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는 가끔씩 가격 대비 품질이 훌륭한 물건을 찾을 수 있어서 애용하는 편입니다. 나중에 포스팅하겠지만 스마트 조명 시스템을 이케아 제품으로 비교적 저렴하게 구현했거든요. 이후로 일상 생활에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적어 두었다가 날 잡아서 한번씩 가곤 합니다.
이케아는 제품도 합리적이지만 식재료도 비건이 먹을 수 있는 것들을 꽤 갖추고 있는지라 가는 길에 한번씩 들르곤 하는데 최근에 다녀 오면서 커피 원두를 하나 사왔습니다.
공식 제품명은 PÅTÅR입니다. 스웨덴어로 '두 번째 커피'라는 뜻이라는데 한 잔 더 마시고 싶은 커피였으면 한다는 의미일까요?
PÅTÅR 시리즈에는 두 가지 제품이 있는데 하나는 에스프레소 커피 원두이고 포장지가 푸른색입니다. 제가 구매한 건 시그니처 커피 원두로 멕시코, 페루, 온두라스 등 여러 국가의 소규모 커피 농가의 유기농 아라비카 원두를 다크 로스팅했다고 합니다.
포장지에 산미, 바디감, 로스팅 정도가 표시되어 있는데 5점 만점에 모두 4점이니 전반적으로 강한 맛을 낼 것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용량은 250g에 8,900원이고 이케아 패밀리 카드로 할인을 받으면 7,900원에 구매할 수 있습니다.
스웨덴도 우리나라에 못지 않게 커피를 많이 마시는 나라이고 이케아에 방문할 때마다 마신 커피도 나쁘지 않았기에 꽤나 기대를 했는데 드립해서 마셔보니 탄 맛, 쓴 맛 모두 너무 강하네요. 제가 그동안 맛있는 커피를 많이 접해서 기대치가 높아진 것 때문인지 모르겠습니다.
혹시나 해서 로스팅한 날짜를 봤는데 제가 구매한 11월 21일보다 무려 4개월도 전인 7월 7일이었습니다. 이 정도면 어떤 원두도 맛있기 어렵기는 하겠네요.
로스팅한지 너무 오래되어 묵은내가 나는 것인지 원래 이 커피의 맛이 이런지는 알 수 없으나 그걸 확인하기 위해 다시 구매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버릴 수도 없으니 산미가 너무 강해서 마시기 힘들었던
'커피 리브레 : India Garigekhan Natural'와 블렌딩하여 마시고 있습니다. 둘을 섞으니 그나마 좀 마실 만 하네요.
구매하실 분들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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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9년 스웨덴 스톡홀름의 작은 뒷골목에서 Anna Karlsson이라는 한 여성이 얇은 생강 쿠키를 구워서 팔던 이래로 스웨덴어로 'Pepparkakor'로 불리는 얇은 생강 쿠키는 세계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죠. 하지만 전통적인 레시피는 지금까지 거의 변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다양한 맛을 첨가했는데요. 오늘 소개하는 쿠키는 카푸치노 커피 향이 0.2% 함유된 버전입니다.
구성 성분이 밀가루, 설탕, 식물성유지(팜유, 채종유, 코코넛유), 전화당시럽, 정제소금, 팽창제(탄산수소나트륨), 합성착향료(카푸치노 커피향)이니 비건도 먹을 수 있는 쿠키입니다.
150g 용량이고 열량이 717kcal이니 한꺼번에 다 먹으면 안 되겠습니다;;;; 확대한 사진이라서 쿠키의 두께가 두꺼워 보이지만 실제로는 굉장히 얇거든요.
많이들 아시는 로투스 쿠키처럼 커피를 마실 때 한 두 개 정도를 곁들여 먹으면 딱 좋은 쿠키입니다.
정식으로 수입된 제품이기 때문에 대형 마트나 온라인에서 쉽게 구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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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YES24
피처 대학 사회학과 교수인 필 주커먼은 2005년 5월부터 2006년 7월까지 14개월 동안 스칸디나비아 지역(정확하게는 덴마크)에서 살았는데 그들의 비종교적인 삶이 얼마나 건강한지를 경험하고 충격을 받은 나머지 150건 이상의 인터뷰를 통한 연구를 수행해 그 결과를 이 책으로 엮어 냈습니다. 이 책은 이전에 그가 살았던 미국 사회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켰죠.
그는 이 책에서 두 가지 목적을 갖고 이 책을 썼다고 합니다. 첫째는 신(정확하게는 하나님)이 없는 사회가 지상의 지옥이 될거라는 보수적인 미국 기독교의 주장을 실증적으로 반박하기 위해서, 둘째는 종교적 성향이 강하지 않은(거의 무신론적인) 사람들의 독특한 세계관을 살펴보기 위해서였습니다.
모태 신앙까지는 아니지만 꽤 독실한(하다고 믿고 싶은) 개신교 신자에서 지금은 불가지론자의 위치에 꽤 오래 머무르고 있는 제게 참으로 흥미로운 책이었고 세계에서 복지가 가장 잘 되어 있기로 손꼽히는 덴마크와 스웨덴이 비종교적인 국가라는 것을 알게된 데 더하여 그렇다면 종교 청정 사회에서는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가 궁금해 읽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종교가 이 세상 만악의 근원 중 하나라 생각하고 인류를 위해서는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러한 악의 근원을 세상에 그냥 방치하는 신의 존재에 대해 회의하게 된 것이 불가지론자가 된 근본적인 계기였기에)에 신이 없는(엄밀하게는 종교의 힘이 매우 약한) 사회에서 사는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사는지 참으로 궁금했습니다.
읽으면서 여러가지 흥미로운 대목이 있었지만 죽어가는 사람들을 돌보는 일을 하는 호스피스 간호사가 신과 영혼의 존재를 전혀 믿지 않을 뿐 아니라 천국의 존재를 믿는 기독교인들이 죽음을 두려워 해 심한 고통을 받으며 죽고 오히려 무신론자들이 훨씬 편안하게 죽음을 맞이한다고 증언하는 부분이 가장 충격적이었습니다.
이 책에서 주커먼은 세속주의자로 가득찬 덴마크와 스웨덴의 범죄율이(강력 범죄율은 더더욱) 매우 낮으며(경찰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고 했는데 실제로 제가 노르웨이를 여행할 때에도 2주일 동안 딱 1번 봤습니다), 제정 분리를 엄격하게 지키고(신의 존재를 믿는 정치가는 공직에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하기에 자신의 종교를 입 밖으로 내지도 못하는), 상식에 입각해 예의바른 인간이 되는 것, 다른 사람들을 존중하고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을 자신의 가치관으로 선택하는 사람들이 사는 곳임을, 그리고 그런 사회가 얼마나 건강하고 행복한 곳인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처럼 종교에 의해 좌지우지되는(대통령이 이라크 침공의 이유 중 하나로 하나님을 들먹이는 웃긴 나라가 미국이죠) 나라의 사람이라면 이상할 수 밖에 없는 나라들입니다만 읽으면 읽을수록 이런 합리적이고 건강한, 상식적인 나라에서 살고 싶다는 마음이 절로 생기더군요(최소한 저는 그랬어요).
신앙심이 투철한 분들, 종교가 자신의 삶에서 중요한 분들에게는 상당히 불편한 책일 수 있지만 저처럼 신의 존재가, 종교가 인간의 삶에 미치는 해악에 질린 분들에게는 희망을 주는 사이다 같은 책입니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고 쉽게 읽히는 책이니 한번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닫기
* 성경을 믿는 미국의 보수주의자들이 분노하고 걱정하는 것은 전쟁도 구조적인 빈곤도 학교의 붕괴도 아동 학대도 가정 폭력도, 의료의 영리화도 사회복지사들의 저임금도 기금이 부족한 병원들도 총기류의 포화 상태도 지구온난화도 아니다. 낙태와 동성애자가 무엇보다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 덴마크와 스웨덴에서 죽음은 자연스럽고 불가피한 일로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삶에 웅대한 의미 같은 건 없다고 생각한다. 살아가면서 스스로 삶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죽음과 삶의 의미는 어쩌면 많은 사람들이 주장하는 것만큼 영원하거나 보편적인 인간의 문제가 아닐지도 모른다.
* "하느님이 존재하고 내세도 존재한다면, 우리가 나중에 알게 되겠죠.... 하지만 존재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그걸 알아낼 길이 전혀 없으니까 지금 이곳의 삶에 초점을 맞추고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 집중해야죠. 그게 가장 중요한 겁니다"
* 나는 스칸디나비아의 세속주의적 삶 중에서 세 가지 구체적인 측면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 번째 측면은 내가 '꺼림/삼감'이라고 명명한 것이고, 두 번째 측면은 '온화한 무관심', 세 번째 측면은 '철저한 무관심'이다.
* 나는 '교회의 게으른 독점', '안전한 사회', '일하는 여성'이라는 세 가지 가설이 덴마크와 스웨덴의 낮은 종교성을 설명하기 위한 사회학적 시도 중에서 가장 설득력 있다고 생각한다.
덧. 이 책은 국민도서관에서 대여해 읽은 책이므로 북 크로싱하지 않습니다. 국민도서관을 이용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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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 여행 때
'싱가포르 여행 때는 아침 비행기를 타야 해서 새벽부터 서둘렀는데 이번 여행은 오후 2시 50분 출발 비행기라서 한결 여유가 있다'고 입방정을 떨었던 게 화근이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이번 노르웨이 여행도 10시 20분에 출발하는 비행기라서 새벽에 일어날 수 밖에 없었거든요. 혹시 몰라서 새벽 5시 30분에 일어나 씻고 과일 한 쪽 먹고 바로 공항으로 출발했습니다.
지난 크로아티아 여행 때는 도림군이 데려가 달라고 시위를 하더니 이번에는 모찌군이 바톤을 넘겨 받았습니다.
똘똘군도 질세라 합류하네요. ^^
짐을 싸느라 새벽 1시 30분에야 잠이 들기는 했지만 그래도 미리 짐을 싸 놓으니 아침에 부랴부랴 나오는 일은 없네요.
최근의 여행에서는
공항버스 리무진을 이용(90분 소요)하거나 택시를 이용(50분 소요)했습니다만 이번 노르웨이 여행 때는 공항 철도를 이용(70분 소요)해 인천 공항으로 갔습니다.
공항 철도는 공항버스 리무진보다 빠르고 쾌적하기는 하지만 배차 간격이 길기 때문에 홍대입구역에서 갈아탈 때 시간을 잘 맞춰야 합니다. 저도 7시 29분차를 놓치는 바람에 10분 뒤에 오는 열차를 탈 수 밖에 없었죠.
8시 30분 쯤 인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공항버스 리무진의 경우에는 내려서 청사 안으로 들어가면 곧바로 체크인 카운터로 연결되지만 공항 철도는 내려서 한 층 위로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이번 여행처럼 짐이 많거나 캐리어가 크면 조금 불편합니다. 참고하시고요.
아직 휴가 기간 전이라서 그런지 생각보다 많이 붐비지는 않네요.
일찍 서두른다고 서둘렀는데도 핀 에어가 만석이라 좌석을 붙여서 발권하지 못하고 대각선으로 떨어진 자리가 되었습니다. 나중에 다른 승객에게 부탁을 해야 하는 부담이... 아무리 바빠도 온라인으로 발권하는 게 마음이 편하죠.
가져간 큰 캐리어 1개와 작은 캐리어 1개는 수화물로 부치고 카메라 장비가 든 가방만 챙겼습니다. 사실 카메라 장비 가방 무게만 10kg이 넘기 때문에 항공사 측에서 무게를 재 보자고 했으면 걸렸을텐데 다행히 그러지는 않더군요.
체크인을 하자마자 들어갔는데도 보안 검색대에서 시간을 많이 지체했습니다. 인천 공항도 검색 절차가 조금 철저해진 것 같기도 하네요.
어르신들 선물로 미리 사 둔 면세품을 찾으려고 하니 126번 탑승동이라며 이동한 뒤 거기에서 찾으라고 합니다.
외곽 탑승동 면세품 인도장은 121과 122 탑승동 사이에 있습니다. 면세품을 찾고 나니 정작 아침을 먹을 시간이 부족하네요. 10시 20분 출발인데 핀 에어는 9시 30분부터 탑승을 시작합니다. 결국 아무것도 못 먹고 비행기에 오를 수 밖에 없었습니다.
비행기에 올라 보니 맨 뒷 좌석으로 배정했더군요. AY0042편은 제가 선호하는 2-4-2 배열 비행기로 오른쪽 뒤의 두 자리 중 통로 쪽에 앉은 젊은 여성분(헬싱키에 사는 교포 2세인 듯 했습니다)에게 어렵게 부탁했는데(정 안 되면 창가쪽으로 들어가 주시면 고맙겠다고까지 부탁하려고 했는데), 흔쾌히 바꿔 주셨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감사~ 사실 한국말을 잘 못하시는 분이었는데 제 어눌한 영어에도 두 말 않고 바꿔주셔서 좀 놀랐습니다.
덕분에 창가 두 자리에 앉아서 편하게 올 수 있었죠. 알고 보니 좌석을 바꿔 주신 분도 비건이더군요. 아무래도 서빙을 편하게 하기 위해 비건들을 맨 뒷자리로 몰아 넣은 듯;;;
핀 에어는 전반적으로 좌석 간격이 조금 좁은 듯 느껴지지만 맨 오른쪽 뒷 좌석이라 시트가 뒤로 많이 제껴지기 때문에 큰 불편없이 갔습니다.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비교적 깨끗한 신형 항공기 같았습니다. 정면에 개인 터치 스크린도 있고요. 하지만 아쉽게도 USB 충전 단자는 없었습니다.
이륙 후 한 시간 정도 비행한 후에 스넥과 음료가 서빙되었습니다. 짭짤한 맛과 달달한 맛이 섞인 스넥을 안주로
핀란드 Karhu 맥주를 마셨습니다. 예전에 쿠바 여행 때 마리아 라 고르다 해변에서 마신 맥주와 비슷한 디자인인 듯 한데.... 어쨌거나 5.3% 도수의 맥주로 목넘김도 깔끔하고 향도 좋은 편이네요.
기내에서 마실 수 있는 맥주로 추천합니다. 핀 에어를 이용하는 분들은 드셔보세요.
스넥과 음료가 서빙된 후 곧바로 점심 식사가 나왔습니다. 받아보니 비건식이 아니더군요.
대부분의 항공사에서 힌두식은 비건식인데 핀 에어는 예외입니다. 힌두식으로 요리된 고기가 들어가네요. 치킨도 그렇고 커리에 양고기도 들어간 듯 합니다. 좀 더 자세히 알아볼 걸 그랬네요. 결국 한 숟가락도 못 먹고 샐러드와 빵, 과일만으로 배를 채웠습니다. 이 실패를 거울 삼아 돌아오는 항공편의 기내식은 비건식으로 변경해서 제대로 먹었죠.
아침도 제대로 못 먹은 빈 속을 맥주로 채운데다 점심도 부실하게 먹어서 그런지 갑자기 두통이 시작되더군요. 상비약을 챙겨오기는 했지만 수화물로 부친 짐에 있기 때문에 속수무책이었습니다. 하는 수 없이 현지인 승무원에게 기내 상비약을 부탁하니 없다고 합니다(응? 기내에 상비약이 없다고?). 결국 자기가 먹는 두통약을 가져다 주네요. 이해가 되지는 않지만 아쉬운 김에 받아서 감사히 먹었습니다.
착륙 1시간 전 쯤에 저녁 식사가 나왔습니다. 이번에도 한쪽에는 새우가 들어있어서 못 먹었지만 다른 쪽 커리에는 브로컬리만 들어 있어서 점심 기내식보다는 조금 더 먹을 수 있었죠. 우리나라 국적기처럼 기내식이 화려하지는 않습니다. 구성이 단순한 편입니다. 맛은 괜찮아요.
사진만 보면 순조롭게 비행하는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조종사가 상당히 조종을 험하게 하는지라 급선회, 급하강이 꽤 많아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기도 하고 저는 약간 어지럽기까지 하더군요. 핀 에어가 원래 이렇게 비행을 험하게 하는지 이 노선만 이런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게다가 운이 없게도 기내식이 나올 때마다 난기류를 통과하는 바람에 비행기가 심하게 흔들려서 뭘 먹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었습니다;;;;
오전 10시 20분에 이륙해서 핀란드 헬싱키 국제공항에 오후 2시에 정확하게 착륙했습니다. 비행 시간이 대략 9시간 20분 정도 되는데 제 생각에 딱 좋은 정도의 체공 시간인 것 같습니다. 저는 10시간이 넘으면 그 때부터 힘들어지는 것 같더라고요.
핀 에어에 대한 개인적으로 평가해본다면 기내식 선택에 실패하기는 했지만 신형 비행기라 깨끗하고 서비스도 효율적이었습니다. 난기류 통과가 많아 조금 힘들기는 했지만 현지 여승무원들이 모두 나이가 지긋한 노련한 베테랑들이어서 믿음이 가더군요. 게다가 무엇보다 시간 절약에 좋네요. 다른 노선도 다시 이용할 생각이 있습니다.
transfer를 위해 핀란드 헬싱키 공항에 내렸습니다. 유럽의 허브 공항 중 하나답게 꽤 넓습니다.
보안 검색은 그리 까다롭지 않은데 출국 심사가 의외로 까다롭더군요. 복사가 잘 안 된다면서 여권 커버를 벗겨서 달라고 하지를 않나, 여행지, 여행 기간, 어디어디를 들르는지 꼬치꼬치 물어봤습니다. 제가 불법 입국이라도 하게 생긴건지;;;;
노르웨이로 들어가는 비행기를 24번 게이트에서 타기로 되어 있어 이동했습니다.
헬싱키 공항의 단점은 게이트 앞이 너무 좁아서 좌석도 다닥다닥 붙어 있는 겁니다. 승객이 많아지니 북새통이 따로 없네요. 게다가 모든 좌석을 카페테리아처럼 만들어놔서
그냥 앉을 수 있는 좌석이 별로 없습니다. 헬싱키 공항을 이용할 분들은 미리미리 해당 게이트로 이동해서 자리를 맡아야 할 것 같습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헬싱키 공항에서 2시간 5분 정도 대기했습니다.
시간이 많이 남은데다 헬싱키 공항에서도 무료로 와이파이를 쓸 수 있기에 이메일도 확인하고 온라인 게임도 한 판하려고 전력선을 찾았는데...
심봤다~ 바로 옆 23번 게이트에 어댑터 뿐 아니라 USB 충전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더군요. 보시는 것처럼 스마트폰도 충전하고 노트북도 연결해서 잘 썼습니다.
4시 5분 출발 비행기이고 3시 35분부터 탑승이 시작되기에 화장실을 다녀오면서 차가운 커피나 한 잔 마시려고 게이트 앞에 있는 간이 매점에 들렀는데 아이스 커피가 안 된다고 합니다. 이 날씨에 뜨거운 커피를 마셔야 하다니... ㅠ.ㅠ
500ml 생수 한 병(3.4유로)하고 아메리카노 1잔(3.7유로)을 주문했습니다. 유로화가 없어서 처음으로 유니온 페이 체크 카드로 결제를 시도했는데 안 되더군요. 어쩔 수 없이 비자 카드로 결제했습니다. 다행히 미화로 결제되네요.
4시 15분쯤 이륙했습니다. 오슬로로 들어가는 비행기는 3-3 에어버스였는데 좌석 간 간격이 길어서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 보잉 기종보다 에어버스를 더 선호하는 편입니다. 좌석 간 길이가 더 길어서 쾌적하거든요. 대신 개인용 모니터는 없네요. 단거리 노선이라서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핀란드 헬싱키 공항에서 노르웨이 오슬로 공항까지 비행 시간은 1시간 30분 정도 됩니다. 이 노선의 승무원들도 역시 나이가 지긋한 분들입니다. 저는 젊고 예쁜 승무원보다 나이 지긋한 베테랑들을 더 좋아합니다. 부담이 없어서 그런가 아님 서비스가 더 노련해서 그런가 몰라도 마음이 더 편해지거든요.
중간에 음료 서비스가 한번 있는데
핀 에어의 이 노선을 이용하실 분들은 블루베리 주스를 드셔보세요. 보기보다 맛있습니다. 추천~ 음료를 제외한 과자 등의 스넥은 모두 유료라서 결제 후 드셔야 합니다;;;
구름 속을 통과할 때는 비도 많이 오고 해서 오슬로 날씨가 걱정되었는데,
구름만 벗어나면 해가 쨍쨍 비치는 걸 보면 날씨가 나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도 그랬고요.
구름이 양들처럼 옹기종기 모여 있는게 참 예쁘네요.
비행기에서 바라본 노르웨이는 첫 인상부터 마음에 들었습니다. 높은 건물이 없고 녹음이 우거진데다가 물도 많이 보이네요(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물이 많아도 너무 많아요;;;). 보고만 있어도 눈이 시원해지는 풍경이었습니다.
오후 4시 35분에 오슬로 국제공항에 내렸습니다. 4시 5분에 출발했고 비행 시간이 1시간 30분인데 왜 오후 4시 35분이냐 하면
노르웨이가 여름철에 서머타임을 적용하는 나라라서 그렇습니다.
공항에 내려 짐을 찾으러 가면서 보니 공항 바닥이 온통 오크 원목입니다. 헐~ 이 비싼 오크 원목으로 바닥을 깔다니.... 나무가 많은 나라는 뭐가 달라도 다르네요. 바닥 뿐 아니라 계단 난간도 모두 오크 원목입니다.
짐을 찾으려고 기다리는 동안에 무슨 일이 생겼는지 baggage claim이 10분 정도 멈추더군요. 그동안 심심해서 주변을 둘러봤는데...
보시는 건 baggage claim 바로 앞에 있는 면세점인데요. 꼭 마트 계산대처럼 생겼죠. 신기해서 알아보니
노르웨이가 주류가 워낙 비싸기 때문에 핀란드, 스웨덴 등 인접국가를 비행기로 다녀오는 노르웨이 사람들은 꼭 면세점에 들러 와인 등 술을 사 간답니다. 우리처럼 그냥 선물로 한 병, 두 병 사는 게 아니라 가족 수 최대 한도까지 맞춰서 바리바리 싸 들고 나갑니다. 자기가 마실 걸 사가는거죠.
그러는 동안 멈추었던 기계가 작동을 시작해 짐을 찾은 뒤 일단 공항 대합실로 나왔습니다.
헬싱키를 거쳐오면서 출국 심사를 엄격하게 받아서 그런지 별도의 입국심사는 없었습니다.
오슬로로 들어가지 않고 곧바로 스발바르로 올라갈 예정이기 때문에 엘리베이터를 타고 2층으로 올라가 SAS 항공 카운터에서 체크인을 했습니다. Self로 체크인하는 키오스크를 이용할까 하다가 사람도 별로 없고 한가해 보이기에 비즈니스 체크인 카운터에 물어보니 그냥 여기에서 하라고 하더군요. 럭키~
방금 찾은 짐을 다시 부치고 면세구역으로 이동했습니다. 오슬로 공항도 헬싱키 공항만큼은 아니지만 꽤 큽니다. 특징적인 것은 스넥바나 레스토랑이 한 구역에 모여있지 않고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네요. 덕분에 뭘 좀 먹으려고 공항을 샅샅이 뒤지며 돌아다녀야 했습니다. ㅡㅡ;;;
결국 제가 먹을 수 있는 곳을 발견하지 못하여 피자헛에서 베지 피자 3조각(144크로네), 마가리타 피자 1조각(48크로네), 콜라 한 잔(33크로네)으로 저녁 겸 먹었습니다. 도우가 얇아서 한 조각으로는 도저히 요기가 안 되더군요. 총 225크로네니까 우리 돈으로 3만 2천 원 정도 하네요;;; 드디어 초고물가 경험이 시작되었습니다. ㅠ.ㅠ
오슬로 공항도 그렇고 노르웨이의 공항에서는 특이하게도 공항 내 마트에서 바나나, 사과 등의 과일과 생화(응?)도 팝니다. 스발바르로 올라가는 비행 도중에 먹으려고 바나나 3개(10 X 3 = 30크로네), 사과 2개(10 X 2 = 20크로네), 트윅스 초코바(27크로네)를 샀습니다. 총 77크로네(11,000 원).
공항 내에 아이들이 놀 수 있는 놀이터도 있습니다. 다치지 않게 바닥을 우레탄으로 깔고 미끄럼틀을 비행기 모양으로 만들어서 아이들이 참 좋아해요. 이 때는 몰랐지만 노르웨이는 복지국가답게 아이들을 마음껏(?) 낳고 그 아이들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들도 곳곳에 많더군요.
8시 35분 쯤에 SAS항공(스칸디나비아 항공)의 탑승이 시작되었습니다. 오슬로 공항에서 2시간 20분 정도 대기했는데 사실 저는 그 때 한국에서 끝마치지 못한 일을 들고 온터라 와이파이 연결해서 파일 다운받고 작업하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대체 이게 무슨 짓인지... 앞으로는 절대 안 하리라~~
근데 SAS는 보딩부터 좀 어설픕니다. 두 줄로 진행하는데도 손이 너무 느려서 좀처럼 줄이 줄어들지 않습니다. 비행기에 탑승해서 보니 화장실에 재떨이가 달려있는 구형 기종이고 시트가 비닐이라서 오래 앉아 있으니 땀이 찰 지경이더군요. 무엇보다 에어컨이 엉망이라 푹푹 찝니다. 추워서 담요를 덮고 있어야 하는 요새 비행기들과 전혀 다르네요. 게다가 뜨거운 티백차를 제외하고는 주스 한 잔까지 모두 유료입니다. 제가 왜 이렇게 불평불만을 늘어놓냐 하면
오슬로 발 스발바르행 항공료가 무려 1인 당 64만 원이나 하거든요. 비행 시간이 3시간 가까이 된다는 걸 감안한다고 해도 이해할 수 없는 금액이죠.
3시간의 비행을 마치고 밤 11시 50분 쯤 스발바르의 롱이어바이언(Longyearbyen) 공항에 착륙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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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북유럽은 여행광들에게도 유럽 권역에서 맨 마지막으로 공략하는 곳인만큼 세계 최고 수준의 물가와 여행 경비부터 극복해야 하고 아무래도 경비 부담이 엄청난 만큼 세계 다른 지역에 비해 찾는 사람의 수가 많지 않아 관련 정보 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뭐 늘 그렇듯이 대부분의 여행 일정은 론플로 짜고 세세한 부분을 다른 정보원에서 찾아 보충했습니다.
* 서적Lonely Planet : Norway(5th, 2013): 론플은 구성이 비슷하기 때문에 웬만하면 평작은 하는 편이었는데 이 책은 그다지 기대를 충족하지 못합니다. 크로아티아 여행을 준비하면서도 방심하다 뒤통수를 맞았는데 이 책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비교적 최신판인 2013년 판인데다 노르웨이 같은 선진국이 바뀌어 봤자 얼마나 바뀌겠어 하며 방심했는데 오산이었습니다. 현지에서 보니 관광지 입장료를 비롯해 금액이 비슷한 게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 큰 폭으로 오른 상태라서 노르웨이 여행 준비를 론플로 하시는 분들은 경비 산정을 다시 하셔야 합니다. 이 책의 가장 큰 단점 중 하나는 론플의 최대 장점인 지도와 교통편이 부실하다는 겁니다. 소개 포스팅에서도 지적했지만 각 도시간 거리, 교통수단 별 이동 시간과 비용에 대한 소개가 거의 없습니다. 투어를 하나 예약하려고 해도 인터넷 검색을 다시 거쳐야 하는 수준이라서 불안한 마음에 들고는 갔지만 현지에서도 꺼내서 참고한 적이 거의 없습니다. 여행 일정표를 미리 만들어 두면 현지에 들고가지 않아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북유럽에 반하다 :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자동차로 떠나는 북유럽 여행(2014): 은퇴한 부부가 아들과 함께 자동차로 돌아본 북유럽 4개국 여행기인데 덴마크에서 시작해 노르웨이로 올라가 스웨덴을 거쳐 핀란드에서 끝나는 여정이고 저는 노르웨이 부분만 참고했습니다. 비교적 최신 정보를 담고 있지만 움직인 코스가 제가 고려하고 있던 코스와 정반대 방향이라서 상당히 헷갈리더군요. 게다가 에세이도 아니고 가이드북도 아닌 어정쩡한 stance를 취하고 있어서 읽는 재미도 별로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개인적인 가치관 차이일 수도 있지만 가는 곳마다 숙박비나 입장료를 깎아달라고 하거나 본인이 늦어 놓고는 들여 보내 달라고 떼쓰는 모습이 참 보기 싫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추천하기 어려운 책입니다. 노르웨이를 다룬 한글책이 아주 드물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꼭 봐야 할 수준의 책은 아닙니다.
* 인터넷 사이트
위키백과 : 노르웨이
: 케냐 여행 때부터인 것 같은데 어설픈 관광청 홈페이지 대신 위키백과나 엔하위키 미러 사이트에서 기본적인 정보를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노르웨이도 기본적인 개요는 위키백과에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본격적인 여행 준비를 하기 전에 위밍업 차원에서 보시면 좋습니다.
나무위키 : 노르웨이: 위키백과가 비교적 점잖은 정보를 담고 있다면 나무위키는 노르웨이 왕실의 흑역사를 매우 꼼꼼하면서도 자세히 까발리고 있습니다;;; 여행을 위한 정보 수집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으나 노르웨이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한번쯤 읽어보면 좋습니다. 위키백과와는 조금 다른 정보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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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하면 사람들이 많이 떠올리는 이미지는 대개
북유럽의 복지국가 아닐까요?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은 사람은 지구 온난화로 인한
북극곰의 서식지 감소,
포경 금지 협약 같은 걸 떠올릴 수도 있고, 24시간 해가 지지 않는 백야를 떠올리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뭐 잘 사는 나라, 물가가 엄청 비싼 나라(둘 다 맞는 이야기입니다만)라고 시기어린 질투를 보내는 사람도 있을테고요.
예술에 관심이 많은 사람은
뭉크와
그리그를 떠올리기도 할테고 모험 정신이 투철한 사람들은
아문센, 난센이라는 이름을 입에 올리기도 할 겁니다.
피요르드를 생각하는 분들도 계실까요? 어쨌든....
이처럼 여러가지 것들을 떠올리게 만드는 매력적인 노르웨이를 언젠가 한번쯤 가 보겠다고 굳게 마음먹었으면서도 그동안 여행지 목록에 올려만 놓고 만지작거리고만 있었는데 몇 년 동안 주저하기만 하고 결행을 못 한 이유로는 첫째, 물가가 살인적이다, 둘째, 노르웨이 여행을 제대로 하려면 대중 교통보다는 자동차를 이용해야 한다는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비싼 물가는 여행비를 더 오랫동안 공격적으로 모으는 것으로 어느 정도 보완할 수 있었지만 제가 장롱 면허만 갖고 있다는 치명적인 문제는 극복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았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자동차 운전을 싫어라하는데 노르웨이 여행 때문에 연수를 받기는 정말 싫었거든요. 게다가 그런 어설픈 실력으로 외국에서 제대로 운전을 할 수도 없었을테고요(노파심에 미리 말씀드리지만 노르웨이를 렌트카로 여행하실 분들은 상당한 운전 실력 + 오토매틱 자동차 렌트를 꼭 하셔야 합니다)
그러다 제가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아는 동생네 부부가 전격적으로 합류함으로써 노르웨이 여행을 막고 있던 장애물이 치워져서 올해 드디어 노르웨이 여행을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오랫동안 별렀던 만큼 2주(정확하게는 15박 16일)라는, 직장인에게는 미친 거 아니냐는 소리를 들을만한 장기간의 휴가를 빼서 아예 뿌리를 뽑자는 각오(까지는 아니고;;;)로 다녀왔습니다.
지금까지 다녀온 여행 중 가장 긴 기간 동안 나가 있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여행 후유증이 심해(시차 적응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14일에 귀국한 뒤로도 포스팅 하나 올리지 못했죠.
이제서야 좀 정신을 추스리고 노르웨이 여행기 시작하려고 합니다.
매번 여행기 올릴 때마다 감질나게 사용하는 멘트이기는 합니다만 이번 노르웨이 여행기,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개봉박두!!
덧. 이번 여행이 제게는 최초의 북유럽 여행이었는데 보통 북유럽이라 불리는 노르딕 국가로는 이번 여행지인 노르웨이를 위시하여 핀란드, 스웨덴, 덴마크, 아이슬란드가 있습니다. 거기에 발트 3국이라고 불리는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를 포함해서 북유럽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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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nely Planet Norway'를 소개할 때도 말씀드렸지만 북유럽 여행을 다룬 최신 서적은 아직까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단체 관광으로는 우리나라, 일본, 중국 모두 꽤 많이 가는 것 같지만 자유 여행을 하기에는 여러가지 어려움이 많습니다. 일단 물가가 비싼데다 교통편도 편리하지 않아서 주로 자동차를 이용해야 하고 자유 여행을 위한 정보가 부족하죠.
그래서 특히 북유럽은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4개국을 묶어서 가는 경우가 많고 이 책도 역시나 마찬가지였습니다. 작년 8월에 나온 책이니 비교적 최신 서적이라고 할 수 있죠.
은퇴한 부부가 아들과 함께 자동차를 몰고 떠난 여행기입니다. 덴마크에서 시작해서 노르웨이로 올라가 스웨덴을 거쳐 핀란드에서 끝나는 여정이고요. 저는 이 중에서 노르웨이를 다룬 부분만 읽었습니다.
4개국을 하나의 책에 담으려니 당연히 핵심적인 지역만 실어야 하는 한계가 있고 노르웨이편만 놓고 보면 제가 계획하고 있는 일정과 반대로 스타방게르 -> 베르겐 -> 송네피오르 -> 예이랑에르 피오르 -> 트론헤임 -> 릴리함메르 -> 오슬로 순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더더욱 헷갈리더군요. 물론 덴마크에서 시작해 북유럽 4개국을 모두 들르는 일정을 짠다면 당연히 이 순서로 이동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합니다만....
각 지역마다 여행정보 사이트, 관광 안내소 주소, 여행 TIP, 숙소와 투어 등을 묶어서 소개한 건 유용했지만 여행기 자체는 에세이도 아니고 가이드북도 아닌 어정쩡한 스타일이라서 읽는 재미가 별로입니다. 재미난 에피소드가 많은 것도 아니고 남다른 알찬 정보를 주는 것도 아니고 그냥 가족이 여행하면서 느낀 감상을 일기처럼 반복적으로 써놨기 때문에 나중에는 읽으면서 지루하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그래서 북유럽 4개국 여행을 준비하는 분이라면 모르겠지만 이 중 한 나라만 집중해서 가실 분, 특히 노르웨이 여행을 준비하는 분에게는 추천하기 어렵겠습니다.
덧1. 개인적인 가치관 차이일텐데 여행 중에 만난 한국인 가정의 아이가 공부를 많이 안 시켜서 한국보다 영국이 더 좋다고 하니 자원도 없는 우리나라에서는 공부를 더 열심해 해야 하는데라며 탄식하는 에피소드나 여행비를 아끼는 것도 좋지만 가는 곳마다 숙박비나 입장료를 깎아달라고 하거나 입장 시간에 늦었을 때 한국에서 왔다며 들어가게 해 달라고 사정하는 모습이 별로 보기 좋은 건 아니었습니다. 저랑은 확실히 여행 스타일이 좀 다른 분들 같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덧2. 이 책은 여행 관련 책이기도 하지만 도서관에서 빌린 책이라서 북 크로싱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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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목표로 하는 여행지가 북유럽의 대표 국가라고 할 수 있는 노르웨이라서 워밍업 차원에서 일찌감치 론플을 읽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별 2개 이상을 주기 어려운 quality인데 노르웨이 여행을 준비하려면 어쩔 수 없이 이 책을 봐야 하기 때문에 눈 딱 감고 3개로 평가했습니다.
온라인 서점 사이트 검색창에 '노르웨이'라고 쳐 보면 맨 먼저 나오는 게 무라카미 하루키 선생의 '노르웨이의 숲'이고 그 다음이 북유럽 복지국가에 대해 다루는 책입니다. ㅡㅡ;;;
여행 관련 서적을 아무리 뒤져봐도 에세이 한 두 권이 전부이고 노르웨이만 다룬 책은 2015년 1월 말 현재 한 권도 없습니다. 큐리어스 시리즈 중에 노르웨이편이 검색은 되지만 2005년 판이라서 당연히 품절되었고 여행 준비를 하다보면 흔히 볼 수 있는 가이드북 시리즈에도 노르웨이는 빠져 있습니다. 군소 출판사에서 나온 북유럽 여행기가 있기는 하지만 대개는 노르웨이, 덴마크, 핀란드, 스웨덴 4개국을 묶어서 다루고 있기 때문에 제 성에 전혀 차지 않더군요.
사실 노르웨이는 비행 시간만 보면 남유럽에 비해 오히려 가깝습니다. 제가 핀에어로 헬싱키를 한번 경유해 들어가는데 비행시간만 따져보니 갈 때 11시간, 올 때 11시간 40분 밖에(?) 안 걸려요. 그런데 왜 노르웨이만 다룬 책이 없느냐 하면 당연히 사람들이 잘 안 가는 곳이라서 그럴테고요. 왜 노르웨이를 잘 안 가냐하면...... 물가 넘버원의 나라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냥 비싼 정도가 아니라 정말 후덜덜한 수준이에요. ㅠ.ㅠ
이 책을 읽어보니 국내 저가 항공료를 제외하고는 숙박, 교통, 음식값, 입장료 모두 세계 최고 수준으로 비쌉니다. 몇 년 전에 노르웨이 물가와 맞짱 뜰 수준의 케냐 여행을 다녀왔기 때문에 커진 간이 줄어들기 전에 질러야 할 것 같아서 더 미루지 않고 올해 노르웨이에 도전하는거거든요. 하지만 아무리 아껴써도 대량 출혈이 불가피할 것 같습니다.
잡설이 길었는데 여하간 노르웨이 여행을 준비하려면 유일한 선택지인 론플마저도 내용이 참 암담한 수준입니다. 오슬로와 베르겐을 제외한 나머지 도시들이야 고만고만하기 때문에 지도가 상세하지 않은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교통편 정보가 아주 부실합니다. 이 책에서 제안하고 있는 여행 루트를 따라 여행을 하려면 각 도시간 거리, 교통수단 별 이동 시간과 비용 정도는 타임 테이블로 제시해야 하는데 그런 게 전혀 없습니다. 예를 들자면 오슬로에서 베르겐을 연결하는 기차 루트는 아주 유명한 것인데도 별도 소개 페이지가 없는 것은 물론 기차를 어디에서 어떻게 타야 하는지도 찾기 어렵게 배치해 놓았습니다.
다른 론플과 달리 노르웨이의 역사, 자연, 문화를 소개하는 페이지에 오히려 더 많은 공을 들인 것 같은 느낌입니다. 나머지 정보는 링크해 놓은 여행사, 저가 항공사의 홈페이지에서 직접 찾아보라는 식입니다. 아주 불친절해요.
블로그를 뒤져봐도 최신 정보를 구하기 어렵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읽기는 했습니다만 노르웨이로 자유 여행을 할 분들은 애로가 꽃피는 걸 감안하셔야 할 겁니다. 저는 원래 여행기를 정보 위주로 쓰는 편이지만 노르웨이 여행기는 더 자세히 써 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덧. 아는 분은 아시겠지만 저는 여행책을 북 크로싱하지 않습니다. 추억으로 간직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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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들은 먹을 수 있는 '음식'과 먹을 수 없는 '물질'로 나누는데 우유는 음식 분류에 속하기는 하지만(비건이 아닌 채식주의자라면 먹을 수 있으니) '액체 고기'로 불릴 정도로 먹지 말아야 할 분류에 속합니다.
한 때 우유가 완전 식품이라고 선전되던 시절도 있었습니다만 이미 그게 아니라는 것이 세세하게 밝혀졌죠.
굳이 비건이 아니더라도 우유를 먹지 말아야 할 이유를 정리해 봤습니다.
1. 윤리적 문제
우유는 엄마 젖소를 강제로 임신시킨 결과물입니다. 엄마 젖소는 자식 사랑이 남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출산을 하자마자 인간은 잔인하게도 갓 낳은 송아지를 엄마 젖소로부터 격리 시킵니다. 엄마 젖소는 송아지를 한번 핥아주지도 못한 채 곧바로 생이별을 하게 됩니다.
어린 송아지 고기 생산을 위한 죽음을 피한다 해도 대개의 젖소 숫송아지는 출산 후 곧바로 격리되어 7일이 지난 시점에서 육우업자에게 팔려 3개월 때 거세된 후 20개월이 지나면 도축됩니다. 엄마 젖소의 젖을 한 방울도 못 마신 상태에서 비참한 죽음을 맞게 되는거지요. 우리 아이들이 마시는 우유는 그 송아지가 마셔야 할 젖을 강제로 빼앗은 겁니다.
2. 건강 문제
정상적으로 임신한 젖소가 만들어내는 우유의 양으로는 수지타산을 못 맞추기 때문에 대개의 경우 rBGH라는 성장호르몬을 주사하는데 그러면 생산되는 우유의 양이 3배 이상 늘어납니다. 대신 그 성장호르몬이 우유에 포함되겠지요. 많은 전문가들이 성조숙증의 확산 원인이 이러한 성장호르몬들 때문이며 음식을 통해 섭취되는 에스트로겐의 60~70%가 우유로부터 온다고 믿고 있습니다.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 우유를 많이 마시자는 캠페인도 하고 요즘도 그 말을 믿는 분들이 많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우유의 소비가 가장 많은 핀란드, 스웨덴, 미국, 영국, 이스라엘 다섯 나라의 고관절 골절 환자 수가 가장 많습니다. 미국의 경우 64세 여성 노인 중 4명의 1명 꼴로 골다공증이 발견되며 심장병 발병률도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우유에 칼슘이 많이 들어 있는 건 사실이지만 우유에 있는 칼슘은 제대로 흡수되지 않으며 오히려 우유를 마시면 마실수록 뼈의 칼슘이 용출됩니다. 우유보다 시금치가 인체에 흡수되는 칼슘양이 압도적으로 많죠.
결론적으로 엄마 젖소와 송아지를 생이별시킨 결과로 빼앗아낸 우유는 이미 생산 과정에서 성장호르몬과 방부제로 범벅되어 있으며 그나마 자연 방목한 젖소에게서 짜낸 안전한 우유라고 해도 칼슘의 흡수율이 매우 낮아 오히려 골다공증을 유발할 수 있으니 우유 대신 시금치 등의 채소를 먹는 게 훨씬 더 낫습니다.
지구 상의 동물 중 늙어 죽을 때까지 젖을 먹는 건 오직 인간 뿐이라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건 정상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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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팩의 디자인 끝판왕이 '꼬떼씨엘'이라면, 힙백의 디자인 끝판왕은 단연코 BOBLBE-E사의 'MT Cargo'라고 저 혼자 마음대로 주장해 봅니다;;;;;
사실 보블비의 주력 상품은 '메가로 카본 필름'같은 하드쉘 타입의 하드케이스 스포츠 백팩입니다만 이건 꼬떼씨엘을 능가하는 가격을 자랑하므로 언감생심.... 게다가 뭐 제가 스노우보드 같은 스포츠를 즐기는 것도 아니고(여우의 신포도~)...
보블비는 스웨덴 트래시아사의 브랜드 이름인데 오늘 소개하는 MT Cargo는 보블비의 스테디셀러라고 할 수 있는 제품이죠.
상당히 오래 전에 구입한 건데 이 가방의 가장 큰 약점이 수납 공간이 너무 부족하다는거(7리터 용량)여서 큰 가방을 선호하는 저로서는 몇 번 메고 나가보지도 못했습니다. 정말 디자인 하나에 꽂혀서 지름신 강림에 무릎을 꿇은 셈이라고 할 수 있죠. ㅠ.ㅠ
그래서 뒷북 포스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MT Cargo는 기본적인 형태부터 원통형으로 생김새부터 범상치 않습니다.
정면에서 볼 때 하드쉘이 중앙부를 덮고 있고 양쪽 옆으로 보조 수납 공간이 있습니다. 하드쉘 부분에는 3단 우산 등을 끼워넣고 다닐 수 있습니다만 그렇게 하면 모양이 별로라서 추천하지 않습니다.
하드쉘과 연결된 부분을 지퍼로 열면 메인 수납 공간이 나타납니다.
메인 수납 공간의 덮개 부분에는 벨크로로 탈부착이 가능한 보조팩이 붙어 있어서 지갑 대용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바로 옆에는 열쇠꾸러미를 걸 수 있는 열쇠고리가 장착되어 있습니다.
원통형 가방이기 때문에 덮개를 개방했을 때 안에 있던 내용물이 밖으로 쏟아지지 않도록 그물망이 있습니다. 이 가방의 가장 큰 문제는 용량이 너무 적다는 겁니다. A4 크기는 언감생심이고 왠만한 책 한 권도 제대로 들어가지 않습니다. 미러리스 카메라, 휴대폰 정도에 여성들의 화장품 케이스 정도면 끝입니다. 아이패드 미니가 들어갈 수 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제원(19 X 31 X 10cm)을 보시면 어느 정도 크기인지 대번에 아실 수 있을 겁니다.
양옆에 있는 보조 수납 공간 또한 너무 좁아서 휴대폰, 보조배터리 정도 들어가면 꽉 찹니다. 아래에서 보여드리겠지만 이 가방의 특징 중 하나는 세 가지 방식으로 갖고 다닐 수 있다는 것인데 크로스 백 형태로 메기 위해서 제공되는 스트랩을 두 개의 보조 수납 공간 중 하나에 넣어 갖고 다녀야 하기 때문에 공간 부족이 더 심합니다.
대신에 내구성은 좋습니다. 타프린 소재로 만들어진데다 만듦새가 단단해서 내용물을 잘 보호해 줍니다. 그래서 미러리스 카메라를 넣고 다니면서도 별로 걱정되지 않습니다.
가방의 좌우측 바깥쪽에는 그물망 포켓이 있습니다만 워낙 사이즈가 작은데다 그물망이 타이트해서 얇은 물건만 수납이 가능합니다. 컴팩트나 껌 정도? 손수건, 티켓 등 하여간 얇고 가벼운 것들만 수납할 수 있습니다.
기본으로 제공되는 십자 밴드입니다. 멜빵 스타일로 멜 때 사용합니다. 가방을 멘 뒷모습을 보면 2차대전 때 독일군 장비처럼 생겼습니다. 상당히 독특하죠.
보조 수납 공간에 넣어갖고 다니는 스트랩을 꺼내 연결하면 크로스 백 형태로 멜 수도 있습니다. 크로스 백 형태로 멜 때에도 한쪽은 위에, 다른 한쪽은 중간에 결착하게 되어 있어 살짝 언발란스한 느낌이 있죠.
마지막으로 메인 수납 공간 반대편으로 접어 넣어두던 허리 벨트를 빼내어 힙색으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힙색으로 사용할 때는 허리 벨트 양쪽으로 보조 지퍼 포켓을 활용할 수 있어서 지폐나 동전을 넣는 용도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 장점- 모든 단점을 상쇄하는 멋진 디자인(대신 옷도 잘 매치해야 예쁨. 반팔 티셔츠에는 비추~)
- 세 가지 방법으로 멜 수 있어 휴대 방식 선택의 폭이 넓음
- 내구성이 좋아서 내용물을 잘 보호함
- Aniara 등 보블비의 다양한 보조 액세서리를 장착해서 나만의 아이템으로 구성할 수 있음
* 단점- 최악의 수납력(개인적으로 현존하는 가방 중 최악이라고 평가함)
- 만만치 않은 가격(2013년 10월 기준 170,000원)
아주 간단한 소지품만 넣어서 기분전환용 외출 때 사용하면 딱인 가방입니다. 남성보다는 여성들에게 더 잘 어울립니다. 남성들의 경우에는 키가 너무 크지 않고 슬림한 분들만 메세요. 어깨가 넓고 근육질인 분들이 메면 좀 웃깁니다. 제 경우 채식으로 10kg 감량한 이후에나 좀 괜찮아 보일 정도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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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씨네 21
제가 지금까지 본 영화 중에 평론가 뿐 아니라 네티즌의 평가와 가장 상반된 느낌을 가진 영화가 아닌가 싶습니다(운동하면서 봐서 그런가?).
평론가들이 극찬 일색인 것은 그렇다치고 네티즌들도 평가가 엄청납니다(2009년 1월 3일 네이버 네티즌 평점 8.47).
특이하게도 메이드 인 스웨덴 영화로 왕따 소년과 뱀파이어의 사랑(?)을 다루고 있습니다. 마음까지 꽁꽁 얼어붙을 것 같은 극한의 풍경과 선홍색 피, 그리고 창백한 피부빛의 여리여리한 주인공들이 상당한 시각적 대조를 이루는 영화죠.
생각보다 피가 튀기고 끔찍한 장면도 꽤 있습니다만 별로 고어하다고 느끼지 않는 것이 신기한 영화입니다.
많은 분들이 왕따 소년의 자기 성장과 두려움 극복,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초점을 맞추면서 이 영화를 보신 것 같더군요. 그게 감독의 의도일테고요. 하지만 저는 영화를 보는 내내 뱀파이어 이엘리가 왕따 소년 오스카를 만나기 전에 이엘리를 위해 사람 사냥을 하던 남자가 가슴에 밟혔습니다.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 경찰에 잡혀 병원에 감금된 그를 이엘리가 찾아가 숨통을 끊습니다. 참 허무하더군요. 뱀파이어를 애인으로 둔 사람의 최후란 참 허무한 것이로군요.
그 남자의 뒤는 오스카가 이을 겁니다. 자신의 생명을 구해준 이엘리를 위해 사람 사냥을 배울 것이고 나이가 들지 않는 이엘리와 달리 오스카도 나이가 들겠죠. 그리고 결국에는 도망자로 쫓기다가 그 남자와 같은 최후를 맞을 겁니다.
맞습니다. 이엘리가 강요한 것도 아니고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한 것이죠. 그래도 공감은 되지 않았습니다. 제가 사랑은 희생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게다가 먹이가 되는 사람들은 대체 뭡니까? 영화를 보니 잡아 먹혀서 싼 사람들도 아니고 자신의 일상을 열심히 살아가는 그냥 평범한 사람들이던데...
오스카의 입장은 이해하지만 솔직히 뱀파이어 이엘리는 좀 죽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다들 영화를 극찬하는 것을 보면 영화화에도 성공한 것 같은데 원작 소설도 이런 느낌일 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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