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다녀오면 항상 여행지에서 찍은 사진을 정리해 두는데 그동안 계속 DSLR(D300)로 찍은 사진과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을 비교해 보면 제 눈에는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의 색감이 더 나아보인다는 생각을 해 왔습니다. 언제 사진 공부를 제대로 할지 모르는데 매번 무거운 DSLR을 들고 여행가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라서 작년 페루 여행 이후로는 더 이상 DSLR을 가져가는 걸 과감히 포기했죠. 이번 몰디브 여행이 처음으로 DSLR을 놓고 간 여행이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Selfie를 좋아하는 것도 아니라서 셀카봉 사용은 싫고 짐벌에 연결해서 사진을 찍자니 배터리 광탈 문제도 있어서 아이폰을 쓰더라도 뭔가 카메라처럼 사용할 방법은 없을까 고민하던 차에 적당한 액세서리를 찾았습니다. 아무래도 아이폰은 카메라를 위한 전용 기기가 아닌 스마트폰이라서 촬영이나 주밍을 할 때 화면을 자꾸 만져야 하는 등 조작이 불편했거든요.
Pictar라는 제품입니다. 아쉽게도 아이폰 전용이라서 안드로이드폰을 사용하는 분들은 더 기다리셔야 합니다. 2018년에 출시한다고 하네요.
제가 산 건 4S에서 8까지 커버하는 Pictar이고 6+, 6S+, 7+, 8+, X는 좀 더 큰 Pictar Plus를 사용하면 됩니다.
박스 그림에 있는 것처럼 아이폰을 끼워서 카메라처럼 사용하는 기기이죠. 꼭 왼쪽을 잘라낸 카메라처럼 생겼습니다.
꼭 블루투스 이어폰 박스처럼 생긴 박스를 열면 Pictar가 보입니다. 그림에서도 볼 수 있는 것처럼 일반 카메라처럼 삼각대와 각종 액세서리를 연결할 수 있는 마운트가 장착되어 있습니다.
내용물은 Pictar 본체와 파우치, 설명서, 손목 스트랩과 목 스트랩입니다. 저는 손목 스트랩으로 충분하더군요.
보시는 것처럼 안쪽에 아이폰을 끼워서 카메라처럼 사용하는 기기입니다. 맨 뒤에 있는 것이 셔터인데 반셔터 기능을 사용할 수 있어서 초점이나 노출을 고정할 수 있습니다.
두 개의 링 중 오른쪽은 줌링으로 아이폰 화면을 만질 필요 없이 한 손가락으로 줌링을 돌리는 것만으로 화면을 키우거나 줄일 수 있습니다. 실제 촬영 시 아주 편리하죠.
왼쪽은 스마트휠로 셔터 스피드 우선 모드, ISO 우선 모드, 수동 모드, 접사 모드, 셀카 모드, 동영상 모드 등 7가지 장면별 모드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저는 보통 자동 모드로 사용하다가 동영상을 찍고 싶으면 동영상 모드로 전환해서 촬영합니다.
맨 왼쪽에는 플래시 액세서리를 연결할 수 있는 마운트가 있습니다.
아이폰을 왼쪽에서 밀어넣어 장착하는 방식이고 아이폰의 렌즈 부분은 그대로 돌출되기 때문에 이전에 소개드린
'Compact' 같은 클립 온 광각 렌즈를 장착하여 보다 넓은 화면으로 촬영할 수도 있습니다.
재질이 플라스틱이라서 처음에 제품을 받았을 때 뭔가 싸구려 느낌이었고 무게가 60g에 불과해 너무 가벼웠기에 돈값을 못한다는 느낌이었는데 이번 몰디브 여행 때 가져가서 사용해보니 한 손으로 모든 것을 컨트롤해야 하는 기기 특성 상 더 무거우면 안 되겠더군요. 손목 스트랩만 걸고 한 손으로 들고 다니면서 사용해보니 아주 편리했습니다.
아래에는 모든 삼각대와 연결할 수 있는 1/4" tripod socket이 있습니다. 삼각대를 연결하여 실제 카메라처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실제 사진기와 비슷하게 인체공학적 설계가 되어 있어서 그립감이 뛰어나고 고무 재질로 처리되어 있어서 미끄러지지 않고 한 손만으로도 안정되게 파지됩니다.
그러면 아이폰과 Pictar를 어떻게 연결하냐 하면 이게 핵심 기술인데 사람의 귀에 들리지 않는 고주파를 출력하고 아이폰 마이크가 이를 인지하여 동작하는 초음파 컨트롤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블루투스처럼 별도의 페어링 과정이 없어서 편리하고 배어리 소모도 최소한으로 줄였다고 합니다.
아쉬운 건 시중에서 굉장히 구하기 힘든 14250 리튬 이온 배터리를 사용한다는 겁니다. 한 번 끼우면 4~6개월 정도 사용할 수 있지만 인터넷으로만 구해야 하고 국내에서는 그나마도 쉽지 않아요. 자칫하면 배터리를 해외 직구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앱스토어에서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Pictar 앱을 통해 촬영하게 되고 DSLR까지는 아니지만 일상생활이나 여행지에서 주로 사용하는 DSLR 기능을 거의 똑같이 사용할 수 있는 요긴한 장비입니다. 아이폰 사용자이고 전문적인 사진을 찍을 정도의 고수가 아니라서 DSLR을 들고 여행 다니는 것이 부담스러운 분들께 추천합니다.
장점
* 기본적인 카메라 기능(반 셔터, 초점&밝기 조절)을 빠짐없이 구현함
* 거의 모든 기능을 한 손으로 컨트롤 할 수 있으며 사용하기 편리함
* 클립 온 렌즈 등의 액세서리를 함께 사용할 수 있음
* 매우 가볍고 휴대가 간편함
* 카메라와 같은 그립감 구현으로 안정된 촬영 가능
* 장갑을 착용한 상태에서도 사용 가능
단점
* 메뉴 간 전환이 DSLR 수준으로 빠르지는 않고 살짝 딜레이가 있어서 순간 대응은 어려움
* 국내에서 (특히 오프라인에서) 구하기 어려운 14250 리튬 이온 배터리를 사용함
* 정말 저렴해 보이는 플라스틱 재질(무한 가벼움으로 상쇄되기는 함)
* 생폰이어야 안정적으로 장착됨. 케이스를 끼운 채 장착하면 살짝 불안정함
* 앱의 아이폰 배터리 소모가 의외로 만만치 않음
* Pictar에 아이폰을 장착한 상태에서는 이어폰, 커넥터를 사용할 수 없어 충전 불가
* 아무리 좋아도 부담스러운 가격(2018넌 1월 10일 현재 124,000원, Pictar Plus는 13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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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찍는 것을 좋아하고 동시에 여행다니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결국은 '여행 사진'을 잘 찍고 싶다는 욕구를 느낄 수 밖에 없습니다.
대부분의 여행이 어렵게 시간과 돈을 마련해 가는 것이기 때문에 다시 오기 쉽지 않은 기회이고 그러다보니 사진을 잘 찍고 싶은 조바심도 그만큼 강하게 마련이죠. 그래서 휴식을 위한 여행인데 촬영 장비를 한가득 짊어지고 다니기도 하고요.
저도 재작년 네팔 여행 때 그 무거운 70-200mm(f2.8) 망원렌즈까지 들고 갔지만 결국 제 실력의 한계만 절감하고 돌아왔습니다.
그래서 그냥 18-200mm(f3.5~5.6) 하나만 마운트해서 갖고 다니는게 가장 속편한데 이미 함께 사는 사람에게 줘버린지라 저는 17-50mm(f2.8) 표준렌즈를 마운트하고 11-16(f2.8) 광각렌즈 하나만 더 들고 갑니다. 그러니 짐이 확실히 줄었네요.
앞으로도 삼각대나 플래시 등 기동성에 해가 되는 장비는 사진 촬영을 위한 여행이 아니라면 자제할 예정입니다.
여행 사진 촬영에 도움이 되는 몇 가지 팁을 정리해 봤습니다.
* 105mm 매크로렌즈는 접사촬영에도 사용하지만 음식이나 인물을 촬영할 때도 요긴하게 쓰인다.* 후보정을 염두에 둔다면 밝은 것보다는 조금 어둡게 촬영하는 것이 좋다.* 흐린 날이나 비 내리는 날은 나무나 야생화를 촬영하기에 좋다. 맑은 날보다 더 생생한 색으로 표현된다. * 편광필터를 장착하고 뷰 파인더를 보면서 필터의 링을 돌리면 가장 어둡게 보이는 지점이 있다. 이 때 편광효과가 가장 뛰어나다. * 내리는 빗줄기를 순간적으로 정지시키기 위해서는 1/125초 이상의 빠른 셔터속도가 필요하다. 굵은 빗줄기를 연속적인 흐름으로 표현하려면 셔터속도를 1/10~1/60초로 하면 된다.* 플래시의 광량은 주 피사체를 비추고 있는 빛보다 밝으면 부자연스러우니 부족한 빛에 살짝 더해준다는 느낌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움직임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려면 후막동조가 더 유리하다. 또 눈이 흩날리거나 비가 내리는 느낌을 실감나게 표현하려면 1/20~1초 정도로 촬영한다.* 매직 아워 : 대략 해가 진 뒤 20~40분 정도 지난 시점* 조리개를 개방(f2.8~5.6)해주면 흔들리지 않는 사진이 가능하다. 특히 화각이 넓은 광각렌즈일수록 흔들림에 덜 민감하다. * 달 자체를 선명하게 촬영하려면 스팟측광모드로 달 표면의 정확한 노출값을 측광하면 된다. 달은 셔터 속도를 1/4초보다 더 빠르게 촬영해야 한다. 달빛은 밝기가 약하므로 셔터 속도가 길어야 한다. * 스톰 라이트는 빛을 받는 부분(주 피사체)과 받지 못하는 배경(먹구름 낀 하늘)이 2단계 이상의 노출 차이가 난다. 이 때는 빛이 비치는 주 피사체에 측거점을 맞추고 스팟측광모드로 측광하면 된다. * 여명 무렵의 노출 측정은 중간 밝기의 구름이나 하늘 부분에 측거점을 놓고 스팟모드로 측광하거나 밝은 부분을 피해 중앙부중점모드로 측광하면 된다.* 새벽이나 석양 무렵은 삼각대가 있을 때 감도를 100이나 200으로 설정하고 저속셔터로 촬영하면 노이즈가 보이지 않는다. * 피사계심도는 조리개를 조여주거나, 초점거리가 짧은 광각렌즈로 촬영하거나 초점을 맞춘 면을 중심으로 앞뒤 사물의 거리차이가 많이 나지 않을수록 깊어진다. * 1/15초 이하로 셔터속도를 길게 주면 물의 흐름이 중첩되어 표현된다.* 계류의 흐름이나 폭포수를 아름답게 표현하려면 흐린 날과 아침, 저녁이 좋다. 빛이 강한 한낮에는 물에 노출을 맞추면 주변부가 노출 부족으로 검게 표현된다.* 아침, 저녁이라도 원하는 셔터 속도가 나오지 않을 때 편광필터를 사용하면 1~2단계 정도 느리게 할 수 있다. 이 때 편광필터는 젖은 바위에서 난반사되는 빛을 제거하는 데도 유용하다.* 스팟 측광 시 측거점은 물의 가장 밝은 부분에 있어야 한다. 그래야 물의 가장 밝은 부분에 디테일이 살아난다.* 인물 사진을 찍을 때는 상대방의 눈높이보다 조금 위에서 찍으면 매력적인 인물 사진이 된다. 눈높이를 맞추되 조금 위에서 내려다보면 자연스럽고 세련되어 보인다. * 피사체의 특정 부분에 빛이 들어와 그 부분을 돋보이게 하려면 스팟모드로, 주 피사체가 가운데 부분에 있다면 중앙부중점모드로, 빛이 고른 상황이라면 평가측광모드로 측광하면 된다. * 어둠이 완전히 내려 하늘이 캄캄해졌을 때는 어렵다. 검은 하늘이 많으면 빛을 받고 있는 건물 중 중간 정도의 밝기를 가진 곳을 측거점으로 해서 스팟모드나 중앙부중점모드로 노출을 측광해보자. * 이른 아침의 청정한 분위기를 더 강조하기 위해 화이트밸런스를 백열등모드로 설정하면 청색이 강조된다. 일몰이나 일출 시 주황색이나 붉은색을 더 강조하려면 흐린 날(그늘) 모드로 촬영한다. * 우리의 시각과 비슷한 느낌으로 촬영하려면 1.5 크롭바디의 경우 35mm에 맞춰놓고 촬영하면 된다.* 보통 조리개 수치를 중간(f8~13)에만 맞춰도 깊은 심도를 얻을 수 있고, 조리개를 조일수록 심도가 깊어진다. * 망원 줌렌즈를 사용할 때 셔터속도는 가능하면 빠르게(200mm 초점거리에서는 1/200초 이상)* 1.5 크롭바디의 경우 여행에서 자주 접하는 음식을 찍을 때는 60mm 접사렌즈가 알맞다.* 접사렌즈를 사용할 때는 조리개를 조여 피사계심도를 깊게하는 것보다, 피사체가 초점면과 수평을 이루도록 구성하는 것이 좋다. 이렇게 피사체와 수평면으로 구성하려면 무릎을 꿇거나 바닥에 엎드리거나 누워야 한다. * 카메라의 좌우에서 비스듬하게 비추는 측면광이 가장 좋은 풍경 사진을 만들어낸다. * 열정적인 탱고나 플라멩고, 벨리댄스를 실감나게 표현하려면 저속셔터가 효과적이다. 먼저 1/50초 정도로 촬영해보자.
- 지구별여행사진가 김원섭의 '여행 사진 잘 찍는 법(2011)'에서 일부 발췌 및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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