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전용 레스토랑에만 [비건맛집] 글머리를 달고 싶지만 그렇게 되면 너무 한정된 음식점만 소개하게 되기 때문에 비건이 먹을 수 있는 메뉴가 있는 집이라면 제 마음대로 [비건맛집] 글머리를 달고 있습니다;;;;
오늘 소개하는 리틀 포레스트는 성수동에 위치한 브런치 전문 레스토랑으로 비건 전용 레스토랑은 아니지만 락토 오보, 오보, 락토, 비건 등이 먹을 수 있는 메뉴를 별도로 나눠놓아서 논비건들과 함께 식사하기에도 좋습니다. 물론 비건인 제 입장에서는 먹을 수 있는 메뉴가 많지 않아서 자주 가게 되지는 않을 것 같지만 오늘 이 포스팅을 하는 이유인 '샥슈카'가 생각나면 재방문할 것 같습니다.
대중 교통으로 오실 분들은 성수역 1번 출구에서 500m 정도 떨어져 있고 차량을 이용하실 분은 '성수2가 3동 공영주차장'에 주차하시면 되는데 문제는 여기가 핫플레이스 근처라서 쉽게 만차가 됩니다. 저는 'KT성수분국 노상 공영 주차장'에 주차를 했는데 여기는 비교적 주차가 쉽지만 리틀 포레스트와 1km 넘게 떨어져 있어 조금 많이 걸어야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주차비는 기본 5분 250원이고 추가 5분 당 250원입니다. 1시간 조금 넘게 있었는데 4,000원 정도 나왔습니다. 주차요금 징수원을 찾을 필요 없이 QR코드를 찍어서 온라인 결제하면 됩니다. 요새는 현금 결제를 하는 곳이 많지 않죠.
리틀 포레스트는 건물 2층인데 보시다시피 2층에 식당이 있으리라고는 짐작하기 어려운 입구 모습이라서 눈여겨 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치기 쉽습니다. 건물주에게 이야기를 해서 계단 앞에 쌓아놓은 간이의자라도 좀 치우면 나을 것 같은데 말이죠;;;;
그래도 2층 매장은 꽤 넓습니다. 창문쪽 1인 좌석도 넉넉하고요.
테이블 회전은 별로 신경쓰지 않는지 테이블 간격이 지나칠 정도로 넓어서 약간 휑한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저는 코로나 시대에 다닥다닥 테이블을 붙여놓은 레스토랑을 극혐하기에 마음에 들었습니다만.... 주문과 계산은 카운터에서 하고 셀프 서비스입니다. 주문을 받으면 곧바로 맞은 편 조리대에서 조리를 하는 방식입니다.
메뉴판이 리틀 포레스트에서 가장 마음에 들지 않는 점입니다. 별도의 메뉴판이 없고 계산대 앞에 붙여놓은 이 종이 하나가 전부입니다. 글씨가 깨알 같아서 잘 보이지도 않고 무엇보다 처음 오는 저 같은 비건은 메뉴 숙지할 시간이 필요한데 뒤에 사람이라도 서 있으면 마음이 조급해지더군요. 예비 메뉴판이라도 하나 만들어 주면 좋으련만...
비건이 먹을 수 있는 메뉴는 샥슈카, 버섯타르틴, 샐러드 파스타, 후무스 플레이트가 전부입니다. 방문했을 당시 버섯타르틴은 재료 소진으로 못 먹었고 처음에는 샥슈카와 샐러드파스타, 콤부차 2잔을 주문했고 나중에 후무스 플레이트를 추가했습니다.
샥슈카(13,000원)는 터키 마그레브의 달걀 요리로 매운 토마토 소스에 달걀을 깨 넣어 익힌 음식으로 영어로는 '에그 인 헬'이라고 합니다. 비건 버젼은 달걀이 없습니다. 대신 두부와 아보카도 등이 들어있죠. 빵은 무한리필 됩니다. 처음에는 리필할 생각이 없었는데 샥슈카 양이 많기도 하고 결국 2번 리필했습니다. 빵을 찍어 먹으면 쉴 새 없이 들어가는 맛입니다. 새콤하면서도 담백한 토마토 스프에 매장에서 직접 구운 빵을 찍어 먹는데 맛이 없을리가 없죠. 요거 추천합니다. 이걸 먹기 위해서 재방문 할 의사 있습니다.
이건 샐러드 파스타(12,000원)입니다. 통밀 파스타에 구운 야채와 두부를 얹고 참깨 드레싱으로 맛을 더했습니다. 통밀 파스타라서 식감이 퍽퍽할 것 같았는데 고소하고 담백한 참깨 드레싱때문에 괜찮았습니다. 푸른잎 채소가 적당히 어우러져 느끼함을 잡았고요. 양이 적은 것이 유일한 단점입니다. 함께 나온 콤부차(5,500원)는 아이스로만 제공되며 요새 즐겨 먹는 발효 음료입니다. 건강에 좋아요.
양에 차지 않아 추가 주문한 후무스 플레이트(10,000원)입니다. 원래는 프로슈토가 들어가는데 비건 버전은 대신 아보카도로 대치됩니다. 제주당근을 채썰어 소스에 절인 라페(Rapee)를 곁들였는데 빵에 후무스를 바른 뒤 아보카도와 당근라페를 얹어서 먹습니다. 후무스는 중동 음식 특유의 향이 너무 강해서 저나 반려인 둘 다 별로 선호하지 않아 주문하면서도 살짝 망설였는데 리틀 포레스트의 후무스는 향이 거의 없다시피 할 정도로 약해서 먹는데 부담이 전혀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양은 그리 많지 않아서 정식 식사라기보다는 그야말로 가벼운 브런치 메뉴로 드시는 게 좋겠습니다.
아마도 식사를 위해 재방문하게 되면 저는 오늘 소개한 메뉴 모두를 한꺼번에 주문할 것 같습니다. 여성 두 분이라면 메뉴를 두 개만 시켜도 대충 되겠지만 남녀 커플만 해도 3개는 주문해야 모자라지 않을 양입니다.
리틀 포레스트의 영업 시간은 오전 10시에서 저녁 7시까지이며 특이하게도 일요일이 휴무일입니다. 네이버 예약을 할 수 있지만 토요일만 됩니다. 아마도 토요일 저녁 시간대가 가장 붐비는 것 같습니다.
성수동 서울숲을 방문하거나 성수동 핫플레이스를 가실 비건들은 한번쯤 방문해서 맛있는 샥슈카를 맛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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