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애플이 iOS 7을 발표하고 난 뒤 업데이트 된 소프트웨어가 기존의 것과 많이 다르더군요. 예전에는 iTunes에 접속해야 업데이트 여부를 물었지만 요새는 거의 실시간으로 물어보니 이런저런 고민을 별로 할 일이 없습니다. 걍 업데이트했지요. 무식해서 용감합니다;;;
제가 사용하는 기종은 아이폰4라서 이번 업데이트의 수혜를 입은 막차 기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세세한 기술적인 내용들이야 IT쪽 전문가들이 많이 리뷰해 주실테니 저는 그냥 일반 실사용자의 시각으로 느낀 점들을 좀 적어볼까 합니다.
일단 잠금화면이 투명해져서 배경화면이 넓어 보입니다. 와이파이 상태바의 아이콘도 바뀌었고요. 하드웨어가 소프트웨어를 따라가지 못하는지 개인적으로는 '밀어서 잠금해제'가 힘들어졌습니다. 예전에는 아이폰을 한 손으로 잡고 왼손 엄지로 쉽게 해제했는데 뭔가 빡빡해졌습니다. 반응이 늦다고 할까요. 이건 좀 불만입니다.
잠금화면을 보시면 화면 위, 아래로 손잡이 아이콘이 있는데 위는 기존 버젼에서도 제공하던 알림 센터이고 아래는 이번에 새로 추가된 제어 센터입니다. 각각 위, 아래로 쓸어올리면 슬라이딩되어 화면이 나타납니다.
아래로 화면을 쓸면 나타나는 알림 센터입니다. 개인 생각이지만 기존 버전의 알림 센터보다 못해졌습니다. 디자인도 후지고 가독성도 떨어집니다. 보기가 싫으니 거의 이용하지 않게 되더군요.
위로 쓸어올리면 나타나는 제어 센터 창입니다. 오히려 이걸 많이 쓰게 되었습니다. 에어플레인 모드, 와이파이, 블루투스, 방해금지 모드, 세로 화면 방향 고정 등도 버튼 하나로 제어가 가능하고 화면 밝기나 음량, 듣고 있는 곡 변경 등도 됩니다.
게다가 플래시가 추가되어 기존에 사용하던 플래시앱을 삭제했고 시계와 계산기도 사용할 수 있어 편리해졌습니다. 제 경우는 일과를 마치고 배터리를 절약하려고 퇴근할 때 블루투스 기능을 끄는데 예전에는 설정에 들어가 여러 단계를 거쳐 꺼야 했던 것을 단 두 개의 동작으로 가능하게 되었죠. 알람 시간 변경도 마찬가지고요. 이 두 가지 편리함만으로도 제어 센터가 정말 고맙네요.
왼쪽으로 잠금해제 바를 밀면 나타나는 화면입니다. 이전 버전과 디자인이 완전히 달라졌어요. 버튼을 누르는 소리와 애니메이션 디자인은 마음에 듭니다. 비밀 번호가 틀렸을 때 나타나는 일명 '도리도리' 애니메이션도 귀엽고요.
메인 화면의 모습입니다. 저는 기본 앱을 많이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입체감이 사라지고 디자인이 밋밋해졌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별로 감흥이 없더군요. 아무래도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이지만 저는 그냥 볼만했습니다.
오히려 더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은 다음인데,
하나의 그룹 안에 앱을 모아 놓은 경우 예전에는 12개가 한 화면에서 보였다면 이번 업데이트 이후에는 9개 밖에 안 보입니다. 그러니 3개의 앱은 다음 페이지로 밀리게 되는거죠. 가장 많이 쓰는 앱 12개를 힘들게 추려서 모아놨는데 꽤나 불편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게 더 은근히 짜증나더군요.
홈 버튼을 더블 클릭하면 나오는 백 그라운드 화면입니다. 기존에는 하단에 버튼으로만 나타났는데 이제는 마지막 화면도 함께 볼 수 있어서 어떤 기능을 수행하고 있었는지 한 눈에 확인하고 필요한 앱을 호출할 수 있습니다. 더 마음에 드는 건 백 그라운드 상태에서 삭제하고 싶은 앱이 있으면 위로 밀기만 하면 된다는 거에요. 예전에는 꾹 눌러서 '흔들기(?)' 상태에서 힘들게 삭제해야 했는데 말이죠. 사파리 앱에서도 여러 개의 창이 cover flow 방식으로 제시되는데 삭제를 원하는 창을 왼쪽으로 밀기만 하면 사라집니다. 꽤 편해졌어요.
카메라 롤에서 변경된 부분도 꽤 편리한데 이전 버전에서는 사진과 비디오가 섞여 있고 아이콘을 일일이 확인해야 했다면 지금은 앨범 화면에서 비디오를 카메라 롤과 분리해서 보여준다는 겁니다.
또 좌측 하단의 사진 아이콘을 클릭하면 카메라 롤에 있는 사진을 찍은 날짜와 장소에 따라 자동으로 정렬해서 보여줍니다. 저야
Trip Journal 앱을 사용해서 여행 사진을 따로 정리하지만 카메라 롤을 주로 사용하는 분들은 꽤 편리하게 확인할 수 있겠더군요.
기본 음악 앱은 크게 변경된 부분이 없어 사용하는데 별 어려움이 없지만 예전에는 화면을 가로로 뉘면 cover flow로 앨범 자켓을 제시해서 보기에 근사했는데 이번 업데이트 이후에는 보시는 것처럼 앨범을 모자이크 방식의 화면으로 촘촘히 제시해서 그다지 멋져보이지는 않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별로 사용 안 하는 부분이기는 하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기능은 새롭게 추가된 제어 센터이고
가장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은 전반적으로 느리고 뻑뻑해졌다는 겁니다. 아직 안정화가 안 되어서 그런 것인지, 제가 사용하는 아이폰4의 하드웨어 성능이 따라주지 못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앱을 쓰다가 튕겨나오는 일도 잦아졌고 가동 시간도 살짝 늦어졌거든요. 아이폰5 이상이라면 좀 나을 지도 모르겠네요.
지금까지 일주일 남짓 iOS 7.0.2 사용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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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 사용자의 부담과 죄책감을 덜어주고 자존감을 확 올려주는 책 '소프트웨어, 누가 이렇게 개떡같이 만들었어(Why Software Sucks)'를 북 크로싱합니다.
사용자를 이해하지도 못하면서 이해한다고 착각하는 '개떡'같은 개발자와 프로그래머들이 소프트웨어, 웹 환경, 보안 시스템을 얼마나 개떡같이 만들고 있는 지를 적나라하게 폭로(?)한 책입니다.
사용하는 유머와 빈정거림의 강도가 상당히 셉니다(그래서 더 재미있나? ^^;;;)
개발자와 프로그래머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아주 쉬운 책입니다. 제가 지금까지 읽은 IT 관련 책 중에서 가장 쉬운 것 같아요.
별로 줄 칠 것도 없고 워낙 속도감 있게 읽는 통에 상태가 거의 새 책이나 다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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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YES24
제목과 표지 그림만 봐도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지 느낌이 팍! 팍! 오는 책입니다.
기본적으로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개발자가 실제 사용자를 전혀 이해하지도 못하면서 이해하는 척 착각하는 바람에 얼마나 개떡 같은 프로그램들이 쏟아져 나오는 지를 낱낱이 까대는 책입니다. 우리나라의 사례가 소개되었다면 더 시원했겠지만 할 수 없죠.
사실 많은 사용자들은 에러 메시지를 받거나 프로그램이 제대로 동작하지 않으면 잘 모르는 게 죄라도 되는 양 겁이 덜컥 나게 마련이죠. 그런 분들에게 용기를 주는 책이에요. 프로그래머가 사용자를 제대로 이해했다면 사용자를 불편하게 할 일이 애시당초 발생하지도 않았을테니까요.
예를 들어 1장에서 저자는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다음과 같이 정리합니다.
1. 여러분은 바보가 아닙니다. 사실은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개떡 같은 겁니다. 2.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개떡 같은 이유는 프로그래머가 설계했기 때문입니다. 프로그래머는 사용자가 자신과 다르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습니다. 3. 2와 같은 이유로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의도적으로 복잡하게 되어 있고, 프로그래머는 여러분이 복잡한 걸 다루기 좋아한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는 안 그런데 말이죠요점 정리는 상당히 정중하게 되어있지만 실제 본문은 온통 조롱과 냉소, 블랙 유머로 가득 차 있습니다. 시니컬한 문체를 싫어하는 분들과는 코드가 맞지 않을 것 같습니다.
소프트웨어 뿐 아니라 웹사이트와 같은 웹 환경도, 보안 시스템이 개떡 같은 것도 모두 개발자의 잘못이기 때문입니다. 사용자의 잘못이 아니라요.
이러한 개떡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저자인 데이비드 플랫은 자신을 탓하지 말고 사용하기 편리한 프로그램을 열심히 구입하고 그렇지 않은 사이트에 끊임없이 불평을 함으로써 사용자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도록 본때를 보여주라고 말합니다. 저도 이 책의 저자가 제안하고 있는 것처럼 사용 환경이 개떡같은 사이트에서 제 개인정보를 요구할 때에는 순 엉터리로 기입함으로써 개떡같은 사이트에 맞는 개떡같은 정보를 feedback하고 있습니다. -_-;;;;
개발자들이 정신을 차리라는 의미에서 쓴 책이지만 실제 개발자들이 얼마나 이 책을 읽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추천사를 쓴 이준영 대표 말마따나 화장실에 몰래 가져다 놔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IT쪽에 문외한이라도 쉽게 읽을 수 있게끔 최대한 일반적인 용어로 썼다고 저자가 공언한만큼 정말 쉽습니다. 읽으면서 막히는 부분이 거의 없더군요(저자가 쉽게 쓰느라고 정말 힘들었다고 하네요).
그리고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저만 해도 지하철 출퇴근길에 키득거리면서 읽었으니까요.
추천합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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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31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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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 누가 이렇게 개떡같이 만든 거야 - 데이비드 플랫 지음, 윤성준 옮김/인사이트
월덴지기님의 책 소개를 보고 알게 된 책. (원제: Why software sucks)
작년 한 해 대학원 공부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