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뮤다가 스팀 기술로 유명하다면 다이슨은 공기 역학 기술로 유명하죠. 공기 역학을 이용한 대표적인 전자제품으로는 선풍기, 공기 청정기, 청소기 등이 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헤어 드라이어도 공기를 빨아들여 바람을 만들어 내 머리를 말리는 기구니까 당연히 다이슨이 제대로 만들 수 있겠죠.
보시는 건 제가 지금까지 사용하던 헤어 드라이어의 명가 JMW의 M5001A Plus입니다. 전 세계 최초로 항공 모터인 BLDC 모터를 장착한 헤어 드라이어죠. 2016년 8월 29일에 54,050원을 주고 구입했는데 이 포스팅을 하면서 검색해 보니 온라인 쇼핑몰에서 최저가 69,000원이네요. 6년 전보다 오히려 가격이 비싸졌습니다.
그동안 불만없이 잘 사용했는데 최근에 사용 중에 갑자기 전원이 꺼지는 일이 생겼습니다. 기기 이상인가 싶었는데 코드와 본체의 접속부를 이리 저리 만지면 다시 전원이 켜지는 걸 보니 아마도 전선이 단선되었거나 한 것 같습니다. 수리해서 계속 사용할까 생각도 했지만 이 헤어 드라이어의 강점이자 약점이 바로 BLDC 모터거든요. 바람이 강해서 머리를 빨리 말릴 수 있는 장점은 있지만 그만큼 소음이 큽니다. 좁은 욕실에서 사용하면 시끄럽다고 느낄 정도에요. 그래서 이 참에 새로운 헤어 드라이어를 구매하기로 했습니다.
다이슨의 슈퍼소닉 헤어 드라이어입니다. 슈퍼소닉은 두 가지 버전이 있는데 간단히 구분하면 본체에 색깔(빈카블루/로제, 니켈/코퍼, 블루/코퍼)이 들어간 일반 버전과 은색으로 된 프로페셔널 버전이 있습니다. 프로페셔널 버전은 보통 미용실에서 사용하는데 일반인도 구매 가능합니다. 저는 일반 버전의 색깔이 너무 현란하고 사용하다 보면 아무래도 흠집이 나서 흉해질 것 같기에 프로페셔널 버전을 샀습니다.
가격은 공홈에서 일반 버젼이 499,000원이고 프로페셔널 버전이 519,000원입니다. 기존에 사용하던 JMW 헤어 드라이어에 비해 거의 10배나 비싼 가격이죠. 프로페셔널 버전은 일반 버전에 비해 구성품이 2개 추가됩니다. 하나는 프로페셔널 콘센트레이터 노즐이고 다른 하나는 교체형 필터 케이지입니다. 둘 다 미용사들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추가된 구성품입니다.
무게는 795g으로 426g인 JMW에 비해 거의 2배인데도 체감 무게는 비슷합니다. 내구성을 높이고자 섬유 유리로 강화된 나일론 케이스를 사용했다고 하는데 그것 때문인 것 같기도 합니다. 어쨌든 체감하는 무게는 2배 차이가 안 됩니다.
바람이 나가는 송풍구 뒷편이 조작구입니다. 왼쪽 위가 3단계로 조절되는 바람의 세기 조절 버튼(1단계 스타일링, 2단계 일반 건조, 3단계 빠른 건조)이고 오른쪽 위가 역시 4단계로 조절되는 온도 조절 버튼(28도 냉풍, 60도 부드러운 건조, 80도 일반 건조, 100도 빠른 건조 및 스타일링)입니다. 일반적인 헤어 드라이어는 바람의 세기 정도만 조절 가능하고 온도 조절이 안 되는 것들이 대부분인데 다이슨 슈퍼소닉은 온도 조절이 미세하게 됩니다. 찬 바람으로 말리는 게 모발에 좋다는 건 알지만 가끔은 너무 뜨겁지 않은 온풍으로 빨리 말리고 싶을 때가 있거든요. 이 때는 2단계 부드러운 건조 모드를 사용하면 됩니다.
전원 버튼 밑에 있는 파란색 버튼은 '콜드 샷' 버튼으로 뜨거운 바람으로 말리다가 누르는 동안에만 차가운 바람을 만들어 냅니다. 섬세한 스타일링이 필요한 분들에게 딱인 기능이죠.
일반적인 헤어 드라이어는 옆에서 바람을 끌어들여 앞으로 내보내는데 다이슨 슈퍼소닉은 손잡이 아래에서 공기를 빨아들입니다. 그래서인지 바람의 간섭이 없고 소음이 현저히 적은 편입니다. 공기를 빨아들이는 부분은 먼지 등을 걸러낼 수 있는 교체 가능 필터로 감싸놓았습니다.
바람이 나가는 부분은 다양한 노즐을 마그네틱으로 편하게 붙여서 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지능형 열 제어 시스템이 내장되어 있어서 오랫동안 사용해도 제품 어느 부분도 손을 델 정도로 뜨거워지지 않습니다.
이 제품은 최대 110,000rpm까지 모터가 회전해 초당 13리터의 공기를 증폭시켜 내보냅니다. 그래서 더 조용하면서도 풍량이 훨씬 더 많습니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젠틀 드라이 노즐을 장착한 옆 모습입니다. 다이슨 슈퍼소닉은 다른 헤어 드라이어처럼 덩치가 크지 않고 그립감이 좋아서 손목을 많이 움직이지 않아도 바람을 원하는 방향으로 보낼 수 있습니다.
젠틀 드라이 노즐을 장착한 앞 모습입니다. 노즐 안에도 공기 역학적인 장치가 있어서 바람을 부드럽게 분산하면서도 풍압이 약해지지 않아서 머리를 빨리 말릴 수 있습니다. JMW는 거친 바람이 쏟아져 나오는 느낌이었다면 다이슨은 강하기는 하지만 세밀하게 조절된 바람이 머리를 어루만지는 느낌입니다.
디퓨저 노즐을 장착한 옆 모습입니다. 컬과 웨이브를 돋보이게 드라이 할 때 사용하는 노즐입니다.
튀어나온 부분에도 구멍이 뚫려 있어 공기를 더 깊숙하면서도 고르게 분산하도록 설계되어 있어 긴 머리를 가진 분들이 볼륨감을 주기에 적절한 노즐입니다.
스무딩 노즐입니다. 일반적인 헤어 드라이어에서 흔하게 사용하는 노즐과 가장 비슷합니다.
새 부리처럼 생겨서 바람을 가운데로 모아줍니다. 스타일링을 하기 전에 모발의 과도한 물기를 빠르게 제거하는데 사용하는 노즐입니다.
프로페셔널 버전에만 들어있는 프로페셔널 콘센트레이터 노즐입니다. 더 넓고 얇은 디자인으로 정교한 스타일링을 위한 고속의 바람을 생성하는 노즐입니다.
미용사가 머리의 특정한 부분만 스타일링을 할 수 있도록 입구 폭이 매우 좁습니다.
가장 희안하게 생긴 플라이어웨이 노즐입니다. 새 부리처럼 생겼는데 코안다 효과를 이용해 부스스하게 튀어나온 잔머리를 차분하게 만들어주는 노즐이라고 합니다.
앞에서 봐도 희안하게 생겼습니다. 제대로 사용하려면 사용 동영상을 좀 보고 연습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제가 사용할 일은 없겠지만요.
프로페셔널 버전에만 들어 있는 교체용 필터 케이지입니다. 일반 버전에 비해 고용량이라고 합니다.
필터 케이지를 분리한 상태입니다. 반짝이는 금속 부분이 이미지로는 잘 구분이 안 되지만 가까이서 보면 아주 미세한 망 같은 필터입니다.
오른쪽이 방금 분리한 케이지이고 왼쪽이 교체할 새 케이지입니다. 오른쪽 케이지를 보면 먼지가 낀 걸 볼 수 있습니다.
기존에 사용하던 JMW에 비해 어마어마하게 비싼 가격이지만 헤어 드라이어는 매일 사용하는 제품이라 성능과 디자인이 뛰어난 걸 쓰고 싶었는데 개인적으로 아주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습니다.
프로페셔널 버전은 미용실에서 주로 사용하는 제품이라 코드 길이도 3.3m나 되기에 걸구치는 게 아닐까 염려했는데 욕실에서 사용할 때도 크게 불편하지는 않습니다. 방에서 이리저리 끌고 다니면서 머리를 말리는 분들은 오히려 코드 길이가 넉넉해서 더 편할 것 같기도 합니다.
부담되는 가격만 감당할 수 있다면 현존하는 최고의 헤어 드라이어라고 생각합니다.
* 장점
- 뛰어난 그립감
- 사용할 때 걸구치지 않는 적당한 크기
- 12가지 바람X온도 조합으로 빠른 건조 및 스타일링 가능
- 현저히 줄어든 소음
- 풍부하면서도 세밀하고 부드러운 바람 때문에 사용할 때 상쾌함
- 지능형 열 제어 시스템으로 손을 델 일이 없음
* 단점
- 역시나 부담되는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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