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드디어 스노클링을 하는 날입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아침 7시에 일어나 8시에 아침을 먹으러 일찍 Kakuni 레스토랑으로 갔습니다. 확실히 일찍 오니 가장 인기 있는 바깥 자리도 비어 있습니다.
느긋하게 아침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수영복과 래시가드로 갈아입고 스노클링 장비를 챙겨 마운틴 바이크를 타고 호라이즌 센터로 갔습니다. 거대한 체스판은 쿠바 '마리아 라 고르다'에서 본 것과 거의 똑같네요.
호라이즌 센터 내 피트니스 센터에 아침부터 열심히 운동 중인 투숙객들이 보이더군요. 대단합니다.
일찍 도착했기에 풍광을 구경하면서 다른 참가자를 기다렸는데 역시나 안내가 제대로 안 되었는지 대부분은 호라이즌 센터로 왔지만 몇몇은 선착장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합니다. 연락을 받고 곧바로 출발했죠. 다 모여서 배가 출발한 시간이 오전 10시쯤 된 것 같습니다.
아이들도 많이 포함된 생각보다 꽤 큰 그룹이었습니다. 스노클링을 많이 해 본 건 아니지만 20명이 넘는 집단으로 해 본 건 처음이었네요. 리조트에서는 '카이'라는 필리핀 카이드와 물 길을 인도하는 현지인 가이드가 2명 나왔습니다. 사진의 왼쪽이 '물 찬 제비'였던 현지인 가이드.
젊은 중국인 커플들도 많았는데 신혼 여행이었는지 수중 촬영 장비만큼은 풀 셋트로 챙겨왔지만 래시가드를 위 아래로 챙겨 입은 건 저와 반려인이 유일했습니다. 중국인들은 나중에 뜨거운 햇볕 때문에 고생 좀 했죠.
유럽인들도 래시가드를 입지는 않았지만 대신 선 크림을 아주 꼼꼼히 온몸에 바르더군요. 온 가족이 바다 수영에 익숙한지 꼬마 아이들도 구명조끼 없이 그냥 장비만 챙겨서 입수하는 게 참 부러웠습니다. 대체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거 안 가르치고 맨날 학원에 보내서 수학 문제나 풀게 하고 말이죠. 쩝...
리조트에서 30분 정도 배로 나간 뒤 1차 입수를 했는데 보시는 것처럼 시계가 별로 좋지 않고 물고기가 많지 않아 큰 감흥은 없었습니다. 게다가 갖고 나간 큐브캠도 버튼이 안 눌려 나중에 확인해보니 녹화가 안 되었더군요. ㅠ.ㅠ
사진은 반려인의 아이폰6S+에 물린 광각 돔 렌즈로 찍은건데 좀 더 얕은 바다에서 찍어야 광각 렌즈의 진가를 발휘할 것 같습니다. 시야각은 넓지만 피사체가 멀어 보이는 단점이 있네요.
물고기는 많지 않았지만 그래도 산호는 아름다웠습니다. 정말 잘 보존되어 있더군요.
두 번째는 해안가에 가까운 얕은 물에서 입수했는데 기대했던 것처럼 다양한 물고기가 많았습니다.
동영상을 캡쳐한 사진이라서 화질이 그렇게 좋지는 않은데 동영상으로 보시면 길리 만큼은 아니더라도 물이 참 맑습니다.
어종도 꽤 다양한 편입니다.
해안가에 가까워서 물이 얕은 줄 알았더니 해안가에서 멀어지는 방향에서 거의 절벽 수준으로 갑자기 깊어지는 곳이 있습니다.
구명조끼를 입고 있는데도 바닥이 보이지 않으니 깊은 쪽으로는 저절로 안 가게 되더군요;;;;
수영을 잘하는 사람들은 그런 걸 전혀 개의치 않습니다. 자유자재로 자맥질을 반복하는데 참 부럽더군요.
확실히 깊은 물에는 물고기들이 떼로 모여 다닙니다.
두 번째 입수 때 폴라로이드 큐브 캠을 켜서 20분 정도 롱테이크로 찍었는데 그걸 편집해서 짤막하게 유투브에 올렸습니다. 관심있는 분들은 링크를 눌러서 보세요.
* Snorkeling Tour 첫 번째 영상
* Snorkeling Tour 두 번째 영상
* Snorkeling Tour 세 번째 영상
길리 때와 달리 한번 입수하면 대략 1시간 정도 놀았던 것 같습니다. 10시쯤 출발했고 두 번 입수하고 돌아왔는데 어느새 12시 30분이 넘었더라고요. 이동하는 중간에 돌핀 크루즈처럼 물, 소다음료, 과일을 챙겨줍니다. 아는 분은 아시겠지만 물놀이를 할 때는 수분 섭취에 신경써야 지치지 않죠.
저희 빌라 호스트인 무라드가 버기를 몰고 나와 기다리고 있어 제티에서 숙소까지 편하게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샤워하고 수영복을 말려놓고는 점심을 먹으러 인피니티 풀 바로 갔습니다. 가성비는 떨어지지만 점심을 먹으러 다른 레스토랑으로 이동하기에는 좀 지쳤거든요. 수분도 보충하고 활력도 채울 겸 탄산이 들어간 미네랄 워터와 파인애플 주스를 일부러 추가했습니다.
아직 시간이 일러서인지, 다들 activity하러 나갔는지 사이드 풀이 아주 한산하네요.
몰디브의 에메랄드빛 바다는 볼 때마다 설레네요. 질리지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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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리 여행의 마지막 날입니다. 천국에서 보낸 천금같은 휴식이 끝나가네요. ㅠ.ㅠ
마지막 날이라서 그런지 8시에 눈을 떴습니다만 어제의 무리한 스노클링 때문인지 온몸이 무언가로 두들겨 맞은 듯 온통 뻐근합니다.
어제와 비슷한 시간에 아침을 먹고 돌아와 짐 챙겨서 일단 체크아웃부터 했습니다. 리셉션의 직원이 원래는 오후 3시쯤 출발하면 충분했겠지만 오늘은 올해의 마지막 날이라서 이동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기 때문에 도로 사정이 어떨지 모르니 출발 시간을 1시간만 당기면 어떻겠냐고 해서 그러자고 했습니다.
짐을 일단 맡겨놓고 여행 일지도 정리할 겸 해변가의 썬 베드로 나갔습니다. 여기서의 즐거운 멍때림도 오늘로 끝이네요.
마하마야 리조트의 전경도 사진에 담아 두었습니다.
리셉션의 직원 말처럼 연말이라서 그런지 아침부터 부산한 느낌입니다.
오늘 아침에 도착한 서양인 모녀(둘 다 엄청난 미녀)인데 산책 중에 깊이가 얕으니 한번 바다속으로 들어가 본 것 같습니다만 이쪽 해변은 산호 해변이라서 아쿠아 슈즈가 없으면 발이 아파서 걸어다닐 수가 없거든요. 역시나 예상대로 금방 나오시네요;;;
한쪽에서는 아침 일찍 나가는 투숙객의 짐을 싣고 있습니다. 많이 본 얼굴이다 싶어 유심히 봤는데 어제 스노클링 투어를 함께 나간 선장님이네요.
해변 다른 쪽에서는 단체 여행객들이 스노클링을 하고 있습니다. 작은 배에 너무 많은 사람이 탄 게 아닐까 싶게 배가 기울었네요.
조금 큰 배로 여유있게 승객을 실은 배도 보입니다. 오늘도 어제처럼 날씨가 맑아서 물 속이 잘 보일테니 스노클링 하기에 좋을 것 같습니다.
점심 때까지 썬 베드에서 여행 일지도 정리하고 사람 구경도 하면서 쉬다가 밥 먹으러 리조트 레스토랑으로 이동했습니다.
레스토랑에서 바라보는 이 풍경도 오늘이 마지막이겠지요.
오전이라고는 해도 길리 메노섬의 오전은 엄청 덥기 때문에 일단 수분도 보충할 겸 Frozen Strawberry 주스(40,000루피아)와 오렌지 크랜베리 주스(40,000루피아)를 주문했습니다. 둘 다 시원하고 맛나네요. 캬~
요전에 먹은 펜네 파스타(95.000루피아)하고 마지막 날이니 새로운 걸 시도해보고 싶어서 homemade 호박 라비올리 파스타(115,000루피아)도 시켜봤습니다. 양이 상당히 적은 편인데 어차피 느끼해서 많이 줘도 다 못 먹을 것 같네요. 맛으로 즐기기에 딱 적당한 양이었습니다.
후식으로는 일단 아이스 아메리카노(35,000루피아) 두 잔하고,
Baked 누텔라 치즈 케이크(65,000루피아)를 주문했습니다. 맛있기는 한데 너무 달아서 커피하고 함께 먹어야 궁합이 맞습니다.
치즈 케이크까지만 주문했어야 하는데 주문이 잘못 들어가서 나온 homemade 바나나 케이크(50,000루피아)입니다. 치즈 케이크 대신 이걸 주문했었어야 싶은 맛입니다. 너무 달지 않고 담백하네요.
식사를 마치고 아쉬운 마음에 서버들과 기념 사진도 한 장 찍었습니다. 참 유쾌하고 친절한 친구들이었죠. 덕분에 즐거웠습니다. 항상 행복하기를...
오전 담당 매니저의 아이와도 찰칵~ 이 리조트는 매니저가 아이를 다른 곳에 맡기지 않고 데리고 출근해서 일하면서 틈틈히 보더군요. 아이는 엄마가 일하는 동안 돌아다니면서 투숙객들하고도 놀고, 서버하고도 놀고 리조트 내의 모든 사람이 이모, 삼촌 역할을 합니다. 참 좋은 직장이에요.
체크아웃하면서 기념 선물로 받은 마그넷입니다. 길리 메노섬의 명물인 푸른 바다 거북을 묘사한 것 같은데 꽤나 예뻐서 지금도 저희 집 냉장고에 붙어 있습니다.
리조트의 식당에서 시간을 보내다 2시에 롬복으로 가는 보트에 올랐습니다. 이미 1시부터 도착해서 저희를 기다리고 있었더군요.
이제 진짜 마지막입니다. 당분간은 확실히 그리울 것 같습니다. 마하마야 리조트의 해변에서 보냈던 여유로웠던 시간들이...
물론 길리 섬의 푸른 바다도 그립겠지요.
송영 비용이 좀 비싸다 싶었는데 길리 메노섬에 들어올 때 탔던 작은 스피드 보트가 아니라 모터를 자동으로 올리고 내릴 수 있는 꽤 큰 보트였습니다. 그 보트에 저희 둘만 달랑 타고 왔지요.
드라이버 한 명이 운전하는 건 좀 불안했지만 굉장히 능숙하게 배를 모네요. 도착하고 보니 롬복에서 길리 메노섬으로 출발할 때의 그 선착장입니다.
롬복 공항으로 태워 줄 차가 보이지 않아 드라이버에게 물어봤지만 영어를 거의 못하네요. 해변에 곧바로 내리느라고 신발과 양말을 벗었는데 젖은 발을 말리면서 잠시 기다리니 정복 차림의 드라이버가 해변으로 내려와 정중하게 말을 걸더군요.
보트도 마음에 들었는데 차도 큼지막한 세단에 쾌적합니다. 이 분은 영어를 곧잘 하네요. 일찍 출발했기 때문에 교통 혼잡을 피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합니다.
롬복 공항으로 이동 중에 본 사원(?)입니다. 예상대로 그리 막히지 않고 순조롭게 이동했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남았다고 folk village를 들렀다 가고 싶냐며 기사분이 영업을 하셨는데 마음이 동하지 않아서 죄송하다고 거절했습니다.
길리섬을 떠난 지 두 시간 쯤 지나 오후 4시 경에 Lombok Domestic Airport에 도착했습니다. 체크인 카운터로 갔더니 너무 일찍 왔다고 자카르타 행 항공권의 발권만 되고 수하물 맡기는 건 20분 후에 가능하다고 해서 조금 기다렸습니다.
짐 맡기고 이른 저녁을 롬복 공항에서 먹었습니다. 식당들은 꽤 있지만 비건들이 먹을 수 있는 곳은 거의 없는데 우연히 찾은 식당에서 XO Fried Rice(49,000루피아), Veggie 스파게티(41,000루피아), Veggie Salad(29,000루피아), 오렌지 주스(39,000루피아), 딸기 주스(39,000루피아)로 배를 채웠습니다. 맛은 그닥이었지만(그래서 찍은 사진이 한 장도 없지만) 직원이 참 친절하더군요. 가격도 괜찮은 편이고요(물론 한국 기준입니다).
저녁 식사를 마쳤는데도 시간이 좀 남아서 기념품점에서 나무로 만든 고양이 상(250,000루피아)과 반지(10개, 250,000루피아)를 샀습니다.
롬복 공항이 작은 곳이기는 해도 커피빈 매장도 있습니다. 미국 기업이기는 해도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경영권 지분의 70%를 넘게 갖고 있어 사실상 한국 기업이라고 할 수 있죠(근데 내가 이거 왜 설명하고 있는거지?).
저녁 7시 40분에 자카르타로 출발했습니다. 이 때도 가루다 항공을 탔는데 3 X 3 보잉기네요. 좌석 간 거리가 멀어서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게다가 비상구 좌석!!
이륙 후 곧바로 저녁 식사가 나왔으나 이미 거하게 저녁을 먹고 탔기에 메뉴가 뭔지 확인만 하고 죄송하지만 반납했습니다. 시차 적응을 위해 일부러 잠을 안 자고 버텼네요.
9시에 자카르타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내리면서 보니 역시 메갈로시티여서 그런지 끝이 안 보일 정도의 불야성이네요.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중국인들처럼 연말 폭죽을 좋아하는지 여기저기서 펑펑 터지고 난리입니다.
자카르타 공항도 엄청 크네요. 비행기에서 버스로 옮겨 탄 뒤 한참을 이동했습니다. international airport로 가서 체크인 카운터에서 발권하고 입국 라운지를 통과하니 면세 구역이 나옵니다.
남은 루피아를 사용해야겠기에 스와치 시계하고
발리 커피, 발리 라이스 와인 한 병을 샀습니다.
게이트 앞에서 보딩까지 남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게이트 통과 후 안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지만 들어갈 때 여권 확인, 보안 검색을 받아야 하는 귀찮음이 있었기 때문에...
에어컨 앞 자리가 비어 있어 앉았는데 너무 춥더군요. 그래서 사람들이 안 앉았나보다 하고 생각했는데 가만 보니 에어컨 날개가 아래 방향으로 되어 있어 추웠던거지요. 날개를 꺾어서 위로 올려놓으니 앉아 있을만 합니다. 아무도 거기까지는 생각이 못 미쳤나 보네요.
11시 10분 쯤 보딩이 시작됐습니다. 비행기에 타자마자 양말 갈아신고 안대에 귀마개까지 중무장을 하고 곧바로 취침했습니다. 자다 깨어보니 불은 꺼져 있는데 의자 뒤 스크린들이 모두 켜져 있어서 눈이 부시더군요. 승무원을 불러서 스크린을 끄는 법을 물어보니 리모컨 하단에 screen off 버튼이 숨겨져 있습니다(대체 이걸 어떻게 찾으라고!!). 다른 사람들은 물어보기 귀찮아서 그런건지 몰라도 스크린이 켜져 있는 채로 그냥 자더군요. 물론 저는 끄고 편하게 잤지요.
기내식이 나올 때 잠깐 깼으나 입맛이 없어서 과일만 먹고 다시 잠들었습니다.
1월 1일 아침 8시 20분에 인천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연말 연시를 해외에서 보낸 여행은 이번이 처음이네요. 롬복, 길리 섬이 정말 좋기는 한데 휴양지치고는 너무 멀리 있어서 또 다시 가게 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드디어 길리 여행기를 마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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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심 식사(Mahamaya Resort)
- Frozen Straberry 주스 : 40,000루피아
- 오렌지 크랜베리 주스 : 40,000루피아
- 아이스 아메리카노 : 35,000루피아 X 2 = 70,000루피아
- 홈메이드 펌프킨 라비올리 파스타 : 115,000루피아
- 펜네 파스타 : 95,000루피아
- Baked 누텔라 치즈케이크 : 65,000루피아
- 홈메이드 바나나 케이크 : 50,000루피아
= 475,000루피아
* 저녁 식사(Lombok Airport)
- 오렌지 주스 : 39,000루피아
- 딸기 주스 : 39,000루피아
- XO fried rice : 49,000루피아
- 베지 샐러드 : 29,000루피아
- 베지 스파게티 : 41,000루피아
= 226,550루피아(세금 포함)
* 기념품 구입(Lombok Airport 기념품점)
- 나무 고양이 조각 : 250,000루피아
- 나무 반지 : 25,000루피아 X 10 = 250,000루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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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스노클링을 마치고 돌아와 저는 에어컨을 쐬며 방에서 널부러져 잤고 그동안 반려인은 지치지도 않았는지 다시 해변의 썬 베드로 나가 책을 읽었다네요;;;;
한숨 푹 자고 일어나 3시 30분 쯤 늦은 점심을 먹으러 리조트의 식당으로 갔는데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휩쓸고 지나가는 바람에 음식이 동이 났답니다. ㅠ.ㅠ
재료를 다시 공수해야 하기 때문에 6시나 되어야 문을 연다는데 그러면 저녁 시간이나 다름 없기에 점심을 먹을 곳을 급히 찾아야 했습니다.
그래서 그제 섬 투어 할 때 봐 둔 Diana Cafe에 가서 점심을 먹기로 했습니다. 시계 방향으로 돌았을 때 거의 리조트에 다 와서 발견했으니 시계 반대 방향으로 조금만 걸어가면 되는 곳이었습니다.
분위기는 길리 메노섬의 여느 로컬 레스토랑과 다를 바 없습니다. 조금 깔끔한 편이라고 할까요? 배낭 여행자들도 부담없이 들르는 곳이에요.
길리 메노섬에 있는 대부분의 바와 레스토랑처럼 여기도 대부분의 야외 자리가 바다를 향하고 있습니다.
식탁도 의자도 비바람에 바랜 모습 그대로 두었습니다만 야외 자리라서 그런지 그렇게 군색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식탁에 올려 놓은 조개 껍데기도 정겹네요.
나무 사이에 바다에서 캐 올린 산호와 조개 껍데기를 연결해 걸어 놓았는데 솔직히 뼈처럼 보여서 살짝 섬뜩했습니다. 그냥 나무만 그대로 두었어도 괜찮았을 것 같은데요.
제가 앉은 자리 바로 옆에서 직원들이 뭔가 작은 원두막 같은 걸 짓고 있기에 물어봤는데 송년 파티에서 사용할 DJ box랍니다. 운치는 있을 지 몰라도 뭔가 부실해 보여서 음악에 취해 몸이라도 많이 흔들면 무너질 것 같았습니다.
박스를 설치한 뒤 밥 말리 얼굴이 새겨진 깃발도 걸어서 나름 멋을 내려고 했는데 거꾸로 거는 바람에 우스꽝스럽기만 했죠. 결국 제가 이야기해서 고쳐 걸었습니다.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리면서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있는데 제 식탁 위로 귀여운 게 한 마리가 올라왔더군요. 살짝 집어 들어 해변으로 돌아가게 놔 줬습니다.
귀여운 게를 보실 분들만 클릭~
주문한 음식 중 veggie salad(25,000루피아)가 가장 먼저 나왔습니다. 마요네즈로 버무린 소스를 걷어내고 먹었는데 생각보다 괜찮았습니다.
그 다음으로 나온 Veggie Fried Noodle(25,000루피아)은 MSG 맛이 너무 나는데다 무엇보다 너무 짜서 그냥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뒤이어 나온 밥하고 섞어서 비벼 먹었습니다.
Veggie Fried Rice(25,000루피아)는 양이 좀 적더군요. noodle하고 비벼서 둘로 나눠 먹었습니다.
워터멜론 주스(15,000루피아)와 파인애플 주스(15,000루피아)도 한 잔 씩 주문했는데 값은 싸지만 마하마야 리조트에서 먹던 그 quality는 아니었습니다.
시장기를 반찬으로 잘 먹기는 했습니다만(남김없이 먹었더니 직원이 배 많이 고팠냐고. ㅡㅡ;;;) 역시 싼 게 비지떡이네요. 주스도 시원하지 않고 음식이 전반적으로 짠 편이었습니다. 먹을 곳이 없으면 대체제로 생각해 보겠지만 일부러 와서 먹을 맛은 아닙니다.
밥 먹고 나오면서 보니 촌스럽기는 하지만 나름 현수막도 만들어서 홍보하더군요. 어느 나라나 송년 파티는 중요한 행사인 것 같습니다.
부른 배도 추스릴 겸 산책하면서 리조트로 돌아오는데 게시판에 이런 게 붙어 있더군요. 내용인즉슨 28일 길리 메노섬 일주를 할 때 봤던
bolong's turtle sancuary에서 새끼 거북이를 바다로 돌려 보내는 일종의 '방생'을 한다는 겁니다.
그런데 시간을 보니 이게 왠일입니까!!! 오늘 오후 2시였네요. 미리 알았으면 시간 맞춰서 가 보는건데요. 정말 아까운 기회를 놓쳤더군요. 이런 기회는 쉽게 오는 게 아닌데...... ㅠ.ㅠ
길리섬은 확실히 고양이 섬입니다. TNR을 한 고양이도 많고 돌아다니는 고양이를 아는 척만 해도 어김없이 달려와 발라당을 하네요.
까미양을 닮은 길리 메노섬의 길냥이 발라당을 보실 분들만 클릭~
리조트로 돌아오니 대략 5시쯤 되었습니다.
저는 숙소에서 딩굴거리며 쉬기로 했고 반려인은 인도네시아 마사지를 받아보고 싶다고 해서 60분짜리 ocean aloha massage(475,000루피아)를 받으러 갔습니다. 인도네시아 물가 기준으로는 터무니 없는 가격이었지만 다녀온 뒤 물어보니 가격 대비 괜찮았다고 하더군요.
해가 질 때까지 딩굴거리다 저녁을 먹으러 나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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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9시에 스노클링 투어를 위한 보트가 들어온다고 해서 길리 메노섬에서는 엄청 일찍이라고 할 수 있는 7시에 기상했습니다;;;
어디나 그렇듯이 아침 메뉴는 비슷합니다. 이번 길리 여행 동안 애정하던 워터멜론 쥬스하고 새로운 발견이라고 할 수 있는 발리 커피 한 잔도 항상 함께죠.
그런데 어제는 없었던 새로운 메뉴가 있길래 주문해봤습니다. 썰어넣은 바나나에 땅콩버터를 바른 토스트입니다. 특별할 게 없는 메뉴지만 집에서 자주 해 먹는 거라서 일부러 달라고 했죠.
어제 아침에 먹은 팬 케이크보다 훨씬 낫습니다. 특히 커피하고 같이 먹으니 더 맛나네요.
아침 식사를 마치고 방으로 돌아와 어제 말려 놓은 래시가드를 입고 선 블락 크림도 듬뿍 바른 뒤 리셉션에서 비치 타월을 빌려서 9시에 해변으로 나갔습니다.
보트가 9시가 되기도 전에 이미 와서 대기하고 있더군요. 길리에서 스노클링을 할 때 여러 종류의 보트를 이용할 수 있는데 배에 탄 채 물 밑 풍경을 보고 싶으면 바닥이 투명한 glass bottom boat를 빌릴 수도 있지만 별로 추천은 안 합니다. 물이 깨끗하기는 하지만 탁도가 높은 편이어서 그렇게 선명하게 보이지 않거든요. 물 속에 들어가서 직접 보는 게 낫습니다.
스노클링 투어는 현지인 가이드와 함께 하는데 스노클링 기어가 낡은 걸 보고 리조트의 것을 빌려올 껄 하고 잠시 후회했습니다. 특히 구명 조끼는 버클 없이 끈으로 매는 방식이어서 좀 무서웠습니다. ㅠ.ㅠ
스노클링 투어는 보통 배를 모는 선장과 물 길을 안내하는 가이드가 한 조인데 보시는 것처럼 배 앞에 앉은 청년이 오늘 스노클링 투어의 가이드입니다. 나중에 동영상에서 보시겠지만 그야말로 한 마리의 인어 같았습니다. :)
2009년 말레이시아 코타 키나발루의 만따나니 섬에 갔을 때 물 길을 인도했던 가이드와 막상막하였습니다.
길리 메노섬의 스노클링 투어는 섬 주변을 돌며 다이빙 포인트를 따라 스노클링을 하는 겁니다. 오늘 총 4번의 스노클링을 했는데요. 매번 풍광도 식생도 조금씩 달라서 좋았습니다.
나중에 리뷰하겠지만 폴라로이드 CUBE 방수캠을 가져갔기 때문에 수중 촬영을 많이 했는데요. 동영상을 그냥 올려드리면 좋겠지만 월덴 3는 포털 사이트가 아닌 유료 호스팅이라 트래픽 제한이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유투브에 올리고 링크를 걸어 드리니 조금 불편하시더라도 링크를 눌러서 보시기 바랍니다.
한번 입수할 때마다 20~30분 씩 물질을 하면서 놀았는데 가장 좋았던 부분만 2분 정도 분량으로
잘라서 편집했습니다.
* 첫 번째 입수 영상
: 마하마야 리조트 해안가에서 스노클링을 할 때와는 바닷속 풍경이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다릅니다. 산호도 산호지만 물고기의 종류와 수 자체가 다르죠. 탁도가 좀 높은 편이기는 하지만 동영상으로 찍으니 탁해보이지 맨 눈으로 볼 때는 잘 보입니다.
* 두 번째 입수 영상
: 두 번째 입수 때는 푸른 바다 거북을 보는 행운을 누렸습니다. 거북도 아름다웠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생전 처음 본 오징어 군체의 유영이 더 아름답더군요. 나중에 이야기를 들으니 스킨 스쿠버 다이빙이 아닌 스노클링을 하면서 거북을 보기는 굉장히 어렵다고 저보고 운이 좋다고 하더라고요. 이 영상에서 우리 가이드의 인어같은 수영 솜씨를 보는 건 덤입니다.
* 세 번째 입수 영상
: 세 번째 입수 때는 얕은 바다로 들어갔기 때문에 산호초 바로 위를 헤엄쳐 다녔습니다. 무슨 천국에 와 있는 것 같더군요. 산호초에 너무 다가갔더니 물고기 한 마리가 나가라고 저를 위협하는 모습도 보실 수 있습니다(물론 얼른 물러났습니다). 계속 떠 있고 싶었지만 산호초에 너무 바짝 붙는 바람에 상하게 할까봐 긴장을 좀 했던 기억이 나네요.
* 네 번째 입수 영상
: 아무리 바닷속이 좋아도 20~30분씩 물 속을 떠다니면 힘이 들 수 밖에 없죠. 물 속에서는 부력의 도움을 받아서 힘든 줄을 몰랐지만 배 위로 올라오면 갑자기 몸이 천근만근이 됩니다. 그래서 세 번만 하고 돌아가려고 했습니다만 반려인이 너무 좋다면서 한 번만 더 들어가자고 졸라서 마하마야 리조트 앞바다에서 한 번 더 입수했습니다. 이 날 오전은 파도도 잠잠하고 날씨도 좋아서 스노클링하기 참 좋았습니다.
한번 입수하고 나면 다음 스노클링 포인트로 이동하는 동안 비치 타월을 몸에 두르고 찬물을 마셔가며 쉬었습니다. 그렇게 안 하면 더 빨리 지친다고 하더라고요.
스노클링을 마치고 돌아오니 11시쯤 되었으니 대략 2시간 쯤 물 속에서 놀았던 것 같습니다. 머리도 살짝 어지럽기에 샤워하고 일단 널부러진 채로 좀 쉬었습니다.
스노클링을 몇 번 하기는 했지만 이번처럼 아름다운 바닷속은 처음 봤습니다. 앞으로 휴양지에 가면 어떻게든 스노클링은 한번씩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왜 사람들이 시간과 비용을 들여 바닷속으로 들어가려는지 알겠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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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클링을 하느라 래시가드를 입고 있었기 때문에 입은 채 말릴 요량으로 민물 샤워만 하고 레스토랑 바깥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점심으로 주문한 요리들입니다. 여기에 '진리'인 워터 멜론 주스(35,000루피아)와 아메리카노(35,000루피아, 이것도 최고!!)를 추가했죠.
Greek Salad(65,000루피아)입니다. 재료도 신선하고 소스도 맛있는데 양이 다소 적은 게 유일한 흠이네요.
Patatas Bravas(40,000루피아)라는 이름의 전채입니다. 두부로 만든 요리인데 짭쪼름한 맛이 흡사 마파 두부 같습니다. 밥에 비벼 먹으면 더 맛있을 듯합니다.
Seafood Laksa(95,000루피아)라는 메뉴로 일종의 해산물 커리입니다. 함께 간 반려인은 페스코 베지테리안이기 때문에 해산물은 먹거든요. 다만 재료는 신선했는데 비린내가 강해서 많이 먹지는 못했습니다.
물놀이를 했더니 시장기가 도는 김에 Penne Pasta(90,000루피아)까지 추가했는데 메뉴 앞에 V표시가 있길래 자신있게 주문했더니만 치킨이 포함된 파스타였습니다. complaint는 하고 비용은 그냥 지불했습니다.
점심을 먹고 다시 썬베드에서 쉬다가 이번 여행 때문에 구입한 폴라로이드 Cube 캠코더의 방수 기능도 시험해 볼 겸 다시 물에 들어갔습니다.
촬영하기 좋은 포인트를 찾기는 했지만 오후가 되면서 조류가 거세져서 많이 찍지는 못했습니다. 조금만 떠 있으면 물살에 밀려서 금세 떠내려가기 때문에 나중에는 몸이 지치더군요. 스노클링을 하려면 왜 아침 일찍 하라고 하는지 알겠습니다.
지친 몸을 이끌고 썬베드로 돌아오니 반려인이 시원한 모히토를 주문해 놓았더군요. ^^
당시 분위기가 어떤 지 보실 분만 클릭~
천국이 따로 없습니다~~
모히토를 마시면서 정신을 좀 차리고 스노클링 장비를 반납했습니다. 내일 오전 타임으로 리조트에서 arrange하는 스노클링 투어를 예약했고요.
물탱크가 비어 새로 채우느라 좀 기다렸다가 샤워하면서 수영복 빨아서 널고 나니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지려고 합니다. 뱃속에 거지가 들었는지 또 다시 배가 출출하길래 한국에서 가져간 햇반을 미소된장국, 누룽지된장국에 말아서 후루룩 먹었습니다. 뜨끈한 국물이 들어가니 기운이 좀 돌아오네요.
방에서 좀 쉬다가 노을 보며 맥주나 한 잔 하려고 다시 나갔습니다. 먹고, 놀고, 쉬고 무한반복하는 휴가 정말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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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일찍 잠자리에 든 것이 주효했는지 8시에 칼 같이 일어났습니다. 어젯밤에 너무 더워 에어컨을 약하게 틀고 잤더니 실내에 널어놓은 빨래가 안 마른 것이 에러네요;;;;
기분좋게 샤워하고 아침을 먹으러 갔는데 조식 메뉴가 영 아닙니다. 마하마야 리조트는 다 좋은데 조식 뷔페 메뉴가 vegan friendly하지 않아요. ㅠ.ㅠ
비건이 먹을 수 있는 메뉴는 팬케이크 밖에 없습니다. 다른 메뉴로 밥, 치킨, 요거트, 시리얼, 과일, 파운드 케이크 뿐이라 좀 부실한 편이죠(실망을 한 나머지 사진 찍는 것도 잊었습니다).
그래도 커피가 너무 맛있어서 팬케이크와 애정하는 워터멜론 주스, 그리고 과일로 가볍게 먹었습니다.
보시는 건 Snake Fruit이라는 과일인데요. 껍질이 흡사 뱀 껍질 문양처럼 생겼습니다. 모양도 신기하지만 맛도 굉장히 독특합니다. 껍질을 까놓으니 밤처럼 생겼는데 밤맛이면서도 또 조금 다릅니다.
리조트 내부는 조용합니다. 손님이 많지 않기도 하지만 휴양지의 부띠끄 리조트가 그렇듯이 대부분의 투숙객이 오전에는 늦잠을 자고 또 부지런한 분들은 이미 activity를 하러 바다로 나갔기 때문이죠.
아침 식사를 하고 방으로 돌아와 빨래를 해서 욕실에 널었습니다. 야외에 있는 개방 욕실이다보니 햇볕이 바로 내리쬐기에 1시간만 널어놓으면 다 마르네요.
직원이 make up을 하러 온다기에 짐 챙겨서 해변의 선베드로 이동했습니다.
오전이라 그런지 아직 태양이 그리 뜨겁지 않습니다만 그래도 자외선은 강할 것이 뻔하기에 일단 그늘에 자리를 잡았죠.
역시나 해변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개인 해변인 것처럼 오붓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었죠.
썬베드에 누워서 바람에 야자수 잎이 흔들리는 걸 아무 생각 없이 한동안 지켜보기도 했습니다. 역시 쉬러 가는 여행에서는 멍때림이 필수에요.
바다 위로는 스노클링을 하러 가는 배들이 연신 지나갑니다.
서서 타는 걸 뭐라고 부르는지 모르겠는데(일종의 카약?), 선남선녀 한 쌍이 아침부터 물놀이를 하러 나왔습니다.
한쪽에서는 스노클링이 한창이고요. 스노클링은 오전(가능하면 아침 일찍)에 해야 바닷속이 잘 보인다고 하지요.
날씨가 맑아서 그런지 건너편 길리 뜨라왕안섬이 매우 선명하게 보이더군요. 생각보다 가까이 있는 걸 깨닫고 살짝 놀랐죠. 쌍안경으로 보면 건너편 사람들 얼굴까지 다 보일 듯 합니다.
스노클링은 내일 하고 오늘은 그냥 해변에서 딩굴딩굴 쉬려고 했는데 다른 사람들이 스노클링 하는 걸 보니 마음이 좀 동하더군요. 그래서 리조트 측에 이야기해서 장비를 빌렸습니다. 마하마야 리조트에서는 투숙객을 대상으로 스노클링 장비 일체를 무료로 빌려 주거든요. 고급 리조트라서 그런건지 스노클링을 하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 그런건지 장비가 모두 새 것이네요.
아주 오랜만에 스노클링을 하는거라서 일단 좀 익숙해질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해변에서 걸어서 나갈 수 있는 곳까지만 살펴보기로 했죠.
상체가 탈까봐 래시가드를 입었고 산호초에 발을 찔리면 안 되니 아쿠아 슈즈를 챙겨 신고 들어갔는데 확실히 해변 근처라 그런지 물고기가 많지는 않습니다. 물에 떠다니는 감각에 익숙해질 정도로만 놀고 돌아왔죠.
이것도 운동이라고 힘드네요. 헥헥.
이분들은 리조트에 묵었던 일본인 가족인데요(단란한 가족의 모습이라 보기 좋았고 부인도 미인이셨지만 프라이버시를 지켜 드리느라 얼굴은 가립니다).
최소한
길리에서는 물놀이를 하려면 저 분처럼 온 몸을 다 가리는 래시가드를 입어야 하겠더라구요(여행 많이 다녀보신 분인 듯. 아쿠아 슈즈도 아주 제대로 된 것을 신으셨던데 복장에서부터 고수의 풍모가 느껴졌습니다). 나중에 한국에 돌아가서 보니 수영복만 입었던 하체가 아주 심하게 타서 한동안 수분 크림 바르느라고 고생깨나 했거든요.
슬슬 배가 고파오기에 점심을 먹으러 리조트의 식당으로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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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YES24
지금까지 제 개인 여행사를 통틀어 이번
노르웨이 여행을 가장 긴 기간 동안 다녀온터라 올해는 더 이상 나갈 수 없을거라 생각하고 단념하고 있었는데 대체 휴무일이 묘하게 겹치면서 12월 말에 6일이라는 귀중한 연휴가 생겼습니다.
이런 빅 럭키 찬스를 놓칠 수는 없기에 부랴부랴 여행지를 물색하느라 수선을 떨었지요. 원래 휴양지는 별로 흥이 안 나는데다 발리처럼 너무 많이 개발된 곳은 더더군다나 관심이 없었는데 발리 옆의 롬복은 이야기가 좀 다르죠.
몇 년 전 케냐 여행 때 호기심에 우연히 가게 된 라무섬에서의 며칠이 인생에 깊이 남을 좋은 추억을 남겼기에 비슷한 곳을 다시 한번 가고 싶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었는데 검색을 좀 하다보니 발리 옆의 롬복, 그리고 롬복에서도 더 들어가는 길리, 길리의 세 섬 중에서도 가장 작은 길리 메노섬에 꽂혔습니다.
그래서 2015년의 마지막 주말을 길리에서 보내기로 하고 늘 읽어보는 론플부터 구입했죠. 올해 4월에 나온 최신판이네요. 15판이나 찍었으니 그야말로 베스트셀러라고 할 만 합니다. 대신 가격이 29,400원이나 합니다. ㅠ.ㅠ
여전히 발리가 대세이기 때문에 2/3 이상이 발리섬에 대한 내용이고 롬복과 길리에 대한 부분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래도 발리, 롬복, 길리가 모두 인도네시아에 속한 섬이니 인도네시아에 대한 기본적인 내용을 익히기에는 충분합니다.
이 책의 장점은 론플의 기본적인 강점에 충실하다는 겁니다. 지도도 세밀하고, 투어 소개도 충실하며, 아이들과 여행할 때 주의할 점, 여성 여행자와 성 소수자에게 필요한 정보, 저처럼 채식을 하는 사람에게 맞는 레스토랑이나 롬복 음식 추천까지 정보 소개가 꼼꼼합니다.
특히 롬복과 길리 여행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서핑, 스노클링, 다이빙에 대한 정보가 압권입니다. 투어와 트레이닝 코스, 믿을만한 샵 추천 뿐 아니라 준비물, 스노클링 포인트까지 세세한 정보가 실려 있는 덕분에 푸른 바다 거북과 상어를 볼 수 있는 동북부 해안의 숙소를 찾아서 무사히 예약할 수 있었습니다.
단점은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롬복과 길리에 대한 정보가 풍부하지 않다는 점과 섬과 섬을 오가는 교통편, 특히 배편의 time table이 거의 없다는 점, 그리고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는지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지 않아서 대략적인 시간을 가늠해서 일정을 짜느라 머리에 쥐가 날 지경이라는 점 등을 들 수 있겠습니다;;;;;
롬복과 길리에는 체크 포인트 위주로 찍으면서 부지런히 돌아다니는 여행자보다는 느긋하게 해변에서 쉬면서 가끔 다이빙이나 하는 느림보 여행자들이 더 많으니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는 합니다.
어쨌거나 쉼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여행자들이 참고하기에는 괜찮은 책입니다. 론플 시리즈 중에서 중간은 하는 것 같네요. 실제로 그런지는 실제로 가봐야 알겠지만요.
덧. 이 책은 여행 관련 책이므로 북 크로싱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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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6시에 일어나 부랴부랴 준비를 하고 나왔습니다. 짐 챙기고 씻고, 아침까지 먹고 출발하려니 서두를 수 밖에 없네요. ㅠ.ㅠ
7시 30분 쯤에 만따나니 섬으로 출발했습니다. 터키에서 탔던 '돌무쉬'처럼 생긴 작은 승합차인데 다행히 에어컨이 빵빵하게 나옵니다. 습하면서 더운 건 도저히 못 참거든요.
그런데 왜 만따나니 섬으로 갔느냐 하면 마누칸이니 하는 리조트 근처의 섬은 관광객들로 너무 붐비거든요. 차에다가 보트로 이동해야 해서 하루종일 걸리기는 하지만 만따나니 섬은 조용하고 파괴되지 않은 자연으로 유명해서 일부러 알아보고 갔습니다.
기사 겸 가이드는 영어가 상당히 유창합니다. 사실 말레이시아에서 여행 관련 일로 만나는 사람들은 모두 영어가 유창해요(당연한가? -_-a). 차에 타자마자 안전벨트를 매게하고는 꼼꼼히 확인을 합니다. 안전제일주의가 마음에 듭니다. Good!
1시간 30분 정도를 달린 후에 만따나니 섬으로 가는 배로 바꿔 타기 위해 선착장에 내렸습니다. 가는 길은 날씨가 오락가락했습니다. 비가 퍼붓다가 금방 해가 나기도 하고. 영 마음이 안 놓이네요. 이때 감을 잡았지만 말레이시아 여행은 오로지 날씨운에 달렸습니다.
키나발루 산이 멀리 보이는(사진에는 안 나왔네요. 죄송~) 조용한 선착장에 앉아 샹그릴라 리조트에서 오는 동승객을 기다렸습니다. 나중에 도착한 두 남자(연인 사이. *^^*)는 캐나다에서 만따나니 섬의 소문을 듣고 스킨 스쿠버를 하러 일부러 말레이시아까지 날아왔답니다.
사진에서 보시는 것처럼 구름이 끼어 있기는 했지만 이 때까지는 그래도 희망을 걸었는데(왜냐하면 맑은 날의 만따나니 섬은 그야말로 천국의 풍광이거든요), 쾌속정을 타고 바다를 향해 나아갈수록 구름이 점점 짙어지더군요. 파도가 어찌나 높은 지 나중에는 폭풍우를 뚫고 가는 느낌이었습니다. 제 평생 가장 험한 항해였다는... ㅠ.ㅠ
그 와중에서도 우리의 덩치 큰 두 연인은 희희낙락, 즐거울 따름이었고, 상대적으로 제 표정은 점점 더 어두워졌을 겁니다.
40분 정도를 달려 만따나니 섬에 도착하니 여지없이 비가 내리고 있네요. 어흑~
저기 저희가 타고 온 쾌속 보트가 보입니다.
게다가 빗방울이 점점 굵어지기 시작합니다. 비가 내리는데도 물빛이 이 정도인데 날씨가 화창했다면 얼마나 근사했을까요. T.T
저기 보이는 곳이 만따나니 섬입니다. 섬에서 떨어진 바다에 접안 시설을 만들어 두고 섬에는 카약을 타고 들어갑니다.
접안 시설이 얼마나 크냐 하면,
안에 방갈로도 있어서 묵어갈 수도 있습니다. 앗~ 저기 멀리 사이좋은 두 연인이 보이는군요. ^^
중앙에는 넓은 식당이 있습니다. 모든 시설은 바다 위에 있죠. 여행객은 같은 배를 타고 온 우리들 뿐 나머지는 모두 여기 직원들입니다.
두 캐나다 남자들은 스킨 스쿠버를 하러 떠나고 저희는 빗줄기가 좀 줄어들 때까지 카약을 타고 근해에서 놀기로 했습니다. 그렇다고 근해에서만 놀고 있을 제가 아니죠. 곧장 해변으로 고고씽~
사람 하나 없는 적막한 만따나니 섬에 내렸습니다. 해변의 모래는 정말 곱더군요. 보이는 것이라고는 게, 산호, 코코넛 열매, 그리고 이름모를 야생 고양이 한 마리(응?)...
이 섬에 사는 녀석인데 사람에게 익숙해서인지 야옹야옹거리면서 자꾸 다리에 엉기네요. 먹을 것을 주고 싶지만 비오는데 뭘 갖고 왔겠어요.
빗줄기가 더 굵어지는데다 출출해지기에 일단 점심을 먹고 이후 일정을 고민하기로 했습니다. 철수~
야옹이를 해변에 두고 떠나자니 발걸음이 안 떨어집니다만 그래도 어쩌겠어요. 눈물(까지는 아니고)을 머금고 철수했습니다.
선착장으로 올라가니 간단한 음식이 부페식으로 차려져 있네요. 그런대로 입맛에 맞았습니다. 비맞으면서 열심히 카약을 타고 놀았더니 배가 고파서 그런가 맛나게 잘 먹었습니다. 과일이 파파야만 있는 것이 좀 아쉽더군요.
점심을 먹고 스노클링을 하러 갔습니다. 아시다시피 스노클링은 장비가 스노클하고 오리발 밖에 없잖아요. 아, 물론 구명조끼는 주죠. -_-;;;
예전에 태국에 갔을 때 스노클링하다가 물 먹고 죽을 뻔 한 적이 있어서 스노클링이라면 거부감부터 들었는데 만따나니 섬까지 와서 그냥 갈 수는 없었기에 눈 딱 감고 뛰어들었습니다. 그런데...
어라? 잘 뜨네, 바닷속이 잘 보이네, 힘 들지 않네?
역시 태국에서 받은 장비가 불량이었던 것이죠. 좋은 장비를 사용하니 스노클링하기가 정말 편합니다. 게다가 아주 숙련된 다이버가 앞 뒤로 두 명이나 붙어서 바닷속 경치가 잘 보이는 곳으로만 안내하니 날씨가 흐려서 바닷속이 안 보일거라고 걱정했던 것이 순전히 제 기우였습니다. 아주 좋았습니다.
발이 잘 안 놀려질때까지 스노클링을 하고 배로 돌아왔습니다. 역시나 맑은 날에 왔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에 안습~
뜨거운 커피를 한 잔씩 하면서 몸을 녹이고 돌아오는 배에 올랐습니다. 이 때쯤에는 비도 그쳤어요. 방명록을 보니 우리말로 쓴 것도 꽤 보이는 걸로 봐서 한국 사람들도 많이 오나 봅니다. 최근에 온 사람들이 쓴 것을 봤더니 하나같이 비가 와서 아쉬웠다네요. 동병상련의 정을 담뿍 느꼈습니다. ㅠ.ㅠ
스노클링을 안내했던 다이버들인데 손을 벌리고 있는 친구가 뒤에서 안전을 담당했고 가운데 파란 옷을 입은 친구가 앞에서 안내했던 다이버인데 정말 물찬 고기에요. 스노클도 없이 오리발만 하나 신고 물 속에서 거의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의 진수를 보여주더군요. 둘 다 날씬하고 군살 하나 없습니다.
참 순박하고 친절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언젠가 꼭 한번 다시 오고 싶습니다.
돌아오는 배는 같은 배였는데 선장이 바뀌었네요. 돌아오는 길이 얼마나 험난했던지 처음에 배를 몰았던 선장이 얼마나 물길을 잘 읽는지 몸으로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차로 다시 1시간 30분을 달려 리조트로 돌아왔습니다. 그것도 물질이라고 은근히 피곤하네요.
간단히 씻고 그 유명한 일몰을 보러 나갔습니다. 다행히 아직 해가 지지 않았습니다.
이거 따 먹어도 되는지 모르겠네요. 된다고 해도 어차피 그림의 떡이지만...
이미 구름의 색깔이 범상치 않죠?
멀리 보이는 노을인데도 장난이 아니군요.
가까이에서 보여드리겠습니다. 원하시면 말씀하세요. 원본으로 드리겠습니다.
정말 노을이 불타오른다는 말이 뭔 말인지 확실히 알게 해 주는 노을입니다.
여행을 가면 한국 음식을 먹지 않는 것이 불문율이지만 여행의 목적이 목적인지라 시내에 있는 한국 식당에서 우리 음식을 먹으러 다시 나갔습니다.
택시를 타고 Api-Api Center(시내 남쪽)로 가면 근방에 한인 상가가 밀집되어 있습니다.
'아리랑'이라는 한국 식당으로 주인이 한국인입니다. 사진에서 왼쪽에 서 계신 분인데 손님을 대하는 것을 보니 상당히 관록이 있어 보이더군요. 음식은 비교적 적당한 가격(한국 기준으로)이었습니다.
종업원이 모두 현지인인데 돼지고기로 된 음식을 파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새해라고 떡국도 서비스로 주시고 반갑다고 반찬도 많이 주셨습니다. 쌀이 안남미이기는 하지만 우리 식으로 지은 밥이었고 밥도 고봉으로 주시더군요. ^^
부대 전골(50RM)과 미역국(21RM)에 공기밥 2개(4.1RM)를 추가해서 먹었습니다.
저녁을 먹고 산책을 했는데 알고 보니 센터포인트까지 걸어서 1분 거리더군요. -_-;;;
센터포인트는 8시 정도면 상점들이 문을 닫습니다. 결국 아무것도 못 샀습니다. ㅠ.ㅠ
바닷가 인근에 Pub과 Bar들이 주욱 늘어서 있는데 네온사인이 우리나라의 횟집 비슷했습니다.
택시를 타고 다시 리조트로 돌아왔습니다. 시내로 나올 때나 리조트로 들어갈 때나 택시 요금은 10RM 균일가입니다(당연한가? -_-a).
저녁 늦은 시간인데도 연주단이 로비에서 전통 음악을 연주하고 있네요.
지하 1층의 기념품점에 들러 아이스크림과 냉장고에 붙일 냉장고 자석(말레이시아 지도 모양의)을 사서 객실로 9시쯤 올라왔습니다.
원래는 씻고 일찍 자려고 했는데 TV에서 KBS 방송을 볼 수 있더군요. 신기한 마음에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다가 결국 늦게 잠이 들었습니다. -_-;;;
닫기
* Make Up Room : 5RM
* Api Api 센터로 가는 택시 요금 : 10RM
* 한인 식당 아리랑에서 저녁 식사
- 부대전골 : 50RM
- 미역국 : 21RM
- 공기밥 2개 : 4.1RM
* 시내에서 호텔로 돌아오는 택시 요금 : 10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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