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 중독자가 도박을 하면서 도박으로 생긴 빚을 갚아 나가겠다고 할 때 상담자가 분명히 취해야 할 입장은 이것입니다.
"도박을 그만두지 않고 도박빚을 갚는 것은 처음에는 가능한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결과적으로는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치료적 측면에서 나는 찬성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노력을 통해 도박의 무익함과 도박을 하면서 빚 갚기가 불가능하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만 선택적으로 찬성한다"
도박 중독자가 도박을 하면서 빚을 갚는다고 할 때 상담자가 제시해야 하는 단 한 가지 원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도박은 도박이고 빚 갚기는 빚 갚기이다. 절대로 도박을 해서 번 돈으로 빚을 갚아서는 안 된다"
즉 도박과 도박 빚을 분리하는 겁니다. 설사 초반에 돈을 따더라도 그건 다른 곳에 써야지 빚을 갚는데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돈을 잃더라도 더 이상의 빚을 내지 말도록 권고도 해야 하지만 대개 지켜지지 않습니다. 그러니 도박으로 딴 돈으로 빚을 갚지 않도록만 신경쓰세요. 어차피 도박자가 도박을 그만두지 않으면 빚은 계속 늘어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도박으로 딴 돈으로 빚을 갚는 경험을 하게 하면 도박자에게 면죄부를 주는 꼴이 됩니다. 나중에 도박 빚을 갚기는 커녕 빚의 액수가 더 늘어난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 조금이지만 어쨌거나 갚았던 적도 있다면서 도박을 하면서 빚을 갚지 못한 이유는 도박 자금이 부족했다거나 운이 안 따랐다거나 하는 등 이전과 동일한 핑계를 대고 합리화를 하게 됩니다. 그걸 막으려면 도박과 도박 빚을 분리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그래서
도박을 계속 하든 말든 빚 만큼은 반드시 일을 해서 갚도록 해야 합니다. 또한 도박을 지속하면 지속적인 일을 할 수가 없기 때문에 처음부터 채무 변제 계획을 세워서 기간과 금액을 정해두고 시작해야 합니다. 돈이 생기는 대로 갚겠다는 도박자를 그대로 내버려 두면 도박을 하겠다는 걸 그냥 방치하는 꼴 밖에 안 됩니다. 간헐적인 빚 갚기가 가능하려면 무엇보다 도박을 그만둬야 합니다. 도박을 하고 있는 상태에서는 절대로 간헐적으로 빚을 갚을 수가 없거든요.
다시 한번 정리하자면, 당장 도박을 끊을 생각은 없으나 상담을 하면서 빚은 갚아나가기를 원하는 도박자가 있을 때 무조건 도박을 끊으라고 강권하지 말고 스스로 교훈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도박으로 번 돈을 빚 갚는데 사용하면 안 되고 반드시 일해서 번 돈으로만 빚을 갚도록 하는 원칙만 지키면 됩니다.
결과적으로는 도박을 계속하는 한 빚을 갚을 수 없다는 걸 도박자가 깨닫게 되는데 그 기간을 최대한으로 단축하면서 손실을 줄이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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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으로 돈을 딸 수 있다고 착각하는 도박 중독자들은 한번만 크게 따면 빚을 갚고 운만 조금 더 따라준다면 잃어버린 돈도 되찾을 수 있다고 믿습니다. 더 심하게는 도박으로 돈을 따서 팔자 고칠 수 있다는 망상에 빠지기도 합니다.
도박으로 절대 돈을 딸 수 없다는 이야기는 이미 여러차례 했기 때문에 여기에서 지루하게 반복하지는 않겠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도박으로 돈을 딸 수 있다는 (말도 안 되는) 가정 하에 말씀을 드리죠.
도박 중독자는 도박으로 돈을 따서 비싼 옷도 사 입고, 차도 바꾸고, 좋은 집을 사서 이사하고 싶어합니다. 그 돈으로 가족과 행복하게 살고 싶어하죠. 그건 진심입니다.
그렇다면 정말 도박으로 돈을 따면 원하는대로 돈을 쓸 수 있을까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결론부터 말씀을 드리면 도박으로 번 돈은 절대로 도박판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예를 들어보죠. 경마장에서 마지막 경주에 1만 원을 걸었는데 엄청나게 큰 배당을 터뜨려서 500만 원을 손에 쥐었다고 해 봅시다. 수중에 현찰 500만 원이 들어 있습니다. 집으로 오는 발걸음이 가볍기 그지 없습니다. 하늘을 날 것처럼 짜릿합니다.
집에 오는 동안에 그동안 고생했던 마누라에게 명품 가방이라도 하나 사 줄까, 아빠와 놀 시간도 없이 방치되었던 아이들에게 아이패드라도 사 줄까 하는 기특한 생각을 잠깐 해 보기도 합니다.
그런데 막상 집에 와서 생각해보니 하늘이 드디어 나에게 기회를 주신 것 같이 느껴집니다. 행운의 여신이 자신의 어깨에 내려 앉은 것 같기도 하고요. 1만 원으로 500만 원을 따왔으니 100만 원 정도 베팅해서 비슷한 경주 하나만 더 맞춰도 팔자 고치는 건 시간 문제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일단 400만 원은 고이 감추어두고 100만 원만 가져가서 자신의 운을 다시 한번 시험해보기로 합니다.
다음 주 경마일에 경마장에 가서 시험삼아 20만 원을 베팅했는데 여지없이 틀리네요. 설마 하는 마음에 30만 원을 더 베팅해보지만 역시나 맞지 않습니다. 홧김에 남은 돈 50만 원을 쏟아붓지만 행운의 여신이 어디 화장실에라도 간 모양입니다.
자, 이제 100만 원을 잃었지만 아직도 400만 원이 남아 있습니다. 지난 주에 운이 좋아 딴 거라고 생각해야 맞습니다. 그리고 여기에서 멈추면 그래도 400만 원이 남아 있으니 괜찮은 장사입니다. 그런데 이를 어쩌나. 분명히 본전이 1만 원이니 399만 원은 공돈으로 생각해야 하는데 도박 중독자의 마음은 그렇지 않습니다. 500만 원을 본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이미 100만 원을 잃은 것이지요. 400만 원을 잘 베팅하면 잃은 돈 100만 원을 찾는 것 쯤은 일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다시 100만 원 정도만 현금 서비스를 받아 경주에 베팅합니다. 이런 식으로 그날의 경주가 모두 끝나게 되면 대개 지난 주에 딴 돈 모두를 잃게 되고 거기에서 그치면 그나마 다행인데 잃은 돈을 찾을 욕심을 부리게 되면 신용카드의 현금 서비스를 받거나 '꽁지돈'을 쓰게 되어 오히려 빚만 늘어나게 됩니다.
경마의 예를 들었지만 모든 도박이 마찬가지입니다. 어쩌다 소 뒷발로 쥐 잡은 격의 행운이 떨어진 것을 기회가 왔다고 착각하기 때문에 도박자는 도박으로 딴 돈을 다시 도박판에 쓸어넣고 맙니다.
그래서 도박판에서 아무리 많은 돈을 따도 가족을 위해서 뿐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 쓰는 도박 중독자는 거의 없습니다. 호화유흥업소에서 양주를 마시면서 잠시 기분을 낼 수는 있지만 그 뿐입니다. 그리고 그런 도박자도 매우 드뭅니다. 대부분의 도박자는 컵라면을 먹으면서 다음 도박을 위해 자금을 비축합니다. 대부분의 도박 중독자는 가족에게 짠돌이라는 말을 듣는 것이 예사입니다.
도박을 하는 분들이 이 글을 읽고 있다면 가슴에 손을 얹고 한번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적어도 한 번쯤은 꽤 큰 돈을 딴 적이 있었을 겁니다. 그 돈으로 무엇을 하셨습니까? 가족을 위해서 혹은 자신을 위해서 쓰신 적이 있습니까? 있다면 전체 딴 돈 중 어느 정도의 비중이던가요?
도박으로 번 돈은 절대로 도박판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그래서 카지노이든, 불법 하우스이든, 화투판이든 간에 도박자가 딴 돈을 가져가는 것을 전혀 신경쓰지 않는 겁니다. 왜냐하면 곧 그 돈을 그대로 들고 다시 돌아와 몽땅 바칠 것이 불보듯 뻔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도박으로 돈 딸 생각은 버리시기 바랍니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도 하지만 만에 하나 도박으로 돈을 딸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 돈은 도박판을 절대로 벗어나지 못합니다. 그 돈은 당신의 돈이 아닙니다. 도박판에서 당신에게 잠시 맡겨 놓은 돈입니다. 그리고 그 돈을 되돌려 받을 때에는 엄청난 이자(딴 돈보다 더 많은)까지 붙여서 뜯어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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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중독과 재정 파탄은 의좋은 형제처럼 항상 함께 움직입니다.
도박 중독자가 도박을 끊고자 결심하게 되는 계기도 대부분 경제적인 문제에서 비롯되고요.
그런데 막상 빚의 내역을 점검하다 보면 자신이 한 도박의 결과로 생긴 빚의 액수를 정확하게 아는 도박자는 매우 드뭅니다.
아니, 실제 빚의 액수보다 훨씬 적은 금액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대체 왜 이런 일이 일어날까요? 도박 중독자가 다른 사람들보다 멍청해서 그런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임상 현장에서 보면 도박 중독자는 일반인들보다 오히려 머리가 좋고 두뇌 회전이 빠른 사람들입니다. 머리가 나쁘면 도박을 할 수 없다는 속설이 낭설이 아니거든요.
도박 중독자가 짐작한 것보다 도박 빚이 훨씬 많은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도박에 중독되면 돈의 개념이 흐려지기 때문입니다. 현금 100만 원을 주머니 속에 넣고 다닌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온통 주머니 속의 100만 원에 신경이 가 있을 겁니다. 하지만 도박 중독자는 그 정도의 큰 돈을 베팅한 경험이 많은데다 소위 말하는 '돈이 돈 같이 보이지 않는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에 똑같은 액수의 돈에 대해서도 전혀 다르게 지각하게 마련입니다. 그래서 빚의 액수도 그리 크지 않은 것처럼 착각하게 되는 것이죠.
둘째로
도박 빚은 도박의 성패에 따라 전액을 갚거나 일부 갚기도 하는 등 상당히 빠르게 변동하기 때문에 도박 중독자의 입장에서 모든 빚의 증감을 따라가는 것은 그리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도박때문에 근시안(tunnel vision)에 빠진 도박자는 도박을 하는 것 이외에는 그 무엇에도 주의를 기울이기 어렵기 때문에 더욱 쉽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빚은 도박 중독자에게 어찌 보면 유일하게 심리적 타격을 가할 수 있는 요소입니다. 많은 도박 중독자들이 빚을 갚기 위해서 도박을 한다고 이야기 할 정도니까요. 그러니
빚을 생각하면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 인지상정이고 인간은 기본적으로 스트레스를 야기하는 상황을 회피하기 위한 망각 기제가 발달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일정 수준 이상으로 빚의 액수가 증가하게 되면 어차피 스스로 갚을 수 없기 때문에 액수가 얼마가 되었든 큰 차이가 없는 것이죠. 이 즈음부터는 생각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더 쉽게 망각 기제가 가동됩니다.
도박 빚의 내역을 점검하는 것은 도박자에게 현실을 명확하게 깨닫게 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상담에 대한 동기가 생기는 시점, 특히 초기에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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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빚은 어떻게 갚는 것이 좋을까요? 한꺼번에 싹 갚아서 마음의 부담을 더는 것이 좋을까요 아니면 돈이 있을 때마다 그 때 그 때 갚는 것이 좋을까요?
개그맨 황기순씨가 필리핀에서 도박에 중독되어 가산을 탕진하고 국내에도 들어오지 못한 채 노숙 생활을 하면서 고생을 했던 일이 있습니다.
황기순씨가 귀국해서 언론 매체와 인터뷰를 하면서 도박의 늪에서 어떻게 벗어났는지를 설명한 적이 있는데 그 때 차에서 잠을 자면서 일을 다니는 힘든 상황에서도 단돈 만 원만 생겨도 곧바로 누님에게 송금해서 빚을 갚았다고 했습니다.
네, 맞습니다. 그것이 도박빚을 갚는 올바른 방법입니다.
도박빚은 한꺼번에 갚으려고 해서는 안 되고 돈이 생길 때마다 그 때 그 때 갚아야 합니다. 그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도박자들은 빚을 한꺼번에 갚아서 털고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하고 싶어하는데 빚을 남겨 두면 자신의 과오를 계속 확인해야하므로 그것이 싫기 때문에 조금씩 갚는 것을 기본적으로 싫어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도박자는 도박을 해서 생긴 빚을 도박을 해서 갚으려는 '도박자의 역설'에 빠져 있기 때문에 손에 돈을 쥐고 있으면 그 돈을 도박 자금으로 해서 일확천금을 노리는 도박 중독의 특징이 다시 발현하기 쉽습니다. 어차피 빚을 모두 갚기 위해 필요한 돈은 적은 액수가 아니니까요. 그런 유혹에 끊임없이 시달리게 됩니다. 따라서 그런 유혹을 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돈이 생길 때마다 빚을 갚는 것이 심리적으로 좋습니다.
또한 재산이 증식될 때 종잣돈을 중심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나듯이 일단 원금을 상환하기 시작하면 대출 이자가 줄어들면서 상환하는데에도 가속도가 붙기 때문에 현실적으로도 돈이 생길 때마다 그 때 그 때 갚는 것이 더 이득입니다.
명심하세요. 도박빚은 소액이라도 돈이 생길 때마다 그 때 그 때 갚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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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으로 인해 생긴 빚은 도박자를 재발하게 만드는 가장 큰 위험 요인 중 하나이며 가족을 절망의 구렁텅이로 몰아넣는 덫입니다.
그런데 도박 빚은 꼭 갚아야 할까요?
물론 채권자가 자신이 빌려준 돈 도박으로 유용된다는 것을 모르는 상태에서 빌려준 돈은 갚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도박자가 금융 기관에서 대출을 받아 도박으로 탕진했을 경우에는 갚아야 하지요.
하지만 채권자가 자신이 빌려준 돈이 도박에 사용될 것을 인지하고 빌려준 경우에는 상황이 좀 다릅니다.
우리 민법은
도박, 불륜, 범죄 등 사회의 윤리적인 가치나 사회 질서에 반하는 법률 행위는 효력이 없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민법 제103조). 따라서 도박판에서 물주에게 돈을 빌려서 도박을 하거나 채무자가 도박을 할 것임을 인지한 상태에서 빌려준 돈은 차용증을 작성했느냐와 상관 없이 갚아야 할 의무가 없습니다. 따라서 채무자가 돈을 갚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채권자는 이행을 청구할 수가 없죠. 민법이 이렇게 정한 이유는 우리 사회의 기본적인 윤리에 위배되는 행위를 한 사람의 권리를 실현하는데 법이 협조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도박을 하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빌려준 돈에 대해서는 갚을 필요가 없으며 이러한 빚을 갚기 위해 전전긍긍하기보다는 도박 중독에서 어떻게 하면 빠져나올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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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중독은 물질 중독(알코올 중독, 마약 중독 등)과 다른 행동 중독이기 때문에 두드러진 신체적인 증상이나 인지 기능 이상을 동반하지 않으며 재정적인 손실이 발견되기 전까지는 주변에서 알아차리기가 어려운 '은밀한 중독'입니다.
재정적인 손실이 스스로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러 주변 사람들에게 알려지더라도 거짓말을 밥먹듯이 하는 도박 중독자의 특성 상, 한 두 번은 주식이나 사업의 실패로 빚을 지게 되었다고 속이기 때문에 확실한 물증을 잡지 않는 이상 주변에서 도박 중독의 문제라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은 두 세 번의 재발이 지난 후가 됩니다.
그럼에도 가족들은 여전히 도박자가 도박을 스스로 자제할 수 있다는 희망을 붙잡으려고 애를 씁니다. 그리고 빚만 갚으면 도박을 다시 하지 않겠다는 도박자의 말을 순진하게 그대로 믿습니다.
그리고 지옥의 악순환은 이어지며 재발할 때마다 도박 중독자가 털어놓는 빚의 액수는 점점 불어납니다.
판에 박은 듯 똑같은 채무 대리 변제와 재발의 연결고리를 보고 있노라면 특이한 점을 발견할 수 있는데 도박 중독자가 도저히 스스로 해결할 수 없어 빚을 털어놓을 때 아무리 가족들이 닥달하고 사정을 해도 일정 금액(아주 큰 돈은 아니며 대체로 기백만 원 정도)을 꽁꽁 숨겨 두는 것입니다. 가족들이 다 갚아주겠다고 해도 이상하게 남겨두는 것이죠.
이는 워낙 큰 금액의 빚을 가족들에게 떠 넘기기 때문에 최소한의 금액이라도 자기 스스로 갚음으로써 죄책감을 조금이라도 덜어보려는 도박 중독자의 의지가 발동하기 때문인데 어쨌거나 치료 장면에서 이는 재발의 도화선이 되는 위험한 행동입니다. 왜냐하면 참을성이 부족하고 짧은 시간에 큰 돈을 딸 수 있는 도박의 마력에 중독된 도박자들이 열심히 땀 흘려서 또는 용돈을 절약해서 숨겨둔 빚을 갚을리가 만무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 빚마저 자기가 알고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인 도박을 통해 갚으려고 하는데 이를 통해 다시 도박 빚이 불어나게 됩니다.
따라서 근본적인 해결 방법은 빚을 대신 갚아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신의 도박 행동으로 인한 결과를 책임지는 연습을 하도록 놔 두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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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부터 4년 동안 내내 마음 한구석을 차지하고 불편하게 만들던 대출금을 어제 완전히 상환했습니다.
부동산 투기막차를 타신 분들처럼 큰돈을 빌린 것도 아니었고, 이자율이 2%에 불과한 영세민전세자금대출이어서 그 돈을 정기예금으로만 운용해도 차익이 생기는 빚 아닌 빚이었지만 그래도 가계부를 작성할 때마다 빨간색의 숫자가 눈에 걸려 찜찜했는데 시원섭섭합니다.
2년 뒤에는 조금 더 넓은 집(그래봤자 분리된 침실 하나만 있으면 족한)으로 옮길 예정이지만 절대로 무리하지 않고 열심히 모은 돈으로 분수에 맞는 곳으로 옮기려고 합니다.
앞으로도 돈이 돈을 버는 약삭빠른 세상을 거부하고 땀과 노력으로만 성실하게 살고 싶습니다. 그것이 진정한 재테크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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