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 지오그래픽은 아이패드 어플로 받아만 놓고 비싼 월 구독료때문에 연신 만지작거리기만 하면서도 좋아라하는 잡지입니다.
그런데 그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 이번에 사진전을 한다기에 휴일에 챙겨서 다녀왔습니다.
8월 11일부터 10월 14일까지 서울 예술의 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리는데 '일반관'과 '특별관'으로 나뉘어서 일반관에서는 '활기찬 새들, 곤충들', '생명력 넘치는 길짐승들', '열정 가득한 수중생물들', '마음을 흔들어 놓는 풍경들', '자연의 일부였던 사람들'의 5가지 주제를 다루고 특별관에서는 내셔널 지오그래픽 사진작가들의 취재 현장과 그들의 사진 열정을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일반관에서는 약 208점의 사진을 전시하는데 사진이라서 관람하는데 별로 오래 걸리지 않을 것 같지만 동선이 꽤 길게 느껴질만큼 시간이 걸리니 이 전시회에 가려는 분들은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시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평일 낮 시간에 갔는데도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들이 많아서 그런지 꽤 붐비더군요. 그런데 요새 부모들 참 문제입니다. 자기 자식이 다른 사람들 아랑곳하지 않고 마구 뛰어다니고 사진에 손을 대고 떠드는데도 제지할 생각은 커녕 지네들 수다떠느라고 정신없습니다. 결국 본보기로 애꿎은 애 하나만 저에게 쿠사리 한 방 먹고 진행 요원에게 지적질 당했습니다. 쩝...
사진은 참 좋았습니다. 단순히 사진을 잘 찍어서가 아니라 생명력이 생생하게 느껴졌기 때문에 좋았습니다. 특별관에 전시된 '사진 작가들의 변'도 좋았습니다. 그들의 생명 존중 사상이 마음을 울리더군요.
당연하겠지만 전시관 내에서는 사진 촬영이 금지되며 재입장도 불허합니다. 또한 식음료를 들고 입장할 수 없습니다.
사진에서 보시는 것(왼쪽)처럼 도록도 판매하고 있으니 관심있는 분들은 별도 구매해도 좋을 것 같고 오디오 가이드와 도슨트도 있으니 적절히 이용하시면 감동이 배가 될 것 같네요.
일반관 관람을 마치고 나오는 출구 옆에는 관람객들이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포토 존도 있습니다.
원래는 10월 11일까지였는데 3일 연장해서 14일까지 한다고 합니다. 이번 주말에 가시면 좋을 것 같네요. 관람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8시까지로 입장 마감은 오후 7시입니다.
입장료는 성인 기준 12,000원인데 신한 카드로 결제하면 현장에서 15% 할인됩니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나 전화로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 홈페이지 : www.ngphoto.co.kr
* 전화 문의 : 02-6263-2621
사진을 좋아하는 분들 뿐 아니라 저처럼 'Biophilia'인 분들이라면 후회하지 않을 전시회입니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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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suf Karsh(1908~2002)는 아르메니아 출신의 캐나다 사진 작가로, 인물 사진의 거장으로 알려진 사람입니다. 1941년 당시 영국 수상이었던 윈스턴 처칠을 찍은 사진이 'LIFE'지의 표지로 소개되면서 유명세를 타게 되었죠.
카쉬는 광각렌즈를 이용해 깊은 피사계 심도를 연출하고, 망원렌즈를 사용하여 인물의 감정과 사실성을 살리는데, 빛을 비스듬히 비추어 배경을 어둡게 하거나 빛을 쏘아 전체 프레임의 1/4 정도를 어둡게 하는 일명 '카쉬룩(Karsh-Look)'으로 자신만의 인물사진 촬영 스타일을 창안하였습니다.
전시회 요약
* 이름 : 인물 사진의 거장 카쉬 전
* 기간 : 2009년 3월 4일(수)~5월 8일(금)
* 시간 : 월 : 13:00~20:00, 화~일 : 11:00~20:00(마지막 주 월요일 휴관)
* 장소 :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제 5전시장
* 입장료 : 성인 8,000원(만 18세~64세)
* 특징 :
디지털 프린트가 아닌, 카쉬가 직접 제작한 오리지널 빈티지 프린트 사진
지난 번
클림트 전의 규모가 워낙 큰지라 전시장이 3층 구석 찾기 힘든 곳으로 밀려나 있더군요. ㅠ.ㅠ
이번 전시에는 카쉬하면 떠오르는 오드리 햅번이나 윈스턴 처칠, 헤밍웨이 뿐 아니라 상당히 유명한 인사들의 사진이 많이 들어왔는데 얼핏 기억 나는 사람만 해도 아이젠하워 장군, 재클린 케네디, 아인슈타인, 슈바이처, 피델 카스트로, 소피아 로렌, 마더 테레사, 엘리자베스 여왕, 파블로 피카소, 조지 버나드 쇼, 헬렌 켈러 등 생각보다 알아볼 수 있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한 장 한 장의 사진이 그림처럼(?) 세밀한 것도 놀랍지만 인물의 특징과 당시의 감정을 기막히게 포착한 것이 인상 깊었습니다.
저는 그 중에서도 '핀란디아'를 작곡한 쟝 시벨리우스와 카쉬가 유일하게 뒷모습으로 촬영한 첼로 연주자 파블로 카잘스의 사진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시벨리우스는 캐나다의 벌목꾼들이 핀란디아를 들으면서 힘든 육체 노동을 이겨내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듣고 감동한 모습을 절묘하게 포착하여 담았고, 카잘스의 사진은 보고 있기만 해도 그의 연주가 들려오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키거든요.
동선이 그렇게 복잡하지 않아서 감상하기 편합니다. 중간에 홍보 영상을 보면서 잠시 다리를 쉴 수도 있고요. 함께 갔던 사람들은 사진의 수가 생각보다 적어서 좀 불만이었다고 했지만 저는 딱 좋더군요.
한국카메라박물관이 협찬한 역사적인 카메라들도 한 쪽에 소개되어 있지만 그리 관심을 끌지 못하는 것 같았습니다. 아무래도 스튜디오형 카메라다 보니 전공자가 아니면 잘 모르니까요.
어쨌거나 사진찍는 것을 좋아하는 분들, 특히 인물 사진에 관심있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사진 취미가 없더라도 친숙한 유명인들의 모습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기회이니 한번 가보시면 좋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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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02 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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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LR 카메라를 산 이후, 사진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 확실히 잘 찍은 사진은 주제가 확실히 부각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그 중에서 많이 쓰이는 방법이 -흔히 '아웃 포커싱'이라 불리는- 심도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