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재테크에 넣어야 할 지, 도박 중독에 넣어야 할 지 고민하다가 심리학 일반 카테고리에 넣습니다(응?).
돈을 버는 것, 돈을 쓰는 것은 저보다 뛰어난 분들이 많겠지만 저보다 오랫동안 돈의 의미에 대해 고민을 해 본 분은 많지 않을 겁니다. 의도한 건 아니지만 돈 문제라면 신물나게 경험하는 도박 중독자들을 15년 동안 상담하면서 정말 지긋지긋할 정도로 돈 생각, 돈 이야기를 해왔거든요. 그래서 그 경험을 통해 알게 된 걸 한번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예전에는 사람들이 돈을 얼마나 많이 벌 수 있는가에 초점을 맞췄는데 요새는 얼마나 많이 버는가 보다 얼마나 빨리 벌 수 있는가에 더 관심이 많은 것 같습니다. 파이어족이라는 개념이 유행하는 것만 봐도 그렇죠. 하지만 돈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도 순서가 있습니다.
중요한 순서대로 이야기해 보자면,
1. 나에게 돈은 어떤 가치가 있는가 : 돈의 의미
: 당연히 돈은 가치 저장 및 교환 수단인데 중요한 건 자신에게 어떤 (주관적인) 가치가 있느냐입니다. 가족을 지키기 위한 방패의 가치인지, 다른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낼 수 있는 수단인지 사람마다 다 다릅니다. 나에게 돈이 어떤 가치가 있는 것인지 생각해보지 않으면 다음 단계부터 무너지게 됩니다. 안 무너질 도리가 없어요. 자신에게 돈이 어떤 가치가 있는지를 찾아내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아무리 많은 돈을 아무리 빨리 모아도 자신의 가치와 일치하지 않는 돈은 독이 됩니다. 이 건 제가 상담했던 도박 중독 내담자가 자신의 경험담으로 해 준 말인데 100% 동의합니다. 당신에게 돈은 어떤 가치를 가지는가요?
2. 돈을 버는 목표가 무엇인가
: 당연히 돈의 가치와 관련 있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생존을 위한 안전판이라면 자신의 기대 수명과 씀씀이를 계산해 보면 목표가 구체적으로 드러납니다. 다른 사람의 관심을 받기 위해 돈이 필요한 사람은 아무래도 훨씬 더 많은 돈이 필요할 겁니다. 도박 중독자들은 돈을 따기 위해 도박을 하지만 왜 돈을 따려는지 구체적인 목표가 없습니다. 그래서 도박의 끝이 없죠. 이러한 무한루프에 갇히면 답이 없습니다. 돈을 벌기 위한 목적으로만 돈을 벌지 마세요. 내가 돈을 버는 구체적인 목표가 무엇인지 반드시 알아내야 합니다.
3. 돈을 어떻게 벌 것인가 : 돈을 버는 수단
: 나에게 돈이 어떤 가치를 지니는지 알고 있고 돈을 버는 목표가 구체적이라면 그 다음은 방법론입니다. 가족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돈을 벌겠다면 가족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불법적이거나 위험한 방법을 택하지는 않겠지요. 당연히 돈의 가치에 대한 명확한 생각 없이 돈을 벌고자 한다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게 됩니다. 수단이 목적을 정당화한다면 돈의 가치를 아직 모르기 때문입니다.
4. 돈을 얼마나 많이 벌 것인가 : 돈의 양
: 드디어 얼마나 많이 벌 것인가에 대한 고민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걸 제일 먼저 생각하는데 가장 나중에 생각해도 됩니다. 나에게 돈이 어떤 가치가 있으며 어떤 목표를 갖고 돈을 벌 것인지 생각이 정리되었다면 어떻게 벌 것인지도 이미 어느 정도 알고 있을 것이고, 이제 얼마나 벌 것인지만 결정하면 됩니다. 이 단계에 이르면 돈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의 크기를 생각해야 합니다. 이건 사람마다 다르거든요. 그 크기를 생각하지 않고 돈을 벌어서 그릇이 넘치면 그 돈은 썩게 됩니다. 역시나 독이 되죠.
그럼 돈을 얼마나 빨리 버는가는 안 중요하냐 하면 사실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4단계까지 정리가 되었다면 돈을 빨리 벌든 천천히 벌든 중요하지 않습니다. 어차피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목표 단계에 맞춰 적당한 속도로 돈이 모일 거라서 생각보다 늦게 모인다고 조바심이 날 일이 없고 빨리 모인다고 들떠서 목표가 흔들리는 일도 없습니다. 그저 모든 게 자연스럽게 흘러가게 됩니다.
저도 자본주의 사회를 살면서 이런 저런 생각과 시도를 많이 해 봤지만 이 순서가 뒤바뀌면 결국 쓰라린 댓가를 치르게 되더군요. 가치관 정립 -> 목표 설정 -> 수단 정하기 -> 양 정하기 순으로 진행해야 뒤탈이 없습니다.
이미 사회 생활을 한 지 오래 되었고 실수도 많이 해서 늦었다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돈에 대한 고민에 빠르고 늦은 것 따위는 없습니다. 지금이라도 하시는 게 건강하게 돈 버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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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어느 정도 내공이 쌓이면 마지막으로 도전하게 되는 곳이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라고 합니다(저는 인도가 끝판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건 아닙니다만;;;;).
여행지를 선택할 때마다 가능하면 어느 한 대륙에 편중되지 않게 골고루(?) 방문하려고 신경을 쓰는 편인데 그동안 방문했던 나라들을 보니 의도하지 않았는데도 확실히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는 빠져 있더군요.
뭐, 워낙 이동 시간이 오래 걸리는 문제 때문에 그렇기도 합니다만 왕복 32시간을 감수했던 쿠바도 있었으니 단지 이동 시간 문제에만 국한된 건 아닌 것 같고요.
어쨌거나 최근에 대한항공에서 케냐 직항로를 개설했기에 이 참에 아프리카에도 첫 발을 떼고 싶었습니다.
당연하겠지만 아프리카에도 굉장히 많은 나라들이 있습니다. 여전히 내전이 진행 중인 나라도 있고 대부분이 기아, 빈곤과 힘겹게 싸우고 있고요.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다면 방문할 수 있는 나라의 수는 손을 꼽을 정도입니다만 그 중 하나가 케냐입니다. 비교적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는 나라입니다만 그렇다고 해도 밤에도 아무데나 돌아다닐 수 있는 수준은 아니어서 수도인 나이로비에서도 해가 지면 돌아다니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케냐는 아프리카에서도 적도 부근에 위치한 국가로 동아프리카 지역에 속해 있습니다. 동쪽으로는 인도양과 접하고 있어서 완전한 내륙국은 아닙니다.
케냐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국가도 다양해서 북쪽으로는 수단과 에피오피아, 소말리아, 서쪽으로는 우간다, 남쪽으로는 탄자니아가 있지요.
탄자니아에 세렝게티 국립공원이 있다면 케냐에는 마사이 마라가 있다고 할 정도로 이 두 나라는 아프리카 관광의 두 축을 이루고 있습니다. 케냐에 가는 여행자의 대부분이 야생동물을 보러 간다고 할 수 있을 정도니까요.
정보를 모으다 보니 아직까지는 탄자니아의 여행 인프라가 케냐에 미치지 못한다고 해서 일단 첫 여행지로 케냐를 선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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