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라오스 여행 마지막 날인데다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도 느즈막히 저녁 늦게 출발해서 일부러 8시까지 늦잠(늦잠 맞나???)을 잤습니다.
그리고 아침을 먹으러 9시쯤 1층에 위치한 식당으로 내려갔습니다.
여기도 로비에 크리스마스 트리를 가져다 놓았네요. 라오스 여행 중에 크리스마스 장식을 꽤 많이 봤지만 더운 날씨에 보는 크리스마스 트리는 아무래도 어색해요. 역시 크리스마스 트리는 눈 내리는 추운 겨울에 보는게 제맛이죠.
음식은 괜찮은 편이었습니다만 손님 응대나 시설 보수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았습니다(
'Salana Boutique Hotel의 단점' 참조)
툴툴거리며 식사를 마친 후 호텔 앞에 있는 폰 트래블에 들렀습니다. 한국인이 운영한다고 해서 한국인 여행자들이 많이 이용하지만 저희는 이번 라오스 여행에서 Green Discovery만 이용했기 때문에 처음 들른거였죠. 역시나 한국말을 하는 직원이 있더군요(아마도 한국인이신듯~).
시티투어상품을 알아봤지만 불과 40분짜리인데다 그마저도 오늘은 이미 상품이 다 팔렸다고 합니다(빠르기도 해라~). 그래서 다시 호텔로 돌아와 차 한잔 마시고 체크아웃부터 했습니다.
어제 공항에서 들어오는데 이용한 송영 서비스 비용과 조금 있다가 공항으로 데려다 줄 비용 각각 8불 씩을 갖고 있던 미화를 탈탈 털어 지불했죠. 저는 여행 때 보통 팁하고 make up room 비용으로 사용하려고 1불 짜리 미화를 어느 정도 챙겨서 갖고 나가거든요.
체크아웃하고 짐을 호텔에 맡긴 뒤 나와 돌아다니는 뚝뚝을 세워 기사와 Buddha Park 왕복 비용을 흥정했습니다. 대략 금액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20만 낍에 어려움 없이 흥정이 되었지요.
비엔티엔 외곽 도로로 빠지면 보시는 것 같은 새로 포장된 길이 나옵니다만 이건 어디까지나 비엔티엔 시내 한정입니다.
이건 가는 길에 본 라오 비어 공장. 무슨 중공업 단지처럼 보이더군요. 왠만한 뚝뚝 기사들은 지나는 길에 나오는 랜드마크를 알아서 설명해 줍니다. 이 강은 무슨 강이고, 저건 무슨 탑이고 등등.... 발음을 알아듣기 어려워서 그렇지 꽤 편리해요~
원래 Buddha Park까지는 30분이면 충분한 거리지만 라오스에서는 워낙 자동차의 주행속도가 느리기도 하고 30분 정도가 지나면 포장도로가 끝나거든요.
그 다음부터는 비포장 도로에서 먼지를 풀풀 날리며 다시 30분 정도를 달려야 해서 결국 편도 1시간 거리입니다. 여기가 포장도로의 끝;;;;
무거운 공사 차량으로 다져진 길이라서 비포장 도로라고는 해도 그렇게 덜컹거리지는 않아요. 게다가 뚝뚝 기사들이 차에 무리가 가지 않게 하려고 패인 곳은 요령있게 요리조리 피해가기 때문에 승차감이 엉망은 아닙니다. 하지만 문제는 차량이 지나갈 때마다 먼지 구름이 습격한다는 거;;;; 뚝뚝은 그냥 사방이 트인 오픈카나 다름없어서 먼지에는 쥐약이죠.....
1시간 여를 달려 Buddha Park(Xieng Khuan)에 도착했습니다. 비엔티엔 여행 시 소금 마을과 Buddha Park 두 군데가 비교적 거리가 있는 방문지인데 마지막 날이라도 비행기 출발 시간까지 여유가 좀 있는터라 둘 다 돌아보고 싶었는데 안타깝게도 소금 마을과 Buddha Park는 비엔티엔을 기준으로 끝과 끝에 위치하고 있는터라 이동하는데 빼앗기는 시간이 너무 많더군요. 그래서 고민하다 Buddha Park를 골랐죠.
Buddha Park의 입장료는 론플에 나와 있는 것처럼 1인당 5,000낍, 별도로 카메라 당 3,000낍을 내야 합니다. Buddha Park라고 하니 부처님 상만 모신 것처럼 생각되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시바, 비슈누 뿐 아니라 기타 매우 다양한 조각상들이 있거든요. 사실 부처님 상을 찾는 게 더 어려워요. 게다가 조각상들의 모습이 살짝(?) 엽기적이라서 어른들보다는 애들이 더 좋아하는 곳이랍니다.
입구 바로 옆에 있는 탑(?)입니다. 존재감이 압도적인데 이건 참 뭐랄까요, 멋지다고 해야할 지, 기괴하다고 해야할 지...
탑을 둘러싸고 있는 수호신같은 조각상들입니다. 딱 보기에도 부처님 상은 아니죠. 가운데 있는 건 시바가 코끼리의 머리를 이식해 살려낸 코끼리 신 '가네사'를 닮았네요.
이 탑은 안으로도 들어갈 수 있는데 입구가 무려 저 입이에요;;;;
안이 굉장히 넓은데 다양한 조각상들이 꽉꽉 들어차 있습니다. 낮인데도 자연 채광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 조명을 켜 놨는데 형광등이어서 그런지 무섭기만 합니다. 여성분들은 그다지 유쾌한 기분이 아닐수도.....
보시는 것처럼 밖으로 나와 탑의 꼭대기로 올라갈 수 있는 계단이 있습니다. 별로 깨끗해 보이지 않고 안전하지도 않습니다만 일단 끝까지 올라가면,
Buddha Park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좋은 전망을 보실 수 있습니다.
탑의 맨 꼭대기에 또 다시 솟아 있는 탑(무슨 피뢰침처럼 생겼어요;;;)인데 보시는 구멍으로 드나들 수도 있습니다. 기어서;;;;;
탑에서 나오면 만나는 상인데 역시나 부처님은 아닙니다.
부처님 비슷한 상도 있습니다만 부처님보다는 나한처럼 보이는 게 더 많아요.
이건 진짜, 확실히, 정말로 부처님 아님;;;;
이건 부처님 같죠? 일종의 와불인데 이것도 크기가 크기인 만큼 존재감이 엄청납니다. 조~오기 양산을 쓰신 분들은 스님들인데 외국인 여성 관광객들에게 설법 중입니다~
이건 뭐 진격의 거인도 아니고;;;;
점입가경입니다. ㅡㅡ;;;;
이건 그래도 뭔가 스토리가 있어 보이는 모습이죠.
조각상을 세워둔 단을 보시면 기부자의 이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부를 받아서 조각상을 하나씩 만든 것 같더군요.
그래도 역시나 적응은 안 됩니다;;;;
그야말로 끝판왕 조각. ㅡㅡ;;;;
정상적으로 생긴 탑도 있습니다만 아무나 올라갈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보시는 것처럼 안전장치도 없는 가파른 계단을 기다시피 올라가야 하거든요.
앙코르와트의 피미아나까스 저리가라네요.
밑에서 올려다봐도 아찔한데 올라가서 내려다보면 더욱 아찔합니다. 이 사진에 보이는 스님이 들어가 계신 방은 저도 못 들어갔어요. 계단이 가파른 정도가 아니라 그냥 수직벽 수준이에요;;;;
조금 떨어져서 보면 그다지 높지 않은 듯 합니다만 확실히 체감 높이는 만만치 않아요. 내려올 때는 어디 발이라도 걸려서 추락할까봐 알아서 신발 벗고 맨발로 기다시피 내려왔습니다;;;; 역시 여행은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떠나야.....ㅠ.ㅠ
스님들은 두려움에 초탈한 듯 즐거운 표정들이시네요;;;;
비교적 정상적인 모습의 조각상을 지나;;;
일곱 '나가'로 보호받고 있는 신상을 지나면,
공원 끝에 다다르게 되는데 다리를 쉬거나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작은 식당이 하나 있습니다. Buddha Park는 둘러보는데 대략 1시간 정도면 충분합니다. 느긋하게 둘러보고 잠시 앉아서 차 한잔 마시고 해도 1시간 30분이면 넉넉히 둘러볼 수 있고요.
보시는 것처럼 차갑게 냉장한 코코넛 주스(10,000낍)하고 콜라 폴라포(10,000낍)를 먹으면서 잠시 더위를 식혔습니다. 이렇게 큰 코코넛하고 폴라포 빙과 하나의 값이 똑같다니. 덜덜덜~
코코넛은 덥고 목마를 때 차갑게 즙을 마시면 좋은데 차갑지 않으면 뭐랄까요, 닝닝한 그 느낌이 별로더라고요. 차라리 잘라서 속을 파내서 건조한 코코넛이 더 맛있죠. 어쨌거나 이 날은 날도 더웠기 때문에 시원하게 잘 마셨습니다.
입구로 돌아와 기다리고 있던 뚝뚝에 올랐습니다만 오는 길에 무리를 했는지 시동이 안 걸려서 잠시 내려서 미는 해프닝도 있었고요.
돌아오는 길에 보니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태국과 마주보고 있더군요. 태국에서 라오스로 넘어올 때 이쪽으로 많이 온답니다.
1시간 여를 달려 비엔티엔으로 돌아왔는데 딱 점심 시간이 걸리더라고요. 그래서 여행 초반에
Pha That Luang 갈 때 우연히 들렀던 2nd Kitchen에서 점심을 먹기로 하고 그리로 직접 갔습니다. 조금 돌아가는 길인데도 뚝뚝 기사님이 흔쾌히 데려다 주시더군요.
사장님이 가게를 내고 살고 계시는 이민자임에도 아직 루앙 프라방에 못 가보셨다고 해서 여행 이야기가 길어지면서 노닥거리다보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질 때가 되었네요. ^^;;;
사장님이 잘 흥정해 주셔서 호텔까지 30,000낍에 왔습니다. 호텔에서 짐 찾고 limousine service로 공항으로 이동했습니다.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X-ray 검색에 몸 검색까지 하고 들어가 카트에 짐을 실었는데 체크인 카운터가 2층에 있는 줄 알고 다시 손으로 들고 올라갔더니 1층에 있다는 걸 알게 되어 들고 내려와서 다시 카트에 싣는 북새통을 치렀네요.
일단 발권하고 짐을 부친 뒤 그래도 시간이 좀 남았기에 2층으로 올라가 남은 돈으로 DAD 칩을 좀 샀습니다. 이게 뭐냐하면 열대 과일과 유기농 채소를 말린 스넥인데 맛도 좋고 몸에도 좋죠. 다만 1봉에 4.5$이나 하는 후덜덜한 가격이 흠입니다. 이걸 4봉이나 샀으니 쩝, 집으로 돌아갈 생각에 제가 잠깐 제정신이 아니었나 봐요. 미화 현금으로 지불했더니 돌아가면 쓰지도 못할 라오스 화폐로 잔돈을 거슬러 주더군요.
오, 500낍짜리 화폐는 여기에서 처음 봤네요. 그래서 500, 1000, 2000, 5000, 10000, 20000짜리 지폐는 한 장씩 챙기고(50000짜리는 너무 금액이 큰지라;;;) 나머지는 모두 donation box에 넣었습니다.
라오스 출국 수속은 간단합니다. 저개발 국가의 경우 입국 수속은 간단한 반면 출국 수속은 까다로운 경우가 많은데(골동품 등의 반출을 막으려고), 라오스는 출국 수속도 간단합니다.
출국 수속을 마치면 면세 구역으로 연결되는데 별로 살 건 없고요. 국제 공항인데도 게이트가 3개 뿐이라서 인천 공항처럼 헤맬 염려는 안 하셔도 됩니다.
원래 저녁 8시 비행기인데 역시나 50분 정도 연발하여 베트남 하노이에 9시 50분에 도착했습니다(50분에서 1시간 비행). 베트남만 해도 기온이 섭씨 17도로 서늘한 수준이네요.
transfer 수속을 마치고 하노이 공항 Skycafe에서 간단히 저녁을 먹었습니다. 치즈를 뺀 토마토 소스 파스타, 계란을 뺀 야채 볶음밥, 아메리카노 2잔에 23불이나 하네요. 역시 공항 물가는 어디나 비쌉니다. ㅠ.ㅠ
초컬릿을 거의 안 먹는 편이지만 여행을 나가면 면세점에서 가끔 생각이 날 때 사오는 초컬릿이 있습니다. 바로 하와이 마카다미아 넛 초컬릿인데 하노이 공항 면세점에서 다크 초컬릿을 처음 봤어요. 다크 초컬릿을 처음 발견한 기념으로 4박스(36불)나 사 왔습니다(별게 다 기념이다~~).
11시 20분에 보딩하고 타자마자 잠에 빠져 출발하는 것도 몰랐는데 다행히 기내식을 주는 타임에 깼습니다. 하노이 공항에서 먹은게 있어서 별로 입맛이 없더군요(보기에도 별로 맛이 없어 보이지 않나요? 몸에는 좋아 보입니다만;;;). 어렵게 주문한 비건 기내식인데 거의 못 먹고 함께 간 사람의 인도 기내식만 조금 빼앗아 먹고 다시 잤습니다.
새벽 5시 30분 쯤에 인천 공항에 내려 짐 찾고 한진 택배에 들러 맡겨둔 겨울 외투를 찾았습니다. 베트남에서 돌아오는 비행 시간은 대략 4시간 정도 걸리네요. 기내식을 걸렀더니 한국에 돌아와서야 배가 고프더군요. 그래서 본죽에 가서 야채죽하고 김치말이소면으로 아침을 먹었습니다.
아침 먹고 공항버스리무진 승강장으로 가니 마침 딱 집으로 가는 노선 버스가 도착해 있어 부리나케 짐을 싣고 올라탔습니다.
이렇게 9박 10일 일정의 라오스 여행을 무사히 잘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드디어 라오스 여행기를 마쳤네요.
닫기
* Salana Boutique Hotel 체크아웃 비용
- 비엔티엔으로 들어오는 송영 서비스 : 8불
- 비엔티엔에서 나가는 송영 서비스 : 8불
* Buddha Park 관련 비용
- 뚝뚝 왕복 비용 : 200,000낍
- 입장료 : 5,000 X 2 = 10,000낍
- 카메라 지참 비용 : 3,000 X 2 = 6,000낍
- 코코넛 주스 : 10,000낍
- 콜라 폴라포 : 10,000낍
* 2nd Kitchen에서 Salana Boutique Hotel로 돌아오는 뚝뚝 비용 : 30,000낍
* 비엔티엔 국제공항 면세점에서 산 DAD 칩 : 4.5 X 4 = 18불
* 베트남 하노이 공항 Skycafe 저녁식사
: 토마토 소스 파스타, 야채 볶음밥, 아메리카노 2잔 = 23불
* 베트남 하노이 공항 면세점 쇼핑
: 하와이안 마카다미아 넛 다크 초컬릿 4개 = 9 X 4 = 36불
* 인천 국제공항 본죽 아침식사
: 야채죽, 김치말이소면 = 13,500원
* 인천 국제공항 공항버스리무진 요금
= 8,000 X 2 = 16,000원(할인쿠폰 적용)
탁밧(Tak Bat)은 매일 새벽 라오스 전역에서 벌어지는 종교적인 의식입니다. 여행자들은 보통 수도인 비엔티엔이나 루앙 프라방에서 참관하거나 원할 경우 참여할 수도 있고요.
루앙 프라방의 경우 여행자 거리 끝에서 진행되는데 탁밧을 보기 위해 새벽 5시에 일어나 준비하고 6시에 길을 나섰습니다. Kiridara 호텔의 셔틀 서비스가 6시부터 시작한다고 해서 첫 차를 타고 나갔죠.
탁밧은 보통 6시에 시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루앙 프라방의 경우 6시 30분 쯤 시작합니다.
탁밧이 진행되는 이동로를 따라 참여하는 사람들이 각기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대부분 자리를 깔고 앉지만 신발은 벗고 스카프 같은 것을 왼쪽 어깨에 늘어뜨립니다. 여성들은 발이 안 보이게 앉고 여성들과 달리 남성들은 설 수도 있지만 대개는 앉습니다. 탁밧을 할 때에는 스님과 직접 눈을 마주치면 안 된다고 합니다.
6시 30분 쯤 되니 거리 끝에 스님들의 행렬이 보입니다.
아무리 따뜻한 나라라고는 해도 12월의 라오스도 겨울이니 새벽에는 기온이 뚝 떨어집니다. 그런데 탁밧을 하는 스님들은 모두 맨발이었습니다. 아~ 보고만 있어도 제 발이 시리더군요.
사람들이 돈이나 밥을 떼어 시주 단지에 조금씩 넣습니다. 아무도 말하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경건한 가운데 이루어지는 의식입니다.
탁밧에 참여하고 싶은 여행자들은 탁밧이 진행되는 거리 한 켠에서 현지인들이 파는 밥을 사서 참여할 수도 있습니다만 그렇게 좋은 쌀로 지은 밥은 아니라네요.
대열이 중간에 이르자 노스님의 모습도 보입니다. 깡마르신 듯 보이지만 표정만큼은 편안하시네요.
뭔가 얻어먹을까 싶어 개들도 대열을 따릅니다. ^^;;
스님들이 시주를 받고 그 자리에서 일용할 양식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눠줍니다. 탁밧으로 인해 라오스에서는 구걸을 하는 사람을 보기가 어려운 것이 아닐까 싶더군요. 이런 나눔 좋습니다.
날씨는 춥고 탁밧이 진행되는 길의 길이가 결코 짧지 않지만 스님들의 표정은 진지하기만 합니다.
대열의 마지막은 꼬마 스님입니다. 역시나 경건합니다.
탁밧에 참여하는 현지인들과 스님들은 굉장히 진지하고 엄숙한 분위기에서 행합니다만 참관하는 관광객들은 떠들고 플래시까지 터뜨리면서 사진을 찍어 경건한 분위기를 망치더군요. 굉장히 보기 언짢은 모습이었습니다.
30분 가량 진행되는 탁밧을 참관하고 7시쯤 셔틀 뚝뚝을 타고 호텔로 돌아와 아침을 먹었습니다.
새벽 탁밧을 보고 들어와서인지 어제보다 더 스산하고 춥게 느껴져서 미니 전열기를 켰네요.
이틀 동안 지켜봤는데 여행자 거리에서 외따로 떨어져 있어 그런지 Kiridara 호텔은 투숙객이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더군요. 북적이지 않고 여유있는 투숙을 원하는 여행자라면 한번쯤 고려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숙박비가 비싼 것이 흠입니다만;;;;
아침을 먹고 방으로 돌아와 씻고 짐을 다시 쌌습니다. 9시 30분쯤 몽족 축제를 보러 나가니 운전기사로 수고해 줄 직원이 기다리고 있는데 오프인 직원도 함께 가겠다고 나서네요.
Hmong 신년 축제는 루앙 프라방 시내에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열렸더군요. 1km 정도 밖에 안 떨어져서 차로는 금방 도착합니다.
분위기는 우리네 시골 장터와 비슷합니다. 주차비는 8,000낍입니다. 그냥 데려다 주기만 해도 되는데 굳이 안내를 해 주겠다고 하네요. ^^;;;
보시는 것은 다트 던지기 게임인데 다트 3개를 던져서 벽에 고정된 풍선 3개를 모두 터뜨리면 원하는 음료수를 골라 가질 수 있는 겁니다. 한 번 하는데 2,000낍이었습니다. 일행이 돌아가면서 하나씩 던졌을 때는 풍선을 모두 터뜨려 음료수 1개를 얻었는데 저 혼자 하니 아깝게도 한 개를 놓쳐서 허탕이었습니다.
한 켠에는 야바위도 판을 벌렸네요. 그림에 돈을 걸고 줄을 당겨 그림이 그려진 주사위를 떨어뜨려 같은 그림이 나오면 돈을 따는 도박이죠. 다른 쪽에는 TV에 노래방 기기를 연결해 노래자랑이 한창입니다.
몽족 축제의 백미는 한껏 멋을 낸 선남선녀들이 미팅을 하는 한마당인데 서로 마주보고 공(테니스공이더군요)을 주고 받다가 마음에 드는 남자에게 던져서 그걸 잡으면 즉석만남을 하게 되는 거라네요.
이날을 위해 별렀다는 듯이 다들 멋지게 차려 입었습니다.
대부분은 아가씨들이지만 청년이나 소년들도 가끔씩 눈에 띄네요.
언뜻 보면 촌스럽게 보일수도 있는 옷이지만 그들이 입으니 잘 어울립니다.
축제 마당 입구에 특히 눈에 띄는 아가씨 둘이 서 있길래 사진을 찍어도 되는지 부탁해서 승락을 얻었는데 갑자기 off였던 직원이 자신도 함께 찍겠다면서 앵글로 난입을 하더군요. 나중에 차로 돌아오는 길에 마음에 들어서 그랬냐고 넌지시 떠보니 보기와 달리 수줍음을 타면서 얼굴이 빨개지더군요. 오후에 가서 말이라도 걸어보라고 갖고 갔던
모바일 프린터로 두 장을 뽑아서 주니 아주 좋아하네요.
덕분에 몽족 축제도 잘 구경하고 호텔로 돌아와 Reception에 아침 나절에 부탁해 둔 커피 원두에 대해 물어보니 생두는 구할 수가 없다고 해서 하는 수 없이 갓 로스팅 된 원두 1kg만 구입했습니다. 25불 정도 하는데 그라인딩 된 것은 50g 기준으로 1.5불 정도 한답니다. 그라인딩 된 원두 가격이 살짝 더 나가네요.
12시쯤 방으로 돌아와 두 시간 정도 잠을 잤습니다. 오후 4시에 late check out을 해 준다고 해서 누리게 된 호사였지요.
오후 2시쯤 일어나 호텔 레스토랑으로 늦은 점심을 먹으러 갔습니다. 여행자 거리에 나갔다가 들어올 시간은 안 되니 가격이 비싸도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ㅠㅜ
비건 샌드위치와 샐러드, 그리고 감자칩(응?)이 메인이고,
라오스 여행 내내 즐겨 먹었던 스프링 롤(fresh),
그리고 주방장께서 특별히 신경 써 만들어 주신 버섯 볶음이었습니다만~ 아무래도 마요네즈로 보이는 소스가 에러;;;;
루앙 프라방 여행도 끝나가는 마당에 갑자기 허기가 젔는지 밥도 하나 추가하고 워터멜론 쉐이크와 망고 주스까지 주문해서 거하게 처묵처묵했습니다.
그랬더니만 25불에 10%+10%가 charge 되더군요. 불운한 예상은 적중되게 마련이죠. ㅠ.ㅠ
호텔 뚝뚝을 타고 여행자 거리로 나가 교통편을 구한 뒤 공항으로 이동할 수도 있지만 벤으로 데려다 주는 송영 서비스가 있다고 해서 그냥 그렇게 하기로 했습니다(15불~ 역시 비쌈;;;).
점심을 먹고도 체크아웃까지 시간이 좀 남았길래 처음으로 옥외 수영장에 있는 썬베드에 누워 잠시 쉬었습니다. 몰랐는데 썬베드에서 보는 전망도 좋더군요. 아까워라....
아, 물론 아침에 파란 소독약을 양동이로 투입하는 걸 이미 봤기 때문에 수영할 생각은 전혀 없었습니다만...
썬베드에서 멀리 건너편을 보니 루앙 프라방 이틀차에 올랐던 That Chomsi도 보이네요. 아침 나절에는 계속 안개가 끼거나 날씨가 궂은 바람에 안 보였는데 오후에는 잘 보이는군요.
라오스 여행 동안에 묵었던 숙소 중에 Kiridara 호텔이 가장 가격이 비싸기는 했지만 여러가지 면에서 마음에 들어서 나름 정리를 좀 해봤습니다.
* 장점
- 방마다 아이팟 도킹 스피커가 있어 저장해간 음악을 들을 수 있음
- 프렌치 프레스 커피 무한리필
- 하루 두 번 make up
- 무료 뚝뚝 및 셔틀버스 운행
* 단점
- 루앙 프라방 중심지인 여행자 거리로부터 걸어서 이동하기 어려울 정도에 위치해 근접성이 떨어짐
- 아침마다 수영장에 소독제를 투입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