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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YES24
전문성과 글솜씨를 모두 갖춘 사람이 지은 책은 지식과 감동과 읽는 맛을 동시에 선사하곤 합니다. 그런데 그런 지은이는 매우 드물죠.
지식을 전달하는데 초점을 맞추다 보면 딱딱하고 어려운 교양서가 되기 쉽고 그렇다고 재미와 읽는 맛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면 시덥잖은 글 나부랑이가 되기 쉽습니다.
저는 이 책을 별 세 개로 평가했지만 그건 현장에서 일하는 상담가의 입장에서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정도를 평가했기 때문이지 일반인의 입장에서 평가를 하라고 했다면 별 네 개는 충분히 주었을 겁니다.
그만큼 이 책은 일반인들에게 많은 위로가 되는 책입니다. 아마도 저자가 블로그나 칼럼에 게재했던 글들을 모아 다듬어서 내놓은 모양인데 '사랑받고 싶은 마음', '이해받고 싶은 마음', '위로받고 싶은 마음', '치유받고 싶은 마음', '분석받고 싶은 마음'의 5 section으로 구분한 것도 상당히 적절하고 아무래도 저자가 현장에서 상담을 한 경험이 많은데다 그 경험을 그냥 흘려버리지 않고 잘 갈무리해서 나름대로 정리를 해 왔던 것 같아서 내용이 겉돌지 않고 마음에 바로 와 닿습니다. 책이나 논문만 달달 읽어서는 절대로 이런 글을 쓸 수가 없습니다.
저는 이런 치유 에세이류가 독자에게 와 닿으려면 두 가지 중 하나의 노선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하나는 '이거 완전히 내 이야기인데!'라는 빨려 들어가는 느낌을 독자에게 주거나 확실한 해결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책은 첫 번째 노선을 충실히 따른 책으로 보이는데 내용이 아주 충실한데도 불구하고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책의 내용이 저자가 상담 현장에서 경험한 내용을 정리해 놓은 자료를 기반으로 하다보니 책을 내기 위해 이론적인 설명을 덧붙인 것 같은 느낌이 많이 듭니다. 출판사에서 요구를 했거나 혹은 저자가 아무래도 독자를 위해 이론적인 설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그랬을 수는 있는데 그러지 말고 그냥 저자가 생각한 그대로 밀고 나갔으면 더 좋았을 뻔 했습니다.
물론 이론적인 설명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마음을 다루는 치유 에세이인 만큼 인지적인 부분을 배격하고 다소 비전문적으로 보이더라도 정공법으로 마음만 붙잡고 늘어졌더라면 훨씬 좋은 책이 나왔을 것다는 아쉬움이 듭니다. 저자가 현장에서 경험한 해결 방안을 제시해도 충분히 좋았을 것 같고요.
저자가 좀 더 유명해지고 내공이 쌓여서 아무도 함부로 흠잡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면 그런 글을 자신있게 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기대되는 분이네요.
이 책을 추천하는 대상은 자신의 마음을 좀 더 알고 싶은 사람들, 자신을 좀 더 소중히 하고 싶지만 방법을 모르는 사람들입니다.
덧1. 김혜남 선생의
'서른 살이 심리학에게 묻다(2008)'를 읽느니 이 책을 읽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
덧2.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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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중독에 대한 포스팅이 늘다 보니 무슨 이야기를 했고, 무슨 이야기를 하지 않았는지 자꾸 헷갈려서 포스팅 한 목록을 다시 찾아보게 되네요. ^^
도박 중독 치료에 있어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공략 대상의 하나가 '거짓말'입니다.
흔히들 도박 중독의 주된 특징으로 이야기하는 '금단증상'과 '내성'은 그 정도가 두드러지지 않거나 금전 문제와 연결되어 있을 뿐입니다(그렇다고 중요하지 않다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거짓말은 도박자에게 심리적 타격을 줄 뿐 아니라 거짓말 자체가 양심과 영혼의 문제이기 때문에 그 중요성이 '금단증상'과 '내성'에 비할 바가 아닙니다.
현장에서 상담을 하는 전문가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무책임'의 문제도 잘 따지고 보면 결국은 거짓말 문제와 깊은 관련이 있다는 걸 발견하게 됩니다. 상습적인 거짓말로 양심이 무디어지게 되어 무책임해지는 것이니까요.
많은 도박자들이 가족의 의도와 심정을 상상해서 거짓말을 하고는 선의의 거짓말이라고 포장합니다.
"아내가 마음 아플까봐 도박을 끊었다고 거짓말을 했어요", "조금이라도 내 힘으로 갚으면 위안을 얻을까봐 숨겨둔 빚이 없다고 부모님께 거짓말했어요" 등등
하지만 포장지가 화려하다고 독극물이 성수가 되지 않듯이 거짓말은 거짓말일 뿐이고 상대방 뿐 아니라 돌아와서 자신의 심장에 꽂히는 부메랑과 같습니다.
선의의 거짓말은 결코 해결 방법이 아닙니다. 오로지 진실만이 해답입니다.
그래서
도박을 하고 있든, 하지 않고 있든 간에 도박 중독 치료의 핵심은 '죽어도 정직하자'는 마음을 먹는 것입니다.
자신과 세상에 정직할 수만 있다면 그 도박자는 결국은 치유되기 때문입니다.
정직하지 않은 도박자는 제 아무리 빚을 다 갚아도, 많은 돈을 벌어도, 다정한 가장이 되어도 반드시 재발합니다.
이것만큼은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러니 정직하세요. 죽어도 정직해야 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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