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5월에 마음으로 입양한
첫 가족이었던 모찌군을 고양이별로 떠나 보낸 뒤 제게는 약간 강박 비슷한 증상이 생겼습니다.
우선 아침 저녁으로 갈아주는 냥이들 물그릇 4개를 모두 도자기로 바꾸고 물을 갈아 줄 때마다 매번
휴대용 살균기인 SteriPEN으로 반드시 자외선 살균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원래는 정수까지 하려고 했지만 오히려 그게 더 안 좋다고 해서 살균만 합니다.
그 다음에는 애들이 매일 올라가는 캣타워와 잠자리, 쉴 때 사용하는 방석과 화장실까지 집안 청소를 할 때마다 지금 소개드리는 가정용 자외선 살균기로 자외선 소독을 하고 있습니다.
집을 떠난 적이 거의 없는 모찌군이 췌장염 때문에 고양이 별로 갔기 때문에 최소한 집안 만큼은 세균과 바이러스를 최소화하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해충 구제 때문에 서비스를 받고 있는 세스코에서 한 달에 한 번씩 점검을 나올 때 방제 직원이 사용하는 걸 눈 여겨 봐 두었다가 구매한거지요.
국내 업체인 엔퓨텍에서 만든 가정용 살균기 퓨라이트 XD입니다. 집먼지 진드기 박멸에 효과적이라고 해서 시중에서는 진드기 방망이로 더 많이 불리는 제품이죠. 꼭 교통 통제할 때 사용하는 경광봉처럼 생겼습니다.
제원이 530 x 80 x 60mm니까 길이가 50cm가 넘습니다. 생각보다 크지만 본체 재질이 플라스틱이기 때문에 453g의 무게가 그렇게 무겁게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물론 계속 들고 다니면서 살균을 하려면 손목에 부담이 되기는 하지요.
퓨라이트는 8W의 UV-C램프를 사용합니다. ED와 XD 제품군으로 나뉘는데 XD가 조금 더 상위 레벨입니다. 퓨라이트 XD는 보시는 것처럼 자외선 램프를 UV Band Pass Filter라고 부르는 검은색의 특수 필터로 감쌌는데 이 필터는 가시광선을 차단하여 집먼지 진드기가 자외선이 쪼이는지 모르도록 방심하게 만드는 기능을 합니다.
램프 수명은 8,000시간이라고 하네요.
20초 이상 비추었을 때 99.9%의 살균력을 보인다고 합니다.
손에 들고 필요한 부분을 비추면서 사용해도 되지만 집안 구석구석 사용하기에는 아무래도 손목에 무리가 가기 때문에 삼각대에 연결해서 거치한 뒤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케냐 여행 때 요긴했던 SLIK 미니 삼각대에 연결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전력은 12V 어댑터를 연결해 공급받는데 1,100mAh의 배터리가 내장되어 있기 때문에 미리 충전시켜 두었다가 휴대용으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완충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3시간 정도이고 한번 충전하면 1시간에서 2시간 정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253.7nm 살균 최적 자외선을 사용한다고 해도 자외선을 직접 쬐거나 눈에 비추면 홍반이나 자외선 안염에 걸릴 수 있기 때문에 아이들을 위한 안전 버튼 설계가 되어 있습니다. 0.35초 안에 두 번 연속으로 눌러야 작동하기 때문에 소근육이 그 정도로 발달하지 않은 미취학 아동이 잘못 사용할 위험을 줄였습니다. 두 번 연속으로 누르면 보시는 것처럼 5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모드로 작동됩니다.
세 번 연속 누르면 2시간을 사용할 수 있는 모드로 바뀝니다. 다시 한 번을 누르면 작동을 멈추고요. 5분, 2시간 작동 모드에서는 10초마다 삑삑하는 경고음을 내서 작동 중임을 알 수 있습니다.
4번 연속으로 작동 버튼을 누르면 무제한 사용 모드가 됩니다. 보통 어댑터를 연결해서 방 전체를 살균할 때 사용하는데 저는 청소하느라 왔다갔다 하면서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중에 사용하려고 이 모드를 가장 많이 사용합니다.
그리고 이건 퓨라이트 에어 XD라고 퓨라이트 XD를 결합하여 공기 살균기로 사용하는 겁니다. 원래는 함께 구매하는 것인데 제가 퓨라이트 XD를 살 때는 품절이어서 최근에 본체만 따로 구매했어요. 퓨라이트 XD를 보시는 것처럼 장착한 뒤 작동을 시키고 전원을 올리면,
전원 버튼이 있는 아래 거치대 쪽에서 공기를 흡입한 뒤 끌어올려 퓨라이트 XD를 통과시키면서 공기를 살균한 뒤 위로 배출하는 방식입니다.
미세먼지를 걸러내는 건 아니고 오로지 바이러스와 세균만 자외선 살균해서 내보내는 것이기 때문에 미세먼지를 걸러주는 일반 공기청정기와 함께 사용하는 게 좋습니다. 대신 필터를 사용할 필요가 없으니 전기료 외에는 추가 유지 비용이 들지 않겠죠.
평소에는 공기 살균기로 사용하다가 청소할 때는 분리하여 표적 살균을 하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저처럼 살짝 청소 강박인 분들은 하나쯤 갖고 있으면 좋은 물건입니다.
* 장점 - 강력한 살균력
- 휴대성과 사용 편이성
- 국내 거의 유일한 공기 살균기능
* 단점- 살짝 부담스러운 가격(2017년 3월 24일 기준 자사 공식쇼핑몰에서 188,000원에 판매)
- 가벼움과 맞바꾼, 없어 보이는 디자인과 만듦새(아무리 봐도 고급스럽지는 않음)
- 방전 속도가 너무 빠름. 완충해도 2~3일이면 완전 방전되어 사용할 때마다 충전해야 함
- 퓨라이트 XD를 분리하여 살균할 때 가구 모서리 등에 부딪히지 않도록 주의 요망. 램프가 깨질 위험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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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YES24
2~30대 싱글 여성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만화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 마스다 미리의 초기 작 중 하나인 '주말엔 숲으로'입니다.
마스다 미리의 작품으로는
'지금 이대로 괜찮은 걸까?(2009)',
'아무래도 싫은 사람(2010)',
'수짱의 연애(2012)'로 이어지는 이른바 수짱 시리즈가 유명하지만 수짱 시리즈는 대상이 아무래도 2~30대 여성들에게 맞춰져 있는 느낌이라 저로서는 감흥이 덜 하더군요.
그래서 그런지 저는 수짱이 등장하지 않는
'내가 정말 원하는 건 뭐지?(2010)'가 훨씬 더 좋았거든요.
이 책에는 과감하게 시골로 이사한 번역가 하야카와, 오직 경리부서에서만 14년 동안 일을 한 커리어 우먼 마유미, 그리고 여행사에서 근무하며 치이는 바람에 사람이 싫어진 세스코, 이렇게 세 친구의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중간에 수짱이 잠깐 찬조 출연하기도 하네요.
여전히 도시에 살고 있는 마유미와 세스코는 주말이면 가끔씩 시골에 사는 하야카와를 만나러 갑니다. 숲에도 놀러가고, 카약도 타고 하면서 도시 생활에 찌든 자신도 추스리고 refresh도 하는데 그 과정에서 여러가지 깨달음을 얻게 됩니다.
이 책의 온라인 리뷰를 보면 하야카와 같은 친구가 있는 게 부럽다는 내용이 많던데 저는 친구의 존재보다 하야카와의 숲속 생활이 진심 부러웠습니다. 시골 생활이지만 일부러 원치도 않는 농작물을 가꾸려고 일부러 애쓰지 않고, 택배의 편리함도 포기하지 않는, 어떤 틀에 자신을 끼워맞추지 않고 바람처럼 자유롭게 살면서도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그런 여유가 좋더군요.
사람들은 귀촌이라고 하면 꼭 교통이 불편한 산골에 들어가 자급자족 생활을 하는 걸 떠올리지만 굳이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적절히 균형을 맞추면서 사는 게 좋지 않을까요?
어쨌거나 읽는 것만으로도 그야말로 힐링이 절로 되는 만화였습니다. 개인적으로 '내가 정말 원하는 건 뭐지?'보다 더 좋았어요. 강력 추천합니다.
닫기
* 친구를 배려하고 소중하게 대하는 것이 자신에게 부담이 된다면, 그 배려와 '소중함'은 조금 거짓이다.
* 인간은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해서만 걷는 건 아니다.
* 손끝만 보지 말고 가고 싶은 곳을 보면서 저으면 그곳에 다가갈 수 있어.
* 그냥 '인간'이라는 사람은 한 명도 없는거야. 그저 '인간'이라고만 여기니까 생명이 가벼워진다 라는 말이지.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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