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캔센터는 1998년에 문을 연 국내 최초의 도박중독 전문치료기관인데 2012년까지 햇수로 15년 간 수많은 도박 중독자와 그 가족의 치유를 위해 힘써오다 2013년 1월 1일 자로 문을 닫았었죠(관련 포스팅
'국내 최초의 도박중독 전문치료기관인 유캔센터가 문을 닫습니다' 참조).
어떤 연유로 문을 닫게 되었는지 구구절절히 설명드릴 수는 없고, 어쩄거나 그동안 여러가지 우여곡절을 겪다가 작년 7월 말에 사감위 건전화 평가지표의 변화로 인해 부분적으로 문을 열었죠(관련 포스팅
'유캔센터의 문을 다시 엽니다' 참조). 이 때까지만 해도 도박자가 직접 오지 않으면 상담이 불가능했었는데 최근에 그 제한도 풀렸습니다.
평가지표 상으로는 도박자가 1회라도 방문하여 총 7회기 이상 상담을 해야 실적으로 인정되지만 실적과 상관없이 가족들만으로도 상담이 가능합니다.
현재 과천 센터와 용산 센터에서 상담이 가능하며 올해 안으로 영등포, 분당, 대전에 각각 1개소의 센터가 문을 열기 위해 추가로 작업 중이며 그렇게 되면 연내 총 5개소의 상담 센터가 가동되게 됩니다.
용산, 영등포, 분당, 대전 센터는 일종의 상담센터 지소 개념으로 주말에만 운영하는데
용산 센터가 제 담당입니다. 현재는 토, 일요일만 운영하며 곧 금요일이 추가될 예정이고요.
도박중독 치유를 위한 도움을 받고 싶은 도박자와 가족들은 토, 일요일에 아래의 연락처로 전화 주시면 저와 직접 통화가 됩니다.
* 연락처 : 080-500-1190(무료 전화), 02-2199-9929
* 운영일 : 토, 일요일(오전 9시~오후 6시)
* 용산 유캔센터 위치 : 용산 전자랜드 인근
제 개인 이메일 walden3@gmail.com으로 연락해서 궁금한 것을 질문하셔도 답변 드립니다. 월덴 3를 방문하시는 임상가들 중 도박중독 문제를 갖고 있는 내담자가 있으면 언제든 제게 연계해 주세요.
태그 -
과천,
대전,
도박,
도박 중독,
도박중독,
분당,
사감위,
상담센터,
영등포,
용산,
유캔센터,
임상가,
중독,
평가지표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3959
'국내 최초의 도박중독 전문치료기관인 유캔센터가 문을 닫는다'는 포스팅을 한 것이 2012년 12월 30일이었으니 어느덧 19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센터에도, 제 개인적으로도 여러가지 일이 있었지만 그걸 모두 말씀드리자면 이야기가 길어지기 때문에 본론만 요약해서 말씀드리자면,
유캔센터가 문을 다시 엽니다. 하지만 욕심껏 활짝 열지는 못하고 살짝 반만 여는 모양새를 취하게 됩니다.
이렇게 된 배경을 먼저 말씀드리면 2014년 사감위에서 마련한 건전화 평가지표에 '이용자 대상 도박중독 치유협력'이라는 새 지표가 추가되면서 사행산업체에서 사감위 도박문제관리센터로 문제도박자를 상담의뢰한 실적을 평가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걸 도박중독치료를 다시 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였는데 왜냐하면 사감위에서 요구하는 수준의 의뢰서를 작성하려면 치료에 준하는 지속상담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유캔센터가 문을 닫고 직제를 개편할 때 도박중독상담 기능이 업무 분장에서 빠지면서 공식적으로 상담이나 치료를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아예 용어 자체도 사용할 수가 없게 된 거지요.
그래서 내년에는 어떻게 바뀔 지 모르겠지만 올해는 지속 상담을 할 수가 없습니다. 대신 사감위 센터로 의뢰하기 전에 2~3회의 초기 개입(용어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습니다)을 통해 채무 변제 등의 환경 개선과 도박자 및 가족들의 대처 방법에 대한 컨설팅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이후에는 의뢰된 사감위 센터에서 상담을 받으셔야 하지만 그래도 경험많은 유캔센터 전문가들의 컨설팅을 받고 가시면 분명히 도움이 되실 겁니다.
다만
주의사항을 하나 말씀드리면 사감위에서 요구하는 의뢰 대상이 도박자에 한하기 때문에 도박자 또는 도박자를 동반하지 않고 가족이나 보호자만 단독으로 도움을 요청하시는 경우는 안타깝게도 도와드릴 수가 없습니다. 참으로 황당한 일이기는 합니다만 그런 분들은 1336으로 연락하셔서 도움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아직 유캔센터 홈페이지에도 공지가 나가지 않은 상태인데 월덴 3를 통해 먼저 공지합니다.
제게 초기 개입 컨설팅을 받고자 하는 분들은 walden3@gmail.com으로 성함, 계시는 곳의 지역, 간단한 사연과 연락처를 남겨주시면 최대한 빨리 연락드리겠습니다.
내년에는 유캔센터가 정식으로 오픈해서 활발히 활동하던 그 때처럼 도박자와 가족들에게 필요한 도움을 드렸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응원 부탁드립니다.
태그 -
건전화 평가지표,
도박문제관리센터,
도박자,
도박중독,
도박중독상담,
도박중독치료,
보호자,
사감위,
사행산업체,
유캔센터,
이용자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3651
지난 5월 12일에 남대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14 사행산업 건전화 국제 포럼에 다녀왔습니다. 모든 session에 다 참석한 건 아니고 1, 2 session은 전자 카드 관련 정책 포럼이라서 저는 지역사회 기반 치료 서비스 모형과 모니터링 체계에 대해 다루었던 session 3에만 들어갔고 이후 진행된 종합 토론까지는 들었습니다.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왔지만 그 때 들었던 생각을 두서없이 정리해 보자면,
첫째, 사감위가 3년 동안 공을 들여 개발한 한국형 판별 도구인 KGBS를 사용하지 않고 그냥 묻어버릴 것 같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경기도박문제관리센터에서 상담한 사례 분석 결과를 보니 KGBS만 도박 중독으로 진단되는 비율이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이야기를 하더군요. 그동안 KGBS를 개발만 해 놓고 욕 먹으면서도 여전히 CPGI 결과만 줄창 보여주는 이유는 KGBS로 측정한 유병률이 CPGI에 비해 현저히 낮기 때문일 겁니다. 제가 일하는 기관에서 자체 조사한 결과도 KGBS는 K-NODS나 K-MAGS-DSM보다도 오히려 낮은 유병률을 나타내니까요. 아무리 심혈을 기울여 개발했다고 해도 유병률이 너무 낮게 측정되면 지금까지 9%라고까지 과장하면서 했던 협박이 우습게 되니 KGBS를 이제서야 사용하는 건 상당한 부담이 될 겁니다. 그래서 아무래도 묻어버리는 방향으로 출구 전략이 짜인 것 같았습니다
둘째, 치료 효과 검증을 위한 도구로 GAMTOM 이야기가 많이 나왔는데 현장의 치료자들로부터 이미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듯이 우리나라 문화에 맞게 대폭 수정하지 않으면 제대로 활용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무엇보다 문항이 너무 많아요. 서양에서는 material을 많이 줘야 내담자들이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는다고 생각해서 선호하는지 모르겠지만 우리나라 내담자들은 숙제 주는 걸 아주 싫어라 합니다. 내담자들의 저항도 만만치 않고 그 저항에 맞서면서 관련 정보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왜곡되거나 과장된 정보가 포함될 확률도 상당히 증가할 겁니다.
셋째, 한국형 GAMTOMS를 만든다고 해도 Timeline Feedback(TLFB) 만큼은 포함시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걸 사용하고 있는 외국 기관의 담당자도 그렇고 국내 교수들도 그렇고 이게 참신하고 기대되는 정보 수집 도구라고 생각하던데 저는 견해가 다릅니다. 제 예상으로는 아무리 우리나라 실정에 맞춰 도입한다고 해도 무용지물이 될 거라 예상합니다. 우리나라 도박자가 일상생활을 하면서 이걸 빠짐없이 작성한다는 자체가 불가능하니까요. 못 믿겠으면 한번 해 보세요. 아마 안 될 겁니다.
넷째, GAMTOMS와 같은 치료 효과 평가 도구의 개발이 필요한 건 분명하지만 저는 그보다 조기 종결 비율을 낮추는 것이 더 시급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GAMTOMS에 대한 자료에서도 조기 종결 비율이 굉장히 높게 나왔는데 정작 현지 관계자도 조기 종결 비율을 낮추는 방안에 대해서는 아이디어가 전혀 없더군요. 조기 종결을 체감할 수 있는 수준으로 낮추기 전까지는 치료 효과 평가 도구를 도입하더라도 평가 결과를 제대로 해석하기 어려울 겁니다.
다섯째, 토론에서 집단 상담이 개인 상담보다 효과적이라고 다들 이구동성으로 외치던데 글쎄요. 100회기 이상 집단 상담을 진행해 본 제 경험으로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도박 중독자가 굉장히 homogeneous한 집단처럼 보이지만 전혀 그렇지 않거든요. 같은 연령대, 비슷한 social status, 비슷한 도박 유형까지 맞추고 거기에 개인 상담 20회기 정도 진행해서 변화 단계까지 얼추 비슷하게 matching했는데도 5명 이상의 집단 크기를 유지하는 것도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제가 진행했던 반개방형 집단 상담에서도 두 분이나 재발했고요. 도박 중독 상담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나는데 전문 상담자의 공급이 뒤따르지 못하기 때문에 돌파구로 나온 방안이 집단 상담의 활성화 아닌가 싶은데 생각 다시 하셔야 할 겁니다.
여섯째, 발표 자료 중에 내방 상담자의 대부분이 변화 단계 중 준비 단계에 속한다는 말이 있던데 도박자의 보고를 곧이곧대로 믿은 결과가 아닐까 싶습니다. 좀 더 심층적으로 평가하면 거의 대부분이 전 숙고 단계(Pre-Contemplation Stage)에 속할 겁니다. 준비 단계에 도달한 도박자가 그렇게 많다면 현장의 상담자들이 얼마나 쉽고 편하게 일할 수 있을까요. 하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죠.
일곱째, GAMTOMS 발표에서도 나왔지만 상담을 받고 있는 상태에서는 평가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일단 종결을 하고 난 뒤에는 대부분의 도박자와 가족들이 치료 기관의 접촉을 부담스러워합니다. 비유가 적절할지 모르겠지만 결혼 정보 회사의 도움으로 결혼에 성공한 부부들이 결혼 정보 회사의 연락을 달가워하지 않는 것과 비슷하죠. 그래서 종결 후 6개월(이건 그나마 낫지만), 1년, 2년 정도 되면 연락이 닿지 않는(혹은 피하는) 사례의 수가 급등할텐데 어떻게 접촉 상태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해야 할 겁니다. 저는 치료 효과 검증을 위해서는 평가 도구보다 이 부분이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여덟째, 종합 토론에서 나온 이야기인데 현장의 상담자들이 GA를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관계자 분들이 꽤 많더군요. 하지만 제 생각은 좀 다릅니다. 개인 상담도 받고 GA도 열심히 다니고 종교 생활도 열심히 하면 도박 중독 치유에 더 좋을 것 같지만 제 책에서도 설명한 것처럼 이는 자전거 바퀴 수를 늘리는 것과 비슷합니다. 안정감은 있을 지 몰라도 마찰력 때문에 현저히 속도가 떨어지게 되죠. 게다가 서로 치유 효과를 상쇄하는 것들도 있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개인 상담과 GA입니다. 제 경험 상 GA와 개인 상담 모두 잘 맞는 도박자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런 분이 있다면 그릇이 정말 크거나 행운아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이는 치유 효과를 발휘하는 특성이 서로 많이 다르기 때문인데 아주 기본적인 치유 목표에서 있어서도 개인 상담과 GA는 꽤 다릅니다. GA는 완전한 치유란 없다고 가정하고 죽을 때까지 GA 모임을 빠지지 말고 나와야 한다고 하지만 저는 그건 불완전 회복 상태에서 치유를 멈추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완전한 탈도박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한 가지 생각해 볼 부분은 가족과 같은 보호자에게 미치는 GA의 영향입니다. 무조건적인 인내와 희생 강요, 알코올과 같은 교차 중독의 간과 등이 과연 가족의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요? 그런 의미에서 저는 오히려 개인 상담자가 GA를 무조건 권장하는 분위기를 다시 한번 재고해 봐야 한다고 생각하고 모든 치유 기법의 장, 단점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도박자와 가족이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도박 중독 치유가 묻지마 관광은 아니지 않습니까?
회사에서 왜 휴일인데도 굳이 참석해서 들으라고 했는지 잘 모르겠지만 제 기대에는 한참 못 미치는 포럼이었습니다. 휴무 대체로 2시간을 더 쉴 수 있게 된 것으로 만족하기에는 입맛이 쓰네요.
태그 -
CPGI,
GA,
GAMTOMS,
K-MAGS-DSM,
K-NODS,
KGBS,
Timeline Feedback,
TLFB,
내담자,
단도박 모임,
대한상공회의소,
도박,
도박 중독,
도박 중독 치유,
도박자,
도박중독,
모니터링 체계,
사감위,
사행산업,
사행산업 건전화 국제 포럼,
상담,
상담자,
유병률,
전자 카드,
조기 종결,
지역사회 기반 치료 서비스 모형,
집단 상담,
치료 효과 검증,
치료자,
탈도박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3617
'그래도 지구는 돈다' 카피를 패러디한 제목입니다만... 그 정도로 비장한 건 아니고요.
2009년에 다소 도발적인 제목의
'참으로 뻔뻔스러운 사감위'라는 포스팅에서 '기관차 효과'와 '풍선 효과'를 대비해서 간략하게 설명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동안 사감위는 합법적인 사행산업을 규제해야 불법 사행산업을 잡을 수 있다는 기관차 효과를 믿고 합법적인 사행산업을 때려잡는데 총력을 기울여왔습니다. 그 완결판이 전자카드제라고 할 수 있고요. 아직 전면 도입까지는 시간이 좀 남았습니다만...
저 위의 포스팅 이후로 4년 반이 지났습니다. 어떻게 되었을까요? 합법 사행산업을 규제하려고 많이 노력했으니 기관차 효과대로라면 불법 사행산업도 덩달아 많이 줄어 들었어야겠지요?
어림없는 소리죠. 합법 사행산업은 정체되어 있는 반면에 불법 사행산업은 성장 일로에 있어서 이미 감당을 못할 수준으로 커졌습니다. 사감위에서 한번도 불법 도박 시장을 제대로 조사한 적이 없기 때문에 확실하지는 않지만 아마 시장 규모가 100조는 넘었을 겁니다. 합법 사행산업에 비해 5배 이상으로 커진거지요. 뒤늦게 사감위에서 단속 권한을 부여하는 입법 발의를 한다는 둥 뒷북을 치고 있지만 제가 볼 때 이미 늦었습니다.
기관차 효과는 불확실한 것에 베팅하는 인간의 도박 본능을 무시하고 있기 때문에 기본 전제부터 틀렸습니다. 합법 사행산업을 이용할 때 최대한 불편하게 만들면 힘들어서 포기하고 레저 수준에서만 즐기겠지 하는 아메바 수준의 생각에 기초하고 있거든요. 내가 원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불법 도박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더 커진다는 건 생각도 안 한거지요.
실제로 도박 중독 치료를 담당하는 일선 센터에서는 경마, 카지노 등 전통적인 도박을 주 도박으로 하는 중독자의 수가 현저히 줄고 불법 스포츠 토토나 불법 온라인 도박을 하는 중독자가 압도적으로 늘었습니다. 제가 체감하는 비율은 대략 20:80 정도나 됩니다. 이 차이는 시간이 갈수록 더욱 벌어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사감위에서 운영하는 치료센터의 경우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저도 치료자 중 한 사람이니 합법 사행산업의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규제는 분명히 필요합니다. 단 그 적정선에 대한 논의를 충분히 해야죠. 도박에 대해 뭣도 모르는 비전문가들 모아놓고 탁상공론으로 결정하지 말고요.
며칠 전에 있었던 공청회에서 참석한 패널들의 면면을 보면 1차 종합계획안보다 질적으로 더 후퇴해서 도박과 도박 중독 분야의 전문가가 한 명도 없더군요. 대체 뭣들 하자는 건지... 누가 제대로 지적을 했던데 그냥 이해 관계의 개싸움장이었습니다.
무엇보다 불법도박을 부숴 풍선 효과에 의해 합법 사행산업의 틀 안에서만 도박을 즐길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불법 도박장을 운영하다 걸리면 신세 망친다는 신호가 분명히 전달되도록 엄중한 법 집행과 부당이익의 환수를 일관되게 지속해야 합니다.
불법도박을 그대로 둔 상태에서 합법 사행산업만 규제하는 방식으로는 절대로 도박 문제 해결 못합니다. 왜냐하면 풍선 효과가 옳으니까요.
설마 도박 문제가 해결되면 사감위의 존립 이유가 없어지니까 조직 생존을 위해 그냥 내버려두고 공존공생하려는 건 아니죠?
태그 -
기관차 효과,
도박 중독,
도박중독,
불법,
불법도박,
사감위,
사행산업,
전문가,
치료,
풍선 효과,
합법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3545
사감위에서 사행산업체에게 강제하는 평가 지표 중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도박중독 예방교육 실적 및 만족도'라는 것이 있습니다.
계량평가 지표로 6점의 가중치를 갖고 있으며 교육 실적 횟수와 교육 만족도로 평가합니다.
교육 실적은 회당 0.5점, 교육 만족도는 80% 이상 시 만점, 미만 시 5% 단위로 1점을 차감하여 계산합니다.
문제는 교육 만족도인데 이게 대체 누구 머리에서 나온 발상인지 모르겠지만 현장을 전혀 모르는 머저리의 것임에 틀림없습니다.
왜냐하면 이
교육 만족도 평가 때문에 예방교육 자체의 질 저하가 불보듯 뻔하기 때문입니다.
도박중독예방치유센터에서 자체적으로 실시하거나 하다못해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외부 예방교육은 어려움이 별로 없습니다. 대부분의 참석자가 도박중독에 대해 적극적인 관심이 있거나 최소한 예방교육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예방교육을 실시하는 전문가가 조금만 내용에 신경쓰면 만족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행산업체에서 이용자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예방교육은 사정이 전혀 다릅니다.
KRA(한국 마사회)에서 실시하는 경마팬 대상 예방교육을 예로 들어보죠. 경마팬들은 기본적으로 중독이라는 말 자체를 재수없다고 터부시하는데다 경마가 도박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굉장히 많습니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 앞에서 경마로 인한 도박 중독이 어떻느니, 도박 중독의 피해가 어느 정도로 추산된다느니, 공존 장애로는 어떤 것들이 있다느니 하는 이야기를 하면 대놓고 얼굴 표정이 싹 바뀌는 건 기본이고 중간에 욕하면서 나가버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특히 경마 전문가가 나와 말 고르는 법, 순위 예상하는 법을 알려주는 인기 강좌와 달리 참석자의 수 자체가 비교도 안 되게 적기 때문에 기분이 상한 참석자 한 사람만 불만족으로 체크해도 전체 만족도가 확 떨어지게 됩니다.
그런데도 사감위는 교육 만족도 기준을 더 높이겠다느니, 예방 교육 프로그램이 천편일률적이니 좀 더 사업 특성에 맞도록 구체적이고 세분화하여 예방 교육을 실시하라느니 하면서 뭣도 모르고 속 편한 소리만 늘어놓고 있으니 참으로 답답할 노릇입니다.
아무리 현장 전문가가 사명감을 갖고 프로그램 준비와 강의에 공을 들여도
교육 만족도 평가가 존재하는 한 알게 모르게 80점이라는 점수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고 그렇게 되면 자연히 도박 중독의 부정적인 면을 강조하는 내용을 순화시키거나 뺄 수 밖에 없습니다. 청중을 자극하지 않는 방향으로 쉽게 쉽게 갈 수 밖에 없는거지요. 그런 부담없이 원래 하고자 했던 방식으로 강하게 예방교육을 실시하려고 한다면 만족도 점수를 80점 이상으로 맞출 수 없기 때문에 편법(울며겨자먹기로 만족도 점수가 너무 낮은 사례를 제외하는 등)을 동원할 수 밖에 없습니다.
대체 이런 방식의 예방 교육이 누구에게 도움이 된다는 말인가요?
도박 중독자? 치료 전문가? 사행산업체? 사감위?
책상에 앉아서 탁상공론만 하지 말고 제발 현장 전문가의 말을 경청하기 바랍니다. 답은 현장에 있으니까요.
태그 -
KRA,
경마,
경마팬,
도박중독,
도박중독예방치유센터,
도박중독자,
사감위,
사행산업체,
예방교육,
전문가,
한국 마사회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3427
사감위가 2007년에 출범한 이후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그동안 5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고 이제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가 설립된 이후 본격적으로 가동할 때까지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보입니다만 그동안 쌓은 치유, 예방의 노하우가 어디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니까요.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러나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가 설립되고 중장기 발전 계획대로 전국에 20여 개의 센터가 운영된다고 해도 해결되지 않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주말 상담'과 '병원 치료'문제입니다.
주말 상담은 도박자의 사회 적응과 가족의 상담 참여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치유 서비스로 현재 사행사업체에서 운영하는 센터에서만 제공하고 있습니다. 주말 상담에 주력하던 한국 마사회 유캔센터가 이미 문을 닫았고 나머지 사행사업체 운영 센터의 폐소내지는 축소 운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앞으로 사감위 센터가 주말 상담을 실시하지 않으면 직장을 다니면서 도박 중독을 치유하고자 하는 도박자와 그 가족은 상담을 받을 길이 없게 됩니다. 주중 야간 상담을 한다고 해도 임시방편일 뿐 모든 수요를 충족할 순 없습니다.
이런 실정인데도 사감위는 주말 상담을 할 계획이 없을 뿐 아니라 지방에 설립되는 지역 센터도 주말 상담을 하지 못하도록 강제하고 있습니다. 물론 업무의 효율성을 위해 운영 요일을 통일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거 저도 이해합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도박자와 그 가족의 치유가 아닐까요? 사감위 중독예방치유센터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 기관인지 다시 한번 심사숙고하시기 바랍니다.
또 다른 문제는 병원 치료의 미제공입니다.
도박 중독은 행위 중독인 만큼 알코올 중독이나 마약 중독처럼 약물 치료에 큰 비중을 두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울증처럼 약물 치료가 필요한 공존 장애로 고통받거나 자살 충동이 너무 심해 단기간이라도 입원 치료가 필요한 도박자가 분명히 있습니다. 하지만 사감위는 병원(외래, 입원) 치료를 제공하지 않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지금까지 병원 치료가 필요해보이는 내담자는 모두 사행사업체에서 운영하는 센터로 넘겨 왔는데 앞에서도 말씀드린 것처럼 사행사업체에서 운영하는 센터의 치유 업무가 축소되면 당연히 비용이 많이 발생하는 병원 치료부터 축소할 겁니다. 그러면 병원 치료가 필요한 내담자는 앞으로 어디에서 도움을 받아야 하나요?
솔직히 사감위는 그동안 사행사업체에서 운영하는 센터들이 주말 상담, 병원 치료 등을 전담하는 바람에 편하게 일해왔습니다. 전국에서 밀려드는 내담자도 이미 전국 네트워크를 가동 중인 사행사업체 지역 센터로 넘기기만 하면 되었으니까요.
하지만 이제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작년에 사감위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사행사업체가 분담하는 분담금의 액수도 대폭 늘어났으니 이제 주말 상담과 병원 치료처럼 도박자과 그 가족에게 필수적인 치유 서비스를 보완하는 문제부터 신경써야합니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의 설립을 앞둔 이 시점에서 당장 고민해야 할 문제이고 주말 상담과 병원 치료와 같은 당연한 치유 서비스를 도입하지 않으면 앞으로 어떤 비난을 듣게 되더라도 할 말이 없을 겁니다.
사감위의 결단을 촉구합니다.
태그 -
가족,
도박 중독,
도박자,
마사회,
마약 중독,
병원 치료,
사감위,
알코올 중독,
약물 치료,
외래,
유캔센터,
입원,
주말 상담,
중독예방치유센터,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행위 중독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3161
2013년 1월 1일자로 국내 최초의 도박중독 전문치료기관인 유캔센터가 문을 닫게 됩니다.
이미 12월부터 신규 상담을 받지 않았는데 빠르면 1월 중으로, 늦어도 3월 이전에 현재 진행 중인 상담도 모두 종결해야 하고 도박 중독과 관련된 모든 업무를 중단하고 조직이 해체됩니다.
따라서 전국 14개소에 이르는 네트워크 치료기관과의 협약도 일제히 해지되어 도박자와 가족들은 더 이상 유캔센터의 도움을 받으실 수 없게 됩니다.
공식적인 폐소 이유는 사감위에 분담금을 내면서 동시에 별도의 치료 기관을 운영한다는 것이 비합리적이라는 것(이 문제는 이전부터 계속 대두되었던 것입니다)입니다만 경기 불황이 계속되고 사감위 분담금이 큰 폭으로 증액되면서 예산 부담을 크게 느꼈기 때문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어쨌거나 14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사행사업체에서 도박중독치료기관을 운영한다는 곱지 않은 시선 속에서도,
국내 최초의 도박중독 전문치료기관,
국내 최초의 도박중독 치료 프로그램 개발,
국내 최초의 전국 치료 네트워크 구축,
국내 최초의 전국 도박중독 실태조사연구 실시,
국내 최초의 국제 도박중독 치료사례 conference 개최,
국내 최초의 도박중독 사례관리 전산시스템 개발 등
많은 국내 최초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는 명실상부한 최고의 도박중독 전문기관이었는데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올해 사감위법 개정으로 인해 사행사업체가 내야 하는 분담금 액수가 폭증하면서 각 사행사업체가 운영하는 치료 기관들의 향방에 대한 일말의 우려는 있었습니다만 이처럼 급작스럽게 폐소 결정이 날 것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기에 관련된 모든 분들의 충격이 클 것 같습니다.
유캔센터가 문을 닫는 것 이상으로 추가 우려되는 것은 (주) 하이원에서 운영하는 KLACC,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운영하는 경륜-경정 클리닉도 유캔센터의 뒤를 따라 잇달아 조직을 축소하거나 문을 닫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사감위에서 앞으로 직영으로는 치료 기관을 운영하지 않을거라는 흉흉한 소문이 나도는 가운데(내년 4월이나 되어야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현재 전국에 뿔뿔이 흩어져 있는 4개(경기, 강원, 부산, 광주)에 불과한 지역 센터가 모든 도박중독 문제를 감당해야 합니다. 현재 사감위 계획으로는 매년 2개의 신규 센터를 최대 20개까지만 개설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자칫하면 수많은 도박 중독자와 그 가족의 치유, 재활은 모든 걸 스스로 알아서 해야 했던 1998년 이전 상황으로 돌아갈 수도 있습니다.
여러가지 우울한 일들이 겹친 연말에 마음이 더 무거워지는 비보네요.
태그 -
KLACC,
경륜-경정 클리닉,
국민체육진흥공단,
네트워크 치료기관,
도박,
도박 중독,
도박자,
도박중독,
도박중독 전문기관,
도박중독 전문치료기관,
분담금,
사감위,
사행사업체,
상담,
유캔센터,
하이원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3120
★★★☆☆
이미지 출처 :
아마존
이 책은 'Overcoming Your Pathological Gambling'이라는 이름으로 나온 도박자용 workbook과 짝맞춤으로 나온 치료자용 가이드북입니다.
도박 중독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Robert Ladouceur가 Stella Lachance와 함께 쓴 책이고요.
2008년에 미국 LA에서 열린 NCPG에 참석했을 때 워크샵에서 Ladouceur가 직접 소개하는 걸 듣기도 해서 어떤 책인지는 이미 알고 있었는데 이제서야 읽었습니다.
미국의 경우 도박 중독 유병률이 대략 1~2% 정도 되는데 그 중에서 약 3% 정도만 치료를 받으러 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치료를 받으러 나오지 않는 도박 중독자를 대상으로 자가 치료할 수 있도록 만든 책입니다.
10개의 chapter로 구성되어 있고 치료 전 평가, 치료 후 평가, 추후 평가를 포함해 12 session으로 구성된 치료 프로그램입니다.
주된 내용은 도박 중독의 이해, 도박 중독의 평가, 변화 동기 증진, 고위험 요소 탐색, 최근 도박 경험 분석, 도박과 관련된 인지 오류 교정을 위한 인지 치료적 접근, 재발 방지 전략, 치료 후 평가, 추후 평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의 단도박 유지율이 80%에 이른다고 자랑하는데 글쎄요 전 좀 회의적입니다. 이 프로그램으로 자기 조절을 시도할 정도라면 이미 도박 중독 단계가 아니거나 action stage 이상에 해당하는 변화 단계에 이른 도박자일 것 같거든요.
게다가 개인적으로 획기적으로 느껴지는 내용들이 거의 없어서 더 더욱 80%의 치료 성공률에 환호할 수가 없었습니다. 도박자용과 치료자용 가이드를 따로 분리하여 matching therapy를 할 수 있도록 안배한 것을 제외하고는 자기 조절 프로그램의 내용만으로는 사감위에서 나온
'잃어버린 나를 찾는 희망 안내서'에도 못 미칩니다. 물론 사감위의 치료 프로그램이 우리나라의 실정과 문화를 잘 반영하고 있어서 그렇기는 하겠지만요.
결론을 말씀드리면 37$이나 되는 가격을 지불할 정도의 quality를 보장하는 책은 아닙니다. 번역까지 해야 할 책은 더더군다나 아니고요.
현장에서 도박 중독자를 만나는 임상가들이라면 한번쯤 읽어봐도 괜찮겠지만 안 보셔도 크게 무리가 없는 수준의 책입니다.
태그 -
Lachance,
Ladouceur,
NCPG,
overcoming pathological gambling,
pathological gambling,
workbook,
단도박,
도박,
도박 중독,
도박 중독자,
도박중독자,
변화 단계,
변화 동기,
사감위,
인지 치료적 접근,
잃어버린 나를 찾는 희망 안내서,
자기 조절 프로그램,
재발 방지 전략,
치료 프로그램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3064
'사감위 중독예방치유센터의 도박문제 대처를 위한 법률/재정 안내서 소개 포스팅'에서 미리 예고해 드린 것처럼 현장에서 가장 많이 이야기되고 필요한 핵심 내용만 추려내서 따로 정리해 봤습니다.
* 사기 도박은 도박인가 사기인가
: 사기 도박은 도박의 우연성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에 사기죄만 성립하고 도박죄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사기 도박은 사기입니다.
* 불법 도박 신고처
- 불법 사행성 게임장과 사설 도박장 : 사이버 경찰청(1566-0112 / www.police.go.kr)
- PC방에서 경품을 주는 인터넷 게임을 하는 온라인 베팅 게임
: 불법환전신고센터(02-3454-1087 / shingo.or.kr)
- 사설 경마 등 불법 사행행위 : 불법사행행위신고센터(1588-0441 / www.ngcc.go.kr)
* 불법 도박의 처벌 내용
- 도박죄 : 500만 원 이하의 벌금 또는 과료
- 상습도박자와 도박장 개장자 :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
* 도박 빚을 갚지 않으려면
- 상대방을 속이지 않고 돈을 빌렸어야 하고 and
- 도박 자금으로 쓴다는 것을 상대방이 알면서도 빌려 주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함
* 사채 업자가 제기한 소장이나 지급 명령 신청서가 날아왔을 때 대처 요령
- 소장 : 받은 날부터 30일 안에 답변서 제출
- 지급 명령이나 이행권고결정 : 받은 날부터 2주 안에 이의신청서 제출
-> 기한이 넉넉하지 않다면 법원 민원실에 직접 제출할 것
* 2012년 4월 현재 법정 상한 이자율
- 등록업체 : 연 39%
- 미등록 대부업체 : 연 30%
* 선이자를 제하고 빌린 돈에 대한 이자는 어떻게 하나
: 실제로 빌린 돈에 대해서만 이자를 내면 됨
* 명의가 무단 도용되었을 때의 대처 요령
1) 명의 무단 도용 사실을 알게 되는 즉시 채권자에게 내용 증명을 보내 '위조된 서류이므로 책임지지 않겠다'는 의사 표시
2) 필요 시 도박자를 사문서 위조 등으로 고소
* 도박자가 배우자 명의로 된 집을 도박 빚을 갚거나 도박 자금 마련을 위해 임의로 처분할 수 있나
: 안타깝게도 부부는 다른 가족이나 지인과 달리 일상의 가사와 관련해 서로 대리권이 있다고 보기 때문(민법 제 827조)에 임의 처분이 가능하므로 주의 요망. 단 일상의 가사를 넘어서는 것이니 매매 계약이 무효라고 주장할 수는 있지만 매수인을 보호하기 위해 유효하다는 판결이 나올 수도 있으니 매사 불여 튼튼
* 도박자가 가족들의 신용정보를 부정사용하지 못하도록 막으려면
: 자신의 개인정보를 금융정보 전산망(FINES)에 등록해 신용카드 발급이나 예금계좌 개설 등 금융거래 시 본인확인에 유의하도록 할 수 있음
* 불법 추심 행위에 대응하는 법
1) 녹음 및 녹취 등 적극적인 증거 수집
2) 대부업 협회에 신고하겠다고 단호한 항의
3) 불법 추심 행위가 지속될 경우 경찰서(지능범죄 수사팀)에 신고
* 불법추심과 부당추심의 처벌
- 불법 추심 :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최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함
- 부당 추심 : 최대 2,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내는 행정 처분의 대상
* 대표적인 부당추심행위
- 혼인, 장례 등 채권 추심에 응하기 곤란한 사정을 이용하여 채무자, 관계인에게 채권추심 의사 공개 표시
- 채무자의 연락두절 등 소재파악이 어렵지 않음에도 채무자의 관계인에게 채무자의 소재, 연락처 문의
- 채무자 또는 관계인에게 지급할 의무가 없거나 실제로 사용된 금액을 초과한 채권추심 비용 청구
- 채권추심을 하면서 채무자 또는 그의 관계인에게 소속과 성명을 밝히지 않는 행위
* 유채동산 가압류 기간이 길어져서 심리적으로 고통스러울 때 대처 요령
: 가압류한 사람에게 빨리 민사소송을 제기하라고 신청하는 제소 명령 제도 이용
-> 가압류 결정 이후 3년 이내에 본 소송을 제기하지 않으면 가압류 결정이 취소되기도 하지만 기다리기에는 상당한 불편이 따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다퉈보는 것
-> 제소명령 신청을 받은 법원은 민사소송을 제기하라고 채권자에게 명령을 하는데 채권자가 그 시일까지 민사소송을 제기하지 않으면 가압류가 자동으로 취소됨
* 유체동산 경매에서 배우자의 대처 요령
: 우선 매수한 배우자의 소유물이 되므로 다시 집행이 들어올 경우 발급받은 조서를 제시하면 경매 진행 중단
-> 우선 매수할 돈이 없는 경우에는 압류 당시 배우자로서 공유 지분을 주장하고 배당 신청을 통해 매각 대금의 50%를 받을 수도 있음
* 채권자의 월급 압류 가능 금액 정리
- 150만 원 이하의 월급은 압류 불가
- 150~300만 원 : 150만 원을 제한 금액 압류
- 300~600만 원 : 월급의 1/2을 초과하는 금액 압류
- 600만 원 초과 : 300만 원 + [{(급여/2)-300만 원}/2]를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압류
* 빚 독촉을 의도적으로 계속 피하면 어떻게 되나
: 아예 전화를 받지 않거나 집을 나가는 등 무조건 회피하게 되면 채권자가 사기죄(형법 제 347조)로 고소할 수 있으니 무조건 피하는 것은 능사가 아님
* 개인회생 요약
- 급여 소득자, 자영업자는 물론이고 단기적인 아르바이트라고 해도 장래에 수익이 계속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는 근거자료의 제출이 있으면 신청 가능
- 장점
1) 원금도 일부 탕감 가능
2) 금융기관 부채뿐 아니라 보증, 사채 등 모든 부채 포함 가능
3) 부채 경감액에 뚜렷한 한도가 없고 채무 불이행자가 아니라도 신청 가능
4) 개인회생 신청 후 추심금지명령 또는 중지명령의 판결이 있을 시 개인 회생 인가 이전에 추심 중단
- 제한점
1) 최근 대출이 있은 뒤 최소 6개월에서 1년 후에 신청해야 함.
2) 회생 신청 이후 카드 사용이나 신규 대출이 불리함
- 변제 기간
: 최하 3년, 최장 5년
* 신용카드 신규발급중지서비스
: 한국여신금융협회에서 금융소비자보호를 위해 제공하는 서비스
- 본인이나 가족이 신청할 수 있음.
- 단, 가족이 신청하는 경우 500만 원 이상의 채무를 대신 변제했다는 확인서나 정신과 병원 진단서 지참
* 한정승인
: 도박자가 사망할 당시 채무가 많은 것을 몰랐다가 몇 년이 지나 도박자의 채권자가 유족에게 채무 변제를 요구하거나 소송을 제기할 경우 상속 사실을 알게 된 그날로부터 3개월 안에 한정승인을 할 수 있음(민법 제 1030조)
출처 : 사감위 '도박문제 대처를 위한 법률/재정 안내서(잃어버린 나를 찾는 희망 안내서3)' 중 일부 발췌
태그 -
FINES,
개인 회생,
개인회생,
경매,
금융정보 전산망,
도박,
도박 문제,
도박 빚,
도박자,
도박죄,
명의 무단 도용,
법률 문제,
법정 상한 이자율,
부당 추심,
불법 도박,
불법 추심,
불법 추심 행위,
불법사행행위신고센터,
불법환전신고센터,
사감위,
사기 도박,
사문서 위조,
사채 업자,
선이자,
신용카드 신규발급중지서비스,
유채동산 가압류,
이행권고결정,
재정 문제,
중독예방치유센터,
지급 명령,
채권자,
한국여신금융협회,
한정 승인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2913
전에도 한번 이야기를 한 적이 있지만 사감위(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에서 하는 일 중 개인적으로 가장 높게 평가하는 것 중 하나가 '잃어버린 나를 찾는 희망 안내서' 시리즈의 발간입니다.
도박자를 대상으로 하는
'1편'이 2010년 1월에 나왔고 가족을 대상으로 하는
'2편'이 2011년 6월에 나왔고 올 2월에 3편이 나왔으니 1년 6개월 단위로 새로운 안내서를 내놓고 있는 셈입니다.
기획은 야심찼지만 1편은 완성도가 좀 떨어지는 듯 했는데 2편에서는 단점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보완하더니 이번 안내서는 아예 국내에서는 어느 기관에서도 아직 시도하지 않은 법률, 재정 문제를 다루었더군요.
국내 최초라는 것만으로도 칭찬받아 마땅하기 때문에 이 안내서의 장점은 굳이 더 설명드리지 않고 아쉬운 점만 몇 가지 지적하려고 합니다.
우선 이 책을 읽는 대상이 현장에서 도박자와 가족을 상담하는 상담자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책(필요할 때 참고하는 책으로 최고)이겠지만 제가 판단하기에 이 책은 도박자와 그 가족을 대상으로 쓰였다고 봅니다. 그런데 법률 전문가의 자문을 받다 보니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데 치중하는 바람에 난도가 너무 높아졌습니다. 법 조항의 제시까지는 좋았지만 사건 번호와 각종 판례, 게다가 법률 지식까지 너무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바람에 자꾸 주의가 분산되어 읽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번 안내서의 좋은 내용 중 몇 가지만 추려서 조만간 정리 포스팅을 다시 하겠습니다.
법률 전문가의 comment를 인용할 때에도 각 글 꼭지의 후반부에 좀 더 쉬운 말로 풀어서 설명했어야 하는데 정작 도박자와 그 가족이 궁금해 하는 내용이 충분히 설명되지 않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12페이지의 제목인 '불법 도박을 하면 감옥에 가나요?'라는 질문에 대해 '즉결 심판에서 징역형까지'라는 소제목 하에 설명을 하고 있지만 명확하게 답을 주지 않고 있습니다. 저라면 좀 더 명확하게 즉결 심판으로는 20만 원 미만의 벌금이나 과료형처럼 비교적 가벼운 처벌을 받지만 검찰로 사건이 넘어가게 되면 벌금형이나 징역형에 처해질 수도 있으니 불법 도박을 하게 되면 분명히 감옥에 갈 수도 있기 때문에 도박 중독 문제에다가 더 큰 어려움이 가중되므로 주의해야 한다는 경고를 할 겁니다.
또, 법률문제와 재정문제를 하나의 책에서 다루다 보니(분명 연결된 부분이 많기 때문에 그렇게 한 이유는 충분히 이해합니다만) 얇은 책임에도 불구하고 구성이 더 복잡하게 되었습니다. 차라리 법률과 관련된 내용과 재정 문제를 다루는 내용을 두 권으로 분리해서 재정 문제는 재정 관리 능력 배양까지 묶어서 따로 펴 냈으면 훨씬 좋을 뻔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안내서를 바탕으로 조금 더 개선된 안내서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법도박 종류별 신고기관 일람표(14~15p)', '불법/부당 추심행위 목록(39~41p)', '유채동산 가압류 배제 재산 목록(48~49p)', '채무조정 프로그램 비교 설명표(60~67p)', '신용카드 신규발급중지서비스 신청 요령(71p)' 등의 정보는 상담자 입장에서 아주 유용합니다. 자주 참고하게 될 것 같습니다.
'잃어버린 나를 찾는 희망안내서3'이 필요한 분들은 아래를 클릭!!
태그 -
도박,
도박 중독,
도박자,
도박중독,
법률 전문가,
법률문제,
부당 추심행위,
불법 추심행위,
사감위,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유채동산 가압류,
잃어버린 나를 찾는 희망 안내서,
재정문제,
채무조정 프로그램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2907
사실
사행산업 이용자를 대상으로 유병률 조사를 하고 그걸 사행산업 별 도박중독 유병률이랍시고 발표하는 건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유일하기 때문에 이런 포스팅을 하는 자체가 제 얼굴에 침뱉는 일이기는 한데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앞으로도 이 좋은 먹잇감을 포기할 리가 없기 때문에 어쨌거나 호기심 차원에서라도 정리를 좀 해보려고 합니다.
일단 용어 정리를 위해 유병률과 발생률, 그리고 발병률의 개념적인 정의부터 살펴보도록 하죠.
< 유병률 : Prevalence Rate >
: the number of people in a population who have a disease at a point in time; the numerator is the number of existing cases of disease at a specified time and the denominator is the total population. Time may be a point or a defined interval, and is traditionally the former if unspecified.
-> 유병률은
어떤 특정한 시점에
전체 인구 중에서 질병을 가지고 있는 비율(구성비)을 나타내는 것으로, 한 시점에서 한 개인이 질병에 걸려 있을 확률의 추정치를 제공한다는 의미
< 발생률 : Incidence Rate >
: the risk of developing a particular disease over a period of time; the numerator of the rate is the number of new cases during the specified time period and the denominator is the population at risk during the period.
-> 유병률과는 달리 발생률은
특정한 기간 동안에
일정한 인구집단 중에서 새롭게 질병 또는 사건이 발생하는 수를 의미
< 발병률 : Attack Rate >
: in the analysis of acute outbreaks of disease, the proportion of persons who are exposed to the disease during the outbreak who do become ill.
-> 발병률은 발생률과 혼동하여 쓰는 경우가 많지만 어떤 집단이 한정된 기간에 한해서만 어떤 질병에 걸릴 위험에 놓여 있을 때
한정된 기간 중
주어진 집단 내에 새로 발병한 총수의 비율을 의미. 발병률은 주로 %로 표시
-> 주로 감염성 질환의 발생을 기술할 때 사용
위의 개념 비교를 따르자면 발생률과 발병률은 새롭게 발병한 수 또는 비율이므로 도박 중독을 설명하는데 적합하지 않으며 유병률이 적절한 용어로 보입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유병률을 산정하는데 분모로 사용되는 전체 인구를 어떻게 규정하느냐이죠.
모집단의 정의도 한번 살펴보죠.
* 모집단(Population)의 정의
- The sum total of all the units of analysis(
Methods of Social Research 4th)
- The totality of cases about which conclusions are desired(
SPSS Base System 6th)
위 모집단의 정의를 따르자면 분석의 대상 또는 분석의 결론을 적용할 총체적인 집합을 모집단으로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경마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도박 중독 유병률을 산정하여 경마 산업에 영향을 미치는 계획을 수립하려는 경우 경마 중독 유병률을 산정해야 하고
경마 중독 유병률을 계산하려면 모집단을 경마 이용객으로만 한정해야 합니다. 따라서
다른 도박을 경험하지 않은 순수한 경마 이용자만을 표집해서 유병률을 산출해야 이를 경마 중독 유병률이라고 명명할 수 있습니다.
도박 중독자 중에는 단 하나의 도박에만 몰입하는 도박자도 있지만 거의 대부분의 도박자들은 2~3개 이상의 도박을 병행(물론 주로 하는 도박은 있죠)하는 multi-gambler입니다. 그러니 하나의 사행산업을 대상으로 도박 중독 유병률을 산출하는 것은 이론적으로는 가능할 지 몰라도 실질적으로 불가능할 뿐 아니라 정작 실효성이 없는 통계 수치를 위한 숫자 장난질에 불과합니다.
예를 들자면 포장마차만 표집해서 특정 날짜에 이용한 사람을 대상으로 알코올 중독 유병률을 계산하거나 PC방만 표집해서 게임 중독 유병률을 산출하는 것과 같은 짓이죠.
이런 문제에도 불구하고
사감위에서 사행산업 이용자를 대상으로 유병률 조사를 하는 이유는 그래야 우리나라 도박 중독 문제의 책임을 몽땅 사행산업체에만 뒤집어 씌울 수 있기 때문(예상 가능한 것처럼 사행산업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도박 중독 유병률은 많게는 70%가 넘게 나오기도 합니다)이죠. 그래서 현장의 도박 중독 전문가들이 아무리 합리적으로 비판해도 사행산업체에 속한 전문가이기 때문에 중립적이지 않다는 말만 앵무새처럼 지껄이면서 꼼수를 계속 부리는 겁니다. 사감위 자문단이나 감리단에 속한 교수와 민간 위원들도 이런 엉터리 조사를 사감위가 반복하고 있는 것에 대한 책임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합니다. 마땅히 부끄러워 해야 할 겁니다.
태그 -
attack rate,
incidence rate,
multi-gambler,
population,
prevalence rate,
도박,
도박 중독,
도박중독,
모집단,
발병률,
발생률,
사감위,
사행산업,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유병률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2842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이하 사감위)는 2010년에 이미 사행산업 이용실태조사를 실시한 적이 있습니다. 기준 년도가 2009년이었으니 2012년에 하게 되면 3년 만에 다시 실시를 하게 되는 것이지요. 제가 알기로 중장기 발전 계획안에 이미 포함되어 있는 내용이고 한국의 도박 문제가 3년 동안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살펴보겠다는 취지에서 실시하는 조사입니다.
그런데 이번 사행산업 이용실태조사는 문제점이 한 두가지가 아닙니다. 가장 문제가 되는 몇 가지만 짚어보자면,
* 태부족인 표본 수
일반인 표본 3,000명, 이용객 4,000 명 대상인데 소위 전국 실태조사라면서
일반인 표본보다 이용객의 표본 수가 더 많은 것도 코미디지만(사행산업체를 표적으로 삼았다는 게 너무 티나잖아!! 제목부터 전국 실태조사가 아님~), 둘을 합해도
7,000 명에 불과하다는 게 더 문제입니다.
일반적으로 역학지표 추정 시 필요한 표본 수 산정 기준은 모집단의 수, 기대유병률(2010 사감위 조사의 문제성 도박 1.7%, 2009년 마사회 조사의 문제성 도박 1.4%), 신뢰 수준(보통 95%), 최대허용오차, 응답율 등의 산출 조건을 고려하여 표본 수를 산정합니다.
도박 중독 분야에서 시행된 국가 차원의 도박중독 유병률 조사의 표본은 인구대비 평균 0.038% 정도 됩니다. 이를 적용하면 우리나라의 경우 최소한 1만 명 이상을 표집해야 합니다. 그래서 2009년 마사회 전국실태조사에서는 2만 명을 표집했던 것이고요. 그래서 현장 전문가들이 2010년 조사 때에도 표본 수를 늘려야 한다고 그렇게 건의했건만 싹 묵살했고 이번에도 역시나 턱없이 모자라는 표본을 추출하겠다고 합니다. 그래놓고 또 전국 실태조사 결과라고 구라치겠지요? 참으로 낯뜨거워서 얼굴을 못 들겠습니다.
* 측정도구 문제
현재 사감위에서 도박 중독을 진단하는 도구로 사용하는 게 바로 CPGI입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도구라서 사감위를 빼고는 아무도 이 척도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중간에 K-CPGI로 바뀌기까지 했죠. 그래도 유병률 과다 추정 문제가 계속 제기되자 3년에 걸쳐 KGBS라는 변별 척도를 개발했습니다. 작년에 아주 자랑스레 발표를 했죠.
그런데 정작 2012년 실태조사에서는 CPGI를 다시 사용한답니다. 2010년 결과와 비교를 해야 한다나요. 그래서 그럼 KGBS를 main 척도로 하고 CPGI를 sub로 사용하라고 했더니 이미 결정되었기 때문에 변경할 수 없답니다. @.@
근데 웃긴 건 KGBS 개발 당시에 연계 타당성 검증을 위해 CPGI도 자료를 수집했거든요. 그랬더니 CPGI의 cut-off score(기준점)가 문제성 도박의 경우 11점에서 8점으로, 중위험 도박의 경우 5점에서 3점으로 낮아졌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이건 사감위에서 정식으로 발표한 보고서에 수록된 내용입니다. 무슨 이야기냐 하면 9점이나 10점으로 측정된 사람은 사실 문제성 도박자가 아닌데 2010년 실태 조사에는 문제성 도박자로 분류가 되었다는 것이죠. 이 말은 곧
도박중독 유병률이 과대 추정되었다는 고백과 다를 바 없습니다.
그러니 2010년에 사용한 CPGI를 2012년 연구에도 사용해서 추이 분석을 하려면 2010년 결과의 기준점을 상향 적용하여 한국의 도박중독 유병률을 재발표해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사감위가 공포 마케팅을 한 것이 만천하에 드러나기 때문에 절대로 그렇게 하지 않을 겁니다. 그러면 어떻게 할까요. 당연히 2012년 CPGI의 기준점도 하향 조정된 상태에서 비교할 겁니다. 그렇게 공을 들여 개발한 KGBS의 연구 결과를 스스로 부정하는 꼴이죠. 이런걸 삽질이라고 하지 않으면 뭘 삽질이라고 하겠습니까. 그것도 국민의 세금 들여서 하는 삽질이죠.
* 표본 추출 방법 문제
사감위는 이용객을 대상으로 표본을 추출할 때 사행산업의 매출 규모를 고려하여 추가 배분하겠다고 말합니다. 이건 곧 베팅액이 크면 도박중독 유병률이 높다는 전제하에서 하는 것인데 이 전제는 검증된 것이 아닙니다. 그냥 근거도 없이 제멋대로 하는거에요. 오히려 실태조사는 인구집단 연구이기 때문에 이용자 수를 고려하여 비례배분하거나 Blazczynski & Nower(2002)가 제안한 접근성과 가용성 등의 생태적 환경기준에 따라 전국 장외 및 지점(매표소)의 수를 고려하여 비례배분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수천 개에 이르는 스포츠 토토와 로또 판매점, 복권방이 포함되기 때문에 그렇게 안 하는겁니다. 그저 자료 수집하기 좋고 때리기 좋은 사행산업체만 두들겨 패는 것이죠.
그 밖에도 소소한 문제점까지 다 이야기하면 밤을 새야 하니 이 정도만 하겠습니다.
시작부터 이런데 나중에 결과 나오면 자료 조작해서 얼마나 유병률을 뻥튀기 할런지 참 한심합니다.
덧. 어제(2월 2일) 사감위는 자문단, 감리단, 사행산업체의 전문가들을 모두 불러 모아놓고 공청회를 했습니다. 당연히 제가 위에서 정리한 사안들이 모두 제기되었는데 사감위 담당 사무관의 공식 답변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조달청에 의뢰하여 갤럽과 이미 계약된 상태이므로 실무적으로 표본 수, 조사 척도의 변경은 불가능하다입니다. 그러니까 이미 이렇게 저렇게 하기로 다 정해놓고 바꿀 수도 없는 상태에서 유관 기관 다 불러모아서 들러리 세웠다는 말이죠. 울트라 그레이트 빅엿을 대놓고 처 먹인 겁니다. 뭐 예상 못한 바도 아닙니다만... 훗..
태그 -
Blazczynski,
CPGI,
cut-off score,
K-CPGI,
KGBS,
Nower,
갤럽,
도박,
도박 중독,
도박중독,
사감위,
사무관,
사행산업,
사행산업 실태조사,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유병률,
유병률 조사,
표본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2838
2007년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출범하기 이전에 사행사업체에서 운영하던 도박중독 치료기관만 존재하던 시절에는 이 문제를 염려할 필요조차 없었습니다. 상당 수 기관에서 각자 알아서 국가 공인 자격증이나 엄격한 수련 과정을 통해 배출된 전문가만을 채용하려고 애썼고 그래서 그런지 도박중독 회복자가 치료자의 역할을 수행하는 일은 거의 없었으니까요(제가 아는 한 전국적으로 한 명 밖에 없었습니다).
단도박 모임이야 치료자가 아닌 협심자들에 의해 유지되는 수평 모임이기 때문에 오랜 단도박 기간을 유지하는 협심자가 치료자 행세를 하는 극소수의 잘못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 문제에서 자유로웠고요.
그런데 사감위가 출범한 이후 도박중독전문가 양성과정을 개설하면서 문제가 시작되었습니다.
단지 수십 시간의 교육만 받으면 자격증을 주기 시작했고 이 자격을 가진 도박중독 회복자가 실제로 치료자의 역할을 수행하게 되었습니다. 그것도 아무런 현장 적응 훈련도 없이 곧바로요. 몇 명을 제외하고는 강사의 대부분이 도박 중독 현장에 대한 경험이 없는데다 알코올 중독 전문가 양성 과정을 벤치마킹해서 급조한 나머지 도박 중독 현장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는 강의만 받은 사람들이 도박중독자를 치료하게 된 것이죠.
혹자는 말합니다. 도박에 중독되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도박 중독자의 마음을 더 잘 헤아리지 않겠느냐고.
맞습니다. 그건 부인할 수 없는 확실한 장점입니다. 대부분의 치료자는 도박에 중독된 경험이 없으니까요. 그런데 도박중독 치료라는 것이 그런 공감 능력만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문제입니다.
도박중독 치료는 도박중독의 다양한 기전과 원인 분석, 도박 중독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에 대한 전문적 이해가 있어야 하고 다양한 심리치료적 기법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어야 합니다. 게다가 부부 갈등이나 가족 갈등 해결을 위한 couple therapy, group therapy 경험도 있어야 하고 특히 우울, 불안, 성격 장애 등 정신병리적 지식과 함께 이러한 공존 장애를 평가할 수 있는 심리평가 능력도 보유하고 있어야 합니다.
어떤 임상심리학자들은 중독 분야, 특히 그 중에서도 도박 중독을 심리치료 분야의 막장이라고 부릅니다. 그만큼 전문성과 노하우가 필요한 힘든 분야라는 뜻입니다. 그냥 도박 중독에 대한 얄팍한 지식만 갖고 뛰어들어서는 안 되는 분야라는 말이죠.
그런데 조금 과장해서 말하자면 암 회복자가 암 환자를 치료하는 일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도박중독 회복자는 치료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말이 아닙니다. 위에서 이야기한 다양한 전문 기술과 지식을 갖춘 이후에 하라는 겁니다. 내가 걸려봤으니 누구보다 내가 더 잘 안다는 안이한 생각만으로 다른 내담자의 회복과 치유의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 되지 않습니까?
우울증에 걸려봤다는 것만으로 우울증 환자를 치료한다는 게 말이 됩니까?
종합병원에서 3년 동안 치열한 수련을 마치고 전문가가 되어 도박중독 분야에 입문하였을 때 적어도 3년 동안은 막중한 책임감에 상담을 할 때마다 긴장했던 기억이 납니다.
도박중독 치료는 사명감과 각오만 갖고 뛰어들어서는 안 됩니다. 전문 지식과 제대로 된 치료 기술, 사명감을 모두 갖춰야 하는 분야임을 명심하기 바랍니다.
태그 -
couple therapy,
group therapy,
단도박 모임,
도박,
도박 중독,
도박 중독자,
도박중독,
도박중독 치료,
도박중독전문가,
사감위,
사행사업체,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상담자,
심리치료,
심리평가,
임상심리학자,
치료자,
협심자,
회복자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2836
제가 마지막으로 사감위에 대해 비판적인 글을 올린 것이 2010년 9월(관련글:
'사감위 너나 잘 하세요')이니 벌써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네요.
그동안 사감위가 일을 잘해서 비판할 것이 없었기 때문에 글을 안 올린 것이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바빴고 뭐 제가 떠든다고 듣는 것 같지도 않기에 그냥 무시하고 있었을 뿐입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중독예방치유센터장이 불미스러운 일로 짤리는 등 내우외환때문에 정신이 없었을테니 불난 집에 부채질하고 싶지 않아서 참고 있었던 것도 있고요.
그런데 아니나다를까 최근에 사감위의 헛발질이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요새 제가 일하는 기관에서 도박중독 예방을 위한 극장 광고를 제작하고 있는데 그게 사감위에서 난도질당했습니다. 내용인즉슨 광고에 삽입된 도박 이미지를 모두 삭제하고 문자로만 노출하도록 하라는 것이죠. 아니, 극장 광고가 30초에 불과한데 이미지를 빼고 문자로만 도박중독 예방 광고를 하라는게 말이나 됩니까?
게다가 이 광고의 컨셉이 '사랑에 빠진다면'-'프로포즈 하면 되고', '이가 빠진다면'-'치과에 가면 되고', '머리가 빠진다면'-'가발을 쓰면 되고', '도박에 빠진다면'-'~에서 상담을 받으면 되고'와 같은 식으로 연결하는 것인데 '사랑에 빠진다면'에 삽입된 이미지의 간접 키스 장면이 성적인 욕구를 자극하고 그게 도박과 연결되면 예방이 아닌 도박을 오히려 부추기는 역할을 할 수 있으니 키스 장면도 빼라고 했답니다. 누가 그런 의견을 냈는지 모르겠으나 머리가 있는 사람인지 의심스럽네요.
요새 말이 많은 방통위에서도 아무런 문제 제기 없이 깔끔하게 통과된 광고를, 그것도 도박 중독 전문가 4인이 자문해서 3차례의 회의와 시사회를 거쳐 제작한 광고를 이런 말도 되지 않은 이유를 들어 난도질하다니요.
저는 방통위 위에 사감위가 심의기구로 떡하니 자리잡고 있는 것도 이해가 안 되지만 사감위 자체 조직인지, 아니면 민간 위원회에서 이런 짓을 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도박중독에 대한 몰이해와 몰상식으로 무장한 이런 사람들이 무슨 도박중독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앉아 있는지 한심할 따름입니다.
올해가 가기 전에 아주 대박을 터뜨려 주셨는데 내년에는 또 어떤 삽질을 할 지 두고 보겠습니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2747
사감위 중독예방치유센터는 2010년 1월에 이미 도박자를 위한 자기관리 메뉴얼 '잃어버린 나를 찾는 희망 안내서'를 내놓은 바 있습니다(이 책에 대한 월덴지기의 의견은 여기를 보세요 ->
클릭!).
사감위가 한 일 중 가장 잘 한 일이라고 칭찬은 했지만 그 때까지만 해도 완성도가 제 기대에 못 미쳤기 때문에 아쉬운 점이 많았는데(실제로 장,단점 분석에서도 단점이 더 많았습니다), 1년 6개월 만에 이번에는 가족을 위한 자기관리 메뉴얼을 내놨습니다.
지난 번 희망 안내서 1편을 만들었던 전문가들이 그대로 투입되었고 거기에 두 명의 집필진이 더 추가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보면서 좀 놀랐습니다. 최신의 자료를 review해서 꼼꼼히 반영한 것도 좋았지만 그보다 전문 지식을 현장 경험과 잘 버무려서 정리했고 무엇보다 핵심 포인트를 빠짐없이 잘 잡고 있는 점이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당장 현장에서 곧바로 사용해도 별 무리가 없을 뿐 아니라 개인적으로 현재 국내에 나와 있는 가족 교육용 자료 중 완성도가 가장 높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단점도 거의 없습니다. 한번 살펴보죠.
* Good!!!
- 13p. '이 책의 목적'
-> 도박자를 변화시킬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들 스스로의 변화를 촉진하고자 하는 것이 목표라는 점을 처음부터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핵심 포인트를 제대로 지적하고 있습니다.
- 15p. '도박으로 인한 결과'
-> 도박 문제로 인해 가족에게 나타날 수 있는 결과를 제시하는 표에서 '지금 경험함', '미래에 경험할까 염려됨'으로 현재와 미래를 나누어 제시하고 있는데 실제로 경험하지 않고 있지만 미래에 경험할 것으로 걱정함으로써 불안, 초조, 두려움 등이 증가하는 가족들이 있기 때문에 이를 나누어 살펴보는 건 아주 유용합니다. 세심한 구분이 돋보입니다.
- 16p. '정서적 어려움' 중 '죄책감'
-> 가족들이 겪게 되는 정서적 어려움 중 죄책감이 단연 수위권에 들텐데 어떤 경우이든 도박으로 인한 문제는 가족이 아니라 도박자 본인의 선택 때문이라는 점을 명확하게 지적하고 있습니다. 가족들의 죄책감을 더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 23p. '경제적 어려움'
-> 도박자가 변화를 준비하고 결심하지 않더라도 가족들이 스스로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는데 보통 도박자가 변화해야만 치유가 된다고 생각하는 가족이 많은 만큼 이런 주위 환기는 매우 필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 27p. '도박의 종류'
-> 주식, 선물, 옵션, 다양한 스포츠 활동도 도박이 될 수 있다는 중요한 포인트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도박 중독을 다루는 많은 전문서적에서도 놓치고 있는 부분이지요.
- 33p. '도박을 하는 이유'
-> 도박을 하는 다섯 가지 동기만을 설명하는데 그치지 않고 각각의 동기가 높은 도박자의 경우 어떻게 대처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 36p. '실수와 재발'
-> 실수를 재발로 착각해 도박자에 대한 도움을 포기하는 가족들이 많은 만큼 실수와 재발의 구분은 매우 중요한데 잘 짚었습니다.
- 39p. 재발의 촉발 요인 중 '숨겨진 채무나 예상치 못한 여윳돈'
-> 숨겨진 채무나 재정적인 압박 뿐 아니라 예상치 못한 여윳돈과 같은 긍정적인 재정적 요인도 재발의 촉발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잘 지적하고 있습니다. 도박자 뿐 아니라 가족들이 자주 놓치는 부분이니까요.
- 42p. 빚만 갚아주면 단도박에 성공할 거라는 착각
-> 빚 문제가 해결되면 오히려 신용이 좋아져서 돈을 빌리기가 더 쉬워지고 가족이 해결해주었던 경험을 통해 가족이 다시 도와줄 것을 기대하여 도박을 하게 될 위험성이 증가하는 문제를 잘 짚었습니다. 많은 가족들이 빚을 갚아주면 마음이 편해지기 때문에 도박에 매달릴 필요가 없다고 착각하는데 실제 작동하는 마음의 원리를 제대로 지적했습니다.
- 58p. '도박자에게 생계비 담당하게 하기'
-> 많은 전문서적과 상담자들이 도박자가 빚을 스스로 갚는 동안 가족들이 생계비를 온전히 감당해야 한다고 조언하는데 실제로는 가족의 일원으로서 고통을 분담하고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해 생계비의 일부를 도박자가 담당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 부분을 잘 지적하고 있습니다.
- 73p. '대처 방식을 바꾸는 4단계'
-> 상황, 도박의 결과, 우려되는 문제, 설명의 4단계로 도박 문제에 대처하는 방식을 바꾸는 것을 차근차근 연습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예시까지 제공해 가족들이 혼자서 충분히 연습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 Bad!!!
- 18p. '공동의존'
-> 가족이 도박 문제를 대신 해결해 주어, 도박자가 도박의 결과를 책임지지 않고 도박을 계속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을 공동의존이라고 설명하고 있는데 엄밀히 말하면 반쪽짜리 설명입니다. 공동의존은 가족이 enabling함으로써 도박자를 무력하게 만들어 가족에게 의존하게 만드는 문제도 있지만 책임을 떠맡음으로 인해 가족 스스로도 도박자로부터 경제적, 정서적으로 독립하지 못하고 의존하는 문제를 야기하기도 하는데 이 부분도 설명을 해야 하고 가족을 위한 가이드북이라면 오히려 후자가 더 중요한 공동의존의 핵심문제입니다. 공동의존 문제는 굉장히 중요한 부분인데 설명이 빈약한 것이 좀 아쉬운 부분입니다.
- 70p. '도박의 부정적인 결과를 대신 해결하지 않기'
-> 도박 문제에서 회복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박을 끊을 수 있게 된 이유를 직접 물어본 연구 결과를 소개하면서 도박으로 인해 부정적인 결과들이 쌓여서 나락으로 떨어졌을 때 도박을 끊기로 결심했다는 대답이 가장 많았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현장 전문가들이 말하는 '바닥치기'의 효과인데 문제는 이 문장만 읽으면 도박을 끊을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기 위해 도박자를 반드시 나락으로 떨어뜨려야 한다고 가족들이 오해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자칫하면 개인적인 통찰을 통해 바닥을 치기 전에도 탈도박하기 위한 계기를 마련하는 도박자를 방치할 위험성이 있어 좀 더 상세한 설명을 제공해야겠습니다.
가족에게 당장 제공해도 손색이 없는 자가치유 매뉴얼이고 전담 상담자와 함께 작업을 하면 더욱 좋을 것 같습니다.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덧.
'잃어버린 나를 찾는 희망 안내서'와 달리 2편은 아직 다운로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홈페이지에 소개조차 되지 않고 있습니다. 빠른 조치 바랍니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2565
여러분은 자신이 심각한 우울증에 걸렸다는 걸 알게 된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스스로이건 주변 사람들에 의해서이건 간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정신과를 방문할테고 월덴 3를 자주 방문하셔서
'내가 상담/심리치료를 받는다면',
'좋은 상담자/심리치료 전문가를 선택하는 방법'과 같은 글을 이미 읽어보신 분이라면 믿을 만한 심리학자를 찾아가 해결 방법을 함께 찾아볼 겁니다.
정신과를 찾아가면 대개는 보험 청구를 하는 정신과 약을 처방받아 먹게 될 터이고 심리학자를 찾아가면 대부분 보험 청구가 되지 않는 비급여 심리평가나 심리치료를 받게 될 겁니다. 어쨌거나 둘 다 비용을 지불하게 되죠. 이처럼 우리나라에서 정신과적인 혹은 심리적인 문제로 치료를 받게 되면 금액의 많고 적음을 떠나 비용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도박 중독은 어떨까요?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건전한 믿음을 갖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도박 중독 치료도 비용이 발생한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만큼은 도박 중독 치료 비용이 전액 무료입니다. 비용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도박 중독 치료를 제공하는 모든 기관(사감위와 같은 국가기관, 사행사업체에서 운영하는 전문치료기관과 이들과 연계된 모든 센터 포함)은 모든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합니다.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있어 제약(예를 들어 병원 입원 치료를 3개월에 한정한다든가)을 둘 수는 있지만 도박자와 그 가족에게 비용을 청구하는 기관은 절대로 없습니다.
만약 도박자와 그 가족에게 비용을 내게 하는 치료 기관이 있다면 그 기관은 도박중독만을 전문으로 치료하는 기관이 아닙니다. 도박 중독에 대한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원'이라면 위에서 이야기한 어느 기관과는 반드시 연계되어 있고 그 기관을 통해 지원을 받으면 별도의 비용이 (거의) 발생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이걸 명심하세요. 우리나라에서 도박 중독 치료는 무료입니다. 그러니 일체 비용을 부담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태그 -
도박,
도박 중독,
도박 중독 치료,
도박자,
도박중독,
보험 청구,
비급여,
사감위,
사행사업체,
심리치료,
심리평가,
심리학자,
정신과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2475
한 나라에서 도박 중독에 대응하는 단계를 살펴보면 1단계는 도박 중독의 폐해를 절감하고 도박 중독 치료를 위한 기관 설립과 전문가 투입에 매진하는 단계입니다. 유병률을 낮추기 위해 다양한 환경적 제약과 시책이 난무하는 단계이기도 합니다. 2단계는 각 도박 산업 별로 도박에 취약한 집단을 대상으로 한 예방 교육이 집중되는 단계입니다. 3단계는 도박을 접한 적이 없지만 접할 가능성이 있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도박 중독 예방 교육이 전국적으로 시행되는 단계입니다.
이번에 KRA(한국 마사회) 유캔센터에서 선보이는 리프레쉬 존(Refresh Zone)은 2단계의 예방 기법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경마를 즐기러 온 고객들을 대상으로 건전 경마를 유도하고 도박 중독 예방을 위한 교육적 목적을 위해 일종의 교육 부스를 설치한 것이죠. Refresh Zone은 반 개방형 구조로 되어 있어 접근성이 용이하고 닌텐도 Wii와 같은 스포츠 게임, 음악 감상 및 간이 노래방 시설 등과 함께 터치 스크린으로 동작하는 단말기를 비치했는데 단말기에는 도박 중독 예방과 관련된 프로그램이 들어있습니다.
흥미 유발과 교육 내용 전달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하기 때문에 사실 예방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런 면에서 터치 스크린을 이용한 참여형 프로그램의 활용이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프로그램의 메인 화면입니다. 도박의 주요 특성인 행운을 상징하는 네 잎 클로버 대신 행복을 상징하는 세 잎 클로버를 전면에 내세웠고 클로버의 각 잎을 직접 클릭해서 하위 페이지로 이동하도록 했습니다.
'만화와 함께 하는 유캔'이라는 클로버 잎을 터치하게 되면 만나게 되는 페이지입니다. 유캔센터에서 지금까지 제작했던 모든 도박 중독 예방 만화를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4편까지 제작된 '유캔맨' 플래시, 인쇄물로 만들어진 두 편의 만화(도박 세상에서 살아남기, 이 남자가 사는 법), 그리고 올해 새롭게 선보이는 웹툰(제작 중)까지 모두 볼 수 있습니다.
'나는 경마 愛인? 哀인?'이라는 클로버 잎을 터치하게 되면 만날 수 있는 페이지입니다. 도박 중독 자가 진단 및 상담 예약을 하는 방법과 유캔센터의 이용 방법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가장 치료와 관련이 깊은 내용을 모아놓은 공간입니다.
'백전 구십승을 위한 지피지기' 영역을 클릭하면 이동하는 페이지입니다. 도박에 빠지는 이유, 도박으로 돈을 딸 수 없는 이유 등 도박과 관련된 내용을 알기 쉽게 설명해 놓았습니다.
전반적으로 까다롭게 느껴질 수 있는 도박 관련 내용을 손쉽게 화면 이동을 하면서 익힐 수 있도록 화면을 구성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외국에서 실시하고 있는 예방 홍보 zone보다 기술적으로나 내용 면에서 훨씬 더 진일보했다고 평가합니다.
Refresh Zone은 2010년에 과천 경마공원과 영등포 장외지점 2개소에 시범적으로 설치하고 효과 분석을 거쳐 2011년에 전국 모든 경마공원과 장외발매소로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단순히 Refresh Zone안에서만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에서도
Refreshzone.kra.co.kr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공간의 제약을 없앴습니다. 도박 중독에 관심있는 분들이라면 한번쯤 살펴보시면 좋겠네요.
태그 -
KRA,
Refresh Zone,
경마공원,
도박,
도박 중독,
리프레쉬 존,
사감위,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영등포 장외지점,
예방,
유캔맨,
유캔센터,
장외발매소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2406
노컷뉴스의 엉터리 기사 전문은 위의 링크를 확인하시고요. 왜 엉터리 기사인가 하면 사감위 관계자의 말을 사실 확인 절차도 없이 그냥 그대로 받아적었기 때문입니다. 요새는 기자를 받아쓰기 능력으로 뽑는 것 같네요(비웃음).
뭐 처음부터 끝까지 자가당착에 아전인수격인 내용이라 비판할 거리가 한 두가지가 아니지만 몇 가지만 뽑아서 '까'보자면,
* '국무총리 소속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이하 사감위)가 충남대학교 산학협력단에 의뢰해 지난 6~7월 우리나라 만 20세 이상 성인 1천명을 대상으로 국내 사행산업 이용실태를 조사한 결과 도박 중독 유병률은 6.1%로 나타났다'-> 새로 타당화를 한 도구라고는 하지만 보고서를 보니 아직 완성도가 신뢰할 만한 수준은 아닌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척도의 변경으로 인해 유병률의 차이가 실제 현장의 모습을 반영하는지 도구의 차이에 기인하는지 구분할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또한 작년에 한국 마사회가 고려대학교에 연구 용역으로 발주해 전국 표본 2만 명(무려 2만 명입니다!)으로 추정한 유병률은 0.9%였지요. 그 당시 연구에서 비교를 위해 CPGI로도 추정했는데 1.6%에 불과했습니다.
저 기사에서 사용한 6.1%는 도박 중독 문제를 부풀려 과장하기 위해 문제성 도박자와 중위험 도박자를 합산한 결과입니다. 임상 현장에서는 CPGI의 문제성 도박을 도박 중독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간주합니다. 그러니 중위험 도박자는 따로 구분해서 제시해야 맞죠. 한국판 CPGI의 문제에 대해서는 이미 포스팅한 내용이 있습니다(
'한국판 CPGI의 문제점' 참조).
* '도박 중독 유병률은 '특정 모집단에서 도박 중독자가 차지하는 비율에 대한 추정치'를 일컫는 말로, 우리나라 성인 인구 3천 700만여명 가운데 200만명이 도박 중독 문제를 안고 있다는 의미다.'-> 저 기사대로라면 4인 가족 기준으로 우리나라 전체 인구 중 1천만 명이 도박중독의 직접 피해자라는 이야기인데 전체 인구를 5천만 명이라고 잡더라도 5명 중 1명은 도박 중독의 직접적인 피해를 당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이게 믿겨지시나요? 뻥을 쳐도 좀 상식적으로 쳐야지 원...
* '특히 이중 50만명(1.7%)은 치명적인 중독 위험에 노출돼 있어 당장 시급한 치료가 필요한 사람으로 분류된다.'
-> 이 1.7%라는 수치가 바로 문제성 도박자(정신과적 용어로 병적 도박자에 해당하는)입니다. 위에서 소개한 한국 마사회 연구 용역에서 나온 수치인 1.6%와 비슷합니다. CPGI로 측정한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인다고 해도 도박 중독 유병률은 1.6~7%인 것이죠.
* '하지만 정부가 운영 중인 센터는 서울과 경기, 부산 등 전국적으로 3곳에 불과하다'
-> 제목에 치료센터가 단 3곳이라고 악의적으로 썼지만 엄밀히 말하면 정부에서 운영하는 치료센터가 단 3곳이라고 해야죠. 그나마 원래는 광화문에 있는 센터 단 하나였지만 사행산업체가 운영하는 센터가 계속 늘고 있으니 한 달 전에 부랴부랴 부산과 수원에 날림으로 설치한 겁니다. 이것도 웃긴 것이 마사회에서 운영하는 유캔센터에서 부산과 인천에 새로 센터를 연결하고 전문가를 채용했던 시기와 지역이 비슷합니다. 뭔가요. 유치하게~ 사행산업체에서 운영하는 센터들은 그동안 이구동성으로 사감위에서 센터를 직영하면서 현장의 어려움을 직접 체험하라고 요구했습니다. 맨날 돈만 걷어갈 생각을 하지 제대로 된 치료를 하려는 노력을 보이지 않았으니까요. 그런데도 사감위는 2007년부터 3년 간 그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광화문의 센터만 고집했는데 광화문 센터는 상담을 받을 만한 시설과 분위기가 아닙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직접 방문해서 눈으로 확인하세요. 그게 상담실인지 아니면 취조실인지. 참고로 마사회가 운영하는 유캔센터에서 전국적으로 직영 또는 네트워크 형태로 연결한 센터 및 병원이 몇 개인가 하면 2010년 9월 11일 현재 전국에 직영 센터 5개, 네트워크 센터 12개, 네트워크 전문병원 14개, 총 31개소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 시설로 모든 도박 중독자의 치료와 재활을 커버하지 못하지만 그래도 사실은 사실 그대로 이야기를 해야죠. 정부 운영 센터 3개가 다 인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면 안 되지 않겠습니까?
* '상담 전문가들은 현행 부담금 제도가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중독예방치유센터는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법'에 따라 국가와 사행산업 사업자가 절반씩 사업비를 부담해 설립되는데, 이 같은 관계 법령을 개정해 사업자가 더 많은 부담금을 내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현장에 있는 전문가 중 현행 부담금 제도가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보는 사람은 없습니다. 만약 있다면 도박 중독에 대해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사이비 '교수'이거나 사감위 소속 전문가들(제가 이분들을 좀 아는데 아마 이분들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겁니다)일겁니다. 현장에서 직접 도박 중독자를 5년 이상 치료한 전문가를 대상으로 물어보면 정반대의 대답을 들을 수 있습니다. 도박 중독의 문제가 합법적인 사행산업에 의해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행사업자에게 100%(사감위는 니네가 몽땅 부담하라고 요구하고 있죠) 부과하는 것이 정당하느냐의 형평성 문제도 있지만 더 큰 문제는 그 돈을 사감위가 제대로 쓸 수 있는 조직이냐입니다. 그것에 대해서는
'사감위의 비겁한 국고매칭제도 폐지 꼼수'를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 '강원랜드와 한국마사회 등 사업자들이 자체적으로 중독예방치유센터를 운영하고는 있지만 제대로 된 상담을 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며 "정부가 예산을 확보해 직접 센터를 운영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강조했다'
-> 이건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는 속담이 딱 어울리는 헛소리인데 이것과 관련해서도 올린 글(
'사감위 중독예방치유센터'는 그 쉬운 5회 이상 개인 상담을 과연 얼마나 하고 있을까' 참조)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도박 중독 문제에 적절하게 대응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옥상옥 기구인 사감위를 해체하는 것입니다. 사감위가 얼마나 무능한 조직인지에 대해서는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는 손 안대고 코 풀려고 하는가'를 참고하시면 됩니다. 사감위가 전자 카드 도입과 같은 뻘짓(이것과 관련해서도 쓴 글이 있습니다
'출입 제한을 해지하는 조건으로 실시하는 의무 상담이 과연 효과있을까?' 참조)만 안 하고 가만히 있어도 도박 중독 문제 해결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워낙 삽질을 잘하는 사감위라서 써 놓은 글꼭지도 만만치 않게 많네요. -_-;;;
사감위는 음지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사람들 언플로 음해하는 거 때려치우고 너나 잘 하기 바랍니다. 이 바닥에서 너만 잘 하면 되요.
태그 -
CPGI,
KRA,
국고매칭제도,
노컷뉴스,
도박,
도박 중독,
도박 중독 유병률,
도박중독,
도박중독유병률,
마사회,
문제성 도박자,
사감위,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유캔센터,
중위험 도박자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2367
도박 중독의 자발적 배제 시스템이란 도박 중독자 혹은 직계 가족이 자신의 도박 문제로 인한 폐해를 줄이고자 자발적으로 출입 금지를 신청하는 것으로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주) 하이원(강원랜드)의 내국인 카지노에서만 실시하고 있습니다.
도박자 본인이나 가족이 신청해서 출입 금지 신청이 된 상태에서 다시 출입이 가능하도록 하려면 일정 횟수 이상의 의무 상담을 받도록 되어 있습니다. 도박자 입장에서는 상당히 번거로운 일이죠.
현장 치료자의 입장에서 자발적 배제 시스템의 강점은 도박 중독자의 주 도박이 내국인 카지노인 경우에는 접근성을 떨어뜨림으로써 충동을 감소하게 만드는 환경 조성에 도움이 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많은 도박자들이 출입이 금지된 상태에서 충동이 생겨도 어차피 갈 수가 없기 때문에 포기한다고 보고하는 등 치료 초기에 실질적인 효과가 있습니다. 그래서 저만 하더라도 카지노를 주 도박으로 하는 도박자에게는 자발적 출입 금지부터 신청하도록 독려합니다.
현재 사감위에서는 내국인 카지노 뿐 아니라 경륜, 경정, 경마 등 스포츠 도박에도 이 자발적 배제 시스템을 적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도박 중독자의 충동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면 적용하면 좋은 것이 아닐까요?
그런데 제가 볼 때
자발적 배제 시스템에는 크게 두 가지의 문제가 있습니다. 하나는 실현 가능성의 문제이고 다른 하나는 치료 효과성의 문제입니다.
우선 강원도라는 특정 장소의 협소한 공간에 출입자 확인이 가능한 내국인 카지노의 경우 이것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경마만 하더라도 3개의 대형 경마장, 30개가 넘는 장외발매소, 하루 출입 인원 15만 명이 넘는 대형 사행산업이기 때문에 자발적 배제를 위한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 자체가 매우 어렵고 무리해서 도입할 경우 실제 사업 자체가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사실 실현 가능성의 문제는 전산화 시스템의 도입과 관련하여 액수가 엄청 크기는 하겠지만 예산을 무제한으로 투입하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닙니다. 하지만 두 번째 문제인 치료 효과성의 문제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사감위에서 운영하는 치료 기관이 제 구실을 못하고 있기 때문에 사행사업체에서 운영하는 도박 중독 치료 기관에 주로 의존하는 형편입니다. 사실 상의 도박 중독 치료를 모두 담당하고 있죠. 그런데 만약
자발적 배제 시스템을 도입하게 되면 출입 정지를 해제하기 위한 의무 상담이 폭주하여 본질적인 업무인 도박 중독자 치료 업무를 수행할 수가 없습니다. 실제로 (주)하이원에서 운영하는 센터에서는 상담자가 90% 이상의 시간을 의무 상담을 하는데 소모하는 형편입니다.
물론 출입 정지를 해제하려는 도박자의 상당 수가 도박 중독자일 수 있다는 가정을 한다고 해도 3회의 상담으로는 실질적인 치료 효과가 전무하기 때문에 자칫하면 전시용 탁상 행정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자발적 배제 시스템의 도입이 가능하다고 해도 출입 해제를 위한 의무 상담을 사감위와 같은 국가 조직에서 일괄적으로 담당해야 정작 치료가 필요한 도박 중독자의 치료를 소홀하게 되는 소탐대실의 함정에 빠지지 않을 겁니다.
태그 -
경륜,
경마,
경정,
도박,
도박 중독,
도박 중독자,
도박자,
도박중독,
사감위,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의무 상담,
자발적 배제 시스템,
출입 정지,
카지노,
하이원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2339
잊을 만 하면 어느샌가 나타나서 뻥뻥 헛발질을 하는 사감위가 어제도 한 건 했습니다.
어제 서울 중구 프레스 센터에서 '사행산업 관리체제 발전방안' 토론회에서 사감위가 주장한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 사감위 소속 공무원 인력 대폭 충원* 자체 예산 대폭 확대* 사행산업의 인허가권 뿐 아니라 조사권, 공포/이행 명령권까지 포함한 관리감독권 소유
첫 번째 인력 대폭 충원 문제는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MB의 정책과도 배치되는 것으로 MB를 우습게 만드는 하극상 행동이죠. 조기 레임덕이라고 지금 MB 무시하나요? 사감위는 절대 인력이 부족한 것보다 도박 중독을 제대로 아는 인력이 거의 없다는 점이 더 큰 문제입니다. 사람만 바글바글하면 뭐 하나요. 맨날 헛발질인데.
자체 예산 대폭 확대 문제는 예전에
'사감위의 비겁한 국고매칭제도 폐지 꼼수'라는 포스팅에서도 이야기를 한 바 있지만 말도 안 되는 사업을 진행하려다보니 국고매칭제도에 의해 국가에서 50%의 예산을 확보하지 못하니 아예 사행사업자에게 몽땅 전가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욕을 먹고도 또 들고 나왔네요. 대놓고 돈 지랄을 하겠다는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예산을 50배 이상 늘리겠다고 이야기를 하기 이전에 지금까지 사용한 분담금 내역과 회계 내역을 공개하고 감사를 받아서 제대로 집행되었는지를 검증받는 것이 우선이죠. 하지만 제가 장담하는데 절대로 그렇게 못 할 겁니다.
마지막으로 사실상 무제한의 통제권을 달라는 문제는 지금의 MB 정부의 전횡과도 닮았습니다. 건전한 비판은 필요없으니 닥치고 내가 하라는 대로 명령에만 복종하라는 것이죠. 예를 들어 도박 중독 예방의 날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치료기관의 치료자와 당직자들이 일을 전폐하고 온통 나와 어깨에 띠 두르고 가두 캠페인을 하면서 엄청난 예산을 낭비하는 날이죠. 그런 요식 행위는 하지 말라는 경고의 차원에서 제가 일하는 기관에서는 일체 참가하지 않고 그 날도 정상적으로 치료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센터장을 자꾸 불러들여 도와달라고 설득해도 듣지 않으니 관리감독권을 휘둘러서 무조건 복종시키겠다는 겁니다. 협조 안 하면 칼을 휘두르겠다는 발상 자체가 웃기죠. 그런 정신으로 무슨 도박 중독자와 가족을 돕겠다고...
전에도 이야기를 한 바 있지만 개가 꼬리를 흔들어야지 꼬리가 개를 흔들어갖고 뭐가 제대로 돌아가겠습니까? 게다가 꼬리가 자신이 달려 있는 동물이 개인지, 호랑이인지도 모른 채 무조건 흔들려고만 하면 문제가 안 생기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죠.
사감위는 정신 차리려면 아직도 멀었습니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2303
우선 중독 통합법 개정에 대한 설명부터 드려야겠습니다. 최대한 간략하게 말씀을 드리자면 마약, 알코올 등의 약물 중독과 인터넷,도박 등 행동 중독을 하나의 법 체계에서 관리하겠다는 것이 중독 통합법의 골자입니다. 소관 부서가 보건복지부가 될 지, 다른부처가 될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만 어쨌거나 그렇습니다.
통합법의 근거는 소관 부처가 너무 다르기 때문에 중독 문제에 대응하는데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제 생각의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저는 이 법에 절대 반대입니다.
우선 저는 이 법 제정의 기저에 깔려 있는 부처 이기주의와 그에 영합하는 일부 교수들의 밥그릇 싸움이 역겹습니다. 중독이라는 그다지 균일화되지도 않은 문제를 대응한답시고 치료 현장을 하나의 틀로 관리, 감독하겠다는 발상 자체도 웃기고요. 지금처럼 소관부서가 다른데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문제를 하나로 묶어두면 그게 제대로 관리가 되겠습니까? 그저 관리 조직의 크기만 키우겠다는 부서 이기주의에 불과합니다.
오히려
효율적인 대응이 되려면 각 중독 별로 특성화시키되 유기적인 치료 네트워크가 구성될 수 있도록 연계망을 강화해야 합니다.
만약 이 법이 통과되면 어떤 난리가 벌어질 지 불 보듯 뻔합니다.
사감위처럼 중독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얼치기 공무원들이 거대 조직을 만든 뒤 역시 현장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교수들을 규합해 자문단을 만들고 각종 연구 용역을 실시할겁니다. 이 과정에서 현장 치료자의 노하우는 사장됩니다. 그리고 나서 중앙 조직내에 control center를 만든 뒤 각 중독 분야의 센터들은 정신보건센터와 같은 역할을 수행하게 됩니다. 물론 양적으로 보기에 일시적으로 실적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향 평준화됨으로써 각 센터의 치료자들은 자기 분야의 전문성이 하향평준화되는 과정을 거칠 수 밖에 없습니다.
이 법의 개정을 추진하는 세력은 모든 중독의 뿌리가 같다고 보는 모양인데 개인적으로 저는 인터넷 중독과 도박 중독의 접근법도 상당히 상이하다고 보는 쪽입니다. 동일한 중독 상담 기법을 활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는 그야말로 1회성의 위기 개입 상담을 할때에나 통하는 이야기이지 현장에서는 그 정도의 공통 상담 기법갖고 치료를 한다는 건 5살 꼬마에게 소총 쥐어주는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중독자를 상담해 본 경험이 있는 전문가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이야기라고 봅니다.
각 중독 분야의 현장 치료자들끼리의 연계망도 없는 지리멸렬한 중독 분야에서 top-down 방식으로 관리 조직부터 만들고 통제하려고 하면 우리나라 중독 분야에는 희망이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냥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자신만의 노하우를 갖고 일하게 좀 냅두세요.
냅두는게 중독 분야의 발전을 도와주는겁니다. 사감위 하나만으로도 뺴앗기는 에너지가 만만치 않은데 괜히 허섭한 조직 자꾸 만들려고 하지 말고요. 기존의 조직을 없애면 더 좋겠지만 그건 기대도 안 합니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2272
지금까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이하 사감위)는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의 도박 중독 국가이므로 사행산업 전반에 대대적인 수술을 감행해야 한다고 2007년 발족한 이후로 지금까지 순진한 국민들을 상대로 공포 마케팅을 해 왔습니다.
이러한 공포 마케팅을 위해 2008년 도박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문화관광정책연구원에 연구 용역을 발주하여 완전히 엉터리 연구(지금까지도 원자료 공개를 극구 반대하고 있습니다, 반면 마사회는 2009년 연구 결과의 원자료를 완전히 공개하였을 뿐 아니라 이 원자료를 바탕으로 2010년 연구 과제를 공모할 예정)를 진행하였고 이 연구가 얼마나 엉터리인지는 저만 해도 이미 다음과 같은 포스팅을 통해 수 차례 문제를 제기한 바 있습니다.
* 한국판 CPGI의 문제점* 사감위가 주장하는 검사-재검사 신뢰도 r=.352(p<.000)의 의미* 사감위가 타당도 검증의 근거로 주장하는 KMO와 Bartlett 구상 검정치의 의미 * British Columbia를 영국으로 착각하는 한심한 사감위
그런데 2009년에 KRA(한국 마사회)가 고려대학교 한성열 교수팀에게 발주한 '전국민대상 도박이용실태 유병률 조사' 결과 지금까지 사감위가 국민들을 얼마나 기만적으로 속여왔는가가 백일하에 드러났습니다.
이 연구는 사감위의 10배가 훨씬 넘는 2만 명(20,175명)의 유효 표본 수(이는 성인 인구 대비 0.053%로 다른 선진국의 실태 조사 표본 규모와 동일한 수준)를 확보하였으며 무엇보다도 연구 절차의 신뢰성과 타당성을 보장하기 위해 국내 최초로 사전 시뮬레이션 연구 -> 본 연구 -> 연구 감리 용역의 3단계를 거쳐 모든 오차를 최소화한 연구 프로젝트입니다.
기본적인 연구 결과만 살펴보더라도
1) 우리나라의 도박 중독 유병률은 0.9%로 중국(1.78%), 싱가포르(2.1%)에 비해 현저히 낮아 아시아 국가 중 최하위를 기록했으며 미국(1.1%)보다도 낮은 것으로 나타나 사감위가 그동안 얼마나 도박 중독률을 과대포장해왔는지가 낱낱이 밝혀졌습니다. 2) 유병률만큼이나 중요한 참여도는 58.1%로 뉴질랜드(86.2%), 캐나다(86.6%)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었으며 미국이나 싱가포르와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의 도박 중독 국가가 아니었던거지요. 여기서 내용을 오독하고 딴지를 걸 사람들이 있어서 미리 첨언하면 그렇다고 우리나라가 도박 중독 문제를 방치해도 되는 수준이라는 말은 아닙니다. 양비론으로 물타기할 분들은 사감위 홈페이지(pgcc.go.kr)로 가시길...
그동안 사감위는 도박 문제 해결이라는 반대하기 어려운 대전제의 뒤에 숨어 사실을 호도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그 대전제의 충족 자체를 방해하였습니다. 의도야 어떻든 지금까지 총량제, 전국 600개 상담센터 설립 계획, 전자카드 도입 등 하는 족족 도박 중독 문제 해결에 방해만 되는 제도적 장치를 고집하여 도박 중독 분야의 퇴보를 부채질하였습니다. 그동안 현장의 전문가들이 진실을 밝히기 위한 싸움을 하느라고 정작 도박 중독자와 그 가족을 위해 매진하지 못하고 소진한 노력의 양이 결코 만만치 않을 겁니다. 이 모든 소모적인 싸움의 책임은 반드시 사감위가 져야 합니다.
사감위에서 언론에 실린 이 연구 결과에 대해 곧바로 반박 보도문을 냈던데 반박 요지는 2008년 사감위 연구에서 유병률 산출에 사용한 CPGI에서는 중위험 도박자와 문제성 도박자를 합쳐 9.5%로 산출하였는데 2009년 마사회 연구에서는 NODS의 병적 도박자만 사용하여 0.9%로 추정하였으니 비교 불가하다는 것입니다. 일견 일리가 있는 말처럼 들리지만 자세히 뜯어 보면 억지쓰기에 불과합니다. 2009년 마사회 연구가 2008년 사감위 연구를 비판한 점은 크게 두 가지인데 하나는 유효 표본 수가 너무 적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엉터리 진단 척도인 CPGI를 사용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2009년 마사회 연구에서 비교 분석을 하기 위해 CPGI로도 자료 수집을 했음에도 정작 유병률은 NODS로 산출한 것이지요. 즉 노골적으로 이야기를 하지는 않았지만 2009년 마사회 연구에서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2008년 사감위의 연구 용역이 유효 표본 수의 태부족, 엉터리 CPGI를 사용한 것이기 때문에 터무니없이 높게 나온 유병률을 믿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사감위는 2008년 연구에서 NODS를 이용해 추정한 1.1%를 우리나라의 도박 중독 유병률로 발표했어야 한다는 거지요. 그런데 엉뚱한 다리를 긁고 있네요.
9.5%라는 유병률을 그대로 적용할 경우 어떤 결과가 나오느냐 하면 우리나라 20세 이상 성인 인구 2,700만 명에 대입을 했을 때 8명 중 1명, 약 360만 명이 도박 중독자라는 말이 되고 이는 4인 가족 기준으로 1,440만 명이 도박 중독의 피해를 당하고 있다는 말이 됩니다. 우리나라 인구를 5천만 명으로 잡는다고 해도 3~4 명 중 한 명은 도박 중독의 피해를 당하고 있다는 주장인데 이게 정녕 말이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무리 눈가리고 아웅 한다고 해도 하늘은 절대로 가려지지 않습니다. 그 사람만 병신 인증하는 것이죠.
현장 전문가(어디까지나 현장에서 직접 도박자를 만나는 전문가들만 해당) 어느 누구도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엉터리 연구 결과를 내놓아 국민을 호도하고 잘못된 정책을 입안해 시행함으로써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고 국력을 소모하는 기관이 바로 사감위입니다. 사감위는 도박 중독 분야의 수치입니다. 정말 창피해서 어디 가서 말도 못 꺼내겠습니다.
이번 반박문을 보니 사감위도 격년으로 실태 조사를 실시하는데 올 6월에 결과가 나온다고 하네요. 여전히 1천 명 남짓한 유효 표본에 또 그 엉터리 CPGI를 사용할 것이 뻔하기 때문에 별로 기대하지도 않습니다.
제가 장담하건대 사감위의 이번 연구 결과에서 2008년보다 유병률이 낮게 나오면 사감위가 일을 잘 했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자화자찬을 할 것이요, 반대로 유병률이 높게 나오면 사행산업체가 딴지를 걸어 제대로 된 정책을 시행할 수 없어 이런 결과가 나왔으니 사감위법을 개정해 단속과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일 겁니다. 이미 결론 내놓고 실시하는 연구라는데 10만 원 걸겠습니다.
태그 -
CPGI,
KRA,
NODS,
도박,
도박 중독,
도박중독,
문화관광정책연구원,
병적 도박,
사감위,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유병률,
유효 표본,
전국민대상 도박이용실태 유병률 조사,
전자카드 도입,
중독예방치유센터,
참여율,
총량제,
한국 마사회,
한성열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2218
2007년에 사감위와 함께 발족한 중독예방치유센터가 2년 여 동안 한 일 중에서 제가 유일하게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이 자기관리 메뉴얼을 내놓은 것입니다.
사실 그동안 워낙 엉뚱한 삽질만 해왔기 때문에 중간만 해도 대단한 일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 책은 의외로 완성도가 꽤 높습니다. 현장에서 직접 상담을 하는 전문가들이 도박 중독 분야에서 사용되는 대부분의 치료 관련 서적을 review한 뒤 만들었고 역시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고수들에게 감수를 맡긴 프로그램이거든요.
처음에 이 책을 만든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저는 회의적이었습니다. 2008년 NCPG에 갔을 때 Ladouceur가 자가 치료를 위한 자기 관리 메뉴얼을 선보였는데 의료보험 민영화 때문에 자구책으로 내놓은 티가 역력했거든요. 우리나라는 도박 중독자와 그 가족에게 치료비를 받지 않기 때문에 이를 따라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생각해보니 병에 대한 인식이 워낙 없고 치료 센터에 나오는 것을 극히 꺼리는 우리나라 도박자의 특성 상 자가 치료가 안 된다고 하더라도 이 책을 읽다보면 전문적인 치료 기관을 방문하고자 하는 동기와 의지가 생길 수 있으니 이런 노력도 분명 의미가 있을 것 같더군요.
그래서 아직 여러가지 고칠 점이 많이 눈에 띄지만 도박 중독 치료자들에게 신선한 자극이 되는 새바람이라 생각합니다.
말이 나온 김에 이 책의 장점과 개선점을 좀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닫기
* 15p. '도박하는 이유에 따른 전략과 도움 페이지'
-> 도박을 하는 대표적인 다섯 가지 동기를 누구나 알아보기 쉬운 보기와 연결하여 제공하고 있어 자신이 어떤 동기 때문에 도박에 몰두하고 있는지 쉽게 알 수 있더군요. 아주 적절하고도 친절한 설명이 좋습니다.
* 21p. '도박 일지, 도박충동대처일지 작성하기'
->대부분의 치료 프로그램에서는 도박 일지와 도박충동대처일지 중 하나만 제공하거나 둘 다 제공해도 별개의 장에서 다루고 있는데 이책에서는 둘을 묶어서 실제 도박 행동과 관련된 일지와 충동을 다루는 일지를 연결함으로써 충동과 행동의 관계를연결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신선합니다.
* 28. '도박의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 두 가지를 다 알고 있어야 지금의 상태에서 내가 변화하고 싶은지 아닌지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많은 도박 중독 치료자들이 도박의 부정적인 면만을 강조하다가 실패하는데 도박자에게 도박이란 나쁜 친구 같은 것이어서 헤어져야함을 알면서도 즐거웠던 추억을 쉽게 버리지 못하는 것이지요. 그것을 자신과 주변 사람들이 모두 인정하지 않는다면 관성에 의해다시 돌아가게 됩니다. 그래서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모두 탐색하고 인정하는 작업이 중요한데 이 책에서는 정확하게 이 점을다루고 있습니다. 훌륭합니다.
* 29p. '도박으로 인한 득실 찾아보기'
-> 이 작업을 할 때에는 대개 저울이나 자신이 적어놓은 내용의 양을 비교해서 설명하는데 안이 채워진 별과 안이 비워진 별의 비교를 통해 자연스럽게 변화 준비도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아이디어가 좋습니다.
* 35p. '도박을 포기하는 조건'
->많은 도박자들이 도박을 완전히 끊는 것과 조절하는 것 사이에서 결정을 주저하고 혼란스러워합니다. 그런 점에서 도박자가 도박을끊을 수 있도록 결정 지침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참신합니다. 특히 하단부에 '줄이기'보다는 '끊기'를 권유하는 방향으로 이 책이구성되어 있다는 점을 솔직하게 밝힘으로써 신뢰도를 높였습니다. 이 부분도 높이 살 만 합니다.
* 35p. '나 자신과 계약하기'
->도박자는 도박을 끊겠다는 생각만 백만 번을 하지만 이를 verbalization하지 않습니다. 이를 언어화하고 자신과의 계약을 통해 치료 의지를 외부로 표명하는 작업은 우유부단함의 고리를 끊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아주 적절한 개입입니다.
* 38p. '변화하는 나를 위해 선물하기'
-> 전에
'단도박을 기념하고 축하하라'라는 글에서 말씀을 드렸지만 도박을 끊는 과정은 매우 힘들고 시간도 오래 걸립니다. 의지를 북돋기 위해서는 도박자 스스로 자신을 칭찬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과정은 아주 중요한데 적절하게 잘 수록한 것 같습니다.
* 53p. '도박 행동과 관련된 자동적 사고 반박하기'
-> 많은 치료 프로그램에서 비합리적 생각의 일부만 반박하는 연습을 하고 있는데 모든 비합리적 생각을 어떻게 반박하는지 하나하나 꼼꼼히 소개하고 있습니다. 아주 좋습니다.
* 58p. '상황별 도박충동 강도 체크하기'
->도박 충동에 취약한 상황을 '외부의 사건들'과 '내면의 사건들'로 구분하여 제시하였습니다. 좋습니다. 살짝 아쉬운 점은 점수가높은 항목을 아래에 별도로 정리해서 도박자 스스로 자신이 어떤 사건들에 취약한 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배열하지 않은 것입니다.
* 62p. '위험 상황별 도박충동 대처법'
-> 61p에서 먼저 도박자 나름의 대처 방법을 살펴보고 다음 장으로 넘겨 상세한 보기를 제시하는 구성이 좋습니다.
* 64p. '어떤 활동이든지 시작해보고 충분히 경험해 보세요'
-> 도박자는 충동적이라서 싫증을 잘 느끼기 때문에 일정 수준 이상 열심히 해야 한다는 comment가 필요합니다. 아주 적절한 언급이죠.
* 106p. '만약 여러분이 영수씨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 '실수'와 '재발'의 차이를 알아보기 쉽게 나눈데다 보기를 들어 잘 제시하였습니다.
닫기
* 4p.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도박을 시작했다가 문제에 깊숙하게 빠지게 되시지는 않았는지요?'
->무슨 의도로 이 문구를 사용했는지는 이해하나 도박자에게 거부감을 불러일으키는 말입니다. 실제로 그것이 무엇이든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도박을 수단으로 선택하는 도박자는 거의 없습니다. 이것은 30p에서도 "주변 사람들의 인정, 배우자와 아이의 편안한미래, 멋진 자동차와 집을 꿈꾸시나요? 이러한 목적을 위해 도박을 선택하셨는제 현재 자신의 모습은 어떠한가요?"라는 문구로 반복되고있습니다. 대폭 수정 및 방향 전환이 요망됩니다.
* 11p. '한 달 간 도박에 쓴 돈과 한 달 간 도박에 쓴 시간을 계산하는 박스'
->이렇게 제시하면 상당수의 도박자가 돈의 액수와 시간을 계산하는데 애를 먹게 됩니다. 편차가 큰 도박자가 많으니까요. 차라리'하루 동안 도박에 쓴 금액 or 시간' 대신 '하루 동안 도박에 쓴 평균 금액 or 평균 시간'으로 적으면 에누리 값을 알아서 계산해 기입합니다. 오히려 이게 더 정확합니다.
* 17p. '도박이 내 인생에 미친 영향 알아보기'
->너무 욕심을 많이 부렸습니다. 경제적, 정서적, 신체적, 관계적 영향을 모두 망라하려는 시도는 좋았으나 일단 도박자가 작성하기도 전에 질려버릴겁니다. 어차피 동기 강화에 초점을 맞춘 장이기 때문에 가장 문제가 되는 경제적 혹은 관계적 영향만 뽑아서 impact를 높이는 것이 효과적이었을 뻔 했습니다.
* 31p. '도박을 계속하는 미래의 내 모습 상상하기'
-> 제가 현장에서 실제로 해 보니 도박자 스스로 하기에는 매우 어려운 것이 이런 visualization입니다. 의도는 좋지만 자기관리 메뉴얼에 적합한 과제가 아닙니다. 숙련된 상담자의 지도를 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 39p. '나의 버팀목 명단 작성하기'
->social support를 제공하는 집단의 구성이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지만 '은밀한 중독자'인 도박 중독자는 자신의 문제를 open하는 것부터 매우 힘들어 합니다. 자신의 문제를 주변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음을 이야기하고 격려하는 부분이 추가되어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 42p. '어떤 생각과 기분이 드는지 아래에 한 번 적어보세요'
-> 생각과 기분을 구분하는 것은 결코 쉬운 것이 아니기 때문에 둘 다 적게 하는 것보다는 하나만 적게 하거나 아예 구분선으로 나누어 따로 적게 하는 것이 낫습니다.
* 45p. '도박 중독의 단계'
-> 모든 도박 중독 문헌에서 많이들 사용하고 있지만 인용 출처를 밝히는 것이 옳은 일이고 또 그렇게 하면 신뢰도가 높아지는 장점도 있습니다.
* 59p. '도박충동 대처전략 작성(예)'
->도박 중독자들은 나름대로 도박충동에 대처했다가 실패했던 경험들을 다들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처럼 아주 쉽게 성공할 수 있는 것처럼 제시된 보기는 수용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니 도박자들이 대표적으로 실패하는 대처 전략의 예를 먼저 제시해서 성공한 대처 전략과의 차이를 극대화하는 것이 낫습니다.
* 61p. '도박충동 다루기'(60페이지)에서 파악했던 위험한 상황에서 강도가 강한 순서대로 대처법을 계획하고 적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 이 방법보다는 도박 충동 다루기에서 파악했던 상황들의 충동 강도를 계량화해서 충동이 낮은 순서대로 적용함으로써 성공 경험을 차츰 누적하는 방식이 좋습니다.
* 63p. '도박을 대체할 대안활동은 도박을 통해 자신이 얻고자 했던 욕구를 어느 정도 만족시켜주는 것이어야 합니다'->
'도박을 대신할 취미로는 이런 것이 좋다'라는 글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도박이 주는 흥분과 스릴을 대체할 수 있는 취미를 선정하는 것은 도박자의 craving level을 떨어뜨리지 않으며 자극해서 오히려 높일 수도 있습니다. 아예 상반된 취미를 탐색할 필요가 있습니다.
* 63p. '도박 이외에 즐기던(즐기고 있는) 활동 되짚어보기'
-> 단순히 활동 구분으로는 불충분합니다. '과거/현재', '혼자/함께', '흥분추구/스트레스해소'처럼 세부 분류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 64p. '오른쪽 페이지의 추천 대안활동 목록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추천 대안 활동 목록을 사용하면 제시된 목록 안에서만 찾게 되는 부작용이 있습니다. 차라리 활동 목록을 세부 구분에 따라 꼼꼼히 작성하게 하고 보기를 하나 정도만 제시하는 정도로 그치는 것이 낫습니다.
* 74p. '돈을 벌어서 추구하고자 했던 행복한 삶의 가치관을 떠올려 보거나 새롭게 세워 보세요'
->선언적인 문구에 불과합니다. 이런 정도의 내용은 도박자들이라면 이미 알고 있습니다. 이들이 궁금해 하는 것은 'How To'인데 그게 없네요. 게다가 이런 가치관과 태도의 문제는 자기관리 메뉴얼에서 다룰 수 있는 주제가 아닙니다.
* 93p. '나의 관계회복 목록'
->세부 내용을 보면 '관계회복이 중요한 이유', '관계회복에 필요한 것', '관계회복을 위해서 내가 해야 할 말이나 행동' 등의 항목이 있는데 내용의 중복도 중복이지만 너무 복잡해서 도박자가 스스로 작성하기 어렵습니다. 좀 더 쉽게 만들어야 할 듯 합니다.
아직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많이 눈에 띄지만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감위 중독예방치유센터가 엉뚱한 사업 그만 벌이고 본연의 업무에 충실한, 이런 일들을 지속적으로 해 주기를 바랍니다.
덧. 이 자기관리 메뉴얼은 아직 제가 일하는 기관에서 그대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의 완성도는 아니라서 세부 내용을 참고만 하고 있습니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2144
오해를 막기 위해 결론부터 얼른 말씀드리면
'알 수 없다'가 정답입니다.
(
'도박중독치료 '완치'인가 '관리'인가) 포스팅에서도 이미 말씀을 드린 바 있지만 모든 중독 분야, 특히 도박 중독은 재발 가능성이 꽤 크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완치가 아닌 평생 관리의 측면에서 접근되고 있습니다. 아마 GA 협심자들은 동의하실 것으로 압니다.
게다가 도박 중독은 단도박 기간의 단순한 연장이 아닌 가족 구성원 간 갈등 해결, 삶의 의미 탐색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하는 포괄적인 접근이 요구되며 그 밖에 상담자와 내담자가 함께 설정한 치료 목표에 따라 치료 기간, 목표 달성 여부의 평가 등이 달라질 수 밖에 없습니다.
상황이 이렇기 때문에 비용 산출을 위해 민영 보험에 의해 치료 기법과 기간 등을 제한당하는 후진 의료관리체제(managed care system)하의 미국을 제외한 어느 도박 선진국에서도 표준화된 치료 성공율 또는 치유율을 산출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일률적으로 도박 중독자의 치료 성공율이라는 것을 측정하는 것은 도박 중독 문제의 접근 방법으로 옳지도 않을 뿐 아니라 효과적이지도 않은, 그야말로 전시 행정의 소산이 될 겁니다.
참고로 제가 일하는 기관에서는 내담자와 치료 계약을 맺을 때 통상적으로 1년 이상의 단도박 기간을 유지하는 것을 치료 목표 중 하나로 설정하고 있으나 이는 그야말로 치료적 동맹(therapeutic alliance)을 맺기 위해 설정하는 대략적인 목표일 뿐이고 치료자들간에 통일된 목표도 아닙니다.
그러니 어설프게 단도박 기간 1년 이상 유지 상태를 치료 성공자라고 하자며 기관 별로 치료 성공자의 비율을 산정해 기관 평가를 하려는 뻘짓은 애시당초 생각조차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 시간에 도박 중독자와 그 가족에게 효과적인 접근법이 무엇인지 찾아내는 것에 주력하는 것이 진정 그들을 위한 길입니다.
덧. 이걸 서면으로 질의한 국회의원이 있다고 해서 작성한 포스팅입니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2067
제가 일하는 기관에서는 5회 이상 상담한 케이스를 장기 상담으로 분류하여 통계를 냅니다. 사실 도박 중독 상담은 상담 횟수가 얼마나 되느냐보다는 상담자와 내담자의 관계가 더 중요합니다.
다만 도박 중독자가 워낙 병에 대한 인식이 없고 치료받고자 하는 동기도 부족하기 때문에 다른 정신 장애 분야는 말 할 것도 없고 중독 분야에서도 워낙 조기 탈락율이 높습니다.
그래서 5회 정도는 상담이 이루어져야 상담자와 내담자 간에 어느 정도의 치료적 동맹 관계가 형성되고 경험적으로 볼 때, 치료 가능성이 높아지기에 편의 상 그렇게 분류하는 것 뿐입니다.
그런데 이번 국정 감사에서 모 국회의원이 5회 이상을 장기 상담으로 보는 것은 어림없는 일이라며 트집을 잡으면서 전문가들(한 다리만 건너면 다 아는 뻔한 바닥에서 그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저는 정말 궁금합니다)도 동의하지 않는다고 형식적인 운영을 질타하는 질의서를 보냈습니다.
참 신기한 것은 이 논리가 지난 달인가 사감위에서 모 언론에 사행산업체에서 운영하는 센터(제가 근무하는 기관을 콕 집어서)가 유명무실하고 형식적인 운영을 하고 있다는 인터뷰를 할 때 근거로 내세웠던 것과 똑같다는 것이죠.
뭐 이 질의를 한 국회의원이 그 기사를 보고 영감을 얻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럴수도 있지요.
그런데 웃기는 건 이런 분류 기준에 따른 통계 자료를 요구한 시초가 다름 아닌 국회의원들이었다는 것(국정감사 이전에는 이런 분류를 한 적이 없습니다)입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도 참 민망하고 우습지만 제가 일하는 기관에서는 5회 상담한 것은 상담 축에도 못 듭니다. 2~30회 상담한 내담자가 수두룩한데다 제가 어제도 상담한 내담자는 50회(그것도 지금은 종결을 위한 준비 기간이라 한 달에 1번 만나는 것이라서 50회이지 실제 햇수로는 3년 째 상담을 하고 있습니다)에 육박하니 5회 상담을 장기 상담이라고 우길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지금 기억으로도 현재 제가 상담하고 있는 내담자 중에서 10회가 넘지 않은 내담자는 한 명도 없는 것 같거든요.
저는 오히려 궁금한 것이 국가기관인 사감위 중독예방치유센터는 대체 얼마나 장기 상담을 잘 하고 있기에 다른 기관을 그렇게 폄하하느냐는 것이죠. 과연 저희처럼 모든 내담자의 개인 chart 관리를 하고 있을까요? 5회는 장기 상담이 아니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그 쉬운 5회를 넘기는 내담자 비율은 과연 얼마나 될까요? 집단으로 돌리는 프로그램 말고 개인 상담으로 말이죠. 저는 그게 참 궁금하거든요.
원래 다른 사람 옷에 묻은 겨는 보여도 지 몸에 묻은 똥은 보이지 않는 법이죠.
그래도 악취는 나지 않나요?
태그 -
국정감사,
국회의원,
내담자,
도박,
도박 중독,
도박중독,
동기 부족,
사감위,
사행산업체,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상담,
상담자,
장기 상담,
전문가,
중독예방치유센터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2062
사감위 소속 중독예방치유센터는 네이버에 굿 케어(http://blog.naver.com/goodcare8275)라는 홍보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뭐 블로그 운영에 대해서는 불만 없습니다. 도박 중독 문제 해결을 위해 애쓰는데는 '너' '나'가 없으니까요.
그런데 무심코 사이트를 둘러보다 아주 익숙한 내용을 발견하였습니다.
'[도박중독]도박이란 무엇인가? 병적도박에 관한 진실'이란 글인데 처음에는 어디서 많이 본 것 같다고만 생각했는데 다시 보니 제가 쓴 글이네요. -_-;;;
'도박이란 무엇인가? - 병적 도박(Pathological Gambling) 시리즈 1탄' 이 글하고
'도박 중독이란 무엇인가? - 병적 도박(Pathological Gambling) 시리즈 2탄'을 교묘히 짜깁기해서 올렸더군요.
베끼려면 티나 좀 안 나게 베낄 것이지 이미지로 떡칠하면 감춰질 것으로 알았습니까?
토씨 하나 안 틀리게 고대로 베낀 곳도 많네요(바보 아냐?).
영악하게 2005년 2월에 쓴 오래된 글을 베낀 것을 보면 바보는 아닌 것 같습니다만....
어차피 사감위 블로그는 영리 블로그가 아니기 때문에 제 글을 그대로 퍼가도 CCL에 따라 출처 표기만 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국가 기관에서 운영하는 블로그를 저작권 위반으로 고발이라도 하겠어요(확~ 그냥 고발해 버릴까)?
그럼에도 이미지를 삽입해서 직접 쓴 것 마냥 올려놓다니 뻔뻔하기 그지없네요.
실력이 없으면 실력을 쌓을 것이요, 지식이 없으면 공부를 해야 할 것이요, 그마저도 능력이 안 되면 도움을 청하는 것이 옳습니다.
쥐새끼처럼 남의 곳간에 쌓아놓은 곡식단 헐어서 훔쳐갈 생각하지 말고요.
사감위 정말 실망스럽습니다.
덧. 그리고 블로그에 있는 글마다 엄청나게 많은 이미지를 사용하셨던데 그거 다 저작권 문제 없이 처리하신 겁니까? 구글 이미지 검색해서 나오는 걸 그냥 사용하신 모양인데 만약에 그렇다면 다 저작권 침해입니다. 저라고 이미지 사용하면 집중도가 높아지는 걸 몰라서 사용 안 하는 줄 아십니까? 힘들게 이미지 만드신 분들 생각해서 그냥 텍스트만 갖고 글 쓰는 겁니다. 그런 정도의 배려도 없으면서 무슨 도박 중독자를 돕는다고. 쯧쯧쯧...
태그 -
CCL,
굿 케어,
굿케어,
도박,
도박 중독,
도박중독,
병적 도박,
블로그,
뻔뻔한 블로그,
사감위,
사감위 홍보 블로그,
이미지,
저작권,
저작권 침해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2053
최근에 사감위는 사감위법 개정을 통해 국고매칭제도를 폐지하려고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언플'은 기본이고 아마도 입법부인 국회의원들에게 열심히 로비하고 있겠지요.
현행 사감위법의 국고매칭제도를 간략히 설명하자면 이렇습니다.
도박 중독 치료 및 예방 등을 위한 사업비 중 50%를 사행사업자에게 부담금으로 징수하고 나머지 50%를 국고매칭해서 국가에서 충당하는 제도이죠.
사감위는 사행사업자가 내는 부담금의 액수가 적어 사업을 진행할 수 없는 것처럼 엄살을 부리지만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사행사업자는 사실 상 법에 명시가 되어 있기 때문에 사감위가 청구하는 부담금을 전액 낼 수 밖에 없고 실제로 내 왔습니다. 그리고 얼마를 요구한다고 해도 낼 겁니다. 그런데
왜 사감위는 사업비가 부족하다고 맨날 징징거리는 걸까요?
그건 국고매칭제도에 의해 사업을 하려면 50%를 국가에서 부담해야 하는데 국가 공무원들이 바보가 아닌 이상 국고에서 충당하기 위해서는 사업의 비용 효과성을 검증받아야 하는데 사감위가 수립하는 사업 계획들이 하나같이 증거에 기반하지 않은 탁상공론형 사업이거나 현실성이 부족한 뜬구름잡는 것들이기 때문에 자꾸 태클이 들어오게 되고 눈에 띄는 실적을 내지 않으면 조직의 존폐를 걱정해야 하는 신생 위원회인 사감위가 속이 탈 수 밖에 없는 것이죠. 그래서 만만한 사행사업자에게 100% 부담을 시키려고 국고매칭제도 폐지에 사활을 거는 겁니다.
이게 참으로 뻔뻔한 수작이 아닐 수 없는 것이 불법 도박인 '바다 이야기' 덕으로 설립된 사감위가 사감위법에 명시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불법도박에 대해서는 완전히 손을 놓고 있어 2009년 9월 현재 불법도박 시장은 '풍선효과'에 의해 엄청난 규모로 팽창하여 합법사행시장의 6배에서 8배에 달하는 규모로 성장하였습니다. 불법도박은 국가가 책임져야 하니 따지고 보면 50대 50의 국고매칭제도는 오히려 20대 80으로 국가가 더 많은 부담금을 내야 맞습니다.
또한 사감위가 과연 부담금을 제대로 집행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조직이냐는 측면에서 보면 더 가소롭습니다. 몇 차례 포스팅을 한 적이 있지만 대체 사감위는 무슨 일을 해 온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올해만 해도 도박중독 전문가가 전혀 포함되지 않은 연구 용역만 10여 건 무더기로 발주해 현장에는 적용하지도 못할 엄한 짓만 했고, 외국의 교수들을 불러 국제 컨퍼런스를 열어서는 정책 방향을 잡는답시고 3년 째 똑같은 이야기를 하면서 돈 낭비를 했고, 대체 치료는 제대로 하고 있는 건지 5명의 상담원이 2,500 건을 상담했다고 보고했던데 기도 안 찹니다. 게다가 전국실태조사처럼 중요한 사업은 생각도 못해서 사행사업자인 한국마사회 소속의 유캔센터가 자체적으로 올해 2만 명의 표본을 대상으로 전국도박실태조사를 수행 중입니다.
게다가 그렇게 두들겨맞고도 전국에 600개의 상담센터를 깔아야 한다는 헛소리가 아직도 들려오고 있고, 기존의 사행사업자가 운영하는 전국 네트워크를 붕괴시킨 뒤 앉아서 날로 먹으려고 한다는 소문까지 횡행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현장 전문가의 입장에서 볼 때, 사감위는 그동안 분란만 일으키면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현장 전문가들의 사기만 떨어뜨리고 스트레스만 가중시켰을 뿐 도박중독자와 그 가족을 위해 제대로 일을 한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그런 사감위를 뭘 믿고 엄청난 돈을 맡긴다는 말입니까? 어물전을 고양이에게 맡긴 격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국고매칭제도의 폐지는 커녕 오히려 엄격한 감사 기능을 도입해 지금까지 집행한 사업비 전액의 내역을 철저히 감사하여 국민의 피같은 세금이 조직의 유지와 보신을 위해 남용되거나 허투루 낭비되지 않았는지 밝히는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태그 -
국고매칭제도,
도박,
도박 중독,
도박중독,
부담금,
불법도박,
사감위,
사감위법,
사행사업자,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전문가,
합법사행사업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2023
근 1년 동안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이하 사감위)에 대한 포스팅이 없었습니다. 그 이유는 사감위가 일을 잘 해서 포스팅 할 거리가 없었기 때문이 아니라(요새도 심심할 만 하면 사건을 뻥뻥 터뜨리기 때문에 포스팅을 하려고 하면 소재가 얼마든지 무궁무진합니다) 제가 사감위에 대한 희망을 일찌감치 버렸기 때문에 정신건강을 위해서 사감위가 배를 산으로 몰고 가든 말든 그동안 신경쓰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왜 갑자기 포스팅을 하게 되었냐 하면 그냥 입이 심심해졌기 때문입니다. 즉 오징어 땅콩을 잘근잘근 씹는 느낌으로 그냥 마음 편하게 읽어주시면 됩니다(웃음).
그럼 이제 왜 사감위가 뻔뻔스럽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아시다시피 사감위는 2005년에 터진 '바다 이야기' 사태로 인해 불법 도박에 대한 폐해를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열매를 맺어 탄생한 국가 기구입니다. 즉 기본적으로 불법 도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든 조직이라는 것이죠. 물론 사감위법에는 불법 도박에 대한 아무런 조항도 없어 시작부터 절름발이 소경 상태였습니다만.
어쨌거나 예산을 집행할 때 국고 매칭 제도에 의해 합법적인 사행산업자가 50%, 국가가 50%를 부담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국가의 책임을 강조한 것이기 때문에 비교적 합리적인 예산 마련 방안입니다(물론 사행산업자들이 자체적으로 치료센터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이미 이중부담이라는 불형평성에서 벗어날 수는 없습니다만). 그런데 최근 사감위가 한나라당을 끼고 국고 매칭 제도를 폐지하고 사행산업자에게 100% 부담금을 물릴 수 있도록 개정안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습니다. 참으로 뻔뻔스러운 작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사감위가 국고 매칭 제도를 폐지하려는 이유는 사행산업자가 돈을 내지 않으려 해서가 아니라 같은 액수에 상응하는 국고 마련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사행산업자에게 50억을 내라고 하면 사행산업자들은 사감위에서 요구하는 것이기 때문에 무조건 마련합니다. 문제는 국가인데 국고 매칭 제도에 의해 똑같은 금액인 50억을 내야 합니다. 요새 정부가 어떤데 사감위가 내란다고 50억 원을 냉큼 내나요. 당연히 사업의 가치, 효과성, 목표 달성 가능성을 꼼꼼히 살피겠지요. 그리고는 말도 안 되는 사업들을 삭감해버립니다. 그러니 사감위에서는 마음대로 사업을 끌고 나가기 위해 국고 매칭 제도를 폐지해야 하는 겁니다.
그런데 이게 얼마나 뻔뻔한 짓이냐 하면 작년에 총량제 도입 전에 현장의 전문가들이 풍선 효과에 의해 불법 도박이 급격히 증대될 것이라고 이구동성으로 예측했더니 말도 안 되는 '기관차 효과'를 들고 나오면서 그대로 밀어붙였거든요. 그 결과로 현재 불법 사행산업의 규모는 년 간 80조 원 이상으로 합법 사행산업 규모의 최소 4배 이상으로 팽창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러니 불법 도박을 통제해야 할 책임이 있는 국가가 최소한 사행산업체에 비해 4배 이상을 더 부담하는 것이 합리적인데 적반하장격으로 몽땅 사행사업체에게 떠 넘기려는 것이거든요. 이런 후안무치한 기구가 어디 있습니까?
그래도 여기까지는 넓은 마음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치죠. 뭐 도박중독 문제를 제대로 해결할 수만 있다면 그깟 부담금 더 낼 수도 있을 겁니다.
문제는 과연 사감위가 예산을 운용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기관이냐 하면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죠.
우선 사감위는 올해에만 10건의 연구를 진행했는데 단 한 건도 자체 연구가 없습니다. 모두 용역 발주를 통해 해결했죠. 이 연구들 중에서 도박중독 전문가가 포함된 연구는 단 1건입니다. 그것도 연구 책임자가 아닙니다. 이런 식으로 온통 비전문가들에 의해 수행되었기 때문에 구체적 실행 전략이 없는 외국의 자료를 단순 나열하거나 근거가 부실한 결과들이 반복적으로 산출되고 있어 현장에서는 적용 가능성이 거의 없는 garbage 수준으로 보고 있습니다. 사감위는 이런 곳에 예산을 낭비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더 웃긴 것은 사감위 조직 중 연구조사를 담당하는 부서가 엄연히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치유/재활'을 담당하도록 되어 있는 일개 부서에 불과한, '중독예방치유센터'에서 모든 연구조사의 관리를 맡고 있다는 것이죠. 개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격입니다. 기능 중복으로 인한 대표적인 예산 낭비 사례라고 볼 수 있죠.
이렇게 엉터리로 일을 하면서 사감위의 모 인사가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사감위의 네트워크 센터가 되면 50억 원의 예산 지원을 하겠다는 허무맹랑한 소리를 하고 다닌다는 소문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사감위 전체 조직의 일년 예산이 40억 원 남짓인데 상담 센터마다 50억 원을 준다는 말을 철석같이 믿고 일개 대학교의 총장까지 엉덩이를 들썩이면서 날림으로 도박중독 관련 연구소를 세우면서 부화뇌동한다는데 이건 순진하다고 해야할 지 멍청하다고 해야할 지 참...
사감위의 뻔뻔스러운 행보가 어디까지 진행될 지 모르겠습니다만 포스팅 거리는 떨어지지 않을 것 같네요(비웃음).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1979
다음은 사감위에서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전자카드를 이용한 도박중독 예방 계획안입니다.
닫기
과다 이용객(6개월 간 55일 이상 사행산업 이용자를 과다 이용자에 포함하되, 6개월 간 70만 원이하 이용자의 경우 제외)으로 분류된 이용자의 경우
교육, 집단상담, 개별상담 완료 시까지 사행산업 이용을 정지하고
1. 6개월 간 55일 이상 사행산업 이용 시 : 3시간 의무 교육 실시(1회 분량)2. 교육 후 3개월 간 30일 이상 사행산업 이용 시 : 집단상담 8시간(1~2회 분량)3. 집단상담 후 3개월 간 30일 이상 사행산업 이용 시 : 개별상담 3회 의무상담4. 개별상담 후 3개월 간 30일 이상 사행산업 이용 시 : 개별상담 5회 의무상담
게다가
개별상담 5회 의무상담까지 받은 이용자의 경우, 실명 전자카드로의 전환 및 상담기관에서의 실명 관리 방안을 검토하겠다.
사감위의 계획안을 간단히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앞으로는 현금 베팅을 금지하고 도박을 하고자 하는 사람은 모두 전자카드를 사용해야 합니다. 사용할 때마다 기록이 되기 때문에 6개월 동안 55일 이상 도박을 하게 되면 출입이 정지되며 이를 풀기 위해서는 의무적으로 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얼핏 보면 도박에 빠지지 않도록 국가에서 세심하게 신경 써 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여러가지 엄청난 문제가 있는, 전형적인 탁상행정의 표본입니다. 문제가 너무 많기 때문에 핵심적인 내용만 몇 가지 추려 정리해 보겠습니다.
1. 일반 사행산업 이용자와 잠재적인 도박 중독자의 구분 문제
한 인간에 대한 심리적, 행동적 특성의 진단과 평가를 위해서는 엄격한 과학적 방법을 이용해 평가 도구를 제작하고 이를 사용할 때에도 엄격하게 훈련받은 전문가를 통해 잠재적인 평가를 내려야 하는데 이는 한 인간이 주관적, 윤리적, 도덕적 판단에 의해 잘못 평가되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것입니다. 따라서
사행산업을 이용하는 사람이라고 해서 이러한 검증된 평가 도구도 없이, 또 전문가에 의한 평가 절차도 거치지 않고 전자 카드로 확인된 개인의 접근성(출입횟수)에만 초점을 맞추어 일반 이용자와 잠재적인 도박 중독자로 구분하는 것은 도박 중독 발병의 생물심리사회적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행정 편의적인 방법입니다. 소득 수준과 개인의 기호 등과 같은 다양한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한 가지 특성만을 선택적으로 지목하여 국가가 통제를 강제하여 사실 상의 잠재적 도박 중독자로 낙인찍어 버리는 것은 인간의 기본적 욕구를 양성적으로 표출하도록 하여 욕구를 억제했을 때 초래되는 불법, 과몰입, 탈세, 정신건강 사각지대발생 등의 문제를 최소화하려는 성숙한 국가정책이라고 할 수가 없습니다.
2. 윤리 문제
과연 이런 강제적 의무 상담이 효과적일 것인가는 논외로 치더라도 현재 과도한 이용자에 대한 교육과 상담은 내용 상 강제로 규정된 상담(강제 상담)이므로,
이용자의 선택권과 자율성을 침해하기 때문에 헌법에 규정된 '인권', '자유' 등 인권 침해의 소지가 높습니다. 또한 국가가 사행산업을 허용하면서도 다른 한 편으로는 관리와 규제를 통한 통제 중심의 이중적 태도를 보이는 것이므로 '자율성과 선택'이 기반되어야 하는 치료의 기본 원리에도 위배됩니다. 따라서 이로 인한 법적 문제가 야기될 경우 그 책임은 이런 엉터리 계획안을 추진한 정부(사감위)가 져야할 겁니다.
3. 실질적인 효과 문제
엄밀히 말하자면 현재
사감위가 추진하고 있는 강제 상담 제도는 강원랜드와 체육진흥공단에서 사용하고 있는 모델을 적당히 섞은 것으로 새로울 것이 없습니다. 그나마 그 효과성에 대한 시뮬레이션도 없고, 기존에 사용하고 있는 기관에 대한 실사도 없는 그야말로 책상머리에서 연필을 굴려 만들어낸 산물입니다. 도박 중독자는 동기가 매우 낮고 문제 의식 또한 부족한데 강제 상담은 그야말로 거부감만 불러일으킬 소지가 큽니다.
예방과 치료를 위한 상담이 아니라 출입 제한을 풀기 위한 요식 행위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며 이용자가 다른 불법 도박으로 이환할 위험도 높습니다.
덧. 사감위가 근래에 좀 조용하다 싶었는데 역시나 큼지막한 한 방을 또 터뜨리는군요. 세상에서 제일 미운 사람은 무식하면서 일 열심히 하는 사람입니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1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