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출처 :
YES24
2009년에 제가 초추천했던
'아이의 사생활'시리즈의 두 번째 책이 나왔습니다.
1권이 뇌, 성차, 다중지능, 도덕성, 자아존중감 등 살짝 포괄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다면 2권은 성과 미디어 두 개만
패고다루고 있습니다.
1권과 마찬가지로 EBS 다큐프라임의 내용을 책으로 옮겼고요. 그 과정에서 편집되어 TV에서는 세세하게 다루지 못한 내용들을 보강했습니다.
성 문제와 미디어 문제는 첨단기기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에게 결코 빼놓고 지나갈 수 없는 긍정적으로든 부정적으로든 크나큰 문제이죠.
아이의 사생활 프로그램과 책이 워낙 히트를 치고 큰 반향을 일으켰기 때문에 후속작을 연출하는 PD와 작가 또한 상당한 부담을 느꼈을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아이들이 노출된 성과 미디어 문제를 진단하고 국내외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부모들이 가져야 할 자세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려는 노력은 인정하나,
'아이의 사생활'에 비해 상대적으로 치밀성과 완성도가 떨어집니다. 특히 미디어 문제를 다루는 부분에서는 게임뇌 이론 등 논쟁의 여지가 있는 내용을 균형잡힌 시각으로 다루지 않고 문제만을 부각하는 방식으로 다루고 있어 아쉽습니다.
무엇보다 이 시대 최고의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위원들이 설계했다는 8주간의 집단 가족치료 프로그램 내용이 무엇인지 끝까지 알려주지 않는다는 점(아마도 별로 효과가 없는 것으로 밝혀져서 그랬을 것으로 짐작)과 미디어 문제의 경우 몇 개의 국내 연구(특히 서강대 나은영 교수 연구)에 상당히 많이 의존하는데 정작 참고 문헌에는 빠진 것들이 있다는 점을 들 수 있겠습니다. 자문위원 대다수가 정신과전문의들이라서 의학 모형에 의한 접근에 치우친 것도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아이의 사생활을 필독 도서로 추천했다면, 이 책은 선뜻 추천하기에 꺼려지는 부분이 많습니다. 어느 정도 경험이 있는 현장 전문가라면 적절히 가감해서 읽을 수 있겠지만 일반 부모들은 관련 분야에 대한 다른 시각을 갖고 있는 책과 함께 읽으시는게 균형을 잡는데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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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들이 성조숙증을 문제로 여기는 것은 너무 빨리 성호르몬이 분비되면 신체 발육이 일찍 끝나버려서 더 이상 자라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한 또래에 비해 성숙하다는 사실이 스트레스로 작용해서 사회성에 문제를 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 남녀 학생 모두 '성적 성숙과 관련된 신체적 변화에 대한 고민'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 사춘기의 성적인 발달은 대체로 2년간 지속된다고 한다.
* 아이들이 섹스에 대해 생각을 하기도 전에 알려주는 것이 더 낫습니다. 누군가 섹스를 요구하기 전에 그들이 그것에 대해 배워서 알 수 있도록 말이지요. - 하버드대 소아과 마크 슈스터 교수 -
* 가능한 일찍 아이들과 성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먼저 '내 아이는 내가 제일 잘 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 아이들에게 인정은 매우 중요하다. 아이들을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한다면 당연히 성적 존재로서도 인정해야 한다. 성은 그 자체로 끝나지 않고 자존감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성적 욕구나 성적 충동, 성적 호기심을 충분히 인정해주어야 한다.
* 성기 만지는 걸 좋아하는 아이를 무조건 막는 건 그 아이의 성적 의사결정권을 존중하는 행동이 아니다.
* 부모가 아이들을 칭찬하는 법을 몰랐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동안 아이들을 비난하거나 뭘 하면 안 된다고만 말해왔지 '이런 말을 해줘서 고맙다, 잘했다' 등의 긍정적인 말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말입니다. 처음에 아이들이 썰렁한 반응을 보인다고 해도 긍정적인 말로 대처하는 것이 의사소통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 끼어들지 말고 아이 스스로 계속 말하게끔 놓아두어야 한다.
* 아이에겐 단 한 명의 어른이 필요하다. 성적으로 성숙한 어른이. 부모가 그 어른이 되어야 한다. 부모는 아이들이 궁금하면 바로 와서 질문할 수 있는 상대가 되어야 한다.
* 건강한 성의식을 지닌 사람으로 성장하려면 가능한 빨리 지속적인 섹스 토크를 시작해야 한다.
* 섹스 토크를 진행하며 신경 써야 할 부분은 성적 의사결정권에 대한 강조다.
* 섹스 토크를 할 때는 성에 대한 지식뿐 아니라 거절의 의사소통, 효과적인 의사소통 방법도 함께 배워야 한다.
* 섹스 토크의 6가지 노하우
- 아이보다 먼저 선수를 쳐라
- 거절하는 법을 훈련시켜라
- 치명적 오해를 바로 잡아라
- 섹스에 대해 의논할 수 있는 단 한 명의 어른이 되어라
- 아이 앞에서 성에 대한 대화를 나누어라
- 아이의 성생활을 인정해주어라
* 2세 미만의 아이들에겐 절대로 TV를 보게 해서는 안 된다. - 미국 소아과학회 -
* 중독과 몰입을 구분하는 3가지 방법
- 게임의 목적을 살펴라 : 무엇인가를 피하기 위한 수단은 아닌지
- 게임 후의 감정을 살펴라 : 긍지와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는지
- 충동조절력을 살펴라
* 게임을 하든 말든 버려두는 것도 방치하는 것이지만 어떤 게임을 하는지 모르고 있는 것 역시 아이들을 방치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 핵심은 아이들이 전두엽을 쓰는지 아닌지이다. 전두엽이 활성화되면 중독 위험은 그만큼 줄어든다고 한다.
* 부모가 저지르기 쉬운 실수
- 강압적인 태도 : 아이에게 먼저 게임에 대한 통제권을 줘야 한다.
- 야단과 분노
- 게임을 볼모로 잡기 : 게임 이외의 일상에서 게임을 볼모로 잡는 일이 없어야 한다.
- 뒷말
* 부모가 컴퓨터 밖에서 아이들을 향해 '어서 나와라' 하고 외쳤다면 이젠 컴퓨터 속으로 들어가 '함께 나가자'하고 외치는 셈이다.
* 무조건 게임 시간을 줄이려고 하는 건 금물이다. 아이의 요구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핵심은 아이가 스스로 시간을 지키려고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 정해진 게임 시간을 마친 아이에게 스스로 전원을 차단하도록 하는 것. 게임의 시작부터 끝까지 책임지게 하면, 아이들은 자신의 행동에 더욱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
* 보지 않는 미디어는 꺼라
* 컴퓨터 쉬는 날을 정하라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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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들이 가장 어려워 하는 것 중 하나는 머리가 굵어진 자녀와 대화하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사춘기가 되어 변성기가 되고 여드름이 돋아 나기 시작하면 슬슬 짜증이 늘고 어른들에 대한 반항이 심해지면서 고민이 시작되곤 했는데 요새는 그 연령대가 점점 내려가고 있고 스마트폰 등 IT기기로 인해 대화 단절의 시기가 더 빨라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초등학생만 되면 이미 자녀의 대답 패턴이 "네", "아니오", "몰라요", "싫어요"와 같이 단답형에 그치는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부모들이 많죠.
어렸을 때야 부모의 권위를 앞세워 이래라 저래라 해도 찍소리 않고 고분고분하게 복종했던 자녀가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대답도 시큰둥하고 눈도 안 맞춘 채 건성으로 대답하면서 부모를 귀찮아 하면 괘씸하기도 하고 서글프기도 하고 걱정되기도 하고 만감이 교차하지요.
그래도 자녀를 사랑하는 많은 부모들이 지금이라도 어떻게든 대화의 물꼬를 터 보고자 애를 쓰지만 방법을 잘 몰라 답답해들 합니다.
몇 가지 중요한 원칙과 Tip이 있는데 한번 정리해 보았습니다.
가장 중요한 원칙 중 하나는 내 자녀는 나와 독립적인 인격 개체이며 나에게 종속된 것이 아니라는 인식입니다. 알게 모르게 내 자녀는 내가 낳았으니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그걸 사랑으로 포장하는 부모가 많습니다. 너는 내 아들/딸이니 내 말을 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대화를 시도하는 한 절대로 자녀들의 말문은 열리지 않습니다. 철저히 존중하는 마음을 바탕에 깔고 대화를 시도해야 합니다. 탤런트 최수종씨가 집에서 아이들과 상호존대를 결코 그냥 하는 게 아닙니다. 그 정도까지는 못해도 자녀를 대할 때 밖에서 다른 어른을 대할 때 처럼 존중하는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또 하나는
대화를 시도할 때는 '강요'가 아닌 '부탁'하듯이 말을 건네야 합니다. 대화를 시도했다가 자녀에게 거절을 당했을 때 기분이 상한다면 자녀라면 당연히 부모의 대화 시도에 응해야 한다는 기대를 깔고 있는 것이고 그건 자녀에게 대화를 강요한 겁니다. 자녀들은 그런 강요를 아주 예민하게 눈치채거든요.
거절당해도 기분이 상하지 않을 때만이 부탁하듯이 대화를 시도한 것이죠.
이렇게 전향적인 자세로 말을 걸었는데도 신통치 않은 반응을 보이는 자녀들에게는 어떡할까요? 잠깐 그 전에 이것부터 생각해보죠. 혹시 이미 거절당할 것을 각오하고 계셨나요? 그러면 그렇지 하면서 냉소를 짓지는 않으셨나요? 지금까지 자신에게 관심도 없어 보이던 부모가 어느 날 갑자기 다정하게 말을 건다고 '아~ 우리 부모가 개과천선을 해서 드디어 나에게도 관심을 갖게 되었구나'하고 생각하는 자녀는 없습니다. "왜 이러시지? 뭐 잘못 드셨나? 내가 뭐 잘못했나?'라고 생각하는 것이 정상적인 반응이죠. 그래서 역시나 방어적인 반응이 나갈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럴 때 중요한 Tip 한 가지.
자녀가 기대했던 것만큼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주지 않더라도 대화를 시도했다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고 자녀에게 긍정적으로 반응해 주세요. "오늘 별로 이야기 할 기분이 아닌가 보네. 아빠가 귀찮게 해서 미안해. 나중에 한가할 때 다시 이야기하자. 언제라도 아빠와 이야기하고 싶으면 와"라는 식으로요. 대화는 물처럼 흐르는 겁니다. 잠시 끊어진 것처럼 보이더라도 계속 흐를 거라는 희망을 포기하면 안 되죠.
자녀와 대화할 때는 희망을 포기하는 것이 가장 나쁩니다. 다른 부모는 다 실패하더라도 나는 내 아이들과 꼭 마음을 터놓고 대화할거라는 희망을 잃지 마세요.
결국 끈질지게 시도하는 자가 이기는 것이 자녀와의 대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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