 메뉴보다는 요리 메뉴의 가격이 높은 편입니다.
오트 밀크를 이용한 커피 메뉴도 있고 비건 와인 리스트까지 갖추고 있어서 중식을 안주로 술자리를 가질 분들에게도 괜찮습니다.
에피타이저로 주문한 '식물성 참치 바게트 샐러드(6,000원)'입니다. 참치 카나페 느낌인데 저는 입맛을 돋우기에 아주 좋았는데 같이 간 반려인은 식물성 참치 때문인지 살짝 기름지다고 하네요. 재주문 의향 있습니다.
처음 갔을 때는 기본에 얼마나 충실한 지 알아보고 싶어서 식사 메뉴 중 일부러 베스트 메뉴로 주문했습니다.
베스트 식사 메뉴 중 하나인 '된장 짜장면(9,000원)'입니다. 된장맛이 너무 강하지 않을까 살짝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된장맛은 별로 느껴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짜장면이라는 음식에 대한 선입견이 너무 강해서인지 좀 밍숭맹숭한 느낌이었습니다. 깔끔한 짜장면을 좋아하는 여성분들을 공략하기에 좋을 것 같았습니다. 저는 한번 맛본 것으로 충분합니다.
'매운 버섯 짬뽕(10,000원)'입니다. 면과 밥 중에 선택할 수 있습니다. 칼칼한 정통 짬뽕맛이고 목이버섯과 각종 야채가 풍성해서 부실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면을 다 먹고 나서도 국물이 많이 남았기에 밥까지 추가 주문해서 말아 먹었습니다.
공기밥은 1그릇에 2,000원입니다. 추가 주문해서 먹기에 딱 적당한 양이 나옵니다. 말아서 둘이 먹으면 딱 맞는 양입니다.
처음 갔을 때는 요리를 주문하지 않았기에 디저트로 '시나몬 도넛(4,000원)'도 하나 주문했습니다. 시나몬 도넛에 팜 슈거와 달고나를 토핑했는데 소스에 적셔서 먹으면 디저트로 딱입니다. 생각보다 달지는 않은데 커피랑 같이 먹으면 더 맛있을 것 같습니다.
5월에 두 번째 방문했을 때 주문한 '그린 마요 두부 샐러드(18,000원)'입니다. 샐러드치고는 살짝 가격이 비싸다고 느낄 수 있는데 먹어보면 가격 생각이 별로 안 납니다. 비건들은 보통 샐러드에 진심이고 대체로 워낙 다양한 샐러드를 먹어 봤기 때문에 샐러드 입맛이 까다로운 편인데 사용한 채소가 하나같이 엄청 신선합니다. 식감부터 달라요. 소스도 직접 만든 소스 같습니다. 사진에는 잘 안 보이지만 건두부가 들어 있는데 채소와 아주 잘 어울립니다. 새로 출시한 신메뉴인데 다른 샐러드에 대한 기대감까지 높이는 메뉴입니다.
첫 요리로 주문한 탕수육(23,000원)입니다. 양이 좀 적어 보이지만 아닙니다. 둘이서 식사 메뉴 하나만 추가해도 충분히 배부를 정도입니다. 돼지고기 탕수육과 달리 비건 탕수육은 고기 비린내가 나지 않는 대신 잘못 만들면 눅지기 쉬워서 식감이 꽝인데 바삭하면서도 달콤새콤한 소스와 기가막히게 어울리네요. 전혀 다른 음식이지만
'푸드더즈매터'의 마라 떡볶이가 떠오르는 식감이었습니다. 이것도 추천합니다.
첫 방문 때 된장 짜장면을 주문했기에 오리지널 짜장을 먹고 싶었지만 면은 이미 한번 맛을 봤으니 짜장밥은 어떨까 궁금해서 시켜 본 '짜장 야채 볶음밥(9,000원)'입니다. 역시 사진만 보면 양이 적어 보이지만 아닙니다. 짜장때문에 적어 보이지만 밥을 수북하게 담은 거라서 막상 비벼서 먹어보면 충분합니다. 볶음밥의 정석으로 너무 기름지지 않으면서도 밥알이 고슬고슬하게 볶였고 채소도 딱 적당히 들어 있습니다. 짜장이 부족하지 않을까 걱정되지만 막상 비비면 딱 맞는 양입니다. 이것도 추천합니다.
두 번의 방문을 통틀어 별로라고 생각한 메뉴가 하나도 없어서 매번 방문 때마다 새로운 메뉴를 try해 보고 싶을 정도로 기대감을 주네요. 깔끔한 퓨전 중식을 맛보고 싶은 비건(논비건이라도)들께 자신있게 추천드릴 수 있는 곳입니다.
휴일 없이 매일 11시 30분에 오픈해서 밤 10시까지 영업하는 곳이니 언제든 방문할 수 있어 더욱 마음에 듭니다. 다만 오후 3시에서 5시까지 2시간 동안 break time이니 참고하시고요.
세 번째 방문 때 에피타이저로 주문한 '홍유만두와 고수 샐러드(16,000원)'입니다. 만두를 곁들인 샐러드라고 생각했는데 고수를 곁들인 만두에 가깝습니다. 만두에 고수와 잘게 썬 파를 곁들여 함께 먹는 건데 맛있습니다. 불향도 나고, 살짝 마라맛 같은 것도 나지만 그렇게 맵지는 않습니다. 기름이 튈 수 있기 때문에 먹을 때 조심스럽지만 향미가 남다릅니다. 다만 16,000원이라는 가격은 살짝 부담스러워서 자주 먹게 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세 번째 방문 때 식사 메뉴로 시킨 마파두부밥(10,000원)입니다. 매우 매운 음식으로 표시되어 있지만 생각보다 맵지 않습니다. 마파 두부가 매우 부드러운데 간이 살짝 약한 느낌이라 자극적인 중식을 싫어하는 분들께만 추천합니다.
세 번째 방문 때 식사 메뉴로 주문한 가지 덮밥(10,000원)입니다. 오리지널과 매운맛 중에서 고를 수 있는데 어떤 지 살펴보려고 오리지널 버전으로 주문했습니다. 가지에 불향이 많이 나고 밥도둑입니다. 고수와 같이 먹어도 어울립니다. 매운맛도 어떨지 궁금해지는 가지 덮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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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차인지 이제는 기억조차 나지 않지만 겨울철을 맞아 코로나 바이러스가 재확산하는 가운데 안식월인데도 불구하고 줄곧 방콕만 하다가
운전 연수도 받았으니 차 모는 연습도 할 겸 콧바람을 쐬러 파주에 다녀왔습니다. 겸사겸사 자유로도 타고요(물론 반자율 주행 기능을 이용해서 저는 그냥 스티어링 휠에 손만 얹고 있었습니다만;;;)
베지앙(Vege-ang)은 요새 핫플인 비건 베이커리로 파주시 교하동에 위치합니다. 서울 외각이라서 그런지 주차 공간이 넉넉하네요.
매장도 널찍해서 쾌적한 편입니다. 저희는 11시로 예약하고 갔기 때문에 손님이 거의 없었지만 테이블이 꽉 차도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이 걱정되지 않을 정도로 테이블 간격이 넓습니다.
식물을 위주로 한 플렌테리어를 해서 그런지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푸릇푸릇합니다. 보통 비건 베이커리나 카페에 가면 채식과 관련된 책이 많은데 베지앙은 김아윤 대표가 비건 베이커리를 시작한 이유가 슬로우 푸드 운동때문이어서 그런지 음식 문화에 대한 책이 더 많았습니다. 원래는 플렉시테리언이었는데 지금은 페스코 베지테리언이라고 하네요.
원래 비건 식당이나 베이커리는 이런 저런 규칙들을 엄격하게 지키는 편인데
제가 지금까지 경험한 비건 관련 업체 중 가장 철저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단 일회용 컵과 식기류를 사용하지 않으며 개인 용기(테이크 아웃 시 베이커리 300원, 음료와 브런치 메뉴 500원 할인) 사용을 권장하고 부득이하게 사용하는 일회용품은 모두 생분해가 가능한 천연 소재로 된 것들을 사용합니다.
영유아, 반려동물 동반을 환영하는 차별없는 가게이며 계란, 버터, 우유 뿐 아니라 꿀도 사용하지 않는 철저한 비건 재료 사용 베이커리입니다. 모든 음료 메뉴는 sugar-free이고 모든 식재료는 친환경, 유기농, 제철 재료를 지향합니다.
요새 다른 카페는 어떤 지 모르겠는데 QR코드를 찍으면 와이파이에 자동으로 연결되네요. 편리합니다.
베지앙은 일회용 생수병은 고사하고 정수기도 사용하지 않습니다. 매일 직접 만든 물을 제공합니다.
더 놀라운 건 물티슈 뿐 아니라 넵킨조차도 제공하지 않습니다. 호텔에서나 볼 수 있는 물수건을 주네요. 이거 맨날 살균해서 내놓으려면 얼마나 번거롭고 귀찮은 일이 될 지 안 봐도 비디오일텐데요. 대단합니다.
메뉴는 철마다 조금씩 바뀌는데 저희는 양송이 크림스프(6,000원), 머쉬룸 치즈버거(12,000원), 겨울냉이 오일 파스타(15,000원)를 주문했습니다. 베지앙은 로컬 푸드 운동에 동참하고 있기 때문에 장단콩, 간장, 화이트 식초 등은 파주 지역에서 생산되는 재료를 사용합니다.
브런치를 먹으러 왔지만 비건 베이커리도 궁금해서 디저트로 케익과 함께 마실 아이스 쏘이카페모카(6,000원)하고 아이스 바닐라 쏘이라떼(5,000원)도 주문했습니다. 음료 라인도 꽤 다양하네요.
맨 먼저 나온 양송이 크림스프입니다. 혼자 먹기에는 양이 많습니다. 메인 메뉴를 주문했다면 둘이 나눠 먹기에 충분한 양입니다. 기성품을 쓰지 않고 직접 끓인 스프 같습니다. 간도 딱 맞고 식감도 좋고 스프 안에 들어 있는 버섯마저도 맛있습니다. 다음 요리를 기대하게 하는 맛입니다.
머쉬룸 치즈버거와 겨울냉이 오일 파스타가 나왔습니다. 비쥬얼도 깔끔합니다.
겨울냉이 오일 파스타는 냉이를 넣은 알리오올리오에 냉이 튀김을 얹었습니다. 과연 잘 어울릴까 반신반의했는데 신의 한수였습니다. 냉이 향이 오일 파스타의 느끼함을 잘 잡아주는데다 냉이 튀김이 군계일학이었습니다. 어떤 튀김과도 다른 신선한 맛입니다.
파스타 자체는 간이 좀 센 편이어서 밥을 비벼 먹고 싶었지만 제가 채식을 하면서 입맛이 싱거워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반인의 입맛에는 맞을 겁니다.
다음은 머쉬룸 치즈버거입니다. 12,000원이 전혀 아깝지 않은 맛이었는데 두 가지가 놀라웠습니다. 하나는 인공육 패티가 들어가지 않습니다. 패티 대신 버섯을 듬뿍 넣었습니다. 버섯의 식감이 원래 고기와 비슷해서 비건들은 고기 대신 버섯을 자주 쓰는데 버거에는 당연히 패티가 들어가야 한다는 선입견을 와장창 부수는 신선한 발상이었습니다. 두 번째는 치즈의 향미인데 비건 치즈의 완성도가 상당히 높아졌다고는 해도 일반 치즈의 꼬리꼬리함까지는 재현하지는 못했는데 이 치즈버거에 들어간 치즈는 기성품의 조합을 통해 모르고 먹으면 비건 치즈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일반 치즈에 가깝습니다. 너무 놀라워서 대표께 어떤 제품을 쓰냐고 몰래 물어봐서 적어왔습니다.
아래 있는 것이 아이스 바닐라 쏘이라떼이고 위가 아이스 쏘이카페모카입니다. 스트로우는 유리로 된 걸 줍니다. 개인적으로 종이나 대나무 스트로우는 사용하다 보면 눅눅해지고 찢어져서 싫고, 스테인레스는 입에 닿는 차가운 촉감이 싫은데 유리 스트로우는 마음에 드네요. 이질감이 덜합니다.
쏘이카페모카는 커피보다는 아이스 코코아에 가까운 맛이라 제 취향은 아니었는데 바닐라 쏘이라떼는 무설탕 시럽을 사용했는데도 충분히 달달하면서도 커피의 향미가 제대로 살아있어서 좋았습니다. 요거 추천합니다.
후르츠 쇼트케이크(8,500원)를 주문했습니다.
제철 과일과 좋은 재료를 아끼지 않았다는 건 한 입만 먹어봐도 대번에 알겠는데 맛있다고 덥썩 덥썩 추가할 수 있는 가격대는 아닙니다. 베지앙이 비건 베이커리인만큼 베이커리에 더욱 진심이겠지만 저는 사실 베이커리보다 브런치 메뉴가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케익은 고급스러운 맛이기는 한데 다른 비건 베이커리에 비해 차별점이 크게 있어 보이지는 않았거든요. 이 날 먹은 디저트 중 하나만 고르라면 저는 후르츠 쇼트케이크가 가장 맛났습니다.
그래도 간 김에 하나씩 다 먹어 보고 싶어서 바나나 땅콩버터 케이크(8,500원)와 마틸다 로쉐 케이크(8,000원)도 한 조각씩 구매해서 미리 챙겨간 용기에 담아 갖고 왔습니다. 다음 날 점심 때 빵 대신 먹었는데 역시나 고급스러운 맛이기는 한데 다시 가서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먹어본 케이크 중에 최애를 고르라면 저는 후르츠 쇼트케이크를 선택할 것 같습니다.
베지앙은 베이커리가 메인이기는 하지만 저는 베이커리보다 브런치를 먹으러 다시 갈 것 같습니다. 태국에서 요리를 공부한 셰프가 브런치를 담당하고 있다고 하니 다음에는 팟타이 종류를 먹어보고 싶습니다.
제가 1월 2일에 갔는데 1월 11일까지는 휴무 기간이라고 하니 방문하실 분들은 1월 12일 이후에 가셔야 합니다.
베지앙은 화, 수요일이 휴무이고 영업 시간은 오전 11시에 개점해서 저녁 7시까지입니다(마지막 주문 오후 6시)
브런치가 더 맛나다고 말씀드렸지만 비건 케이크에 진심인 분들에게도 충분히 추천할 수 있는 곳입니다. 베지앙이 집 근처에 있었다면 티 타임 때마다 쥐가 콩방 드나들듯이 드나들었을 것 같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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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초에 송파구에 있는 건축사 사무실에 상담을 받으러 갔다가(뭔 일인지는 추후 포스팅하겠습니다. 아무래도 이야기가 길어질 것 같거든요) 점심 시간이 겹쳐 현지에서 검색하여 우연히 들른 맛집입니다. 별로 기대 안 했는데 거의 대박 수준이었습니다.
원래는 잠실 장미아파트 지하상가에 있다가 2019년 초에 송리단길로 옮겼다고 들었습니다. 검색을 해 보니 르꼬르동블루 출신의 셰프가 운영한다고 해서 '에이 설마' 했는데.......
가게 이름은 씨젬므쥬르로 프랑스어로 6번째 날이라는 뜻입니다. 외관은 깔끔합니다. 가게 밖에 의자가 나와 있는 걸 보면 식사 시간에는 웨이팅이 있는 곳인가 봅니다.
방역 지침 때문에 테이블을 뺀 것 같기는 하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공간이 넓지 않습니다. 4인용 테이블 3개, 2인용 테이블 1개 뿐이니 10명만 들어오면 꽉 찹니다. 저희가 식사 시간을 살짝 지난 시간에 갔는데도 금방 꽉 차서 여러 팀이 그냥 발길을 돌리더군요.
오른쪽에 있는 메뉴가 '노미트볼과 신선한 야채 보울(10,000원)'이고 왼쪽에 있는 메뉴가 '토마토 리조또와 절임야채(12,000원)'입니다. 왼쪽 위의 사이드 디쉬는 원래 4천 원에 별도 판매하는 웨지 감자인데 보통은 서비스로 주신다고 합니다.
'노미트볼과 신선한 야채 보울'은 노르웨이 여행 때 먹었던 'Buddha Bowl'과 비슷한 느낌인데 병아리콩으로 만든 미트볼과 곡물 샐러드를 수제 두부 마요네즈에 버무려 먹는 음식입니다. 미트볼은 팔라펠 비슷한 식감인데 다소 퍽퍽하기 때문에 으깨서 섞어 먹어야 더 맛있습니다. 메뉴 설명처럼 샐러드처럼 주문했지만 양이 많아서 식사로 먹어도 손색 없습니다. 보통 이런 보울 메뉴는 건강하기는 하지만 맛있다고 느끼기 어려운데 이건 다릅니다. 비채식인이 먹어도 맛있다고 생각할 정도로 풍미가 좋습니다.
'토마토 리조또와 절임 야채'는 현미와 백미를 발사믹 드레싱에 절인 야채와 섞어서 토마토 소스로 끓인 리조또입니다. 제가 아는 리조또는 대부분 밥의 식감이 꺼끌거리기 때문에 저는 거의 주문하지 않는 메뉴인데 이건 주문 안 했으면 후회했을 뻔 했습니다. 씹히는 식감도 적절하고 무엇보다 매콤하다고 느껴질 정도의 토마토 소스가 채소와 잘 어울립니다. 제가 이 정도였으니 리조또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아주 맛나게 드실 수 있을 겁니다. 정통 리조또처럼 조금 느끼하게 드실 분들은 4천 원에 치즈를 추가하실 수 있습니다.
서비스로 나온 웨지 감자인데 눅지지도 않았고 너무 튀겨서 부서지지도 않은, 딱 좋은 수분 함량을 가진 웨지 감자였습니다. 음식과 함께 먹는 사이드 디쉬로도 손색이 없고 맥주 안주로 먹어도 그만일 것 같습니다. 게다가 메뉴 하나를 더 추가했더니 인심좋게 리필까지 해 주시더군요.
음식이 하나 같이 너무 맛있어서 추가로 하나 더 주문한 '시금치 페스토 파스타(11,000원)'입니다. 저는 원래 점심을 1시간 넘게 천천히 먹는 편이어서 음식을 많이 먹지 못하는데 씨젬므쥬르의 음식들은 하나같이 너무 맛있어서 허겁지겁 먹는 바람에 메뉴 2개에 웨지 감자까지 먹었는데도 아직 배가 안 차더군요. 그래서 '시금치 페스토 파스타'를 하나 더 주문했습니다. 이 레스토랑의 시그니처 메뉴로 역시나 명불허전이었습니다. 레몬을 꼭 뿌려서 먹어야 더 맛있고(셰프께서 꼭 뿌려서 먹으라고 일러 주시더군요) 단.짠.고소함이 기가 막히게 어우러지는 맛입니다. 함께 나오는 사이드 디쉬의 마리네이드된 방울 토마토와 가지, 오이 등도 파스타의 맛과 잘 어울립니다.
메뉴판에 있던 베스트 메뉴 3가지를 모두 맛보았는데 모두 최고였습니다. 앞으로 송리단길에 자주 오게 될 것 같은데 올 때마다 들를 채식 맛집 하나가 생겨서 기쁩니다. 다음에는 다른 메뉴를 맛봐야겠습니다.
채식 레스토랑은 건강하지만 맛이 없거나, 맛있으면 가격이 너무 비싸거나, 맛있고 가격이 합리적이면 양이 적거나 해서 뭐 하나는 항상 아쉬웠는데 씨젬므쥬르는 건강, 맛, 가격, 양까지 모두 잡은, 근래에 보기 드문 맛집이라서 놀랐습니다. 게다가 송리단길 한가운데 있는데 차량 6대가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까지 확보했더군요. 유일한 단점이라고는 매장이 작아서 운이 없으면 웨이팅을 할 수 있다는 것 뿐입니다. 포장과 배달까지 가능하다고 하니 근처에 있으면 맨날 이용했을 레스토랑입니다. 강추합니다!!
* 주소 : 서울시 송파구 백제고분로41길 25(서울시 송파구 송파동 12-3)
* 전화 : 070-4179-4142
*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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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건강한 채식 위주 식단을 유지하는 비건이라고 해도 가공 탄수화물의 유혹에서 완벽하게 자유로운 건 아닙니다. 드물기는 해도 떡볶이나 라면 같은 정제 탄수화물 음식을 먹기도 하고 가끔은 케익 같은 디저트가 당기기도 합니다.
안 먹는 게 가장 좋겠지만 그래도 꼭 먹어야 한다면 최대한 건강한 재료를 사용한 걸 먹는 게 좋겠죠(라고 합리화합니다;;;).
제가 오늘 소개하는 비건 케익 전문점은 서울시 합정동에 위치한 라 뽀즈(La Pause)입니다. 최근에 찾았는데 케익을 먹고 싶을 때 주로 이용하는 맛집입니다.
합정역 맛집 골목에 위치한 곳으로 비건 디저트 전문점입니다.
버터, 달걀, 우유, 정제설탕, 흰 밀가루, 트랜스 지방, 동물성 재료를 사용하지 않으며 모든 메뉴가 비건이자 글루텐 프리입니다.
통밀가루, 현미가루, 비정제원당 등 비건이면서도 최대한 건강에 좋은 재료를 사용하고 있고 부재료로 코코넛 오일, 포도씨유, 과일 또는 채소의 퓨레, 두유, 아몬드밀크, 코코넛밀크를 씁니다. 하물며 크림도 캐슈넛과 두부로 만든다고 하네요.
La Pause의 실내 모습입니다. 매장 크기에 비해 테이블이 많지는 않습니다. 거리두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테이블을 널찍이 떨어뜨려 놓아서 넓어 보입니다. 저는 항상 미리 주문하고 픽업만 했기 때문에 매장에서 먹은 적은 없습니다.
전해 듣기로는 사장님이 비건은 아니고 비건 케이크를 좋아해서 취미로 만들다가 매장까지 내셨다고 하네요.
꽤 다양한 종류의 케익이 있으며 갈 때마다 구성이 조금씩 달라집니다. 가격은 브라우니가 6,500 원이고 케익류는 한 조각에 8,000~8,500 원 선입니다. 가격만 보면 비싸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통밀 코코넛 레몬 케이크입니다. 보면 짐작하시겠지만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설렁설렁 만드는 그런 케익이 아닙니다. 재료를 아끼지 않고 꽉 채운 밀도 있는 케익으로 굉장히 고급진 맛과 풍미를 보여줍니다.
이름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말차가 들어간 케익입니다. 말차향만 넣어서 흉내만 낸 게 아닙니다. 말차를 통째로 케익으로 만든 것 같은 쫀득한 식감이 일품입니다.
줄어드는 게 아까운 케익인데 어차피 디저트인 만큼 살짝 아쉽게 먹는 게 좋죠. 항상 갈 때마다 못 먹어본 케익 위주로 두 조각을 사 와서 이틀에 걸쳐 먹는데 항상 대만족이었습니다.
아, 그리고 저희는 케익을 담아갈 별도의 용기를 항상 가져가는데 그러면 포장비 500 원을 할인해 주니 참고하세요.
La Pause의 정확한 위치는 다음과 같습니다.
합정역 안쪽에 맛집들이 몰려 있는 양화로길 안쪽에 있습니다.
주소 : 서울시 마포구 합정동 412-2번지 1층
연락처 : 02-6080-0026
운영 시간 : 오후 1시에 문을 여는 일요일을 제외하고는 12시에 열어서 밤 10시 또는 11시에 문을 닫음
비건이거나 건강과 맛을 모두 놓치고 싶지 않은 일반인들에게 추천하는 케익 맛집입니다.
덧. 케익이 다 팔리면 문을 일찍 닫을 수도 있어서 항상 운영하는 지 확인을 해 보고 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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