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0월 20일에 월든3 아카데미 미니 강의에서 사용한 PPT 자료입니다.
* 제 경험 상 TCI를 적용할 때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는 3단계 활용법 슬라이드가 새로 추가되고 각 기질, 성격의 하위 차원 이해를 돕기 위해 중요 개념을 강조 대비하였습니다. 그리고 몇 가지 세부적인 내용을 다듬은 최신 버젼입니다.
(주) 마음사랑에서 나온 TCI 매뉴얼의 순서와 내용에 충실하게 구성했기 때문에 매뉴얼이 너무 난삽하게 느껴지는 분들이나 매뉴얼을 이미 읽었지만 핵심만 다시 살펴보기를 원하는 분들에게 좋습니다.
슬라이드의 갯수가 100장이 넘는 양이지만 이는 동일한 내용이 반복되는 '척도의 구성과 내용' 영역 때문이라서 실제 강의 분량은 3~4시간 가량에 불과합니다.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 TCI 개관
* TCI의 이론적 배경
* 한국판 TCI의 표준화
* TCI의 척도 구성과 내용
* TCI의 실시와 채점
* TCI의 해석
월덴 3를 자주 들르시는 분들이라면 제가 TCI를 얼마나 애정하는지 잘 아실겁니다. 그만큼 강력하고 현장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질 및 성격 검사도구이죠. 개인적으로 MBTI보다 훨씬 낫다고 생각합니다.
TCI의 사용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 차례 포스팅을 한 적이 있죠. 관심있는 분들은 읽어보시고요.
*
'[심리척도] Temperament and Character Inventory(TCI) 간단 요약'
*
'성격 장애 진단의 대항마가 될 수 있는 심리검사도구 TCI'
*
'TCI와 MMPI-2로 살펴본 반사회성 성격장애 양상'
*
'선별심리평가의 심리검사도구 구성하기 : TCI/JTCI와 MMPI-2/A의 조합'
얼마든지 첨삭 등 수정이 가능하도록 PDF가 아닌 PPT 파일로 올립니다. 인용 출처만 남겨주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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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 전공자들에게는 굳이 이야기 할 필요 없어서 안 하지만 제가 상담자들을 만나는 자리(강의, 수퍼비전, 세미나 등)마다 매번 마르고 닳도록 말씀드리는 주제가 하나 있습니다.
앞으로는 이 공부를 해야 하고 이제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그게 뭐냐...
바로
정신병리학과 정신의학진단체계입니다. 둘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으니 결국은 정신의학(더 깊게는 정신약물학까지)을 공부하라는 말이 되겠습니다.
제가 수련받던 당시와 달리 상담 분야에 계신 전문가들도 이제는 심리평가의 필요성과 유용성에 눈을 떴기 때문에 심리검사도구에 대해서는 공부하려 하고 활용하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정신의학에 대해서는 그걸 꼭 배워야 하는지 의구심을 갖는 분들이 많습니다.
예전에는 상담과 임상이 어느 정도 분리되어 있어 증상이 심하고 진단을 받아서 약물 치료를 해야 하는 '환자'는 병원에 가고, 심리적인 문제만 있고 그 정도 역시 심하지 않아 상담으로 충분히 치유가 가능한 '내담자'는 상담 기관으로 왔기 때문에 굳이 정신병리학이나 정신의학진단편람을 공부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시대가 바뀌었습니다. 상담의 수요가 폭증하여 상담자의 공급이 달리는 것과 맞물려 병원과 상담 기관의 구분이 점차 모호해지고 있는데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진료를 받는 것에 대한 심리적 저항감이 많이 약해져서 약물 치료까지는 필요하지 않지만 대인 관계 갈등이나 부적응 등의 문제로 상담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도 병원에 많이 갑니다.
그래서 병원에서는 이러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점점 임상심리학자에게 심리치료의 영역을 개방하는 추세입니다(제가 수련받던 당시만 해도 병원에서 임상심리학자가 할 수 있었던 건 의사가 리드하는 집단상담의 co-therapist로 들어가는 정도가 고작이었던 것과 비교해 보면 얼마나 많이 달라졌는지 실감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상담 현장에는 점점 약물 치료를 병행해야 할 정도로 상태가 심한 '환자'군이 늘고 있습니다. 살기가 힘들어지고 사람들이 버틸 수 있는 정신력이 점점 더 고갈되어 그런 것인지, 상담의 대중화로 인해 그동안 대증 요법에만 기대던 사람들이 이제는 제대로 된 도움을 받기 위해 나오기 때문에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상담만으로는 치유의 한계가 있는 사람들의 수가 급격히 늘어났습니다. 심리평가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를 상담자들에게 물어보면 조현병(과거의 정신분열병)인 것 같은 증상을 호소하는 내담자가 너무나 많아져서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 심리평가를 해야 할 필요성이 생겼다는 답을 자주 듣게 됩니다.
그만큼 정신병리적인 지식과 진단 기준을 알아야 사례 개념화를 할 수 있는 내담자의 수가 만만치 않게 많아졌다는 것이죠.
상담자가 정신의학을 공부해야 하는
또 한 가지 이유는 이미 병원 등 다른 기관에서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는 환자들이 찾아올 경우 진단서, 의료 기록, 병력 청취 등을 통해 어떤 문제로 그동안 치료를 받아왔는지 알아야 하고 그러자면 정신병리학에 대한 지식이나 진단 기준 등을 알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DSM과 같은 정신진단편람을 임상심리학자만 익혀야 하는 시대는 이미 가고 있습니다. 물론 상담가와 임상심리학자의 직능이 엄격히 구분되어 있는 일부 기관에서는 어느 정도 버틸 수 있을 겁니다. 그렇더라도 상당한 불편을 느낄테고 상담자가 직접 심리평가를 실시하고 진단편람에 의거해 진단까지 해야 하는 기관으로 옮길 수가 없을테니 우물 안의 개구리가 되는 위험 부담도 감수해야 할 겁니다.
임상심리학자들이 상담을 공부해야 하는 만큼 상담심리학자들이 심리평가, 정신의학에 대해 공부를 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이 글을 읽는 선생님들은 어떤 선택을 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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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평가를 해야 하는 임상가라면 누구나 어떻게 하면 최소한의 심리검사도구를 사용해 수검자의 심리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필요한 도움을 제공할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할겁니다.
그러자면 수많은 심리검사도구의 사용법을 숙지하는 것도 중요하고, 그러한 도구 중 적절한 것을 선별해서 사용할 줄 아는 법도 중요하겠습니다.
그런데 매뉴얼을 열심히 외운다고 해서, 또는 무조건 검사만 많이 한다고 해서 그런 능력이 절로 생기는 걸까요?
그런 의미에서 심리평가가 상시화된 병원 장면을 중심으로 어떤 순서로 심리검사도구를 활용하면 좀 더 효율적으로 심리평가를 숙달할 수 있는지 개인적인 생각을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것이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다음과 같은 순서가 심리평가를 익히는 데 가장 효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적 장애 판정 -> 소아 발달 장애 평가 -> 소아 관련 장애 평가 -> 보호 병동 평가 -> 낮 병동 평가 -> 개방 병동 평가 -> 성인 외래 평가
1. 지적 장애 판정
: 지능 검사 도구는 평가자의 시간과 노력은 많이 요구하면서도 수가가 낮아 그리 대접받지 못하는 검사 중 하나지만 종합심리평가의 메인 검사 중 하나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소홀히 할 수도 없는 검사죠. MMPI-2/A나 로샤와 달리 지능 검사는 따로 익히기가 쉽지 않은 검사이기 때문에 지적 장애 판정을 많이 하게 되면 비교적 빠른 시간 안에 익숙해 질 수 있습니다. 대개는 지능 검사 도구를 중심으로 사회 성숙도 검사까지만 하기도 하고 거기에 BGT 정도가 추가되거나 표준화된 지능 검사를 실시하기 어려운 경우 지능 추정 검사인 그림 어휘력 검사와 VMI를 대신 실시하는 수준이기 때문에 큰 부담이 되지 않죠. 지적 장애 판정 때문에 검사를 받으러 오는 수검자들은 대개 Mental Retardation인 경우가 많아 검사 결과를 실시하는 것도, 해석하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2. 소아 발달 장애 평가
: 지능 검사 도구에 익숙해지고 Mental Retardation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나면 그 다음은 말이 늦다고 방문하는 소아와 관련있는 장애를 변별하는 연습을 집중적으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개 Communication Disorder, Pervasive Developmental Disorder, NOS, Mental Retardation을 변별하게 되는데 가능하면 지능 검사 뿐 아니라 Bayley-2와 같은 발달 검사 도구를 집중적으로 익히는 기회로 삼으면 좋습니다.
3. 소아 관련 장애 평가
: 발달 장애와 지적 장애의 변별에 익숙해지고 나면 영역을 조금 더 넓혀서 소아 Full Battery를 기본으로 해서 ADHD, Learning Disorder 등 다양한 장애를 정확하게 진단하기 위한 훈련을 쌓는 것이 좋습니다. 이 때 Continuous Performance Test처럼 주의력 전문 검사 도구나 기초 학습 기능 검사 등 특수 검사 등을 추가하는 연습을 하게 되죠. 이 때는 PCRP, Family Problem, Sibling Rivalry, Peer Relationship Problem 등 가정 및 학교에서 아동의 부적응을 유발할 수 있는 다양한 환경 변인들까지 통합적으로 고려할 수 있도록 시야를 넓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욕심을 낸 김에 청소년 영역까지 넓혀서 Conduct Disorder, Adolescent Depression, Anxiety Disorder 계열의 장애까지 경험하면 더욱 좋겠지요.
4. 보호 병동 평가
: 소아/청소년 영역의 심리평가에 익숙해지고 난 뒤에는 보호 병동 입원이 필요한 환자군의 평가에 집중하는 것이 좋습니다. 주된 장애군은 SPR Spectrum 장애와 Mood Disorder 군입니다. 보호 병동은 그야말로 외부의 사소한 스트레스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을 만큼 방어가 약해져 보호가 필요한 급성 환자들이 입원하는 곳이기 때문에 위에서 언급한 두 영역에 속한 다양한 장애들의 주 증상들을 충분히 관찰하고 그것이 심리검사 sign으로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숙지하기 위한 매우 중요한 훈련장이죠.
5. 낮 병동 평가
: 조현병과 기분 장애 군에 익숙해지고 나면 그 중에서도 조현병 만성 장애 환자들을 볼 수 있는 낮 병동에서 수련을 받으면 좋습니다만 낮 병동까지 보유한 수련 기관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이 과정은 skip하실 수도 있습니다. 다만 증상이 완전 관해되지 않은 상태에서 양성 증상보다 음성 증상이 주 증상일 경우 심리검사에서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는지를 익히는데는 꼭 필요한 환경이니 정신보건증진센터 등 만성 조현병 환자를 볼 수 있는 현장에서 일을 하실 생각이라면 가능한 한 경험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6. 개방 병동 평가
: 보호 병동 수련까지 마치고 나면 심리평가가 주 업무인 병원 세팅에서 일할 수 있는 기본적인 바탕은 마련된 셈입니다. 하지만 특정 장애만 다루는 클리닉이나 상담 센터에서 일하려면 이 정도의 수련 배경으로는 충분하지 않죠. 왜냐하면 다양한 Neurosis 환자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개방 병동은 자해, 타해 위험이 크지 않은 다양한 Neurosis 환자가 입원하는 병동인데 주로 화병, Pain Disorder, Conversion Disorder, Somatoform Disorder 등으로 진단되는 성인들이 많습니다. 보호 병동에 입원한 환자들만큼 증상이 dramatic하지 않기 때문에 심리검사 profile이 전형적이지 않으며 통합 해석이 상당히 어렵죠. 심리검사 결과 뿐 아니라 신체검사결과, 간호기록지, 이전 병력 등 다양한 정보를 바탕으로 설정한 가설을 검증하는 연습을 할 수 있는 세팅입니다.
7. 성인 외래 평가
: 성인 외래 환경은 초진 환자를 비롯해 퇴원 후 재진 환자, 거기에 성격 장애 환자에 이르기까지 굉장히 다양한 환자군이 존재하는 곳이며 요새는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갈등 해결이나 스트레스 문제 때문에도 방문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진단 뿐 아니라 case formulation하는 것 또한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상담이나 심리치료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정확한 평가가 특히 중요한 환경이죠. 게다가 재진 환자의 재평가와 다른 기관에서 치료받던 환자의 변별 평가까지 실시할 수 있기 때문에 심리평가 환경의 총 집결판이자 '끝판왕'이라고도 할 수 있는 곳입니다. 성인 외래에서 심리평가를 하는데 별다른 어려움이 없다면 신경심리평가와 같은 특수 평가를 제외한 Full Battery 평가에는 고수가 되었다고 할 수 있겠지요.
앞에서도 말씀을 드렸지만 이 순서는 제 나름의 경험과 생각에 따른 심리평가를 익히는 최적의 순서일 뿐입니다. 그러니 심리평가 숙련에 관심있는 임상가 선생님들은 자기 나름의 순서를 찾아내는 별도의 노력을 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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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에서 제가 항상 신경 써서 사용하는 '심리평가'라는 말이 아닌 '심리검사'라는 말을 사용했음에 주목하시기 바랍니다.
심리평가는 심리검사와 행동관찰, 면담, 전문지식을 통합해 심리평가보고서라는 최종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유기적인 작업입니다. 물론 그 중 심리검사가 가장 큰 비중과 중요성을 차지하고 있고요.
심리검사는 검사자가 일정한 장소에서 일정한 시간 동안 피검자를 대상으로 표준화된 심리검사 도구를 이용해 피검자의 다양한 심리 현상을 측정하는 절차입니다.
그렇다면 심리검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심리검사를 실시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피검자가 최상의 수행(best practice)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입니다. 피검자가 검사에서 최선을 다 했다는 것을 보장할 수 없다면 그 결과를 신뢰롭게 해석할 수 없을테니까요.
이러한 환경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유효 적절한 심리검사 도구의 선정과 검사 시간의 단축. routine하게 검사를 수행하면서 피검자에게 불필요한 검사를 실시하는 검사자가 많습니다. 또한 자신의 불안 때문에 추가적으로 정보를 수집한답시고 면담을 하면서 피검자를 괴롭히는 경우도 많고요. 피검자도 사람이고 사람인만큼 피로가 쌓입니다. 검사 시간이 오래 걸릴수록 피검자가 최대한의 수행을 보여줄 수 없기 때문에 유효 적절한 검사도구를 선정해 검사 시간을 줄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불가피한 경우에는 중간에 휴식 시간을 두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죠. 검사자의 융통성이 많이 요구됩니다.
피검자의 검사 동기 최대화. 검사자는 가끔 피검자가 자신만큼 검사 수행에 동기화되어있다고 착각하곤 하는데 많은 경우 피검자는 원하지 않는 상태에서 누군가의 강권에 의해 심리평가를 받게 됩니다. 청소년의 경우가 대체로 그렇고, 치매가 의심되는 어르신이 그렇고, 하다못해 장애 판정을 원하는 보호자에 의해 의뢰된 경우가 그렇습니다. 검사 상황에 익숙한 검사자와 달리 피검자는 낯선 장소에서 낯선 사람과 함께 낯선 과제를 수행해야 하며 많은 경우 일종의 시험과 같다고 지각합니다. 따라서 라포 형성은 상담 장면에서만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비록 정해진 시간 동안만 실시하는 심리검사라고 하더라도 검사자는 피검자와 최대한 편안한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이처럼 피검자가 최선을 다해 검사 과제를 수행했다고 확신할 수 없는 경우 산출된 결과 자료는 신뢰롭게 해석할 수가 없게 되므로 피검자를 보내놓고 땅을 치며 후회하지 않으려면 피검자와 함께 있는 상황에서 피검자가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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