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피해 상담의 목표는 강렬한 부적 정서가 이미지 등으로 응축되어 있는 걸 언어화하여 풀어내도록 돕는 겁니다. 그러기 위해 다양한 치료 기법과 상담 기술이 동원되는데요.
대개의 내담자들이 상담 의뢰될 당시 이미 심적으로 굉장히 약해져 있어 그런 치료적 접근을 견뎌낼 수 없는 상태입니다.
그런데도 뭔가 빨리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조바심을 참지 못하고 많은 상담자들이 성급하게 성폭력 피해가 일어난 과거로 돌아가 탐색을 시도하거나 내담자가 보이고 있는 증상들을 현재 수준에서 다루려고 시도합니다.
그러나 그런 식으로는 위에서 말씀드린 치유 목표를 달성할 수가 없습니다.
외과에서 연세가 많은 어르신을 수술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이 무엇일까요? 증상의 심각성일까요? 아닙니다. 어르신이 장시간의 수술을 견뎌낼 수 있는 체력을 비축하고 있는지의 여부입니다.
마찬가지로 성폭력 피해 아동/청소년은 무기력감과 고통감, 절망감으로 뒤죽박죽된 혼란 상태이기 때문에 아무리 논리정연한 치료 기법을 사용해봤자 그다지 효과가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역효과를 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때 다음과 같은 순서로 접근하는 걸 고려해 보시기 바랍니다.
미래 -> 현재 -> 과거의 순으로 다룰 것
성폭력 피해 아동/청소년의 경우 정신적 내상을 워낙 심하게 입은데다 조망의 범위도 그리 넓지 않아 미래에 대한 생각을 잘 못합니다. 그럴수록 작은 희망이라도 함께 찾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제가
주로 이야기하는 상담 주제는 꿈이나 진로에 대한 겁니다. 의외로 자신의 꿈과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거나 정보를 모으는 아동/청소년의 수가 적기에 생각보다 쉽게 접점을 찾을 수 있게 도와줍니다.
피를 철철 흘리는 아이를 붙잡고 지금 무슨 한가한 꿈 이야기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 아이가 피를 닦고 상처를 봉합할 수 있는 치료진의 접근 자체를 허락하지 않는 것이 바로 문제거든요.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과정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관계를 맺고 나서야 현재의 고통에 대해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되고 신뢰도 재구축할 수 있습니다. 과거의 상처에 대한 이야기는 그 다음에나 가능한 것이죠.
떠올리고 싶지도 않은 사건 이야기는 조사 과정에서 지겹도록 되풀이해서 질문을 받았기 때문에 생각만 해도 끔찍하고, 발고한 이후에 자신보다 더 괴로워하는 부모와 가족을 보면서 괜히 이야기를 했나 하는 후회 속에 살면서 현재도 지옥처럼 변했기에 과거와 현재에는 상담자가 곧바로 들어갈 수 있는 부분이 없습니다.
그래서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은 미래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거꾸로 현재, 과거로 거슬러 올라오는 우회로가 오히려 내담자의 상처를 직접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빠른 시간 내에 치료적 관계를 형성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그러니 과거 -> 현재 -> 미래 또는 과거,현재 -> 미래의 순으로 상담하지 마시고 미래 -> 현재 -> 과거 순으로 상담하는 걸 고려해 보시기 바랍니다.
전에도 몇 차례에 걸쳐 이야기했던 것 같은데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개인 상담은 성인 대상의 상담과 많이 다릅니다.
자신의 문제에 대해 어느 정도는 인식하고 있는 상태에서 이를 해결하고자 자발적으로 방문하는 성인과 달리 아동/청소년은 대부분 부모나 보호자의 손에 이끌려 상담실을 방문하게 됩니다. 게다가 기본적인 신뢰감이 부족한 내담자가 많아서 성인보다 훨씬 더 라포 형성이 중요하고 또 어렵습니다.
또한 라포 형성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어떤 심리치료 기법이나 상담 기술도 제대로 된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기 때문에 단기 상담의 효과가 제한적인 것도 상담자에게 꽤 큰 부담이 되는 부분입니다.
그러다보니 아동/청소년 상담은 시작도 라포에서 시작하고 끝도 라포에서 끝난다고 봐도 될 정도로 라포 형성이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아동/청소년과 라포를 형성한다는 건 실질적으로 무엇을 의미할까요?
저는
상담자를 '나를 알아주는 사람'으로 인식하게 되는 것을 라포 형성의 시작으로 보는데 이를 위해 두 가지 원칙을 철저히 지키려고 노력합니다.
그 중 하나는
'완전하게 진실하기'입니다. 치유에 도움이 된다면 거짓을 말하거나 변명할 수 있다는 전제 조건을 달지 않고 어떠한 순간이든 솔직하게 진실만을 말하겠다고 선언하고 그것을 지키는 것입니다. 저는 성인의 경우에도 진실하지 않은 순간이 있는 상담이 진정한 치유를 야기하는 걸 아직까지 본 적이 없습니다. 하물며 basic trust rebuilding이 중요한 아동/청소년 상담에서 완전한 진실성의 중요성은 굳이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겁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상담자가 '이 정도는 숨겨도 되겠지'. '치유를 위해서는 말하지 말아야 할 것도 있잖아', '모든 것을 말하는 게 내담자에게 좋은 것만은 아니야' 같은 여지를 두면서 상담한다면 라포 형성은 어림없습니다. '완전하게 진실하기'를 마지노선으로 설정해야 가능합니다.
사실 완전하게 진실하기만도 쉽지 않은 일인데 이것만으로 아동/청소년과 라포를 형성하는 건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는 두 번째 원칙까지 지키려고 노력합니다.
바로
'내담자의 편 되기'입니다. 이 원칙도 그냥 선언적인 수준에서가 아니라 실질적이어야만 효과를 발휘합니다. 최소한 상담 내용이나 심리평가 결과를 알려달라고 요구하는 부모에 맞서 싸울 수 있는 정도가 되어야 지킬 수 있는 원칙입니다. 이것과 관련해서는 예전에 포스팅한 내용('
부모가 아동/청소년의 심리평가 원자료를 보여달라고 하면 어떻게 하나')이 있으니 참고하시고요.
내담자의 치유에 해가 되지 않는 한 어떤 상황에서도 내담자의 편에 서서 내담자의 권리를 옹호하겠다는 강한 마음을 먹지 않는 한 아동/청소년과 라포를 형성하는 길은 요원합니다.
간략하게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 아동/청소년 상담에서 라포 형성의 시작은 상담자를 '나를 알아주는 사람'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것
* 이를 위한 두 가지 원칙. 1) 완전하게 진실하기, 2) 내담자의 편 되기
중독 분야, 특히 도박 중독을 다루는 상담자가 꼭 익혀야 하는 상담 기술을 하나만 고르라고 한다면 저는 동기 강화 상담을 선택하겠습니다만....(실존 치료는 기술이 아니라고 주장해 봅니다;;;)
동기 강화 상담은 의외로 현장에서 활용하기 쉽지 않습니다. 도박 중독의 특성 중 하나가 문제 부인(denial)인데다 동기 강화 상담을 적용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관계 맺기조차도 간단하지 않기 때문이죠.
그래서 동기 강화 상담을 실시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활용해 볼 수 있는 기술 하나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역할 바꿔 연기하기란 건데,
보통의 도박 중독 초기 상담에서는 상담자가 도박자에게 어떤 도박을 얼마나 하셨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시냐 등등의 중요하지만 조금은 뻔한 질문들을 하게 마련인데 만약 도박자의 방어가 강하고 자신의 문제에 대한 인식 수준이 매우 낮은 것 같으면 역할을 바꿔서 연기를 해 보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즉, 상담자가 '나는 도박 중독자가 아니다, 도박을 하기는 하지만 언제든 끊을 수 있다, 최근에 잃은 돈이 많아서 흥분했기 때문에 좀 심하게 하기는 했지만 언제든 내가 마음만 먹으면 조절할 수 있다'며 도박 중독자의 방어적인 모습을 연기할테니 도박자에게는 상담자의 입장에서 그걸 반박해 보라고 하는 것이죠.
상담자의 도박 중독자 연기에 공감하거나 동화되지 말고 어떻게든 도박을 그만두도록 설득해 보라고 요구하는 겁니다.
이 방법은 언제나 방어 역할에만 익숙한 도박자를 흔들어서 의외성을 자극함으로써 생각의 전환을 유도하는 기술입니다.
상담자가 도박 중독 상담 경험이 많아 전형적인 도박 중독자의 방어 논리에 익숙할수록 능숙하게 연기할 수 있고 도박자의 몰입을 이끌어 내기 쉽습니다.
어느 정도 도박 중독 상담에 익숙한 중급 이상의 상담자께 추천합니다.
통상적으로 상담 시간은 일 대 일 대면 상담의 경우 50분인 경우가 많고 길다고 해도 90분을 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상담 기법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대략적으로 50~90분을 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죠.
물론 사안에 따라 특정 회기는 길어질 수도 있습니다. 시간이 많이 초과되더라도 꼭 다뤄야 할 주제라면 그럴 수도 있죠.
하지만 그런 특수한 상황이 아닌데도 언제나 상담 시간이 예정된 시간을 많이 초과하는 상담자라면 다음의 경우가 아닌지 한번쯤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첫째. 상담을 하는 것이 아니라 background information을 수집하고 있거나 history taking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 자신의 상담 능력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한 상담자일수록 상담의 목표나 방향을 잡지 못하고 중언부언 내담자의 호구 조사를 하면서 시간을 낭비하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그런 정보를 많이 알수록 rapport가 공고히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상담자에 대한 불필요한 의존만 강화된다는 걸 아셔야 합니다.
둘째. 내담자에게 질질 끌려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 특히 상담 초기의 경우 내담자들이 핵심 문제를 회기의 초반에 이야기하지 못하고 마칠 때 쯤에 꺼내곤 합니다. 문제는 이것 또한 상담자-내담자 역동으로 다뤄야 한다는 생각을 못하고 내담자의 욕구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사명감에 사로잡힌 나머지 내담자에게 질질 끌려가는 상담자가 많습니다. 상담은 누가 주도를 해야 하는 일방적인 상호작용이 아니므로 내담자가 일방적으로 끌고 가는 건 결과적으로 그리 효과적이지 않습니다.
셋째. 상담을 자신의 전능 환상을 충족하는 장으로 활용하는 것은 아닌지
: 상담자의 입장이 두 번째 경우와 반대되나 결과는 마찬가지로 상담 시간이 초과되는 경우입니다. 상담자가 자만심에 가득차 자신의 상담 기술을 자랑하고 내담자에게 들이붓느라고 예정된 상담 시간을 훌쩍 넘어버리게 되기도 합니다. 내담자의 피로도나 개인적인 사정을 고려하지도 않으나 언뜻 보면 열정적으로 보이기 때문에 내담자가 불만을 터뜨리지도 못합니다. 나르시스틱한 상담자에게서 자주 나타납니다.
그 오랜 심리치료와 상담의 역사에서 상담 시간이 50~90분으로 정해진 것이 그냥 가위바위보나 주사위를 던져서 한 것이 아닙니다. 상담자와 내담자 모두가 집중력을 유지하면서 주제를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는 시간으로 오랜 세월 동안 반복 검증된 것이지요.
그러니 매번 상담 시간이 지나치게 길어지는 상담자라면 자신의 사명감이나 열정으로 손쉽게 내부 귀인하지 말고 뭔가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한번쯤 점검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비법을 (직접적으로) 물어보는 내담자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선생님, 무엇을 해도 즐겁지가 않습니다. 어떻게 해야 즐거운 인생을 살 수 있나요?""선생님, 괴로워 죽겠습니다. 어떻게 해야 헤어진 남자 친구를 잊을 수 있죠?""선생님, 남편이 집에 늦게 들어오기만 하면 도박을 할 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불안합니다. 어떻게 해야 불안하지 않을 수 있나요?" 등등등...
그런데 잘 보면 모든 질문에 '어떻게 해야'라는 문구가 들어있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How'에 해당하는 말이죠.
상담을 받는 이유는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있기 때문이고 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내담자의 목표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정작 문제는 내담자 자신이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이 진짜 문제가 아닐 수 있다는 것이죠.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고 싶을 뿐인 경우가 많습니다. 무엇이 문제인지 제대로 모르면서 해결 방법을 요구하는 것은 누가 적인지도 모르면서 적을 죽이기 위한 무기를 골라달라고 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그러니 '어떻게'라고 묻기 이전에 '왜'라고 스스로에게 묻기 바랍니다.
"왜 나는 무엇을 해도 즐겁지가 않을까?", "왜 즐거운 인생을 살아야 한다고 고민하고 있을까?""왜 나는 괴로울까?", "왜 헤어진 남자 친구를 잊으려고 애쓸까?", "왜 헤어진 남자 친구때문에 괴롭다고 느낄까?""왜 남편이 늦게 들어오면 도박을 할 지 모른다고 생각할까?", "왜 남편이 늦는 것과 내가 불안한 것이 상관이 있다고 생각할까?"
언뜻 보면 너무나 뻔한 질문을 하는 것이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는 가운데 깨달음을 얻게 되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내가 상담을 통해 해결하려는 문제가 무엇인지 분명하게 알 수 있게 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서로 관련이 없는 것을 억지로 짝짓기도 하고, 실제로 일어나지도 않은 또는 일어날 가능성이 극히 희박한 일을 과장하면서 스스로를 괴롭히기도 합니다. 그리고 지금 내가 경험하고 있는 정서적 상태의 원인을 잘못 추리하는 정서적 추론을 하기도 합니다.
'왜?"라는 질문은 이런 잘못된 논리 연결을 처음부터 다시 점검하는데 유용합니다.
Clara Hill이 제시한 탐색-통찰-실행의 3단계 상담 모델에 따른 상담 기술을 요약해 보았습니다. 상담 기술은 대표적인 것들만 꼽아도 상당히 많기 때문에 무작위로 익히는 것보다 3단계 모델에 따라 배우면 좀 더 쉽고 체계적으로 익힐 수 있습니다.
그 전에 우선 상담 모델의 각 단계를 간략하게 살펴보겠습니다.
* 탐색 단계
: Rogers의 내담자 중심 이론을 이론적 기초로 하며 내담자가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라포 및 치료적 관계를 형성하고 감정과 사고를 탐색하도록 촉진하는 단계입니다.
-> 주로 사용하는 상담기술 : 개방형 질문하기, 재진술하기, 감정 반영하기
* 통찰 단계
: 정신분석이론을 이론적 기초로 하며 특정한 고민이 내담자의 문제에 어떻게 영향을 주고 어떻게 치료적 관계를 통해 대처하는지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단계입니다.
-> 주로 사용하는 상담기술 : 도전, 해석, 자기 개방, 즉시성
* 실행 단계
: 행동주의이론을 이론적 기초로 하며 내담자가 어떻게 변화하고 싶은지 결정하도록 돕고, 변화된 것을 어떻게 실행으로 옮기는지 도와주는 단계입니다.
-> 주로 사용하는 상담기술 : 직접 안내하기(조언과정, 지시)
* 실행 단계에서 상담자가 내담자를 위한 가장 좋은 행동 계획들이 무엇인지를 반드시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상담자는 지지적 환경을 제공하고, 내담자가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고 결정하는 데 촉진적 역할을 하기만 하면 됩니다.
* 실행 단계의 진행
: 행동 탐색 -> 내담자가 전에 시도했던 것을 평가하기 -> 구체적인 목표 설정하기 ->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가능한 방법 토의하기 -> 다른 가능성 탐색하기 -> 행동으로 결정하기 -> 행동 실행하기 -> 경험의 기초를 바탕으로 행동 수정하기 -> 피드백 주기 -> 지지 전달하기
닫기
* 주의집중
: 신체적으로 내담자를 향하는 것
* 경청하기
: 언어/비언어적이거나, 명확/불명확한 내담자의 이야기 도중에 메시지를 이해하거나 포착하는 것
* 재진술(Restatement)
: 내담자의 진술 내용이나 의미를 반복하거나 바꾸어 말하는 것.
-> 보다 적은 수의 단어를 사용하고 내담자 진술보다 구체적이고 분명함. 직접/간접적으로 표현 가능
-> 감정적으로 순응된 내담자보다는 인지적으로 순응된 내담자에게 더 적합
-> 사용법 : "~하게 들리는데요", "내가 이해하기로 ~님이 이야기하고자 한 것은..."
-> 주의 사항
1) 절대로 내담자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가정하지 말 것
2) 내담자의 말 중 가장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것에만 집중할 것
3) 되도록 짧고 간략하게 할 것
4) 서둘러 반응하지 말고 천천히 그리고 지지적인 태도로 할 것
5) 내담자가 다른 사람에 초점을 두더라도 상담자는 내담자에게 초점을 둘 것
6) 감정은 재진술하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할 것. 재진술의 초점은 사고에 맞추는 것.
7) 반복적인 반응은 줄이고 내담자의 언어 구사 스타일을 따를 것
8) 내담자가 생산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는 중에는 이야기를 멈출 때까지 기다릴 것
* 개방형 질문
: 내담자로 하여금 사고나 감정을 탐색하도록 물어보는 것
-> 내담자가 같은 것을 반복해서 말하고, 문제에 대해서 진정으로 탐색하려고 노력하지 않을 때 유용
-> 주의 사항
1) 짧고 간단할 것
2) 몇 개의 질문을 한꺼번에 하지 말 것
3) 내담자에게 계속 집중할 것
4) 내담자가 과거의 경험이나 사건에 강한 감정이나 반응을 가진다고 하더라도 현재에 집중하도록 할 것
5) "왜?"라는 질문을 하지 말 것. 대신 "무엇"이나 "어떻게"라고 표현할 것
* 감정의 반영(Reflection)
: 내담자의 감정을 강조하며 진술을 반복하거나 부연 설명하는 것. "당신은 ~때문에 ~을 느끼는군요"와 같이 감정과 함께 감정의 원인을 이야기해야 한다는 것을 확실히 하는 것이 중요함.
보기)
내담자 : "이 문제를 나 혼자 해결할 수 있는지 모르겠어요. 현재로서는 나에게 벅차요"
상담자 : "당신에 대해 확신이 없고 이 문제로 감당하기 힘들어하는군요"
-> 주의 사항
1) 내담자가 가장 강렬하게 이야기하는 것을 찾을 것
2) 과거 경험보다는 현재 경험을 반영할 것
3) 완벽한 감정 단어를 사용할 필요는 없다. 단지 적절한 감정 단어를 사용하도록 노력할 것
4) 내담자가 진술한 모든 것을 포착하려고 노력하기보다 그 순간에 가장 중요하고 강렬한 감정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반영할 것
5) 반영은 짧고 간결하게 유지할 것
6) 공감적인 어조를 사용할 것. 관심을 전달하며 상담자가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음을 보여줄 것. 내담자를 섣불리 판단하지 말 것.
7) 부드럽게 천천히 말할 것
8) 내담자가 이해할 수 있는 감정 단어를 사용할 것
9) 반영하기 전에 깊은 숨을 쉴 것
10) 내담자가 고정되어 무엇을 말할 지 생각할 수 없을 때에는 순간적 감정을 반영할 것
닫기
* 도전(또는 직면)
: 모순이나 부정, 방어, 내담자가 자각하지 못하거나 달가워하지 않거나 도전할 수 없는 비합리적 신념(모든 사람이 나를 사랑해야 한다, 나는 완벽해야 한다 등)을 지적하는 것
-> 문제의 이유를 알아내는 것이 아니라 자각을 불러 일으키는 것이 목적이다.
-> 자주 사용하는 상담 기술은 아니다.
-> 내담자의 모순적 행동 직후에 이루어져야 한다.
보기)
1. 한편으로는 ....하나 다른 한편은 ....군요.
2. 당신은 .....라고 이야기하지만, 비언어적으로는 ....처럼 보이는군요.
3. 당신은 .....라고 이야기하지만, 또 ......라고 이야기하기도 하는군요.
내담자 : "나는 너무나 보잘 것 없이 느껴져요. 제대로 되는 게 없어요. 학교를 관두는게 나은 것 같아요"
상담자 : "시험을 한 번 망쳤다고 학교를 그만두겠다고요?"
-> 주의 사항
1) 도전할 때는 공격적이고 비난하기보다 따뜻하고 공감적이 될 것
2) 도전을 할 때는 내담자의 문화적 배경을 고려할 것
3) 도전할 때, 판단하거나 해석하지 말 것
4) 진술할 때 일반적이거나 포괄적인 것보다 도전의 증거로서 특정한 예를 사용할 것
5) 방금 일어났던 것들의 예를 들 것
6) 도전을 전달하기에 앞서 사과하거나 그것의 가치를 축소시키지 말 것
7) 도전에 대하여 어떻게 느끼는지 질문할 것
8) 도전 후에는 그것에 대하여 이야기할 수 있고, 내담자가 그것으로부터 배울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남겨둘 것
9) 도전 뒤에는 감정의 반영과 감정에 대한 개방적 질문을 사용할 것
* 해석(Interpretation)
: 내담자로 하여금 새로운 방법으로 문제를 볼 수 있도록 행동과 사고, 감정의 새로운 의미와 원인, 설명을 제공하는 것
-> 혼란스럽고 두서 없고 설명할 수 없을 것 같았던 경험에 이름을 붙임으로서 해석은 안도와 지배력, 자기 효능감에 대한 내담자의 감각을 증가시킨다(Frank & Frank, 1991).
-> 정신 분석적 상담자들은 전이를 해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해석이라고 함.
-> 정보처리 이론의 관점에서는 해석의 정확성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모순이 있다는 것과 내담자가 그 모순을 줄여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 먼저 내담자에게 해석을 요구함으로써 시작하는 것이 좋다. 내담자의 현재 통찰 수준을 평가할 수 있고, 내담자가 스스로에 대하여 생각하도록 자극하며, 모든 해석을 상담자가 제공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다.
-> 하나의 해석이 자동적으로 새로운 행동을 유발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내담자는 이해하고, 통찰을 사용하기 전에 많은 반복적인 해석이 필요하다.
-> 해석을 발전시키는 풍부한 자료의 원천은 내담자가 이야기하는 내용이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내담자가 이야기하는 것들 사이의 연결을 만드는 것이다.
보기)
내담자 : "난 정말 학교 성적이 엉망이에요. 공부를 도대체 할 수가 없어요. 그리고 요즘 남편과 자주 싸우고 있어요"
상담자 : "남편과의 문제로 인해 학교 일도 집중하기 힘든 건 아닐까요?"
-> 주의 사항
1) 문제가 철저히 탐색될 때까지 기다릴 것. 내담자가 들을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될 때에만 해석할 것
2) 내담자가 해석을 위한 준비가 되었다는 것을 나타내는 단서
- 문제에 대한 명확한 진술
- 이해의 부족에 대한 진술
- 이해하기를 바라거나 갈망하는 것
- 해결에 대한 압력과 관련하여 느끼는 높은 수준의 감정적 고통
3) 해석을 임시적이고 공감적으로 전달할 것. 가능한 해석을 하고 내담자의 시각을 요구할 것
4) 해석을 한 후에는 개방적 질문(이것에 대해 어떻게 느끼시나요?)과 감정의 반영(당신은 지금 두려워하고 있는 건 아닌지 궁금하네요)을 할 것
5) 해석에서 판단은 하지 말 것
6) 해석을 짧게 유지할 것
7) 한 과정에서 너무 많은 해석을 제공하지 말 것
8) 해석 후 내담자의 반응을 살필 것
* 자기 개방화
: 상담자가 어떤 통찰을 획득했던 개인적 경험(즉각적 관계에서가 아니라)에 대한 표현을 언급하는 것
-> 내담자가 막혀있거나 자신에 대한 깊은 수준의 자기 이해를 성취하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유용
-> 내담자가 자신을 덜 위협적인 방법으로 모든 것을 볼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
-> 정신 분석적 상담자들은 중립성을 강조하기 때문에 전형적으로 자기 개방화를 하지 않는다.
-> 자기 개방화를 할 때에는 자신의 경험에 대한 시시콜콜한 부분을 회상하는 것보다는 경험으로부터 얻게 된 통찰에 초점을 유지시켜야 한다.
-> 자기 개방화를 사용하는데 있어 하나의 위험성은 상담자가 자신의 감정이나 반응을 내담자에게 투사하는 것이다.
보기)
내담자 : "나는 내일 그이의 어머니를 만나요. 나는 이제까지 남자 친구의 어머니를 만나본 적이 없어요"
상담자 : "나라도 긴장이 될 것 같네요"
-> 주의 사항
1) 자기 개방화를 제공하려는 의도에 대하여 신중하게 생각할 것
2) 개방화는 짧게 유지할 것
3) 개방화를 한 후 초점을 내담자에게 돌려놓을 것
4) 개방적 질문(나의 개방화에 대한 당신의 반응은 무엇입니까?)과 감정의 반영(내가 유사한 경험을 가졌다는 것에 놀라는 것 같군요)을 개방화 다음에 할 것
5) 개방화 다음에 내담자의 반응을 살필 것
6) 자기 개방화는 이따금만 사용할 것
* 즉시성
: 내담자와의 관계에서 상담자, 내담자, 혹은 치료적 관게에 대한 즉각적인 감정을 상담자가 표면화하는 것
-> 상담자가 개인적 감정과 반응 혹은 경험을 드러내기 때문에 자기 개방화의 한 유형으로 볼 수 있다.
-> 주된 목적은 통찰의 촉진이며 상담 과정을 방해하는 치료적 관계에서의 문제 표현과 감정 파악, 강렬화도 목적의 하나임.
보기)
내담자 : (상담자의 말을 끊으며) "그게 아니에요. 당신은 틀렸어요. 나는 괜찮아요"
상담자 : "당신이 내 말을 매번 끊을 때마다 거슬리는군요"
-> 주의 사항
1) 즉시성을 사용함에 있어 예의바르게 할 것(그러나 미안해하지는 말 것)
2) 즉시성의 진술은 짧게 유지하고 관계에 초점을 맞출 것
3) 즉시성 중재 후에 일어날 감정을 이야기하고 처리할 준비를 할 것. 내담자에게 즉시성에 대한 그들의 반응을 요구할 것
닫기
* 정보 제공
: 자료, 의견, 사실, 자원, 질문에 대한 대답을 제공하는 것. 상담 과정에 대한 정보주기와 내담자에 대한 피드백도 포함
-> 내담자에 대한 피드백은 상담자가 내담자의 행동에 대한 개인적 관찰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라는 명확한 이해와 함께 주의깊게 주어져야 한다.
-> 평가적 표현보다는 묘사적 표현을, 약점보다는 강점을, 변화시킬 수 없는 것보다는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 내담자가 피드백을 듣는 것을 쉽게 한다.
* 직접적 안내
: 정보 제공이 사실이나 자료를 전달하지만 내담자가 취할 행동을 제안하지 않는 것에 비하여, 직접적 안내는 내담자가 해야 한다고 상담자가 생각하는 것을 지적하는 것
* 상담 회기의 진행 간단 요약
1. 첫 상담 회기의 다음 상담에 우선 상담자는 조용히 앉아서 내담자가 이야기를 할 때까지 기다리거나, 그 날 내담자가 말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질문할 수 있습니다.
2. 상담자가 내담자가 전에 말했던 주제에 대해서 계속 이야기를 하거나, 이전 회기에서 가졌던 감정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짐작해서는 안 됩니다.
3. 초점을 전개하기 위해서 지금 현재 내담자를 괴롭히는 것에 관해서 질문을 할 수 있습니다.
4. 처음에 상담자는 비밀보장에 대한 규정과 상담기간, 비용에 대해서 명확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5. 회기 종료 5~6분 전에 상담자는 내담자에게 이번 회기가 곧 종료된다는 것을 말해야 합니다. 회기 종료를 언급하는 것은 내담자로 하여금 상담을 마칠 수 있는 준비를 하게 하고 그동안 다룬 것에 대한 정리를 하게 합니다. 어떤 내담자는 회기 종료 바로 전에서야 비로소 중요한 문제를 꺼내는 사람도 있습니다.
6. 상담을 마치며 상담자는 내담자에게 오늘 상담이 어떠했는지 물어볼 수 있습니다.
7. 내담자가 모두 다 좋았다고 하면 오히려 의문을 가져봐야 합니다. 상담자는 긍정적, 부정적 측면 모두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8. 내담자에게 회기 내에 배웠던 것을 요약해보라고 시키기도 합니다. 요약은 성취 결과를 강화하는 작용을 합니다.
9. 상담을 마치며 상담자는 악수를 청하거나 인사말을 건네기도 하는데 이는 내담자가 일상으로 돌아가는 전환의 역할을 해 줍니다.
★★★★☆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책
Clara E. Hill과 Karen M. O' Brien의 <Helping Skills : Facilitating Exploration, Insight and Action, 1999>을 덕성여대에 재직중이신 주은선 선생님이 2001년에 번역한 책입니다.
이 책은 저자들이 제시한 탐색-통찰-실행의 3단계 통합 모델을 기초로 각각의 단계에 다양한 심리치료적 접근법들을 배치해 이론적으로 탄탄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 장은 핵심적인 내용을 요약한 summary와 연습문제, 게다가 직접 실습을 할 수 있는 실습 시나리오까지 제공하고 있어 익힌 상담 기술을 연습할 수 있도록 활용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부록으로는 상담일지와 시험 문제까지 수록하고 있어 상담 분야에 입문하는 사람들에게는 최적의 자기 교습서라고 생각합니다.
저자들이 제시한 3단계 모델을 굳이 따르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제목처럼 이 책에서 소개하는 상담 기술만 제대로 소화한다고 하더라도 이 책은 읽을 가치가 충분하다고 봅니다.
임상/상담 심리학 전공의 대학원생에게는 필독 도서(분량이 좀 많아서 진도가 잘 안 나가니 각오는 단단히 하시고)로 강력 추천드리고, 임상 현장에 계신 전문가들에게도 일독을 권합니다. 특히 대학원에서 상담 관련 과목을 강의하시는 선생님들에게 아주 좋은 교재가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강력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