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여행자들이 여행을 떠날 때 항공권 예약, 숙소 예약, 환전, 비자 발급 및 여권 간수, 짐 싸기에는 온통 신경을 곤두세우지만 정작 현지에서 만나게 되는 다양한 사고에 대비한 여행자 보험 가입은 소홀히 합니다.
가끔 환전을 하는 은행에서 서비스로 챙겨주는 여행자 보험에 가입한 상태에서 출국을 하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 여행자 보험을 챙기는 여행자는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저는 제가 겁이 많아서 그런지 여행자 보험을 꼭 챙겨서 가입하고 떠나는 편입니다.
이번 네팔 여행에도
트래블 게릴라에서 대행하는 여행자 보험을 가입했습니다. 에이스 보험의 A3 보험인데 세부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배상책임 담보 : 1천만 원* 휴대품 손해 담보 : 50만 원* 항공기 납치 담보 : 140만 원* 특별비용 담보 : 5백만 원* 질병의료비 담보 : 3백만 원* 질병사망 담보 : 1,500만 원* 상해사망후유장해 담보 : 1억 원* 상해의료비 담보 : 5백만 원
보험료는 1인 당 9,040원이었습니다. 내용을 보시면 대충 아시겠지만 이 정도 담보라면 충분하다 생각합니다.
여행사에 가입 대행을 부탁했기 때문에 여권 번호를 알려주고 산정된 보험료를 지정 계좌로 입금해주면 출발 직전에 PDF파일로 된 보험증서를 보내옵니다.
나중에 네팔 여행기에서 상세히 말씀을 드리겠지만 여행을 하다가 치트완 국립공원에서 정글 사파리를 하던 도중 뭔가에 스치면서 심한 알러지 증상이 생겼고 룸비니에서 호텔 직원에게 의사 왕진을 청해서 진료를 받았습니다.
그리고나서 귀국 후 여행자 보험 생각이 나서 비용 청구를 했습니다.
비용 청구를 하면
보험금 청구서를 보내옵니다. 내용은 별 것 없습니다. 계약자, 피보험자 개인 정보를 쓰고 사고 또는 질병에 대한 내용을 요약해서 적습니다. 그 밖에 준비해야 하는 것은
여권 중 사진이 있는 부분의 사본, 출입국 스탬프 사본, 통장 사본, 그리고 진료를 받은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진단서, 영수증 원본 등)인데 이를 우편으로 보내면 심사를 해서 비용을 입금해 줍니다.
특징적인 것은 실손보험에 가입되어 있으면 심사를 통과해도 전액을 주지 않습니다. 실손보험과 나누어 주기 때문에 귀찮아도 실손보험에도 청구해야 합니다.
결과적으로 네팔에서 진료비로 1,600루피(한화 25,600원)를 지불했는데 에이스 보험에서 18,990원, 제가 가입되어 있는 실손보험에서 12,980원을 받았습니다. 총액 31,970이니 지불한 진료비보다는 더 많이 받았네요. 아마 6:4로 분할이 되는 것 같습니다.
겨우 3만 원 돈 받으려고 그 귀찮은 절차를 감수했냐고 하실 수 있지만 여행자 보험 청구 경험을 해 보고 싶어서 그랬기도 하고 적은 금액인 경우 귀찮아서 청구를 하는 여행자가 많지 않다고 하는데 적은 돈이라도 분명 제 권리이니만큼 제대로 찾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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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오늘 점심을 먹으면서 회사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니 제대로 알고 있는 분이 거의 없더군요. 솔직히 충격을 좀 먹었습니다.
우리가 광우병 걸린 미국산 쇠고기의 개방에 이렇게 민감한 것(이 문제도 전혀 민감하지 않다면 정말 나중에 큰 코 다칠 분입니다)도 다 따지고 보면 생존의 문제와 직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죄송한 말씀이지만 축산 농가의 파산은 나중 문제이거든요. 그런데 건강보험 당연지정제 폐지도 쇠고기 문제처럼 우리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반드시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할 정책입니다.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드리겠습니다.
건강보험 당연지정제는 모든 의료기관은 건강보험을 당연히 지정해야 하며 건강보험가입자는 어느 기관이든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원칙적으로 건강보험에 가입된 사람을 거절할 수 없는 것이죠.
그런데 건강보험 당연지정제를 폐지하게 되면 궁극적으로는 의료기관에 따라 특정 보험회사와 계약을 하고 그 보험에 가입된 가입자만 치료할 수 있게 됩니다. 건강보험가입자의 치료를 거절할 수 있는 것이죠. 물론 처음에는 건강보험과 민간보험이 병행하겠지만 상대적으로 많은 건강보험료를 내고 만족스럽지 않은 의료 서비스를 받고 있는 고소득층은 적절한 서비스를 받기 위해 건강보험에서 이탈해 민간보험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고소득층의 보험료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건강보험은 급격히 재정이 악화되며 여러가지 질병 보장과 한도를 축소하겠지만 상위 20%에 해당하는 국민들만 건강보험에서 이탈해도 건강보험은 유지할 수가 없습니다.
결국 건강보험이 무너지게 되면 그야말로 완벽한 사보험 시장에 의해 의료 시장이 장악되게 되며 민간의료보험이 없는 사람은 철저한 의료 사각 지역에서 돈이 없으면 자가치료를 하거나 말 그대로 목숨을 잃어야 합니다.
겨우겨우 보험료를 낼 수 있는 중산층도 보장 내역에 포함되지 않은 큰 병에 걸리면 상상을 초월하는 의료비때문에 파산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납니다. 미국에서 파산 이유 중 가장 큰 것이 바로 이 것입니다.
그러니 이 글을 읽고 있는 분들은 자신이 상위 1%나 의사가 아니라면 건강보험 당연지정제 폐지를 결단코 막아야 할 것입니다.
저는 건강보험 당연지정제 폐지를 막을 수 있다면 재정 악화를 보전할 수 있는 수준의 건강보험료 인상도 받아들일 용의가 있습니다.
그런데 요즈음 돌아가는 꼴을 보면 그렇게 될 것 같지가 않네요. 그래서 미리
실손보험을 들었습니다. 이전 포스팅에서 종신보험에서 커버하지 못하는 보장을 강화하기 위해 가입했다고 했지만 사실 건강보험 당연지정제 폐지에 대한 미래 대비도 고려 대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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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우연한 기회로 재무 설계를 받았습니다(재무 설계 부분은 다른 분들께 도움이 된다는 확신이 생기면 다시 포스팅하겠습니다). 제가 갑부가 아닌 관계로 PB가 제공하는 럭셔리한 서비스를 받은 것은 아닙니다만 그래도 꼼꼼하게 보험, 연금, 자산 현황 및 투자 portfolio를 분석받았습니다.
그런데 2001년에 가입한 ING 보장성 종신보험에 너무나도 중요한 '심근경색'과 '뇌졸증' 보장이 빠져 있는 헛점을 발견했습니다. 재무 분석가도 놀랐고 무엇보다도 제 자신이 놀랐습니다. 어찌 이런 중요한 사항을 놓쳤을까요? 제가 잘 아는 분이 FC로 관리를 해 주셔서 믿는 마음에 점검을 소홀히 한 것일까요?
어쨌거나 이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담당 FC에게 특약을 추가하는 방안에 대해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가능은 하지만 보장성 종신보험의 경우 그렇게 하려면 제 경우 일반사망보장을 4,000만 원 추가해야 하는데 그러면 최소한 5~6만 원의 추가 보험료가 지출된다는 계산이 나오더군요(현재 일반사망보장액수를 1,000만 원 늘리는데 15,000 원 정도 든다고 합니다). 특약 2개 더 추가하자고 보험료가 50%나 증가하는 상황을 감수하자니 배가 아프더군요. 그렇다고 '심근경색', '뇌졸증' 보장을 포기할 수도 없고...
재무 설계사가 제안한 대안이 바로 '실손보험'이었습니다. 쉽게 말하면 의료보험의 당연지정제 폐지와 맞물려서 많이 이야기되는 민영보험이 바로 실손보험입니다. 2MB 정부가 당연지정제를 폐지하면 엄청난 시장이 만들어질 바로 그 분야이지요. 그래서 가입을 하고 나서도 지금까지 영 찝찝합니다.
실손보험의 장점은 쉽게 말하면 이런 겁니다. 몸이 아파서 병원을 방문했는데 의사가 MRI를 찍어봐야겠다고 합니다. 당연히 찍겠죠. 이 때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 기존 종신보험에서는 이 비용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문제가 있다고 나와야 보험금이 지급되는 것이죠. 그런데
실손보험에서는 문제가 없다고 나와도 이 비용이 지급되는 것(말 그대로 실손)입니다. 물론 그렇게 말처럼 간단하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요. 차이점을 설명하자면 그렇다는 말입니다.
실손보험은 종신보험의 보완책으로 고려하는 것이기 때문에 일반사망보다는 사망의 경우 질병사망, 재해사망쪽에 치우쳐있고,
실제 입원을 했을 때의 실질 비용을 보장하는 쪽이 강화되어 있습니다. 주
로 화재보험이나 해상보험에서 취급합니다.
단점은 5년 마다 계약을 갱신하는데 보험료가 인상될 수 있습니다.
제가 가입한 상품은 현대해상의 '행복을 다모은 보험(행다모)'인데 이 상품의 특징은 계약기간 동안 다양한 특약을 넣었다 뺐다 할 수 있고(변액보험하고 비슷합니다), 부부 동시 가입 및 관리가 가능하며, 보험금 지금이 청구서를 Fax로 보내는 정도의 절차만으로 충분할 정도로 간편하다고 합니다.
변액보험을 관리하고 있는 다른 FC에게도 double check했는데
요새는 보장성 종신보험과 함께 부족한 부분을 강화하는 실손보험까지 처음부터 함께 설계를 하는 것이 대세라고 합니다. 한화나 그린화재의 실손보험 상품도 시장의 평가가 좋다고 하는데 종신보험만으로 마음 턱 놓고 있다가 저처럼 뒤통수 맞을 위험을 방치하지 마시고 한번 꼼꼼하게 재점검 해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뭐니뭐니해도 건강이 가장 중요하니까요. 재테크 아무리 잘 해도 건강을 잃으면 말짱 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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