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어그로 끌기 죄송합니다;;;
나는 왜 올해 크리스마스에도 연인 없이 쓸쓸하게 연말을 보내야 하는가에 대해 자괴감을 느끼는 사람이 많을 겁니다. 물론 일이 너무나 많아서와 같은, 자신도 어찌 못할 외부 요인 때문에 연애 자체를 할 시간이 없는 사람도 있을텐데 그런 분들은 이 포스팅을 보지 않을테니 이 글에서 다루는 내용과 상관이 없습니다.
많은 분들이 자신의 연애 실패를 외모, 재력, 학력 등의 스펙이나 플러팅 기술 또는 공감 능력 등의 소프트웨어 부족에 귀인하고 있을텐데 정말 그럴까요? 수십 만원짜리 온라인 연애 강의를 수강하고 연애 강사에게 일대 일 코칭을 받으면 연애에 성공할 수 있다고 믿고 있지만 정말 그럴까요? 물론 그럴수도 있지만 제 생각은 다릅니다. 당신이 연애에 실패하는 이유는 의외로 다른 곳에 있을 수 있습니다.
제가 supervision을 할 때 연애 자체가 안 되거나 연애를 하기만 하면 지랄맞은 상대방을 만나 지옥같은 연애를 하는 사람을 보면 항상 하는 말이 있습니다. '동성의 또래 친구와 우정을 쌓고 있는지 확인해 보라'는 겁니다. 친구가 아니라 베프여야 합니다. 친구는 그냥 공통 관심사를 공유하는 정도로도 충분히 관계를 유지할 수 있으니까요. 숫자가 얼마나 되든 우정을 기반으로 한 베프가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성격 장애의 대인 관계 문제는 동성 (또래) 관계에서 더 두드러진다' 포스팅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미성숙한 사람은 또래의 동성 베프를 만들 수가 없습니다. 만약 또래 동성 베프가 한 명도 없다면 앞 단계로 올라가서 건강한 부모-자녀 관계를 맺고 있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부모와 적당한 물리적, 정서적, 심리적 거리를 유지해야 하고 지나치게 냉담하지도, 지나치게 집착하지도 않는 건강한 관계를 맺고 있어야 합니다. 전문가들은 이를 '분리-개별화' 과제를 완수했다고 말합니다. 이 관계의 고리를 한 줄로 표현하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건강한 부모-자녀 관계 -> 또래 동성 베프 관계 -> 연애 관계
이 단계는 반드시 순서대로 진행합니다. 그러니까 부모와 분리-개별화가 잘 되어 건강한 관계를 맺고 있어야 또래의 동성 친구와 건강한 우정을 맺을 수 있으며 그게 가능해야 비로소 연애가 가능합니다. 이러한 순서는 인간의 발달 단계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에 이전 단계가 완료되어야만 다음 단계로 옮겨가는 것이 가능합니다. 물론 딱딱 끊어지는 단계가 아니기 때문에 중간에 과도기가 존재하지만 순서가 뒤바뀌거나 skip하고 넘어가는 건 불가능합니다. 실제로 20년 넘게 현장에서 일하고 있지만 저는 지금까지 한 번도 이 순서가 어긋난 사례를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니 당신이 계속 연애에 실패하고 있다면 또래 동성 베프가 있는지부터 점검하시고 그마저도 없다면 부모-자녀 관계까지 거슬러 올라가서 살펴보고 망가진 관계를 회복해야 합니다.
덧. 이미 부모-자녀 관계가 망가져서 회복이 불가능해 보여도 절망할 필요 없습니다. 상담과 같은 전문적인 심리 서비스를 통해 상담자가 대리 부모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고장난 관계를 대체할 수 있으니까요. 이는 관절이 망가졌을 때 인공 관절로 교체하는 것과 유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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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세기 최고의 사상가이자 노벨 문학상 수상자이기도 한 버트런드 러셀경의 대표 저작들 중 최고의 문장만을 발췌하여 책으로 묶어낸 '나는 무엇을 보았는가(Bertrand Russell's Best, 2009)'를 북 크로싱합니다.
정치, 심리, 윤리, 교육, 종교, 성과 결혼이라는 6개의 주제로 묶여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이 책의 '소개글'을 참고하시고요.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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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트런드 러셀 연구가인 로버트 E. 에그너 교수가 버트런드 러셀의 대표 저작들 중에서 최고의 문장만을 발췌하여 정치, 심리, 윤리, 교육, 종교, 성과 결혼이라는 6개 주제로 묶어 펴낸 책입니다.
이 책의 원고는 버트런드 러셀이 98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나기 몇 주 전까지 검토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버트런드 러셀은 성 윤리에 대한 자유로운 사고를 옹호한 것 때문에 1940년 대 뉴욕에서 큰 곤경을 겪어야 했고 지금까지도 오해하는 사람이 많은 철학자이죠. 100여 권이 넘는 책과 수많은 저술 중 정작 성과 관련된 것은 1%에도 미치지 못하는데도 말이죠. 그런 점에서 앙리 베르그송에 이어 철학자로서는 두 번째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게 된 이유가 '결혼과 도덕(1929)'이었다는 점은 참으로 아이러니컬하다고 할 수 있죠.
개인적으로 버트런드 러셀의 글을 참 좋아라합니다. 독단이 인류에게 미치는 폐해에 대해 쓴소리를 멈추지 않았을 뿐 아니라 엄청난 불이익을 감수하면서도 자신의 가치관을 행동으로 옮기는데 전혀 주저하지 않았던 행동가였죠.
월덴 3에서도 이미
'행복의 정복(1930)',
'나는 왜 기독교인이 아닌가(2005)',
'게으름에 대한 찬양(1997)' 등을 통해 러셀의 사상을 여러 차례 소개한 바 있습니다.
버트런드 러셀의 글 중 '교육', '성과 결혼' 주제로 분류된 내용에 해당하는 책들은 전혀 읽은 적이 없기 때문에 새로운 내용을 접하게 되어 신선하고 좋았습니다만....
해학이 넘치는 버트런드 러셀의 명문을 읽는 재미는 좋았는데 여러 저작에서 발췌한 내용들을 묶어 싣는 바람에 자꾸 흐름이 끊기고 산만해져서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책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각 장마다 '편집자의 여는 글'과 '해설자의 닫는 글'을 앞뒤로 배치해서 버트런드 러셀을 잘 모르는 사람들도 쉽게 이해하면서 읽을 수 있게 배려한 건 좋았습니다.
버트런드 러셀의 저작을 대부분 읽은 분들이 총정리하는 차원에서 읽으면 좋은 책입니다. 최소한 대표 저작 정도는 다 읽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저는 이 책에 소개된 러셀의 저작들을 다시 한번 뒤져 봐야겠습니다.
닫기
* 나는 근엄하게 굴어야만 진지한 사람으로 대접받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근엄함에 맞설 최고의 무기는 재치이다. 재치가 아닌 다른 무기를 쓸 경우 대개는 또 다른 독단주의적이고 분파주의적인 근엄함이 나타날 뿐이다.
* 러셀의 방대한 저작 목록에서 유일하게 찾을 수 없는 철학적 주제는 미학에 관한 것인데, 그 이유는 아마도 이성과 합리성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바탕으로 과학적 세계관과 논리적 방법으로 철학에 접근한 그에게 미학은 적절한 관심을 끌지 못해서인 것으로 보인다.
* 러셀의 주된 관심사는 무수한 형태로 행사되는 독단적 권위가 인류의 진보를 심각하게 가로막아왔고, 이런 상황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데 있었다.
* 인도주의를 기억하라. 그리고 나머지는 모두 무시하라.
* 러셀의 견해에 따르면 정치학 이론의 핵심적인 문제는 진보에 필요한 개인적 창의성과 생존에 필요한 사회적 결속력을 어떻게 결합시키느냐였다.
* 만일 성취욕이 경쟁심보다 강하다면 세상은 더 행복한 곳이 될 것이다.
* 훌륭한 삶은 사랑에 의해 고무되고 지식에 의해 인도되는 삶이다.
* 설사 신이 있다 해도 자신의 존재를 의심하는 자들에게 노여움을 느낄 만큼 위태로운 허영심을 지녔을 것 같지는 않다.
* 나는 신념은 죄다 해로운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신념은 아무런 증거가 없는 것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어느 누구도 증거가 있는 것을 신념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우리는 증거를 감정으로 대체하고 싶을 때 신념이라는 말을 쓰는 것 뿐이다.
* 불가지론자들은 죄가 유용한 개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들도 어떤 행위는 바람직하고 어떤 행위는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러나 그들은 바람직하지 않은 처벌은 고통을 줄 목적으로 인정되어서는 안 되며, 예방이나 계도의 목적으로만 인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 인생에 맞서기 위해서 어떤 신념이나 신앙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겁이 많은 사람이다. 이런 태도는 다른 영역에서는 경멸받지만 종교의 영역에서는 훌륭한 태도로 취급받는다. 그러나 나는 그 어떤 영역이라고 해도 비겁한 태도를 칭찬하고 싶지 않다.
* 죄란 명시된 법, 곧 신의 계시에 의해서 신의 뜻이라고 알려진 도덕 법규에 의식적으로 맞서고자 하는 의도적인 행동이다. 이 논리를 따른다면 종교를 갖지 않은 사람은 죄를 지을 수 없다.
* 신이 세계를 창조하고 그 속에 죄로 인한 해악을 포함시켰다면 그 신은 최소한 부분적으로나마 사악한 존재라 하지 않을 수 없다.
* 두려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낙관적인 신념을 받아들이는 것은 최선의 삶의 방식이 아니다. 두려움에 호소하는 종교는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할 뿐이다.
* 내가 기억하는 한, 어느 복음서에도 지성을 칭송하는 내용이 들어 있지 않다.
* 근거가 없을 때는 판단을 보류하도록 훈련받지 못한 사람들은 독단적인 예언자의 말에 넘어가고 무식한 광신자나 엉터리 협잡꾼이 지도자가 되기 쉽다.
* 멜서스는 인구 증가를 억제할 수 있는 수단은 도덕적 자제와 악덕과 빈곤, 이 세 가지뿐이라고 보았다.
* 죄에 대한 신념이 덕망 있는 사람들에게 제공하는 막대한 보상은 바로 아무 거리낌 없이 고통을 가할 수 있는 기회이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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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힐링, 심리 치유 관련 서적이 서점가를 강타했고 2013년도 1/4분기가 지나가는 지금까지도 여전히 도서 시장에서 강력하게 세몰이 중입니다.
그렇게 쏟아져 나온 힐링 서적들을 읽은 모든 사람들이 정말로 힐링 되었다면, 그래서 삶의 위안을 얻고 행복해졌다면 이제 그만 유행이 사그라져야 하지 않을까요? 문제가 해결된 것이니까요. 그런데 별로 그렇지 않은 것을 보면 단순히 힐링 서적을 읽는다고 힐링이 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힐링 관련 책을 쓰는 저명인사들, 소위 멘토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실패자가 아닌 성공한 1%이기 때문에 힐링이 필요한 사람들의 고통을 진정으로 이해하지 못하고, 그래서 진정한 힐링이 되지 않는거라고 분석하기도 합니다.
일부분은 맞는 말일 수 있습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워본 경험이 없는 스님이 워킹맘의 고통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요? 평생을 캠퍼스 내에서 젊은 대학생과만 교류해 온 사람이 생존 경쟁이 치열한 조직 생활의 어려움과 불안을 짐작이나 할 수 있을까요?
하지만 저는 힐링 서적으로 힐링할 수 없는 근본적인 이유는 다른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자면 힐링 서적은 다양한 총알입니다. 권총탄일 수도 있고, 산탄 총알일 수도 있고 기관총의 총탄일 수도 있죠. 용도에 따라 선택해서 써야 하죠. 제가 볼 때 사실 힐링 서적 자체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문제는 자신의 총이 무엇인지 면밀하게 살펴보지 않고 막연히 효과가 있을 거라고 기대하면서 각종 총탄을 사 모으는 사수들입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조류 사냥이고 갖고 있는 총이 2연발 공기총이라면 필요한 건 2연발 공기총탄 뿐입니다. 다수를 살상하는 기관총탄은 필요도 없을 뿐 아니라 정작 발사 상황에서 혼란만 가중시킬 뿐이죠. 주머니에 여러 가지 총알이 섞여 있다면 빠른 대응이 가능할까요?
저는 힐링 서적이나 심리 치유 워크샵이나 상담이나 다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중요한 건 기술, 방법, 전략이 아닙니다. 중요한 건 자기 분석입니다. 내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가치관을 갖고 있고, 어떤 종류의 일을 즐기고, 어떤 상황에서 대인 관계를 맺을 때 편안하고 등등을 분석해야 하는 것이죠. 우리는 총알 수집이 아니라 자신의 총기를 분석하고 갈고 닦는데 역량을 집중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유행 따라 우우 몰려다니면서 남들이 좋다고 하는 것마다 따라다닐 것이 아니라 사색과 숙고를 통해 자신과 대화하는 시간을 늘려야 합니다.
하루에 자신과 대화하는 혼자만의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한번 계산해 보세요. 스마트폰을 위시해 오감을 자극하는 어떠한 인위적인 자극도 없이 생각의 심연까지 가라앉는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말이죠. 그런 시간이 별로 없다면 아무리 힐링 서적을 많이 읽고 상담을 오래 받고 심리 치유 워크샵마다 바삐 따라다녀도 진정한 힐링을 경험하는 건 어려울 겁니다. 힐링은 내면에서 시작해서 내면에서 끝나는 것이니까요.
오해하실까 싶어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더 이상 힐링 서적을 읽지 말라는 말도 아니고, 상담을 그만 받으라는 말도 아니며, 치유 워크샵 참석을 때려치우라는 말도 아닙니다. 이 모든 것의 앞에 언제나 자기 분석을 두라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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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도 아라타의 역작 '영원의 아이(永遠の仔, 1999)'를 북 크로싱합니다.
제가 지금까지 읽은 심리 문제를 다룬 소설 중 단연코 최고라고 생각하는 책입니다. 하드 커버로 된 두 권짜리 소설인데 분량이 어마어마하지만 굉장히 빠르게 읽히는 책입니다.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를 속도감있게 다루면서도 진지함을 잃지 않은 보기 드문 작품이죠.
부모-자녀 관계로 상처받은 분들과 이런 분들을 현장에서 만나는 임상가들은 꼭 한번 읽어보기를 권합니다.
이 책이 어떤 책인지 궁금하신 분은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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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왜 그렇게 교수와 박사를 미워하느냐는 질문을 하는 지인들이 많아서 조만간 포스팅을 하려고 벼르고 있었는데 최근에 또 그런 이야기를 들었는지라 김에 정리를 좀 해 보려고 합니다.
우선 어느 정도 상통하는 점은 있지만 제 생각은 심리학, 그 중에서도 임상 심리학 분야에 국한해서 이해해야 합니다. 다른 분야의 사정에 대해서는 관심 자체가 없으며 다른 심리학 분야에 대해서도 관심은 있지만 제 역량이 부족해서 다 헤아리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심리학 하위 분야 중에서도 임상 심리학은 임상심리전문가라는 전문가를 양성하기 때문에 영역의 특수성도 고려해야 하는 대상입니다. 즉 사회 심리학 교수와 임상 심리학 교수가 책임져야 하는 영역이 많이 다르다는 점을 감안해야 합니다.
그리고 제가 교수와 박사에 대해 각각 갖고 있는 감정은 전혀 다른 것입니다. 현재의 제 입장은 임상 심리학 박사 무용론에 가깝기 때문에 제가 박사에 대해 느끼는 감정은 동정심이나 안쓰러움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임상 심리학 교수에 대해 느끼는 감정은 '혐오감'에 가깝기 때문에 비교할 대상이 전혀 아닙니다.
왜 임상 심리학 교수에 대해 혐오감을 느끼느냐...
이유를 대자면 뭐 수도 없이 많지만 가장 큰 이유는 파렴치하기 때문입니다. 파렴치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자신이 임상 심리학 분야에서 (의도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범하고 있는 직무유기에 대한 반성과 뉘우침, 개선 노력이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혹 인식 자체가 없다면 면죄부를 받을 수도 있겠으나 임상 심리학 교수들은 그런 멍청한 인간이 아닙니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기득권에 안착한 존재들이며 대개 지적으로 우수하기 때문에 인지 결함으로 면피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대개는 임상 심리 분야의 현실을 잘 아는 전문가 출신들이지요. 그러니 전혀 면책이 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제가 혐오하지 않는 임상 심리학 교수가 현재 있느냐....
아주 드물게는 있습니다만 그렇게 희망적인 수는 아닙니다.
그렇다면 최소한 제가 혐오하지 않을 수준의 역할을 하는 임상 심리학 교수의 기준은 뭘까요. 아래와 같습니다.
앞에서도 말씀을 드렸지만 임상 심리학 분야는 임상심리전문가를 양성하기 때문에 교수들도 이를 위한 조건을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첫째, 자격입니다.
모든 임상 심리학 교수는 최소한 임상심리전문가 자격을 갖추고 있어야 하며 대학원이 있는 학교의 경우 부속병원에 임상심리전문가 수련 과정이 개설되어 있어야 합니다. 전문가 자격을 갖추고 있지 못하거나 부속병원에 연결된 수련 과정을 개설하지 못한 임상 심리학 교수는 부끄러워 해야 마땅합니다. 그리고 개선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야 합니다. 참고로 바로 이 조건의 희생자가 바로 접니다. 결과적으로는 제게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었지만요.
둘째, 역할입니다. 이건 자격보다 더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조건이야 개선하면 되는 것이지만 역할은 곧 교수의 실력이고 지도 학생의 실력과도 밀접하게 연관되기 때문입니다.
저는 명색이 임상 심리학 교수라면
심리평가/치료/연구 및 supervision의 세 핵심 영역에서 일정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심리평가의 경우 1주일에 최소 1case의 Full Battery 심리평가를 실시해야 하며(연 52회/비교를 위해 제 경우 연 평균 150여 회를 실시합니다), 심리치료의 경우 역시 1주일에 최소 2case의 치료를 실시해야 하며(연 104시간/제 경우 연 평균 750시간),supervision의 경우에도 심리평가와 심리치료 각각 최소 주 1회 대면 supervision을 실시해야 합니다(각각 연 52회/제 경우 심리치료와 심리평가 supervision 각각 연 평균 150여 회)연구의 경우 학술진흥재단에 등재된 A급 학술지에 단독 저자로 최소 2년에 1편 이상의 논문을 게재해야 합니다.
아무리 강의를 많이 하고 보직을 맡아 일을 한다고 하더라도 임상 현장에서 일하는 임상가와 비교해 볼 때 최소한 1/3의 심리평가/심리치료/supervision도 소화하지 못한다면 임상심리전문가를 양성하는 교수로 볼 수 없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왜냐하면 현장과 유리되어 심리평가와 심리치료의 감을 잃어버리고 나면 그 다음에는 이론에만 경도되기 마련이고 그렇게 되면 전혀 준비되지 못한 상태에서 수련 현장으로 나가야 하는 얼뜨기 수련 레지던트만을 양산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부담이 수련 기관에 그대로 전달되게 되는데 문제는 현재의 수련 기관도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능력 부족의 supervisor로 점차 채워지고 있는데다 그나마 숫자 자체가 태부족이라서 점차 임상 현장으로 나오는 전문가의 quality가 하락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대체 심리평가를 못하는 임상 심리학 교수, 심리치료를 못하는 임상 심리학 교수가 말이 된다고 생각합니까? 그게 당연한 것으로 용인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하는 겁니까? 그러면서 교수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이 창피하지도 않습니까? 대체 당신들이 일반 강사와 다른 점이 무엇인가요? 요새는 오히려 강사가 정교수보다 더 강의를 잘 하지 않습니까? 강의만 잘하면 된다고 억지 부리지 마십시오. 임상 심리학 교수 자리는 그 정도로 대충 앉아 있을 수 있는 자리가 아닙니다.
제가 제시한 기준은 어디까지나 최소 기준입니다. 이 기준은 충족하지 못하면 욕을 먹어야 하는 수준이지 충족했다고 자랑스럽게 내놓을 수 있는 기준이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이 정도도 하지 않으면서 대접해 달라고 에헴하는 교수들은 현재 임상 현장에서 구르고 있는 전문가들과 수련 레지던트들이 속으로 얼마나 자신들을 경멸하고 있는지 똑똑히 파악하고 정신 바짝 차려야 할 겁니다.
그리고 이 자리를 빌어 수련 기관의 정신빠진 supervisor들에게도 경고합니다. 수련 레지던트는 당신의 심리평가 일을 줄여주기 위해 부려먹는 노예가 아니며 미래에 당신의 자리를 이어나갈 동료이자 후배입니다. 무능한 당신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유망한 supervisee들이 혹독한 수련 환경에서도 제대로 된 지식을 습득하지 못하고 그 결과로 소속된 수련 기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족한 사비를 털어 유료 supervision을 받으러 헤매고 있습니다.
분명히 말하지만 그 언젠가 당신이 얼마나 한심하고 무능하며 성격적으로 문제있는 supervisor였는지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알도록 해 주겠습니다. 그 때에는 어느 누구도 당신을 동정하지 않으며 침을 뱉을 것입니다.
지금 제가 한 저주가 너무 심하다고 생각하는 임상 심리학 교수나 supervisor가 있다면 그는 임상 심리학계의 현실을 모르는 바보이거나 알고 싶지 않아 애써 외면하고 있는 무능력자이거나 그도 아니면 바로 저주를 받아야 하는 당사자임에 틀림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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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성차에 대한 이야기는 영원한 떡밥 중 하나입니다. 엄한 떡밥을 던졌다가는 '성지'가 되기 쉽죠. ^^;;;
사실 사회화 과정과 문화, 학습의 영향에 의한 것과는 분명히 독립적인 남녀간의 근본적인 차이가 있는데도 남녀 차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가 어려운 이유는 그것이 학문적인 차원이 아닌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차원에서 이야기되기 때문입니다. 어찌보면 감정적인 차원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특히 차이가 차별이 되는 사회에서는 더욱 감정적이 될 수 밖에 없겠지요.
영국도 분위기가 그러한지 이 책의 저자인 사이먼 배런코언은 몇 번이나 남녀 간 차별을 조장하려는 의도가 절대로 아니며 어디까지나 학문적으로만 접근하였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조금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몸을 사리는 모습이네요.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의 부제는 '뇌과학과 심리 실험으로 알아보는 남녀의 근본적 차이'입니다.
사이먼 배런코언이 이 책에서 하고자 하는 말을 옮긴이가 아주 잘 정리했습니다.
"배런코언은 이 책에서 남녀 차이의 문제를 정치적, 사회적 이슈로 쟁점화하지 않으려고 애쓰면서 오로지 생물학적인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다. 배런코언이 이 책에서 펼치는 주장의 간단한 요지는 다음과 같다. 남성과 여성에게서 나타나는 다양한 행동적, 인지적 특징의 차이는 진화 과정에서 여성의 뇌와 남성의 뇌가 각각 다른 기능을 하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여성 뇌는 '공감하기(emphasizing)'에 적합하도록, 남성 뇌는 규칙에 따라 작동하는 체계를 이해하고 그 규칙을 찾아내는 활동, 즉 '체계화하기(systemizing)'에 적합하도록 설비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게 다 입니다. 나머지 내용은 이 주장을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의 소개이죠.
특이한 것은 후반부에서 자폐를 가진 사람들이 극단적인 남성 뇌의 소유자라는 주장을 펴고 있는데 사실 사이먼 배런코언은 자폐 연구 센터 소장입니다. 자세히 읽어보면 이 책으로 떡밥을 던지고 후속 책으로 연결하려는 의도가 엿보입니다. 그러니까 궁극적으로 이야기하려는 내용은 남녀 간에는 생물학적인 차이가 있다는 것이 아니라 자폐를 가진 사람이 극단적인 남성 뇌를 갖고 있다는 것이죠. 상당히 많은 내용을 이 설명에 할애하고 있습니다. 뉴턴이나 아인슈타인을 비롯해 아스퍼거 증후군이 의심되는 많은 과학자를 소개하고 있죠.
생물학적인 차원에서 근본적인 남녀 차이가 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만 모르는 분(내지는 부정하고 싶은 분)이라면 재미있게 읽으실 수도 있겠습니다.
아쉬운 점은 진도를 빨리 빼려고 그랬는지 근거를 차근차근 대는 것이 아니라 논의만 전개를 했기 때문에 다소 불친절하다는 점과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주장을 지지하는 근거만 나열했을지 모른다는 의심이 든다는 점입니다. 물론 관련 연구의 references는 뒤에 충실하게 달아 놓았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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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가 '피리부는 사나이'인데다 제목이 '옛 이야기의 매력'이고 거기에 출판사인 시공주니어에서 어린이 문학 이론서 범주로 묶어서 내 놨으니 뭔가 아이들을 위한 동화 평론같은 책일 것 같습니다만 전혀 아닙니다.
이 책은 오스트리아 출신의 심리학자로 자폐아 치료와 교육으로 유명한 브로노 베텔하임이 쓴 것으로 우리의 입장에서 볼 때 서양의 전래 동화에 숨겨진 정신분석적인 의미를 분석하고 아이들의 정신적 발육과 정서적 성장에 옛 이야기가 얼마나 좋은지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어린이들을 돌보면서 지내는 어른들에게 옛 이야기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읽기보다는 될 수 있으면 부모가 직접 읽어주라고 합니다. 그래야 아이가 옛 이야기를 통해 환상 속에서 어른의 지배로 생기는 위협에 보복하는 공상을 부모가 인정한다는 사실에 안도감을 느끼게 된다고 하네요.
옛 이야기의 장점은 세상을 사실 그대로 적나라하게 묘사하면서도 어린이들에게 어떻게 해야 한다고 섣불리 충고하지 않는 것입니다. 어른들의 도덕과 양심을 강요하지도 않죠. 오히려 그래서 아이들은 옛 이야기를 들으면서, 혹은 읽으면서 자아를 통합하고 건강한 정체성을 갖게 됩니다. 옛 이야기에 나오는 비현실적이고 환상적인 측면은 오히려 옛 이야기의 장점으로 바로 이 장치를 통해 아이들은 개인의 내면 심리로 관심을 돌리게 됩니다.
또한 옛 이야기에는 신화와 달리 항상 행복한 결말이 보장되어 있기에 아이들은 무의식이 의식의 표면으로 떠올라 옛 이야기의 내용에 빨려들어 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즉 환상 속에서 외디푸스 컴플렉스를 비롯해 다양한 정신역동적인 문제를 안전하게 해결하는 것이죠.
1권의 목차만 보셔도 이 책에서 무엇을 다루는지 짐작하실 수 있을 겁니다.
1. 내면에서 들여다 본 삶
2. <어부와 지니> - 옛 이야기와 우화의 비교
3. 옛 이야기와 신화 - 낙관주의와 비관주의
4. <아기 돼지 삼형제> - 쾌락원칙과 현실원칙
5. 마법의 필요성
6. 대리만족과 의식적 깨달음
7. 외부화의 중요성 - 환상적인 인물과 사건
8. 변형 - 사악한 계모의 환상
9. 내면의 혼돈에 질서 부여
10. <여왕벌> - 통합에의 도달
11. <오누이> - 이중적 본성의 통합
12. <뱃사람 신드바드와 짐꾼 신드바드> - 환상과 현실
13. <천일야화>의 액자이야기
14. 두 형제 이야기
15. <세 가지 언어> - 통합하기
16. <세 개의 깃털> - 얼간이 막내둥이
17. 오이디푸스적인 갈등과 해결 - 빛나는 갑옷의 기사와 위기에 처한 소녀
18. 환상에 대한 공포 - 왜 옛 이야기는 금지되는가?
19. 환상의 도움으로 유아기를 넘어서기
20. <거위치는 소녀> - 자율성 획득
21. 환상, 회복, 도망, 그리고 위안
22. 옛 이야기의 구연에 대해서
이 책은 한 권의 책을 일부러 두 권으로 나눈 것 같이 보입니다. 2권의 첫 페이지가 267p부터 시작되니까요. 1권이 이론적인 부분을 설명한 것이라면 2권은 실전편으로 '백설공주', '세 마리 곰', '헨젤과 그레텔', '잭과 콩나무', '잠자는 숲 속의 미녀' 등의 실제 옛 이야기를 들어 정신역동적인 해석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이 책은 두 권을 함께 연달아 읽어야 합니다.
번역은 역자가 심리학 전공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정확하여 읽는데 어려움은 없습니다. 다만 심리학, 정신분석에 대한 아주 기본적인 지식 정도는 필요합니다. 전공자가 아닌 일반인의 경우 조금 어려울 수 있겠습니다.
옛 이야기에 숨겨져 있는 정신역동적인 측면을 통해 아이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눈을 넓히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개인적인 추천 대상은 현장의 치료 전문가, 심리치료/상담 전공자, 특히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분들이 되겠습니다.
매우 좋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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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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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나를 위한 바로 그 사람인가요?'을 이미 본 사람이라면 좀 시시하다고 느낄 수 있는 책입니다만 이 책을 먼저 보고 그 다음에 '그 사람'을 보면 좋습니다.
이 책이 좀 더 일반인들의 구미에 맞게 쉽게 쓰여진 책이라고 한다면 '그 사람'은 심리학 전공자이거나 또는 자신의 관계 문제에 대해 깊은 고민과 공부를 하고 싶은 분들을 위한 책이라고 보면 됩니다.
영문 제목이 'Is He MR. Right?'인데 이걸 '당신의 남자를 걷어찰 준비를 하라'라고 도발적으로 번역하다니... 출판사의 낚시 제목이라고 욕을 먹어도 할 말이 없겠습니다. 아니면 형편없는 작명 센스를 탓하거나...
어쨌거나 내용 자체는 여성들을 위해 쓴 책이지만 남자들이 봐도 그렇게 이상하지 않습니다. 남녀 공통으로 적용할 수 있는 내용이 많거든요.
이 책의 내용 중에 가장 좋은 부분은 바로 공감대에 대한 것입니다. 저자에 따르면 공감대는 공통점과 다른 것이고, 두 사람이 얼마나 잘 어울리느냐에 관한 문제도 아니라고 합니다. 함께 있을 때 만족스럽다면 좋은 공감대를 가지고 있는 것이고, 불편하다면 공감대가 나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무런 느낌이 없다면 공감대가 없는 것입니다. 그게 전부라고 하네요.
간단하죠? 물론 저자는 꼭 필요한 공감대로 다섯 가지의 공감대를 제시합니다. 하나라도 맞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합니다.
다섯 가지 공감대는 다음과 같습니다.
- 그와 함께 있으면 편안하고 쉽게 친밀해지는가 : 편안한 마음, 평온, 위안, 유대감, 소속감- 그와 함께 있으면 안전하다는 느낌이 드는가- 그와 함께 있으면 재미있고 유쾌한가- 그와 함께 있으면 서로에 대한 진실한 애정과 열정이 느껴지는가- 그와 함께 있으면 서로 존경하고 있다고 느끼는가
이 다섯 가지 공감대가 모두 충족되지 않는 사람이라면 주저하지 말고 과감히 차 버리라고 말합니다. -_-;;;;
그리고 모든 공감대가 잘 맞는다고 하더라도 판단하는 시점에서 상대방의 생활인으로서의 모습을 완전히 경험하고, 상대방이 내 참모습을 보고 어떻게 행동하는가를 알기 전까지는 속단할 수 없다는 충고도 잊지 않습니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도 그렇고 현장에서 상담을 하면서 느낀 바도 그렇고 저자의 말에 상당 부분 동의합니다. 특히 공감대 부분은요. 공감대는 정말 중요합니다. 공감대가 느껴지지 않는다면 저도 교제를 말리고 싶습니다.
소장하면서 두고두고 볼 정도의 책은 아니지만 여성들이라면 한번쯤은 읽어볼 만 합니다. 지나치게 가벼운 것도 아니고, 가십거리로만 채워진 심심풀이 책도 아닙니다. 제목에 비해 의외로 진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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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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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소리로 아들을 위대하게 키우는 법'을 쓴 마츠나가 노부후미가 여아에 대한 이야기도 써 달라는 독자들의 불같은 성화에 못 이겨 쓴 책이라고 합니다.
전작에 비해 이 책에 대해서는 국내에서도 상당히 평가가 엇갈립니다. 도움이 되었다는 사람이 있는 반면, 거부감을 심하게 느끼는 사람도 많습니다. 특히 엄마의 입장에서 그런 분들이 많은데 제 생각에 전작은 자신과 성별이 다른 아들의 특성에 대해 모르는 점이 많기 때문에 그런가보다 하고 받아들였지만 딸은 자신과 성별이 같기 때문에 내가 모를리가 없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된 섣부른 평가가 아닌가 싶습니다.
두 권의 책 모두 그냥 목차만 훑어보고 평가하기에는 지나친 책입니다. 꼼꼼하게 정독을 해야 저자가 하고자 하는 말의 진의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이 책의 내용은 저자가 현장에서 실제로 경험한 사례를 일반화시켜 쓴 책이기 때문에 모든 경우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 교육법이 있을리가 없지요.
예를 들어 '귀한 딸일수록 엄하게 가르쳐라'라는 소제목만 보면 여아에게만 유독 잔소리와 억압적인 훈육 방법을 권유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착실함이 몸에 배도록 습관을 만드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거든요. '여자답게 현명하게 키워라'에서도 순종적으로 키우라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우유부단해지지 않도록 자신의 주장을 분명하게 전달하는 걸 집에서부터 연습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피아노를 잘 치면 똑똑해진다'는 내용은 제목만 보고 많이들 오해를 하는데 피아노를 쳐야 똑똑해진다는 것이 아니라 악기를 배우는 과정에서 인내심을 기르게 해야 진정으로 도움이 된다는 겁니다. 따라서 수박 겉핥기 식으로만 읽어서는 반감이 생기기 쉬운 책입니다.
현장에서 아동, 청소년 상담을 해 본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명확하게 핵심을 날카롭게 짚는 부분이 상당히 많습니다.
'텔레비젼에 빠져 사는 여자아이는 옆길로 새기 쉽다'는 부분에서도 지나치게 포장된 잘못된 이미지의 타격을 확실히 여자 아이들이 더 심하게 받는 것 같습니다. 또한 능력에 대한 집착이 더 심한 남아에 비해 존재 인정에 대한 욕구는 여아들이 확실히 더 강한 것 같고요.
대부분의 책이 그렇지만 정독을 하고 도움이 되는 부분을 선별한다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책입니다.
이 책 역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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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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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츠나가 노부후미는 일본에서 '기적의 과외선생'으로 불리는, 유명한 교육 설계사로 수많은 학생들을 지도한 경험을 통해 남아와 여아에게 적절한 학습 방법이 따로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남자아이에게 잘 맞는 학습 방법을 제안하는 이 책을 썼습니다.
처음에는 책 표지의 베스트셀러라는 문구만 보고 '어디서 학부모 꽤나 현혹할, 엉터리 책이 또 하나 나왔구나' 싶었는데 이게 의외로 물건이었습니다.
사내아이의 근본이 '고추의 힘'이라는 저자의 주장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동감하지는 않지만 이 책이 나온 일본의 시대상을 살펴본다면 이해가 가지 않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겨도 되는 부분이죠.
이 책에는 현장에서 상담을 할 때에도 도움이 되고 실제로 부모 교육에도 활용할 수 있는 유익한 내용이 상당히 많습니다.
그 중에서도 제가 저자의 주장에 가장 많이 동감하는 부분은 중학교 이전까지는 많이 놀고, 다양한 경험과 실패를 맛본 아이가 나중에 공부도 잘 한다는 내용입니다. 요즘 우리나라의 많은 엄마들이 그저 기를 살려준답시고 힘든 일은 대신 해주고, 아까운 시간을 쪼개서 공부만 열심히 하면 훌륭한 사람이 될 줄로 믿지만 실상은 전혀 아닙니다. 명문대에는 어찌어찌 들어갈 수 있을 지 모르겠지만 이 사회에 쓸모없는 이기적인 인간이 되고 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자는 교육의 차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인생을 풍요롭게 만드는 두 가지 마음, 바로 '평범한 일상에서 아름다움을 깨닫는 마음'과 '남의 처지를 동정해서 작은 힘이지만 기꺼이 빌려주는 마음'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이 점 역시 완전 동감합니다. 삶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누릴 수 있는 마음과 이타심이야말로 이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밖에도 이 책에는 남자아이들은 "왜?"라는 질문에 대한 명쾌한 답을 주어야만 설득할 수 있다든지, 남아의 질문에 전부 답해줘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힘을 꺾지 말라든지, 좋아하는 과목에 집중해야 자신감이 배양된다든지, 국어실력을 키워주기 위해 노력하라든지, 등등 좋은 내용이 많습니다.
아이 교육이 거의 대부분 엄마에게 맡겨지는 우리나라의 특성 상 남아의 특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엄마들은 여러가지 면에서 곤란을 겪게 됩니다. 그런 불일치를 극복하게 도와주는 훌륭한 책입니다.
현장에서 아동 상담 및 부모 교육을 담당하는 전문가 뿐 아니라 아들을 둔 엄마들에게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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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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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심리학이라고는 하지만 대상 독자층이 심리학도가 아닐 뿐 'geek'한 내용을 다루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심리학도라면 잘 알고 있는 Milgram, Zimbardo, Eyesenk와 같은 대가의 연구 결과도 소개하고 있거든요.
주류 심리학에서 다루는 내용과 조금 거리가 있기는 하지만 사람들이 정말로 궁금한 것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어찌 보면 이런 책이야말로 진정한 '심리학'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저자의 약력이 색다른데 심리학 교수이나 프로 마술사입니다. 남다른 호기심이 그를 색다른 심리현상에 대한 연구로 이끌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5장의 '세상에서 제일 웃긴 농담을 찾아라' - 유머와 웃음의 심리학 - 부분을 마음 편하게 웃으면서 읽었고 이타성과 도덕관에 대해 나오는 6장을 가장 열심히 읽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타성'에 관심이 많거든요. 종교인이 더 이타적이 아니라는 연구 결과를 소개하는 대목에서는 '역시나 그렇구나'하며 고개를 주억거리기도 했습니다.
심리학도를 위한 전문적인 서적은 아니라고 해도 심리학 관련 교양서로 일독하면 좋겠습니다. 실생활에 곧바로 적용할 수 있는(그러면서도 연구 결과로 뒷받침되기 때문에 믿을 만한) 유용한 지식이 많아요.
개인적으로 별 세 개로 평가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심리학도의 입장에서 평가한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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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다음 책
이 책을 처음 몇 장 읽었을 때에는,
'딴지일보에 있었던 사람의 글이라서 그런지 참 글을 재미있게 쓰는구나. 그런데 일반 독자를 대상으로 나온 책이라서 그런지 강도가 약하기는 하네. 좀 아쉽다'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책장을 넘길수록 사탕가루의 단맛이 아닌 푹 삭힌 된짱찌개의 맛이 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반가웠습니다. '아 나랑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 어딘가에 또 있구나. 나만 이렇게 사는 것이 아니구나' 하는 안도감도 느꼈고요. 읽으면서 가슴 한 구석이 찡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사람이든 글이든 '솔직 & 담백'한 것을 좋아합니다. 저와 같이 일하는 분의 모토이기도 한데 이 책은 정말 솔직 담백합니다. 가식의 군더더기가 전혀 없어요. 오랜만에 읽은, 온 몸으로 생각하는 사람만이 쓸 수 있는 솔직한 글이었습니다.
3~40대 남성들에게 강추합니다만 그 이외의 분들에게도 참 좋은 글입니다.
심리누드클럽이라고는 하지만 어려운 심리학 용어는 거의 안 나옵니다. 걱정 탁 접어 놓고 읽으셔도 될 듯 합니다.
강력 추천합니다(참고로 이 책은 월덴지기가 별 다섯 개로 평가한 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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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영풍문고
사실 이 책은 따지고 보면 심리학도에게는 그리 특별할 것이 없는 책입니다. 행동주의 심리학의 강화 계획 원리를 거의 그대로 다루고 있으니까요.
바람직한 일에는 긍정적인 강화물(positive reinforcement)을 제공하되, 1차 강화물에만 의존하지 말고 2, 3차 강화물로 확대시키고 궁극적으로는 스스로 동기부여가 되도록 만들라는 것이죠.
또한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에 주목하는 것 자체가 강화물이 될 수 있으므로 '소거'하기 위해 관심을 두지 말고 대안(alternatives)을 제공함으로써 행동의 전환을 유도하라고 합니다.
바람직한 행동의 내재화를 위한 일종의 '조성(shaping)' 과정을 다룬 책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아예 대놓고 범고래의 조련 과정을 예를 들고 있죠.
뻔한 이야기를 한다고 해서 이 책의 좋은 점이 가려지는 것은 아닙니다. 상당히 얇은 책인데 핵심적인 부분을 꼼꼼히 다루고 있고 읽기에도 참 편합니다. 쉽게 쓰여 있거든요. 그래서 개인적으로 별 네 개를 줬습니다.
그런데 이런 책을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인데 사실 강화 기법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이 책에도 나오지만(아쉽게도 중요하게 다루지는 않습니다만)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이거든요. 그리고 그 신뢰의 밑바탕에는 '진정한 마음'이 깔려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영업 이익을 높이기 위한 목적만 갖고 부하 직원을 칭찬한다면 결국은 실패하고 말 것이 분명합니다. 왜냐하면 칭찬을 받는 사람은 언젠가는 숨겨진 의도를 알아차리게 되고 그러면 오히려 더 역효과가 나거든요. 무엇보다도 이런 강화 계획이 성공하려면 상대방이 잘 되기를, 성공하기를, 행복하기를 바라는 진심이 담겨 있어야 합니다.
그런 진정한 마음이 없기 때문에 이렇게 많이 팔린 베스트셀러가 있어도 여전히 사람들은 칭찬의 힘을 체험하지 못하는 겁니다.
덧. 저는 '이타주의'에 관심이 많은데 이런 성향은 학습하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타고난 것이라는 생각이 점점 강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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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인터파크 도서
KRA 유캔센터와 경륜/경정 클리닉의 전, 현직 도박중독 치료 전문가 6명이 도박중독 분야의 권위자인 Joseph w. Ciarrocchi의 'Counseling Problem Gamblers(2002)'를 공동으로 번역한 책입니다.
도박 중독에 대한 전문서 자체가 국내에 소개된 적이 별로 없기도 하지만 이 책은 실제 현장에서 도박 중독자를 치료하고 있는 전문가들이 직접 번역한 전문서라는 남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단순히 번역을 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국내 사례와 치료 센터 소개, 현장에서 사용하는 진단 도구를 함께 소개하려는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이 책의 장점은 도박 중독 분야의 현장에 있는 전문가라면 알고 있어야 할 다양한 최신 지식들을 망라해서 꼼꼼히 정리해 두었다는 것입니다. 도박 중독의 원인과 진단, 평가, 재발 방지 전략, 충동 조절 전략, 동기 강화 전략, 다양한 인지적 전략들 뿐만 아니라 흔히들 궁금해 하는 도박중독과 약물중독의 차이점이라든가, 재정 및 법적 문제를 다루는 법, 부부 및 가족치료에 대한 유용한 지식들도 빠짐 없이 수록하고 있습니다. 현장 전문가를 위한 참고 서적으로 손색이 없는 수준입니다.
이 책의 단점은 크게 2가지인데 하나는 공동 번역서가 피해가기 어려운 문제인 번역의 어색함입니다. 6명의 역자가 나눠서 번역을 하다보니 번역자의 번역 실력에 따라 문맥이 매끄럽지 않은 장이 있기도 하고 문체가 달라지기도 합니다. 게다가 워낙 글이 어렵기로 유명한 Ciarrocchi의 책이다 보니 어려움이 더 해서 읽는 독자에게 상당한 부담을 줍니다. 또 하나의 단점은 원저의 문제인데, Ciarrocchi가 이 책을 통해 서두에서 야심차게 내놓은 자기 조절 모델이 책 전반에 걸쳐 유기적으로 연결되면서 소개되지 않아 책을 읽다 보면 대체 자기 조절 모델이 도박 중독 치료에 있어서 어떻게 사용된다는 것인지 마음에 쉽게 와 닿지가 않습니다. 특히 Ciarrocchi의 최근 관심 분야로 생각되는 '영성(spirituality)'를 설명하는 15장은 신학 서적인지, 심리학 서적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이며 내용도 매우 어렵습니다. 웬만한 지식이 없으면 이해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추천 대상 : 현장에서 도박 중독자를 상담/치료하는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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