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만 보면 뭔가 레고 같은 취미용 장난감 자동차를 구매한 것 같지만 아닙니다. 실제로 운행할 수 있는 자동차를 샀습니다. 이번에 산 건 아니고 2019년 3월에 구매했으니 이미 3년이 지났습니다만;;;;
이걸 왜 지금 이야기하냐 하면.....
그 포스트의 말미에 저는 특별한 일이 생기지 않는 한 제 인생에 승용차를 구입하는 일이 없을거라고 장담하면서 차 살 돈으로 여행을 다니는 게 훨씬 더 인생을 값지게 사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씀드렸죠. 물론 그동안 차에 들어가는 돈을 절약할 수 있어서 여행도 실컷 다녔고(
'인생에는 아마도 정답이 없을 겁니다'), 재테크에 도움이 된 것도 맞습니다만 차를 구입할 수 밖에 없는 특별한 일이 생겼습니다.
하나는 목공을 하는 제 반려인이 부득이한 사정으로 대중교통 출퇴근이 불가능한 파주로 목공방을 옮기게 되면서 교통 대책이 필요했고 다른 하나는 고양이들을 입양하게 되면서 병원에라도 갈라치면 대중교통으로는 애로사항이 너무나 꽃피는 걸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이 두 가지 특별한 사정이 아니라면 저는 지금도 자동차 없이 살고 있을 겁니다. 그래서인지 (장롱) 운전면허증은 있지만 여전히 운전을 할 줄 모릅니다;;;
어쨌든 이런 사정으로 자동차를 구매해야 할 필요성이 생겼는데 2018년에 마침 직장을 그만두게 되었고(
'인생 Season 2를 시작합니다') 그래도 15년이나 다니던 직장이고 중간 정산을 한번도 받은 적이 없는터라 제가 예상했던 것보다 퇴직금이 많이 나와서 무리한 지출을 할 필요 없이 퇴직금을 이용하여 자동차도 구입하게 되었습니다(나머지는 사무실을 얻고 집기를 마련하는데 들어갔고요).
제가 자동차를 구입하기 위해 고려한 점은 딱 하나였습니다. 가장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차!!
그런데 미안하지만 국산차는 신뢰할 수가 없었습니다. 안전도 그렇지만 수많은 결함과 리콜 사례만 봐도 머리가 아파지는 수준인지라 처음부터 국산차는 제껴놨습니다. 제일 먼저 레이더에 걸린 건 일본차인 스바루였는데 제조사인 후지 중공업(지금은 토요타가 최대 주주)이 2012년에 국내에서 철수하면서 구입 자체가 불가능하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일본 메이커라는 것도 마음에 걸렸고요.
그러다 갑자기 볼보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하필 그 당시 세계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준중형 SUV인 XC40이 2018년 6월에 국내에 정식 출시되었거든요.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반려인이 시골에 있는 목공방에 출퇴근용으로 타고 다닐 차라서 처음부터 SUV만 찾았는데 딱 맞는 차가 눈에 띄인거지요. 사실 그 전에 효리네 민박에 상위 트림인 XC60이 등장해서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제가 사기에는 가격도 가격이지만 크다는 느낌이었거든요.
자동차를 아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볼보하면 안전의 대명사지요. 지금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3점식 안전벨트도 볼보에서 최초 개발한 것이고 Pilot Assist, Adaptive Cruise Control, City Safety, 후방 추돌 경고 및 도로 이탈 방지 기능 등 그야말로 안전과 관련한 모든 최신 기술이 다 적용되어 있습니다. 게다가 볼보는 모든 안전 기능이 옵션이 아닙니다. 안전에 대해서는 절대로 타협하지 않는 회사라서 자사의 모든 차량에 동일하게 적용되어 있습니다.
XC40은 Momentum, R-Design, Inscription으로 트림이 나뉘는데 가장 상위 트림인 Inscription으로 구매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는 크리스탈 기어 노브와 하만 카돈 스피커는 고려 대상이 아니었고 360도 서라운드 뷰 주차 보조카메라가 필요했는데 사용해 보니 역시나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제가 구매하던 당시에 XC40이 워낙 인기 차종이어서 10개월 정도 대기했는데 그 당시 저는 잘 몰랐지만 수입차를 그렇게 대기해서 구매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고 하더라고요. 경쟁 차종이 많으니까요. 저는 다른 대안이 없었기 때문에 꼼짝없이 대기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럼 10개월이나 기다려서 받은 차가 과연 어떠냐 하면 그야말로 만족도 최상입니다. 제 첫 차가 볼보 XC40이라서 다른 비교 차종이 없습니다만 불만족스러운 부분이 전혀 없습니다. 나무랄 데가 하나도 없네요. 노킹 현상 때문에 엔진 성능을 최상으로 유지하기 위해 고급유를 넣어야 하는 부담을 제외하면요. 볼보차를 구매한 고객의 재구매 의사가 95% 이상인 게 다 이유가 있습니다.
이 차를 언제까지 탈 지 모르겠지만 다음 차도 저는 볼보의 차량을 구매하게 될 것 같아요. 시골로 내려가면 어차피 차가 필요하니까요. 요새 순수 전기차인 Recharge 시리즈가 불티나게 팔리던데 아직까지 전기차는 성능 안정화가 안 되어 있다고 생각되어 아쉽지는 않습니다. XC40을 폐차하게 될 때쯤이면 전기차도 믿고 살 수 있겠지요.
간혹 볼보 자동차가 중국 지리사에 인수된 것을 비아냥거리는 분들이 계시던데 인수 조건이 아무런 개입을 하지 않는다(브랜드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서겠죠)였기 때문에 사실 상 대주주에 가깝습니다. 그렇게 따지자면 벤츠도 중국 회사게요. 그리고 XC40은 벨기에 공장에서 만들기 때문에 중국에서 조립되는 게 아닙니다.
어쨌든 저는 아주 만족하면서 타고 있습니다. 몇 년 안에 전원주택을 짓고 지방으로 내려가게 될 텐데 그걸 대비해서 올해는 저도 운전할 수 있도록 연수를 받으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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