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출처 : vienne님의 이글루
첫 장면부터 매우 독특한 영화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은 영화입니다. 원작 만화를 보지 못한 터라 50~60년대의 흐릿한 흑백 영화를 보는 듯한 탁한 화면이 이질적이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지나치게 화려한 컬러로 채색된 화면에 익숙해져 있어서 그런지 오히려 그 탁한 흑백 화면이 더욱 강력한 흡인력을 발휘하더군요.
영화를 보고 난 이후에 감독인 로버트 로드리게즈가 10년이나 되는 세월동안 이 만화를 완벽하게 스크린으로 부활시키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만화의 원작자인 프랭크 밀러와의 공동 작업을 하기 위해 이를 금지하는 미국감독조합에서 탈퇴하기까지 했죠) 알고 나서는 이질적인 화면과 영상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실제로 영화를 찍으면서도 로드리게즈 감독은 최대한 원작 만화에 가깝게 구성하기 위해 샷 하나하나에 엄청난 공을 들였고 프랭크 밀러를 수시로 초청해 조언을 듣고 배우들과도 이야기를 많이 나누게 했답니다.
독특한 화면과 함께 이 영화의 또 하나 자랑은 바로 캐스팅입니다.
할리우드의 대스타들이 몰려나오는 영화는 이전에도 많이 있었지만 저는 이 영화처럼 배우 각각의 연기력을 극대화시켜 전율을 일으키는 캐스팅을 보여주는 영화를 별로 본 적이 없습니다.
브루스 윌리스야 '다이 하드'에서 굳어진 이미지를 조금 변형시킨 것에 불과하다고 폄하하더라도 클라이브 오웬과 베네치오 델 토로의 무표정 연기는 정말 멋집니다. 이보다 더 놀라운 것은 같은 에피소드에 나오는 미키 루크(캐스팅 리스트를 보고 나서도 대체 어디서 미키 루크가 나온 것인지 한참을 생각했죠)와 엘리야 우드(반지의 제왕에서 프로도 분)의 연기 변신은 정말 온몸에 소름이 끼칠 정도입니다. 특히 미키 루크는 영화 '헬보이'를 연상케 하는 육중한 액션을 보여줍니다. 그 밖에 신예 섹시 스타 제시카 알바도 멋집니다.
신 시티의 시나리오는 세 개의 에피소드가 개별적으로 진행되다가 나중에 하나로 합쳐지는 옴니버스식의 구성을 보여주는데 이것을 따라가는 재미도 한 몫 합니다.
평소의 로드리게즈 감독답지 않게 피를 흰색과 노란색으로 묘사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잔인함의 강도가 매우 높습니다. 잔인한 장면이 싫은 분들은 피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 온라인 문법/맞춤법 점검 -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2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