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출처 :
YES24
이 책은 현장에서 도박 중독 치료를 실제로 하고 있는 임상가들이 도박 중독에 대해 쓴 '국내 최초의 공동 저술서'입니다. 물론 우리나라 최초의 책은 이흥표 선생님의
'도박의 심리'입니다만 그 책은 혼자 쓰신 것이니 단도박 모임을 제외하고는 도박 중독 치료의 역사가 십 수년에 불과한 우리나라 현실에서, 그나마 그동안 소개된 책들이 거의 번역서에 불과하다는 걸 감안하면 상당한 의미가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이미 2007년에 선을 보였으나 KRA 유캔센터 내에서만 제한적으로 활용하던 것을 심리학 전문 출판사인 학지사를 통해 최신 정보를 보강하여 개정판으로 출판한 책입니다. 저자로는 유캔센터의 전, 현직 임상심리학자 5명과 한림대 정신건강의학과 이상규 교수가 수고하였습니다.
내용은 크게 3부로 나뉘어 있는데 1부. 개인, 사회, 도박에서는 다소 거시적인 관점에서 도박을 조명하고 있으며 특히 '바다 이야기' 사태로 대표되는 우리나라의 도박 광풍과 그로 인한 사회 변화가 도박과 도박 중독에 미친 영향에 대해 살펴보고 있습니다.
1부의 특징으로는 매스컴에서 맨날 떠들어대는 것처럼 한국이 과연 도박 공화국인지에 대해 냉철하게 비판적 시각으로 분석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에서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던 도박 중독 유병율 9.5%의 허상을 낱낱히 깨부수고 있죠. 이 부분은 지금까지 출판된 어떤 도박 관련 저작물에서도 공식적으로 다루고 있지 않은 내용입니다.
2부. 습관성 도박의 이해에서는 도박 중독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과 함께 생물심리사회 모형에 따라 도박을 다차원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접근하고 있습니다.
3부. 치료와 재활에서는 개인 심리치료, 약물치료, 가족치료, 사후관리 및 재발 예방의 4개 영역에서 도박 중독을 어떻게 치료하는지 본격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이 책의 장점으로는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도박 중독에 대해 거시적인 관점에서 미시적인 관점까지 빠짐없이 폭넓게 아우르고 있어 이 책 한 권만 정독해도 도박 중독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함께 도박과 관련된 우리나라의 현 실태까지 모두 알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으로는 공동 저작의 문제점 중 하나인, 부분 내용의 유기적인 연결과 통합에 약간의 문제가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는데요. 예를 들어 2부 5장 습관성 도박의 생물학적 이해에는 신경전달물질과 뇌관련 연구결과들이 소개되고 있는데 이것은 3부 7장 약물치료의 내용과 상당 부분 겹칩니다. 아무래도 여러 저자가 공동 작업을 하다보니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은 들지만 역시나 아쉬운 부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책의 대상은 도박자와 가족이 아닌 도박 중독 치료를 담당하는 현장 전문가들입니다.
특히 도박 중독 현장에서 일을 할 예정인 예비 임상가들에게 도박 중독 치료의 입문서로 추천합니다.
예전에는 도박 중독 분야에 관심있는 분들에게 이흥표 선생님이 쓰신 '도박의 심리'를 많이 권했는데 이제는 이 책에 자리를 넘겨줘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태그 -
KRA,
가족치료,
노름,
노름의 유혹,
단도박,
도박,
도박 중독,
도박 중독 치료,
도박의 심리,
도박자,
도박중독,
바다 이야기,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사후관리,
생물심리사회모형,
습관성 도박,
신경전달물질,
심리치료,
약물치료,
유병율,
유캔센터,
이상규,
이흥표,
임상가,
임상심리학자,
재발 예방,
재활,
치료,
파스칼,
학지사,
한림대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3217
전에도 한번 이야기를 한 적이 있지만 사감위(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에서 하는 일 중 개인적으로 가장 높게 평가하는 것 중 하나가 '잃어버린 나를 찾는 희망 안내서' 시리즈의 발간입니다.
도박자를 대상으로 하는
'1편'이 2010년 1월에 나왔고 가족을 대상으로 하는
'2편'이 2011년 6월에 나왔고 올 2월에 3편이 나왔으니 1년 6개월 단위로 새로운 안내서를 내놓고 있는 셈입니다.
기획은 야심찼지만 1편은 완성도가 좀 떨어지는 듯 했는데 2편에서는 단점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보완하더니 이번 안내서는 아예 국내에서는 어느 기관에서도 아직 시도하지 않은 법률, 재정 문제를 다루었더군요.
국내 최초라는 것만으로도 칭찬받아 마땅하기 때문에 이 안내서의 장점은 굳이 더 설명드리지 않고 아쉬운 점만 몇 가지 지적하려고 합니다.
우선 이 책을 읽는 대상이 현장에서 도박자와 가족을 상담하는 상담자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책(필요할 때 참고하는 책으로 최고)이겠지만 제가 판단하기에 이 책은 도박자와 그 가족을 대상으로 쓰였다고 봅니다. 그런데 법률 전문가의 자문을 받다 보니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데 치중하는 바람에 난도가 너무 높아졌습니다. 법 조항의 제시까지는 좋았지만 사건 번호와 각종 판례, 게다가 법률 지식까지 너무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바람에 자꾸 주의가 분산되어 읽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번 안내서의 좋은 내용 중 몇 가지만 추려서 조만간 정리 포스팅을 다시 하겠습니다.
법률 전문가의 comment를 인용할 때에도 각 글 꼭지의 후반부에 좀 더 쉬운 말로 풀어서 설명했어야 하는데 정작 도박자와 그 가족이 궁금해 하는 내용이 충분히 설명되지 않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12페이지의 제목인 '불법 도박을 하면 감옥에 가나요?'라는 질문에 대해 '즉결 심판에서 징역형까지'라는 소제목 하에 설명을 하고 있지만 명확하게 답을 주지 않고 있습니다. 저라면 좀 더 명확하게 즉결 심판으로는 20만 원 미만의 벌금이나 과료형처럼 비교적 가벼운 처벌을 받지만 검찰로 사건이 넘어가게 되면 벌금형이나 징역형에 처해질 수도 있으니 불법 도박을 하게 되면 분명히 감옥에 갈 수도 있기 때문에 도박 중독 문제에다가 더 큰 어려움이 가중되므로 주의해야 한다는 경고를 할 겁니다.
또, 법률문제와 재정문제를 하나의 책에서 다루다 보니(분명 연결된 부분이 많기 때문에 그렇게 한 이유는 충분히 이해합니다만) 얇은 책임에도 불구하고 구성이 더 복잡하게 되었습니다. 차라리 법률과 관련된 내용과 재정 문제를 다루는 내용을 두 권으로 분리해서 재정 문제는 재정 관리 능력 배양까지 묶어서 따로 펴 냈으면 훨씬 좋을 뻔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안내서를 바탕으로 조금 더 개선된 안내서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법도박 종류별 신고기관 일람표(14~15p)', '불법/부당 추심행위 목록(39~41p)', '유채동산 가압류 배제 재산 목록(48~49p)', '채무조정 프로그램 비교 설명표(60~67p)', '신용카드 신규발급중지서비스 신청 요령(71p)' 등의 정보는 상담자 입장에서 아주 유용합니다. 자주 참고하게 될 것 같습니다.
'잃어버린 나를 찾는 희망안내서3'이 필요한 분들은 아래를 클릭!!
태그 -
도박,
도박 중독,
도박자,
도박중독,
법률 전문가,
법률문제,
부당 추심행위,
불법 추심행위,
사감위,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유채동산 가압류,
잃어버린 나를 찾는 희망 안내서,
재정문제,
채무조정 프로그램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2907
사실
사행산업 이용자를 대상으로 유병률 조사를 하고 그걸 사행산업 별 도박중독 유병률이랍시고 발표하는 건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유일하기 때문에 이런 포스팅을 하는 자체가 제 얼굴에 침뱉는 일이기는 한데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앞으로도 이 좋은 먹잇감을 포기할 리가 없기 때문에 어쨌거나 호기심 차원에서라도 정리를 좀 해보려고 합니다.
일단 용어 정리를 위해 유병률과 발생률, 그리고 발병률의 개념적인 정의부터 살펴보도록 하죠.
< 유병률 : Prevalence Rate >
: the number of people in a population who have a disease at a point in time; the numerator is the number of existing cases of disease at a specified time and the denominator is the total population. Time may be a point or a defined interval, and is traditionally the former if unspecified.
-> 유병률은
어떤 특정한 시점에
전체 인구 중에서 질병을 가지고 있는 비율(구성비)을 나타내는 것으로, 한 시점에서 한 개인이 질병에 걸려 있을 확률의 추정치를 제공한다는 의미
< 발생률 : Incidence Rate >
: the risk of developing a particular disease over a period of time; the numerator of the rate is the number of new cases during the specified time period and the denominator is the population at risk during the period.
-> 유병률과는 달리 발생률은
특정한 기간 동안에
일정한 인구집단 중에서 새롭게 질병 또는 사건이 발생하는 수를 의미
< 발병률 : Attack Rate >
: in the analysis of acute outbreaks of disease, the proportion of persons who are exposed to the disease during the outbreak who do become ill.
-> 발병률은 발생률과 혼동하여 쓰는 경우가 많지만 어떤 집단이 한정된 기간에 한해서만 어떤 질병에 걸릴 위험에 놓여 있을 때
한정된 기간 중
주어진 집단 내에 새로 발병한 총수의 비율을 의미. 발병률은 주로 %로 표시
-> 주로 감염성 질환의 발생을 기술할 때 사용
위의 개념 비교를 따르자면 발생률과 발병률은 새롭게 발병한 수 또는 비율이므로 도박 중독을 설명하는데 적합하지 않으며 유병률이 적절한 용어로 보입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유병률을 산정하는데 분모로 사용되는 전체 인구를 어떻게 규정하느냐이죠.
모집단의 정의도 한번 살펴보죠.
* 모집단(Population)의 정의
- The sum total of all the units of analysis(
Methods of Social Research 4th)
- The totality of cases about which conclusions are desired(
SPSS Base System 6th)
위 모집단의 정의를 따르자면 분석의 대상 또는 분석의 결론을 적용할 총체적인 집합을 모집단으로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경마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도박 중독 유병률을 산정하여 경마 산업에 영향을 미치는 계획을 수립하려는 경우 경마 중독 유병률을 산정해야 하고
경마 중독 유병률을 계산하려면 모집단을 경마 이용객으로만 한정해야 합니다. 따라서
다른 도박을 경험하지 않은 순수한 경마 이용자만을 표집해서 유병률을 산출해야 이를 경마 중독 유병률이라고 명명할 수 있습니다.
도박 중독자 중에는 단 하나의 도박에만 몰입하는 도박자도 있지만 거의 대부분의 도박자들은 2~3개 이상의 도박을 병행(물론 주로 하는 도박은 있죠)하는 multi-gambler입니다. 그러니 하나의 사행산업을 대상으로 도박 중독 유병률을 산출하는 것은 이론적으로는 가능할 지 몰라도 실질적으로 불가능할 뿐 아니라 정작 실효성이 없는 통계 수치를 위한 숫자 장난질에 불과합니다.
예를 들자면 포장마차만 표집해서 특정 날짜에 이용한 사람을 대상으로 알코올 중독 유병률을 계산하거나 PC방만 표집해서 게임 중독 유병률을 산출하는 것과 같은 짓이죠.
이런 문제에도 불구하고
사감위에서 사행산업 이용자를 대상으로 유병률 조사를 하는 이유는 그래야 우리나라 도박 중독 문제의 책임을 몽땅 사행산업체에만 뒤집어 씌울 수 있기 때문(예상 가능한 것처럼 사행산업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도박 중독 유병률은 많게는 70%가 넘게 나오기도 합니다)이죠. 그래서 현장의 도박 중독 전문가들이 아무리 합리적으로 비판해도 사행산업체에 속한 전문가이기 때문에 중립적이지 않다는 말만 앵무새처럼 지껄이면서 꼼수를 계속 부리는 겁니다. 사감위 자문단이나 감리단에 속한 교수와 민간 위원들도 이런 엉터리 조사를 사감위가 반복하고 있는 것에 대한 책임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합니다. 마땅히 부끄러워 해야 할 겁니다.
태그 -
attack rate,
incidence rate,
multi-gambler,
population,
prevalence rate,
도박,
도박 중독,
도박중독,
모집단,
발병률,
발생률,
사감위,
사행산업,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유병률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2842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이하 사감위)는 2010년에 이미 사행산업 이용실태조사를 실시한 적이 있습니다. 기준 년도가 2009년이었으니 2012년에 하게 되면 3년 만에 다시 실시를 하게 되는 것이지요. 제가 알기로 중장기 발전 계획안에 이미 포함되어 있는 내용이고 한국의 도박 문제가 3년 동안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살펴보겠다는 취지에서 실시하는 조사입니다.
그런데 이번 사행산업 이용실태조사는 문제점이 한 두가지가 아닙니다. 가장 문제가 되는 몇 가지만 짚어보자면,
* 태부족인 표본 수
일반인 표본 3,000명, 이용객 4,000 명 대상인데 소위 전국 실태조사라면서
일반인 표본보다 이용객의 표본 수가 더 많은 것도 코미디지만(사행산업체를 표적으로 삼았다는 게 너무 티나잖아!! 제목부터 전국 실태조사가 아님~), 둘을 합해도
7,000 명에 불과하다는 게 더 문제입니다.
일반적으로 역학지표 추정 시 필요한 표본 수 산정 기준은 모집단의 수, 기대유병률(2010 사감위 조사의 문제성 도박 1.7%, 2009년 마사회 조사의 문제성 도박 1.4%), 신뢰 수준(보통 95%), 최대허용오차, 응답율 등의 산출 조건을 고려하여 표본 수를 산정합니다.
도박 중독 분야에서 시행된 국가 차원의 도박중독 유병률 조사의 표본은 인구대비 평균 0.038% 정도 됩니다. 이를 적용하면 우리나라의 경우 최소한 1만 명 이상을 표집해야 합니다. 그래서 2009년 마사회 전국실태조사에서는 2만 명을 표집했던 것이고요. 그래서 현장 전문가들이 2010년 조사 때에도 표본 수를 늘려야 한다고 그렇게 건의했건만 싹 묵살했고 이번에도 역시나 턱없이 모자라는 표본을 추출하겠다고 합니다. 그래놓고 또 전국 실태조사 결과라고 구라치겠지요? 참으로 낯뜨거워서 얼굴을 못 들겠습니다.
* 측정도구 문제
현재 사감위에서 도박 중독을 진단하는 도구로 사용하는 게 바로 CPGI입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도구라서 사감위를 빼고는 아무도 이 척도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중간에 K-CPGI로 바뀌기까지 했죠. 그래도 유병률 과다 추정 문제가 계속 제기되자 3년에 걸쳐 KGBS라는 변별 척도를 개발했습니다. 작년에 아주 자랑스레 발표를 했죠.
그런데 정작 2012년 실태조사에서는 CPGI를 다시 사용한답니다. 2010년 결과와 비교를 해야 한다나요. 그래서 그럼 KGBS를 main 척도로 하고 CPGI를 sub로 사용하라고 했더니 이미 결정되었기 때문에 변경할 수 없답니다. @.@
근데 웃긴 건 KGBS 개발 당시에 연계 타당성 검증을 위해 CPGI도 자료를 수집했거든요. 그랬더니 CPGI의 cut-off score(기준점)가 문제성 도박의 경우 11점에서 8점으로, 중위험 도박의 경우 5점에서 3점으로 낮아졌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이건 사감위에서 정식으로 발표한 보고서에 수록된 내용입니다. 무슨 이야기냐 하면 9점이나 10점으로 측정된 사람은 사실 문제성 도박자가 아닌데 2010년 실태 조사에는 문제성 도박자로 분류가 되었다는 것이죠. 이 말은 곧
도박중독 유병률이 과대 추정되었다는 고백과 다를 바 없습니다.
그러니 2010년에 사용한 CPGI를 2012년 연구에도 사용해서 추이 분석을 하려면 2010년 결과의 기준점을 상향 적용하여 한국의 도박중독 유병률을 재발표해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사감위가 공포 마케팅을 한 것이 만천하에 드러나기 때문에 절대로 그렇게 하지 않을 겁니다. 그러면 어떻게 할까요. 당연히 2012년 CPGI의 기준점도 하향 조정된 상태에서 비교할 겁니다. 그렇게 공을 들여 개발한 KGBS의 연구 결과를 스스로 부정하는 꼴이죠. 이런걸 삽질이라고 하지 않으면 뭘 삽질이라고 하겠습니까. 그것도 국민의 세금 들여서 하는 삽질이죠.
* 표본 추출 방법 문제
사감위는 이용객을 대상으로 표본을 추출할 때 사행산업의 매출 규모를 고려하여 추가 배분하겠다고 말합니다. 이건 곧 베팅액이 크면 도박중독 유병률이 높다는 전제하에서 하는 것인데 이 전제는 검증된 것이 아닙니다. 그냥 근거도 없이 제멋대로 하는거에요. 오히려 실태조사는 인구집단 연구이기 때문에 이용자 수를 고려하여 비례배분하거나 Blazczynski & Nower(2002)가 제안한 접근성과 가용성 등의 생태적 환경기준에 따라 전국 장외 및 지점(매표소)의 수를 고려하여 비례배분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수천 개에 이르는 스포츠 토토와 로또 판매점, 복권방이 포함되기 때문에 그렇게 안 하는겁니다. 그저 자료 수집하기 좋고 때리기 좋은 사행산업체만 두들겨 패는 것이죠.
그 밖에도 소소한 문제점까지 다 이야기하면 밤을 새야 하니 이 정도만 하겠습니다.
시작부터 이런데 나중에 결과 나오면 자료 조작해서 얼마나 유병률을 뻥튀기 할런지 참 한심합니다.
덧. 어제(2월 2일) 사감위는 자문단, 감리단, 사행산업체의 전문가들을 모두 불러 모아놓고 공청회를 했습니다. 당연히 제가 위에서 정리한 사안들이 모두 제기되었는데 사감위 담당 사무관의 공식 답변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조달청에 의뢰하여 갤럽과 이미 계약된 상태이므로 실무적으로 표본 수, 조사 척도의 변경은 불가능하다입니다. 그러니까 이미 이렇게 저렇게 하기로 다 정해놓고 바꿀 수도 없는 상태에서 유관 기관 다 불러모아서 들러리 세웠다는 말이죠. 울트라 그레이트 빅엿을 대놓고 처 먹인 겁니다. 뭐 예상 못한 바도 아닙니다만... 훗..
태그 -
Blazczynski,
CPGI,
cut-off score,
K-CPGI,
KGBS,
Nower,
갤럽,
도박,
도박 중독,
도박중독,
사감위,
사무관,
사행산업,
사행산업 실태조사,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유병률,
유병률 조사,
표본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2838
2007년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출범하기 이전에 사행사업체에서 운영하던 도박중독 치료기관만 존재하던 시절에는 이 문제를 염려할 필요조차 없었습니다. 상당 수 기관에서 각자 알아서 국가 공인 자격증이나 엄격한 수련 과정을 통해 배출된 전문가만을 채용하려고 애썼고 그래서 그런지 도박중독 회복자가 치료자의 역할을 수행하는 일은 거의 없었으니까요(제가 아는 한 전국적으로 한 명 밖에 없었습니다).
단도박 모임이야 치료자가 아닌 협심자들에 의해 유지되는 수평 모임이기 때문에 오랜 단도박 기간을 유지하는 협심자가 치료자 행세를 하는 극소수의 잘못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 문제에서 자유로웠고요.
그런데 사감위가 출범한 이후 도박중독전문가 양성과정을 개설하면서 문제가 시작되었습니다.
단지 수십 시간의 교육만 받으면 자격증을 주기 시작했고 이 자격을 가진 도박중독 회복자가 실제로 치료자의 역할을 수행하게 되었습니다. 그것도 아무런 현장 적응 훈련도 없이 곧바로요. 몇 명을 제외하고는 강사의 대부분이 도박 중독 현장에 대한 경험이 없는데다 알코올 중독 전문가 양성 과정을 벤치마킹해서 급조한 나머지 도박 중독 현장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는 강의만 받은 사람들이 도박중독자를 치료하게 된 것이죠.
혹자는 말합니다. 도박에 중독되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도박 중독자의 마음을 더 잘 헤아리지 않겠느냐고.
맞습니다. 그건 부인할 수 없는 확실한 장점입니다. 대부분의 치료자는 도박에 중독된 경험이 없으니까요. 그런데 도박중독 치료라는 것이 그런 공감 능력만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문제입니다.
도박중독 치료는 도박중독의 다양한 기전과 원인 분석, 도박 중독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에 대한 전문적 이해가 있어야 하고 다양한 심리치료적 기법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어야 합니다. 게다가 부부 갈등이나 가족 갈등 해결을 위한 couple therapy, group therapy 경험도 있어야 하고 특히 우울, 불안, 성격 장애 등 정신병리적 지식과 함께 이러한 공존 장애를 평가할 수 있는 심리평가 능력도 보유하고 있어야 합니다.
어떤 임상심리학자들은 중독 분야, 특히 그 중에서도 도박 중독을 심리치료 분야의 막장이라고 부릅니다. 그만큼 전문성과 노하우가 필요한 힘든 분야라는 뜻입니다. 그냥 도박 중독에 대한 얄팍한 지식만 갖고 뛰어들어서는 안 되는 분야라는 말이죠.
그런데 조금 과장해서 말하자면 암 회복자가 암 환자를 치료하는 일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도박중독 회복자는 치료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말이 아닙니다. 위에서 이야기한 다양한 전문 기술과 지식을 갖춘 이후에 하라는 겁니다. 내가 걸려봤으니 누구보다 내가 더 잘 안다는 안이한 생각만으로 다른 내담자의 회복과 치유의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 되지 않습니까?
우울증에 걸려봤다는 것만으로 우울증 환자를 치료한다는 게 말이 됩니까?
종합병원에서 3년 동안 치열한 수련을 마치고 전문가가 되어 도박중독 분야에 입문하였을 때 적어도 3년 동안은 막중한 책임감에 상담을 할 때마다 긴장했던 기억이 납니다.
도박중독 치료는 사명감과 각오만 갖고 뛰어들어서는 안 됩니다. 전문 지식과 제대로 된 치료 기술, 사명감을 모두 갖춰야 하는 분야임을 명심하기 바랍니다.
태그 -
couple therapy,
group therapy,
단도박 모임,
도박,
도박 중독,
도박 중독자,
도박중독,
도박중독 치료,
도박중독전문가,
사감위,
사행사업체,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상담자,
심리치료,
심리평가,
임상심리학자,
치료자,
협심자,
회복자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2836
사감위 중독예방치유센터는 2010년 1월에 이미 도박자를 위한 자기관리 메뉴얼 '잃어버린 나를 찾는 희망 안내서'를 내놓은 바 있습니다(이 책에 대한 월덴지기의 의견은 여기를 보세요 ->
클릭!).
사감위가 한 일 중 가장 잘 한 일이라고 칭찬은 했지만 그 때까지만 해도 완성도가 제 기대에 못 미쳤기 때문에 아쉬운 점이 많았는데(실제로 장,단점 분석에서도 단점이 더 많았습니다), 1년 6개월 만에 이번에는 가족을 위한 자기관리 메뉴얼을 내놨습니다.
지난 번 희망 안내서 1편을 만들었던 전문가들이 그대로 투입되었고 거기에 두 명의 집필진이 더 추가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보면서 좀 놀랐습니다. 최신의 자료를 review해서 꼼꼼히 반영한 것도 좋았지만 그보다 전문 지식을 현장 경험과 잘 버무려서 정리했고 무엇보다 핵심 포인트를 빠짐없이 잘 잡고 있는 점이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당장 현장에서 곧바로 사용해도 별 무리가 없을 뿐 아니라 개인적으로 현재 국내에 나와 있는 가족 교육용 자료 중 완성도가 가장 높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단점도 거의 없습니다. 한번 살펴보죠.
* Good!!!
- 13p. '이 책의 목적'
-> 도박자를 변화시킬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들 스스로의 변화를 촉진하고자 하는 것이 목표라는 점을 처음부터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핵심 포인트를 제대로 지적하고 있습니다.
- 15p. '도박으로 인한 결과'
-> 도박 문제로 인해 가족에게 나타날 수 있는 결과를 제시하는 표에서 '지금 경험함', '미래에 경험할까 염려됨'으로 현재와 미래를 나누어 제시하고 있는데 실제로 경험하지 않고 있지만 미래에 경험할 것으로 걱정함으로써 불안, 초조, 두려움 등이 증가하는 가족들이 있기 때문에 이를 나누어 살펴보는 건 아주 유용합니다. 세심한 구분이 돋보입니다.
- 16p. '정서적 어려움' 중 '죄책감'
-> 가족들이 겪게 되는 정서적 어려움 중 죄책감이 단연 수위권에 들텐데 어떤 경우이든 도박으로 인한 문제는 가족이 아니라 도박자 본인의 선택 때문이라는 점을 명확하게 지적하고 있습니다. 가족들의 죄책감을 더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 23p. '경제적 어려움'
-> 도박자가 변화를 준비하고 결심하지 않더라도 가족들이 스스로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는데 보통 도박자가 변화해야만 치유가 된다고 생각하는 가족이 많은 만큼 이런 주위 환기는 매우 필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 27p. '도박의 종류'
-> 주식, 선물, 옵션, 다양한 스포츠 활동도 도박이 될 수 있다는 중요한 포인트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도박 중독을 다루는 많은 전문서적에서도 놓치고 있는 부분이지요.
- 33p. '도박을 하는 이유'
-> 도박을 하는 다섯 가지 동기만을 설명하는데 그치지 않고 각각의 동기가 높은 도박자의 경우 어떻게 대처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 36p. '실수와 재발'
-> 실수를 재발로 착각해 도박자에 대한 도움을 포기하는 가족들이 많은 만큼 실수와 재발의 구분은 매우 중요한데 잘 짚었습니다.
- 39p. 재발의 촉발 요인 중 '숨겨진 채무나 예상치 못한 여윳돈'
-> 숨겨진 채무나 재정적인 압박 뿐 아니라 예상치 못한 여윳돈과 같은 긍정적인 재정적 요인도 재발의 촉발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잘 지적하고 있습니다. 도박자 뿐 아니라 가족들이 자주 놓치는 부분이니까요.
- 42p. 빚만 갚아주면 단도박에 성공할 거라는 착각
-> 빚 문제가 해결되면 오히려 신용이 좋아져서 돈을 빌리기가 더 쉬워지고 가족이 해결해주었던 경험을 통해 가족이 다시 도와줄 것을 기대하여 도박을 하게 될 위험성이 증가하는 문제를 잘 짚었습니다. 많은 가족들이 빚을 갚아주면 마음이 편해지기 때문에 도박에 매달릴 필요가 없다고 착각하는데 실제 작동하는 마음의 원리를 제대로 지적했습니다.
- 58p. '도박자에게 생계비 담당하게 하기'
-> 많은 전문서적과 상담자들이 도박자가 빚을 스스로 갚는 동안 가족들이 생계비를 온전히 감당해야 한다고 조언하는데 실제로는 가족의 일원으로서 고통을 분담하고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해 생계비의 일부를 도박자가 담당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 부분을 잘 지적하고 있습니다.
- 73p. '대처 방식을 바꾸는 4단계'
-> 상황, 도박의 결과, 우려되는 문제, 설명의 4단계로 도박 문제에 대처하는 방식을 바꾸는 것을 차근차근 연습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예시까지 제공해 가족들이 혼자서 충분히 연습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 Bad!!!
- 18p. '공동의존'
-> 가족이 도박 문제를 대신 해결해 주어, 도박자가 도박의 결과를 책임지지 않고 도박을 계속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을 공동의존이라고 설명하고 있는데 엄밀히 말하면 반쪽짜리 설명입니다. 공동의존은 가족이 enabling함으로써 도박자를 무력하게 만들어 가족에게 의존하게 만드는 문제도 있지만 책임을 떠맡음으로 인해 가족 스스로도 도박자로부터 경제적, 정서적으로 독립하지 못하고 의존하는 문제를 야기하기도 하는데 이 부분도 설명을 해야 하고 가족을 위한 가이드북이라면 오히려 후자가 더 중요한 공동의존의 핵심문제입니다. 공동의존 문제는 굉장히 중요한 부분인데 설명이 빈약한 것이 좀 아쉬운 부분입니다.
- 70p. '도박의 부정적인 결과를 대신 해결하지 않기'
-> 도박 문제에서 회복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박을 끊을 수 있게 된 이유를 직접 물어본 연구 결과를 소개하면서 도박으로 인해 부정적인 결과들이 쌓여서 나락으로 떨어졌을 때 도박을 끊기로 결심했다는 대답이 가장 많았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현장 전문가들이 말하는 '바닥치기'의 효과인데 문제는 이 문장만 읽으면 도박을 끊을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기 위해 도박자를 반드시 나락으로 떨어뜨려야 한다고 가족들이 오해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자칫하면 개인적인 통찰을 통해 바닥을 치기 전에도 탈도박하기 위한 계기를 마련하는 도박자를 방치할 위험성이 있어 좀 더 상세한 설명을 제공해야겠습니다.
가족에게 당장 제공해도 손색이 없는 자가치유 매뉴얼이고 전담 상담자와 함께 작업을 하면 더욱 좋을 것 같습니다.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덧.
'잃어버린 나를 찾는 희망 안내서'와 달리 2편은 아직 다운로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홈페이지에 소개조차 되지 않고 있습니다. 빠른 조치 바랍니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2565
한 나라에서 도박 중독에 대응하는 단계를 살펴보면 1단계는 도박 중독의 폐해를 절감하고 도박 중독 치료를 위한 기관 설립과 전문가 투입에 매진하는 단계입니다. 유병률을 낮추기 위해 다양한 환경적 제약과 시책이 난무하는 단계이기도 합니다. 2단계는 각 도박 산업 별로 도박에 취약한 집단을 대상으로 한 예방 교육이 집중되는 단계입니다. 3단계는 도박을 접한 적이 없지만 접할 가능성이 있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도박 중독 예방 교육이 전국적으로 시행되는 단계입니다.
이번에 KRA(한국 마사회) 유캔센터에서 선보이는 리프레쉬 존(Refresh Zone)은 2단계의 예방 기법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경마를 즐기러 온 고객들을 대상으로 건전 경마를 유도하고 도박 중독 예방을 위한 교육적 목적을 위해 일종의 교육 부스를 설치한 것이죠. Refresh Zone은 반 개방형 구조로 되어 있어 접근성이 용이하고 닌텐도 Wii와 같은 스포츠 게임, 음악 감상 및 간이 노래방 시설 등과 함께 터치 스크린으로 동작하는 단말기를 비치했는데 단말기에는 도박 중독 예방과 관련된 프로그램이 들어있습니다.
흥미 유발과 교육 내용 전달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하기 때문에 사실 예방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런 면에서 터치 스크린을 이용한 참여형 프로그램의 활용이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프로그램의 메인 화면입니다. 도박의 주요 특성인 행운을 상징하는 네 잎 클로버 대신 행복을 상징하는 세 잎 클로버를 전면에 내세웠고 클로버의 각 잎을 직접 클릭해서 하위 페이지로 이동하도록 했습니다.
'만화와 함께 하는 유캔'이라는 클로버 잎을 터치하게 되면 만나게 되는 페이지입니다. 유캔센터에서 지금까지 제작했던 모든 도박 중독 예방 만화를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4편까지 제작된 '유캔맨' 플래시, 인쇄물로 만들어진 두 편의 만화(도박 세상에서 살아남기, 이 남자가 사는 법), 그리고 올해 새롭게 선보이는 웹툰(제작 중)까지 모두 볼 수 있습니다.
'나는 경마 愛인? 哀인?'이라는 클로버 잎을 터치하게 되면 만날 수 있는 페이지입니다. 도박 중독 자가 진단 및 상담 예약을 하는 방법과 유캔센터의 이용 방법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가장 치료와 관련이 깊은 내용을 모아놓은 공간입니다.
'백전 구십승을 위한 지피지기' 영역을 클릭하면 이동하는 페이지입니다. 도박에 빠지는 이유, 도박으로 돈을 딸 수 없는 이유 등 도박과 관련된 내용을 알기 쉽게 설명해 놓았습니다.
전반적으로 까다롭게 느껴질 수 있는 도박 관련 내용을 손쉽게 화면 이동을 하면서 익힐 수 있도록 화면을 구성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외국에서 실시하고 있는 예방 홍보 zone보다 기술적으로나 내용 면에서 훨씬 더 진일보했다고 평가합니다.
Refresh Zone은 2010년에 과천 경마공원과 영등포 장외지점 2개소에 시범적으로 설치하고 효과 분석을 거쳐 2011년에 전국 모든 경마공원과 장외발매소로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단순히 Refresh Zone안에서만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에서도
Refreshzone.kra.co.kr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공간의 제약을 없앴습니다. 도박 중독에 관심있는 분들이라면 한번쯤 살펴보시면 좋겠네요.
태그 -
KRA,
Refresh Zone,
경마공원,
도박,
도박 중독,
리프레쉬 존,
사감위,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영등포 장외지점,
예방,
유캔맨,
유캔센터,
장외발매소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2406
노컷뉴스의 엉터리 기사 전문은 위의 링크를 확인하시고요. 왜 엉터리 기사인가 하면 사감위 관계자의 말을 사실 확인 절차도 없이 그냥 그대로 받아적었기 때문입니다. 요새는 기자를 받아쓰기 능력으로 뽑는 것 같네요(비웃음).
뭐 처음부터 끝까지 자가당착에 아전인수격인 내용이라 비판할 거리가 한 두가지가 아니지만 몇 가지만 뽑아서 '까'보자면,
* '국무총리 소속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이하 사감위)가 충남대학교 산학협력단에 의뢰해 지난 6~7월 우리나라 만 20세 이상 성인 1천명을 대상으로 국내 사행산업 이용실태를 조사한 결과 도박 중독 유병률은 6.1%로 나타났다'-> 새로 타당화를 한 도구라고는 하지만 보고서를 보니 아직 완성도가 신뢰할 만한 수준은 아닌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척도의 변경으로 인해 유병률의 차이가 실제 현장의 모습을 반영하는지 도구의 차이에 기인하는지 구분할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또한 작년에 한국 마사회가 고려대학교에 연구 용역으로 발주해 전국 표본 2만 명(무려 2만 명입니다!)으로 추정한 유병률은 0.9%였지요. 그 당시 연구에서 비교를 위해 CPGI로도 추정했는데 1.6%에 불과했습니다.
저 기사에서 사용한 6.1%는 도박 중독 문제를 부풀려 과장하기 위해 문제성 도박자와 중위험 도박자를 합산한 결과입니다. 임상 현장에서는 CPGI의 문제성 도박을 도박 중독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간주합니다. 그러니 중위험 도박자는 따로 구분해서 제시해야 맞죠. 한국판 CPGI의 문제에 대해서는 이미 포스팅한 내용이 있습니다(
'한국판 CPGI의 문제점' 참조).
* '도박 중독 유병률은 '특정 모집단에서 도박 중독자가 차지하는 비율에 대한 추정치'를 일컫는 말로, 우리나라 성인 인구 3천 700만여명 가운데 200만명이 도박 중독 문제를 안고 있다는 의미다.'-> 저 기사대로라면 4인 가족 기준으로 우리나라 전체 인구 중 1천만 명이 도박중독의 직접 피해자라는 이야기인데 전체 인구를 5천만 명이라고 잡더라도 5명 중 1명은 도박 중독의 직접적인 피해를 당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이게 믿겨지시나요? 뻥을 쳐도 좀 상식적으로 쳐야지 원...
* '특히 이중 50만명(1.7%)은 치명적인 중독 위험에 노출돼 있어 당장 시급한 치료가 필요한 사람으로 분류된다.'
-> 이 1.7%라는 수치가 바로 문제성 도박자(정신과적 용어로 병적 도박자에 해당하는)입니다. 위에서 소개한 한국 마사회 연구 용역에서 나온 수치인 1.6%와 비슷합니다. CPGI로 측정한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인다고 해도 도박 중독 유병률은 1.6~7%인 것이죠.
* '하지만 정부가 운영 중인 센터는 서울과 경기, 부산 등 전국적으로 3곳에 불과하다'
-> 제목에 치료센터가 단 3곳이라고 악의적으로 썼지만 엄밀히 말하면 정부에서 운영하는 치료센터가 단 3곳이라고 해야죠. 그나마 원래는 광화문에 있는 센터 단 하나였지만 사행산업체가 운영하는 센터가 계속 늘고 있으니 한 달 전에 부랴부랴 부산과 수원에 날림으로 설치한 겁니다. 이것도 웃긴 것이 마사회에서 운영하는 유캔센터에서 부산과 인천에 새로 센터를 연결하고 전문가를 채용했던 시기와 지역이 비슷합니다. 뭔가요. 유치하게~ 사행산업체에서 운영하는 센터들은 그동안 이구동성으로 사감위에서 센터를 직영하면서 현장의 어려움을 직접 체험하라고 요구했습니다. 맨날 돈만 걷어갈 생각을 하지 제대로 된 치료를 하려는 노력을 보이지 않았으니까요. 그런데도 사감위는 2007년부터 3년 간 그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광화문의 센터만 고집했는데 광화문 센터는 상담을 받을 만한 시설과 분위기가 아닙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직접 방문해서 눈으로 확인하세요. 그게 상담실인지 아니면 취조실인지. 참고로 마사회가 운영하는 유캔센터에서 전국적으로 직영 또는 네트워크 형태로 연결한 센터 및 병원이 몇 개인가 하면 2010년 9월 11일 현재 전국에 직영 센터 5개, 네트워크 센터 12개, 네트워크 전문병원 14개, 총 31개소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 시설로 모든 도박 중독자의 치료와 재활을 커버하지 못하지만 그래도 사실은 사실 그대로 이야기를 해야죠. 정부 운영 센터 3개가 다 인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면 안 되지 않겠습니까?
* '상담 전문가들은 현행 부담금 제도가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중독예방치유센터는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법'에 따라 국가와 사행산업 사업자가 절반씩 사업비를 부담해 설립되는데, 이 같은 관계 법령을 개정해 사업자가 더 많은 부담금을 내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현장에 있는 전문가 중 현행 부담금 제도가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보는 사람은 없습니다. 만약 있다면 도박 중독에 대해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사이비 '교수'이거나 사감위 소속 전문가들(제가 이분들을 좀 아는데 아마 이분들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겁니다)일겁니다. 현장에서 직접 도박 중독자를 5년 이상 치료한 전문가를 대상으로 물어보면 정반대의 대답을 들을 수 있습니다. 도박 중독의 문제가 합법적인 사행산업에 의해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행사업자에게 100%(사감위는 니네가 몽땅 부담하라고 요구하고 있죠) 부과하는 것이 정당하느냐의 형평성 문제도 있지만 더 큰 문제는 그 돈을 사감위가 제대로 쓸 수 있는 조직이냐입니다. 그것에 대해서는
'사감위의 비겁한 국고매칭제도 폐지 꼼수'를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 '강원랜드와 한국마사회 등 사업자들이 자체적으로 중독예방치유센터를 운영하고는 있지만 제대로 된 상담을 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며 "정부가 예산을 확보해 직접 센터를 운영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강조했다'
-> 이건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는 속담이 딱 어울리는 헛소리인데 이것과 관련해서도 올린 글(
'사감위 중독예방치유센터'는 그 쉬운 5회 이상 개인 상담을 과연 얼마나 하고 있을까' 참조)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도박 중독 문제에 적절하게 대응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옥상옥 기구인 사감위를 해체하는 것입니다. 사감위가 얼마나 무능한 조직인지에 대해서는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는 손 안대고 코 풀려고 하는가'를 참고하시면 됩니다. 사감위가 전자 카드 도입과 같은 뻘짓(이것과 관련해서도 쓴 글이 있습니다
'출입 제한을 해지하는 조건으로 실시하는 의무 상담이 과연 효과있을까?' 참조)만 안 하고 가만히 있어도 도박 중독 문제 해결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워낙 삽질을 잘하는 사감위라서 써 놓은 글꼭지도 만만치 않게 많네요. -_-;;;
사감위는 음지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사람들 언플로 음해하는 거 때려치우고 너나 잘 하기 바랍니다. 이 바닥에서 너만 잘 하면 되요.
태그 -
CPGI,
KRA,
국고매칭제도,
노컷뉴스,
도박,
도박 중독,
도박 중독 유병률,
도박중독,
도박중독유병률,
마사회,
문제성 도박자,
사감위,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유캔센터,
중위험 도박자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2367
도박 중독의 자발적 배제 시스템이란 도박 중독자 혹은 직계 가족이 자신의 도박 문제로 인한 폐해를 줄이고자 자발적으로 출입 금지를 신청하는 것으로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주) 하이원(강원랜드)의 내국인 카지노에서만 실시하고 있습니다.
도박자 본인이나 가족이 신청해서 출입 금지 신청이 된 상태에서 다시 출입이 가능하도록 하려면 일정 횟수 이상의 의무 상담을 받도록 되어 있습니다. 도박자 입장에서는 상당히 번거로운 일이죠.
현장 치료자의 입장에서 자발적 배제 시스템의 강점은 도박 중독자의 주 도박이 내국인 카지노인 경우에는 접근성을 떨어뜨림으로써 충동을 감소하게 만드는 환경 조성에 도움이 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많은 도박자들이 출입이 금지된 상태에서 충동이 생겨도 어차피 갈 수가 없기 때문에 포기한다고 보고하는 등 치료 초기에 실질적인 효과가 있습니다. 그래서 저만 하더라도 카지노를 주 도박으로 하는 도박자에게는 자발적 출입 금지부터 신청하도록 독려합니다.
현재 사감위에서는 내국인 카지노 뿐 아니라 경륜, 경정, 경마 등 스포츠 도박에도 이 자발적 배제 시스템을 적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도박 중독자의 충동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면 적용하면 좋은 것이 아닐까요?
그런데 제가 볼 때
자발적 배제 시스템에는 크게 두 가지의 문제가 있습니다. 하나는 실현 가능성의 문제이고 다른 하나는 치료 효과성의 문제입니다.
우선 강원도라는 특정 장소의 협소한 공간에 출입자 확인이 가능한 내국인 카지노의 경우 이것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경마만 하더라도 3개의 대형 경마장, 30개가 넘는 장외발매소, 하루 출입 인원 15만 명이 넘는 대형 사행산업이기 때문에 자발적 배제를 위한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 자체가 매우 어렵고 무리해서 도입할 경우 실제 사업 자체가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사실 실현 가능성의 문제는 전산화 시스템의 도입과 관련하여 액수가 엄청 크기는 하겠지만 예산을 무제한으로 투입하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닙니다. 하지만 두 번째 문제인 치료 효과성의 문제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사감위에서 운영하는 치료 기관이 제 구실을 못하고 있기 때문에 사행사업체에서 운영하는 도박 중독 치료 기관에 주로 의존하는 형편입니다. 사실 상의 도박 중독 치료를 모두 담당하고 있죠. 그런데 만약
자발적 배제 시스템을 도입하게 되면 출입 정지를 해제하기 위한 의무 상담이 폭주하여 본질적인 업무인 도박 중독자 치료 업무를 수행할 수가 없습니다. 실제로 (주)하이원에서 운영하는 센터에서는 상담자가 90% 이상의 시간을 의무 상담을 하는데 소모하는 형편입니다.
물론 출입 정지를 해제하려는 도박자의 상당 수가 도박 중독자일 수 있다는 가정을 한다고 해도 3회의 상담으로는 실질적인 치료 효과가 전무하기 때문에 자칫하면 전시용 탁상 행정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자발적 배제 시스템의 도입이 가능하다고 해도 출입 해제를 위한 의무 상담을 사감위와 같은 국가 조직에서 일괄적으로 담당해야 정작 치료가 필요한 도박 중독자의 치료를 소홀하게 되는 소탐대실의 함정에 빠지지 않을 겁니다.
태그 -
경륜,
경마,
경정,
도박,
도박 중독,
도박 중독자,
도박자,
도박중독,
사감위,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의무 상담,
자발적 배제 시스템,
출입 정지,
카지노,
하이원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2339
잊을 만 하면 어느샌가 나타나서 뻥뻥 헛발질을 하는 사감위가 어제도 한 건 했습니다.
어제 서울 중구 프레스 센터에서 '사행산업 관리체제 발전방안' 토론회에서 사감위가 주장한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 사감위 소속 공무원 인력 대폭 충원* 자체 예산 대폭 확대* 사행산업의 인허가권 뿐 아니라 조사권, 공포/이행 명령권까지 포함한 관리감독권 소유
첫 번째 인력 대폭 충원 문제는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MB의 정책과도 배치되는 것으로 MB를 우습게 만드는 하극상 행동이죠. 조기 레임덕이라고 지금 MB 무시하나요? 사감위는 절대 인력이 부족한 것보다 도박 중독을 제대로 아는 인력이 거의 없다는 점이 더 큰 문제입니다. 사람만 바글바글하면 뭐 하나요. 맨날 헛발질인데.
자체 예산 대폭 확대 문제는 예전에
'사감위의 비겁한 국고매칭제도 폐지 꼼수'라는 포스팅에서도 이야기를 한 바 있지만 말도 안 되는 사업을 진행하려다보니 국고매칭제도에 의해 국가에서 50%의 예산을 확보하지 못하니 아예 사행사업자에게 몽땅 전가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욕을 먹고도 또 들고 나왔네요. 대놓고 돈 지랄을 하겠다는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예산을 50배 이상 늘리겠다고 이야기를 하기 이전에 지금까지 사용한 분담금 내역과 회계 내역을 공개하고 감사를 받아서 제대로 집행되었는지를 검증받는 것이 우선이죠. 하지만 제가 장담하는데 절대로 그렇게 못 할 겁니다.
마지막으로 사실상 무제한의 통제권을 달라는 문제는 지금의 MB 정부의 전횡과도 닮았습니다. 건전한 비판은 필요없으니 닥치고 내가 하라는 대로 명령에만 복종하라는 것이죠. 예를 들어 도박 중독 예방의 날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치료기관의 치료자와 당직자들이 일을 전폐하고 온통 나와 어깨에 띠 두르고 가두 캠페인을 하면서 엄청난 예산을 낭비하는 날이죠. 그런 요식 행위는 하지 말라는 경고의 차원에서 제가 일하는 기관에서는 일체 참가하지 않고 그 날도 정상적으로 치료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센터장을 자꾸 불러들여 도와달라고 설득해도 듣지 않으니 관리감독권을 휘둘러서 무조건 복종시키겠다는 겁니다. 협조 안 하면 칼을 휘두르겠다는 발상 자체가 웃기죠. 그런 정신으로 무슨 도박 중독자와 가족을 돕겠다고...
전에도 이야기를 한 바 있지만 개가 꼬리를 흔들어야지 꼬리가 개를 흔들어갖고 뭐가 제대로 돌아가겠습니까? 게다가 꼬리가 자신이 달려 있는 동물이 개인지, 호랑이인지도 모른 채 무조건 흔들려고만 하면 문제가 안 생기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죠.
사감위는 정신 차리려면 아직도 멀었습니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2303
지금까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이하 사감위)는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의 도박 중독 국가이므로 사행산업 전반에 대대적인 수술을 감행해야 한다고 2007년 발족한 이후로 지금까지 순진한 국민들을 상대로 공포 마케팅을 해 왔습니다.
이러한 공포 마케팅을 위해 2008년 도박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문화관광정책연구원에 연구 용역을 발주하여 완전히 엉터리 연구(지금까지도 원자료 공개를 극구 반대하고 있습니다, 반면 마사회는 2009년 연구 결과의 원자료를 완전히 공개하였을 뿐 아니라 이 원자료를 바탕으로 2010년 연구 과제를 공모할 예정)를 진행하였고 이 연구가 얼마나 엉터리인지는 저만 해도 이미 다음과 같은 포스팅을 통해 수 차례 문제를 제기한 바 있습니다.
* 한국판 CPGI의 문제점* 사감위가 주장하는 검사-재검사 신뢰도 r=.352(p<.000)의 의미* 사감위가 타당도 검증의 근거로 주장하는 KMO와 Bartlett 구상 검정치의 의미 * British Columbia를 영국으로 착각하는 한심한 사감위
그런데 2009년에 KRA(한국 마사회)가 고려대학교 한성열 교수팀에게 발주한 '전국민대상 도박이용실태 유병률 조사' 결과 지금까지 사감위가 국민들을 얼마나 기만적으로 속여왔는가가 백일하에 드러났습니다.
이 연구는 사감위의 10배가 훨씬 넘는 2만 명(20,175명)의 유효 표본 수(이는 성인 인구 대비 0.053%로 다른 선진국의 실태 조사 표본 규모와 동일한 수준)를 확보하였으며 무엇보다도 연구 절차의 신뢰성과 타당성을 보장하기 위해 국내 최초로 사전 시뮬레이션 연구 -> 본 연구 -> 연구 감리 용역의 3단계를 거쳐 모든 오차를 최소화한 연구 프로젝트입니다.
기본적인 연구 결과만 살펴보더라도
1) 우리나라의 도박 중독 유병률은 0.9%로 중국(1.78%), 싱가포르(2.1%)에 비해 현저히 낮아 아시아 국가 중 최하위를 기록했으며 미국(1.1%)보다도 낮은 것으로 나타나 사감위가 그동안 얼마나 도박 중독률을 과대포장해왔는지가 낱낱이 밝혀졌습니다. 2) 유병률만큼이나 중요한 참여도는 58.1%로 뉴질랜드(86.2%), 캐나다(86.6%)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었으며 미국이나 싱가포르와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의 도박 중독 국가가 아니었던거지요. 여기서 내용을 오독하고 딴지를 걸 사람들이 있어서 미리 첨언하면 그렇다고 우리나라가 도박 중독 문제를 방치해도 되는 수준이라는 말은 아닙니다. 양비론으로 물타기할 분들은 사감위 홈페이지(pgcc.go.kr)로 가시길...
그동안 사감위는 도박 문제 해결이라는 반대하기 어려운 대전제의 뒤에 숨어 사실을 호도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그 대전제의 충족 자체를 방해하였습니다. 의도야 어떻든 지금까지 총량제, 전국 600개 상담센터 설립 계획, 전자카드 도입 등 하는 족족 도박 중독 문제 해결에 방해만 되는 제도적 장치를 고집하여 도박 중독 분야의 퇴보를 부채질하였습니다. 그동안 현장의 전문가들이 진실을 밝히기 위한 싸움을 하느라고 정작 도박 중독자와 그 가족을 위해 매진하지 못하고 소진한 노력의 양이 결코 만만치 않을 겁니다. 이 모든 소모적인 싸움의 책임은 반드시 사감위가 져야 합니다.
사감위에서 언론에 실린 이 연구 결과에 대해 곧바로 반박 보도문을 냈던데 반박 요지는 2008년 사감위 연구에서 유병률 산출에 사용한 CPGI에서는 중위험 도박자와 문제성 도박자를 합쳐 9.5%로 산출하였는데 2009년 마사회 연구에서는 NODS의 병적 도박자만 사용하여 0.9%로 추정하였으니 비교 불가하다는 것입니다. 일견 일리가 있는 말처럼 들리지만 자세히 뜯어 보면 억지쓰기에 불과합니다. 2009년 마사회 연구가 2008년 사감위 연구를 비판한 점은 크게 두 가지인데 하나는 유효 표본 수가 너무 적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엉터리 진단 척도인 CPGI를 사용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2009년 마사회 연구에서 비교 분석을 하기 위해 CPGI로도 자료 수집을 했음에도 정작 유병률은 NODS로 산출한 것이지요. 즉 노골적으로 이야기를 하지는 않았지만 2009년 마사회 연구에서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2008년 사감위의 연구 용역이 유효 표본 수의 태부족, 엉터리 CPGI를 사용한 것이기 때문에 터무니없이 높게 나온 유병률을 믿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사감위는 2008년 연구에서 NODS를 이용해 추정한 1.1%를 우리나라의 도박 중독 유병률로 발표했어야 한다는 거지요. 그런데 엉뚱한 다리를 긁고 있네요.
9.5%라는 유병률을 그대로 적용할 경우 어떤 결과가 나오느냐 하면 우리나라 20세 이상 성인 인구 2,700만 명에 대입을 했을 때 8명 중 1명, 약 360만 명이 도박 중독자라는 말이 되고 이는 4인 가족 기준으로 1,440만 명이 도박 중독의 피해를 당하고 있다는 말이 됩니다. 우리나라 인구를 5천만 명으로 잡는다고 해도 3~4 명 중 한 명은 도박 중독의 피해를 당하고 있다는 주장인데 이게 정녕 말이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무리 눈가리고 아웅 한다고 해도 하늘은 절대로 가려지지 않습니다. 그 사람만 병신 인증하는 것이죠.
현장 전문가(어디까지나 현장에서 직접 도박자를 만나는 전문가들만 해당) 어느 누구도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엉터리 연구 결과를 내놓아 국민을 호도하고 잘못된 정책을 입안해 시행함으로써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고 국력을 소모하는 기관이 바로 사감위입니다. 사감위는 도박 중독 분야의 수치입니다. 정말 창피해서 어디 가서 말도 못 꺼내겠습니다.
이번 반박문을 보니 사감위도 격년으로 실태 조사를 실시하는데 올 6월에 결과가 나온다고 하네요. 여전히 1천 명 남짓한 유효 표본에 또 그 엉터리 CPGI를 사용할 것이 뻔하기 때문에 별로 기대하지도 않습니다.
제가 장담하건대 사감위의 이번 연구 결과에서 2008년보다 유병률이 낮게 나오면 사감위가 일을 잘 했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자화자찬을 할 것이요, 반대로 유병률이 높게 나오면 사행산업체가 딴지를 걸어 제대로 된 정책을 시행할 수 없어 이런 결과가 나왔으니 사감위법을 개정해 단속과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일 겁니다. 이미 결론 내놓고 실시하는 연구라는데 10만 원 걸겠습니다.
태그 -
CPGI,
KRA,
NODS,
도박,
도박 중독,
도박중독,
문화관광정책연구원,
병적 도박,
사감위,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유병률,
유효 표본,
전국민대상 도박이용실태 유병률 조사,
전자카드 도입,
중독예방치유센터,
참여율,
총량제,
한국 마사회,
한성열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2218
제가 일하는 기관에서는 5회 이상 상담한 케이스를 장기 상담으로 분류하여 통계를 냅니다. 사실 도박 중독 상담은 상담 횟수가 얼마나 되느냐보다는 상담자와 내담자의 관계가 더 중요합니다.
다만 도박 중독자가 워낙 병에 대한 인식이 없고 치료받고자 하는 동기도 부족하기 때문에 다른 정신 장애 분야는 말 할 것도 없고 중독 분야에서도 워낙 조기 탈락율이 높습니다.
그래서 5회 정도는 상담이 이루어져야 상담자와 내담자 간에 어느 정도의 치료적 동맹 관계가 형성되고 경험적으로 볼 때, 치료 가능성이 높아지기에 편의 상 그렇게 분류하는 것 뿐입니다.
그런데 이번 국정 감사에서 모 국회의원이 5회 이상을 장기 상담으로 보는 것은 어림없는 일이라며 트집을 잡으면서 전문가들(한 다리만 건너면 다 아는 뻔한 바닥에서 그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저는 정말 궁금합니다)도 동의하지 않는다고 형식적인 운영을 질타하는 질의서를 보냈습니다.
참 신기한 것은 이 논리가 지난 달인가 사감위에서 모 언론에 사행산업체에서 운영하는 센터(제가 근무하는 기관을 콕 집어서)가 유명무실하고 형식적인 운영을 하고 있다는 인터뷰를 할 때 근거로 내세웠던 것과 똑같다는 것이죠.
뭐 이 질의를 한 국회의원이 그 기사를 보고 영감을 얻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럴수도 있지요.
그런데 웃기는 건 이런 분류 기준에 따른 통계 자료를 요구한 시초가 다름 아닌 국회의원들이었다는 것(국정감사 이전에는 이런 분류를 한 적이 없습니다)입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도 참 민망하고 우습지만 제가 일하는 기관에서는 5회 상담한 것은 상담 축에도 못 듭니다. 2~30회 상담한 내담자가 수두룩한데다 제가 어제도 상담한 내담자는 50회(그것도 지금은 종결을 위한 준비 기간이라 한 달에 1번 만나는 것이라서 50회이지 실제 햇수로는 3년 째 상담을 하고 있습니다)에 육박하니 5회 상담을 장기 상담이라고 우길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지금 기억으로도 현재 제가 상담하고 있는 내담자 중에서 10회가 넘지 않은 내담자는 한 명도 없는 것 같거든요.
저는 오히려 궁금한 것이 국가기관인 사감위 중독예방치유센터는 대체 얼마나 장기 상담을 잘 하고 있기에 다른 기관을 그렇게 폄하하느냐는 것이죠. 과연 저희처럼 모든 내담자의 개인 chart 관리를 하고 있을까요? 5회는 장기 상담이 아니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그 쉬운 5회를 넘기는 내담자 비율은 과연 얼마나 될까요? 집단으로 돌리는 프로그램 말고 개인 상담으로 말이죠. 저는 그게 참 궁금하거든요.
원래 다른 사람 옷에 묻은 겨는 보여도 지 몸에 묻은 똥은 보이지 않는 법이죠.
그래도 악취는 나지 않나요?
태그 -
국정감사,
국회의원,
내담자,
도박,
도박 중독,
도박중독,
동기 부족,
사감위,
사행산업체,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상담,
상담자,
장기 상담,
전문가,
중독예방치유센터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2062
최근에 사감위는 사감위법 개정을 통해 국고매칭제도를 폐지하려고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언플'은 기본이고 아마도 입법부인 국회의원들에게 열심히 로비하고 있겠지요.
현행 사감위법의 국고매칭제도를 간략히 설명하자면 이렇습니다.
도박 중독 치료 및 예방 등을 위한 사업비 중 50%를 사행사업자에게 부담금으로 징수하고 나머지 50%를 국고매칭해서 국가에서 충당하는 제도이죠.
사감위는 사행사업자가 내는 부담금의 액수가 적어 사업을 진행할 수 없는 것처럼 엄살을 부리지만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사행사업자는 사실 상 법에 명시가 되어 있기 때문에 사감위가 청구하는 부담금을 전액 낼 수 밖에 없고 실제로 내 왔습니다. 그리고 얼마를 요구한다고 해도 낼 겁니다. 그런데
왜 사감위는 사업비가 부족하다고 맨날 징징거리는 걸까요?
그건 국고매칭제도에 의해 사업을 하려면 50%를 국가에서 부담해야 하는데 국가 공무원들이 바보가 아닌 이상 국고에서 충당하기 위해서는 사업의 비용 효과성을 검증받아야 하는데 사감위가 수립하는 사업 계획들이 하나같이 증거에 기반하지 않은 탁상공론형 사업이거나 현실성이 부족한 뜬구름잡는 것들이기 때문에 자꾸 태클이 들어오게 되고 눈에 띄는 실적을 내지 않으면 조직의 존폐를 걱정해야 하는 신생 위원회인 사감위가 속이 탈 수 밖에 없는 것이죠. 그래서 만만한 사행사업자에게 100% 부담을 시키려고 국고매칭제도 폐지에 사활을 거는 겁니다.
이게 참으로 뻔뻔한 수작이 아닐 수 없는 것이 불법 도박인 '바다 이야기' 덕으로 설립된 사감위가 사감위법에 명시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불법도박에 대해서는 완전히 손을 놓고 있어 2009년 9월 현재 불법도박 시장은 '풍선효과'에 의해 엄청난 규모로 팽창하여 합법사행시장의 6배에서 8배에 달하는 규모로 성장하였습니다. 불법도박은 국가가 책임져야 하니 따지고 보면 50대 50의 국고매칭제도는 오히려 20대 80으로 국가가 더 많은 부담금을 내야 맞습니다.
또한 사감위가 과연 부담금을 제대로 집행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조직이냐는 측면에서 보면 더 가소롭습니다. 몇 차례 포스팅을 한 적이 있지만 대체 사감위는 무슨 일을 해 온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올해만 해도 도박중독 전문가가 전혀 포함되지 않은 연구 용역만 10여 건 무더기로 발주해 현장에는 적용하지도 못할 엄한 짓만 했고, 외국의 교수들을 불러 국제 컨퍼런스를 열어서는 정책 방향을 잡는답시고 3년 째 똑같은 이야기를 하면서 돈 낭비를 했고, 대체 치료는 제대로 하고 있는 건지 5명의 상담원이 2,500 건을 상담했다고 보고했던데 기도 안 찹니다. 게다가 전국실태조사처럼 중요한 사업은 생각도 못해서 사행사업자인 한국마사회 소속의 유캔센터가 자체적으로 올해 2만 명의 표본을 대상으로 전국도박실태조사를 수행 중입니다.
게다가 그렇게 두들겨맞고도 전국에 600개의 상담센터를 깔아야 한다는 헛소리가 아직도 들려오고 있고, 기존의 사행사업자가 운영하는 전국 네트워크를 붕괴시킨 뒤 앉아서 날로 먹으려고 한다는 소문까지 횡행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현장 전문가의 입장에서 볼 때, 사감위는 그동안 분란만 일으키면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현장 전문가들의 사기만 떨어뜨리고 스트레스만 가중시켰을 뿐 도박중독자와 그 가족을 위해 제대로 일을 한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그런 사감위를 뭘 믿고 엄청난 돈을 맡긴다는 말입니까? 어물전을 고양이에게 맡긴 격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국고매칭제도의 폐지는 커녕 오히려 엄격한 감사 기능을 도입해 지금까지 집행한 사업비 전액의 내역을 철저히 감사하여 국민의 피같은 세금이 조직의 유지와 보신을 위해 남용되거나 허투루 낭비되지 않았는지 밝히는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태그 -
국고매칭제도,
도박,
도박 중독,
도박중독,
부담금,
불법도박,
사감위,
사감위법,
사행사업자,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전문가,
합법사행사업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2023
근 1년 동안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이하 사감위)에 대한 포스팅이 없었습니다. 그 이유는 사감위가 일을 잘 해서 포스팅 할 거리가 없었기 때문이 아니라(요새도 심심할 만 하면 사건을 뻥뻥 터뜨리기 때문에 포스팅을 하려고 하면 소재가 얼마든지 무궁무진합니다) 제가 사감위에 대한 희망을 일찌감치 버렸기 때문에 정신건강을 위해서 사감위가 배를 산으로 몰고 가든 말든 그동안 신경쓰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왜 갑자기 포스팅을 하게 되었냐 하면 그냥 입이 심심해졌기 때문입니다. 즉 오징어 땅콩을 잘근잘근 씹는 느낌으로 그냥 마음 편하게 읽어주시면 됩니다(웃음).
그럼 이제 왜 사감위가 뻔뻔스럽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아시다시피 사감위는 2005년에 터진 '바다 이야기' 사태로 인해 불법 도박에 대한 폐해를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열매를 맺어 탄생한 국가 기구입니다. 즉 기본적으로 불법 도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든 조직이라는 것이죠. 물론 사감위법에는 불법 도박에 대한 아무런 조항도 없어 시작부터 절름발이 소경 상태였습니다만.
어쨌거나 예산을 집행할 때 국고 매칭 제도에 의해 합법적인 사행산업자가 50%, 국가가 50%를 부담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국가의 책임을 강조한 것이기 때문에 비교적 합리적인 예산 마련 방안입니다(물론 사행산업자들이 자체적으로 치료센터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이미 이중부담이라는 불형평성에서 벗어날 수는 없습니다만). 그런데 최근 사감위가 한나라당을 끼고 국고 매칭 제도를 폐지하고 사행산업자에게 100% 부담금을 물릴 수 있도록 개정안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습니다. 참으로 뻔뻔스러운 작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사감위가 국고 매칭 제도를 폐지하려는 이유는 사행산업자가 돈을 내지 않으려 해서가 아니라 같은 액수에 상응하는 국고 마련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사행산업자에게 50억을 내라고 하면 사행산업자들은 사감위에서 요구하는 것이기 때문에 무조건 마련합니다. 문제는 국가인데 국고 매칭 제도에 의해 똑같은 금액인 50억을 내야 합니다. 요새 정부가 어떤데 사감위가 내란다고 50억 원을 냉큼 내나요. 당연히 사업의 가치, 효과성, 목표 달성 가능성을 꼼꼼히 살피겠지요. 그리고는 말도 안 되는 사업들을 삭감해버립니다. 그러니 사감위에서는 마음대로 사업을 끌고 나가기 위해 국고 매칭 제도를 폐지해야 하는 겁니다.
그런데 이게 얼마나 뻔뻔한 짓이냐 하면 작년에 총량제 도입 전에 현장의 전문가들이 풍선 효과에 의해 불법 도박이 급격히 증대될 것이라고 이구동성으로 예측했더니 말도 안 되는 '기관차 효과'를 들고 나오면서 그대로 밀어붙였거든요. 그 결과로 현재 불법 사행산업의 규모는 년 간 80조 원 이상으로 합법 사행산업 규모의 최소 4배 이상으로 팽창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러니 불법 도박을 통제해야 할 책임이 있는 국가가 최소한 사행산업체에 비해 4배 이상을 더 부담하는 것이 합리적인데 적반하장격으로 몽땅 사행사업체에게 떠 넘기려는 것이거든요. 이런 후안무치한 기구가 어디 있습니까?
그래도 여기까지는 넓은 마음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치죠. 뭐 도박중독 문제를 제대로 해결할 수만 있다면 그깟 부담금 더 낼 수도 있을 겁니다.
문제는 과연 사감위가 예산을 운용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기관이냐 하면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죠.
우선 사감위는 올해에만 10건의 연구를 진행했는데 단 한 건도 자체 연구가 없습니다. 모두 용역 발주를 통해 해결했죠. 이 연구들 중에서 도박중독 전문가가 포함된 연구는 단 1건입니다. 그것도 연구 책임자가 아닙니다. 이런 식으로 온통 비전문가들에 의해 수행되었기 때문에 구체적 실행 전략이 없는 외국의 자료를 단순 나열하거나 근거가 부실한 결과들이 반복적으로 산출되고 있어 현장에서는 적용 가능성이 거의 없는 garbage 수준으로 보고 있습니다. 사감위는 이런 곳에 예산을 낭비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더 웃긴 것은 사감위 조직 중 연구조사를 담당하는 부서가 엄연히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치유/재활'을 담당하도록 되어 있는 일개 부서에 불과한, '중독예방치유센터'에서 모든 연구조사의 관리를 맡고 있다는 것이죠. 개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격입니다. 기능 중복으로 인한 대표적인 예산 낭비 사례라고 볼 수 있죠.
이렇게 엉터리로 일을 하면서 사감위의 모 인사가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사감위의 네트워크 센터가 되면 50억 원의 예산 지원을 하겠다는 허무맹랑한 소리를 하고 다닌다는 소문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사감위 전체 조직의 일년 예산이 40억 원 남짓인데 상담 센터마다 50억 원을 준다는 말을 철석같이 믿고 일개 대학교의 총장까지 엉덩이를 들썩이면서 날림으로 도박중독 관련 연구소를 세우면서 부화뇌동한다는데 이건 순진하다고 해야할 지 멍청하다고 해야할 지 참...
사감위의 뻔뻔스러운 행보가 어디까지 진행될 지 모르겠습니다만 포스팅 거리는 떨어지지 않을 것 같네요(비웃음).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1979
다음은 사감위에서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전자카드를 이용한 도박중독 예방 계획안입니다.
닫기
과다 이용객(6개월 간 55일 이상 사행산업 이용자를 과다 이용자에 포함하되, 6개월 간 70만 원이하 이용자의 경우 제외)으로 분류된 이용자의 경우
교육, 집단상담, 개별상담 완료 시까지 사행산업 이용을 정지하고
1. 6개월 간 55일 이상 사행산업 이용 시 : 3시간 의무 교육 실시(1회 분량)2. 교육 후 3개월 간 30일 이상 사행산업 이용 시 : 집단상담 8시간(1~2회 분량)3. 집단상담 후 3개월 간 30일 이상 사행산업 이용 시 : 개별상담 3회 의무상담4. 개별상담 후 3개월 간 30일 이상 사행산업 이용 시 : 개별상담 5회 의무상담
게다가
개별상담 5회 의무상담까지 받은 이용자의 경우, 실명 전자카드로의 전환 및 상담기관에서의 실명 관리 방안을 검토하겠다.
사감위의 계획안을 간단히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앞으로는 현금 베팅을 금지하고 도박을 하고자 하는 사람은 모두 전자카드를 사용해야 합니다. 사용할 때마다 기록이 되기 때문에 6개월 동안 55일 이상 도박을 하게 되면 출입이 정지되며 이를 풀기 위해서는 의무적으로 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얼핏 보면 도박에 빠지지 않도록 국가에서 세심하게 신경 써 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여러가지 엄청난 문제가 있는, 전형적인 탁상행정의 표본입니다. 문제가 너무 많기 때문에 핵심적인 내용만 몇 가지 추려 정리해 보겠습니다.
1. 일반 사행산업 이용자와 잠재적인 도박 중독자의 구분 문제
한 인간에 대한 심리적, 행동적 특성의 진단과 평가를 위해서는 엄격한 과학적 방법을 이용해 평가 도구를 제작하고 이를 사용할 때에도 엄격하게 훈련받은 전문가를 통해 잠재적인 평가를 내려야 하는데 이는 한 인간이 주관적, 윤리적, 도덕적 판단에 의해 잘못 평가되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것입니다. 따라서
사행산업을 이용하는 사람이라고 해서 이러한 검증된 평가 도구도 없이, 또 전문가에 의한 평가 절차도 거치지 않고 전자 카드로 확인된 개인의 접근성(출입횟수)에만 초점을 맞추어 일반 이용자와 잠재적인 도박 중독자로 구분하는 것은 도박 중독 발병의 생물심리사회적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행정 편의적인 방법입니다. 소득 수준과 개인의 기호 등과 같은 다양한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한 가지 특성만을 선택적으로 지목하여 국가가 통제를 강제하여 사실 상의 잠재적 도박 중독자로 낙인찍어 버리는 것은 인간의 기본적 욕구를 양성적으로 표출하도록 하여 욕구를 억제했을 때 초래되는 불법, 과몰입, 탈세, 정신건강 사각지대발생 등의 문제를 최소화하려는 성숙한 국가정책이라고 할 수가 없습니다.
2. 윤리 문제
과연 이런 강제적 의무 상담이 효과적일 것인가는 논외로 치더라도 현재 과도한 이용자에 대한 교육과 상담은 내용 상 강제로 규정된 상담(강제 상담)이므로,
이용자의 선택권과 자율성을 침해하기 때문에 헌법에 규정된 '인권', '자유' 등 인권 침해의 소지가 높습니다. 또한 국가가 사행산업을 허용하면서도 다른 한 편으로는 관리와 규제를 통한 통제 중심의 이중적 태도를 보이는 것이므로 '자율성과 선택'이 기반되어야 하는 치료의 기본 원리에도 위배됩니다. 따라서 이로 인한 법적 문제가 야기될 경우 그 책임은 이런 엉터리 계획안을 추진한 정부(사감위)가 져야할 겁니다.
3. 실질적인 효과 문제
엄밀히 말하자면 현재
사감위가 추진하고 있는 강제 상담 제도는 강원랜드와 체육진흥공단에서 사용하고 있는 모델을 적당히 섞은 것으로 새로울 것이 없습니다. 그나마 그 효과성에 대한 시뮬레이션도 없고, 기존에 사용하고 있는 기관에 대한 실사도 없는 그야말로 책상머리에서 연필을 굴려 만들어낸 산물입니다. 도박 중독자는 동기가 매우 낮고 문제 의식 또한 부족한데 강제 상담은 그야말로 거부감만 불러일으킬 소지가 큽니다.
예방과 치료를 위한 상담이 아니라 출입 제한을 풀기 위한 요식 행위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며 이용자가 다른 불법 도박으로 이환할 위험도 높습니다.
덧. 사감위가 근래에 좀 조용하다 싶었는데 역시나 큼지막한 한 방을 또 터뜨리는군요. 세상에서 제일 미운 사람은 무식하면서 일 열심히 하는 사람입니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1812
2007년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출범한 이후 좌충우돌, 우왕좌왕 정책 혼선과 각종 실기를 거쳐 내년부터 시범적으로 몇 군데의 치료 센터가 설립되고 향후 전국으로 확대될 예정입니다.
현재 현장에서 일하는 치료자의 수가 태부족인지라 전문가를 교육, 양성, 충원하는 문제가 당연히 대두되었죠. 그런데 일각에서 관련 학부에서 일정 과목을 수강한 후 졸업한 학부 출신을 대상으로 수십 시간의 교육 과정을 거쳐 자격증을 주고 현장에 투입하는 방안을 고려(시험을 보든 말든 별로 차이가 없습니다. 거의 쓸모가 없으니까요)하고 있는 것 같은데 현장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탁상공론의 전형이거나 자신의 입지를 확보하고 시장(이 말 참 마음에 안 들지만)을 선점하려는 파렴치한 짓에 다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처음 도박 중독 치료를 하기 위해 현장에 투입되었을 때, 그래도 우리나라에서 손꼽힐 정도로 수련 과정이 엄격하고 치열한 수련 병원에서 3년을 수련한 전문가였는데도 상황을 제대로 통제하고 마음의 여유를 갖고 도박 중독자를 대하게 되기까지 3년이 넘게 걸렸습니다. 아마 현장에서 일을 하는 치료자들은 제가 무슨 말을 하는 지 다들 이해하실 겁니다.
그만큼 도박 중독 치료는 어렵습니다. 단순히 도박자가 병에 대한 인식이 없고 재발이 잦아서가 아니라 온갖 다양한 문제가 중첩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도박 중독은 대부분 집중적인 대면 상담을 기반으로 치료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기본적인 상담 기술에 익숙해야 하고 병식이 전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서 동기 강화 상담을 자유자재로 해야 하며, 인지적 오류 교정을 위한 인지행동치료에 능해야 합니다. 그 뿐만 아니라 재정 파탄으로 인해 나타나는 부부 갈등, 가족 갈등 해결을 위해 부부 상담과 가족 상담을 할 수 있어야 하며, 기본적인 재정 관리와 채무 변제, 법적 문제를 다룰 수 있을 정도의 전문 지식을 요합니다. 무엇보다도 알코올 중독, 우울증, 불안 장애, 자살 위험성 등의 공존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를 정확하게 진단, 평가할 수 있는 전문성과 함께 적절한 시점에서 약물 치료를 포함한 정신과적 치료를 의뢰, 관리할 수 있는 판단력과 전문 지식이 필수입니다. 이러한 상황을 학부 수준의 상담자가 다룰 수 있다고요? 어림 반 푼 어치도 없는 일입니다.
개인적으로 도박 중독 치료를 위해서는 최소한 3년 이상의 정신과 수련을 기본(이것도 제대로 된 수련 기관에서 받았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으로 하는 정신보건전문요원 1급 또는 임상심리전문가 수준의 자격을 갖추고 거기에 집중적인 교육을 통한 재훈련을 해야만 현장 투입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그러고도 기관 자체적으로 상당히 intensive한 보수 교육과 사례 관리를 실시해야만 됩니다. 미안하지만 석사 수준의 인력도 도박 중독 치료 현장에서는 물가에 내놓은 철부지나 다름 없습니다. 저 같아도 제 내담자를 못 맡기겠습니다.
그래서 제가 일하는 기관은 모든 전문가가 정신보건임상심리사 1급과 임상심리전문가 자격을 모두 갖추고 있고 2년 이상의 현장 상담 경력이 있는 지원자를 모집합니다. 그러고도 매우 엄격한 면접 절차를 거쳐 전문가를 선발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박사, 교수라도 충분한 상담 경험이 없는 사람은 뽑지 않습니다.
자주 이야기를 하지만 도박 중독 치료자는 누구를 위해 존재합니까? 내 밥그릇을 위해서? 학회를 위해서? 도박 중독 치료자는 도박 중독자와 그 가족의 치료와 재활을 위해 존재하는 겁니다. 그러니 얼렁뚱땅 엉터리 자격증이나 따서 엉덩이 들이밀려는 수작 부리지 말기 바랍니다. 충분한 실력과 전문성을 갖추고 거기에 사명감까지 기본으로 장착한 뒤 도전하기 바랍니다.
덧. 전에도 이야기를 한번 한 적이 있는데 급수가 나누어지는 자격증이 있다면 하급 자격을 가진 사람을 모두 포괄해도 모자랄 정도로 현장의 수요가 정말 많지 않은 이상 일을 할 때 업무의 기준은 대체로 하급 자격이 아니라 상급 자격에 맞추어지게 되고 하급 자격자는 거의 단순 사무 업무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한된 인건비를 갖고 현장의 수요에 대처해야 하니 싼맛에 하급 자격자로 자리를 채우게 되고 제대로 된 치료는 요원하게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 심리학회에서 추진하고 있는 중독심리전문가 자격의 하급 자격인 중독 심리사나 중독전문가협회의 중독전문가 2급 자격은 잘못된 정책 판단입니다. 임상심리학회에서 왜 임상심리사 자격을 폐지하고 임상심리전문가 자격 하나로 통일했는지 그 과정을 benchmarking 해야 할 것입니다.
태그 -
가족 상담,
내담자,
도박 중독,
도박중독,
병식,
부부 갈등,
부부 상담,
불안장애,
사감위,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상담,
상담자,
심리치료,
알코올 중독,
우울증,
임상심리전문가,
재정 관리,
재활,
전문가,
정신과,
정신보건임상심리사,
치료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1549
아래는 9월 4일 토론회에서 사감위가 제시한 '해외에서도 문제성 도박자와 중위험 도박자를 합쳐 도박 중독 유병률을 산정한다'는 반박 논리 중 일부입니다.
'영국 포함, 해외에서도 도박 중독 유병률 조사 시, 문제성 도박자(Problem Gambler)와 함께 중위험 도박자(Pathological Gambler)를 포함하여 도박 중독 유병률을 측정한다'
'문제성 도박자와 중위험 도박자를 포함하여 CPGI로 유병률 측정 사례
- 영국 콜롬비아 문제성 도박 유병률 조사(2003)
- 브리티쉬 콜롬비아 문제성 도박 유병률 조사(2003,2008)
- 캐나다 도박문제 전 국민조사(2005)
- 온타리오 문제성 도박 조사(2005)
- 사우스 오스트레일리아 문제성 도박 유병률 조사(2006)'
여기에서 첫 단락의 Pathological Gambler(병적 도박자, DSM-IV에서 사용하는 분류 기준)를 Moderate Risk Gambler(중위험 도박자)와 헷갈리는 것은 차라리 애교 수준입니다. 뭐 정신줄을 놓으면 스펠링을 틀릴 수도 있죠(웃음).
사소한 실수를 하나 더 지적하면 CPGI를 사용했다면서 CPGI 분류에서는 사용하지도 않는 '도박 중독 유병률'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군요. 엄밀하게 말하면 문제성 도박 유병률이라고 해야죠. 자기네들이 사용하는 측정 도구의 사용법도 모르나요?
위의 실수들은 제한된 시간에 날림으로 자료를 작성하느라고 생긴 것으로 이해할 수도 있습니다만 아래의 실수는 더 어이가 없습니다.
문제성 도박자와 중위험 도박자를 포함하여 유병률을 측정한 사례로 든 것들을 하나씩 살펴보자면,
'영국 콜롬비아 문제성 도박 유병률 조사(2003)'가 가장 압권인데 영국의 경우 문제성 도박 유병률 조사를 199년과 2007년 2차례에 걸쳐 실시한 바 있습니다. 2007년의 조사에서 1999년 조사 결과와 비교한 자료도 함께 내놓았죠. 2003년에는 조사를 실시한 바 없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살펴보니 영국 콜롬비아? 영국에 그런 지명이 없을텐데요. 알고보니 이 사람들이 캐나다 British Columbia 주에서 2003년에 실시한 유병률 조사를 British라는 말이 들어가니까 영국인 줄 알고 영국 콜롬비아 문제성 도박 유병률 조사라고 한 것이었습니다(바보 아냐?).
그렇다면 캐나다 British Columbia주의 문제성 도박 유병률 조사 결과는 과연 어떨까요? 얼핏 보면 문제성 도박 유병률과 중위험 도박 유병률을 합한 수치를 사용한 것처럼 보입니다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오히려 문제성 도박 유병률을 '고위험 도박 유병률'과 '중위험 도박 유병률'로 구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37p의 표에서 'Moderate/Severe Problem Gambler'라는 범주로 구분을 하고 있고 본문에서도 대다수의 문제성 도박자가 중위험 범주에 속한다는 사실을 강조해서 제시하고 있습니다. 2003, 2008년 자료 어디에도 두 유병률을 합한 수치만을 제시한 곳이 없습니다. 아주 지 마음대로 인용했네요.
다음으로 캐나다 도박문제 전 국민 조사(2005)입니다. 여기에서도 표면적으로는 두 유병률을 합쳐 제시했습니만 역시 내용을 자세히 읽어보면 1990년대에 캐나다에 급속하게 번진 VLTs(Video Lottery Terminals)의 영향에 따른 캐나다 각 주의 유병률 비교를 목적으로 실시한 조사이기 때문에 연구 편의 상 두 유병률을 합쳐 제시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215p Table 2). 그러면서 연구자들은 두 범주를 하나로 합쳐 제시한 것이 논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CPGI 범주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종단 연구와 population-based study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제한점으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 연구에서는 혼란을 막기 위해 문제성 도박 유병률과 중위험 도박 유병률을 각각 구분해서 표로 제시(215p Table 1)하고 있죠. 그러니 두 유병률을 합쳐서 제시한다고 주장하기에는 근거가 빈약합니다.
이러한 경향은 사우스 오스트레일리아 문제성 도박 유병률 조사(2006)에서도 나타나고 있는데 이 연구에서는 2001년 SOGS를 사용해 수행된 유병률 조사 결과와 비교(114p)하기 위해 임상 집단에 사용하는 SOGS와 일반 인구 집단에 사용하는 CPGI를 수평 비교할 목적으로 임의로 문제성 도박 유병률과 중위험 도박 유병률을 합쳐서 제시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즉 다른 측정 척도와 비교하기 위해 표준 점수로 변환하는 것과 유사하게 비교를 위해 임의로 유병률을 합쳐 제시한 것이라는 것이죠. 이러한 비교 목적이 없는 경우 CPGI를 사용한 세계 어느 유병률 조사에서도 두 유병률을 합쳐 하나의 수치로 제시하지 않습니다. 하다못해 이 연구에서도 SOGS와 비교가 필요없는 부분에서는 두 유병률을 분명히 구분하여 제시하고 있습니다(114p Table 4.3, 115p Table 4.4 등).
마지막으로 밑에서 두 번째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문제성 도박 조사(2005)는 확인해보니 문제성 도박 유병률(0.8%)과 중위험 도박 유병률(2.6%)을 각각 구분해서 기술하고 있더군요(8p & 45p table 4.1.0). 확인도 제대로 하지 않고 그냥 발표했네요. 무식하면 이렇게 용감해질 수도 있네요. 대단해요~
사감위에서 문제성 도박 유병률과 중위험 도박 유병률을 합쳐서 제시했다고 내놓은 자료는 이처럼 뒤집어 보면 하나도 근거가 없는 것들 뿐입니다.
제가 review해 본 바에 의하면 CPGI가 개발된 이후에 문제성 도박 유병률과 중위험 도박 유병률을 따로 구분하여 제시하는 유병률 조사 연구만 해도 영국(2007), 호주 Tasmania주(2005), 호주 Queensland주(2006~7), 호주 Victoria주(2004), 캐나다 Quebec주(2002), 캐나다 Manitoba주(2006), 캐나다 Saskatchewan주(2002), 캐나다 New Brunswick주(2001), 캐나다 Ontario주(2005), 캐나다 Newfoundland & Labrador주(2005)에 이를 정도로 많습니다.
사실
제가 황당해하는 부분은 이 자료를 작성한 실무진의 실수 내용이 아닙니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자료가 그대로 외부로 발표될 정도로 사무처 직원, 사감위원, 사감위 전문위원들 어느 누구도 제대로 검증하는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지 않다는 것이 정말 문제이죠. 보고도 그대로 발표하게끔 통과시켰다고는 생각하고 싶지 않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사감위는 정말 희망이 없으니까요.
제가 일하는 기관의 경우 외부에 발주한 연구 용역이라고 하더라도 세 명의 전문가가 중간 중간 진행 과정을 검수하여 필요한 부분을 제언하고 중간 보고서와 최종 보고서 모두를 점검하여 잘못된 부분을 확인, 공유하고 그 윗선에서 다시 한번 점검하는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습니다.
우리나라 도박중독문제를 총괄하는 국가 조직이 일개 기관의 검증 시스템만도 못한 모습을 자꾸 보여준다면 그런 어설픈 조직을 누가 믿고 따를 수 있겠습니까?
좀 더 분발해 주세요.
덧. 지금 하고 있는 꼴을 보면 그다지 희망이 보이지는 않습니다만(웃음).
태그 -
CPGI,
prevalence survey,
도박,
도박 중독,
도박 중독 유병률,
도박중독,
문제성 도박,
문제성 도박 유병률,
사감위,
사통위,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유병률,
유병률 조사,
중독예방치유센터,
중위험 도박,
측정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1494
아래는 9월 4일 토론회에서 CPGI의 타당도 검증을 제대로 했다는 사감위의 또 다른 반박 논리입니다.
'요인 분석을 실시한 결과, 표본 적합도(KMO)는 .909, Bartlett의 구상 검정치는 3939.808, 유의확률은 .000으로 나타났으며, 단일 요인 구조로 확인됨'
KMO(Kaiser-Meyer-Olkin) 측정치는 변인 쌍의 상관 관계가 다른 변인에 의해 얼마나 잘 설명되는가의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입니다. 이 수치가 작으면 요인분석을 위한 요인의 선정이 좋지 못한 것이죠. 보통 .90이상이면 매우 좋은 편, .50 미만이면 받아들일 수 없는 것으로 판정합니다.
.909라고 했으니 요인분석을 위한 요인의 선정은 제대로 했다는 것 이외에 특별한 정보는 없습니다.
또한
Bartlett 구상 검정치는 요인분석모형의 적합성 여부를 나타내는 수치로 상관관계행렬이 단위행렬이라는 영가설을 검증하기 위한 측정치입니다. 영가설을 기각해야 요인분석모형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죠.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에서 영가설을 기각했으니 이제 제시한 요인분석모형을 사용할 수 있겠군요.
그래서요? 뭐 어쩌라고요?
요인분석을 위한 준비가 되었으니 이제 요인분석방법의 선택, 회전 방식의 선정과 근거 제시, 요인 회전 후 각 요인의 설명변량 제시, 각 문항의 요인 부하량과 공통분, 고유치의 결과표 제시와 문항 선택의 기준, 요인 분석 결과표를 제시해야죠.
달랑 KMO와 Bartlett 구상 검정치만 제시하고 단일 요인 구조로 확인되었다?
이거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것도 유분수지, 통계 방법론에 대해 아는 사람이 작성한 반박 논리 맞습니까?
더 웃긴 것은 그나마 제시한 논리를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타당도 검증을 제대로 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죠.
단일 요인 구조라고 했는데 미안하지만 DSM-IV를 기초로 제작되어 한국판 표준화 작업이 완료된 K-NODS의 경우 최소 4개의 요인(금단증상, 내성, 충동조절능력의 장애, 일상생활기능의 부적응이나 손상)으로 구성되어 있거든요.
CPGI가 단일 요인 구조라면 도박 중독이 아닌 다른 개념을 측정하는 것일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런데도 타당도 검증이 되었다고요?
토론회에서 사무처장이 인정하지 못하는 소수를 이해시키기 위해 마련된 자리가 아니라고 윽박지르던데 그 자리에서 다른 어떤 토론자도 제대로 된 의견을 내지 않더군요. 그렇다면 다들 이런 엉터리 논리를 인정하고 받아들였다는 말인데 솔직히 교수로서 X 팔리지 않나요? 제가 사감위와 관련된 교수라면 얼굴도 못 들 것 같은데 말이죠.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는 쉽지 않지만 최소한 괴물은 되지 말아야죠. 그렇지 않나요?
사감위의 삽질은 앞으로도 쭈~욱 계속 됩니다.
덧. 사감위 때문에 포스팅거리가 끊길 일은 없겠습니다(웃음)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1472
닫기
□ "경기불황, 도박중독 상담자 급증"
- 도박센터 형식적 운영, 대책마련 절실
기사입력2008-09-24 15:18양혁진 yhj@asiaeconomy.co.kr
장기경기불황으로 사행산업이 최대호황을 맞는 가운데 도박중독 상담자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송훈석 의원이 24일 강원랜드, 한국마사회등이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오랜 경기불황으로 카지노· 경마· 경륜·경정, 복권의 지난해 매출액이 14조 5,815억원으로 사상최대를 기록하는 등 사행산업이 최대호황을 맞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도박중독문제로 인한 상담자가 급증하고 있는데도 도박중독방지센터는 생색내기식으로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도박중독 상담자는 총 7,970명으로 2006년 상담자에(5,986명) 비해 33%나 증가했으며, 2004년에(1,841명) 비해서는 무려 4.3배나 급증한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 사행산업감독위원회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의뢰해 실시한 ‘사행산업이용실태조사(2008년)’에 따르면, 우리나라 19세 이상 성인인구(3,750만명)의 도박중독유병율은 9.5%, 356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될 만큼 사행산업에 따른 우리사회의 도박중독 문제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반면 현재 사행산업 시행처별로 각각 운영하고 있는 도박중독센터의 운영예산은 지난해 순이익 1조 6,975억원의 0.4%인 61억원에 그쳤으며, 지난 5년간의상담실적(27,658명)도 전체 도박중독자 예상치(356만명)의 0.76%에 불과한 상태로 기업이미지 제고를 위한 생색내기 센터운영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인터넷상에 확산되고 있는 각종 도박성 인터넷게임 등에 대해서는 도박중독방지 예방이나 치료문제가 사각지대로 남아 있어 대책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송 의원은 "현행 사행산업 업체들이 운영하는 도박중독방지센터의 부실운영에 대해 제도적 개선이 시급한 실정이다" 면서 "도박중독문제를 종합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독립된 종합치료예방센터의 설립이 필요하다" 고 강조했다.
양혁진 기자 yhj@asiaeconomy.co.kr
아시아 경제에 실린 어제 일자 기사입니다. 대부분 신문의 기사 내용이 대동소이합니다.
장기적인 경제불황이 왜 사행산업 호황으로 이어지는지 논거도 없이 그냥 갖다붙이는 거야 그냥 넘어갈 수 있다손 치더라도 그로 인해 도박중독자가 늘어났다는 주장은 참 어처구니가 없을 따름입니다.
기사에는 강원랜드, 마사회에서 제출한 자료를 분석했다고 되어 있는데 분석은 개뿔이나 했겠습니다.
정리해서 준 자료조차도 제대로 해석하지 못하는 것이 의원실입니다. 그나마도 보좌관은 자기가 자료를 뽑아내서 질의서 만들어야 하니까 공부를 할 수 밖에 없지만 국회의원은 대부분 거의 바보와 다를 바 없습니다. 자료 볼 시간도 사실 없고요. 도박중독자가 늘어난 이유에 대해 분석해서 상세하게 설명을 붙여도 개무시하고 그냥 자기네가 하고 싶은 말만 앵무새처럼 하죠.
내담자의 진입 경로를 분석해서 숫자가 늘어난 이유가 도박 중독 문제의 심화가 아닌 적극적인 예방/홍보 정책으로 인해 잠재되어 있던 도박 중독자가 가족에 의해 방문하면서 지속적으로 늘어난 것이라고 그렇게 설명했는데도 귓등으로도 안 듣고 그냥 도박 문제가 심화되어서 그렇다고 하죠. 뭐 그게 몽둥이 휘두르기에 편하니까 그렇겠지만...
내담자의 수가 줄면 열심히 치료하지 않아서 줄었다고 타박하고, 늘면 도박 문제가 심각해져서 그랬다고 그러고(대체 어쩌라고~). 인구 센서스에 기초한 전국 실태조사 자료 하나 없이 그저 사행산업체에서 제공하는 자료에만 기반해서 마음대로 재단해서는 그러는게 창피하지도 않은 지 모르겠습니다. 기사의 논리대로라면 예산을 엄청 늘린 다음에 예방/홍보 활동 하나도 하지 말고 그냥 찾아오는 도박자만 상담하면 몇 년 안에 완전히 파리 날리게 줄어들 수 있어요. 그럼 그 때 가서는 뭐라고 설명하려고 그러실까요?
이미 조작으로 (거의) 판명이 난 2008년 사감위 실태조사의 엉터리 유병률을 아무런 문제 의식 없이 그대로 가져다 옮기는 것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도박 중독 현장에 대한 이해가 전무한 겁니다.
인터넷 상에 확산되고 있는 도박성 인터넷 게임은 사각지대로 남아 있다고 아주 용감하게 단언하는데 실제 현장의 도박 중독 치료기관들은 도박의 종류를 따지지 않고 치료하거든요? 마사회에서 운영하는 기관은 경마 중독자만 치료하고, 강원랜드에서 운영하는 기관은 카지노 중독자만 치료하는 것이 아니에요. 처음에 만들어질 때부터 도박의 종류를 가리지 않고 아주 포괄적으로 주식 중독자까지 치료하고 있는데 이제 와서 왠 자다가 봉창 두들기는 소리를 하는 건지...
게다가 제도적 개선이 필요해서 도박중독문제를 종합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독립된 종합치료예방센터의 설립이 필요했다고 강조했는데... 허 참...
이미 있거든요? 사감위에서 운영하는 중독예방치유센터는 대체 뭐랍니까? 사실 유명무실하기는 하지만 엄연한 국립 치료 기관이에요. 무식하면 용감하지나 말지.
덧. 빨리 여행 준비해야 하는데 이런 이야기나 늘어놓으면서 푸념이나 해야 하는 제가 다 한심합니다.
태그 -
국회의원,
도박,
도박 중독,
도박중독,
문광위,
문화관광정책연구원,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바보,
사감위,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송훈석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1454
아래는 9월 4일 토론회에서 CPGI의 신뢰도 검증을 제대로 했다는 사감위의 반박 논리입니다.
'사행산업 이용실태 조사 및 총량 조정 연구(2008)'에 참여한 200명의 표본을 대상으로 2주 후 재조사를 실시하여 검사-재검사 신뢰도를 측정하였고 그 신뢰도가 r=.352(p<.000)가 나왔으니 검증이 되었다
타당도, 신뢰도 검증이 되었다는 걸 입증하기 위해 찾아낸 결과가 겨우 이것이라는 사실이 우선 안습이고 그나마 찾아낸 결과라는 것이 도리어 이 연구가 얼마나 엉터리인지를 입증하는 결과가 된다는 사실이 또 한번 안구의 쓰나미죠. 대체 사감위에는 바보들만 모인 건지, 이런 말도 안되는 수치를 맞다고 하는 위원, 전문위원들은 또 뭐랍니까?
물론 사감위의 신뢰도 계수는 통계적으로는 유의미합니다. 그래서 자랑스럽게 들고 나왔겠지요. 하지만 한꺼풀 벗겨보겠습니다.
아는 분은 아시겠지만 통계 분석에서 상관계수를 제곱한 후 100을 곱하면 설명량이 %로 산출됩니다(이해를 돕기 위해 아주 간략하게만 설명하겠습니다). .352를 제곱하면 0.123이 나오고 여기에 100을 곱하면 12%가 됩니다. 이게 무슨 의미냐 하면 2주 전에 실시한 CPGI 결과는 2주 후에 실시한 CPGI 결과를 12%만 설명한다는 말이 됩니다. 그럼 88%는 어떻게 될까요? 당연히 설명하지 못하는 겁니다.
즉
사감위에서 사용하는 CPGI로 측정을 했더니 2주 전에는 문제성 도박자로 나왔는데 2주 후에 똑같은 사람에게 다시 실시해 보니 정상으로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죠. 이런 고무줄 같은 잣대가 제대로 된 도구라고 계속 빡빡 우깁니다. 12%의 검사-재검사 신뢰도를 보이는 검사 도구를 뭐하러 사용합니까? 그냥 동전 던지기로 정하는 것이 낫습니다. 앞면이 나오면 도박 중독자, 뒷면이 나오면 정상이니까 계속 도박을 하라고 하면 됩니다.
참고로 사회과학분야에서 인정하는 검사-재검사 신뢰도는 최소 r=.79에서 .99입니다(Lisa Friedenberg, 2004). 사감위원이나 전문위원이 이런 기본적인 것을 알고도 모른 척했다면 직무 유기요, 정말 몰랐다면 자격이 없는 것이죠. 이 정도의 통계적 상식도 없는 사람이 무슨 교수랍니까?
그럼 2004년도에 한국마사회 용역으로 실시해 한국판 표준화가 된 도구인 K-NODS의 검사-재검사 신뢰도는 얼마일까요? r=.893입니다.
r=.352의 검사-재검사 신뢰도를 신뢰도 검증의 결과라고 내놓는 사감위를 보면 대가리를 땅에 파묻고 사냥꾼이 지나가기만을 바라는 들꿩이 생각나서 참으로 안쓰럽습니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닙니다. -_-;;;
사감위의 안쓰러운 좌충우돌 횡설수설기는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1426
제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이하 사감위)를 싫어하는 이유는 아주 간단합니다.
비겁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솔직하고 담백한 걸 좋아합니다. 맞으면 맞다, 아니면 아니다 분명하게 의사 표현을 하고, 필요하면 누가 옳은 지 박터지게 싸우기도 하고, 그러면서 정도 들고, 피투성이 얼굴로도 어깨동무하고 웃을 수 있는 그런 허허로움을 좋아합니다.
좋은 게 좋은거라고, 대승적인 차원에서 그냥 넘어가자고, 얼굴을 붉힐 필요가 뭐 있냐고, 이러면서 구렁이 담 넘어 가듯이 처리하는 걸 끔찍하게 싫어합니다.
지금까지 사감위에게 수 없이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줬습니다. 끊임없이 만나자고 구애하고,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읍소하고, 검토해 달라고 자료를 보내고 했습니다. 하지만 벽보고 이야기하는 꼴이었습니다.
사감위는 지금까지 제대로 된 답변서를 보낸 적이 한번도 없으며 정말 어렵게 만나서 믿어달라고 해 놓고는 밀실에서 쑥덕거리면서 일을 벌였습니다. 그리고 보내 준 자료는 어떻게 검토했는지 답장이 없습니다.
게다가 이제는 계획안이 잘못되었으니 기초 연구 조사 자료를 공개해서 문제점을 함께 검토하자고 하니까 못하겠답니다. 왜 못하냐고 하니 관례 상 그런 경우는 없답니다. 교수라는 사람들이 터진 입이라고 그런 거짓말을 잘도 하더군요. 그리고는 실태조사연구자료를 대외비로 지정해서 열람도 못하게 만들었습니다. 제가 오해했으면 깨끗하게 사과하겠다는데 대체 뭐가 그렇게 두렵답니까? 왜 그렇게 비겁합니까?
그렇다고 저도 똑같이 비겁해 질 수는 없으니 저는 끝까지 솔직 담백하게 가겠습니다. 어떤 회유와 협박에도 굴하지 않고 당당하게 전문가의 양심을 걸고 옳고 그름이 밝혀질때까지 싸우겠습니다. 서서 죽더라도 비굴한 무릎은 꿇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사감위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습니다. 도박 중독자와 그 가족을 위한 제대로 된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할 수 있도록 시퍼렇게 날선 눈으로 감시하겠습니다.
두고 봅시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1425
역시나 예상했던 대로였습니다. 제 예상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더군요(그러게 자료부터 공개한 다음에 참석해야 한다니까 ㅠ.ㅠ).
공청회에서 계획안의 토대를 이루는 연구의 문제점을 지적한 토론자가 거의 대부분 참석했지만 그토록 한 목소리로 요구했던 연구 자료는 하나도 공개하지 않았으며 공청회에서 지적한 사항에 대한 사감위의 반박 자료만 현장에서 배부되었습니다. 사전에 자료를 받은 사람, 기관이 하나도 없더군요. 그렇게 자료를 미리 달라고 이야기를 했건만 바뀐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기획총괄팀의 담당 직원이 진행을 한답시고 마이크를 잡더니 공청회에서 문제를 제기한 토론자들에게 그 때 제기한 문제를 다시 한번 이야기해보라고 (고압적으로) 이야기했다가 한양대 김종 교수에게 서두부터 한소리를 들었습니다. 쯧쯧쯧.... 토론자를 청해놓고 그러면 안 되죠. 면박 주려고 부른 것이 아니잖아요? 그 날 공청회에서 기분들이 어지간히 상했나 봅니다.
결국 문화관광정책연구원의 류광훈 실장(아마도 반박 자료를 만드신 듯)이 공청회에서 제기된 문제점과 그에 대한 반박 논리를 설명하고 토론자들이 이를 이어받아 토론하는 식으로 진행이 되었습니다. 유병률 문제와 총량 조정 문제 두 가지만 다루겠다고 했는데 사실 상 유병률과 총량조정에 대한 전문 지식이 없는 분들이 많다 보니 역시나 토론이 계속 겉돌았습니다.
해당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박터지게 써도 모자라는 천금같은 3시간을 이런 지엽적인 주제로 시간을 낭비한다는 성토(토론 주제가 그것인데 그렇다면 대체 왜 나오신건지), 도박 중독자와 그 가족을 위해 무엇을 감수해도 모자란다는 감정적인 주장(그걸 누가 모른답니까? 지금 이 상황에서 그 이야기를 왜 또 꺼낸답니까? 혼자만 착한 사람 되려는 것도 아니고 이건 순진하다고 해야할 지)도 역시나 빠지지 않았습니다. 규모만 작았지 공청회와 별다른 차이가 없었습니다.
가장 황당한 것은 토론자의 자료 요청에 대해 거의 실소로 응수하는 분위기였습니다. 대체 어디에서 코딩 자료까지 공개를 하느냐더군요. 관례 상 없답니다. 제가 이래서 교수를 싫어하는 겁니다. 학문, 연구에 대해 논하는 것도 인신공격으로 받아들이는 교수가 많거든요. 제가 알기로 학위 논문만 하더라도 연구 원자료는 5년 이상(정확한 것은 아닙니다만) 보관해야 하고 필요 시 언제든 제출해서 검증을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제 학위 논문만 하더라도 원자료를 7년 보관하고 폐기했습니다. 코딩된 통계 분석 자료는 아직도 보관하고 있고요. 그런데 하물며 우리나라 도박 중독 분야의 앞날을 좌지우지할 중요한 계획안의 근간을 이루는 연구인데 자료 공개를 안 하다니요.
여기에서 개인적인 이야기 좀 하겠습니다. 제가 요새 아는 선배님이 공군의 프로젝트를 하나 맡아 진행하는 것을 돕고 있습니다. 연구비가 2천만 원도 안 되는 작은 프로젝트입니다. 모든 프로젝트에는 담당관이 matching되어 일체의 프로젝트를 관할할 뿐 아니라 프로젝트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연구가 제대로 진행되는지 공군사관학교의 방법론 담당관이 모든 원자료를 점검하겠다고 합니다. 그래서 조만간 내용 분석자료와 2차에 걸친 pilot study, 그리고 통계 분석 결과를 정리해서 중간 제출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저는 이게 당연하다고 봅니다. 그런데 사감위는 왜 그렇게 못 믿느냐, 각자의 이익을 떠나서 신뢰하라고만 합니다. 도박 중독자도 말로는 도박을 끊을 수 있다, 나만 믿으라며 큰소리 탕탕치지만 도박에 탐닉하는 행동을 그만두지 못합니다. 그러니 도박 중독자의 말이 아니라 행동을 보고 그를 평가할 수 밖에요. 뭐 그렇다고 도박 중독자와 사감위가 동급이라는 것은 아니고요.
미안하지만 사감위는 지금까지 믿을 만한 행동을 보여준 것이 별로 없습니다. 사감위에게 실망했던 사건만 정리해도 책 한 권까지는 못해도 소책자 한 권은 나올 겁니다. 그래서 자료 공개 요청을 하는 것인데 정말로 끝까지 하지 않으려나 봅니다.
외부 교수로 참석하신 분들도 개인적으로 실망스럽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오늘 토론회의 주제와 맞지 않는 예의 그 재활 이야기를 또 꺼내거나(물론 나중에 유병률 관련해서 좋은 말씀도 있었지만 Shaffer의 2004년도 연구를 잘못 이해하고 계시는 것 같더군요. 그건 나중에 이야기 할 기회가 있을 겁니다) 왜 유병률 문제로 갑론을박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발언하는 분도 있었습니다. 그건 이 토론회가 왜 열리게 된 것인지에 대한 배경에 대해 모르고 참석했다는 것인데 개인적으로 참 암담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제가 원하는 바는 아니지만 사행산업체의 입장에서 교수님이 이해하시기 편하게 작금의 상황을 정리해 보면 이렇습니다. 갑자기 교육부에서 요새 상아탑의 학력 저하가 심각하니 문제가 되는 교수의 수를 줄이겠다고 발표합니다. 그런데 그 방법이 '대종평'이 아닌 학부모 인기투표를 통해서 매년 1/10의 교수를 강제로 자르겠다는 것이지요. 그런 상황에서 '아니 실력 없고 학생들의 등록금만 축내는 교수를 내보내서 학력 신장을 하겠다는 것인데 왜 갑론을박하는지 모르겠다'고 이야기한다면 어떠시겠습니까?
사람들에게는 저마다의 입장과 명분이 있습니다. 그런데 최소한 상대방의 입장에서 역지사지를 하고 인식의 간극을 좁히기 위한 마음가짐이 없다면 공청회든 토론회든 시간 낭비에 불과하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물론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지요. 왜 사감위의 입장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느냐고, 시간과 비용의 제약을 감안하고 대안을 이야기하라고.. 옳은 말씀입니다. 저도 역지사지를 못하고 있는 것이지요. 하지만 그렇게는 못하겠습니다. 왜냐하면 이 계획안은 사감위를 위해서가 아니라 도박 중독자와 그 가족의 미래가 걸려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무리 돈이 많이 들고 시간이 많이 걸려도 핑계대지말고 제대로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토론회가 끝나고 참석자들이 서로 인사하고 사담을 나누는 시간에 듣게 된 이야기인데 사감위 계획안을 만드는데 사용된 문화관광정책연구원의 2008년도 연구 결과 보고서가 아직도 안 나왔답니다. 사감위원들의 치열한 난상토론과 고심을 거쳐 나온 계획안을 떠 받치는 연구 결과 보고서를 분과 위원장도 아직 본 적이 없답니다. 그렇다면 대체 무슨 자료를 갖고 계획안을 만드신 것인지 제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 못하겠습니다.
게다가 문화관광정책연구원의 류광훈 실장 말이 더 기가 막힙니다. 아직 인쇄 중이랍니다. 제 귀를 의심했습니다. 그 연구 6월에 이미 종료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2달 동안 인쇄하고 있나요? 그래서 문서 파일이라도 달라고 했더니 역시나 절대로 안 된답니다. 왜 안되는지는 며느리도 모릅니다. 별들에게 물어봐도 아마 모를겁니다.
사행산업체를 파국으로 몰아가고(시뮬레이션 결과가 그렇습니다. 사감위에서는 계획안에 대한 시뮬레이션 조차 안했죠) 그러면서도 도박 중독자 수를 정말 줄일 수 있을 지 심히 우려되는(개인적으로 이 계획안대로라면 불법 도박 시장이 엄청 팽창할거라 예상합니다) 종합 계획안을 만드는데 사용된 연구 보고서를 사감위의 어느 누구도 본 적이 없답니다. 역시나 제 머리로는 도저히 이해불가입니다.
도박 중독에 대해서, 도박 중독 현장에 대한 경험이 거의 전무한 사람들이 모여서 끝도 없이 하는 변죽을 울리는 이야기들... 그리고 결론은 없고, 자꾸 배는 산으로 가는 것 같은데 정작 도박 중독자와 그 가족은 핵심에서 빠져 있는 이야기들.... 이제는 좀 지겹고 지칩니다.
닫기
* 표준화 절차를 거쳤다고 하면서 소개한 사감위의 번안절차입니다: 1차 번안(한국문화관광연구원) -> 전문가 자문(선행연구 수행 전문가) -> 유관기관 의견수렴 -> 최종 확정
-> 이것 참 어디에서부터 설명을 해야 할 지 모르겠는데 일단 위의 절차는 번안(adaptation)이 아닌 단순번역(translation)입니다. 일반적인 번안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번역자와 역 번역자의 전문성 유무, 그리고 과정의 절차정당성 확보입니다. 1차 번역을 도박 중독 평가 도구에 대해 문외한인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에서 했다는 것부터가 에러입니다. 당연히 해당 전문가가 했어야죠. 그리고 전문가 자문을 받았다는데 보통 대규모의 표준화 작업에서는 위원회를 만드는 것이 통상적(보건복지부의 '2001 주요 정신질환의 한국판 진단도구의 개발과 역학적 연구' 참조)입니다. 그런데 도박 중독 전문가가 아주 드문 우리나라의 상황에서 제가 모르는 전문가 pool이 만들어졌을리가 없는데 저는 제 주변의 어느 누구도 그런 자문을 수행했다는 말을 들은 바가 없습니다. 게다가 선행 연구 수행 전문가가 누굽니까? 2006년도 연구를 수행했던 연구원인가요? 저는 모르겠습니다. 유관기관 의견수렴이라는 것은 더 어처구니없는 것이 달랑 개인 메일에 첨부 파일로 번역문을 보내놓고는(그것도 다른 기관에만 보낸 것을 알게 되어 보내달라고 졸라서 받았습니다. 안 졸랐으면 안 보내려고 했나 봅니다), 내일까지 회신 없으면 의견 없음으로 처리하겠다고 해서 그날 제가 일하는 기관의 모든 전문가가 밤늦게까지 의견서를 작성했습니다. 그게 의견 수렴입니까? 그리고 나서 곧장 최종 확정? 역-번역은요? 동등성 검토 과정은요? 문항 평가는요? 이래놓고 표준화가 잘 되었으니 믿어라? 대체 신뢰할 수 있게 행동해야 안심하고 사감위를 믿고 제 본연의 일에 집중할 수 있지요. 저도 그만 신경쓰고싶습니다. 제발 그렇게 좀 해주세요!!!
* 영국을 포함해 해외에서도 도박 중독 유병률 조사 시 '문제성 도박자'와 '중위험 도박자'를 포함하여 도박중독 유병률을 측정한다고 주장합니다.
-> 일단 영국에서 2007년(현재 가장 최근에 나온 prevalence survey입니다)에 내놓은 'British Gambling Prevalence Survey 2007'을 보면 문제성 도박자와 중위험 도박자를 엄격하게 구분해서 사용하고있습니다. CPGI에서는 8점이 넘어야 문제성 도박자로 분류되는데 이 report에서는 아예 표에서 8점에 구분선을 그어 문제성도박자와 그 나머지를 구분하고 있습니다(79p table 4.5 참조). 류광훈 실장은 2003년 영국 콜롬비아 문제성 도박 유병률 조사를 근거로 들고 있는데 이 자료는 제게 없어서 확인 불가능하지만 2003년에는 포함하다가 2007년에는 구분하고 있다면 어느 연구를 근거로 삼는 것이 타당한가요? 아이들도 답할 수 있는 문제라고 봅니다.
-> 또한 2006년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 문제성 도박 유병률 조사도 근거로 제시하고 있는데 이것도 제게 없어서 확인을 못했습니다만 2005년 조사는 있어서 살펴 보니 구분하고 있더군요. 1년 사이에 포함하는 것으로 바뀌었나 봅니다. -_-;;;
-> 캐나다 도박문제 전 국민조사(2005)도 근거로 제시하고 있는데 이건 제가 갖고 있어서 확인을 해 봤습니다. 이 조사는 류광훈 실장 주장대로 문제성 도박과 중위험 도박을 함쳐 combined prevalence를 산출해 사용하고 있습니다.그런데 자세히 보면 문제성 도박으로 분류되는 집단의 sample size가 너무 작기 때문에 중위험 도박 집단과 합쳐 제시한다고 되어 있고 bootstraping을 통해 중위험 도박 집단에서 역으로 문제성 도박 유병률을 추정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그러니까 문제성 도박과 중위험 도박을 합쳐 제시하기는 했지만 그것이 도박 중독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도 아니고 단순히 문제성 도박 집단의 표본 크기가 너무 작아서 기술적인 사용 상의 편의를 위해 중위험 집단과 합쳤다는 것이죠.
-> 류광훈 실장이 근거로 댄 survey가 5개인데 그나마 근거가 빈약하죠. 저는 최소한 문제성 도박 유병률과 중위험 도박 유병률을 구분해서 사용한 prevalence survey를 당장 30개는 댈 수 있습니다. 뭐 양으로 압도해서 어떻게 해보자는 것은 아닙니다(웃음).
-> 보다 근본적인 차이를 간과해서는 안 되는데 외국의 경우 문제성 도박 유병률과 중위험 도박 유병률을 합쳐서 사용해도 상관이 없는 이유가 유병률이 사행산업체를 규제하거나 기금을 각출하는 근거로 사용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유병률은 일반인들의 도박 문제에 대처하기 위한 예방 계획 수립 등의 실태 자료로 사용될 뿐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죠. 그러니 사행산업체의 종사자들이 길길이 뛰면서 제대로 된 도구와 수치를 사용하라고 요구하는 겁니다. 거기에다 대고 유병률이 6.5%면 어떻고,9.5%면 어떠냐는 무책임한 말을 하면 돌 맞습니다.
* CPGI가 아닌 NODS나 MAGS를 사용하더라도 우리나라가 외국보다 2~3배 이상 도박 중독 유병률이 높다
-> 이거 문화관광정책연구원의 류광훈 실장이 자신있게 이야기한 내용이고 토론회의 참석자들도 대부분 긍정하던데....서구하고 비교했을 때만 그렇습니다. 비교적 최근에 아시아권에서 조사된 survey의 결과는 우리나라가 더 낮습니다. 예를 들어 MAGS 기준으로 싱가포르 4.1%(2004), 마카오 4.3%(2003), 홍콩 5.3%(2005)인데 비해 우리나라는2.6%(2004), 3.8%(2008)로 현저히 까지는 아니더라도 도박 산업이 존재하는 인근 아시아권 국가에 비해 낮은 수준입니다. 참 궁금한 것이 우리나라는 아시아권에 속해 있는데 왜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미국같은 서구 국가하고만 비교를 하나요?
더 반박하고 싶지만 자료 공개를 안 하는 상황에서는 억측이 될 수 있어 이 정도로 하겠습니다.
태그 -
CPGI,
MAGS,
NODS,
prevalence,
prevalence survey,
도박,
도박 중독,
도박중독,
류광훈,
문제성 도박,
문화관광정책연구원,
사감위,
사행산업체,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유병률,
을지대,
전영민,
중앙대,
중위험 도박,
토론자,
현명호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1422
이번에 사감위에서 내놓은 종합발전계획안의 핵심은 도박 중독 유병률을 줄이는 것이며 실제로 총량제 설정의 보정 기준으로 이를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사감위 계획안에서 도박 중독 유병률을 측정하기 위해 사용한 측정 도구는 CPGI인데 결론부터 말씀을 드리면 이 한국판 CPGI는 너무나 문제가 많기 때문에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첫째, 표준화의 문제가 있습니다. 2001년에 Ferris & Wynne이 캐나다에서 CPGI를 개발할 당시 자국의 사회적, 문화적, 정서와 배경이 반영되도록 심혈을 기울여 무려 3년에 걸친 연구 기간과 엄밀한 타당화 과정을 거쳤습니다. 특히 이들은 다른 언어 사용 국가에서 CPGI를 사용할 경우에는 자국에서 개발하는 정도의 과정을 거치도록 엄중히 권고하고 있는데
국내의 CPGI는 이런 표준화 과정을 제대로 거친 것이 아닐 가능성이 큽니다. 사감위의 일각에서는 표준화 과정을 거쳤다고 주장하지만 2006년 문광연 연구에 대한 문제 제기 이후 2008년 2월에 관련 기관에 검토를 요청한 CPGI 번역문을 보면 '번안'이 아닌 단순 '번역'에 그치고 있으며 그마저도 적절한 '번역-역번역', '동등성 검증', '번역자 전문성 검증' 등의 과정을 제대로 밟지 않고 생략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또한 2006년 연구에서 내적 일관성 신뢰도만 산출한 것에 대한 비판을 받고 이를 수정했다고는 하나 교차 타당화를 비롯해 제대로 된 신뢰도, 타당도를 산출하지 않았을 것으로 의심됩니다. 사감위에서 이 부분에 대해 떳떳하다면 모든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검증을 받으면 됩니다.
둘째, 척도 자체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CPGI를 제외한 국내 도박 중독 진단 척도는 모두 '그렇다/아니다'의 이분 척도(dichotomous scale)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K-NODS, K-MAGS의 경우에는 모두 10 가지 진단 기준 중 5 가지 이상에서 '그렇다'고 대답해야 병적 도박자로 진단되는 데 비해 CPGI는 '간혹 그렇다'라는 애매한 범주에 1점이 부여되고 '대체로 그렇다'에 2점이 부여되므로 9문항 중 단 3문항에만 '간혹 그렇다'로 응답하면 이미 기준인 3점이 넘어 '중위험 도박자'로 분류되는 문제를 갖고 있습니다. 즉 CPGI를 사용할 경우 이미 유병률이 과다 추정되는 것으로 알려진 SOGS와 마찬가지로
유병률 과다 추정의 가능성이 큽니다. 그런데 사감위 계획안에서는 CPGI가 이분 척도가 아닌 4점 Likert 척도이기때문에 타당성이 높다는 이해하기 어려운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이 주장이 얼마나 근거가 취약한 지는 기존 국내 연구만 살펴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K-NODS, K-MAGS의 경우 도박 중독 유병률이 2~5%로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비해 CPGI는 최근 연구만 봐도 1.6%(2006)에서 9.5%(2008)에 이르기까지 6배까지 차이가 나고 있어
안정성이 매우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셋째, 적용 대상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원래 CPGI는 개발할 당시 DSM-IV의 병리적 기준을 일반인에게 적용하는 것에 대한 비판에 의해 대안적인 도구로 개발된 것으로, 진단보다는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예방정책의 수립 및 시행에 대한 도움을 얻기 위한 목적이 강하므로
일반인을 대상으로만 사용해야 마땅합니다. 그런데 사감위 계획안에는 총량제 설정의 보정 기준으로 사행산업 별 이용자의 문제성 도박 비율을 추정하기 위해 사용하고 있는데 그렇게 사용하면 안 됩니다.
세계 어느 나라도 사행산업 별 문제성 도박자의 비율을 산출해 정책에 반영하는 나라가 없습니다. 또한 그 수치를 유병률이라고 명명해서도 안 됩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룸살롱만 대상으로 조사해서 산출한 알코올 중독자의 비율을 알코올 중독 유병률이라고 하지는 않습니다.
넷째, 사용 범위의 문제도 있습니다. 이번 계획안에 가장 많이 인용되는 도박 중독 유병률은 2008년 문화관광정책연구원에서 내놓은 9.5%인데 이는 '문제성 도박자'와 '중위험 도박자'의 비율을 합산한 수치입니다.
CPGI를 사용한 세계 어느 유병률 조사를 보아도 '문제성 도박자'와 '중위험 도박자'의 비율을 합산한 수치를 사용한 연구가 없습니다. CPGI 8점 이상인 문제성 도박자의 유병률만 대표적인 수치로 발표하고 있습니다. 이런 선진국의 선례를 따르자면 9.5%가 아니라 2.3%라고 해야 합니다. 이는 비슷한 시기에 다른 측정 도구에 의해 측정된 유병률에 비해 오히려 낮은 수준입니다. 사실 이것도 CPGI 문제성 도박자 범주와 다른 진단 도구의 병적 도박자 범주가 개념 상 동일한 것인지에 대한 검증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CPGI의 문제성 도박자 범주를 유병률 추정에 사용해도 되는 것인가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습니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개발된 다른 측정 도구와 달리 CPGI는 '내성'과 '추격매수'를 제외한 모든 영역에서 기존의 다른 진단도구들과 겹치는 부분이 하나도 없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문제가 많은 한국판 CPGI는 절대로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제가 일하는 기관에서도 도박 중독 평가 도구로 K-MAGS, K-NODS를 사용하고 참고 삼아 SOGS를 사용하지만 CPGI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정말로 문제가 많은 도구이기 때문입니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1406
이번주 화요일에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이하 사감위)에서 내놓은 사행산업건전발전종합계획안(이하 계획안)에 대한 공청회가 열렸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사감위가 정말로 답답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우선 사행산업체가 계획안을 받아들일 수 있는 명분을 전혀 안 주었습니다. 지방 사업체는 모두 문을 닫고 직원들이 길거리에 나앉게 되는데도 구제책이나 대안이 전혀 없었고 줄어드는 지방 세수를 어떻게 메울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전혀 없었습니다. 모든 고통을 너희들이 뒤집어 쓰고 죽든지 말든지 알 바 아니고 그냥 추진할 수 밖에 없다는 식이었습니다.
일단 손쉬운 사행산업체부터 때려잡자는 논리만 붙잡고 접근하니 그런 무리한 계획안이 나올 수 밖에 없지만 정작 문제는 그 계획안을 떠받치는 연구들의 부실함이었습니다. 모든 연구 용역이 3개월 안팎의 시간만 주어지는 통에 날림이 될 수 밖에 없는 운명이었고, 사행산업체를 적으로 규정하고 계획안 시안을 마련하다보니 용역을 발주받은 연구팀이 사행산업체에서 운영하는 치료 센터와 접촉하는 것도 규제하게 되어 제대로 된 연구가 이루어 질리가 만무했습니다. 현재 도박 중독의 전문가가 모두 사행산업체에서 운영하는 치료 센터에 몰려있는데 그들의 도움을 빌리지 않고 무슨 연구가 제대로 되겠습니까? 어차피 엉망진창이 될 것이 불 보듯 뻔한 일이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공청회를 열기 이전부터 사감위가 신뢰를 잃은 것으로 사감위가 어떤 말을 하든 아무도 믿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계획안을 떠받치는 연구 결과들 중 2006년 문화관광정책연구원의 실태조사 자료를 제외한 어떤 것도 공개를 하지 않고 있으며 자료 공개 요구도 거부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러니 내막을 아는 사람이라면 어느 누구도 사감위의 계획안을 지지할 수가 없는 것이죠.
사감위가 모든 연구 결과를 완전 투명하게 공개하고 검증하지 않는 이상 이미 어떠한 화해의 제스쳐를 보이더라도 아무도 눈 하나 깜짝 안 할 겁니다.
참 답답한 사감위입니다.
태그 -
계획안,
공청회,
도박,
도박 중독,
도박중독,
문화관광정책연구원,
사감위,
사통위,
사행산업건전발전종합계획안,
사행산업체,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실태조사,
연구,
전문가,
치료센터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1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