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청소년을 상담하는 현장에서 부모-자녀 관계 갈등이 없는 경우를 만나기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조금 과장해서 말하자면 아동/청소년이 어떤 문제를 드러내는 경우는 그보다 건강한 방법으로 부모에게 자신의 어려움을 호소할 방법이 없거나 아예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단순한 증상 호소이건 파괴적 관심 끌기이건 마찬가지입니다.
부모-자녀 관계 문제가 있는 가정의 부모님들 중 다행스럽게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어떻게 하면 좋을까 물어보시는 분들이 있는데 저는 항상 이 말씀을 가장 먼저 드립니다.
"시간을 내세요"
현장에서 오랫동안 지켜보니 우리나라 부모님들에게는 공통점이 두 가지가 있더군요.
하나는 '채찍질에는 능하나 당근은 줄 줄 모른다'는 겁니다. 본인들부터 억압받으며 성장해서 그런지 자녀를 훈육하기 위해 사용하는 다양한 억압 기술에는 매우 능하지만 무엇으로 강화를 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거의 없습니다. 사람도 동물과 마찬가지로 당근과 채찍이 모두 필요한데 항상 채찍질만 하다보니 자녀들이 더 이상 뛰는 걸 거부하게 되는 겁니다.
또 하나는 앞서 말씀드린 당근을 줄 줄 모른다는 것과 관련이 있는데 당근으로 돈 이외에는 생각할 줄 모른다는 겁니다. 박탈이 심한 부모님일수록 돈과 물질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는데 웬만큼 누리고 자란 요즘 세대 아이들에게는 별로 먹히지 않는 방법이고 효과가 있다고 해도 단발성입니다. 왜냐하면 돈에는 마음이 없거든요. '마음은 필요없고 차라리 돈이나 내놔'라고 말하는 건 그만큼 마음을 담지 못하는 어른들에 대한 냉소가 깔린 말입니다.
그렇다면 무엇을 당근으로 사용해야 하냐하면 바로 시간입니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동일한 자원입니다. 물론 부자라면 일정 시간을 돈으로 살 수 있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부자는 시간 단위 벌 수 있는 돈이 상대적으로 훨씬 많기 때문에 더 더욱 시간을 내기가 어렵죠. 그 시간에 돈을 버는 게 남는거라고 생각하기 쉽거든요.
그래서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녀에게 마음을 전하는 가장 강력한 방법은 한정된 자원인 시간을 내는 겁니다. 시간 대신 돈을 주는 건 효과가 없는 정도가 아니라 오히려 역효과만 납니다. 모든 걸 돈으로 때우는 부모일수록 자녀에게 혐오와 냉소만 불러일으키죠.
제가 시간을 내라는 조언을 드리면 자녀가 거부한다는 핑계를 대시는데 그건 자녀가 부모가 시간 내는 걸 싫어해서가 아니라 의도를 의심하기 때문입니다. 자녀에게 시간을 내려면 1) 진정성을 담아서, 2) 자녀가 원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3) 자녀가 원하는 방식으로 해야 합니다.
자녀가 빨리 정신을 차리고 공부에 매진하도록 만들려는 속셈을 갖고, 몇 번 시도해보다 지레 안 된다고 포기하면서, 부모가 원하는 걸 자녀에게 강요하는 방식으로는 절대로 되지 않습니다.
어릴 때부터 공부와 스펙 쌓기로 많은 시간을 요구받아온 우리 아이들이야말로 시간이 얼마나 중요한 자원이자 선물인지 누구보다 잘 압니다. 부모가 정말 그걸 자신들을 위해 사용하겠다는 것인지 믿을 수 없어 시험하는 것이죠. 그러니 자녀를 위해 그 소중한 시간을 사용하시겠다면 우선 신뢰성 시험부터 통과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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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 생. 상하이 자오퉁대학교를 졸업하고 노르웨이로 떠나 오슬로 대학에서 유학하고 돌아와 30살의 젊은 나이에 세계 100대 대학 중 하나인 상하이 푸단 대학교의 교수로 임명됨. 숲에서 화석 연료를 대체할 에너지 숲 프로젝트를 정부에 제안하고 거대 프로젝트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던 촉망받던 신진 학자. 역시 명문 대학 교수인 남편과 갓 태어난 건강하고 똑똑한 아들까지 완벽한 가정을 이룬 여성. 2009년 10월 그야말로 갑작스럽게 말기 암 선고를 받음. 이것이 이 책을 쓴 위지안 교수의 약력입니다.
출판사의 북 리뷰에서도 묘사하였듯이 이륙 준비를 마친 우주선이 카운트다운 직전에 어이없이 폭발해 버린 것처럼 절정의 순간에서 갑자기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져버린 그녀는 어처구니없는 절망 속에서 자신에게 남겨진 많지 않은 시간에 체념하고 분노하기보다는 앞으로 남겨진 시간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고민하고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며 깨달은 것들을 일상의 에피소드와 함께 블로그에 연재하기 시작했고 이 책이 바로 그 결과물입니다.
여러 번 눈물을 흘리면서 읽었습니다. 사그러드는 생명을 가까스로 붙잡고 있으면서도 그녀가 고통으로 점철된 매일의 삶 속에서 깨닫는 지혜와, 의식이 혼미해지는 고통 속에서도 잃지 않는 위트와 유머가 참으로 부럽고 고맙더군요.
이 책을 읽으면서 흡사 장영희 교수의 에세이(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문학의 숲을 거닐다')를 읽을 때와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어찌 보면 둘이 이란성 쌍둥이가 아닐까 싶게 닮았다는 생각도 했고요. 우리는 고통이 자신을 강하게 만든다고 알고 있지만 그것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사람만을 강하게 만드는게 아닐까요?
위지안 교수와 장영희 교수 모두 그 고통과 두려움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인 사람들이었기에 남은 삶을 행복하게 살고 용기있게 떠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책을 읽던 도중에 제가 굳게 믿고 있는 삶의 지혜를 또 발견했습니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나의 답은 시간이었다’(e-book 169p)
이 책의 제목마저도 시간이 주는 소중한 교훈의 연장선 상에 있습니다.
‘오늘 내가 살아가야 할 이유’
저는 여기에서 ‘이유’보다 ‘오늘’이 더 중요한 낱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는 것을 끔찍하게 싫어하고, 모든 것을 뒤로 미룬 채 미친 듯이 앞만 보며 달려 온 저자가 투병 중에 깨달은 삶의 지혜라 결코 가볍게 들리지 않습니다.
2011년 4월 19일 새벽 4시에 세상을 떠난 그녀의 명복과 남은 가족의 평안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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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곤하면 어디든 앉아 쉬고 가는 게 인생이다
* 결혼의 상대방을 고를 때 중요한 것은 단 하나뿐이다. 인생이라는 차가운 벌판 위에서 끝까지 손을 놓지 않는 존재, 그런 사람인가 하는 점이다.
* 몸을 움직여 땀을 흘릴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우리가 ‘힘들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건강한 몸이 있기 때문이다.
* 나중에 더 많은 미소를 짓고 싶다면 지금 삶의 매 순간을 가득가득 채우며 살아야 할 것 같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얼마나 남았든
* 우리는 가족과 친구, 소중한 이웃들에게 어떤 형태로든 사랑의 빚을 지며 살고 있다. 그러니까 행복한 것은, 언젠가 갚아야 할 빚이다.
* 실력의 끝마무리는 언제나 마음으로 하는 것이다. 누군가를 향해 진정으로 열린 마음이 없는 한, 그저 ‘실력자’ 수준에 머무를 뿐이다.
* 어쩌면 병이란, 우리가 평생 살아도 깨닫지 못할 그런 사랑을 일깨워주기 위한 가장 극단적인 처방일지도 모른다.
* 나는 상황에 대항해 싸우거나 부정하기보다는, 인정하고 받아들임으로써 소중한 시간을 더 알차게 보내고 싶을 뿐이다.
* 현실의 고난은 맞부딪혀 싸우거나 괴로워할수록 더 집요하게 구는 경향이 있다. 마치 싸우고 싶어 안달이 난 사람에게 말대꾸를 하면 할수록 더 기세등등하게 달려드는 것과 비슷하다. 하지만 반대로 콧방귀도 뀌지 않고 무시해버리면, 서서히 힘을 잃고 마침내는 사라져버린다. 상대가 반응이 없으면 싸움이 싱거워지고 재미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 가진 것 하나 없고 인생의 맨 밑바닥으로 떨어진들 어떠리. 넉넉한 마음만 지킬 수 있다면 우리는 여전히 누군가의 희망이 될 수 있는 것이다.
* 한때는 나만 아프다고 생각했고, 그게 너무 억울해서 세상을 경멸하고 증오했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내가 아무리 아파도, 세상에는 나보다 더 가슴이 아픈 사람이 있다는 것을.
* 뭔가를 이루기 위해 전속력으로 달리는 것보다, 곁에 있는 이의 손을 한 번 더 잡아보는 것이 훨씬 값진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 사랑은 나중에 하는 게 아니라 지금 하는 것이었다. 살아 있는 지금 이 순간에
덧. 이 책은 새 책으로 북 크로싱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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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들고 병들어 죽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순리를 인정하고 기꺼이 받아들이는 사람도 그다지 많지 않죠. 어느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운명인데도 사람들은 남의 일인 것처럼 자신에 대해서는 생각하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나이든 사람을 '노인네'라고 부르며 경멸하거나, 경멸까지는 않더라도 나와는 상관없는 존재인 양 눈에 안 띄기를 바랍니다. 모든 노인들이 '어버이연합'이 아니듯 모든 노인들이 현명한 것도 아닙니다만 두 번의 세계대전과 대공황을 비롯해 수많은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살아남은 노인 세대의 경험과 삶의 지혜에는 한번쯤 귀를 기울여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30년 이상 노인학 연구를 해 온 Karl Pillemer 교수가 이끄는 코넬대학교 '인류 유산 프로젝트'팀이 5년에 걸쳐 진행한 끈질긴 추적의 소산입니다.
1,000명이 넘는 노인들(이 책에서는 이들을 인생의 현자라고 부릅니다)에게서 삶의 지혜를 모아서 30가지로 분류했습니다.
8만 년의 삶, 5만 년의 일, 3만 년의 결혼 생활이 주는 교훈은 대체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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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
1. 비슷한 사람과 결혼하라
2. 설렘보다는 우정을 믿어라
3. 결혼은 반반씩 내놓는 것이 아니다
4. 대화는 두 사람을 이어주는 길이다
5. 배우자와만이 아니라 결혼과도 '결혼'한 것이다
* 직업
6. 내적인 보상을 주는 직업을 찾아라
7. 포기하지 마라
8. 나쁜 직업도 최대한 활용하라
9. 인간관계가 전부다
10. 자율성을 추구하라
* 자녀 양육
11.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라
12. 깨물면 유독 아픈 손가락, 드러내지는 마라
13. 몸의 멍은 지워지지만 가슴의 멍은 평생 남는다
14. 무슨 수를 써서라도 관계의 균열만은 피하라
15. 자녀와의 관계는 '평생의 관점'에서 보라
* 노화
16. 나이 먹는 것은 생각보다 괜찮은 일이다
17. 100년을 써야 할지도 모른다. 몸을 아껴라
18. 아직 오지도 않은 죽음을 미리 걱정하지 마라
19. 관계의 끈을 놓지 마라
20. 노후의 거처를 계획해두라
* 후회없는 삶
21. 정직하라
22. 기회가 묻거든 "네!"라고 대답하라
23. 더 많이 여행하라
24. 배우자를 고를 때는 신중 또 신중하라
25.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바로 지금 말하라
* 행복하게 살기
26. 시간은 삶의 본질이다. 삶이 아주 짧은 것처럼 살아라
27. 행복은 조건이 아니라 선택이다
28. 걱정은 시간을 독살한다. 걱정은 그만하라
29. 오늘 하루에만 집중하라
30. 믿음을 가져라
-> 붉은 색은 제가 전적으로 동감하는 부분. 30개 중 무려 21개!!
'살아오면서 배운 가장 중요한 교훈은 무엇입니까?", "젊은 사람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삶의 조언은 어떤 것입니까?"라는 아주 단순한 질문이 이끌어낸 삶의 지혜를 한번 들어보지 않으시렵니까?
제가 지금까지 상담을 하면서, 월덴 3를 운영하면서 옳다고 느끼고, 체험했던 내용 중 상당수가 이 책 안에 있습니다.
토네이도 출판사(예전에
풍림화산님이 서평단으로 추천해 주셔서 몇 권의 책을 증정 받았던)에서 이번에 장외 홈런을 하나 날린 것 같네요.
강력 추천합니다. 꼭 한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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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결혼
* '끌림'보다는 '공유'가 중요하다. 관심사가 똑같을 필요는 없지만 핵심적인 가치관은 공유해야 한다. 그리고 배우자와 가치관을 공유하려면 먼저 자신의 가치관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
* 결혼을 하면서 배우자를 변화시키겠다고 마음먹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 함께 편안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친구 같은 사람을 배우자로 택하라.
* 관계가 진지하게 발전하면 반드시 서로에게 물어보고 논의해야 할 것들이 있다. "가슴 떨리던 열정이 사그라지고 무뎌지게 되었을 때도 우리를 함께 있도록 하는 것은 무엇일까? 대답이 아이들이어서는 안 된다. 우정이 답이어야 한다. 우정이 없다면 결혼하지 마라
* 결혼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두 사람 모두 상대에게 항상 100퍼센트를 주는 것이다. 50퍼센트를 주었으니 50퍼센트를 받아야 한다고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 인생의 현자들은 결혼생활이 행복한지 아닌지 알려면 이렇게 질문해보라고 제안한다. "배우자와 대화가 통하는가? 배우자와 무슨 이야기든 할 수 있는가? 혹은 나눌 수 없는 이야깃거리가 있는가?" 실제로 인생의 현자들이 결혼을 후회한 가장 흔한 경우는 배우자가 대화를 할 수 없는 사람이거나 아예 대화를 하려고 시도조차 하지 않는 사람임을 깨달았을 때라고 한다.
2. 일
* 인생의 현자들은 물질적 보상 때문에 직업을 선택한 사람들은 언젠가 삶을 되돌아보며 '내가 뭘 하고 살았지?'하고 회한어린 자문을 하게 된다는 사실을 경험으로 알고 있다.
*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지금 하고 있는 일에서 가치를 찾아라. 설사 별 볼일 없는 직업에 종사하더라도 자신이 맡은 일을 훌륭하게 잘 해내야 한다. 지루하고 권태로운 일이라고 해서 계속 무관심한 태도로 일을 하면 점점 그런 생각만 강해질 뿐이다. 해결 방법은 주인의식과 그 일을 더욱 발전시키려는 태도이다.
* 직장생활을 즐겁게 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자율성과 융통성이다.
3. 자녀 양육
* 평생 아이와 유대감을 유지할 수 있게 해 주는 특별한 비법은 '아이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인생의 현자들은 아이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필요하다면 희생도 감수하라고 말한다.
* '특별한 사건'보다는 일상을 함께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러려면 상당히 많은 시간을 아이들과 함께 있어야 한다.
* 나이 든 사람들이 부모와 관련해 지니고 있는 가장 폭력적인 경험은 덜 사랑받는 아이였다는 기억이다.
* 완벽한 아이로 키우겠다는 생각을 버려라. 완벽한 부모가 되겠다는 생각도 버려라. 가능한 쉽게 키워라.
4. 노화
* 죽음을 전혀 염두에 두고 있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인생의 현자들이 모든 사람들에게 던지는 한 가지 조언은 삶을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해두라는 것이다. 실제로 죽음에 대해 물었을 떄 그들이 가장 크게 걱정했던 것은 죽음 자체가 아니라 제대로 대비하지 못해 가족들에게 짐만 남기고 떠나는 상황이었다.
5. 후회없는 삶
* 내가 살면서 고수한 한 가지 원칙은 "아니오"라고 대답해야 할 명백한 이유가 없는 한 "네"라고 대답한 것이다.
* 산 사람에게 꽃을 보내라. 죽은 사람에겐 보내도 보지 못한다.
6. 행복
* 장례식은 참석 못하더라도 친구는 지금 당장 만나라
* 인생의 현자들은 행복을 선택하기로 의도적으로 결정하고 그것을 실천했다.
* 시간이야말로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자원이다.
* 아무것도 당연하게 여기지 말라.
덧. 저는 이 책을 e-book으로 읽었기 때문에 북 크로싱은 하지 않을 작정이지만 push하는 분이 많으면 새 책으로 북 크로싱할 생각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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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자이자 소설가로 MIT에서 인문학 담당 교수로 일하고 있는,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 앨런 라이트맨이 쓴 첫 소설 '아인슈타인의 꿈 : 당신은 어떤 시간에 살고 있나요?(Einstein's Dreams, 1993)'를 북 크로싱합니다.
우리나라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미국에서는 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 고급 문학을 가르치는 교재로 사용할 만큼 유명한 책입니다.
상대성 이론의 다양한 시간 개념을 세계에 대입한 내용으로 30편의 짧은 이야기로 구성되면서 동시에 하나의 큰 이야기가 완성되는 매우 독특한 소설입니다.
이 책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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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오래 전에 출판된 이 책은 앨런 라이트맨이라는 매우 독특한 이력의 저자가 썼습니다. 앨런 라이트맨은 과학과 문학 모두에 재능을 보여 물리학자이자 소설가, 에세이 작가 일을 동시에 하고 있죠. MIT 최초로 과학과 인문학 과목에서 동시에 교수 임명을 받기도 했으며 하버드 대학에서 천문학 담당 교수로 일하다가 현재는 다시 MIT로 돌아와 인문학 담당 겸임 교수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아인슈타인의 꿈은 앨런 라이트맨의 첫 소설로 출판되자마자 베스트셀러로 등극, 세계 30여 개 언어로 번역되어 소개되었습니다. 미국 내 수많은 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 고급 문학을 가르치는 교재로 사용될 정도로 유명한 책입니다.
이 소설은 매우 독특한 구성 방식을 취하고 있는데 기본 줄거리를 연극처럼 프롤로그-인터루드-인터루드-인터루드-에필로그로 잡아 다섯 토막의 이야기로 떠받치고 그 사이에 시간에 대한 30편의 이야기를 배치했습니다. 그래서 각각의 이야기는 아주 짧지만 제각기 별도의 이야기가 되고 또 순서대로 이어서 읽어도 하나의 이야기가 됩니다.
전반적인 내용은 아인슈타인이 스위스의 특허청에서 일하던 1905년에 꾸었던 꿈을 소설 형식으로 풀어낸 것인데 시간에 대한 새로운 개념인 상대성 이론을 세워나가면서 있을 법한 여러 가지 세계의 모습이 주된 소재입니다.
시간이 원이라서 똑같은 일이 정확하게 끝없이 되풀이되는 세계, 기계적 시간과 체감 시간의 두 가지 시간이 동시에 존재하는 세계, 고도에 따라 시간이 달리 흘러가는 세계, 시간이 절대적인 세계, 인과 관계가 없는 세계, 시간의 종말이 예정되어 있는 세계, 도시마다 시간이 달리 흘러가는 세계, 시간이 거꾸로 흐르는 세계, 시간이 없는 세계, 기억이 없는 세계, 계획이 없는 세계, 빨리 움직일수록 시간이 더디 흘러가는 세계, 사람들이 단 하루만 사는 세계, 영원히 사는 세계, 정해진 기계적 시간이 없는 세계, 미래가 없는 세계, 시간이 불연속적인 세계, 미래가 이미 결정된 세계, 시간이 꾀꼬리인 세계 등 그야말로 기상천외한 시간의 세계가 다양하게 소개됩니다.
작가의 허구적 상상력에서만 가능할 것 같은 세계들이지만 읽다보면 데자뷔 현상처럼 이 중 몇 개는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 세계의 모습과도 닮았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시간을 대하는 태도가 반영되어 있거든요. 그래서 읽으면서 시간에 대한 제 태도와 가치관을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아마도 작가가 원했던 것이 이것이 아닐까 싶더군요.
매우 특이하지만 그러면서도 상당한 깨달음과 생각할거리를 주는 소설입니다.
분량도 많지 않아서 쉽게 읽으실 수 있는 소설입니다. 추천합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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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노동의 종말'로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킨 사회 비평가이자 저술가인 제레미 리프킨이 쓴 책입니다.
경제, 노동, 사회, 환경 등 다방면의 풍부한 지식을 바탕으로 그야말로 촌철살인의 혜안을 보여주는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합니다.
시장이 네트워크에게 자리를 내주며 소유는 접속으로 바뀌는 추세(클라우드 서비스?)와 상업 영역이 서비스 중심에서 체험 중심으로 강조점이 바뀌는 중요한 변환기에 있음(닌텐도 Wii, 애플의 아이폰 등장)을 날카롭게 꿰뚫어보고 있고 사이버스페이스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은 사람과 접속 경험이 없는 사람 사이에 형성된 거대한 골에 의해 대부분의 정치적 분쟁이 전개된다는 섬뜩한 통찰력(SNS 정치?)을 보여줍니다.
제레미 리프킨은 이미 10년 전에 모든 인간 경험의 상품화가 가속화되는 접속의 시대를 예측하고 있고 실제로 작금의 현실을 정확하게 보여주고 있죠.
제가 항상 도박 중독자에게 이야기하는 돈보다 훨씬 더 소중한 자원이 시간이라는 걸 제레미 리프킨도 곳곳에서 강조하고 있네요(대표적으로 166p).
자본주의의 폐해를 고발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인류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대안 제시까지 아주 깔끔하게 쓴 책입니다.
제가 예전에 극찬했던
'번역의 탄생'을 쓴 이희재씨가 번역을 해서 입말처럼 아주 자연스럽게 읽히는 것도 이 책의 독서를 즐겁게 하는 하나의 강점이죠
쓰여진지 10년이 넘었지만 누구에게나 일독을 권할 정도로 좋은 책입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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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중독자에게 왜 도박을 하느냐고 물어보면 나오는 답은 몇 가지 되지 않습니다.
가장 많이 나오는 답이 빚을 갚을 목적으로이고, 잃어버린 돈을 단 얼마라도 복구하기 위해서라는 답도 많이 나옵니다. 재미있어서 도박을 한다고 대답하는 도박자는 드문 편이며 간혹 자신도 모르게 하게 된다고 대답하는 도박자도 매우 적지만 있기는 합니다.
도박 중독자가 도박을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로 대는 이유 중 대부분이 돈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도박으로 생긴 빚만 갚는다면, 잃어버린 돈을 회복한다면 언제든 도박을 그만둘 수 있다고, 도박을 할 이유가 없다고 말하는 도박자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습니다. 가족들이 도박 빚을 갚아줘도 잠시동안은 잠잠하지만 결국은 다시 도박에 손을 대게 되며 유산을 물려받거나 가족의 도움으로 잃어버린 돈을 모두 상쇄할 만큼 재력을 다시 회복해도 언젠가는 다시 도박을 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도박 중독자가 생각하는 것처럼 도박은 돈 때문에 하게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도박 중독자를 만나는 치료자는 도박으로 돈을 딸 수 있냐 없냐, 도박으로 잃어버린 돈을 포기하는 방법 등을 다루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도박으로 인해 없어지는 돈보다 더 중요하고 소중한 자산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습니다.
그건 바로 시간입니다.
도박을 하는 동안 훌쩍 커 버린 자녀들, 나이들어 몸이 불편해지신 부모님, 주름살이 늘어가는 배우자를 보라고 하세요.
돈은 그야말로 있다가도 없어질 수 있고, 없다가도 기회가 오면 다시 벌 수 있지만 시간은 되돌릴 수가 없고 설사 도박으로 돈을 딴다고 해도 잃어버린 시간만큼은 절대로 다시 살 수 없습니다.
도박 중독자가 도박을 하고 있는 동안, 도박을 생각하고 있는 동안, 도박 충동으로 흔들리고 있는 동안에도 너무나 아까운 시간은 계속 흘러가고 있습니다.
돈만 다시 회복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도박 중독자는 흘러간 시간은 어떻게 할 것인지, 그 잃어버린 시간은 어떻게 되돌릴 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자원 중 절대적으로 가장 소중한 자원은 시간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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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은 도박 중독자의 배우자(특히 아내)를 위해 작성된 것입니다.
배우자 입장에서는 도박 중독자가 밉기만 한 존재입니다. 자신이 하지도 않은 도박때문에 경제적인 압박을 직접적으로 받아야 하고, 치료를 받는답시고 상담센터를 다니면 함께 다니는 수고도 감수해야 하며, 시댁의 눈치도 봐야 하고요. 누군가에게 마음껏 털어놓지도 못하고 스스로 감당해야 하는 마음의 부담이 결코 만만치가 않습니다.
도박자에 대한 분노가 부글부글 끓어오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섣불리 도박자의 바가지를 긁었다가는 긁어 부스럼만 되어 부부 갈등이 증폭되는 일이 허다합니다.
그래서 도박자의 바가지를 긁을 때에도 현명한 바가지 긁기를 해야 합니다.
보통 도박자의 바가지를 긁을 때에는 주로 돈 문제가 결부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당연히 도박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으니까요. 그런데
도박자가 도박을 해서 돈을 잃어버린 것에만 초점을 맞추어 바가지를 긁으면 도박자는 자신의 도박으로 인해 이런 경제적 어려움이 왔다고 생각하여 반성하기보다는 오히려 자신에게 익숙한 도박으로 큰 돈을 따서 배우자의 입을 막고 실추된 위상을 높여야겠다는 터무니없는 생각을 할 가능성이 더 큽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사실 돈은 다시 벌 수도 있고 반대로 더 많이 잃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돈은 가용성이 의외로 높은 자원입니다. 하지만 시간은 그렇지 않습니다. 모든 사람들에게 평등하게 주어지며 절대로 되돌릴 수 없는 자원이기 때문에
도박자가 도박을 하는 동안 배우자, 가족과 함께 하지 못한 시간을 주제로 바가지를 긁어야 합니다. 이 시간은 절대로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이 시간이 얼마나 아쉬운 것인지, 더 후회하지 않도록 앞으로의 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그래야 도박자는 도박의 결과로 인해 허무하게 낭비한 소중한 시간을 되돌아보고, 후회하고, 그 시간을 보상하기 위해 앞으로 어떻게 행동해야 할 지에 대해 고민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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