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 수퍼비전의 주요 사건(Critical Events in Psychotherapy Supervision, 2005)'을 북 크로싱합니다.
상담에 대해 다루는 책은 많지만 상담 수퍼비전을 다루는 책은 거의 없죠. 그만큼 기대 수준이 높은 상태에서 읽어서 그런지 제게는 별로였습니다. 문화적 수련 배경의 차이도 있지만 어쨌든 제가 원하는 책은 아니어서 추천드리기 어렵겠습니다.
그래도 읽고 싶어하는 분들이 계실 수 있으니 북 크로싱하겠습니다. 어차피 이 책은 절판이라서 시중에서 구하실 수 없으니 이 책을 빌려서 읽으시면 됩니다.
자세한 내용은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어차피 품절이라 이 책을 읽을 분들은 국민도서관에서 빌려 읽으세요.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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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수련을 받는 임상, 상담 수련 레지던트들을 위한 책은 비교적 많지만 정작 이들을 수련하는 감독자들을 위한 책은 매우 드문 것이 현실입니다. 저는 상담 수퍼비전을 하지 않지만 심리평가 수퍼비전을 하는데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여 관련된 책을 꾸준히 찾아서 읽고 있습니다.
이 책은 상담 수퍼비전에 관해 번역된, 몇 안 되는 책 중 하나로(그래서인지 원서가 2005년 판입니다. 이미 출판된 지 16년이나 된 책이죠) 방기연, 김만지 선생님이 번역하셨습니다.
수퍼바이저라면 당연히 supervisee에게 supervision을 하는 과정과 절차에 대한 체계적 노하우가 정리되어 있을 것을 기대할 겁니다. 하지만 그런 기대를 충족하는 책이 아닙니다. 일단 목차를 보시면,
1장. 사건 중심으로 수퍼비전 과정 이해하기
2장. 기술적 어려움과 기술 결함 다루기
3장. 다문화적 인식 높이기
4장. 역할 갈등 협상하기
5장. 수퍼비전에서 역전이 다루기
6장. 성적 이끌림 다루기
7장. 성에 관한 오해를 풀고 성에 대한 간과 교정하기
8장. 문제가 되는 감정, 태도, 행동 다루기
9장. 마지막으로 나누고 싶은 생각
다문화, 성적 이끌림, 성에 관한 오해 등 미국 문화에서 중요한 issue들이 대거 포함되면서 상당한 분량을 손해보고 있고 실질적인 supervision 과정을 보여주기 위해서인지 굉장히 많은 예가 실려 있는데 문제는 이 예가 우리 문화에 적절하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
이 책의 예를 보면 미국 수련 레지던트들의 멘탈이 우리보다도 훨씬 더 약한 것 같다는 느낌을 자주 받게 됩니다. supervisor의 아주 간단한 직면도 견뎌내지를 못하는 유리 멘탈들인지 supervisor가 supervisee 눈치를 보는 느낌 정도가 아니라 거의 우쭈쭈 하는 수준입니다. 이건 뭐 수련을 받을 게 아니라 상담을 받아야 할 것 같은 느낌입니다. 그래서인지 하나도 와 닿지 않고 생동감도 떨어집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이런 예가 지나치게 많기 때문에 산만하기만 하고 정리가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supervisee는 당연하고 supervisor에게도 자신있게 추천드릴 수 없는 책입니다. 읽는다고 나쁠 건 없지만 시간을 들여 굳이 읽어야 하나 싶은 정도입니다. 저라면 다시 안 읽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소장하지 않고 북 크로싱하겠습니다. 어차피 절판되어 시중에서는 구할 수 없으니 궁금한 분들은 국민도서관을 통해 제 책을 빌려서 읽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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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담자는 완전히 자기 자신이 되기(예; 자기 개방, 간간히 웃거나 울기)와 치료적으로 존재하기 사이에 균형을 잡아야 한다. 이 균형은 쉽게 이해되거나 이루어지지 않는다.
* 수련생의 초기 훈련 과정에서는 역전이가 치료작 관계를 위협하지 않는다면 기술적 어려움에 초점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 수퍼비전의 첫 과제는 역할 모호와 역할 갈등의 지표를 식별하는 것이다. 많은 경우에 기대를 명확하게 언급함으로 역할 모호는 효율적으로 수정되어질 수 있지만 역할 갈등은 좀 더 지속적인 주의를 필요로 한다. 역할 모호의 지표는 수련생이 수퍼비전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혹은 수퍼비전에서 기대되는 역할과 책임에 대해서 질문할 때 가장 분명해진다. 역할 갈등은 불신을 암시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수퍼비전 관계의 긴장감은 역할 모호보다는 역할 갈등을 암시한다.
* 역할 갈등 사건의 과업 환경은 최소한 1) 감정 탐색하기와 2) 수퍼비전 동맹에 초점 맞추기의 두 단계로 진행된다.
* 수련생의 기대에 관한 한 연구(Friedlander & Snyder, 1983)에서 고급 수련생뿐만 아니라, 초보 수련생도 자신의 수퍼바이저가 '매력적인 지지자'라기보다는 '평가 전문가'처럼 행동하기를 예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담자로서 자기 효능감이 강한 수련생일수록 수퍼바이저가 믿음직스럽고, 지지적인 전문가여야 한다고 기대했고, 수퍼비전이 자신과 내담자의 향상을 도모한다고 기대했다.
* 역전이의 한 종류로 주제 방해(theme interference)가 있다. 주제 방해는 상담자가 내담자와 비슷한 사람과의 개인적인 경험을 지나치게 일반화하여 내담자에 대한 객관성을 잃을 때 일어난다.
* 수퍼비전은 상담자의 외상 혹은, 발달 경험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감정적 혼란을 해결하기 위한 내적 딜레마나 발달 방식을 배우는 것이다.
* 관계 내 긴장의 원인에 분명하게 초점을 맞추는 것은 오해를 해결하는 결정적인 첫 걸음이다.
* 자신을 구원자로 간주하고 내담자에게 구원자로서의 역할을 하는 수련생은 내담자가 이 구원자 환상에 동조하지 않으면 쉽게 자신감을 잃는다.
* 덜 숙련되고 경험이 적은 수련생에게는 정보와 뚜렷한 피드백, 기술에 근거한 개입을 제공하는 과제 지향적 수퍼비전 스타일이 적절하다. 반면 숙련된 수련생은 평행 과정과 역전이에 포함된 의미를 이해하면서 평행 과정과 역전이에 다양한 관점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덧. 이 책은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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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에서 내담자는 어떤 주제로든 어떤 내용이라도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자신이나 타인을 해하겠다는 행동 의도를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면 말이죠.
내담자가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입 밖에 낼 수 없었을 부끄러운 개인적인 이야기나, 실수담, 환상, 상처들을 이야기할 수 있다는 건 그만큼 상담자를 신뢰한다는 것이고 상담의 진전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상담자 개인에게는 기쁜 일이기도 하고요.
그런 맥락에서 내담자는 상담자에게 언제든 궁금한 것을 물을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내담자는 상담자가 어떠한 질문이라도 진지하게 대할 것이라고 믿게 되었기 때문에 묻는 것이죠.
하지만 상담 장면 안에서 내담자에게 질문할 권리가 주어진다고 해서 상담자가 모든 질문에 대답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좀 더 명확하게 말씀드리면
상담자는 내담자의 질문을 진지하게 다루면서도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유보하거나 필요하다면 답하기를 거절할 수 있어야 합니다.
상담 수퍼비전을 하다 보니 내담자가 한 질문에 반드시 답을 해야 한다는 무언의 압력 때문에 힘들어 하는 상담자가 의외로 많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곧이곧대로 대답을 하자니 개인적인 이야기를 오픈하는 것이 불편하고, 그렇다고 거절하자니 내담자에게 호응하지 않고 밀어내는 것 같아서 마음이 불편하다는거지요.
다시 한번 제목을 빌어 말씀드리면, 내담자에게는 질문할 권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질문에 상담자가 답해야 할 의무가 있는 건 아닙니다.
단순히 상담자로서의 권리에 대한 부분이 아니라
상담자가 답하는 데 불편함을 느꼈다면 그것이 전이-역전이 문제 때문이든, 아직 라포가 형성되지 않은 상태여서 그렇든, 자신의 개인사를 오픈하는 것이 불편하든 간에 결과적으로 억지로 답하는 것이 상담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제 주장에 동의하는 많은 분들이 불편한 질문을 받았을 때 즉답을 피하고 "그게 왜 ~님께 중요하게 생각되는지 물어봐도 될까요?"와 같은 우회적인 방식으로 다루는데 꼭 그러지 않아도 되고 그럴 수 없는 상황이 많습니다. 예를 하나 들겠습니다.
연극성 성격 문제가 있는 여자 내담자가 반복된 실연으로 상처를 받고 상담을 받고 있는데 어느 날 남자 상담자에게 묻습니다. "선생님도 제가 사랑받을 만큼 매력있는 여자라고 생각하지 않으시는군요. 그렇죠?"
이 때 위와 같은 방식으로 질문을 되돌려 주는 것은 효과가 없습니다. 내담자는 상담자가 대답을 해야 할 만큼 자신이 매력적이지 않기 때문에 질문을 회피한다고 생각할 수 있으며 그게 왜 중요한지 그동안 충분히 이야기를 했는데 상담자가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면 실력이 없는 상담자이거나 내 말을 경청하지 않은 주의가 부주의한 상담자라고 단정할 가능성도 있기 떄문입니다.
그러니 이 상황에서는 대답하기를 거절해야 합니다. 문제는 방법이죠.
"저는 그 질문에 답하지 않겠습니다. 왜냐하면 어떤 방향으로 대답하든 우리 상담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인데 제가 매력있다고 대답하면 ~님께 사심이 있다고 생각하실 수 있으니 앞으로의 상담에서 상담자-내담자 관계를 손상시킬 수 있고, 그렇다고 제가 매력이 없다고 대답하면 상심하셔서 저를 더 이상 신뢰하기 어려우실테니까요. 저는 ~님께 도움을 드리기 위해 제 상담자 역할을 위험하게 할 수 있는 질문에 답하기 싫습니다"
이건 출처가 잘 기억나지 않지만 굉장히 유명한 상담자의 일화에서 따온 겁니다. 제 이야기는 아니고요;;;
이야기가 길어졌지만 상담자는 내담자의 모든 질문에 답해야 할 의무가 없습니다. 상담자의 역할은 내담자를 돕는 것이지 내담자의 궁금증을 해결해 주는 사람이 아니니까요. 그러니 내담자에게 질문을 받았을 때 어떤 느낌이 올라오는지 찬찬히 관찰하시고 대답하고 싶지 않다면(대답이 상담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면) 어떻게 거절할 것인지에 초점을 맞추어서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상담자는 내담자의 질문에 반드시 답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해 왔다면 대체 어떻게 거절해야 할 지 전혀 감도 안 잡힐 겁니다. 하지만 그런 의무는 없다고 믿으신다면 내담자에게 상처주지 않고 상담을 위태롭지 않게 하면서도 현명하게 대답을 거절할 수많은 방법을 찾으실 수 있을 겁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지금까지 찾지 못했던 방법은 다른 방향에서 바라보아야만 발견할 수 있는 법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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