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출처 : 다음 영화
평소 영화를 보러 가기 전에 사람들의 관람평을 참고하지 않는 편입니다. 어차피 사람 눈이 거기에서 거기까지라는 걸 잘 알지만 사람들이 재미없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영화에서도 나름의 재미를 찾을 수도 있으니까요.
8월 말에 국내 개봉한 판타스틱 4는 다음 평점 4.8로 바닥을 기고 있는 중입니다. 보고 나니 왜 그런지 알 것 같습니다. 평점 확인을 하고 갔어야 하나 싶기도 할 정도입니다.
이 영화는 SF 스릴러인 '크로니클(2012)' 달랑 한 편을 연출한 신예 조쉬 트랭크가 감독을 맡았습니다. 1985년 생이니 이제 겨우 30줄에 접어든 신출내기 감독이죠. 제작사가 대체 무슨 배짱으로 이 영화의 감독을 맡겼는지 모르겠습니다. 왜냐하면 판타스틱 4는 이미 10년 전에 개봉한 동명 영화로 인기몰이를 했던 적이 있거든요. 당시 제시카 알바를 제외하고는 우리 눈에 익은 배우들은 없었지만 마블 코믹스 원작의 영화인데다 스토리 라인도 흥미진진해 미국에서는 한 때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우주전쟁'을 밀어내고 박스 오피스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던 영화죠.
그 영화를 봤던(저도 그 중 한 명입니다. 관련 포스팅 '판타스틱 4(2005)' 참조) 사람이라면 속편이나 프리퀄, 하다못해 연계성을 기대하는 것이 인지상정이죠. 그런데 아닙니다. 이 영화는 원작만 동일할 뿐 완전히 다른 영화입니다.
라인업은 좀 나아져서 요새 헐리우드에서 뜨는 '인서전트'의 마일즈 텔러, 미드 '하우스 오브 카드'에서 이름을 알린 케이트 마라, 그리고 '빌리 엘리어트'의 그 꼬맹이 제이미 벨 등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판타스틱 4의 등장 배경을 설명하기 위한 차원 이동 이야기에 너무 많은 공을 들인 나머지 후반부 액션씬에 사용할 러닝타임을 다 써버려 초반의 기대감이 허무함으로 바뀝니다.
모든 히어로물, 특히 마블 코믹스 원작의 영화들은 악역의 설정이 아주 중요한데 이 영화의 악역은 악행의 동기는 차치하고 외모부터가 완전 비호감입니다. 도무지 몰입이 안 되는 수준이에요. 게다가 엄청난 힘을 갖고 있는 걸로 나오는데도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간단하게 최후를 맞게 됩니다.
그동안 10년이라는 세월이 지났으니 특수효과 기술은 발전을 거듭해 눈은 즐거웠지만 훨씬 엉성해진 스토리 라인이 영화를 망쳤습니다.
마블 코믹스 원작의 히어로물을 보고 이렇게 실망해 본 것도 처음이 아닐까 싶은데요.
비추인 영화입니다.
태그 -
The Fantastic 4,
마블 코믹스,
마일즈 텔러,
빌리 엘리어트,
스티븐 스필버그,
우주전쟁,
인서전트,
제시카 알바,
제이미 벨,
조쉬 트랭크,
케이트 마라,
크로니클,
판타스틱 4,
하우스 오브 카드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3971
★★★★☆
이미지 출처 :
다음 영화
미국 HBO 채널에서 Band of Brothers의 후속편으로 만든 10부작 드라마입니다.
Band of Brothers가 2차 대전 당시 유럽에 투입된 공수부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면 Pacific은 일본을 상대로 한 태평양 전쟁에 투입된 미 해병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둘 다 스티븐 스필버그와 톰 행크스가 공동 제작 프로듀서로 참여했죠.
Band of Brothers가 전투 묘사와 이를 통한 주요 등장 인물의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Pacific은 전쟁의 참상을 고발하는 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서 2,500억 원이나 투입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압도적인 대규모 전투씬보다는 끔찍한 장면이 더 많습니다.
미군이 태평양에서 처음으로 실시한 상륙전인 콰달카날(Guadalcanal) 전투, 금방 끝낼 수 있을 줄 알고 크게 주목하지 않았던 거점이었으나 요새화된 동굴 벙커에서 항복을 거부하고 죽기 살기로 저항하는 일본군에 의해 미군이 큰 피해를 본 지옥같은 펠렐리우(Peleliu)전투, 미군의 고위 장성까지 희생된 오키나와(Okinawa) 전투, 이렇게 세 개의 주요 전투를 축으로 미국과 일본 양 진영의 수많은 젊은이들이 국가주의의 기치 아래 흘린 뜨거운 피를 조명합니다.
BOB와 마찬가지로 실제 참전했던 인물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되기 때문에 실감을 더합니다. 주인공들 중 하나가 자신의 병약함을 극복하려고 참전했다가 무사귀환했는데도 불구하고 PTSD에 걸려 지옥같은 고통을 맛보는 걸 보면서 또 한번 전쟁은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걸 절감하게 됩니다.
애국심, 충성심, 국가안보 등을 팔아 먹으면서 전쟁을 우습게 여기는 사람들이 꼭 봐야 할 작품입니다.
태그 -
Band of Brothers,
HBO,
PTSD,
The Pacific,
공수부대,
과달카날,
국가안보,
더 퍼시픽,
미군,
미드,
스티븐 스필버그,
애국심,
오키나와,
유럽,
일본,
일본군,
전쟁,
전투,
충성심,
태평양 전쟁,
톰 행크스,
펠렐리우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3418
★★★★☆
이미지 출처 : 씨네 21
극장에서 한창 개봉 중인 영화 이글 아이를 보고 왔습니다.
디스터비아 때 부터 범상치 않은 느낌을 받았는데 역시나 스필버그가 찍어 놓은 차세대 유망주답게 샤이어 라보프는 멋진 연기를 보여주는군요. 아직 완성된 느낌은 아니지만 같이 사는 사람 말마따나 이대로만 쭈욱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안젤리나 졸리의 전 남편이었던 빌리 밥 손튼도 나오는데 그 새 나이 많이 들었더군요(당연하잖아!).
스티븐 스필버그 제작한 영화가 아니랄까봐 화면 구성은 탄탄하고 긴장감은 끝까지 팽팽하게 유지됩니다.
스포일러가 될 가능성이 많아 입이 근질근질해도 줄거리는 이야기를 못하지만 저는 재미있게 봤습니다.
올해 본 영화 중
다크나이트 이후로 이렇게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하며 본 영화도 오랜만입니다. 물론 뒷부분의 결말은 충분히 예상 가능한 것이어서 반전이 있거나 충격적이지 않으나 그다지 재미를 반감시키지는 않더군요.
덧. 물론 예상할 수 있는 것처럼 4차원 정신세계를 넘나드는 평론가들의 평은 온통 혹평 투성입니다(웃음).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1470
★★★★☆
이미지 출처 : 씨네 21
2차 대전의 끝무렵인 1945년 2월, 일본 본토 상륙을 위한 교두보인 격전지, 이오지마섬에서 찍은 한장의 사진이 끝없어 보이는 전쟁에 지친 미국인들을 위로하고 열광시킵니다. 본국에서는 전쟁 자금 마련을 위한 국채 발행을 위해 이 사진에 있는 생존자 3명을 불러들여 전쟁 영웅으로 미화해 광고합니다.
카메라는 끊임없이 전방인 이오지마와 후방인 미국 사이를 왔다갔다하며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다 숨져가는 병사들과 그들과 함께 하지 못하는 미안함, 그리고 진실을 말하지 못하는 불쌍한 전쟁 영웅들의 아픈 양심을 조명합니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서도 자신의 영달을 위해 약삭빠르게 행동하는 기회주의자들도 함께 비추어 줍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세상에는 쓰레기 같은 짓을 하는 사람들이 있고 이상하게도 그 선두에는 정치인들이 많습니다. 이 영화에서도 어김없이 안전한 곳에서 다른 사람들의 핏값으로 얼굴에 금칠을 하는 정치인이 나옵니다. 쓰레기라고 불러도 아깝지 않은 사람들이죠.
이 영화를 보고나면 진실이 결코 아름다운 것이 아님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됩니다. 아무리 그럴듯하게 포장한다고 해도 추악한 것이 영원히 감추어지는 것은 아니죠.
전쟁은 어떠한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인간 본성과 존재를 말살하는 악마의 작품으로 절대로 미화되어서는 안됩니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781
★☆☆☆☆
이미지 출처 : 씨네21
이 영화는 1972년 뮌헨 하계 올림픽에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인 검은 9월단이 이스라엘 선수단을 공격하고 인질극을 벌이다 11명의 인질을 모두 살해했던 테러를 배경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스티븐 스필버그는 인터뷰에서 자신의 유대인 친구들을 모두 잃을 지 모르겠다고 농담을 했을 정도로 유대인의 편을 일방적으로 들지 않고 결국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식의 복수가 낳는 것은 끝을 알 수 없는 두려움과 불안이며 모두가 피해자가 될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을 영화에 담아내려고 노력했습니다만...
저는 영화를 보는 내내 우리는 피해자이며 선한 사마리아인이고, 그렇기 때문에 더 더욱 그들과 똑같은 괴물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복선이 읽혀서 찜찜하고 불편했습니다. 물론 개인적으로 이스라엘과 유대인보다 팔레스타인의 입장에 더 동감하기 때문에 더 그랬을 수는 있겠습니다.
제가 보기에 뮌헨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 피해자라는 공감 의식을 끌어내는 영화라기보다는 누구에게도 공격받지 않을 '가족주의'라는 멋진 방패막 뒤에 숨은 매우 교활한 영화입니다(사실 그 가족주의라는 것도 가족의 소중함보다는 '백인 남성'으로 대변되는 가부장주의의 포장이기는 하지만).
그래서 2시간 40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이 더욱 불쾌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래도 스티븐 스필버그의 차기작이 나오면 다시 기대를 하고 볼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스티븐 스필버그는 확실히 대단한 감독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