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밧(Tak Bat)은 매일 새벽 라오스 전역에서 벌어지는 종교적인 의식입니다. 여행자들은 보통 수도인 비엔티엔이나 루앙 프라방에서 참관하거나 원할 경우 참여할 수도 있고요.
루앙 프라방의 경우 여행자 거리 끝에서 진행되는데 탁밧을 보기 위해 새벽 5시에 일어나 준비하고 6시에 길을 나섰습니다. Kiridara 호텔의 셔틀 서비스가 6시부터 시작한다고 해서 첫 차를 타고 나갔죠.
탁밧은 보통 6시에 시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루앙 프라방의 경우 6시 30분 쯤 시작합니다.
탁밧이 진행되는 이동로를 따라 참여하는 사람들이 각기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대부분 자리를 깔고 앉지만 신발은 벗고 스카프 같은 것을 왼쪽 어깨에 늘어뜨립니다. 여성들은 발이 안 보이게 앉고 여성들과 달리 남성들은 설 수도 있지만 대개는 앉습니다. 탁밧을 할 때에는 스님과 직접 눈을 마주치면 안 된다고 합니다.
6시 30분 쯤 되니 거리 끝에 스님들의 행렬이 보입니다.
아무리 따뜻한 나라라고는 해도 12월의 라오스도 겨울이니 새벽에는 기온이 뚝 떨어집니다. 그런데 탁밧을 하는 스님들은 모두 맨발이었습니다. 아~ 보고만 있어도 제 발이 시리더군요.
사람들이 돈이나 밥을 떼어 시주 단지에 조금씩 넣습니다. 아무도 말하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경건한 가운데 이루어지는 의식입니다.
탁밧에 참여하고 싶은 여행자들은 탁밧이 진행되는 거리 한 켠에서 현지인들이 파는 밥을 사서 참여할 수도 있습니다만 그렇게 좋은 쌀로 지은 밥은 아니라네요.
대열이 중간에 이르자 노스님의 모습도 보입니다. 깡마르신 듯 보이지만 표정만큼은 편안하시네요.
뭔가 얻어먹을까 싶어 개들도 대열을 따릅니다. ^^;;
스님들이 시주를 받고 그 자리에서 일용할 양식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눠줍니다. 탁밧으로 인해 라오스에서는 구걸을 하는 사람을 보기가 어려운 것이 아닐까 싶더군요. 이런 나눔 좋습니다.
날씨는 춥고 탁밧이 진행되는 길의 길이가 결코 짧지 않지만 스님들의 표정은 진지하기만 합니다.
대열의 마지막은 꼬마 스님입니다. 역시나 경건합니다.
탁밧에 참여하는 현지인들과 스님들은 굉장히 진지하고 엄숙한 분위기에서 행합니다만 참관하는 관광객들은 떠들고 플래시까지 터뜨리면서 사진을 찍어 경건한 분위기를 망치더군요. 굉장히 보기 언짢은 모습이었습니다.
30분 가량 진행되는 탁밧을 참관하고 7시쯤 셔틀 뚝뚝을 타고 호텔로 돌아와 아침을 먹었습니다.
새벽 탁밧을 보고 들어와서인지 어제보다 더 스산하고 춥게 느껴져서 미니 전열기를 켰네요.
이틀 동안 지켜봤는데 여행자 거리에서 외따로 떨어져 있어 그런지 Kiridara 호텔은 투숙객이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더군요. 북적이지 않고 여유있는 투숙을 원하는 여행자라면 한번쯤 고려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숙박비가 비싼 것이 흠입니다만;;;;
아침을 먹고 방으로 돌아와 씻고 짐을 다시 쌌습니다. 9시 30분쯤 몽족 축제를 보러 나가니 운전기사로 수고해 줄 직원이 기다리고 있는데 오프인 직원도 함께 가겠다고 나서네요.
Hmong 신년 축제는 루앙 프라방 시내에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열렸더군요. 1km 정도 밖에 안 떨어져서 차로는 금방 도착합니다.
분위기는 우리네 시골 장터와 비슷합니다. 주차비는 8,000낍입니다. 그냥 데려다 주기만 해도 되는데 굳이 안내를 해 주겠다고 하네요. ^^;;;
보시는 것은 다트 던지기 게임인데 다트 3개를 던져서 벽에 고정된 풍선 3개를 모두 터뜨리면 원하는 음료수를 골라 가질 수 있는 겁니다. 한 번 하는데 2,000낍이었습니다. 일행이 돌아가면서 하나씩 던졌을 때는 풍선을 모두 터뜨려 음료수 1개를 얻었는데 저 혼자 하니 아깝게도 한 개를 놓쳐서 허탕이었습니다.
한 켠에는 야바위도 판을 벌렸네요. 그림에 돈을 걸고 줄을 당겨 그림이 그려진 주사위를 떨어뜨려 같은 그림이 나오면 돈을 따는 도박이죠. 다른 쪽에는 TV에 노래방 기기를 연결해 노래자랑이 한창입니다.
몽족 축제의 백미는 한껏 멋을 낸 선남선녀들이 미팅을 하는 한마당인데 서로 마주보고 공(테니스공이더군요)을 주고 받다가 마음에 드는 남자에게 던져서 그걸 잡으면 즉석만남을 하게 되는 거라네요.
이날을 위해 별렀다는 듯이 다들 멋지게 차려 입었습니다.
대부분은 아가씨들이지만 청년이나 소년들도 가끔씩 눈에 띄네요.
언뜻 보면 촌스럽게 보일수도 있는 옷이지만 그들이 입으니 잘 어울립니다.
축제 마당 입구에 특히 눈에 띄는 아가씨 둘이 서 있길래 사진을 찍어도 되는지 부탁해서 승락을 얻었는데 갑자기 off였던 직원이 자신도 함께 찍겠다면서 앵글로 난입을 하더군요. 나중에 차로 돌아오는 길에 마음에 들어서 그랬냐고 넌지시 떠보니 보기와 달리 수줍음을 타면서 얼굴이 빨개지더군요. 오후에 가서 말이라도 걸어보라고 갖고 갔던
모바일 프린터로 두 장을 뽑아서 주니 아주 좋아하네요.
덕분에 몽족 축제도 잘 구경하고 호텔로 돌아와 Reception에 아침 나절에 부탁해 둔 커피 원두에 대해 물어보니 생두는 구할 수가 없다고 해서 하는 수 없이 갓 로스팅 된 원두 1kg만 구입했습니다. 25불 정도 하는데 그라인딩 된 것은 50g 기준으로 1.5불 정도 한답니다. 그라인딩 된 원두 가격이 살짝 더 나가네요.
12시쯤 방으로 돌아와 두 시간 정도 잠을 잤습니다. 오후 4시에 late check out을 해 준다고 해서 누리게 된 호사였지요.
오후 2시쯤 일어나 호텔 레스토랑으로 늦은 점심을 먹으러 갔습니다. 여행자 거리에 나갔다가 들어올 시간은 안 되니 가격이 비싸도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ㅠㅜ
비건 샌드위치와 샐러드, 그리고 감자칩(응?)이 메인이고,
라오스 여행 내내 즐겨 먹었던 스프링 롤(fresh),
그리고 주방장께서 특별히 신경 써 만들어 주신 버섯 볶음이었습니다만~ 아무래도 마요네즈로 보이는 소스가 에러;;;;
루앙 프라방 여행도 끝나가는 마당에 갑자기 허기가 젔는지 밥도 하나 추가하고 워터멜론 쉐이크와 망고 주스까지 주문해서 거하게 처묵처묵했습니다.
그랬더니만 25불에 10%+10%가 charge 되더군요. 불운한 예상은 적중되게 마련이죠. ㅠ.ㅠ
호텔 뚝뚝을 타고 여행자 거리로 나가 교통편을 구한 뒤 공항으로 이동할 수도 있지만 벤으로 데려다 주는 송영 서비스가 있다고 해서 그냥 그렇게 하기로 했습니다(15불~ 역시 비쌈;;;).
점심을 먹고도 체크아웃까지 시간이 좀 남았길래 처음으로 옥외 수영장에 있는 썬베드에 누워 잠시 쉬었습니다. 몰랐는데 썬베드에서 보는 전망도 좋더군요. 아까워라....
아, 물론 아침에 파란 소독약을 양동이로 투입하는 걸 이미 봤기 때문에 수영할 생각은 전혀 없었습니다만...
썬베드에서 멀리 건너편을 보니 루앙 프라방 이틀차에 올랐던 That Chomsi도 보이네요. 아침 나절에는 계속 안개가 끼거나 날씨가 궂은 바람에 안 보였는데 오후에는 잘 보이는군요.
라오스 여행 동안에 묵었던 숙소 중에 Kiridara 호텔이 가장 가격이 비싸기는 했지만 여러가지 면에서 마음에 들어서 나름 정리를 좀 해봤습니다.
* 장점
- 방마다 아이팟 도킹 스피커가 있어 저장해간 음악을 들을 수 있음
- 프렌치 프레스 커피 무한리필
- 하루 두 번 make up
- 무료 뚝뚝 및 셔틀버스 운행
* 단점
- 루앙 프라방 중심지인 여행자 거리로부터 걸어서 이동하기 어려울 정도에 위치해 근접성이 떨어짐
- 아침마다 수영장에 소독제를 투입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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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을 시작하면 불편한 게 한 두 가지가 아니지만 도시 생활자의 경우에는 아무래도 밖에서 음식을 사 먹게 되는 매식이 가장 힘듭니다. 그야말로 먹을 게 없는 상황을 자주 만나게 되죠.
바쁜 생활에 매번 도시락을 싸 갖고 다니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대부분의 채식인은 채식 전문 식당이나 채식 베이커리, 카페 등의 정보를 모으고 공유할 수 밖에 없습니다.
오늘 소개드릴 아승지는 채식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꽤 잘 알려진 사찰음식전문점으로 스님들이 드실 수 있는 음식만 팔기 때문에 불교에서 음욕과 화기를 불러 일으킨다고 해서 금하는 향신료인 오신채(
마늘·파·부추·달래·흥거)와 화학조미료를 일체 사용하지 않습니다.
겉에서 보기에는 음식점이라기보다는 건강식품을 판매하는 매장처럼 보입니다. 물론 친환경식품을 구입할 수도 있습니다.
'아승지'는 한량없는 끝없이 많은 수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무량대수라고 할 수 있겠죠.
사진의 홈페이지 주소로는 접속이 되지 않습니다. www.aseungji.co.kr로 접속하셔야 합니다.
아승지의 가장 큰 단점은 평일(토, 일 휴무. 공휴일은 영업을 안 한다고 함) 12시에서 3시까지만 영업을 하며 그것도 예약 손님만 받는다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직장인들은 맛 보기도 어렵다는 말씀. ㅠ.ㅠ
예전에 리뷰한 블로그들을 보면 점심 정식의 가격이 12,000원이었는데 언제 올랐는지 요새는 15,000원을 받고 있습니다.
다른 메뉴는 일체 없습니다. 아마도 예약 손님만 한정해서 받는 이유는 제철 음식으로만 상을 차리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내부 전경으로 평범합니다. 넓지도 좁지도 않은데 칸막이가 있어서 일행끼리 조용한 대화가 가능합니다. 사찰 음식을 드시러 온 수녀님이 보이네요. 생경하지만 왠지 훈훈합니다. ^^
예전에는 뷔페식이었다는데 코스식으로 바뀌었습니다. 나중에 식사를 할 때에만 차려진 상에서 원하는 만큼 가져다 먹게 해 놨습니다. 지금까지 세 번을 갔는데 세 번 다 나오는 음식의 종류가 꽤 많이 다르더군요.
아래 음식 사진은 올 7월에 갔을 때 찍어 놓은 것들입니다.
자리에 앉으면 민들레 뿌리 끓인 물을 가져다 줍니다. 쌉쌀하고 맑은 맛입니다.
흑임자죽입니다. 보기에는 좀 거시기하지만 고소합니다. 양이 좀 많은 것이 흠이라면 흠...
재료가 묵이었던 것 같은데 기억이 잘 나지 않네요. 겨자 소스를 새콤하게 만들어서 뿌렸는데 이 때에는 좀 매웠습니다. 다음에 가서 먹을 때에는 괜찮았고요.
유부초밥과 각종 버섯구이입니다. 간간하고 맛있습니다. 버섯향이 좋더군요.
새싹 샐러드가 좀 나중에 나왔습니다. 사과 뿐 아니라 견과류가 많이 뿌려져 있어 몸에도 좋겠지요?
모밀메밀(모밀은 고어이고 메밀이 표준어라는 제보를 받았습니다)국수입니다. 양이 많아 보이지만 2인분이니까요. 자극적이지 않고 깊은 맛이 납니다.
연잎에 싼 연잎밥입니다. 촛점이 잘 안 맞아서 흐립니다. 죄송~
들깨 미역국입니다. 그야말로 구수합니다.
더덕생채입니다. 아삭하는 식감도 일품이지만 뭐에 무쳤는지 느끼하지도 않고 고소하니 맛있습니다. 그날 먹은 것 중 백미~
요리는 다 나왔고 식사는 음식점 한 켠에 마련된 식사 코너에서 원하는 만큼 가져다 먹으면 됩니다. 장아찌가 다섯 종류 준비되어 있습니다. 경고문(?)대로 정말 짭니다.
밥은 곤드레 나물밥하고,
오곡밥(맞나?)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쌈도 준비되어 있고요. 물론 고기는 없습니다;;;
위에 보이는 건 시래기였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데 중요한 건 아래에 보이는 '감태'입니다. 저도 아승지에서 처음 먹어봤는데 감태는 가시파래를 부르는 다른 말로 서남해안의 오염되지 않은 청정갯벌에서만 자라는 해초입니다. 간장이나 그런 거 없이 그냥 김처럼 밥에 싸 먹습니다. 근데 김보다 훨씬 더 고소하고 풍미가 있습니다.
김보다 좀 비싸기는 하지만 요오드, 칼슘 뿐 아니라 채식인에게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 B12와 같은 영양분도 풍부해서 좀 사가려고 했는데 갈 때마다 품절이어서 아직도 집에서 못 먹고 있습니다. ㅠ.ㅠ
물김치입니다. 젓갈류나 파, 마늘을 전혀 쓰지 않아 담백하고 시원합니다.
후식으로 나온 유자차입니다. 말린 대추를 띄워 내왔네요. 많이 달기는 합니다만 시원합니다.
각종 소스와 장아찌도 살 수 있습니다.
한 켠에는 각종 친환경 건강식품이나 식재료가 전시되어 있어 식사를 마치고 구경하다 마음에 드는 걸 구매할 수도 있습니다.
공간이 협소하고 위치도 대로변이라 별도의 주차 공간이 없습니다. 차량을 갖고 오신 분들은 근처의 공영주차장을 이용해 줄 것을 당부하시네요.
아승지의 주소는 네비게이션에 '서울시 영등포구 신길4동 223-17호'라고 찍으시면 됩니다.
상세한 약도는 아래와 같습니다.
예약을 위한 전화 번호는 02-836-8442, 02-832-7595입니다.
음식 대비 가격은 적절한 것 같은데 대표로 계신 비구니 스님의 자부심이 지나쳐 다소 거만해 보이는 응대가 아승지의 가장 큰 단점입니다. 손님이 몰라서 물어볼 수도 있는 건데 당연한 걸 모른다는 식의 면박은 아무리 좋게 이해하려고 해도 그리 좋아보이지 않더군요.
대체적으로 음식의 맛이 좀 강한 편이지만 그건 제가 채식을 해서 맛을 민감하게 느껴서 그럴 수도 있으니 직접 맛 보고 평가해보시기 바랍니다.
아무때나 드나들 수 있는 식당은 아니지만 접대를 해야 할 일이 있을 때 이용하면 좋습니다. 어른들을 모시고 가도 대체로 만족하시더군요.
위치가 좀 애매하기는 한데 대중 교통을 이용하신다면 택시 기사님께 '사러가 쇼핑센터' 근처로 가 달라고 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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