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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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덴 3에서도 그렇고 사적인 자리에서도 그렇고 제 군 복무 시절 병과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한 적이 한번도 없는 것 같은데 사실 저는 기갑 병과 출신입니다. 주특기가 전차는 아니고 장갑차 조종수였지만요. 광주기갑학교에서는 K288 장갑차를 몰면서 후반기 교육을 받았고요.
그래서 왠지 모르게 이 영화에서 풍기는 느낌이 낯설지가 않았습니다. 무한궤도라고 불리는 캐터필러도 그렇고 전세계 기갑 병과의 공통마크인 삼색 삼각형도 그렇고요. 영화에서 대전차 지뢰를 밟아서 Fury의 궤도가 끊어졌을 때는 저도 모르게 안구에 습기가. ㅠ.ㅠ
이 영화는 라이언 일병 구하기 이후 16년 만에 돌아온 묵직한 전쟁 영화라는 평을 듣고 있는데 전차(일반인들은 탱크라고 하지만 기갑병은 전차라고 부릅니다)가 주는 남성미도 그렇거니와 '워 대디'로 분한 브래드 피트와 전차의 캐미가 멋지거든요.
최근 헐리우드의 떠오르는 신성, 로건 레먼이 전쟁의 참상을 겪으면서 여리디 여린 소년에서 어른으로 성장해가는 연기도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포수 '바이블' 역할을 맡은 샤이아 라보프의 연기가 특히 좋았습니다. 전쟁의 공포를 워 대디를 향한 무한 신뢰와 신앙으로 극복하고자 하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이 흠칫흠칫 묻어나오는 두려움을 잘 표현했거든요.
전투 장면이 여러 번 나오지만 티거 전차와 일대 일로 맞붙은 게 가장 숨막히더군요. 100mm 전면 장갑판으로 무장되어 있어 셔먼 전차의 76mm 주포로는 관통할 수가 없거든요. 그나마 한 대 뿐이었기 때문에 이길 수 있었죠.
전차전을 보면서 폐소공포까지 느꼈다는 관람평이 많던데 저는 오히려 셔먼 전차의 내부가 너무 넓어서 놀랐습니다. 장갑판이 두껍지 않아서 그런 게 아닌가 싶은데 아마 현대 전차의 내부를 보면 깜짝 놀라실 겁니다. 브래드 피트 정도의 몸집으로는 들어가기도 힘들죠. 내부가 너무 협소해서 기갑병은 체구가 왜소한 병력 중에서 선발할 정도니까요. 그래서 기본 화기도 권총입니다. 군 생활 할 때 장교들이 굉장히 기분 나빠했죠. 기갑병과의 병력은 이등병도 권총에 항공잠바를 지급받으니까요.
전투씬은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 못 미치지만 저는 예전 군 생활을 추억하면서 즐겁게 볼 수 있었습니다.
기갑병과 출신에게는 추천드리고 밀덕이나 전차를 좋아하는 분들에게도 추천하는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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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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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의 타임라인에 실망했다는 평이 하도 많아서 보기까지 상당히 주저했는데 실망할 것을 단단히 각오해서 그런지 저는 그런대로 볼 만했습니다.
2시간 30분이나 되는 러닝타임인데도 지루하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으니까요. 인터넷 영화평을 보면 지루해서 졸았다는 평이 많은 것을 보면 이번 영화는 개인차가 상당히 큰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월드 인베이젼'을 보지 않은 덕을 좀 봤습니다. 후반부에 월든 인베이젼과 싱크로율이 80%가 넘는다는 말이 많았거든요. 미국 만세, 러시아 까기, 아시아 폄하에 대해서는 일부러 관심 안 가졌습니다. 그것까지 신경쓰고 SF 영화 보면 머리 아프거든요. 그건 평론가들에게 떠 넘기고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봤습니다.
1, 2편을 거치면서 이미 웬만한 CG나 특이한 로봇으로는 더 없이 눈이 높아진 관객들을 사로잡을 수 없기 때문에 마이클 베이 감독이 아예 우주 전쟁 시가전으로 컨셉을 잡고 만든 것 같았습니다. 시카고 하나 쑥대밭으로 만들면서 그 안에 이런 저런 장치를 심을 수 있으니까요. 30대 이상의 향수를 자극하는 로봇물에 저같은 밀덕들을 자극하는 도시 게릴라전, 거기에 다양한 오마쥬까지...
초대형 건물 하나를 휘감아 작살내는 디셉티콘의 '드릴러'는 영화 매트릭스에서 저항군의 지하기지를 뚫고 들어오는 기계와 닮았고 비행 로봇을 수납하는 '오버로드'는 게임 스타크래프트 프로토스의 '캐리어'를 빼다 박은 듯 보였습니다. 그리고 달에서 시카고로 공간이동을 한 디셉티콘이 도망치는 시민들을 학살하는 장면은 흡사 우주전쟁의 한 장면 같더군요.
샤이아 라보프는 침 튀기면서 대사 날리는 건 줄어든 대신 정직하게 몸으로 때우는 연기량이 늘어서 반가웠는데 로지 헌팅턴-휘틀리를 메간 폭스 대신 쓴 것은 감독의 패착인 것 같습니다. 확실하게 섹시한 것도 아니고, 여전사 삘이 제대로 나는 것도 아니고 특기는 힐 신고 잘 뛰는 정도? 메간 폭스가 본넷 열 때와 같은 킬러씬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2% 부족하더군요. 마이클 베이가 여배우를 띄우는 능력이 대단한 걸로 알려져 있는데 로지 헌팅턴-휘틀리에게도 그게 통할 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줄거리가 엉성한 부분을 많은 분들이 지적하셨는데 저는 이야기의 개연성이 아닌 액션의 연결성에만 초점을 맞추어서 봤기 때문에 그렇게 줄거리가 이상하지는 않았어요.
이번 시리즈는 보는 사람에 따라 상당히 다른 경험을 하실 수 있으니 신중하게 고려해서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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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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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극장가를 사정없이 강타하고 있는 트랜스포머 2(?)를 보고 왔습니다.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영화관들이 관람료를 올리는데 있어 불평을 무마하고 물타기하는데 이 영화가 한 몫 톡톡히 하고 있다고 하죠.
뭐 그건 그렇고...
이 영화, 역시나 sophomore syndrome인지, 1편을 능가하는 2편은 없는 것인지, 기대가 컸던 탓인지 저는 생각보다 별로였습니다.
마이클 베이 감독이 물량공세로 나가기로 작심을 한 것인지 전편과 달리 60여 종이 넘는 엄청난 수의 로봇을 투입했는데 오히려 그게 패착이었습니다. 어떤 로봇이 어떤 로봇인지 기억할 시간도 없이 휙휙 지나가면서 싸우다가 부서져서 정신이 하나도 없습니다. 메카닉에 열광하는 것도 정도가 있지 뭐가 뭔지 차근차근 살펴볼 시간도 안 주면 그냥 멍하니 앉아서 때려부수는 것만 보고 있어야 하는데 영 몰입이 안 됩니다. 나중에는 스타스크림과 메가트론도 헷갈리더군요.
줄거리도 너무 단순해져서 샤이아 라보프와 메간 폭스의 관계도 사랑한다는 말을 누가 먼저 하느냐를 갖고 다투는 아주 단순한 설정으로 유치해졌고 긴장감도 많이 떨어졌습니다. 진지함도 없고 비장미도 없으며 유머 감각도 많이 약해졌습니다. 오로지 기억나는 건 다양한 로봇이 끊임없이 나와서 신나게 싸웠다는 거.
물론 신나게 때려부수는 블록버스터라고 생각하면 확실히 재미있는 오락 영화이지만 줄거리라든가 갈등 구조를 조금은 기대하는 저 같은 관객 입장에서는 좀 실망스러웠습니다.
하지만 CG만큼은 정말 입이 딱 벌어지는 수준입니다. 흠 잡을 곳이 거의 없습니다. 현실과 구분이 안 됩니다.
아, 그리고 워낙 현란한 화면에 묻히기는 했지만 그린 데이나 린킨 파크가 참여한 OST가 의외로 참 좋습니다. 잘 안 들려서 문제입니다만...
영화 특성 상 꼭 극장에서 보셔야 하는 영화입니다만 저는 다시 볼 생각이 별로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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