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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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
일본의 치과의사이자 심리치료사(?)인 이노우에 히로유키의 치유 에세이집인 '너무 애쓰지 말아요'입니다.
저자인 이노우에 히로유키는 본업이 치과의사지만 환자의 마음을 세심하게 읽는 의사로 더 유명해서 치아 통증 뿐 아니라 마음의 통증까지 치유한다고 해외에서도 환자들이 찾아오는 독특한 의사지요. 심리 분야의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합니다.
월덴 3를 오랫동안 방문해오신 분들이라면 잘 아시겠지만 저는 자기의 전문 분야가 아닌 영역에서 전문가연하는 사람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신뢰하지도 않고요. 그래서 저자 소개글을 본 순간 이 책을 읽을까 말까를 살짝 고민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예상했던대로 뻔한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어서 개인적으로 지적 자극이 되는 독서는 아니었지만 너무 힘들게 자신을 몰아부치면서 사는 분들에게는 따스한 위로가 될 거라고 생각될 정도로 저자의 공감이 잘 느껴지는 책이었습니다.
전반적인 내용은 긍정심리학이 기반이 되고 거기에 수용(acceptance)의 양념을 뿌린 느낌입니다. 부정적인 부분에 대해 자신을 탓하지 말고 긍정적인 영역에 초점을 맞추라는거죠.
어떻게 자신을 탓하지 않을 것인지, 자꾸만 부정적인 생각이 침입할 때는 어떻게 하는지, 긍정적인 부분에 대한 초점화를 어떻게 하는지 등의 구체적인 기술과 대처 전략을 가르쳐주지는 않지만 저는 오히려 그 정도에서 그친 절제가 좋았습니다. 어설프게 치료 기법을 나열했으면 저자에 대한 실망만 컸을 것 같네요. 어쨌든 이 책은 치료 서적이 아니니까요.
이 책을 읽으면 좋은 대상은 앞에서도 말씀드린 것처럼 세상의 무게가 너무 무거워 힘들게 하루하루를 견디고 있는 분들입니다.
상담자를 비롯한 심리 치료분야 종사자들은 굳이 읽으실 필요까지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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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은 상대방을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라 스스로 더 행복해지고 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태어난 것이니까요.
* 영혼은 시련과 어려움을 극복하고 이겨내는 것만으로는 성장할 수 없습니다. 행복과 기쁨도 성장의 아주 중요한 요소입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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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공평하지 않다는 걸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머릿속으로만 알고 있든 가혹한 체험을 통해 깨닫게 되었든 말이죠.
하지만 세상이 공평하지 않다는 걸 알고 난 다음 사람마다 대처하는 방식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불공평한 세상을 공평하게 만들기 위해 일신상의 불이익을 감수하고 맞서 싸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불공평함을 인정하고 받아들인 후 적응하면서 살아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적응해 가는 방식에도 차이가 있지요. 불공평한 세상을 탓하고 원망하면서 화를 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못나게 태어난 자신을 탓하고 체념하면서 사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세상이 공평하지 않다는 게 사실이라도 그걸 개개인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결과는 굉장히 많이 달라집니다. 세상을 보는 시각이 다르면 똑같은 지식과 정보도 다르게 받아들이게 될 뿐만 아니라 이를 활용하는 것도 달라지니까요.
서설이 길었는데 이 포스팅에서 다루고자 하는 결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세상이 공평하지 않다는 게 객관적인 사실이라고 해도 그걸 포기나 체념이 아닌 수용으로 받아들이고 나서야 어떠한 노력이든 집착에 헛되이 낭비되지 않고 온전히 자신을 위해 발휘될 수 있게 된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게 결코 쉽지도 금방 되는 것도 아니지만 일상에서 온전히 행복을 느끼기 위해 꼭 해내야 하는 과제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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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MMPI-2와 함께 아끼는 완소 심리검사 도구인 TCI를 소개합니다. MMPI-2/A는 많이 사용하시지만 TCI는 의외로 잘 모르는 분이 많더라고요.
저는 예전에 선별 검사 도구로 MMPI-2, SCT와 Neurosis-R(병원에서 수련받을 때 연구용으로 사용하던 질문지 모음)를 주로 사용했지만 TCI가 출시된 이후로는 MMPI-2, SCT, TCI 조합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상담 센터나 병원 등에서는 MMPI-2와 SCT만 주로 사용하고 계시지만 TCI를 함께 사용해 보세요. 새로운 세상이 열릴..... 정도는 아니더라도 수검자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실거라 확신합니다.
TCI가 대체 왜 그렇게 유용한지에 대해서는 다른 포스팅을 통해 말씀드리기로 하고 오늘은 TCI의 핵심 내용을 요약해서 소개드리겠습니다.
* TCI란
: 미국 워싱턴대학교 교수인 Cloninger가 심리생물학적 인성 모델(1993)에 기초하여 개발한 검사로 한 개인의 기질 및 성격을 동시에 측정.
-> 인성(personality)을 이루는 두 개의 큰 구조로 기질(temperament)과 성격(character)를 구분하여 측정함으로써 인성 발달에 영향을 미친 유전적 영향과 환경적 영향을 구분하여 인성 발달 과정을 이해할 수 있게 됨.
* 기질 모델의 발달 역사
- Eysenck의 외향성(extraversion) 차원과 신경증(Neuroticism) 차원은 인성의 표현형, 즉 관찰된 행동 구조를 바탕으로 요인분석을 통하여 구체화된 것으로 인성의 표현형(phenotype) 구조와 유전형(genotype) 구조가 같은 것으로 가정하고 있어 사회문화적 학습과 환경적 요인이 관찰된 행동에 기여하는 영향력을 무시하는 결과를 초래함.
- Cloninger는 행동 활성화 및 행동 억제 체계에 대한 Gray의 이론과 행동 유지 체계(BMS)를 설명하는 Sjobring(1973)의 이론을 기본 토대로 하여, Eysenck의 모델이나 Big Five 모델(Costa & McCrae, 1985) 등과 같이 요인분석에 기초한 인성 특질 모델들과 구분되는 독자적인 심리생물학적 인성 모델을 발달시킴.
- 인간에게는 지각된 환경 자극에 개념적으로 부여된 의미가 반응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데 어떤 환경자극이 지각되면 일단 기질에 의한 무의식적인 과정으로서의 자동적인 정서적 반응이 나타나지만, 기질에 의한 이러한 자극-반응 특성은 자기개념에 의해 자극에 부여된 의미가 변함에 따라서 얼마든지 수정될 수 있다고 주장.
* 개발 역사
- Cloninger가 1987년 생물학적인 기반을 지닌 기질 차원을 측정하기 위해 TPQ 개발.
- TPQ는 자극 추구 기질(도파민 관련), 위험 회피 기질(세로토닌 관련), 보상 의존성(노어에피네프린 관련)
- TPQ는 한 개인의 기질 유형을 이해하는 데는 매우 유용하나 잘 적응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을 구분하는 데는 한계점이 있음.
- 보상 의존성 기질은 행동 유지에 기여하는 보상 유형에 따라 사회적 민감성과 인내력의 두 차원으로 나뉘는 것으로 밝혀짐.
- 사회적 민감성 차원은 지속적인 강화 없이도 친밀감 혹은 애착이라는 사회적 보상을 위해 행동이 유지되는 경향성을 의미하고 인내력 차원은 지속적인 강화가 없더라도 성취라는 보상을 위해 일정시간 동안 행동을 유지하는 경향성을 가리킴.
- 개인의 기질 유형에 대한 이해 뿐 아니라 성격 장애를 진단하고 예측하기 위한 목적으로 1994년 TCI 개발.
* 측정 개념
- 4개의 기질 측정 척도
-> 자극 추구 : 새로운 자극이나 잠재적인 보상 단서에 끌리면서 행동이 활성화되는 유전적인 개인차 측정
-> 위험 회피 : 위험하거나 혐오스러운 자극에 접하면 행동이 억제되고 위축되는 유전적인 개인차 측정
-> 사회적 민감성 : 사회적 보상 신호와 타인의 감정에 대한 민감성에서의 개인차 측정
-> 인내력 : 지속적인 강화가 없어도 한 번 보상된 행동을 일정 시간 지속하려는 유전적인 개인차 측정
- 3개의 성격 측정 척도 : 자신과 대상 간의 관계에 대하여 인지적, 정서적으로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여부
-> 자율성 : 개인이 환경과의 관계에서 자신을 '자율적 인간'으로 이해하고 동일시하는 정도
-> 연대감 : 개인이 사회, 인류와의 관계에서 자신을 '인류의 통합적인 한 부분'으로 지각하는 정도
-> 자기초월 : 개인이 만물, 우주와의 관계에서 자신을 '우주의 통합적 한 부분'으로 이해하는 정도
* 기질 차원의 속성
- 4가지 기질 차원은 기분 상태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매우 신뢰롭고 안정적인 속성을 지님.
- 예외적으로 위험회피 기질은 개인이 불안하거나 우울할 때 일시적으로 상승하는 경향이 있고, 자극추구 기질은 경조증 상태에서 일시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이 있음.
- 자극추구와 위험회피 기질이 낮고 사회적 민감성과 인내력 기질이 높을수록 성격의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침.
* 성격의 발달과 기질 반응의 조절
- 부모가 아이의 타고난 기질적 정서반응을 수용하지 않고 (부모가 생각하기에) 더 바람직한 반응으로 변화시키려할 때, 이러한 비수용적 환경으로 인해 아이는 자신의 고유한 기질 반응을 수용하지 못하고 자동적인 정서반응과 힘겹게 분투하게 되는데, 이는 성격발달의 지체로 나타나게 됨(TCI 성격척도의 낮은 점수). 다양한 정신병리의 부적응은 '정서조절의 실패'로 요약될 수 있으며, 자신의 기질적 정서반응을 수용하지 못하고 이를 회피하거나 통제하려고 시도할 때 초래되는 악순환의 결과로 이해될 수 있음(Linehan, 1993).
- 성격발달은 기질 반응에 대한 수용(acceptance)과 이를 통한 자각(self-awareness)에서 출발함.
- 기질로부터의 자유 및 가치 선택에 따른 행동이 곧 성격발달의 핵심.
* 한국판 version들
- 유아용(JTCI 3-6) : 만 3세에서 6세까지의 취학전 유아와 아동 대상(86문항, 양육자 보고식)
- 아동용(JTCI 7-11) : 초등학생 대상(86문항, 양육자 보고식)
- 청소년용(JTCI 12-18) : 중고등학생 대상(82문항, 자기 보고식)
- 성인용(TCI-RS) : 만 19세 이상의 대학생 및 성인 대상(140문항, 자기 보고식)
* TCI 프로파일 해석 순서
1. 개별척도의 해석
2. 기질유형의 해석
: 기질유형은 성격장애의 하위유형을 이해하는 기초가 됨. 그러나 한 개인의 기질유형은 그의 고유한 행동양식을 기술해 줄 수 있을 뿐, 그 양식의 성숙 혹은 미성숙까지를 예언하지는 못함.
3. 성격척도와 기질유형의 연계 해석
: 성격척도들 중에서 특히 자율성과 연대감 차원의 발달정도를 평가하고, 성격발달의 정도가 기질유형에 미치는 조절적 영향을 이해함.
4. 성격유형의 해석
출처 : '기질 및 성격검사 매뉴얼 by (주) 마음사랑' 중 일부 내용 발췌 및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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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racter,
Clonin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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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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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PI-2,
MMPI-2/A,
MMP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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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urotic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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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질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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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민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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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발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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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 회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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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성,
자각,
자극 추구,
자기초월,
자율성,
정신병리,
표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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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자가 어떤 말을 하건 무조건 자신의 잘못이라고 인정하는 도박 중독자를 만날 때가 있습니다.
도박에 빠져 가산을 탕진한 것도 자신의 잘못이고, 그만하라고 가족들이 말릴 때 귀담아 듣지 않은 것도 자신의 잘못이며, 그럼에도 여전히 도박을 하고 싶은 욕구에 시달리는 것도 자신의 잘못이라면서 선생님이 시키는 건 뭐든지 할테니 제발 도박만 끊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읍소합니다.
얼핏 보면 자신의 도박 문제를 인정하고 치유가 될 준비가 된 사람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대개는 그렇지 않습니다. 양가 갈등 하나 없이 변화 단계 중 준비 단계나 실행 단계에서 곧바로 출발하는 도박자는 매우 드물거든요.
오히려 자신이 책임져야 할 상황이 되면 납작 엎드려서 폭풍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리는 유형이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들의 자기 고백에는 잘못의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는 진정한 깨달음이 없기 때문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과 실행도 없습니다.
그저 모든 것을 상담자에게 의존하고 자신은 편하게 묻어가려고만 하죠. 의존 대상이 가족에서 상담자로 바뀐 것 뿐입니다.
실제로 이런 유형의 도박자는 제 시간에 상담에 오고, 상담도 열심히 하지만 재발이 잦으며 재발을 하고 나서는 자신도 어쩔 수가 없었다고 변명하면서 동시에 다시 열심히 노력할테니 도와달라고 합니다. 하지만 자신의 도박 문제에 대한 진지한 수용이 없기 때문에 자신의 도박 결과를 깊이 숙고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재발이 반복되고 끝내는 지쳐버린 가족이 포기하는 걸로 상담이 끝나고 맙니다.
이런 도박자일수록 자신의 행동 결과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질 수 있도록 치유 초반부터 한계 설정을 잘 해야 합니다. 그리고 사소한 의사 결정부터 자신이 직접 내리고 그 결과를 스스로 책임질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극도의 의존성을 극복하지 못하면 상담을 아무리 오래 해도 치유의 가능성은 점점 더 줄어들기만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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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인 문제로 뒤통수를 얻어맞기 전까지 도박과 도박 중독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던 가족들이 주변 사람들로부터 가장 많이 듣는 대처 방법은 사실 두 가지 밖에 없습니다. 헤어지는 것과 참고 사는 것.
주변 사람들도 가족들만큼이나 도박 중독에 대해 모르는 건 마찬가지 상황인데 가족들 입장에서 헤어지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죠. 차라리 속는 셈 치고 빚을 갚아주거나 도박자의 말을 믿어보는 것이 오히려 해 볼만한 도박일 겁니다.
특히 시댁, 친정 따질 것 없이 두 사람이 힘을 합쳐 이 문제를 해결하라고 어른들이 종용하는 경우 많은 배우자들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자신의 역할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쉬운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도박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기 위해 이 상황을 수용(accept)하는 것과 자신을 희생(sacrifice)하는 것이 전혀 다르다는 걸 아는 것입니다.
수용한다는 건 도박 중독의 문제가 도박자로부터 비롯되었고 그 문제를 해결할 일차적인 책임도 도박자에게 있다는 것, 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치유의 원칙을 일관되게 지키면서 도박자 역시 그 원칙을 잘 지킬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을 말합니다.
희생은 수용과 달리 가정을 깨지 않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힘을 기울이는 것에만 초점이 맞추어지는 것입니다. 도박 중독이 이 모든 문제의 근원이라는 깨달음이 없기 때문에 그저 가정을 깨지 않기 위해, 이 창피한 일이 주변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도박자가 직장에서 잘리는 일이 없도록, 필요하다면 도박자의 공범이 되거나, 변명과 거짓말을 하거나, 빚을 대신 갚는 것에 이르기까지 자신이 뒤집어 쓸 수 있다는 각오를 하는 것이죠. 당연히 그 결과로 희생은 이 모든 것의 원인인 도박 중독 문제를 해결하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으며 오히려 문제를 악화시키기만 합니다.
수용은 희생이 아닙니다. 수용은 치유의 원칙을 지켜 도박 중독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지만 희생은 그저 자신을 던져 가정을 지키겠다는 의지의 표현일 뿐입니다. 하지만 수용 없는 희생은 또 다른 불행을 가져오게 됩니다.
희생이라는 단어를 잊으세요. 도박 중독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희생이 아닌 수용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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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충동을 통제하는 힘을 기르는 것은 단도박 유지 뿐 아니라 재발 예방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치유 과제입니다.
바꿔 말하면 도박 충동을 통제할 수 없으면서 도박 중독을 치유한다는 건 불가능하다고 할 정도로 중요한 문제입니다.
게다가 도박 충동을 야기하는 원인이 도박자마다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각 중독자에게 중요한 원인을 찾고 그 원인에 맞춘 조절 방법을 익히는 것이 필요합니다.
도박 충동을 야기하는 주요 원인 중에서 특히 중요한 두 가지가 바로 '가족 갈등(부부 갈등)'과 '재정적 어려움'인데 이 두 가지 원인에 의해 야기되는 도박 충동을 다루는 방법은 조금 다릅니다.
예를 들어 아내가 신세 한탄을 하면서 도박 중독자인 남편의 과거 행동을 탓할 때와 수입이 일정치 않아 이자 납부가 늦어져서 전화로 채권 추심을 당하는 경우를 비교해 보죠.
어느 것이 더 강한 도박 충동을 야기하느냐를 구분하는 것보다 충동을 통제하기 위한 접근법이 다르다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상황에 대한 통제 권한이 자신에게 없어 노력에 의해 바뀌기 힘든 상황일수록 대체로 충동이 잘 줄어들지 않습니다. 위의 예에서는 배우자와 말싸움하는 상황보다 빚 독촉을 받는 상황이 도박자의 통제 권한이 더 적습니다. 부인의 마음을 달래주거나 대화로 감정이 더 격화되는 건 충분히 막을 수 있지만 이자를 내지 않는 이상 빚 독촉을 피하는 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통제력(controllability)은 도박 중독자에게 특히 중요한 문제로 이들은 어떻게든 자신의 힘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그래서 자신의 힘으로 바꿀 수 없는 상황마저도 어떻게든 해 보겠다고 매달리다가 높아진 도박 충동을 감당하지 못하고 다시금 도박에 손을 대게 되는 것이죠.
그러니
도박 충동을 야기하는 원인 중 객관적인 상황 자체를 바꿀 수 없는 경우에는 수용(acceptance)과 내려놓기 혹은 바라보기 같은 기법을 활용하도록 guide하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태그 -
acceptance,
controllability,
내려놓기,
단도박,
도박,
도박 중독,
도박 충동,
도박자,
바라보기,
수용,
재발,
재발 예방,
중독자,
치유,
통제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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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 치료가 다루는 '사고'에는 세 가지 접근 수준이 있는데 각각 '부정적 자동 사고', '내재된 가정과 규칙', '핵심 신념'입니다.
'부정적 자동 사고'가 가장 접근하기 쉬운 표면 수준이고 그 다음이 '내재된 가정과 규칙', 가장 깊은 수준이 '핵심 신념'입니다. 도식으로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부정적 자동 사고 -> 내재된 가정과 규칙 -> 핵심 신념
1. 부정적 자동 사고
: 우울이나 불안 같은 감정적 고통을 겪을 때 특정 상황과 관련하여 자신도 모르게(자동적으로) 갑자기 떠오르는 생각을 부정적 자동 사고라고 합니다.
* 부정적 자동 사고가 세계관의 일부분으로 자연스럽게 자리잡은 내담자의 경우 의식적으로는 전혀 인식하지 못할 수도 있는데 이 때 상담자는 내담자가 자신의 세계관과 다르게 행동하는 장면을 상상하게 함으로써 부정적 자동 사고를 알아채도록 도와줄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한 내담자가 항상 자신을 다른 사람의 뒤에 놓으며 그게 자신의 방식이라고 하면 상담자는 "변화를 위해 당신 스스로를 가장 앞에 두는 상상을 해 보세요. 그런 상상을 하면 무슨 생각이 드세요?"라고 물어볼 수 있습니다. "제가 그렇게 한다면 이기적으로 비춰질거에요. 다른 사람들의 이익보다 제 이익을 우선시한다는 의미니까요"라는 내담자의 응답을 통해 부정적 자동 사고가 자연스럽게 드러납니다.
* '만약 ~하면 어떻게 될까?라는 식으로 내담자가 자신의 생각을 질문 형식으로 표현하는 경우, 상담자는 애매모호함을 없애기 위하여 이러한 질문들을 명확한 진술문으로 바꾸어 보도록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선생님이 나를 도와주지 못하면 어쩌지? 상담이 시간 낭비라면 어쩌지?' -> '이 선생님도 내가 지금까지 만났던 다른 상담자들처럼 나를 도울 수 없을 것이다, 상담은 시간 낭비가 될 것이고 나는 지금이라도 그만두는 게 나을 것이다'처럼 평서문으로 바꿔보는 것이죠.
* '뜨거운 생각'
: '뜨거운 생각'은 감정에 가장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생각으로 감정적인 발산을 이끌어 냅니다. 부정적 자동 사고 중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에 상담 중에는 항상 주의깊게 다룰 필요가 있습니다.
* 자동적 사고를 찾기 위해 상담자는 내담자에게 흔히 어떤 생각이 마음 속에 스쳐 지나갔냐는 식의 질문을 하게 되는데 내담자는 흔히 반문하는 의문문으로 대답하곤 합니다(예; '왜 이런 일이 항상 나에게 일어나지?'). 반문하는 의문문은 답을 구하는 질문이 아니라 감정으로 가득 찬 뜨거운 생각입니다. 그러므로 상담자는 내담자들 스스로 자신의 질문에 대답하게 함으로써 내재된 뜨거운 생각을 드러낼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2. 내재된 가정과 규칙
: 행동의 방향과 기준을 정하여 따라야 할 법칙을 만든 것을 말하는데 이러한 가정과 규칙이 여러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으며 부정적 자동 사고와 핵심 신념 사이에 존재하기 때문에 Beck은 이를 '중간 신념'이라고 불렀습니다.
* 내재된 가정과 규칙 찾아내기
- 내재된 가정 : '만약 ~한다면, ~일 것이다(if ~ then)'라는 가정 결과의 구성물 형태 문장이 자주 나타남
- 규칙 : '~해야만 한다'는 당위성 문장이 자주 나타남. 대개는 숨어 있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이란 말과 연결되어 있는 경우가 많음.
* 내재된 가정과 규칙이 사용되는 이유
: 자신이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부정적인 핵심 신념(예; 나는 무능해)를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
* 내재된 가정과 규칙이 초점을 맞추는 세 가지 주된 주제
- 수용 : 예) '사랑받을 수 없다면 나는 아무 것도 아니야'
- 능력 : 예) '나의 존재는 성취 여부에 달려 있어'
- 통제 : 예) '나는 도움을 청할 수 없어. 내가 다 해야 해'
* 긍정적인 기분 변화 탐색하기
: 내담자가 한 가지 일로 유난히 기분이 좋을 때, 거기에 대해 질문함으로서 내재된 규칙에 쉽게 이를 수 있습니다. 역기능적인 내재된 가정과 규칙이 잘 작동하는 듯 싶을 때 내담자는 강한 심리적 보상을 받기 때문에 흔히 기분이 고조됩니다.
예를 들어, 중요한 과제를 제 시간에 처리해서 상사에게 '잘했다'는 말을 들은 내담자가 매우 기쁘다고 이야기하면서 '하루 종일 구름 위에 떠 있는 기분이었다'고 한다면 내담자의 고조된 기분 뒤에 숨은 원인들을 찾아내기 위해 좀 더 파고들 수 있습니다. 칭찬을 받는다는 것이 내담자에게 어떤 의미인지 등에 대해서 말이죠.
3. 핵심 신념(심리 도식 또는 스키마)
: 생각의 가장 깊은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과잉 일반화되어 있고 무조건적입니다. 주로 어린 시절의 경험을 통해 형성되며 관련된 사건이 생길 때까지는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핵심 신념이 작동하기 시작하면 자신의 핵심 신념을 확인해주는 정보는 받아들이나 그와 반대되는 정보는 거부하는 식으로 정보를 왜곡하여 처리하게 됩니다.
* 핵심 신념의 대상
- 자신 : '나는 사랑받을 만한 사람이 아니야'
- 다른 사람 : '다른 사람은 믿을 수가 없어'
- 세상 : '모든 상황은 나에게 적대적이야'
* 성격 장애 환자의 경우 오래 지속된 융통성 없는 핵심 신념을 알아내고 수정하는 작업을 치료 초반부터 시작하는데 그 이유는 이러한 믿음이 광범위한 상황에서 활성화되므로 거의 영구적인 관점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Davidson(2000)이 말한 것처럼 성격 장애에서는 자동 사고가 곧 핵심 신념입니다.
* 내재된 가정/규칙과 핵심 신념 한꺼번에 찾아내기
: 어떤 생각이 내담자에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묻는 것이 흔히 중간 신념(가정/규칙)을 이끌어 냅니다. 그리고 그 생각이 '내담자에 관하여' 어떤 의미인지를 묻는 것은 대개 핵심 신념을 드러나게 합니다.
* 인지 치료의 치료 전략 단계
: 초기에는 주로 부정적 자동 사고에 개입하지만 점차 내재된 가정이나 규칙, 그리고 핵심 신념으로 접근하는 방향으로 진행합니다.
출처 :
'인지치료에 대해 알고 싶은 100가지(Cognitive Therapy : 100 Key Points and Techniques, 2004)'의 내용 중 일부 내용 발췌 및 요약
태그 -
Cognitive Therapy,
Davidson,
내담자,
내재된 가정과 규칙,
능력,
뜨거운 생각,
부정적 자동 사고,
불안,
상담,
상담자,
수용,
스키마,
심리도식,
심리치료,
우울,
인지,
인지 치료,
통제,
핵심 신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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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담자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걸 공감적 경청이나 수용으로 착각하는 상담자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저는 그런 의도로 말한 게 아닌데 몇 년 전에 부하 여직원이 자기 맘대로 성희롱을 했다고 오해하는 바람에 상사에게 이야기를 해서 문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그 사건 이후로 여성들을 대하는 것이 부담스럽고 힘이 듭니다"라고 내담자가 말했다고 해 보죠.
이 때 'trauma에 의해 여성에 대한 두려움이 생긴 내담자구나. 혹시 성장 과정에서 어머니나 여자 형제와 관계 맺기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닐까?'라고 내담자가 한 말을 그대로 받아들여 상담자 마음대로 소설을 쓰지 말아야 한다는 말입니다.
물론 상담은 심리평가와 다르고 형사 취조도 아니기 때문에 사실 확인에 목을 맬 필요는 없습니다. 상담에서의 사실이란 것은 이미 내담자의 인지틀 안에서 기억 윤색이나 망각 등으로 어느 정도 왜곡된 상태이기 때문에 날 것 그대로의 사실을 확인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까우니까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담자가 하는 말이 주관적 사실에 가까울거라고 가정하고 무조건 받아들이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위의 예라면 '대체 어떤 일인데 단 한번의 사건으로 여성에 대한 불편함이 시작되었을까, 발단이 된 에피소드는 어떻게 시작되어 어떻게 끝이 났을까, 불편한 마음이라는게 직장에서 만나는 여성과의 사이에만 국한되는 것일까 아니면 직장 밖에서 만나는 여성에게도 일반화 된 것일까'처럼 궁금증을 갖고 다양한 각도에서 물어봐야 하는 것이죠.
이래서
상담자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 중 하나가 바로 내담자에 대한 호기심입니다.
상담자 자신의 상식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을 그냥 넘기지 않고 물어보되 내담자와 내담자가 갖고 온 문제에 대한 끊임없는 호기심에 기반하는 것이죠.
그러면 내담자가 갖고 있는 생각의 오류나 착각, 오해, 지각의 왜곡 등을 찾아낼 수도 있고 그 과정에서 문제의 원인이 자연스럽게 드러나기도 합니다.
그러니 내담자가 하는 말을 무조건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내담자에 대한 호기심을 바탕으로 상식선에서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은 질문을 통해 확인해야 합니다.
상담자도 확신하지 못하는 길을 가라고 내담자에게 권할 수는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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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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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
우선 불필요한 오해를 막기 위해 저는 제가 하고 있거나 관여하는 대부분의 일을 현재 좋아하고, 충분히 즐기고 있다는 말부터 해야겠습니다.
그렇다면 일하기 싫은 사람을 위한 책은 대체 뭐 하러 읽었느냐는 질문이 나올 수 있겠습니다. 이 책은 트위터의 타임라인을 따라가다가 제 팔로워 중 한 분의 추천으로 접하게 되었는데 이 책을 읽게 된 이유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저도 제가 하고 있는, 그리고 해야 할 일에 대해 큰 회의를 품고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한 것인가, 어떤 일을 하는 것이 그 행복을 이루는데 도움이 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한 적이 있어 이 책이 표방하는 바에 끌렸고 다른 하나는 바뀐 제 삶이 과연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인가에 대한 일말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였습니다.
물론 이 책은 일하기 싫어 죽겠고 그래서 뭔가 탈출구를 찾는 사람들에게 그 방법을 알려주는 처세술 책이 아닙니다. 오히려 철학적으로 살 것을 권장하는 철학서에 더 가깝습니다.
부조리, 불합리, 우연이 가득한 세상을 무조건 피하면서 자신만의 세계에서 히키코모리처럼 사는 것은 결국 자신도 용납하기 어렵게 된다는 진리를 명쾌하게 보여줍니다.
그래서 제가 이 책을 통해 배운 것은 마음챙김과 수용, 그리고 관찰자의 입장에서 쉼 없이, 그러면서도 목표를 세웠으면서도 거기에 집착하지 말고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는 것의 중요성이었습니다. 그러면 어느샌가 의미를 깨닫게 된다는 것이죠.
죽음의 의미를 다루는 Irvin D. Yalom의 냄새도 살짝 나는 책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사회 초년병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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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것과 달리 말다툼의 이유는 (거의) 대부분 옳고 그름을 따지기 위함이 아니라 지극히 감정적인 것입니다. 예를 들어 가벼운 차량 접촉 사고가 났을 때 상대방에게 목소리를 높이고 상소리가 오가는 이유는 겉으로 보기에는 과실 비율을 따져서 자신의 손해를 최소화하려는 것 같지만 사실은 건방지게 끼어든 침입자에게 한방 먹여서 미안하다는 소리를 듣고 내가 더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고픈 심리가 작동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교통 신호 위반이니, 정지선 준수니 하는 말로 시작했다가 나중에는 나이가 얼마냐는 둥, 말하는 싸가지가 없다는 둥 인신공격적인 언사가 난무하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감정적으로 나오는 상대방에게 합리적으로 시시비비를 가리자는 이야기를 아무리 해 봤자 쇠 귀에 경 읽기 꼴이 됩니다. 이 때에는 상대방의 감정을 읽고 그에 맞추어 적절한 반응을 해야 문제가 해결됩니다.
굳이 따지자면 내가 잘못한 것은 아니나 도의적인 책임이 약간 있는 일을 꼬투리 잡아 상대방이 화를 낸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이건 이렇고 저건 저러니 내 책임은 별로 없다고 하면 상대방이 알았다고 수긍할까요? 전혀 아니죠.
일단 상대방의 비난을 그대로 수용합니다. 인정이나 납득이 아니라 수용이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당신이 하는 말이 맞습니다. 내가 잘못했습니다"
얼핏 보면 불합리한 책임 전가를 인정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수용하는 것은 상대방의 상한 감정입니다. 자신의 감정을 상대방이 수용하면 더 이상 공격을 계속할 수 없습니다. 그건 엄청난 죄책감을 유발하니까요.
이런 수용은 나 스스로 떳떳하지 않으면 할 수 없습니다. 진실이 외부 평가에 의해 좌지우지되지 않는다는 확신이 있어야만 가능합니다.
대신 절대로 상대방을 무마하기 위해 겉으로만 수용하는 척 해서는 안 됩니다. 그러면 오히려 역효과만 납니다. 상대방에 대한 측은지심을 유지해야만 진정한 수용이 가능합니다.
그리고는 다음과 같이 구체적으로 물을 수 있습니다.
"내가 어떻게 하면 당신의 마음이 풀리겠습니까?"
지금까지 상대방이 나에게 하고 있던 공격이 전적으로 감정적인거라면 그리 신통한 답이 나오지 않을겁니다. 이미 확실한 공감을 받았으니까요.
만약 아주 구체적인 답이 나온다면 이해 득실을 따지려는 생각도 상당히 섞여 있는 겁니다.
상대방이 무리한 요구를 한다면
"생각해 보겠습니다"라는 정도만 답하면 됩니다.
나중에 어떤 해결 방법을 제시하든 상대방은 최소한 무리한 감정적 대응을 자제할 겁니다.
감정적인 갈등이 없으면 적어도 합리적인 문제 해결 방안을 찾을 수 있는 기본 바탕은 마련된 겁니다.
거기에서부터 진정한 화해가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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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담자를 수용한다는 것은 말 그대로 accept한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상담자는 내담자를 받아들인다는 것이 내담자가 멋대로 흘러가도록 방치한다는 것이 아님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내담자를 수용할 때 상담자가 주의해야 할 점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 상담 중에 수용 가능한 행동에 대한 경계를 분명히 한다.
-> 간혹 상담자가 자신의 모든 것을 받아들여주기를 원하는 내담자가 있는데 상담자는 필요에 따라 상담 자체가 깨질 위험성을 무릅쓰고서라도 상담 과정에서 허용되지 않는 행동(예를 들어 범법 행위, 상담자에 대한 폭력 등)이 있음을 분명하게 해야 합니다. 물론 이 경계란 것이 애매모호한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이럴 때 적어도 심리학회의 윤리 규정 등이 도움이 되기 때문에 상담자는 이를 숙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 힘 겨루기를 하지 않는다.
-> 상담자와 논쟁하는 것 자체를 즐기는 내담자가 분명 있으며, 이는 논쟁을 통해서 지적 우월감을 느끼거나 상담자와 동등한 수준의 대리 성취를 했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기 때문입니다. 상담자는 상담의 목적이 무엇이건 간에 양쪽 모두에게 소모적인 시간낭비가 되지 않기 위하여 힘 겨루기를 하지 않을 것임을 상담 초기에 분명하게 해야 합니다.
* 무례한 언동을 방어하지 않으면서 다룬다.
-> 경험이 풍부한 상담자와 초보 상담자를 구분하는 것은 의외로 쉬운데, 내담자가 상담자에게 심한 불평을 하거나 분노를 폭발시키는 상황을 어떻게 다루는지 보면 됩니다. 초심자는 이를 자신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이고 역공으로 복수하거나, 자신을 지키기 위해 방어하기 위해 애씁니다. 아니면 기껏해야 내담자를 진정시키기 위해 그대로 인정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노련한 상담자는 그 공격이 자신을 목표로 한 것이 아님(정말로 상담자를 겨냥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내담자의 문제를 반영하고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객관화시켜 치료적으로 다룰 필요가 있습니다)을 알기 때문에 다음과 같이 능숙하게 응대합니다. "정말 누구에게 화가 났는지 궁금하군요"
* 내담자의 지각이 정확할 때는 그것이 타당함을 확인해준다.
-> 내담자가 자신의 문제를 정확하게 인식하게 된 시점 뿐 아니라 상담에서 상담자가 내담자를 잘못 지각하고 있거나 오해하고 있는 부분을 지적했을 때 그것이 옳다면 빨리 인정하고 그 부분을 바로잡는 것이 낫습니다. 한번 방어하면 계속 방어하게 됩니다.
* 상담 관계에 대한 문제를 다룬다.
-> 상담은 내담자의 생활과 동떨어진 특수한 상황이 아닙니다.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내담자는 상담에도 자신의 문제를 그대로 가지고 오며, 자신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간에 그 문제가 상담에도 반영됩니다. 따라서 상담 관계에 대한 문제를 다루기만 해도 내담자의 핵심 문제를 다룰 수 있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혐을 제대로 했다면 그 결과를 실험실 밖으로 일반화하는데 무리가 없는 것과 유사합니다.
* 충격적인 내용의 말을 침착하게 다룬다. 내담자의 충격적인 말에 내포된 메시지를 재구성한다.
-> 가끔 상담자와 내담자사이에 신뢰가 충분히 쌓인 경우 내담자가 상당히 충격적인 경험을 개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상담자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그런 경험의 사실 여부가 아니라, 내담자가 그 경험을 해석하는 방법과 그 과정에서 형성된 다양한 사고 방식과 신념입니다. 그것이 내담자의 삶에 스며들어 내담자를 움직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출처 : 유능한 상담자(Gerard Egan) 중 발췌 및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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