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 중독을 치유할 때 필요한 게 많지만 콕 집어서 두 개만 꼽으라면 '매사에 진실하라는 것'과 '자신의 말과 행동에 책임을 지라는 것', 이 두 가지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대부분의 도박 중독 치유 방법이 이 두 가지 기본 원칙에서 파생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중요하죠.
이 두 가지 원칙은 '거짓말'과 '무책임'이라는 도박 중독의 가장 큰 폐해 또는 증상과 각각 연결되어 있습니다.
오늘 드릴 말씀은 이 중 '자신의 말과 행동에 책임을 지라는 것'과 관련됩니다. 과도한 도박으로 인해 가족 및 타인에게 재산 상의 손실을 입히고 그들의 믿음을 저버린 책임을 지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특히 진솔한 사과와 함께 용서를 구하는 건 절대로 빠뜨려서는 안 됩니다.
그렇다면 도박 중독자는 어떤 순서로 용서를 구하고 사과를 해야 할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안에서 밖의 순서로 해야 합니다. 감정의 짐은 안에서부터 밖으로 덜어내야만 비로소 내려놓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도박에 빠져 양심을 속이고 변명을 늘어놓고, 스스로를 아끼지 않고 방치한 것에 대해 자기 자신에게 가장 먼저 사과하고 용서를 구해야 합니다. 그 다음이 배우자나 자녀와 같은 현재 가족 구성원입니다. 그 다음이 원 가족과 친척 순입니다. 그 다음이 친구를 비롯한 지인, 마지막이 함께 일했던 동료입니다.
그런데 도박자는 반대로 사과하고 용서를 구합니다. 법적으로 처벌을 받을 수 있다며 남인 채권자에게 가장 먼저 달려가 용서를 빌고, 그 다음은 직장에서 잘리지 않으려고 상사에게 머리를 숙이고, 사회적 매장을 당하지 않으려고 돈을 빌린 친척을 찾아가 입막음을 하고, 그 다음이 마음의 빚을 덜겠다며 부모님을 찾아가 사죄합니다. 그러면서도 배우자와 자녀에게는 사과하지 않습니다. 사랑하는 가족이기 때문에 자신을 이해하고 언젠가는 받아줄거라고 합리화하면서요.
중독자가 끝까지 사과하지 않고 용서를 구하지 않는 건 의외로 자기 자신입니다. 온갖 고초와 마음 고생을 했으면서도 그게 책임을 지는 방법이라고 착각하면서요. 아닙니다. 가장 먼저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을 위로해야 합니다.
예전에 강북삼성병원의 신영철 선생님이 처음으로 중독자를 만나면 가장 먼저 이 말씀을 하셨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은 적이 있습니다.
"도박하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자기 자신에게 먼저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세요.
"도박 때문에 고생많았지?, 정말 미안해, 내가 할 말이 없다. 용서해 줬으면 좋겠다"
자신에 대한 사과를 받아들이고 마음으로 용서할 수 있을 때 치유의 힘이 고이기 시작합니다.
잊지 마세요. 사과와 용서는 안에서 밖으로 하셔야 합니다. 그 반대 순서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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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아내가 2호선 강남역 부근의 회사에서 일을 하는 관계로 퇴근할 때 강남역 부근에서 외식을 하는 때가 왕왕 있습니다. 사실 그 근처에 음식점이 많기는 하지만 제가 잘 모르기도 하고 해서 예전에 소개 드렸던 '커리 스토리'를 자주 가곤 합니다.
이 집은 커리도 맛나지만 사실 과일 샐러드가 예술이라서 많이 가는데 제가 이 집을 좋아하는 또 다른 이유는 손님을 기분 좋게 하는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나 제 아내는 둘 다 성격이 까칠해서 아무리 음식이 싸고 맛있어도 서비스가 엉망이거나 불친절하면 두 번 다시 발걸음을 하지 않는 편입니다.
그런 면에서 이 집은 최소한 90점 이상은 줄 수 있는데 항상 손님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자세가 훌륭합니다. 둘이 가서 샐러드와 커리를 하나만 주문하면 양이 부족할까 봐 밥이 부족하지 않은 지 꼭 물어보고, 자리가 부족해 손님을 기다리게 하면 반드시 기다리게 해서 죄송하다는 정중한 인사가 따라옵니다. 단골이면 눈썰미있게 음료수 서비스를 한다든가, 식탁에 놓인 tea light가 꺼질만하면 번개같이 나타나 새것으로 바꾸어 놓는 등.
며칠 전에는 저희 옆 테이블로 커리를 나르던 남자 직원이 실수로 커리를 한 방울 제 구두에 떨어뜨렸습니다. 별것 아니라서 제가 냅킨으로 얼른 닦았는데 너무 미안해 하면서 닦을 수건을 가지고 뛰어오고 해서 오히려 제가 좀 민망했습니다. 게다가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할 때 그 직원이 기다리고 있다가 정중하게 다시 사과를 하더군요. 손님이 불평하는 것을 막으려고 인사치레로 하는 인사는 분명 아니었습니다.
별것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상대방의 기분을 공감하지 않으면 쉽게 할 수 없는 행동이기에 솔직히 감동했고 기분이 무척 좋았습니다. 제가 그 집의 사장이라면 그런 직원은 월급을 더 주더라도 계속 일하게 할 겁니다.
앞으로도 그 집은 자주 이용하게 될 것 같습니다.
사실 단골을 만드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죠. 손님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만 잘해도 되지 않을까요?
덧. 커리 스토리에 가시면 검은 뿔테 안경을 쓴 남자 직원을 주목해서 보시기 바랍니다. 물론 사장님을 비롯한 모든 직원이 만만치 않게 친절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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