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몰디브에 올 때 말레 공항에 내렸을 때는 차량으로 조금 이동해서 별도의 건물에 있는 private lounge에서 수상 비행기를 기다렸지만 갈 때는 말레 공항 내 통합 라운지를 이용했습니다.
간단한 샌드위치나 시리얼, 음료 등을 원하는 대로 가져다 먹을 수 있는
뷔페 테이블은 리조트를 이용하는 승객들이 공동으로 이용합니다. 그래도 샐러드와 스시도 있는 등 구성이 괜찮고 계속 리필이 되기 때문에 만족스러운 편입니다.
일반 승객들은 다닥다닥 붙은 테이블과 불편한 의자에서 항공편 출발을 기다려야 하지만 고급 리조트들은 대부분 전용 라운지를 갖고 있습니다. JA Manafaru도 누워 쉴 수 있는 베드를 갖춘 전용 라운지를 운용하고 있죠. 도착했을 때의 라운지 수준은 아니지만 그래도 다른 리조트들에 비해서는 가장 럭셔리합니다.
아침에 도착해서 오후 비행기 출발 때까지 굉장히 오래 대기해야 했기 때문에 혹시나 말레 투어 프로그램이 있는지 물어봤더니 무료로 해 주겠다고 합니다. 수상 비행기 스케쥴과 국제선 항공편 스케쥴 차이로 빈 시간이 길기 때문에 리조트 측에서 만든 것이 아닐까 싶은데 이런 프로그램이 있다고 미리 알려주지는 않습니다. 물어보지 않았으면 저희도 이용 못했을 것 같네요. 같은 수상 비행기로 도착한 중국인 허니무너는 프로그램 안내도 못 받았습니다. 물론 직원이 항공편 출발 시간을 꼼꼼히 물어보았고 중국인 커플은 저희보다 출발 시간이 일렀기 때문에 안내를 받았어도 이용할 수 없었을 것 같기는 하지만요.
말레 투어를 마치고 다시 돌아올 거라서 짐을 직원에게 맡기고 잠시 후 도착한 현지 가이드와 함께 출발했습니다. 공항 바깥에는 푸드 코트가 있어서 비행기를 기다리면서 버거킹이나 태국 음식을 먹을 수 있는데 매장이 사방이 뚫린 공장 같은 건물이라는게 인상적이죠;;;;;
여행기 초반에 말씀드렸지만 공항이 말레와 떨어져 있어 현재는 배로 이동해야 합니다. 지금 다리를 건설하고 있으니 나중에 몰디브에 가실 분들은 차를 타고 말레 시내로 들어가실 수 있을겁니다.
갈 때는 오른쪽에 보이는 작은 스피드 보트로 말레에 들어갔습니다.
스피트 보트로 이동하면 말레까지 2분 밖에 안 걸리고 배삯은 40루피아입니다. 돌아올 때는
퍼블릭 보트를 이용했는데 10분 정도 걸리고 반값인 20루피아입니다. 공항이 말레와 아주 가깝기 때문에 가격이나 시간 때문이 아니라 그냥 시간대에 맞춰 바로 있는 배를 타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여행자들은요. 저희도 그렇게 했고요.
스피드 보트는 작기는 하지만 빠르고 파도가 심하게 치지 않아서 안정적이더군요. 출발하는가 싶었는데 어느새 말레 항구에 도착했습니다.
선착장에는 여행자들을 태우고 온 보트가 한쪽을 메우고 있고 다른 쪽은 수산시장에 물고기를 팔러 온 어선들이 들어차 있습니다.
일단 항구 앞에 있는 말레 시 지도를 보면서 설명을 들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작은 수도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게 짧은 쪽 지름이 1km, 긴 쪽 지름이 1.5km 정도로 면적이 겨우 5.8km에 불과하니 서울의 한 동 크기도 안 되네요.
섬의 북쪽에 주요 시설이 다 몰려 있으니 그 쪽을 집중적으로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거리 풍경은 대충 이렇습니다. 오른쪽이 항구인데 왼쪽 블럭으로 들어가도 몇 블럭만 들어가면 다시 바다가 나와요;;;;; 중국 자본이 많이 들어와서 말레 시내 여기저기에 뭔가를 계속 짓고 있어서 좀 어수선합니다.
처음 들른 곳은 제가 들은 게 맞다면 국회입니다. 수도의 크기에 걸맞게 아주 작아서 처음에는 잘못 들었나 생각했습니다. 뭔가 위엄있게 보이려고 여기저기 금색으로 두른 걸 보면 맞겠다 싶기도 하고요.
여기는 학교입니다. 초등학교라고 들은 것 같은데 운동장이 없는 것처럼 보이더군요. 워낙 면적이 작아서 학교도 위로 높게 짓는 것 같습니다.
여기는 모스크입니다.
어떻게 발음하는지 잊어버렸지만 이 사람이 옆 나라 스리랑카의 영향을 받아 불교가 대세였던 몰디브에 이슬람교를 전파한 선지자라고 하네요. 그것도 2년인가 만에 모든 사람들을 이슬람교로 개종시켰다고 하니 엄청난 능력자였던 것 같습니다.
이 모스크의 놀라운 점은 벽처럼 보이는 모든 것이 산호라고 합니다. 산호를 정교하게 깎아서 만들었다고 하네요.
나무로 만들어진 창문도 예사롭지 않은데 맹그로브 나무로 만들었다고 들은 것 같습니다.
저는 몰디브에 이슬람교를 전파한 그 선지자의 묘라고 들었는데 다른 여행기를 보니 로열 패밀리의 묘라고 소개하고 있더군요. 진실은 어디에....
공동묘지입니다. 비석이 굉장히 고풍스러운데 너무 다닥다닥 붙여서 세운 느낌이어서 고인들이 편할까 하는 쓸데없는 생각이 잠시 들었습니다.
이건 뭘까요? 무덤은 당연히 아니고요. 현지 가이드 말로는 해시계랍니다. 석판 위에 꽂혀 있는 철기둥에 비치는 햇빛의 방향과 길이를 보고 시간을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여기는 대통령궁(?)입니다. 대통령이 말레에 묵을 때 이용하는 일종의 공관이라고 하는데 거의 비어 있다고 합니다. 얼핏 보면 여느 부잣집처럼 생겼죠.
그래도 대통령이 묵는 곳 아니랄까봐 아주 잘 관리되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 예배를 드릴 때 모스크에 올 수 없었던 사람들을 위해 말씀을 방송하는 탑이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스피커가 설치되어 있지만 예전에는 탑 내부의 빈 공간을 사용해 소리를 증폭시켰다고 하네요.
여기는 박물관과 미술관, 갤러리가 모여있는 건물인데 안타깝게도 제가 갔을 땐 휴관일이어서 들어가보지는 못했습니다.
박물관을 지나자마자 광장이 나옵니다. 현지인들이 산책도 하고 바람을 쐬는 광장이라고 하는데요.
광장 한쪽에 범상치 않은 조형물이 세워져 있습니다. 예전에 스리랑카였는지 이웃 나라에서 정권 전복을 목표로 특수부대가 침투해서 국방부 건물에 폭탄 테러를 가했는데 그 때 순직한 8명의 군인을 기리는 조형물이라고 합니다.
조형물을 끼고 바다쪽으로 돌면 종교 시설이 하나 나오는데 몰디브에서 가장 큰 모스크가 있는 일종의 복합 종교 시설이라고 하네요. 예배가 열릴 때면 가장 많은 수의 말레 시민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곳이라고 합니다.
바다쪽으로 나왔습니다. 꽤 현대적인 건물이 하나 보이는데 폭탄 테러로 순직한 군인 중 한 명의 이름을 따 건물의 이름을 지었다고 하네요.
차양이 웅장하기에 가이드에게 물어봤더니 대통령 전용 부두라고 하네요. 이웃섬을 시찰하고 돌아오는 대통령 전용 보트를 정박하는 곳이랍니다.
말레 시내에서 가장 번화한 상업 지구입니다. 백화점도 있고 은행도 있고요. 멀리 소니 간판이 보이네요.
건물 앞에 예쁜 도안들이 그려진 간판이 하나 눈에 띄여 뭔가 하고 가 봤더니,
몰디브의 지폐 도안이었습니다. 실제로 사용되는 지폐들이고요. 가이드가 한 장을 꺼내서 보여줬거든요. 처음 뉴질랜드 지폐를 보고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 몰디브의 지폐도 만만치 않게 예쁩니다.
뭔가 기념할 만한 걸 살 수 있냐고 물어봤더니 안내해 준 기념품샵(2층)입니다. 아마 아는 사람이 운영하는 곳이겠지요. 물건도 많고 강매도 안 하고 친절했지만 하나같이 조잡한 것들 뿐이어서 도저히 살 것이 없더군요. 이곳을 나와 1층에 있는 작은 기념품샵에서 몰디브 지도를 1장(10불) 사 왔습니다. 지도가 제일 예뻤다는... ㅠ.ㅠ
마지막으로 시장에 들렀습니다. 수산 시장 쪽은 취향도 아니거니와 냄새 때문에 패스하고 청과물 시장만 가볍게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우리가 먹는 채소나 과일과 비슷한 것도 있고 뭔지 모르겠는 신기한 청과물도 있었지만 관광지라기보다는 현지인들이 장보러 들르는 소박한 시장 느낌이어서 더 좋았습니다.
견과류와 건어물 등을 파는 곳 같았습니다. 가이드가 생과일은 몰라도 가공된 건 위생 문제 때문에 아무것도 사지 말고 먹고 마시지 말라고 해서 그냥 보기만 했죠.
말레 시내는 빠르게 둘러보면 1시간, 여유있게 천천히 돌아도 2시간이면 충분하니 리조트에서 아침에 공항에 도착한 분들은 돌아가는 항공편이 오후에 있다면 말레 시내 투어도 한번 생각해보세요. 저희는 리조트가 제공하는 무료 프로그램을 이용(물론 너무 상세하고 꼼꼼하게 설명을 잘 해 준 가이드에게 팁 20불은 줬습니다만)했지만 현지 여행사를 이용해도 1인 당 30불 정도면 가능하다고 합니다.
돌아가는 배편은 매표소에서 time table을 보고 원하는 배로 끊으면 됩니다. 원래는 점심을 먹고 돌아갈까 했지만 마땅한 음식점도 보이지 않기에 그냥 돌아가기로 했죠.
가장 빠른 시간대의 배를 찾으니 이번에는 퍼블릭 보트를 타게 되었습니다. 사람이 많이 타고 느리지만 어차피 10분 남짓이고 서 있어야 할 정도로 사람을 태우지는 않기 때문에 불편하지는 않습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굳이 스피드 보트와 퍼블릭 보트를 구별해서 탈 정도는 아닙니다. 그냥 가장 먼저 오는 배를 타시면 됩니다.
공항 라운지로 돌아와 뷔페에서 샐러드와 빵을 가져다가 가볍게 점심을 먹고 또 딩굴딩굴 인터넷을 하고 책을 읽으며 저희가 타고 갈 비행기 시간이 되기를 기다렸죠.
시간이 되니 직원이 불러서 체크인 카운터로 안내를 해 줍니다. 말레 국제선은 공항에 들어가기 전에 보안 검색대부터 통과해야 하고 그 다음에 체크인을 한 뒤 출국 심사를 거치면 면세점으로 연결됩니다.
시간도 많이 남기에 면세 구역을 꼼꼼히 돌아봤지만 별로 살 것이 없네요. 우연히 다른 게이트로 가는 면세구역에서 스리랑카 차 전문점을 발견하여 몇 개의 티 캔을 살 수 있었습니다. 이건 이전에 이미 포스팅(
Governor's Estate Spiced Chai Black Tea,
Tealia Organic Peppermint Leaf,
Silkenty,
Tealia Pure Green Tea)을 통해 소개드렸죠.
국제선 출국장은 생각보다 꽤 넓고 쾌적한 편입니다.
오후 3시 10분부터 보딩을 시작했으나 탑승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려 출발 시간은 거의 4시경이었습니다. 20분 정도 지연 출발했네요.
1시간 30분 정도 비행이지만 점심 시간이 겹쳐서 그런지 이륙하자마자 가벼운 기내식이 나왔습니다. 채식 기내식으로는 샐러드와 파니니(?), 과일이네요.
스리랑카 콜롬보 공항에 내렸습니다. 갈 때와 마찬가지로 공항 대합실에서 1시간 20분 정도 대기를 했고 그동안 타고 갈 비행기(말레에서 타고 온 바로 그 비행기)를 정비한 것 같습니다. 저녁 7시에 이륙했고요.
저녁 기내식으로 나온 인도 채식입니다. 커리가 메인이고 샐러드와 과일, 빵이 나왔습니다. 딱 적당한 양이네요.
도착을 앞두고 새벽 무렵에 나온 샐러드(?)입니다. 과일도 아니고 샐러드도 아니고 채소 같은 느낌의 애매한 기내식이네요. 그래도 파프리카와 홍당무가 신선해서 좋았습니다. :)
1월 1일 아침 6시 10분에 인천 공항에 무사히 착륙했습니다.
2015년 인도네시아 길리 메노 여행에 이어 두 번째로 해외에서 해를 넘기고 들어왔네요. 앞으로도 시간이 허락하면 매년까지는 아니어도 자주 연말 휴양 여행을 떠나게 될 것 같습니다.
이것으로 '비싼 천국' 몰디브 여행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