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MBC 스페셜 '내 아이를 위한 사랑의 기술'에 소개된 적이 있는 이스라엘 출신 심리학자 Haim G. Ginott의 유고작이자 '우리들 사이' 시리즈의 출발점이 된 책입니다.
하임 기너트는 임상 심리학자이자 어린이 심리치료사, 부모를 교육하는 교사로 생전에 왕성한 활동을 하였으나 아쉽게도 51세의 비교적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하였습니다.
1965년에 초판이 출간된 뒤 부인 Alice Ginott와 Wallace Goddard 박사에 의해 2003년 개정 증보판으로 다시 발행되었는데 이 책은 증보판의 번역서입니다.
이 책의 핵심 내용은 어른들이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한 의사소통기술입니다. 목차를 한번 보겠습니다.
* 1장. 아이와 대화 나누기
* 2장. 말의 힘 : 격려하고 이끌어주는 좋은 방법
* 3장. 아이를 망치는 부모 : 부모의 잘못
* 4장. 책임감 : 먼저 가치 있는 행동을 알려준다
* 5장. 규율 : 처벌을 대신할 효과적인 대안
* 6장. 적극적으로 아이 키우기 : 아이의 하루
* 7장. 질투 : 아이의 비극
* 8장. 아이의 불안 : 아이의 마음 진정시키기
* 9장. 성과 인간 : 예민하고도 중요한 주제
* 10장. 요약 : 아이를 올바르게 키우기
* 부록.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
어떤가요? 각 장의 제목을 보면 별반 새로울 것이 없지 않나요?
맞습니다. 사실 이 책의 내용은 그렇게 특별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심리학을 공부한 전공자, 그 중에서도 임상이나 상담을 전공한 임상가라면 그리 새로울 것이 없는 내용들입니다. 임상가라면 매일 만나는 내담자에게 이미 자연스럽게 이 책의 내용처럼 반응하고 있을테니까요.이 책을 읽으면서 굉장히 참신하다는 인상을 받는다면 그동안 공부가 굉장히 부족했다고 자책해야 하는 수준입니다.
아이들을 한 사람의 개인으로 존중하고, 감정에 초점을 맞추어 받아주며, 말보다는 태도와 행동으로 교훈을 주고, 자신의 언행에 책임질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에 대한 내용이 대부분이죠.
그렇다면 이 책은 읽을 필요가 없는 책일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걸 제대로 못하는 부모들을 교육하느라 지금도 임상가들이 매일 현장에서 애를 쓰고 있으니까요.
자녀가 말문을 트기 직전인 부모라면 누구나 이 책을 읽어보는 게 좋습니다. 앞으로 어떤 마음가짐과 자세로 자녀를 대하고 대화해야 하는지 확실하게 준비할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이거든요. 그래서 전공자들을 기준으로는 별 3개를 줬지만 일반인 부모를 위해서라면 4개는 충분히 줄 수 있는 책입니다.
'우리들 사이' 시리즈에 '부모와 십대 사이'도 있던데 이 책까지는 읽어볼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덧. 부록 2로 실린 '심리 치료사들은 자기 아이들을 어떻게 대하는가' 부분은 차라리 없었으면 더 좋을 뻔 했습니다. 왜 실었는지 모를 정도의 군더더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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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모들은 손님 대하듯 아이들을 대하는 법을 익혀야 한다.
* 아이의 행동이 아니라 감정에 대응한다.
* 아이가 어떤 사건에 대해서 말을 하거나 물으면, 사건 자체보다는 사건이 암시하는 관계에 초점을 맞추어 대답해야 한다.
* 어린이들이 던지는 많은 질문들의 이면에는 확신을 얻고자 하는 욕망이 숨어 있다. 그와 같은 질문에 대한 최선의 대답은 우리의 관계는 변함없을 것이라는 확신을 심어주는 것이다.
* 아이들이 친구나 선생님, 또는 자신에 대해 산더미처럼 불평을 늘어놓을 대는, 사건의 진상이나 잘잘못을 가리기보다 감정의 흐름에 따라 받아주는 편이 좋다.
* 아이들에게는 '왜 느끼는지' 보다 '무엇을 느끼는지'를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
* 거짓말에는 아이들이 무엇을 숨기고 싶어하는지 드러나 있다. 거짓말에서 얻너낸 정보는 아이로 하여금 현실과 소망스런 환상을 구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데 사용되어야 한다.
* 부모는 아이들이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거짓말을 할 수 밖에 없도록 부추기지 말아야 하며, 아이에게 거짓말할 기회를 일부러 만들어주지 말아야 한다.
* 아이들이 넘어져 다치면, 부모들은 가장 먼저 달려와 육체적으로 도와준다. 그와 마찬가지로 아이들이 감정적으로 상처를 입어 고통을 겪고 있을 때, 부모들이 가장 먼저 감정적인 도움을 주어야 한다.
* 제지할 때, 대상의 용도를 지적해 주면, 아이들은 이를 좀 더 기꺼이 받아들인다.
* 아이들은 사랑을 똑같은 분량으로 받고 싶은 것이 아니다. 아이들을 사랑할 때는 공평함이 아니라 특별함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공평한 사랑을 중시할 것이 아니라, 사랑의 질을 중시해야 한다. 부모가 아이에 따라 사랑에 차이를 두지 않으려고 신경 쓸수록, 아이들은 혹시 사랑을 공평하지 않게 나눠주는 경우는 없나 하고 더욱더 경계하게 된다.
* 중요한 일이 닥쳤을 때는 늘 태도가 말보다 더 효과가 있는 법이다.
덧. 이 책은 국민 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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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가족부 산하의 기관 중 해바라기센터는 성폭력, 가정폭력 등의 각종 폭력 생존자에게 상담 뿐 아니라 의료, 법률 등의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핵심 기관입니다.
폭력의 생존자들은 대개 사회적 약자인 여성, 아이들이기 때문에 해바라기 센터의 존재감이 남다를 수 밖에 없고 어찌 보면 그렇지 않아도 열악한 많은 심리지원 기관 중 최전방에 위치한 곳입니다.
그런데 저도 이번에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인데 해바라기센터 내 심리치료사 직군의 자격 요건이 너무도 허술하더군요. 임상심리직군과 왜 별개의 심리치료사 직군을 두었는지부터가 잘 이해되지 않지만 비교적 체계적인 수련 과정을 갖추고 있고 자격 요건도 까다로운 임상심리직군과 달리 심리치료사 직군은 심각한 폭력 문제를 다루어야 하는 현장 역할과 동떨어진 사회복지학, 아동학, 여성학 등의 학위와 관련 기관에서의 경력(석사의 경우는 1년, 학사의 경우는 3년)만 갖고 일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사회복지학, 아동학, 여성학 전공을 폄훼하자는 것이 아니라 심리치료사 직군의 업무 특성 상 꼭 필요한 정신병리학, 임상심리학, 상담심리학 관련 전문 지식 습득 및 수련 과정이 없더라도 심리치료사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개방되어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3년 간 정신건강의학과 병원에서 전문적인 수련을 거친 임상심리전문가라고 해도 해바라기 센터에서 심리치료를 하기 위해서는 심리적 외상 치료에 대한 별도의 훈련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저로서는 거의 경악할 정도의 안이한 채용 기준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제대로 된 자격도 갖추지 않고 개업하여 마음의 상처를 입은 사람들에게 재차 더 깊은 상처를 입히는 사이비 상담자들이 넘치는 판국에 국가 기관마저 이런 황당한 상황이라뇨. 절대로 안 될 일입니다.
다행히 사명감이 투철한 현장 전문가 선생님 한 분이 앞장서서 잘못된 제도 개선을 위한 국민청원을 시작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링크한 청원 내용을 읽어보시고 그 뜻에 동참하는 분들의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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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YES24
일본의 치과의사이자 심리치료사(?)인 이노우에 히로유키의 치유 에세이집인 '너무 애쓰지 말아요'입니다.
저자인 이노우에 히로유키는 본업이 치과의사지만 환자의 마음을 세심하게 읽는 의사로 더 유명해서 치아 통증 뿐 아니라 마음의 통증까지 치유한다고 해외에서도 환자들이 찾아오는 독특한 의사지요. 심리 분야의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합니다.
월덴 3를 오랫동안 방문해오신 분들이라면 잘 아시겠지만 저는 자기의 전문 분야가 아닌 영역에서 전문가연하는 사람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신뢰하지도 않고요. 그래서 저자 소개글을 본 순간 이 책을 읽을까 말까를 살짝 고민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예상했던대로 뻔한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어서 개인적으로 지적 자극이 되는 독서는 아니었지만 너무 힘들게 자신을 몰아부치면서 사는 분들에게는 따스한 위로가 될 거라고 생각될 정도로 저자의 공감이 잘 느껴지는 책이었습니다.
전반적인 내용은 긍정심리학이 기반이 되고 거기에 수용(acceptance)의 양념을 뿌린 느낌입니다. 부정적인 부분에 대해 자신을 탓하지 말고 긍정적인 영역에 초점을 맞추라는거죠.
어떻게 자신을 탓하지 않을 것인지, 자꾸만 부정적인 생각이 침입할 때는 어떻게 하는지, 긍정적인 부분에 대한 초점화를 어떻게 하는지 등의 구체적인 기술과 대처 전략을 가르쳐주지는 않지만 저는 오히려 그 정도에서 그친 절제가 좋았습니다. 어설프게 치료 기법을 나열했으면 저자에 대한 실망만 컸을 것 같네요. 어쨌든 이 책은 치료 서적이 아니니까요.
이 책을 읽으면 좋은 대상은 앞에서도 말씀드린 것처럼 세상의 무게가 너무 무거워 힘들게 하루하루를 견디고 있는 분들입니다.
상담자를 비롯한 심리 치료분야 종사자들은 굳이 읽으실 필요까지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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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은 상대방을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라 스스로 더 행복해지고 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태어난 것이니까요.
* 영혼은 시련과 어려움을 극복하고 이겨내는 것만으로는 성장할 수 없습니다. 행복과 기쁨도 성장의 아주 중요한 요소입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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