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GS부터 시작해 4를 거쳐 지금 사용하고 있는
SE까지 스마트폰이라고는 아이폰만 사용해 온 제가 애플 워치를 구입하지 않은 이유는 별거 없습니다. 시계 같지 않아서 입니다.
기능이야 당연히 참신할테고 아이폰과 연동도 확실하겠지만 영 장난감 같아서 마음에 들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그동안은 그냥
스트랩으로 된 메탈밴드를 연결해
샤오미 미밴드 2를 시계처럼 차고 다녔죠.
그러다 작년에 인디고고에서 펀딩한 스마트 워치인 'ZeTime'을 최근에 드디어 받았습니다.
스위스 회사인 MYKRONOZ에서 출시한 스마트 워치입니다. 이 회사는 샤오미처럼 스마트 밴드도 생산하는데 이번에 진짜 스마트 '워치'를 출시했습니다. 인디고고에서 펀딩한 회사들은 제품이 나오면 그냥 택배로 보내는데 이 회사는 스위스 회사라서 그런지 몰라도 정식 통관 절차를 거치는 바람에 생전 처음으로 관세도 냈네요;;;;
고급스러우면서도 단단히 패킹했더군요. 살짝 감동인 건 설명서도 그렇고 앱과 시계 디스플레이까지 완벽하게 한글화되어 있더군요. 꼼꼼함이 느껴집니다. 박스 가운데 있는 것이 본체, 아랫쪽에 보이는 것이 충전기, 왼쪽이 기본 메탈 스트랩, 오른쪽이 인조 가죽 스트랩입니다. 위의 작은 박스에는 A/S 보증서와 25% 할인 promotion code가 적힌 카드가 들어 있습니다.
스테인레스 스틸로 된 본체입니다. 아날로그 시침과 분침이 떡하니 잘 박혀 있고요. 오른쪽에 크라운과 버튼도 잘 배열되어 붙어 있습니다. 본체만 보면 일반 시계 같습니다. 본체의 색깔은 실버, 블랙, 티타늄, 핑크 골드, 옐로우 골드 중에서 선택할 수 있습니다. 저는 무난한 블랙을 골랐지만요.
크라운의 버튼을 누르면 야간용 화면이 켜집니다. 디지털이지만 아날로그 같은 감성의 화면입니다~ 이 야간용 화면도 여러가지 중에서 골라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메탈 스트랩을 연결해서 손목에 차봤습니다. 여름용 실리콘 스트랩과 정장용 인조 가죽 스트랩도 함께 주문했지만 메탈 스트랩이 아주 마음에 들어서 이것만 이용하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왜냐하면 스트랩 끝에 강력 마그넷이 장착되어 있어 손목에 딱 맞게 고정이 가능하거든요. 아주 편리합니다.
확대 사진이라서 좀 커보이지만 그리 크지 않습니다. 또한 남성용이 직경 44mm, 여성용이 39mm라서 여성들이 차고 다니기에도 디자인이 무난합니다. 대신 나중에 말씀드리겠지만 크기보다는 두께와 무게가 더 문제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두께가 12.8mm(여성용은 12.6mm)이기 때문에 얼핏 보기에도 두꺼워 보입니다. 요새 스마트 워치가 얇고 가벼운 걸 컨셉으로 한다는 걸 감안하면 부담이 안 될 수가 없습니다. 저는 너무 얄쌍한 디자인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이처럼 약간 투박한 스타일을 좋아하지만 얆은 걸 선호하는 분들에게는 확실히 점수를 잃을 것 같습니다.
오른쪽의 아무 버튼이나 누르면 나오는 초기 디지털 화면입니다.
왼쪽에 보시는 것처럼 기존에 제공되는 디지털 화면의 수가 20개가 넘고 계속 추가되고 있어 취향에 따라 화면을 바꿀 수 있습니다. 앱에서 설정할 수도 있고 시계에서 크라운을 돌려 스마트폰 없이 바로 바꿀 수도 있습니다
또 하나 마음에 드는 건
다양한 기능의 위젯을 원하는대로 배치해서 맞춤형 화면을 4개까지 설정할 수 있다는 겁니다.
화면은 사파이어 글래스로 만들어서 흠집에 강하고 디스플레이는 1.22인치의 맞춤형 원형 TFT로 만들어져 240*240픽셀의 해상도를 나타냅니다. 밝기도 조절할 수 있어 최대 밝기로 설정하면 스마트폰과 진배없이 밝습니다.
스마트폰과는 블루투스로 연결하고 한번 페어링하면 계속 연결이 유지됩니다. 블루투스는 4.2버전(BLE)을 사용합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린 것처럼 ZeTime의 문제는 두께와 무게인데 남성용은 90g, 여성용도 80g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여성들이 다소 부담스러워 할 수 있는 무게입니다.
화면을 위에서 아래로 스와이프하면 나오는 바로가기 메뉴입니다. 12시에서 시계 방향으로 순서대로 심박수 추적, 화면 밝기 조절, 진동/버져 설정, 내 휴대폰 찾기 기능, 블루투스 및 비행기 모드 설정, 날씨를 설정할 수 있습니다. 가운데 녹색링은 시계의 배터리 잔량입니다.
배터리는 400mAh 용량이고 90분 충전으로 아날로그 시계 모드로 30일, 스마트 시계 모드로 3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초기 화면에서 왼쪽으로 스와이프하면 나타나는 활동 센서 화면입니다. 미리 설정해 둔 걸음, 거리, 활동 시간, 소모한 칼로리를 본체 아래에 장착된 센서를 통해 측정하여 표시하고 목표를 달성하면 알람으로 알려주기도 합니다. 영역 별로 화면을 따로 볼 수도 있습니다.
초기 화면에서 왼쪽으로 스와이프하면 나타나는 기본 메뉴 화면입니다. 12시부터 시계 방향으로 심박수 측정, 활동 화면, 놓친 전화 확인, 문자 확인, SNS 확인, 날씨 확인 화면으로 들어갈 수 있고,
한번 더 왼쪽으로 스와이프하면 다음 메뉴 화면이 뜹니다. 역시 12시에서 시계 방향으로 알람, 뮤직 플레이어(Deezer, Spotify, Apple Music) control, 일반 설정, 하위 메뉴 설정, 카메라 원격 작동, 수면 시간 설정 메뉴입니다.
한 단계 하위 메뉴는 12시에서 시계 방향으로 수면 시간 설정, 초시계, 타이머, 스마트폰 찾기, 일정표 기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충전기는 마이크로 USB 방식으로 ZeTime을 얹어놓으면 자동으로 충전되는 방식입니다. 저는 들고 다니면서 수시 충전을 하려고
마그네틱 케이블 어댑터를 끼워놓았습니다.
스마트 워치의 특성 상 스마트폰에 연동되는 앱이 매우 중요한데 ZeTime도 관련앱이 제공됩니다.
앱의 초기 화면을 보면 일상 기능이 우선적으로 display됩니다. 미리 설정한 목표에 따라 칼로리 소모량, 움직인 거리, 걸음, 수면 시간 등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고 당연히 수시 연동되어 시계에서도 동일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왼쪽에서 두번째 목표 메뉴로 가면 오른쪽 화면과 같은 목표 설정을 할 수 있습니다. 저는 거리는 10km, 만보, 2300kcal, 210분 활동량, 7시간 수면 시간을 설정해 두었습니다.
그동안 사용하던 샤오미 미밴드 2와 비교해 보면 최소한 만보계 기능은 덜 타이트한 것 같습니다. 미밴드 2를 사용할 때는 1만 보를 채우는 게 쉽지 않았는데 ZeTime을 사용한 이후로는 못 채운 날이 거의 없을 정도거든요.
그래서 원래는 WHO 권장 기준인 8천 보에 8km, 2100kcal, 180분 활동량을 목표로 설정했는데 슬금슬금 올려서 지금의 목표가 되었습니다.
세 번째 메뉴 화면은 reminder 설정 화면입니다. 수면, 기상, 투약 등 필요한 영역 별로 설정을 해 두면 그 시간에 ZeTime에서 알람으로 알려 줍니다.
저는 자정을 넘긴 10분에 잠자리에 들고 아침 7시 10분에 일어나도록 맞춰 두었습니다. 위에서 수면 시간 설정과 연동하면 00:10분에 알람이 뜨고 수면 시간 측정 프로그램이 작동하게 됩니다. 무거운 시계를 차고 잠을 청하는게 조금 귀찮기는 하지만 주기적으로 심박수를 측정하고 기상 시간이 되면 진동으로 알려주기 때문에 훨씬 편하게 일어날 수 있습니다.
Reminder는 10개까지 만들 수 있다고 하는데 그렇게 복잡하게 많이 만들 일은 없을 것 같으니 10개로도 충분할 것 같습니다.
마지막 메뉴인 설정 화면입니다.
시계 화면에서도 대부분 기능을 설정할 수 있지만 아무래도 앱에서 하는 게 편리하죠. 작은 시계 화면을 일일이 터치하고 크라운을 돌려 맞추는 게 쉽지 않거든요.
Notifications 메뉴로 들어가면 오른쪽과 같은 화면이 뜹니다. 전화, 놓친 전화, 문자, 이메일, SNS, 일정, 목표 달성 알람 중 받고 싶은 것만 골라서 notify할 것인지 설정할 수 있습니다.
저는 10m 이상 스마트폰과 떨어지면 알려주는 Anti-Lost 기능과 SNS만 꺼두었습니다.
ZeTime은 스마트 워치이기는 해도 일반적인 시계처럼 방수 기능(5ATM)을 제공해서 50미터까지 방수가 됩니다. 그래도 수분이 좋을리는 없으니 물을 만지는 일을 할 때는 벗어놓는 편입니다.
TFT가 아이폰처럼 아주 예민하지는 않지만 화면이 작기 때문에 너무 예민하면 그만큼 오작동도 많아질테니 이 정도면 충분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크게 기대 안 했는데 기다린 보람이 있을만큼 완성도가 마음에 들어서 아주 만족스럽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정도 가격에 이 정도 퀄리티, 이 정도 기능이라면 재구매 의사 충분합니다.
* 장점
- 기대 이상의 다양한 기능(직접 통화 기능 정도를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스마트 워치 기능 구현)
-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면서도 시계 본연의 디자인에 충실한 그야말로 '워치'
* 단점
- 여성에게는 다소 부담스럽게 느껴질 무게와 두께
- '뽑기 운'이 필요한지 모르겠지만 충전기의 마그넷 결착 상태가 좋지 않아 충전 상태를 매번 확인해야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