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제 삶의 방식이 여행 스타일에도 묻어난다고 생각하는데 사람을 별로 좋아하지 않고 누구나 하는 걸 가능한 한 피하는 편이라서 여행지를 선택할 때도 가능하면 사람이 없고 남들이 잘 안 가는 곳을 선택하곤 합니다.
동남아시아라고 하면 예전부터 많이들 찾는 태국이나 베트남, 필리핀도 있고 한 때 유행이었던 라오스도 있고 요새 조호바루로 뜨고 있는 말레이시아를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버마(미얀마)를 동남아시아의 여행지로 고려하는 분들은 아직까지 많지 않은 것 같더군요. 그래서 더 가고 싶었습니다. 예전에 '꽃보다 청춘'으로 라오스가 망가지기 전에 다녀온 게 신의 한수였던 것처럼....
결과적으로 보면 버마를 선택지로 고려하고 계신 분들께는 최대한 서둘러서 빨리 다녀오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아직까지는 덜 망가졌거든요. 대한항공 직항편이 개설된데다 2018년 10월 1일부터 일년 동안 유지되던 비자 면제 정책이 연장되어 2020년 11월 30일까지는 별도의 비자 발급 없이 입국할 수 있거든요. 게다가 지금까지 여행했던 동남아시아 국가 중 가장 동양인, 특히 중국인이 없는 나라여서 여행하기 쾌적했습니다. 중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데도 말이죠. 왜 그런지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지금까지 의문입니다.
버마(바뀐 국호는 미얀마지만 저는 버마라고 부르고 싶어서 여행기 내내 버마라는 호칭을 쓸 겁니다)는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넓은 국토를 가진 나라로 우리나라의 3배 면적에 이릅니다. 인구도 6천만이 넘으니 우리나라보다 많습니다. 고대 왕조의 찬란한 문화 유산을 지금까지 잘 간직하고 있는데다 영국의 식민 지배를 거치면서 받은 영향도 만만치 않고 전 국민의 90%가 독실한 불교도인 소승 불교의 나라인만큼 불교 문화의 특징도 곳곳에서 엿볼 수 있는 나라입니다. 거기에 각자의 언어와 문화적 전통을 잘 유지하며 살아가는 135개에 달하는 소수 민족의 영향도 만만치 않죠. 이유야 어쨌든 굉장히 매력적인 나라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그래서인지 여행하면서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 같은 느낌도, 네팔의 바간 같은 느낌도, 태국의 방콕 같은 느낌도, 쿠바의 아바나 같은 느낌도 받았습니다. 꽤 복잡한 매력이 있는 나라였지요.
단체 투어도 그렇고 자유 여행도 그렇고 버마만 2주를 여행하는 경우는 그리 흔하지 않을텐데 그래서 한층 여유롭게 양곤, 만달레이, 바간, 인레를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버마 여행 잘 다녀왔습니다. 이제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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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 거리 초입에 있는 Information Center를 지나 DARA market에 도달하기 바로 전에 왼쪽으로 꺾으면 TAEC(Traditional Arts & Ethnology Center)으로 가는 입구가 나옵니다.
TAEC은 북라오스 4개 소수 민족의 생활상을 둘러볼 수 있는 일종의 문화사 박물관입니다.
분명히 표지판을 보고 들어갔는데 길을 잘못 들어 주택가까지 들어갔네요. 마당을 활보하는 장닭이 인상적이라 돌아서기 전에 한 장 찰칵~
건물이 크고 웅장하거나 화려하지는 않지만 나름 분위기 있는 외관입니다. 들어갈 때 신발을 벗어야 하고요.
입장료는 20,000낍입니다. TAEC 옆에 붙은 Le Patio Cafe에서 커피 한 잔까지 마실 수 있는 티켓은 30,000낍이고요. 30분짜리 가이드 투어도 있습니다만 비용도 비용이려니와 시간이 맞지 않아서 저희는 통과~
문을 여는 시간은 오전 9시에서 오후 6시까지(화~일)입니다. 월요일은 휴무.
음식물이나 물 등은 맡기고 들어가야 하고 실내에서 촬영할 때는 플래시 촬영 금지입니다.
맨 처음 소개하고 있는 부족은 AKHA족입니다. 영문으로도 안내하고 있으니 관심있는 분들은 읽어보셔도 좋겠습니다.
AKHA족 여인들의 복식입니다. 굉장히 섬세하지 않나요?
두 번째가 HMONG족입니다. 소수 민족 중 숫자가 가장 많다고 들었습니다.
사진으로는 조금 촌스럽다고 느끼실 수 있지만 실제로 보면 굉장히 예쁩니다.
KMHMU족입니다. 나머지 한 부족은 어디 있는지 아무리 사진을 뒤져봐도 없네요. ㅠ.ㅠ
각 민족의 복장이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색깔이나 복색이 다릅니다.
한 켠에는 주거 생활을 살펴볼 수 있게 해 놨습니다. 천막 같기도 하고 이슬람식 같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문양을 빼면 베개와 이불은 우리의 것과 많이 닮아 보이네요.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각종 도구도 전시해 놨습니다. 오른쪽 아래에 보이는 특이하게 생긴 저것은 쥐덫입니다.
생각도 못한 은세공품도 있더군요. 장신구도 있고 정교하게 세공한 잔도 있습니다.
큰 규모는 아니지만 꽤 흥미로운 전시품들이 많았습니다. 둘러보고 있는데 갑자기 흑인 여성 하나가 다가와서는 '안녕하세요'라고 우리말로 인사를 해서 그야말로 깜놀. TAEC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친구가 있어서 한국말을 좀 안다고 하더군요. 먼 라오스 땅에서 반갑게 인사했습니다.
TAEC은 기념품 샵도 운영하고 있는데 소수 민족 사람들이 직접 만든 수공예품들을 팝니다. 다양한 물건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핸드 메이드로 유기농 천연 염색까지 한 스카프와 모자를 추천합니다. 가격대가 70,000~100,000낍 정도 되니 라오스 물가 대비 싼 건 아니지만 품질이 시장에서 파는 스카프와 전혀 다릅니다. 나중에 야시장에서 파는 것과 비교해 봤거든요.
예쁜 게 많아서 저희도 쓰고 기념품으로 선물하려고 한꺼번에 많이 샀더니 직원이 고맙다고 바구니도 선물로 주고 한지공예로 만든 선물용 가방도 여분으로 넉넉하게 주더군요. 원래 이런 용도로 주는 물건 같았습니다만 기분 좋게 받았습니다.
기념품 샵과도 연결된 Le Patio Cafe입니다. 론플에도 소개된 유명한 곳으로 크로와상을 꼭 먹어보라고 했는데 이건 아침에만 가능해서 어쩔 수 없이 라오 커피(핫, 아이스)하고 타르트(애플, 레몬)를 주문했습니다.
라오 전통 요리를 맛볼 수도 있다고 하니 시장하신 분들은 참고하시고요.
천장이 높고 세 방향이 뚫린 자그마한 카페입니다. 보통 TAEC을 둘러보고 차 한 잔을 하면서 다음 일정을 상의하는 여행자들이 많죠. 분위기도 괜찮고
무료 와이파이도 쓸 수 있지만 점심 시간에는 와이파이를 끈다고 하니 점심 시간에 들를 분들은 참고하시고요.
애플 타르트(25,000낍)입니다.
레몬 타르트(25,000낍)입니다. 애플 타르트는 너무 달고 레몬 타르트는 반대로 너무 시더군요. 맛이 너무 강해서 제 입맛에는 맞지 않았지만 라오 커피와 함께 먹으면 먹을 만 합니다. 제가 타르트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그럴수도 있으니 타르트를 좋아하는 분들은 한번 드셔보세요.
라오 커피는 역시나 명불허전이었지만 Le Patio Cafe에서는 뜨거운 커피(12,000낍)보다는 아이스(12,000낍)를 더 권해드립니다. 아이스가 더 맛있습니다.
본격적으로 배가 고프지는 않아서 타르트로 간단히 요기를 하고 1시 30분 쯤에 다시 길을 나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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