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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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4월에 감사하게도
풍림화산님께서 서평단으로 추천을 해 주시는 바람에 토네이도 출판사에서 선물로 받은 표창원 교수의
'숨겨진 심리학(2011)'을 읽고 소개글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토네이도 출판사에서 (착각해 잘못) 보내온 책으로 '언씽킹'도 있습니다만 그건 아직 못 읽었죠.
그런데 최근에 몇 권의 책을 구매하면서 함께 들어온 이 책도 알고 보니 토네이도 출판사에서 출판한 책이더군요. 원작이 1995년에 나온 책이니 15년도 더 된 책입니다. 사실 처음에는 한글로 번역된 제목만 보고 '또 뻔한 소리가 나열되어 있겠네'라는 생각이 들어 그냥 지나쳤던 책인데 어찌된 일인지 갑자기 읽고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다른 책을 사는 김에 함께 구매했는데 결과만 놓고 보면 안 읽었더라면 후회할 뻔 했습니다.
제 생각에 이 책은 한글 제목만 조금 더 신경써서 지었더라면 대박날 수 있었던 책입니다. 그런데 '혼자 사는 즐거움'이라고 하니 독신자나 비혼자를 위한 책처럼 느껴지기에 구매를 꺼리는 사람들이 많았을 것 같습니다. 왠지 '홀로 사는 즐거움' 같잖아요. 오히려 제목은 좀 어색하지만 '온전히 자신과 함께 사는 즐거움'이라고 했다면 내용을 짐작하기에 더 쉬웠을 뻔 했습니다.
25년 동안 성공한 언론인으로 살던 저자가 특별한 깨달음을 얻고 모든 사회적 성공을 내려놓은 뒤 자신이 평생 하고 싶었던 글쓰기를 시작해 내놓은 이 책은 굉장히 중요한 삶의 지혜들이 많이 담겨 있습니다.
이 책은 제가 특히 좋아하는 유형의 책인데 모든 내용이 저자 자신의 생생한 체험을 바탕으로 씌여졌고(단순히 잔머리 굴려 쓴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 거기에 다양한 시대와 장르의 자료에서 수집된 격언과 속담 등이 그러한 체험을 이해하는 것을 돕는 수준에서 절묘하게 짝지어서 배치되어 있거든요.
어디에서 주워들은 것을 짜깁기 한 것이 아니라 저자 자신의 체험이 바탕이 되었다는 것을 어떻게 아냐고요? 명쾌하게 설명할 수는 없지만 그냥 알 수 있습니다. 상담을 해 보지도 않은 사람이 상담 교과서를 썼을 때 느껴지는 뭔가 아귀가 맞지 않는 것 같은 그런 어색함이 이 책에는 없거든요. 흐름도 아주 자연스럽고 무엇보다도 길이 잘 든 옷을 입은 것 같은 그런 느낌입니다. 그래서 더 힘이 느껴지는 책입니다.
이 책의 중심을 관통하는 핵심 내용은 바로 이것입니다.
"자신의 내면을 조용히 들여다보자. 그리고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떻게 살고 싶은지 귀를 기울이고 자신과 대화를 하고 온전히 자신을 위해 살자"
이 책을 구성하는 79개의 글꼭지는 모두 자신을 들여다보고 자신에게 귀를 기울이고 자신과 대화를 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들을 가르쳐 주는 재료들입니다.
모든 내용에 공감하지는 않지만 온전한 자신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소중한 시간을 행복하게 살고 싶은 마음으로 방법을 간절히 찾고 있는 모든 분들께 추천합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특별히 공감이 되었던 문구들을 정리해 봅니다.
닫기
* 평생 살아놓고도 자신보다 다른 사람에 대해 더 많이 아는 채 세상을 떠날 수도 있다. - 베릴 마컴 -* 내가 정작 수집해야 할 것들은 누군가와 함께 나눌 추억이다. * 오롯이 자신과 독대하고 있다 보면 우리가 진정 갈망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우리는 경제적 '안정'이 아니라 경제적 '평온'을 열망한다는 사실을. 우리가 바라는 것은 결핍이 접근할 수 없는 내면의 평화였다는 사실을 비로소 깨닫게 된다.
* 당신에게 당신이 꼭 좋아해야 한다고 가르치는 세상에 동의하지 마라. 당신이 좋아하는 게 뭔지를 알아야 영혼을 살릴 수 있다. -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
* 창조적 유람은 돈이 아니라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 명심하라. 많은 사람들이 간 길이라고 해도 그 길은 결코 최고의 길이 아니다. 수많은 사람들의 등만 보고 따라 걷다가는 이정표가 사라진 막다른 길을 덜컥 만나게 될 수도 있다. - 서머싯 모옴 - * 평소와 다른 특별한 행동을 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상쾌해진다.
* 당신의 영혼을 움직이고 당신이 마음껏 즐길 수 있는 특별한 뭔가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안식일에는 행복감을 주는 활동과 다가올 한 주를 버틸 영감을 주는 활동을 해야 한다.
* 당신이 아주 좋아하는 사소한 물건이 삶에 커다란 효과를 발휘한다. - 마리 로이드 -
* 몸은 신성한 옷이다. 몸은 당신의 첫 옷이자 마지막 옷이다. 그 몸으로 세상에 와서 그 몸으로 떠난다. 따라서 존경하는 마음으로 대우해야 한다. - 마사 그레이엄 -
* 당신이 할 수 없다고 생각하면, 당신 생각이 옳다. - 메리 케이 애시 -
* 지금은 내가 선택한 색깔을 다른 사람들이 좋아한다. 나의 선택을 그 누구보다 내가 좋아하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면 다른 사람도 좋아한다는 사실을 깨닫기까지 실로 오랜 시간이 걸렸다.
* 나는 많은 사람들을 중독에 빠뜨리는 과식의 습관 또한 정신적 허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 세상의 최선이 아니라, 스스로의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 우리는 원하고 필요하고 열망하고 동경하지만 요청하지 않는다.
* 삶에서 부족한 점이 아니라 현재 존재하는 풍요(기쁨을 주는 사랑, 건강, 가족, 친구, 일, 목표)에 집중하기로 선택하면 황무지가 사라지고 현실 속에서 매일 커다란 기쁨을 느끼며 살 수 있다.
* 진정 즐겁고 모험적으로 살고 싶다면 아예 기대를 버려야 한다. 기대를 하는 사람이 아니라 꿈을 꾸는 사람으로 살아야 한다. * 나는 우리가 꾸는 꿈은 신이 우리를 위해 마련해놓고 기다리는 꿈의 근처에도 못 갔다고 생각한다.
* 어린 시절에 좋아하던 음식이 먹고 싶어지면 나이가 너무 많다는 이유로 참지 말고 그냥 먹자.
* 원래 빈곤은 지갑보다 영혼에 먼저 오는 법이다.
* '사생활 결핍 증후군'의 증상은 분노 상승, 감정의 기복 심화, 만성피로, 우울증이다.
* 당신의 느낌을 따라라, 당신의 느낌을 믿어라.
* 당신의 꿈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전력을 생각해보자. 그들이 실제로 이룬 꿈이 얼마나 되는가? 거의 없지 않은가?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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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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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분야이든 간에 한 분야에서 최고수의 반열에 오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타고난 재능과 부단한 노력을 모두 가져야만 가능한 것이니까요. 어떤 분야를 생각할 때 그 사람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면 가히 최고수라 불릴만한 사람이 아닐까요?
하지만 한 분야의 최고수라고 해서 다른 분야에서도 최고수로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비슷한 인접 분야라고 해도 그렇죠. 체스 챔피언이 바둑에서도 그런 것은 아닌 것처럼요.
제가 도박 중독 분야에 일가견이 있다고 해도(일가견도 없지만) 도박 중독 분야에서 사용하는 상담 기법이나 전문 지식을 아무 상담이나 심리학 분야에 적용하는 건 위험천만한 일이 될 수도 있고 자칫하면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엉뚱한 착각을 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적용'과 '일반화'를 할 때는 매우 신중해야 합니다.
자타가 공인하는 우리나라 최고의 프로파일러인 표창원 교수(이렇게 불리는 것을 본인이 원하는지 모르겠지만)의 책인 숨겨진 심리학은 그런 면에서 저는 좀 아니었습니다. 저자가 머리말에서 '범죄학 강의 콘서트'나 '콘텐츠 강의 워크숍'과 같은 색다른 교육 과정, 그리고 각종 기업 및 단체의 강연 경험을 통해 프로파일링이 반드시 범죄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님을 배웠고 심리전이 필요한 비즈니스 상황에 적용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는데 저는 솔직히 그런 자신감이 어디에서 나왔는지 궁금했습니다.
우선 이 책의 장점이라고 생각되는 부분부터 먼저 말씀드리면,
현장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백전노장에게서만 풍겨나오는 포스가 곳곳에서 느껴집니다. 단순히 이론적인 내용의 나열이 아니라 실전에서 체화되어 하나가 된 그런 느낌입니다. 단순한 반복 동작의 연마로 '금강불괴'가 된 무림고수처럼 심리학 일반의 기본 이론을 말 그대로 현장에서 구르면서 갈고 닦았기 때문에 나타날 수 있는 높은 완성도가 느껴진달까요.
그래서 프로파일러가 되고자 하거나 혹은 일반 상담자가 되고 싶은 분들에게도 기본적인 상담 기술을 습득하는데 분명히 도움이 되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만 해도 제 생각이 옳은 것임을 확인시켜주는 여러가지 구절들을 통해 도움을 받았습니다. 예를 들어, '다다익선이 아닌 오직 오염되지 않은 원료만을 고집할 것', '사람들로부터 정보를 습득할 때는 반드시 객관적인 사실, 확인된 사실과의 비교가 병행되어야 한다', '타이밍이 중요하다' 등등
그러나 출판사가 선전하듯이 이 책이 읽는 이를 비즈니스 현장의 설득과 협상의 달인으로 만들어 줄 수 있냐고 물으신다면 제 답은 글쎄요입니다. 이 책의 내용은 범죄 현장에 최적화되어 있을 뿐 내용 자체는 기본적인 커뮤니케이션 기술이나 상담 기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일반적인 내용들입니다. 솔직히 협상과 전략 분야에서 일하는 전문가들이 이 정도도 모를거라 생각되지도 않고요.
저는 임상 심리학자가 되기 전에 조직 심리학을 전공했던 사람인데 이 책의 내용은 학생이었던 당시의 제게도 익숙한 내용입니다. 그런데 총탄이 빗발치고 포성이 난무하는 기업 전쟁터에서 이런 정도의 전략이 먹힐거라고요? 별로 그럴 것 같지 않습니다.
CJ그룹의 홍보부사장과 삼성테크윈의 전무가 추천사를 썼던데 그들에게 물어보고 싶습니다. 정말 이 책에 있는 내용이 기업 전략 측면에서 협상 전략으로 활용할 가치가 충분하냐고.
차라리 이 책의 내용을 좀 더 다듬어서 범죄 프로파일러 양성 교재로 특화시켜 만들었으면 훨씬 좋았을 것을 저자의 생각인지, 출판사의 판매 전략인지 모르겠지만 일반인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기술 훈련 지침서로 만들어서 좋은 내용을 망쳤습니다.
심리학에 대해 잘 모르는 일반인이 보면 분명 '오~' 할 수 있는 내용들이지만 딱 거기까지입니다. 이 책을 열심히 읽는다고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대가가 될 수도 없고 오히려 섣불리 비즈니스 전략, 협상 분야에 써 먹었다간 주화입마에 빠져 살아남기 어려울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이 책을 추천하는 대상은 범죄 프로파일러와 상담자 지망생들입니다. 한번쯤 읽으면 상담이나 커뮤니케이션 기술 분야의 감을 잡으시는데 도움이 되실 겁니다. 다만 임상 현장에서 일하는 전문가에게는 특별히 추천하지 않습니다. 일반인들에게는 더더군다나요.
덧. 이 책은 토네이도 출판사에서 읽어보라고 제게 보내준 책입니다. 토네이도 출판사와는 전혀 이해 관계가 없으며 풍림화산님이 저를 균형잡힌(이건 제가 생각해도 전혀 아닙니다;;;) 서평자로 추천을 해 주셔서 엉겁결에 받았습니다. 출판사의 담당자와 통화를 해 보니 읽고 느낀 그대로 이야기 해 달라고 하셨기 때문에 그 말씀만 믿고 제가 느낀 그대로 독후감을 올립니다.
덧2.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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